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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학습과학 새 연재(21) : 뇌는 사회적이다

#942 이찬승,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2023.08.03
“이번 칼럼에서는 사회적 뇌의 개념을 소개하고 사회적 뇌를 고려하여 가르치기와 사회적 스킬을 지도하는 방법까지 자세히 알아보기로 한다” / “사회적 상호작용과 관련된 뇌 영역들을 ‘사회적 뇌(social brain)’라고 부른다.” (본문 발췌)                                      

 

 

목차
1. 사회적인 뇌(social brain)
2. 사회적 뇌와 학습
3. 사회적 뇌를 고려하며 가르치기
4. 사회적 스킬(social skills) 지도 방법

5. 어릴 때부터 가르쳐야 할 사회적 스킬 7가지
6. 맺음말


 

♣ 학습 목표
• 사회적 뇌와 학습의 관계를 이해한다.
• 사회적 뇌를 고려하며 가르칠 수 있다.
• 사회적 스킬 지도 방법을 수업에 적용할 수 있다.

 

 

아래 사진은 리버풀 축구팀의 조지 마이클 오웬(Michael Owen)이 골문을 향해 찬 공이 빗나가는 순간의 관중과 선수가 지은 몸짓과 표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사진 1> 오웬 선수의 실축 후 선수와 관중이 짓는 몸짓과 표정

이 사진으로부터 우리는 사회적 뇌의 2가지 측면을 알 수 있다. 하나는 선수와 관중 모두가 이러한 사회적 반응(모두가 양팔로 머리를 감싸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을 보이는 데는 0.1초도 걸리지 않았다는 점이고, 또 다른 측면은 인간의 사회적 뇌는 타인의 감정과 마음 상태에 기초하여 이들의 몸짓과 얼굴 표정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점이다. 이는 뇌가 사회적인 기관임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뇌는 사회적이다”라는 말은 인간의 뇌가 사회적 상호작용 및 사회적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의미이다. 우리의 뇌는 사회적 상호작용과 소통,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의해 영향을 받고 그것에 대응하며 발전한다. 우리는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언어를 배우고 문화적인 지식과 규범을 습득하며, 감정적인 상태와 대처 방법을 학습한다. 사회적 상호작용은 뇌의 뉴런들 간의 연결과 시냅스 형성을 촉진하고 뇌의 회로를 형성하는 데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이번 칼럼에서는 사회적 뇌의 개념을 소개하고 사회적 뇌를 고려하여 가르치기와 사회적 스킬을 지도하는 방법까지 자세히 알아보기로 한다.

 

 

1. 사회적인 뇌(social brain)

 

사회적 상호작용과 관련된 뇌 영역들을 일반적으로 ‘사회적 뇌(social brain)’라고 부른다. 사회적 뇌는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선천적인 인간의 능력을 언급하기 위해 사용되며, 우리가 타인을 생각하고 그들과 상호작용을 하고 그들의 입장에 설 때, 또 그들을 돕고, 협력하고, 경쟁할 때 활성화된다. 또한 사회적 뇌는 인간의 사회적 관계를 이해하고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지닌다. 또 이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 상태, 행동, 의도, 감정 등을 파악하고 평가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렇게 사회적 뇌 덕분에 우리는 상대의 마음 상태와 감정에 기초해 끊임없이 상대방의 행동, 몸짓, 얼굴 표정을 읽음으로써 상대방이 무엇을 생각하고 어떤 기분인지 알아차릴 수 있으며,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이라는 것까지 짐작할 수 있다. 발달심리학에 따르면 타인의 마음 상태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은 생후 4-5년에 걸쳐 발달한다고 한다. 물론 유아의 경우도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일부 갖고 있기는 하지만, 타인이 나와 다른 신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이해는 만 4세가 넘어야 가능하다(Barresi and Moore, 1996).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얼굴 표정, 자세, 목소리 톤을 해독하고 협력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다. 뇌에는 사람의 얼굴을 추적하는 영역과 눈을 추적하는 영역, 목소리를 추적하는 영역, 미소를 추적하는 영역, 사람의 얼굴과 몸의 태도를 추적하는 영역 등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상호작용하는 사람의 태도에 매우 민감하고 예민하게 반응한다. 우리는 이러한 뇌의 기능들을 태어날 때부터 갖추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아주 어린 유아들, 심지어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들도 사람의 얼굴에 매료된다. 출생 당시의 아기들은 다른 사람의 얼굴 표정을 모방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엄마가 입을 벌리면 아기도 입을 벌리고, 엄마가 혀를 내밀면 아기도 혀를 내민다. 눈 동공의 주시는 우리 사회적 두뇌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로 보인다. 또한 아동은 상대방의 눈을 무의식적으로 관찰한다. 다른 사람의 눈을 따라가는 데 능숙한 아이들은 눈을 따르지 않는 아이들보다 언어 능력에 있어서도 훨씬 빨리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한다. 이렇게 눈 동공을 추적하는 능력과 그런 경향이 학습을 크게 촉진시킨다. 그래서 교사들은 이런 정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여기에 학습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Patricia Kuhl).

