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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이찬승의 학습과학 특강① – 학습과학, 왜 중요한가?

#1039 이찬승,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2024.04.03
<이찬승의 학습과학 특강 연재 안내>

 

‘이찬승의 학습과학 특강’은 이전의 칼럼을 수정·보완한 것이다. 이전의 칼럼에 비해 중복을 줄이고 좀 더 이해하기 쉽고 간결하게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가끔씩 새로운 내용도 소개드릴 예정이다. 독자들의 많은 관심과 공유를 부탁드린다.

 

목차
1. 학습과학의 탄생
2. 학습과학이 던지는 핵심질문
3. 학습과학의 중요성
4. 학습과학에 대한 세계 주요국들의 뜨거운 관심
5. 학습과학의 연구·실천 성과
6. 학습과학의 학교 현장 적용 사례
7. 마무리하며


 

 

21세기 들어 ‘학습과학’이라는 말이 부쩍 자주 사용되고 있는데 ‘학습과학’이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 또 학습과학을 알면 어떤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1. 학습과학의 탄생

 

학습과학은 발달심리학, 인지심리학, 인지신경과학, 교육학 등의 간학문적 접근(間學問的, interdisciplinary approach)을 통해 학습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이해하고 나아가 학습의 최적화를 어떻게 이룰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 결과를 교수·학습에 적용하려는 융합과학이다. 학습과학의 주된 관심 대상은 교수·학습이지만 지금은 커리큘럼 설계, 학습환경 설계, 정책적 개혁 등으로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도표 1] 간학문으로서의 MBE 융합과학

출처: Tracey Tokuhama-Espinosa (2011)

 

학습과학(Science of Learning: SoL)이라는 용어가 뇌과학(neuroscience, brain science)의 연구 결과를 교육에 접목하기 위한 노력과 더불어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인 1990년대이다.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이 ‘뇌의 10년(Decade of the Brain, 1990-1999)’을 선언하면서 뇌와 학습에 대한 수많은 새로운 발견과 이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1991년 학습과학저널(Journal of the Learning Science)이 창간되고 2002년 학습과학국제학회(International Society of the Learning Sciences: ISLS)가 만들어졌다. 그 이전인 1970년대~1980년대에는 뇌기반학습(Brain-Based Learning: BBL)이라는 용어의 사용이 지배적이었다.

 

학습과학은 다양한 별칭을 가지고 있다. 학습과학은 MBE 융합과학(Mind, Brain and Education science), 교육신경과학(neuro-education, educational neuroscience), 발달인지신경과학(Developmental Cognitive Neuroscience), 뇌기반학습(Brain-Based Learning: BBL), 뇌기반교육(Brain-Based Education: BBE) 등을 아우르는 포괄적 용어(umbrella term)이지만 현실에서는 이들과 동의어처럼 사용되기도 한다.

 

이미 세계의 주요 대학들은 ‘학습과학’(Learning Science; Science of Learning) 혹은 이와 유사한 용어를 포함하는 학위 프로그램이나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스탠포드대학의 Learning Sciences and Technology Design, 노스웨스턴대학의 Learning Sciences, 시카고 대학의 Learning Sciences Research Institute, 카네기멜론대학의 LearnLab, 옥스퍼드 대학의 Learning Sciences and Technology Education Program, 영국 런던대학의 Knowledge Lab, 도쿄 대학의 Educational Psychology and Learning Sciences Program, 싱가포르 국립대학의 Learning Sciences and Technologies Program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와 같이 학습과학은 전통적인 뇌기반교육(BBE)이나 뇌기반학습(BBL)이란 교수·학습 전략 차원을 넘어 하나의 학문으로서의 위상을 갖추고 MBE 융합과학 즉, 마음·뇌·교육 융합과학(Mind, Brain and Education science)이라는 명칭도 갖게 되었다.

 

MBE 융합과학은 “‘새로운’ 뇌기반교육(‘New’ Brain-Based Education)”이라는 기치 아래 BBL의 한계와 부정적 이미지1에서 벗어나고자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타난 측면이 있다. MBE 융합과학의 탄생에 큰 역할을 한 단체가 OECD이다. OECD는 2000-2001년 사이에 이 새로운 학문에 대한 국제 컨퍼런스를 세 차례나 개최하면서 신경과학, 심리학 그리고 교육학의 융합 학문에 대한 학계의 관심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2007년에는 「Understanding the Brain: The Birth of a Learning Science」라는 책도 출간하였다. 2004년에 국제마음·뇌·교육학회(International Mind, Brain and Education Society: IMBES)가 설립되었고 하버드 교육대학원에 학위 과정(2001-2002)이 개설되었다. 이후 이어서 미국, 유럽, 아시아의 유수 대학들이 유사한 이름의 학위 과정을 다투어 개설함으로써 MBE 융합과학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 학습과학이 던지는 핵심질문

 

학습과학은 기본적으로 다음의 2가지 질문에 대해 집중적으로 탐구한다.

