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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책 사업 방식과 교사 처우 개선을 위한 고민

#1009 홍섭근,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연구위원 2024.01.17
“대한민국 교사들은 우수한 집단이다. 왜 교사들에게 특혜를 주는가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전문가 역할에 합당한 대우를 한다고 접근해야 한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버티고 있는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었으면 한다.” (본문 발췌)

 

 

1. 들어가며

 

IMF 이후 교사를 비롯한 공무원은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가장 선호하는 직업 중 하나였다. 그러한 사실을 반영하듯 1990년대 후반에서 2010년대까지 교·사대의 입학성적은 최상위권이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수도권의 교대는 1등급만이 지원 가능했다.1 우수한 인재들이 교직으로 몰리는 것은 나쁘지 않은 현상이다. 물론, 너무 우수한 이들이 교직에만 몰리는 것은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과연 그들이 교직에 현실적으로 잘 적응할 것인가에 대해서 별개로 논의해야 하는 사항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최상위권 학생들이 선호한다는 것은 교대 입학이 취업을 보장하고, 교사를 꽤 괜찮은 직업으로 여겼음을 뜻한다.

 

그런데 이러한 분위기가 2023학년도부터 흔들렸고, 2024학년도 입시에서는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전국에서 수시 미충원 비율이 가장 높은 상위 20개 학교 중 4개가 교대였다. 전국 13개 교대(초등교육과 포함)의 수시 미충원 비율은 30.9%(750명)로, 지난해 20.6%(507명)보다 크게 늘었다. 보통 인문계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이 몰리는 서울교대조차도 수시 모집인원 185명 중 36명만 등록하면서 수시 미등록 비율이 80.5%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진주교대(72.1%), 전주교대(68.3%), 춘천교대(60.8%) 순이었다.2 정시로 이월된다고는 하나, 정시에서도 미달되는 곳이 있다고 한다. 입학생 미달 못지않게 주목할 만한 사실은 자퇴생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의 10개 교대와 2개의 초등교육과를 대상으로 2018년부터 2023년 9월까지 중도탈락 학생을 분석한 결과, 2018년 전체 157명에 불과하던 중도탈락 학생이 2022년에는 486명으로 그 수가 3배 이상 증가했다.3

 

사범대학4과 달리 비교적 취업이 보장된 교대에서 이런 변화가 있는 것은 두 가지 원인으로 분석할 수 있다. S초 사태로 인한 9.4. 공교육 멈춤의 날(가칭)에서 보듯 교권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그로 인해 발생한 부수적인 현장의 변화가 첫 번째 이유이다. 두 번째는 교사 처우(급여 수준, 인식, 지원체제 포함)에 대한 불만이다.5 특히, 젊은 교사들에게는 처우가 생존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이들의 역량은 다른 대기업이나 전문직종으로 진로를 정한 이들과 비교해도 부족할 것이 없는데 처우가 현실적이지 않으니 이직이나 이탈을 막기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공무원 임금에 대한 불만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실제적인 데이터를 볼 때 그것을 볼멘소리로 치부하고 외면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민관 보수수준 실태조사’에 따르면 민관대비 공무원임금은 지난 2004년 95.9%로 정점을 찍은 후 해마다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00년 김대중 대통령 당시 ‘공무원 보수 현실화 계획’에 따라 공무원들의 처우가 개선된 이후, 약 20년간 지속적으로 하향곡선을 보여 왔다. 2022년에는 82.3으로 역대 최저점을 기록했다. 물가상승률은 6.1% 오른데 반해, 임금인상률은 1.4%에 불과했다.6 2024년에도 공무원 임금상승률은 2.5%에 그쳤다. 현재 물가상승률과 국민 체감물가를 비교해 봤을 때 공무원 급여는 매력적인 상황이 아니다. 물론 이 데이터는 평균적인 공무원 급여이기에 교사의 상황과 절대적인 비교는 어려울 수 있지만, 경향성 파악에는 도움이 되는 데이터다. 즉, 물가상승에 비해 임금상승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만 봐도 현재 교직의 급여 수준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현재 중앙정부의 정책 기조를 봤을 때, 공무원에 대한 투자나 임금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예상하긴 어렵다.7 교직에 초점을 맞추어 볼 때, 부장 수당과 담임 수당을 인상해 주었으니 향후 10년 이내에는 어떠한 수당 인상도 없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교육에 들어가는 예산이 줄어들고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지속적으로 사업이 확장되고 있어서이다. 그렇다면 왜 사업은 늘어가는데, 교사들에게는 투자하지 않는가? 이 의문에 대해 개인적으로 이렇게 분석한다. 돈은 많은데, 인력 지원은 없다. 특히, 교사나 일반행정직 등 기존 인력에게 투자하지 않고, 행사나 단기 인력에게만 투자해서 성과를 끌어올리는 방식을 중앙정부에서 고수하기 때문이다. 이 방식으로 인해 다른 공공기관도 그렇지만, 학교는 오랜 기간 동안 바뀌지 않았고, 오히려 구성원들의 사기 저하만 초래한 채 공교육의 후퇴를 가져온 것이다.