 

사회적 뇌의 발달에는 영아기(출생-12개월)의 경험과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 신생아의 경우는 사회적 뇌 부위를 갖추고 태어나지만 아직 협업을 위한 연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기능이 특화되지 않은 상태이다. 어렸을 때 사회적으로 부정적 경험을 많이 하게 되면 아동의 사회적 행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고아원이나 유사 시설에서 자란 아동들의 경우 어른들과의 상호작용, 언어 노출 등이 부족하고 애착관계의 형성도 적시에 충분히 이루어지기 힘들기 때문에 사회적 행동에서 다양한 어려움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사회적 뇌는 크게 거울신경세포(mirror neurons)와 마음이론(theory of mind)의 두 가지 체계로 구성되어 있다(exploringyourmind.com 2020). 거울신경세포는 사람이 어떤 행동을 직접 할 때나 타인의 그런 행동을 관찰할 때 똑같이 활성화되는 신경세포 유형을 말한다. 타인의 행동을 나의 내면에 거울처럼 비춘다고 거울신경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거울신경세포는 타인의 행동을 모방하고 나아가 이와 연관된 타인의 감정을 공감하는 신경망이라고 할 수 있다. 갓난아기가 엄마의 얼굴 표정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흉내 내고 엄마가 입을 벌리면 자신도 따라 벌리고, 엄마가 혀를 내밀면 자신도 혀를 내미는 것은 거울신경이 만들어내는 현상이다. 이는 사회적 뇌(social brain)와 함께 인간이 사회적 관계를 맺고 상호작용을 할 때 없어서는 안 될 기능이다.

 

거울신경세포(mirror neurons)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주변 사람들의 것을 보고 배우며 발달한다. 그래서 배려, 연민, 공감, 사랑과 같은 사회적 특질을 어릴 때 키워줄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아동이 자라는 환경이 건강해야 하고 정서적 지원도 뒤따라야 한다. 아울러 아동의 바람직한 학습과 성장을 위해서 건강한 주변 어른들의 모범도 필요하다. 소외되거나 따돌림 등으로 건강한 사회적 관계를 가질 수 없는 아동들은 양질의 학습 기회도 가질 수 없다. 또한 학교 수업의 상황에서는 교사의 모델링(modeling)이 필수적이다. 교사가 구체적인 예를 복수로 제시하고 시범을 보여줄 때 학습자의 사회적 뇌는 관찰과 모방을 통해 더 잘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마음이론(theory of mind)은 마음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으며 이것이 행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이해를 일컫는다. 또한 마음이론은 무의식적으로 타인이 자신과 다른 감정, 신념, 욕구, 의도, 관점 등을 가진 것을 이해하고 타인의 행동을 예측하는 능력을 말한다. 여기에는 마음 상태와 행동이 언제나 일치하지 않으며, 따라서 행동적으로 관찰할 수 없다는 가정도 포함된다(심리학용어사전, 2014). 과거 관련 연구들에 따르면 인간의 뇌에는 마음이론과 관련된 영역이 있다는 것이 일관되게 밝혀졌다(Sarah-Jayne Blakemore, 2010).

 

 

2. 사회적 뇌와 학습

 

사회적인 뇌는 우리의 사고와 학습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그동안 사회적 뇌의 영향력은 너무 과소평가되어 왔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언어, 감정, 사회적 규범 등을 배운다. 사회적 뇌는 학습을 이끄는 동력이며 인지(cognition)로 통하는 관문이다(Patricia Kuhl). 이와 같이 사회적 뇌는 학습과 인지적 기능 사이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한다.

 

한국의 학교 교실에서는 실감나지 않겠지만 진정한 학습은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진다. 교사와 학생, 학생들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주고받고, 경험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학습이 진행된다. 사회적 상호작용은 학습자들이 질문을 하고, 의견을 나누며, 토론하며, 협력하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존 듀이(John Dewey)는 일찍이 학습은 학생들이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며 협력하는 사회적 환경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았다. 즉, 듀이는 교육을 단순히 지식의 전달이나 교과과정의 수강이라고 정의하지 않고, 아이들이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책임을 지는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었다.

 

“진정한 교육은 아이가 자신이 처한 사회적 상황의 요구에 의해 자신의 능력을 자극받을 때만 가능하다.”

– 존 듀이, 1897년, 나의 교육신조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서 사회적 본성(social nature)이 강한데 이는 인간이 사회적 뇌(social brain)를 가졌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타인과 관계를 맺고 싶은 생물학적 욕구를 갖고 태어난다고 한다(Diamond & Hobson, 1998). 소속감을 느끼고, 소속된 집단에서 인정받고, 남이 자신의 얘기를 경청해주길 바라고, 남의 주목을 끌고 싶은 마음은 사람들로 하여금 사회적 관계를 추구하게 만든다. 주변 사람들과 사회적 관계를 맺는 것은 생존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타인의 도움 없이는 먹을 것을 구하고, 자식을 낳아 키우는 일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생존에 필요한 것을 획득하고 자신이 속한 공동체 내에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언어와 사회적 관계 스킬이 필요하다. 인간이 일생을 통해 배우고 변화할 수 있는 것은 타인의 경험과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지식의 습득이나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사회적 관계와 상호작용은 필수적이다. 한 개인의 지식이나 생각은 그 개인의 주관적 경험에 기반한 것들이어서 항상 불완전하고 보완이 필요하다. 타인과 얘기를 나누면서 자신의 생각이 정리되고 더 나은 판단이나 문제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된다. 좋은 생각도 타인과의 의미 있는 관계 속에서 떠오를 때가 많고, 타인과의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대화를 통해 이해를 깊게 할 때 우리는 다양한 관점을 배우거나 더 나은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

 

타인과의 상호작용은 인지 발달뿐만 아니라 언어 습득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 언어 습득에 있어서 사회적 상호작용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보여주는 놀라운 연구 및 실험이 있어 이를 소개한다.

 

갓난아기(영아)의 경우 특별한 학습 없이 두 가지의 서로 다른 자음을 구분할 수 있을까? 대략 생후 9개월까지는 가능하다. 참고로 모국어 발음을 배우는 민감기(sensitive period)는 생후 6-12개월이다. 이 시기에 발음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지각 및 정확한 소리(phoneme 음소)의 식별 능력이 갖추어진다. 그러나 대략 9개월 이후에는 지속적인 노출이 없으면 소리의 구분 능력을 잃게 된다.