 

• 뇌에서 학습이 어떻게 일어나는가?
• “뇌에서 학습이 어떻게 일어나는가?”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어떻게 효과적으로 수업을 설계하고 가르칠 것인가?

 

21세기 들어 이를 교실 수업에 적용하는데 유용한 틀이 개발되어 신경과학의 연구 결과를 교실 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아래 소개하는 학습 과정의 3가지 범주(Paul Howard Jones 외, 2018)가 바로 그것이다.

 

학습과학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하워드 존스는 뇌의 학습 과정(learning process)을 ① 주의를 기울여 참여하다(Engage), ② 새로운 지식을 형성하다(Build), ③ 형성된 지식을 응고화하다(Consolidate)처럼 3가지로 범주화했다. 이는 학습과학 분야의 과학적 연구를 교실 수업에 활용하는데 유용한 틀이 될 수 있다. 아래 [도표 2]는 이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도표 2] 학습 과정의 3가지 범주

위 도표의 3가지 범주는 ‘학습을 위한 EBC 프레임워크’라고도 부르는데, 아래와 같은 질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어떻게 효과적으로 학습자의 주의를 끌고 참여시킬 수 있는가?(Engage)
• 어떻게 효과적으로 새로운 이해와 지식을 형성할 수 있는가?(Build)
• 어떻게 효과적으로 학습한 내용을 장기기억화할 수 있는가?(Consolidate)

 

이 프레임워크의 개발은 큰 의미가 있다. 이는 다양한 뇌과학적 연구를 교실 수업에 맞도록 분류하고 본격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습 과정의 3가지 범주와 관련해 유념할 것은 이것이 3단계 수업 모델이나 교수법 같은 것을 제안하는 것이 아니란 점이다. 이것이 편리해 보인다고 해서 모든 수업 활동을 ‘참여하기, 지식·이해의 형성, 지식의 응고화’처럼 나눌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렇게 나누게 되면 실제 교실 수업에서 일어나는 것들을 너무 단순화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일상의 교수학습에서 이 세 가지 유형의 과정은 도표 상으로는 마치 순서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학습이 꼭 이 순서를 따라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이는 동시에 일어나거나 매우 빠르게 연속적으로 일어날 뿐이다. 그래서 교실 수업의 어떤 단계에 한 가지 유형의 과정만 배정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Paul Howard et al., 2018).

 

 

3. 학습과학의 중요성

 

학습과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에 대해 먼저 아래와 같이 인용문 몇 가지를 소개한다.

 

“뇌의 구조를 모르거나 다양한 수술 기술이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지 못하는 의사로부터 뇌수술을 받겠는가? 음, 가르치는 것은 매년 180일 동안 환자들로 가득 찬 교실에서 몸의 피부나 조직을 직접 절개하지 않는 방식으로 뇌수술을 수행하는 것과 같다. 이런 수술을 잘 하려면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알아야 하며, 나아가 이를 활용해 학생들을 위한 학습 경험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 Learning That Sticks p.viii

 

“만약 뇌가 잘하는 자연적 학습에 정면으로 반(反)하는 교육 환경을 만들고 싶다면 아마도 (전통적인) 교실과 비슷한 교육 환경을 디자인할 것이다.”
– 메디나 J. (2008)

 

“나는 공부할 때 나의 뇌 속에 신경세포의 연결이 만들어지는 것을 상상하게 돼. 또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이해하고 복습하면서 나는 나의 뇌를 바꾸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되지. 나는 나의 전전두 피질(prefrontal cortex)을 사용해 내가 배우는 것을 마음속으로 조작하면 가지돌기(dendrites)2가 자라고 신경 연결이 많아져 나는 학습한 것을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을 거야.”
– 미국 어떤 학교의 7학년 학생의 말(Judy Willis)

 

학습의 과학적 이해가 중요한 이유로 하워드 존스(Paul Howard Jones) 교수는 아래의 3가지를 들고 있다.