 

 

2. 교직 처우의 현 상황

 

시대의 흐름에 따라 공무원이나 교사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진다. 어쩔 수 없는 것은 맞다. 때로는 처우가 좋아지고, 어떨 때는 나빠지기도 한다. 특히, 경제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거나 연동되기도 한다. 처우만 생각할 수는 없고, 사명감과 명예 등도 동시에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돈만 많이 주면 공무원이나 교사를 할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다. 과거에는 공무원이나 교사가 권위의 상징인 시절도 있었다. 70-80년대, 90년대까지 이런 문화가 이어졌다고 본다. 하지만, 그 이후 급격한 사회변화 속에서 공무원이나 교사를 선호했지만 권위는 별개였다. 오히려 국민 의식 수준의 성장과 공무원을 대하는 분위기는 반비례하기도 한다. 물론 급여가 많다면 한다는 사람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급여가 고민할 정도의 수준이라면, 물가상승률도 따라가지 못한다면, 더군다나 권위를 인정받기는커녕 존중받지도 못한다면, 인기 직종이 아니라 기피 직종이 되어갈 가능성이 커진다. 최근에는 적은 급여에 욕받이 역할까지 해야 한다며 공무원 스스로가 공노비8라 칭하며 자기 비하를 하기까지 한다.

 

권위를 인정한다는 것은 문화적인 측면까지 고려해야 하는 것이기에 짧은 시간에 이를 회복하기도 어렵고, 워낙 많은 정책과 제도, 법을 바꿔야 한다. 오랜 과제로 남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정적으로 국민들은 공무원에 대해 투자하는 것에 인색하다. 낭비라 생각하는 것이다. 과거 70-80년대 공무원 범죄가 만연했던 시절을 상기해 보면, 공무원 수준의 향상은 국민들의 삶의 향상과 맞닿아 있고, 투명한 사회를 이끄는 데에도 기여했다. 국민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공교육과 공공서비스를 받기까지 있었던 공무원들의 기여를 잊어서는 안된다.

 

교사 또한 마찬가지이다. 지금은 욕받이로 전락한 상황이지만, 과거의 교사들이 잘못했다는 논쟁을 떠나, 대한민국 발전에 교육이 기여한 바는 분명 크다. 교육을 주도하고 있는 교사들의 사기는 무척 의미 있고 중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교사들의 현재 처우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각각 100%와 50% 인상이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부장-담임 수당은 결과적으로 효과가 미미했다. 많은 학교들이 여전히 2024년 업무 분장과 학년 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등은 담임과 부장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초등도 상당 수 학교에서 부장 기피 현상이 전년도보다 심해졌다. 학교폭력 담당 교사를 SPO 외부 전담 인력으로 전환한다는 발표는 있었지만, 문의 결과 여전히 학교폭력 담당 교사를 지정해야만 했다. 이 역시 전년도와 다르지 않게, 신규 교사나 전입 교사들의 몫이 되었다. 부장 수당이 15만원으로 인상되었고, 담임 수당이 20만원으로 인상되었지만, 교사들에게는 노력 대비 그다지 매력적인 금액이 아니다. 그 금액은 여전히, 그 돈 안 받고 스트레스 덜 받는 것을 택할 정도의 액수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 것이다.

