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한 교실 활동을 소개합니다
| “어떻게 하면 우리 교실에서 학생들이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까를 생각하다가 교실에서 활동할 수 있는 집단상담 활동을 매주 한 가지씩 만들어 수업 중에 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본문 발췌) |
필자와 교육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 중 절반은 학교 선생님들입니다. 그들은 초중고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대학원에서 와서는 상담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상담을 공부하게 된 계기를 물어보니 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나 가르치고, 상담하면서 어떻게 하면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대학원에 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선생님들은 하루 종일 학교에서 학생들과 생활하다가 퇴근한 후 상담을 공부하러 다시 학교에 등교하여 열심히 배움 활동을 합니다. 그런 선생님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필자는 우리나라 교육 현장이 더욱 성장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갖게 됩니다. 특히 아이들을 생각하는 우리 선생님들의 마음은 세계 최고라는 생각까지 듭니다.
이번 학기 ‘청소년상담’ 수업에서 필자는 학교 선생님들과 함께 어떻게 하면 우리 교실에서 학생들이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까를 생각하다가 교실에서 활동할 수 있는 집단상담 활동을 매주 한 가지씩 만들어 수업 중에 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이미 만들어진 활동을 제안해도 되고, 우리 반 아이들의 발달 수준에 맞게 바꾸어서 해 보아도 됩니다. 선생님 한 명이 한 가지 활동만 발표해도 학기 말이 되면 20가지의 활동을 모을 수 있습니다. 수업을 시작하며 저와 선생님들 모두 아이들과 함께 재미있는 활동을 할 생각에 기대가 컸습니다.
첫 번째 활동은 필자가 제안한 ‘나의숨은성격’ 활동이었습니다. 성격 단어를 여기저기 흩트려 놓고 숨을 그림 찾듯 성격을 표현하는 단어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시간을 재어 누가 빨리 찾나 개인전을 해도 좋고, 모둠별로 단체전을 해도 좋습니다. 다 찾고 나면 빙고 게임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 활동해도 좋습니다. 큰 소리로 성격 단어를 외치면서 나는 어떤 성격이고, 친구는 어떤 성격인지 자연스럽게 인식할 수 있게 됩니다.
선생님들 모두 학생들 못지않게 열띠게 시합하며 이기고 싶어 하였고, 더 많이 찾고 싶어 하였습니다. 활동이 끝나고 나서 ‘나를 표현하는 성격’, ‘나에게는 없는 갖고 싶은 성격’, ‘나에게 있지만 고치고 싶은 성격’을 찾아 보고, 모둠에서 함께 나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자연스럽게 나와 친구를 알게 되는 활동이라는 피드백을 나누고 교실로 가져가 직접 해 본 선생님들도 있었습니다. 그동안 동아리 시간이 지루했었는데 처음으로 활기찬 시간이었다고 하였습니다.
두 번째 활동은 ‘빈 의자 기법’을 응용한 ‘나의 의자’ 활동입니다. 먼저, 내가 앉고 싶은 의자를 그려봅니다. 다음으로 의자에 앉아 있는 내 모습을 그려봅니다. 마지막으로 의자에 앉아 있는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써봅니다. 나를 객관적으로 인식하며, 나의 마음을 돌아보고, 나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도움을 주는 활동입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내가 그린 의자를 선택한 이유를 물어보며 심리적 깊이를 더한 질문을 만들고, 의자에 앉아 있는 나를 몸짓으로 표현해 보면서 나의 상태를 행동으로 옮겨 적극적으로 나를 표현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상담에서 중요한 실존감을 느끼게 하는 지금-현재 (here-and-now) 나의 마음 상태를 감정 단어로 말하며 나의 욕구를 탐색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습니다.
선생님들은 깊이 있게 자신의 마음을 탐색하면서 진지한 모습으로 활동하였고, 지금 이 순간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는 시간이었다고 하였습니다. 선생님들이 앉고 싶은 의자는 안마 의자, 푹신하고 긴 소파, 빈 백 의자, 책상 의자 등등 현재 나의 상태를 표현한 다양한 의자들이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내 마음 상태를 알아차린 순간 나를 더 잘 돌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의견을 나누며 활동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세 번째 활동은 ‘행복그래프’ 활동입니다. ‘인생곡선’을 응용한 활동으로 초등학교 학생들 수준에 알맞게 수정한 것입니다. 청소년기 발달은 인지, 정서, 행동이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합니다. 아이들 스스로 내가 발달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는 없지만 하루가 지나고, 한 달이 지나고, 한 학기가 지나 예전 나의 모습을 돌아보는 성찰 활동을 하게 되면 얼마나 내가 성장해 왔는지를 알 수 있게 됩니다.