 

① 학습과학은 학습이 어떻게 이뤄지고 어떻게 수업해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읽기, 쓰기, 셈하기, 추론하기 스킬을 더 효과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② 학습과학은 교사 양성·연구 과정에 학습과학을 포함시킴으로써 아동의 뇌를 변화시키는 교사의 고유한 책임과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③ 학습과학은 뇌과학에 대한 속설(myths)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준다. 뇌가 어떻게 학습하는가에 대한 오해는 비효과적인 교실 수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만약 누가 필자에게 “학습과학을 왜 배워야 하나요?”라고 묻는다면 이렇게 답할 것 같다.

 

① 모든 아동의 뇌에서 학습이 효과적으로 일어나도록 수업을 설계하고 지도하고 성찰하는데 필요한 필수적인 지식이자 기준을 제공하기 때문에
② 학습부진의 예방, 모든 아동의 잠재력 실현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학습격차 및 교육 불평등의 완화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학습과학을 알면 수업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학습과학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서 어떻게 학습이 효과적으로 일어나게 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의 수업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이다.

 

4. 학습과학에 대한 세계 주요국들의 뜨거운 관심

 

21세기 들어 학습과학을 교육에 적용하려는 노력은 전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미국의 신경과학학회(Society for Neuroscience)의 정기 모임에 참석하는 인원이 수만 명에 이르고, ‘학습과 뇌 학회’(Learning and the Brain conference)에도 매년 수만 명의 교사들이 참가하는 것만 보더라도 교사들이 학습과학 분야의 최근 연구 결과를 학습하여 이를 수업에 적용하고자 하는 노력이 얼마나 활발한지 짐작할 수 있다. 지도(teaching)는 있지만 학습(learning)은 잘 일어나지 않는 오늘날의 학습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학습과학의 연구 결과를 교육(교육과정, 수업지도, 학습)에 접목할 필요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미 주요국에서는 학습과학을 교육과정 개발, 교수·학습 설계와 수업지도에 활발히 활용하고 있다.

 

학습과학의 연구 성과를 교육에 활용하는데 관심이 가장 많은 대표적인 나라로는 미국, 캐나다, 핀란드, 영국, 싱가포르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나라들은 국가 차원에서 학습과학의 연구 성과를 교육과정 개발, 수업 설계와 구현 등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미국은 뇌기반 교수·학습 원리를 교육 현장에 적용하는데 선두주자로서 많은 학교에서 뇌과학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교육 방법을 개선하고 있다. 또한 캐나다 주요 주의 경우 교육과정 문서를 보면 사전지식(prior knowledge)을 강조하고 의미 있는 연습, 학습 내용과 학습자 실제의 삶과의 연결 등을 강조하면서 인지과학적 원리를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학교교육 제4의 길②」3에 따르면 “핀란드 교사들은 아동의 뇌가 어떻게 학습하는지에 관한 인지과학을 철저히 학습한다.”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영국의 많은 학교에서는 최신의 인지과학 연구 결과를 교육 방법에 적용하여 학습 환경을 개선하고 학생들의 학습을 최적화하고자 한다. 대표적인 예가 “사람은 어떻게 새로운 정보를 배우고 습득하는가?”라는 인지과학적 원리에 기반한 ‘로젠샤인(Rosenshine)의 수업 지도 원리 10가지’4가 영국의 학교들에서 최근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을 들 수 있다. 한편 싱가포르에서는 모든 예비 교사를 대상으로 학사 과정에서 Learning Sciences & Assessment (LSA)의 이수를 필수화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일본의 대표적인 영어교육학회인 JALT의 한 SIG로 마음·뇌·교육 싱크탱크(MindBrainEd Think Tanks: https://www.mindbrained.org/)가 결성되어 매우 활발히 연구하고 연구물을 세계 여러 나라 교육자들과 공유하고 있다.