 

정부가 돈이 없으면 부장과 담임 업무를 줄여주든가, 책임을 줄여주어야 한다. 그것이 아니면 금액을 현실적으로 책정해야 한다. 실제 정부 정책이 늘어나면서 학교 부장교사(보직교사)의 과중한 업무 부담을 지적한 보고서도 나왔다.9 이 보고서에서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교사 수가 감소하여, 작은 학교에서는 더욱 부장교사(보직교사)의 업무가 폭증할 것으로 예견하였다. 업무와 책임은 무한정 늘리고, 인력지원은 없는 상황에서 수당의 미시적인 인상은 현실적이지 않다. 많은 교원단체에서는 부장 수당 30만원 이상, 담임 수당 50만원 이상으로 인상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던 터이다. 정책적 타이밍을 놓친 것도 실책으로 보인다.

 

기타 공무원의 수당도 물가를 감안하여 같이 인상하긴 했다. 수당은 조금 올랐을지 모르지만, 공무원 급여는 여전히 현실적이지 않기에 최근 들어 공무원 커뮤니티나 교사 커뮤니티에서 급여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이와 동시에 누군가 민간 기업이나 전문직 등 좋은 곳으로 이직했더라 하는 목소리가 종종 들리곤 한다.10 물론 공무원이나 교사11 이력이 메리트가 되는 타 직종은 거의 없으므로 이직을 위해서는 수능을 다시 보거나 별도의 노력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상황이 어떻든, 결국 본업에 충실하지 않게 되고 우수한 인력들이 빠져나가는 현상을 막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러한 현실이 심화된다면 국민들은 우수한 교육서비스를 받기 어렵고, 공교육 붕괴는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교사로 좁혀 생각한다면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이 있다. 교사들 사이에서 겸직 비율이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겸직은 업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기관장12에게 사전 신고하여 허락받을 수 있다. 아래 자료는 교육부가 2024년 1월에 발표한 자료이다.

 

(단위: 명)

구분 자료개발 및 출제 외부 강의

(교수)등

저술‧
연구활동
인터넷
개인 미디어
활동
상담

또는 컨설팅

기관·단체 임원 기타 합계
‘23 907 3,579 1,408 1,033 544 861 1,597 9,929
‘22 430 2,847 635 865 531 729 1,077 7,114
‘21 475 1,925 568 796 278 894 735 5,671

(출처: 2024.1. 교육부)

 

불과 2년 사이에 겸직 인원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것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다각도에서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자기계발이나 전문성 신장이라는 긍정적 측면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젊은 교사들 사이에서 생계형 차원의 겸직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주변에 그런 사례나 커뮤니티의 의견이 다수 존재한다. 특히 젊은 교사들 사이에서는 한 달에 몇십만 원이라도 더 벌 수 있으면, 학교에서 기피 업무(예-학교폭력 담당)를 맡든, 기피 지역(농어촌 지역 등)이든 가겠다고 말하는 경우도 꽤 있다. 이렇게 현실적인 면에서 생각한다면 교사의 겸직 인원 증가는 놀라운 현상이라고 보긴 어렵다. 이들은 부장-담임 교사를 하는 노력과 시간을 들이는 대신 차라리 스펙을 쌓아 부수입을 벌 수 있는 겸직을 택하는 것이다. 그리고 겸직을 하다 적성에 맞으면, 아예 이직을 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13 교사의 겸직을 바라보는 관점은 다양할 수 있으며 어떤 변화든 긍정적·부정적 측면이 동시에 존재한다. 한편으로는 겸직으로 인해 본연의 업무를 소홀히 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우려를 피하기는 어렵다.

 

 

3. 교사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제도적 모순

 

앞서 언급했듯이, 2024년 1월부터 교사들의 부장-담임 수당이 올랐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다. 교사들의 사기 진작에도 크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 지원해 줬는데 왜 그러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분명한 건 교직 기피, 부장-담임 기피 현상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보통 공무원의 임금체계나 처우는 평균치14나 타 공무원 간의 형평성을 고려해서 만들어진다. 교사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호봉제이다 보니 경력이 쌓이면 더 많은 임금을 받는다. 과거에는 경력이 많아지면, 더 많은 역할이 주어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학교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호봉제를 직무급제로 변화하자는 요구가 사회적으로 있으나, 공무원단체나 교원단체는 강하게 거부한다. 결국 남는 것은 호봉제의 유지인데, 이것은 젊은 층들의 이탈이나 교직 기피 현상을 막는데 안 좋은 요소로 작용한다.