 

1980년대 일본의 영아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 있었다. 일본인 성인의 경우 특별히 훈련을 받지 않는 한 영어의 [l]과 [r] 발음을 구분하지 못한다. 일본어에는 [l]과 [r] 같은 발음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후 약 9개월 이전에는 일본의 영아도 이 발음을 구분할 수 있다(Werker & Lalonde, 1988). [l]과 [r] 발음의 구분 능력은 생후 6개월쯤에는 일본의 갓난아기나 미국의 갓난아기나 차이가 없다. 하지만 10개월 정도가 되면 미국의 갓난아기가 이 두 발음의 구분 능력에 있어서 뚜렷이 앞선다(Kuhl et al., 2006).

 

생후 9개월이 지나면 일본의 영아는 이 두 가지 소리를 구분하지 못하게 되는데, 그렇다면 상실된 소리의 구분 능력은 다시 학습하면 회복될 수 있을까? 학습시키면 다시 구분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떻게 학습하느냐에 따라 구분의 학습 효과에는 차이가 나타난다. 이에 대한 실험이 있다. 쿨과 동료 연구자들(Kuhl et al., 2003)은 영어만 듣고 자란 10-12개월 된 미국 갓난아기를 대상으로 대조가 되는 중국어 만다린의 두 소리(phoneme 음소)가 포함된 자료에 12회 수업을 통해 노출되게 한 후 이 두 소리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는지 실험을 했다. 이 실험은 4개의 집단을 통해 이루어졌는데 실험집단 A에게는 아래 사진처럼 만다린이 모국어인 여성이 엄마의 특유하고 단순한 말투로 책을 읽어주거나 장난감으로 놀이를 하는 방식으로 중국어 특정 발음에 노출되게 했다. 한편 실험집단 B에게는 동일한 사람이 동일한 내용의 책을 만다린 중국어로 읽어주는 비디오를 시청하게 했다. 실험집단 C에게는 헤드폰을 쓰고 동일한 내용을 소리로만 듣게 했다. 한편 통제집단에게는 영어로만 동일한 내용을 동일 횟수로 들려주었다. 이처럼 이들 4개 집단에게 동일한 내용을 동일한 시간, 동일한 횟수로 노출시킨 후 중국어 소리 2가지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는지를 측정했다. 두 소리의 구분 여부의 검사는 주어지는 청각 및 시각 자극에 따른 아기의 행동 변화(고개 돌림)를 측정하는 식으로 이루어졌다. 결과는 아래 <도표 1>과 같았다.

 

<사진 2> 미국 갓난아기의 중국어 학습 모습(원어민 vs DVD)

<도표 1> 중국어 발음의 학습효과 비교

위 도표에서 보듯이 원어민인 실제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통한 언어 습득의 학습 효과가 비원어민인 실제 사람과의 상호작용(좌로부터 2번째 막대그래프)이나 원어민이 녹음한 시청각 자료(좌로부터 3번째 막대그래프)나 청각 자료(좌로부터 4번째 막대그래프)를 통해 연습하는 것에 비해 훨씬 더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9개월까지 영어 환경에서 영어에만 노출된 갓난아기지만 겨우 12회분의 중국어 학습으로 소리 구분 능력이 대만에서 태어나 중국어 환경에 노출되어 있는 갓난아기 집단과 거의 비슷했다고 하니 이는 놀라운 결과다(좌측 도표의 적색 막대그래프). 이에 비해 중국인 튜터와의 직접적인 상호작용 없이 중국어로 된 시청각 자료나 청각 자료만으로 학습한 경우(우측 도표의 적색 막대그래프)는 학습 효과가 거의 없었다(두 발음의 구분 능력이 거의 향상되지 않았다). 약 57% 정도의 정확성을 보였다는 것은 50% 기준선을 약간 넘는 것이라 효과가 매우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좌측 도표의 청색 막대그래프는 영어로만 배운(두 가지 중국어 발음이 포함되었을 것으로 추정) 통제집단의 경우인데 이 갓난아기들은 12회 학습이 영어로만 이루어졌는데(중국어 원어민 발음에 노출되지 않음) 측정 결과 중국어 발음의 구분 능력이 매우 낮았다.

 

다른 사람의 존재와 눈빛, 움직임을 지켜보고 그 사람이 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에는 특별함이 있다. 그 사회적 맥락이 학습에 극히 중요하다. 우리는 학령기의 어린이들에서도 이것을 볼 수 있다. 그들은 서로 협력하기 위해 사회적 두뇌를 사용하며, 다른 사람이 어떻게 하는지를 공부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부 파트너의 눈동자를 무의식적으로도 지켜보기도 한다. 사실, 사회적 뇌는 인간 학습의 관문인 것이다(Patricia Kuhl).

 

이상의 실험은 실제 사람과의 상호작용이 언어 습득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다만 이 실험의 결과를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 DVD를 비롯한 시청각 자료로 학습하는 것이 유해하거나 학습 효과가 전혀 없다는 뜻이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 사람과의 상호작용이 없는 학습은 학습을 위한 최적화된 상황이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 실험의 조건이 달랐으면 시청각 기기를 통한 학습도 소정의 효과가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교육부는) 학습에 있어서 AI 튜터의 역할에 과도한 기대를 걸고 있을지도 모른다. AI 튜터가 배려, 연민, 공감, 사랑과 같은 사회적 특질을 보유하지 못하는 점을 생각하면 AI 튜터의 한계는 분명할 것으로 보인다.

 

 

3. 사회적 뇌를 고려하며 가르치기

 

다음은 리처드 바우만(Richard F. Bowman, 2020)이 사회적 뇌를 고려하며 교수·학습하기(Teaching and Learning with the Social Brain in Mind)라는 제목으로 교육 전략, 이슈, 아이디어 저널(Journal of Educational Strategies, Issues and Ideas)에 발표한 내용을 바탕으로 필자의 의견을 덧붙인 것이다.