 

 

5. 학습과학의 연구·실천 성과

 

학습과학은 20세기 말 이후 빠르게 발전해 왔다. 특히, 영상이미지 기술(fMRI, EEG, PET 등)의 발전으로 건강한 사람의 뇌 속에서 학습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놀랍게 발전했다. 이러한 발전 중에서도 학습과학의 가장 빛나는 연구 성과를 하나 꼽으라면 단연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의 발견일 것이다. 신경가소성은 뇌의 신경세포가 새로운 경험과 환경 변화에 맞추어 스스로 변하고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는 신경세포 간에 새로운 연결을 형성하고 강화하거나 약화시키며 사용하지 않는 연결을 제거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신경가소성이라는 개념은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왔지만, 신경가소성이 적극 밝혀진 것은 1960년대 후반이다. 그 이전에는 성인 뇌의 신경세포 수는 고정되어 있고 세포가 죽은 후 새로 대체될 수 없다는 뿌리 깊은 주장이 있었지만 신경가소성의 발견과 함께 이런 주장은 깨지기 시작했다. 30~40년 전만 하더라도 사람의 지능은 유전적으로 결정되는 것이라는 믿음이 강했다(Kendra Cherry, 2022). 그러나 1980년대 들어 네덜란드에서 과거 50년간의 지능지수 변화를 조사한 결과 21점이나 상승한 것을 확인했고, 이는 IQ가 환경적 요인에 의해 크게 변할 수 있다는 쪽으로 인식이 전환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신경가소성의 이해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정형 사고방식(fixed mindset)에서 성장형 사고방식(growth mindset)으로의 전환을 촉진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스탠포드 대학의 교수인 캐롤 드웩은 신경가소성을 이해하고 뇌의 작동 방식에 대해 가르침으로써 학생들이 실수하거나 좌절했을 때 더 빠른 회복력(resilience)을 보인다고 한다. 특히, 아동의 신경세포 성장이 활발한 시기에 뇌의 신경가소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이 회복 탄력성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회복 탄력성은 학생의 학업 성취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삶의 기술 중 하나이다. 아동이 실패와 좌절을 겪어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면, 도전과 어려움을 장애가 아니라 기회로 바라보게 되며, 이는 뇌의 성장과 기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학습과학의 큰 연구 성과 중의 하나는 감정과 정서가 학습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냈다는 점이다. 감정과 주의, 인지, 기억 등과의 관계를 이해하면 감정이 수반된 학습 경험의 제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감정의 개입 없이는 인지적 학습이 일어나지 않는다. 감정은 주의를 이끌고, 주의는 학습과 기억을 이끈다. 이렇게 감정에 의해 어떤 자극에 주의를 기울이고 무엇을 기억할지가 결정된다(Kovalik, 2009).

 

뿐만 아니라 학습과학을 알면 뇌과학 속설(neuro-myths)에서 벗어나 잘못된 방식으로 학생을 지도하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학습자를 좌뇌형, 우뇌형으로 나누어 지도하는 것이나 학습 유형(learning style)에 따라 가르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근거 없는 속설이나 아래와 같은 터무니없는 주장에 현혹되지 않을 수 있다.

 

“오늘날 같이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대에는 학생들이 사실적 지식을 배울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그것들을 간단히 구글에서 검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우리는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 능력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5

 

또한 학습과학의 연구에 힘입어 학습 효율을 극대화하는데도 중요한 진전이 이루어졌다. 다음의 6가지 학습 전략이 대표적인 예이다.6

 

1) 계획 전략: ① 분산학습(spacing) ② 교차학습(interleaving)7

2) 이해 전략: ③ 추가적인 질문(elaborative interrogation) ④ 구체적인 예시 (concrete examples) ⑤ 이중부호화(dual coding)8

3) 응고화 전략: ⑥ 인출 연습(retrieval practice)

 

 

6. 학습과학의 학교 현장 적용 사례

 