 

2024년부터 공무원 성과급을 파격적으로 지급하는 방식이 도입되었다. 3년간 고성과자에게 50% 가산을 주는 방식이다. 이 역시도 다른 공무원은 모르겠지만, 교사들에게는 크게 매력적이지 않다. 부장을 하게 되면 보통 성과급 S등급을 받게 된다. 그럼에도 부장 자체를 기피하고 있는 상황이라, S등급을 세 번 받기 위해 부장을 3년 하고 50% 가산을 노린다는 발상을 하는 이들 자체가 거의 없다.15

 

최근 늘봄학교와 관련해서도 교원단체와 중앙정부의 이견이 상당하다. 정책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에 있어, 외부인에 의존하고 공교육 외에 별도의 인력을 활용하고 있다.16 교사나 교원단체들이 본인들의 수업이나 생활지도 외 업무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알려지고 있지만, 더 큰 이유는 교사들이 공무원이기에 급여 이외에 별도 수당을 인정하게 되면 다른 공무원과의 형평성 등의 논란들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결국 비정상적인 방식의 외부 단기 인력이 생겨난다. 예를 들어, 늘봄학교를 위해 1시간에 7만원을 주는 외부 인력을 선발하였다. 이 금액을 책정하여도 전문성 있는 인력을 유치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이에 비해, 기존 정규직 교사는 1시간 보결수당이 1만 5천원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황이 빈번하다 보니 사기 진작은 커녕, 교사들의 자괴감과 분노만 쌓여간다.

 

결국 전문성이 부족한 일부 외부 인력들이 저 경력 교사보다 급여가 더 많아지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방식이 일반화되면서 교육부의 정책사업은 수많은 비용을 들이고, 일시적인 인력을 양산하고, 그들이 또 정규직이 되고, 돈은 더 많이 들어가고, 교사들의 사기는 저하되고, 종국에는 공교육의 질은 저하되는 것이다. 덧붙여 이 모든 과정에서 욕받이 역할을 하는 것은 또 교사다.

 

 

4. 예산 활용에 대한 발상의 전환(교육정책 사업 방식 개선과 교사 처우개선을 동시에)

 

중앙부처나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방식은 매우 단순하다. 형평성, 획일성, 민원 방지, 성과 중심 등이다. 다른 공공기관은 모르겠지만, 교육기관은 단시간에 성과를 내기도 어렵고 성과를 측정하기도 어렵다. 이를 무시한 획일적인 기준과 발상이 교육의 황폐화를 가져온 것이다. 더군다나 교사는 다른 공무원과는 무척 다른 문화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물론 일반공무원이 아닌 집단(군인, 경찰, 판·검사 등)도 모두 비슷한 상황이라 본다. 획일적인 급여-대우 방식은 구성원(교사 포함)들의 사기 진작보다는 분노를 일으키고 결국 체념하기에 이른다. 공무원의 일하는 방식과 처우 개선을 위해 인사혁신처가 생겼지만, 교육분야에 초점을 맞춰볼 때 어떤 인사혁신이 이루어졌는지 의문이다.17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지금까지 교사들에게 수업 외 부가적인 업무를 주지 말라고 요구한 것은 어떠한 인센티브도 없이 교사들의 희생만 강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반발을 하고, 전문성 없는 일부 외부 인력에게 의존하는 형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 현상은 앞으로도 심해질 것이다. 공교육의 질이 낮아지고, 주가 되는 교사들은 내 일이 아니라며 이를 방관하게 되는 악영향을 가져왔다. 이를 교사들의 탓으로 돌리기에는 정부의 정책 방향이 심각하게 잘못되었다. 앞다투어 학교를 시장 논리로 만들고, 정권마다 각종 전시행정을 이어온 중앙정부의 잘못이 크다.

 

교사들은 학교 내의 우수한 인력이다. 방과후나 돌봄, 기피 업무를 위해 외부 인력을 찾기보다는 희망하는 교사에게 합당한 수당을 주고, 교사가 더 일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길을 열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승진가산점이나 전보가산점 부여 등의 제한적 정책을 펼쳐왔으나 효과는 미미하거나 사기 저하나 반발심 등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하지만 정책의 방향을 이러한 쪽으로 바꾼다면 수요가 꽤 있을 것이라고 본다. 희망하는 사람에게 길을 열어준다면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정책사업을 추진할 때는 교사의 참여도 가능하게 하거나, 희망하는 교사들에게 우선권을 주는 방식이어야 한다.