 

뇌는 사회적인 기관이며, 교육자의 지도 목표가 어떻든 간에 학생들은 교실을 사회적 시스템으로 경험한다. 신경과학 연구에 따르면 뇌의 기능과 작동 방식을 지배하는 핵심 원리는 “위험(위협)의 최소화, 보상의 극대화”이다(Gordon 2000). 최근의 사회적 인지 신경과학(social cognitive neuroscience)의 한 연구는 수업 지도 상황에서 학습자가 위험 반응을 최소화하고, 보상 반응1을 유발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다섯 가지 독특한 특성을 다룰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① 지위(status), ② 확실성(certainty), ③ 자율성(autonomy), ④ 관계성(relatedness) ⑤ 공정성(fairness)(SCARF). 이 다섯 가지는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우리에게 깊이 뿌리박힌 연결에 대한 기본적인 갈망을 반영하며 우리의 삶 동안 지속되는 사회적 특성이다(Fabritius and Hagemann, 2017). 태어날 때부터 인간적인 연결에 대한 갈망은 예를 들어 비즈니스 분야에만 특정된 것은 아니다. 다양한 상황에서 SCARF는 인간의 본질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즉 이러한 다섯 가지 요소들은 우리가 상호작용하고 소통하며, 감정적으로 안정감을 느끼며,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상적인 실천에서, SCARF라는 다섯 가지 특성은 학습자들에게 위험 또는 보상 상태를 만들 수 있는 사회적 상호작용 영역을 나타낸다. 교사가 위험 최소화와 보상 극대화를 통해 사회적 상호작용이 원만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SCARF라는 다섯 가지 특성을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 각 특성이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지 살펴보도록 한다.

 

1) 지위(status)

 

인간은 사회적 만남을 통해 다른 사람의 지위를 평가하고 그에 따라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게 된다. 사회적인 맥락에서 높은 지위를 가진 사람은 더 많은 자원과 권력에의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타인으로부터 더 많은 주의와 존경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낮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은 코르티솔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어 생존 반응2이 유발될 수 있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지위에 대해 매우 민감하다. 지위가 생존과 깊이 관련되기 때문이다.

 

교육자는 학습자가 자신의 지위를 어떻게 느끼는지에 큰 영향을 미친다. 2,500년 전에 히포크라테스 서약에는 “첫째로 해를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학생들에게 해를 주지 않는 것은 전문가로서의 교사가 지켜야 할 기본적인 책임이다. 학교 교육 환경에서 지위는 학습자가 교육자와 상호작용한 후에 어떻게 느끼는지를 반영한다. 즉, 교육자가 학습자를 어떻게 대하고 지원하는지에 따라 학습자의 학업적인 자신감과 학습자의 학습 태도와 성취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교실 생활의 일상 속에서, 학생들은 교사와 상호작용한 후에 더 중요하고 더 가치 있고, 자신의 재능과 기여에 대해 더욱 인정받고 더 존중받는 것으로 느끼는가? 아니면 인정받지 못하거나 무시당한다고 느끼는가? 이는 학생이 자신의 지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교사는 모든 학생의 활동에 대해 존중하려고 하지만 의도와 달리 학생은 교사와의 상호작용 후 인정받고 있지 못할 뿐만 아니라 무시당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

 

이렇게 교육자가 학습자를 어떻게 대하고 지원하느냐에 따라 학습자의 학업적 자신감과 학습 태도, 성취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학생들이 자신도 노력하면 해낼 수 있다는 믿음(self-efficacy)을 가지고 있다면 뇌의 보상 영역이 활성화되어 학습 동기를 증진시키게 된다. 따라서 교사는 학생들의 성공적인 경험을 지원하고 격려해야 한다.

 

지위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의 하나인 자아존중감은 뇌의 기저핵(basal ganglia)3에 내재되어 있으며, 이 기저핵은 위협과 보상 회로와 연결되어 있다. 학생들이 자신을 유능하다고 믿는 것은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거나 환경을 통제하는 경험을 통해 강화될 수 있다. 이러한 자존감을 향상시키기 위해 교사는 학생들을 격려하고 성공적인 경험을 제공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학교 교육 상황에서 학생의 지위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가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존중과 인정 그리고 격려가 중요하다. 또 성공적인 경험의 제공 역시 중요하다. 학생들이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거나 환경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경험을 통해 자아존중감이 향상되고, 학습 동기가 증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교사는 학생들의 능력과 관심사를 고려하여 적절한 학습 활동을 설계하고 지원해야 한다.

 

“학교 교육의 상황에서, 지위는 학습자가 교육자와 상호작용한 후 어떻게 느끼는지를 반영한다.” (Richard F. Bowman)

 

2) 확실성(certainty)

 

학교 수업 환경에서의 확실성은 학습자들이 미래를 예측하려는 노력을 포함한다. 인간의 뇌는 끊임없이 내일을 예측하려고 한다. 인지 과학자 다니엘 덴넷(Daniel Dennett)은 인간을 ‘예측하는 기계(anticipation machine)’로 묘사한다. 학습자들은 확실성을 갈망한다. 왜냐하면 확실성이 교육적 환경4을 통제할 수 있다는 느낌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통제력의 부족을 경험하면 불확실성에 대한 인식이 깨어나 스트레스 수준이 높아진다.