뉴질랜드, 미국, 호주의 학교에서는 학습과학의 연구 결과를 활용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뉴질랜드 북섬에 있는 코라코누이 학교(Korakonui School)는 신경과학 기반의 ‘브레인 증진(Brain Gain)’이라는 프로그램을 도입해 학습장애, ADHD, 난독증 등을 가진 아동을 돕고 있는데 도입 초기(2014)부터 그 성과가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또 미국의 뉴욕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교육 분야의 한 비영리단체는 “안전하고, 어려움을 겪을 때 즉각적인 전문가의 지원이 가능한 환경을 구축하며, 일관되고 예측 가능한 학교 환경을 조성하고, 모든 학생들에게 동등하고 공정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전략을 중심으로 신경과학 기반의 ‘아동을 위한 전면적 학교 변화’(Turnaround for Children)라는 프로그램을 공급하였다. 그 결과 이 프로그램을 2년 이상 적용한 학교들은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은 인근 학교들에 비해 수학과 읽기 성적이 두 배나 향상되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또 하나의 인상적인 사례는 호주 멜본에 있는 브로드메도우(Broadmeadows) 초등학교의 경우이다. 이 학교는 호주에서 가장 가난한 가정의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이다. 그러나 이 학교 학생들은 학생의 구성이 유사한 인근 학교에 비해 학업 성적이 더 높았고 주 평균 점수를 상회했다. 이러한 놀라운 결과는 신경과학 기반의 프로그램 덕분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학교의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했던 한 신경과학자인 미마 메이슨(Mimma Mason)은 “아동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생각할 수가 없어요. 걱정하고 불안해도 학습이 일어나기 어렵죠. 이것이 신경과학의 매우 중요한 원리죠. 학생이 소속감을 갖고 안전하지 못하면 이것이 학습을 방해합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 학교는 우선 아침에 아침밥을 먹지 못한 아동들에게 영양가 높은 아침식사를 제공했다. 그 다음 “오늘의 기분 벽(emotion wall)”으로 가서 자신의 기분 상태에 해당하는 곳 바로 옆에 자신의 사진을 옮겨 붙이게 하였다. 이를 통해 교사들은 기분이 좋지 않은 학생들을 사전에 파악하여 적절한 개입을 할 수 있었다. 또 학생들이 정기적으로 운동이나 체조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것이 학업 성취도를 높이고 정서조절을 할 수 있게 하였으며 학생들의 문제 행동을 극적으로 감소시킨 비결이다. 이 프로그램이 도입되기 이전인 2011년에 학교에서 퇴학당한 학생 수는 96명이었으나 2014년에는 불과 한 명이 퇴학을 당했을 정도라고 한다(Emily Matchar, 2015).

 

 

7. 마무리하며

 

이제 과거와 달리 21세기 교육자들은 단순히 “가르치면 배울 것이다”라는 잘못된 가설에서 벗어나 학습이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한 기초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가르친다고 학습이 일어나지 않는다(Teaching does not cause learning). 학습은 학습자의 능동적 학습(active learning)에 의해 학습자의 뇌 속에서 일어난다.

 

과거 의술이 지금처럼 발전하기 전에 의사들은 자신의 경험과 추측에 기반해 환자를 치료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는 없다. 마찬가지로 교사들이 자신의 개인적 경험과 추측에 의존해 학생을 지도하는 시대는 끝났다. 뇌의 기능에 대한 이해 없이 학생을 가르치는 것은 환자가 심장병 전문의를 찾아갔을 때 의사가 “나는 환자의 심장 건강을 회복시키고 싶지만 아직 심장에 대해 공부한 적은 없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교사들은 뇌가 어떻게 학습하는지와 학습을 최적화하는 방법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갖추고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

 

또한 학습과학은 교수·학습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을 요구한다. 신경과학에 따르면 학습은 신경세포가 물리적으로 성장한 결과이기 때문에 ‘가르치는 것은 학습자의 뇌를 변화시키는 기술’(Teaching is the art of changing the brain.)이고 ‘교사는 학습자의 뇌를 변화시키는 사람’(Teachers are brain changers!)이라는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 따라서 한국 교사 양성 과정과 연수에 학습과학을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최근 서울대학교가 한국학습과학연구소를 설립하였고 학습과학에 관심을 갖는 교육청 및 교사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학습과학은 지도(teaching)만 있고 이것이 학습(learning)으로 연결되지 않는 오늘날의 학습 위기를 해결하는데 매우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교실 수업에 학습과학을 적용하면 학습부진을 예방하고 격차를 줄일 수 있다. 학습과학은 한국의 학교 교육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교육 불평등을 완화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

 

[참고 문헌]

 