먼저 아이들에게 인지적 발달에 대한 이야기를 해 줍니다. 나의 생각이 얼마나 멋져졌는지, 내가 사고를 하고 있는 과정이 뇌 발달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내가 잘 크고 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리고 정서 발달의 중요성을 강조해 줍니다. 나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 왔는지, 앞으로 내가 느끼는 감정을 어떻게 친구들에게 표현해 줄 수 있는지, 친구가 감정 표현을 할 때 나는 어떻게 반응해 줄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봅니다. 마지막으로 나의 행동 발달에 대한 인식입니다. 학교와 집에서 나의 행동은 어떻게 다른지, 생각과 감정이 나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나누어 봅니다. 다각적인 측면에서 나를 바라보게 되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의 인지, 정서, 행동이 어떻게 발달해 왔는지를 다른 색깔의 색연필로 그래프를 그려보게 합니다.
활동을 제안한 선생님의 반 아이들이 활동한 행복그래프를 보니 아이들 스스로 자신에 대해 되돌아보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5학년인 한 친구는 초등학교 들어오자마자 인지 그래프는 상승하였지만 정서 그래프는 하강하고 있었습니다. 학교에 들어와 어려운 공부를 하며 마음이 힘들었다는 표현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게임을 하게 되면서 정서 그래프가 상승하였고, 게임 레벨이 올라가면서 행동 그래프도 같이 상승하였습니다. 또 다른 친구는 친구들과 싸웠을 때는 정서 그래프가 하강하였지만, 친구들과 화해할 방법을 찾을 때 인지 그래프가 상승, 화해하려고 다가갈 때 행동 그래프가 상승, 화해하고 난 후 행복한 감정일 때 정서 그래프가 최고로 상승하는 행복그래프를 그렸습니다.
우리도 수업 중에 선생님들과 함께 행복그래프를 그렸습니다. 반에서 학생들과 공부할 때, 학생들의 일로 속상한 마음이 들 때와 즐겁게 놀이할 때, 현장 체험 학습 갈 때 등 선생님들의 행복그래프가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래프 활동 안에 아이들이 빠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항상 반 학생들을 먼저 생각하고, 학생들의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더 즐겁게 공부하고 행복한 학교 생활을 하며 지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우리 선생님들의 마음이 느껴져 모두가 즐거웠던 시간이었습니다.
수업이 진행될 때마다 쌓여가는 활동만큼 학생들을 생각하는 선생님들의 사랑과 마음도 깊어지는 느낌입니다. 필자는 선생님들이 더 재미있는 활동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며 너무도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학생들을 위해 고민하는 선생님들의 노력이 학생들에게도 잘 전달이 되면 좋겠습니다. 하루 종일 학교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교사와 학생이 서로를 믿는 마음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교실 분위기와 학교 생활이야말로 학생들의 삶에서 가장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요즘 교육계에서 들려오는 여러 마음 아픈 일들을 보며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가장 행복해야 하는 학교가 슬픔으로 얼룩진 것 같아 속상한 마음이 컸습니다. 앞으로도 학교 현장은 교사와 학생의 신뢰와 애착을 돈독히 하기 위해 더 많은 고민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선생님이 최고라는 마음과 우리 반이 가장 즐거운 반이라는 자부심을 갖는다면 교실 안에서 일어나는 힘든 일, 감정이 상하는 일, 어려운 일 모두 슬기롭고 현명하게 해결해 나갈 수 있게 되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로가 믿고 의지하며 함께 만들어가는 우리 반 행복그래프를 기대해 봅니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 견해가 아닙니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상담교육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며, 사회정서교육의 현장 적용을 위한 연구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예비교원, 현직교사, 학부모 교육을 통해 학교 현장의 한국형 사회정서교육의 안착을 위해 힘쓰고 있다.
- 이메일 : wejo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