 

무엇이 다음에 일어날지 모르는 것은 심각한 무능력을 초래할 수 있으며, 더 많은 뇌 에너지가 필요하다. 교육적 환경에서 불확실성에 대한 해결책은 투명성이다. 투명한 교육적 실천5은 학생들이 확신을 가지는데 기반이 된다. 즉, 투명성은 학생들이 불확실성과 불안정(unsafety)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위협 반응을 줄여 사회적 상호작용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교육적으로 부담스러운 프로젝트를 관리 가능한 구성요소로 나눌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학습자는 위협 반응에 압도되는 가능성을 줄이고 통제 가능한 작은 목표를 달성하면서 보상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게다가, 활동이 어떻게 평가될 것인지에 대해 명확하고 투명하게 설명해 주면 학생들은 불확실성을 줄이고, 위협적인 경고를 덜 받게 된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평가 과정에 대해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고, 더 긍정적으로 학습에 참여하게 된다.

 

학교 교육 상황에서 확실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교사가 학습자들에게 학습 방법과 전략, 목표, 평가 기준 등을 명확하게 공개하고 이해하기 쉽게 제시해야 한다. 특히 활동이 어떻게 평가될 것인지에 대해 학생들에게 명확하고 투명하게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 투명성을 통해 학생들은 불확실성을 줄이고 통제 가능한 상태를 느끼며 불안정성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습자들은 확실성을 갈망한다. 확실성은 교육적 환경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느낌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Richard F. Bowman)

 

3) 자율성(autonomy)

 

Pink(2009)는 인간 동기에 관한 40년의 과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탁월한 교육자들이 학생들에게 자율성(autonomy), 전문성(mastery), 그리고 목적(purpose)이라는 세 가지 인간의 욕구(human needs)를 충족시키는 교육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심리학자들은 통제 소재(locus of control)6가 빅토리아 시대의 시인 헨리가 작성한 시 ‘인빅터스(Invictus)’의 마지막 소절(stanza)에 “나는 내 운명의 주인이다: 나는 내 영혼의 선장이다”(Henley, 1888)처럼 잘 표현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학교에서 나도 해낼 수 있다는 믿음(self-efficacy)의 첫 번째 원천은 전문성을 갖추고 환경을 통제할 수 있는 경험을 갖는 일이다(Bandura, 1997). 또 진정한 학습은 “자아를 넘어선 진정한 목적의 각성”에 의해 활성화된다(Senge, 2005). 따라서 학교 교실에서 학습 동기가 부족한 경우에는 자율성, 전문성 그리고 목적에 대해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또 학교 교육 환경에서 자율성은 스트레스에 대한 필수적인 해독제이다. 학생들은 학급에서의 사회적 상호작용이 자신들의 선택권을 어떻게 위협하거나 지원하는지에 대해 항상 민감하게 지켜보고 있다. 따라서 학생들의 다양성을 수용하는 것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학습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길이다. 교육자들에게는 교실에서의 선택이 사소해 보일지라도, 학생들에게는 자율성이 매우 중요하다(Bowman, 2011). 행동과학자들은 학습자들이 기본적으로 자주적, 자기 주도적이라고 말한다(Bandura, 1997). 구체적으로, 학습자들은 과제의 선택, 시간의 조정, 학습 방법의 선택, 팀 동료의 선정 등에 더 많은 자율성을 추구한다(Pink, 2009). 팀 자율성 역시 중요하다. 팀 자율성은 다양한 환경에서 팀 성과의 주요 예측 요소이다(Sawyer, 2007). 포용적인 협력을 필요로 하는 교실 프로젝트에서는 학습자들이 개인적 자율성과 집단적 자율성 사이의 “긴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학교 교육 상황에서 학생의 자율성 향상을 위해서는 학생들이 교실에서 과제 선정, 학습 일정 등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존중해야 한다. 또한 팀 프로젝트나 협력적인 학습 활동에서 팀 자율성을 강화하여 학생들이 팀원들과 함께 합의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교사는 학생들과 자주 소통하며 학생들의 의견과 요구를 듣고 반영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 학생들이 자신들의 의견이 중요하게 생각되고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때 자율성이 증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교사는 학생들에게 자기 주도적 학습 습관을 기르도록 유도하고 자기주도 학습 능력을 키워주어야 한다.

 

“교육은 불을 붙이는 것이지 빈 그릇을 채우는 것이 아니다”(Education is the kindling of a flame, not the filling of a vessel.) (Socrates)

 

4) 관계성(relatedness)

 

가장 먼저 신생아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인간의 얼굴이다. 새로 태어난 아기들은 처음 만난 인상을 기반으로 상대를 믿을지 말지를 결정한다.이러한 사회적 유대 메커니즘이 활성화되고, 그 결과 부모와 아이 사이에 상호신뢰가 형성된다. 부모들은 자녀들을 이해하고 설득하며, 동기부여하고, 영향을 주며, 영감을 주고, 용서한다.  오늘날 불안과 우울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사회적 유대를 끊는 것이기 대문에, 교육자들은 긍정적이고 활발한 관계성 형성과 유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학습은 사회적인 목적을 갖고 있으며, 협력적인 학습 활동을 함께 수행할 때 새로운 지식과 발전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교사들은 학생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데 노력해야 하며, 학생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심리적 안전성을 조성해야 한다. 학교와 사회적인 환경에서는 간단한 제스처나 신체적인 접촉이 위협적인 반응을 줄이고 보상적인 반응을 유발함으로써 도움이 된다. 긍정적 관계성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교사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학생들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요인들이 없는지 살피며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교 수업은 복잡한 관계의 모자이크로 이루어져 있으며, 관계성은 학생들이 서로 신뢰를 형성하고 협력하며 상호작용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학교 교육자들은 학생들이 발달적으로 적절한 환경에서 협력적인 학습 활동을 통해 영감을 받고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관계성은 덕목을 가진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의식적으로 다른 사람들과의 연결을 돕고, 학생들의 학습 경험을 더욱 풍부하고 의미 있게 만들어준다.

 

학교 교육 상황에서 관계성 향상을 위해서는 자주 대화하고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교사의 적극적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 아울러 학생들 간의 협력을 촉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교사들 간의 협력과 지원 역시 학생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또한 교사와 학생들 간의 관계에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적절한 경계를 설정할 필요도 있다.