• 이찬승 (2022). ‘뇌의 학습 방식과 변화 가능성’에 대해 왜 가르쳐야 하는가?
http://21erick.org/column/9036/
• 이찬승 (2020). 학습과학이란 무엇이고 어떤 도움을 주나?
http://21erick.org/column/5474/
• Emily Matchar, (2015). Six Ways Schools Are Using Neuroscience to Help Kids Learn.
https://www.smithsonianmag.com/innovation/six-ways-schools-are-using-neuroscience-help-kids-learn-180956566/?page=6
• Judy Willis, (2009). How to Teach Students About the Brain
https://www.ascd.org/el/articles/how-to-teach-students-about-the-brain
• Kendra Cherry, (2022). What Is Neuroplasticity?
https://www.verywellmind.com/what-is-brain-plasticity-2794886
• Kovalik, S. (2009). Emotion and Attention: The Role of Emotion in Determining Selective Attention and Memory. Neuroscience Letters, 456(3), 125-129.
• Paul Howard Jones & Yau, S.(2018). Applying the science of learning in the classroom. Impact(Journal of the Chartered College of Teaching).
https://impact.chartered.college/article/howard-jones-applying-science-learning-classroom/
• Tracey Tokuhama-Espinosa(2011). 1 of 5 WHY MIND, BRAIN, AND EDUCATION SCIENCE IS THE “NEW” BRAIN-BASED EDUCATION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260602170_1_of_5_WHY_MIND_BRAIN_AND_EDUCATION_SCIENCE_IS_THE_NEW_BRAIN-BASED_EDUCATION/link/0f317531cf0c144684000000/downlo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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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BBL의 한계와 부정적 이미지 – BBL의 한계는 뇌과학 연구 결과에 근거하여 학습 방법을 제안하는데, 이에 대한 충분한 과학적 증거가 부족하거나 뇌과학 연구에서 도출된 결과가 학습 환경에서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점이고, BBL의 부정적 이미지는 뇌과학의 연구 결과를 활용해 돈을 벌려는 상업주의가 성행하면서 뇌과학의 연구 결과를 지나치게 단순화시키거나 잘못 해석한 결과 소위 신경 속설들(neuro-myths)이 아직도 존재하는 것을 일컫는다.
  2. 가지돌기(dendrite) – 신경세포(neuron)는 구조적으로 중심부에 위치한 세포체(cell body)와 이로부터 뻗어 나온 돌기(突起)로 이루어져 있다. 돌기는 다시 그 구조 및 기능적 특성 따라 가지돌기(dendrite)와 축삭돌기(axon)로 나뉜다. 가지돌기는 세포체로부터 나뭇가지처럼 뻗어 나간 짧고 많은 수의 돌기를 말하며 다른 신경세포로부터 정보를 받아 세포체로 전달한다.
  3. 「학교교육 제4의 길②」 – Andrew (Andy) Hargreaves, Dennis Shirley (2012). 이찬승, 홍완기 옮김. 서울: 교육을바꾸는사람들.
  4. ‘로젠샤인(Rosenshine)의 수업 지도 원리 10가지’ – 수업을 설계할 때 유용한 도구로서 다음 10가지를 말한다: ① 이전 학습 내용을 복습하며 수업을 시작한다. ② 새로운 자료를 작은 단계로 제시한다. ③ 많은 질문을 한다(모든 학생에게). ④ 모델링(modelling)과 풀이 예(worked out examples)를 제공한다. ⑤ 새로운 자료를 사용하여 실습(연습)할 기회를 제공한다. ⑥ 이해 정도를 자주 확인하고 오류를 정정한다. ⑦ 높은 성공률을 달성한다. ⑧ 높은 수준의 인지적 노력을 요구하는 복잡한 과제(complex tasks)에 대해서는 지원(scaffolding)을 제공한다. ⑨ 독립적인 실습(연습) 기회를 제공한다. ⑩ 월간 및 주간 복습을 실시한다.
  5. 사실적 지식은 사람의 장기기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중한 자원이다. 사실적 지식은 천을 짤 때 필요한 실(yarn)과 같이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재료이다. 사실적 지식이 존재하기에 사람은 중간에 끊김 없이 생각하고 소통할 수 있으며, 기억과 새로운 정보의 연결을 통해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또 학습은 기존의 사전지식의 바탕 위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기억이(사전지식이, 배경지식이) 없으면 새로운 정보, 기능, 개념을 학습하는 것 자체가 어렵거나 불가능하다.
  6. 이 6가지 학습 전략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다음 기회에 다룰 예정이다.
  7. 교차학습(interleaving): 서로 다른 주제나 유형의 과제를 번갈아 학습하기
  8. 이중부호화(dual coding: 동일한 내용을 시각 부호와 어문 부호로 표상하기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이찬승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짧은 직장 생활을 경험한 후 지금의 능률교육(NE능률)을 창립하여 30년을 경영하면서 영어교과서와 참고서 등 다양한 저술활동을 했다. 2009년 회사를 매각하고,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이란 비영리 공익단체를 설립하여, 현재 이 단체 대표직을 맡고 있다. 국가 교육시스템 재 디자인과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동, 청소년들도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개혁에 특히 관심이 많다. 수업혁신과 교육격차 완화를 위해 학습과학의 연구와 전파, 그리고 교원 연수에도 힘쓰고 있다.

  • 이메일 : eduinnovator@21erick.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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