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 민들레로 피어나다] 너의 하루가 별보다 빛나길
| 본 글은 2022년 ‘서울시교육청’의 학습성장스토리 공모전 사례집인 <내 꿈, 민들레로 피어나다>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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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현재 중학교 2학년 아들, 초등학교 6학년 딸을 둔 아빠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등교를 제대로 못 한 2020년, 저희 큰아이는 6학년이었습니다.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한 감염병 때문에 온라인 수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똑같이 힘든 상황이었겠지만,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중학교 입학을 준비하는 아이와 우리 가족에게는 적지 않은 시련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스마트폰, 태블릿PC, 컴퓨터 등에 많은 영향을 받는 아이가 모니터에 나오는 선생님을 보면서 참여하는 수업방식은 지금 생각해 봐도 아찔하게 느껴집니다. 그렇게 아이는 모니터를 보면서 수업을 받기 시작했고, 하루하루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지금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고 내린 결론은 아이는 부모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잘했다는 것입니다. 많은 부모는 아이가 수업에 집중하지 못할 거라고, 온라인 수업은 내용이 부실할 거라고 걱정했으며, 우리 아이를 비롯한 많은 아이의 학습능력이 떨어질 거라고 우려했습니다. 많은 교육전문가는 부모에게 아이를 믿으라고 조언하지만, 그게 생각처럼 잘 안 되었고, 부모인 저는 아이를 믿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날씨가 추워도 더워도 비가 와도 맑은 날에도 자기 방에 들어앉아 모니터를 보면서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점심시간에는 정성껏 준비한 엄마표 점심을 먹고, 잠시 쉬면서 나른함을 이겨낸 뒤 수업에 참여했습니다. 많이 컸지만, 그래도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가 그렇게 수업에 참여하는 것을 보면서 부모인 저희는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런 엄청난 상황을 겪는 과정에서 아무런 잘못이 없었던 아이는 사회의 일원으로서 자기 몫의 고난을 겪고 있었고 자신의 방식으로 힘든 일들을 견뎌내고 있었습니다.
학교는 비단 학습만 하려고 가는 곳이 아님을 잘 압니다. 선생님과 친구들과 다양한 관계를 맺고 사회생활을 배우는 곳입니다. 코로나19가 그런 중요한 발달과정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되도록 주말에는 야외 활동을 함께 하자고 했습니다. 다행히 아들은 농구를 좋아해서 주말에는 마스크를 쓰고 농구를 했습니다. 덕분에 저도 못하는 농구지만 같이 하게 되었고, 아들 친구들과도 어울리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6학년이 지나갔습니다. 제일 아쉬웠던 것은 졸업식에 부모가 참석하지 못하고 아이들끼리 교실에서 졸업식을 한 것이었습니다. 인생에서 참 뜻깊은 일인데 마음껏 축하해 주지 못하는 것이 제일 마음에 걸렸습니다. 과연 이 아이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일지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부모로서 아이를 위해 해야 하는 일들이 어렵고 힘든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많은 가족이 나와 같은 일을 겪는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고, 이런 시간도 언젠가는 지나갈 것이며, 이 다음엔 추억으로 남을 것을 기대하면서 부모로서 할 일을 감당했습니다. 활동적인 아이가 쳐져 있는 모습과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모로서 뭘 해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이런 고민을 통해 자녀, 가정, 교육 등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문제의식을 품게 되었습니다. 어찌 보면 아이는 아이대로 그동안 없었던 방식으로 성장했으며 부모는 부모대로 새로운 것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이것이 더 나은 부모가 되는 일련의 시간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마스크는 쓰고 있어야 하지만 당연했던 이전의 학교의 모습을 회복하면서 아이는 중학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희 아이가 다니던 학교는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 지정과 관련해서 곡절이 있었습니다. 부모님들이 온라인으로 만나며 예전에 하지 않았던 학교 운영의 주체로서 활동하는 과정을 겪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아빠인 저는 공감 하트를 제일 많이 받는 글들을 올리게 되었고, 대다수 부모님들의 의견이 받아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또한 코로나19가 아니었으면, 온라인이란 매체가 아니었으면 경험하지 못했을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부모님들의 의식은 더 깨어났고 교육이라는 대주제의 한 주체로서 당당하게 나서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는 이제 학교에서 친구들과 재미있고 활기차게 지내고 있습니다. 옛날이야기를 들어보면 붓과 먹이 없으면 나뭇가지에 물을 찍어 글을 썼다고 하고, 전쟁과 피난 시절에는 흙바닥에 천막 치고 학교를 열어 공부했다고 합니다. 시대는 변했지만, 우리나라가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아무리 어려운 일을 만나도 배우고 가르치는 일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대를 만났지만, 이번에도 최선을 다해 가르치고 배우는 우리가 있었기에 극복 가능했습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느낀 바는 우리나라의 앞날은 여전히 밝게 빛날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견뎌준 아이들에게 고맙고 가르쳐주신 선생님들께 감사하며, 같은 부모로서 희생을 마다하지 않은 이 땅의 어머니, 아버지들께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코로나19는 아직 남아 있고 어떤 이의 말에 따르면 영영 안 없어질 거라고 하지만 늘 그래왔듯이 우리 아이들과 부모님, 선생님들을 비롯한 모든 교육의 주체들은 배우고 가르치고, 그로 인해 발달하고 발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 믿습니다.
청운중학교 학부모로, 2022년 서울시교육청이 실시한 학습성장스토리 공모전 사례집인 '내 꿈, 민들레로 피어나다'에 글을 게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