 

“학생들은 자신들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교사들로부터만 배운다.”(Students need to know how much their teachers care about them before they are ready to learn from them.) (Nicholas M. Butler)

 

“뇌의 가장 큰 관심은 생존이며, 그래서 타인과의 관계 형성에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The brain is most interested in survival and has a deep need for relating to others.) (John Medina)

 

5) 공정성(fairness)

 

사람들은 공정성을 판단할 때 자신의 주관적인 인식과 감정, 믿음, 가치관 등이 큰 영향을 미친다. 누군가가 불공정하게 대우받는다고 느끼게 되면 편도체에 위치한 뇌의 위협 감지 회로가 활성화되면서 회피-투쟁-얼어붙음(flight-fight-freeze)이라는 생존 반응을 보인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학생들의 휴대폰 사용 규정에 대한 변경사항이 불공정하다고 인식되면 강한 생존 반응을 일으킨다. 학생들은 규칙의 적용이 자의적이라고 느끼면 학생들은 규칙이 자기들과 상관없는 것이라 생각하게 되고 이를 우회할 방법을 찾는다. 놀랍게도, 규칙이 불공정하다고 인식되면 부모는 종종 학교 정책의 회색지대를 찾아서 자녀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법률 기술자로 변모한다(Bowman, 2016).

 

학교 교육 상황에서 불공정을 줄이고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불공정하거나 규칙의 임의적인 적용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규칙을 제정할 때는 학생들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학생들이 건강한 토론을 통해 만들게 하는 것이 좋다. 또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 학생들은 규칙이 불공정하거나 임의적이라고 느낄 때 생존 반응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공정함에 때한 이해 수준을 높이기 위해 학교 수업에서 갈등 해결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갈등을 좀 더 건설적으로 다루는 방법을 배우고 자신의 감정을 제어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공정성은 태도가 아니다. 개발되고 훈련되어야 하는 전문적 기술이다.”(Fairness is not an attitude. It’s a professional skill that must be developed and exercised.) (Brit Hume)

 

“공정성은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것을 얻는 것이 아니다. 공정성은 성공을 위해 필요한 것을 모두가 얻는 것이다.”(Fairness is not about everyone getting the same thing. It’s about everyone getting what they need to succeed.) (작자 미상)

 

사회적 뇌를 고려하여 학생들을 효과적으로 가르치기 위해서는 위협 반응을 최소화하고 보상 반응을 유발하는 다섯 가지 독특한 특성, ① 지위(status), ② 확실성(certainty), ③ 자율성(autonomy), ④ 관계성(relatedness) ⑤ 공정성(fairness)을 잘 구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사회적 특성들은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우리에게 깊이 뿌리박힌 연결에 대한 기본적인 갈망을 반영하며 우리의 삶 동안 지속된다. 학생들이 이러한 특성이 충족되는 교육적 환경에서 자신의 성과를 인정받고 성취감을 느낄 때, 뇌에서는 보상과 긍정적인 감정이 발생하게 된다. 이로써 학생들은 더욱 더 열심히 학습하고 성장하게 된다. 따라서 교육자들은 이러한 사회적 특성들을 고려하여 학생들의 학습 경험을 최적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4. 사회적 스킬(social skills) 지도 방법

 

특히 어린 아동들에게 사회적 스킬을 지도하는 것은 여러모로 장점이 많다. 동료들과의 관계가 좋아지고 학업 성취도가 향상되는 것은 물론 학교생활도 원만해진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Penn State University)와 듀크 대학(Duke University)의 20년에 걸친 한 종단 연구에 따르면 5살 때 아동의 나눔, 경청, 협력, 규칙의 준수와 같은 사회적 기술이 우수했던 사람이 대학에 진학할 가능성이 높았고, 25세가 되었을 때 기업에 풀타임 일자리를 구할 확률이 높았다고 한다. 또 미국 공중보건학회지(American Journal of Public Health)에 게재된 한 연구(Jones DE et al., 2015)에 따르면 유치원 다닐 때 아동의 사회·정서적 스킬은 성인이 되었을 때 어느 정도 성공할 수 있는가를 가늠할 수 있는 최대의 예측 지표라고 한다. 또 국제 사회 및 행동 과학 백과사전(International Encyclopedia of the Social & Behavioral Sciences)에 게재된 한 연구(Borner KB et al., 2015)에 따르면 아동의 우정은 아동의 정신건강에 좋고, 또 우정은 문제 해결, 갈등 해결 등의 고급 사회적 기술을 연습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한다. 반대로 사회적 기술이 부족한 아동들은 미래 직업적인 성취나 경제적 독립에서 어려움이 있어 정부의 복지 혜택이나 사회적 지원을 필요로 하게 되고, 범죄 행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으며, 약물을 남용하고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이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반가운 소식은 사회적 스킬은 가르칠 수 있다는 점이다. 타인과 원만하게 지내는 법을 가르치는 일은 빠를수록 좋고 이런 스킬을 연마하는 일은 너무 늦는 법이 없다(Amy Morin, 2022). 우선 가장 기본적인 사회적 스킬부터 연마할 필요가 있다. 관련 연구(Larose MP, Ouellet-Morin I, Vitaro F, et al.. 2019)에 따르면 사회적 스킬을 배우고 나면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의 분비가 감소한다고 한다.

 

어떤 모둠, 단체, 공동체이든 이것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사회적 기술(social skills)을 잘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사회적 기술은 윤활유와 같아서 이것이 있어야 모둠이든 단체든 잘 돌아갈 수 있다. 관련 연구들에 따르면 사회적 기술은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갖는다.