 

혹자는, 특혜 시비나 외부의 반발을 고려해야 한다는 우려의 얘기를 할 수 있다. 전혀 동의가 안되는 부분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전시행정을 하느라 과도한 비용을 지출하면서 공교육의 추락을 지켜보는 것보다는 새로운 시도가 더 필요해 보인다. 더군다나 현재 교사들의 겸직 상황을 본다면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며 외부에 불필요한 에너지를 쓰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도 감안해야 한다. 교사에게 사명감이나 헌신만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당장 물가는 치솟는데 급여는 현실적이지 않아, 부업을 하든가 이직하여 아예 단순 업종 종사까지 고민하는 저경력 교사들이 많다.18

 

교장, 교감, 교사의 2024년 3월 1일자 명예퇴직 신청이 역대급을 기록했다고 한다. 싼값에 교사들에게 백화점식 업무를 맡기면서 처우는 현실적이지 못한 상황에서 걸핏하면 악성 민원에 시달려 신체와 정신 건강에도 문제가 생기는 교사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대로라면 공교육의 질은 점점 낮아질 거고, 결국 이는 대한민국의 수준이 되어버릴 것이다. 지금 나타나는 여러 신호에 대한 대응책을 서둘러 마련해도 5년에서 10년 후에나 가시적인 성과가 나온다. 우리나라의 여러 지표들의 변화의 속도와 방향을 볼 때, 교육정책에서 파격에 파격이 이어져도 현 상황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19 인구정책의 실패에서 보듯 현재 상황을 낭만적으로 보고, 늘 하던대로 관성적으로 정책을 운영하는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사람에 대한 투자는 아낌이 없어야 한다. 흔히 사교육과 비교하는데 비교 이전에 사교육만큼은 아니더라도 사람에 대한 투자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대한민국 교사들은 우수한 집단이다. 왜 교사들에게 특혜를 주는가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전문가 역할에 합당한 대우를 한다고 접근해야 한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버티고 있는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었으면 한다. 현장성 있는 좋은 정책은 풍요로운 시점이 아닌 절박한 시점에서 나오게 된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절박한 타이밍이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 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 견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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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그나마 마지막 남은 안정적인 직장이라 인식해서 그럴 수 있다.
  2. 중앙일보(2024.1.4.)
  3. 서동용 의원실(2023.10.12.)
  4. 사대 이외에도 교직이수(비사대), 교육대학원 등이 있다.
  5. 교사는 특정직이라 일반행정직의 급여체계와는 다르다. 보통 호통에 따라 7급에서 4급 정도의 급여 수준으로 책정된다. 일반 공무원의 급여 상황은 글의 목적과 달라 다루지 않았다.
  6. 인사혁신처·송재호 의원실(2023.4.5.)
  7. 다만, 일부 수당을 점진적으로 올리고는 있지만, 이는 급여와 일하는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는 아니다.
  8. 최하층 신분이라는 뜻
  9.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2024, 초·중 교원업무 분장을 통해 본 보직교사 업무의 특징)
  10. 공직자윤리위원회가 발표하는 ‘퇴직공직자 취업 심사 결과’에 따르면 취업 승인과 취업 가능 판정을 받은 퇴직공직자는 2021년 448명에서 2022년 498명으로 50명 늘었다.
  11. 고위 공무원은 약간 상황이 다르다. 법인이나 대형 로펌 등에서 앞다투어 모셔가기도 한다.
  12. 보통 교사들은 교장에게 신고함.
  13. 교사를 포함해 공무원의 겸직을 원천적으로 막기도 어렵고, 그렇게 된다면 부정적인 방법을 동원할 가능성이 크다.
  14. 공무원 상당 계급 기준표 등
  15. 최고등급 성과금 3번이면 50% 가산된다는 것도 교직에 적용될지는 미지수임. 가능성은 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음.
  16. 2024년 1월 현재 외부인은 ‘한시적 정원외 기간제 교사’라고 알려지고 있음. 결국, 장기적으로 볼 때 교사들의 업무가 될 가능성이 높음.
  17. 실제로 현재까지 인사혁신처에 교사 출신은 한 명도 없다고 알려짐. 교육에 문외한인 이들이 교육공무원의 처우를 개선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18. 고경력자라고 다르진 않지만, 저경력 교사에게는 생존의 문제일 수 있다.
  19. 학생 수가 감소하니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고등교육이나 저출산에 투자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고등교육이나 저출산에 수백조를 썼지만 현 상태인 것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연구위원 홍섭근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연구위원이며, 교육정책 관련 다수의 저서 및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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