 

• 사회적 적응 능력에 따라 동료들에 의해 사회적으로 수용되기도 거부되기도 한다.
• 사회적 스킬은 장래 학업성취와 사회적 적응의 예측 지표가 된다.
• 적시의 적절한 개입이 없이는 사회적 기술의 결핍은 나이가 들수록 심화된다.

 

사회적 기술의 지도는 모든 교과에 통합하여 가르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캐나다 앨버타 주의 경우는 언어 과목에 “학습자는 서로 존중하고, 지원하고, 협력할 수 있다.”와 같은 성취기준을 포함시켜 사회적 스킬을 통합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앨버타 주는 사회적 기술 교육을 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들이 하는 방식을 잠깐 소개하겠다. 먼저 사회적 기술의 목록을 제시한다. 주요 주제를 보면 교실 수업 참가 기술(경청하기, 토론에 참여하기, 질문하기 등), 친구를 사귀는 기술(자기 소개하기, 칭찬하기, 사과하기 등), 감정을 다스리는 기술(자신의 감정 알기 및 표현하기, 타인의 감정 인지하기, 분노와 두려움 다루기 등), 공격과 다툼을 피하는 기술(자기 통제하기, 허락 구하기, 갈등 및 싸움 피하기 등), 스트레스를 다루는 기술(불평하기, 패배 다루기, 따돌림 다루기 등) 등 다양하다. 앨버타 주가 사회적 기술을 지도하는 방법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아래 내용 중 5)~7)은 호주의 교육 분야 비영리 단체 Learning Links(www.learninglinks.org.au)에서 소개하고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임을 밝힌다.

 

1) 사회적 기술을 시범보이기

 

먼저 학생들과 함께 사회적 기술을 시연하는 과정을 확인해 본다. 예를 들어, 차례 지키기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두 학생이 어떻게 활동을 번갈아가며 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우리는 차례를 지키는 행동으로 어떤 것들을 보고 들을 수 있을까요?”라고 물어본다. 일종의 기준 개발 과정이다. 학생들은 이 질문을 통해 두 가지 일을 수행한다. 첫째, 차례 지키기를 하는 모습을 설명한다. 예를 들어 한 명의 학생이 활동을 마치면 다른 학생이 자리에 앉거나, 번갈아 가면서 말하는 등의 행동을 제시할 수 있다. 둘째, 이런 사회적 기술을 단계별로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차트에 작성하여 교실에 게시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학생들이 참고할 수 있게 한다.

 

그 다음으로 사회적 기술을 시연하기 전에 그것에 대해 논의한다. 각 단계가 명확하고 혼란스럽지 않도록 하고, 올바른 순서로 설명한다. 또한 학생들이 사회적 기술을 수행하는 동안 필요한 사고과정을 관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예를 들어, “나는 정말로 먼저 하고 싶지만, 이번에는 존이 먼저 하고, 다음 게임에서는 내가 먼저 해야지.”라고 말한다. 이렇게 하면 최소한 두 가지 다른 시나리오를 동일한 사회적 기술을 사용하여 시연하게 되며, 항상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도록 한다. 두 가지 다른 시나리오의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 상황 1: 두 명의 학생이 공을 던지는 게임을 한다. 한 명의 학생이 공을 던지는 차례가 왔을 때, 그 학생은 공을 여러 번 던지고자 할 수 있다. 이때, “차례 지키기(taking turns)” 기술의 적용은 자신이 원할 때까지 계속 공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한 번 던지고 다른 학생에게 차례를 넘겨주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두 학생은 공을 공평하게 나누어 던질 수 있다.

 

• 상황 2: 두 명의 학생이 퍼즐을 맞추는 활동을 한다. 한 명의 학생이 조각을 놓을 차례가 되었을 때, 그 학생은 조각을 놓는 것이 어려워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이때, “차례 지키기” 기술의 적용은 다른 학생이 차례를 기다리면서, 첫 번째 학생에게 추가적인 시간을 주며 이를 양해한다. 그리고 다음 학생의 차례에도 동일한 배려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두 학생은 서로를 존중하고 협력하며 퍼즐을 함께 완성할 수 있다.

 

2) 역할극으로 연습하기

 

역할극(role play)은 교육, 훈련, 사회적 상호작용 등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역할극 상황을 명확히 설정하고 각 학생들이 맡을 역할을 정하게 한다. 역할극이 끝나면 역할극이 어땠는지, 어떤 기분이었고 무엇을 배웠는지에 대해 얘기를 나눈다. 역할극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후속적으로 얘기를 나누며 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역할극을 통해 학생들은 다음과 같은 사회적 스킬을 연습하고 배울 수 있다.

 

• 안전한 분위기에서 의사소통 능력과 기타 사회적 스킬을 연습할 수 있다.
• 자신들의 결정이 어떻게 동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가를 보면서 서로 다른 관점에 서 보기, 공감하기 등을 배울 수 있다.
• 사회적 관계 과정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탐구할 수 있다.

 

사회적 스킬을 배우기 위한 역할극을 할 때는 다음 사항에 유의해야 한다.

 

•  항상 긍정적인 상황이나 내용을 택한다. 부정적인 상황을 역할극으로 연습하면 부정적인 사회적 스킬이 강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 상황을 구체적으로 제공한다.

• 구상부터 실행까지에 시간제한을 둔다(5-10분).

• 의상과 소품의 사용에 제한을 둔다.

• 역할극을 할 때 시선을 어디에 두고 발음은 크고 명확히 해야 하며, 초점은 역할극 파트너와 소통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둔다는 등의 참가에 필요한 주의사항을 사전에 제공한다.
• 한편 역할극을 관찰하는 사람들이 지켜야 할 사항도 명시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 조용히 집중해서 관찰하고 경청하도록 한다.
– 적절한 순간에 미소로 화답한다.
– 역할극 하는 사람들을 비웃지 않는다.
– 잘할 때는 박수를 치거나 긍정적인 말로 격려한다.
– 역할극이 끝나면 관찰자도 성찰의 시간을 갖는다.
– 역할극을 통해서 배운 사회적 스킬을 자신의 삶에서 언제 활용할지 생각해 본다.

 

3) 연습과 자기 모니터링하기

 

사회적 스킬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연습과 얼마나 잘 실행하고 있는지 자기 모니터링과 성찰이 필요하다. 학교 밖이나 안에서 잘하고 있는 스킬에 대해서는 얼마나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스스로 5점 척도로 평가해 보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교과 내용도 배우고 나서 복습이 필요하듯이 배운 사회적 스킬의 경우에도 하루 시간을 정해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하는 시간을 갖도록 한다. 잘 실행이 안되는 스킬에 대해서는 그 이유와 함께 개선책을 생각해 보도록 한다.

 

4) 문제 해결 방식을 통해 사회적 기술 학습하기

 

수업 중 일어나는 문제 행동이나 상황이 발생하면 학생들로 하여금 책임 있는 자세와 함께 문제 해결의 과정을 통해 사회적 기술을 배우는 좋은 기회로 활용한다. 학생들은 문제 해결의 과정을 통해 주요 사회적 기술을 배우고 자신감을 키울 수 있다. 이때 문제 해결책 바퀴(problem solving wheel)를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여러 해결책 중에서 2-3개를 선택한 후 학생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권장하고 스스로 해결을 못할 경우에만 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하도록 한다.

 

<도표 2> 문제 해결책 바퀴(solution wheel)(Angelia, 2016)

5) 감정에 대해 가르치기

 

지식은 힘이다! 감정과 정서적 건강에 대해 지식을 공유하는 것은 아이들의 사회적 기술을 향상시키는 매우 좋은 방법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는 단순히 부모가 아닌 롤 모델, 교사, 코치, 그리고 리더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긍정적인 감정(예: 기쁨, 사랑, 감사, 자신감 등)과 부정적인 감정(예: 분노, 슬픔, 불안, 미움 등)을 구별하는 방법을 직접 가르칠 수 있다.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의 감정을 건드리거나 혼란스럽게 만들지 말아야 한다. 무언가 잘못한 일에 대해 교사(부모)가 학생(자녀)에게 이야기할 때 얼굴에 감정을 드러내지 말고 차분히 말할 필요가 있다. 또한, 다양한 상황에서 느끼는 기쁨, 슬픔, 불안, 행복 등의 다양한 감정을 다른 사람들과 솔직하게 나누어 보는 것이 중요하다. 행복할 때도 울 수 있으며 슬플 때도 울 수 있다고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

 

6) 더 높은 수준의 사회적 기술 준비시키기

 

학생(자녀)이 성장함에 따라 협상, 갈등 해결, 자기주장,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 여러 사람 앞에서 연설하기와 같은 비교적 수준 높은 사회적 기술들이 더욱 중요해진다. 그러므로 어린 시절부터 이러한 기술들을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친구들 앞에서 말을 하도록 장려하고, 의사소통할 때 몸짓을 사용하도록 유도하며, 누군가를 기쁘기 하기 위해 어떤 물건을 구입하거나 장난감을 사려고 할 때 협상을 시도하게 하고, 자기의 의견을 주장하도록 장려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것들은 우리가 직장에서 사용하는 사회적 기술들이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연습해둘 필요가 있다.

 

7) 학생(자녀)의 한계 인식하기

 

모든 아이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사회화한다. 내성적인 아이는 붐비고 시끄러운 사회적인 장면에서 빨리 지칠 수 있지만, 외향적인 아이는 그런 장면에서 큰 성장을 할 수 있으나 더 조용하거나 개인적인 공간을 싫어할 수 있다. 따라서 학생(자녀)을 편안하지 않은 사회적 상황에 강제로 끌어들이지 말아야 한다. 그들에게 자신의 편안한 속도와 시간에 맞춰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 사람이 기어 다니는 시기를 겪지 않고는 달리기를 할 수 없듯이, 사회적 기술 역시 점진적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 다시 말해 큰 사회적 상황에서 능숙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작은 단계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5. 어릴 때부터 가르쳐야 할 사회적 스킬 7가지

 

만 3~5세까지 사회·정의적 스킬을 갖추지 못하면 이것이 평생에 걸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많은 연구에 의해 밝혀진 바 있다. 따라서 취학 전부터 초등 저학년에 이르는 시기에 사회적 스킬을 잘 지도하고 갖추게 해줄 필요가 있다. 다음은 어린이가 갖출 주요 사회적 기술 7가지이다(Amy Morin, 2021).

 

1) 공유하기(Sharing)

 

간식을 나누거나 장난감을 함께 사용하는 것은 아이들이 친구를 사귀고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심리과학저널(Psychological Science)에 발행된 연구에 따르면, 2세 정도의 어린이들은 이미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욕구를 보일 수 있으나, 주로 자신의 자원이 풍부한 경우에만 그렇다고 한다. 그러나 3세에서 6세 사이의 어린이들은 자신들이 즐기는 것을 공유하는 데 있어 자주 이기적인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더 이상 흥미를 느끼지 않는 장난감의 경우는 쉽게 공유할 수 있다. 또한 7세 또는 8세가 되면 아이들은 공정성에 더 큰 관심을 갖고 더 적극적으로 공유할 수 있게 된다.


아이들에게 공유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은 자아 존중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린이에게 공유하기를 강제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공유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너는 동생과 간식을 나누어 먹기로 했구나. 동생이 너무 기분이 좋겠다. 나누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야.”처럼 칭찬해 주는 것이 좋다. 칭찬은 아이들이 공유의 긍정적인 경험을 즐기며 배울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이 된다.

 

2) 협력하기(Cooperating)

 

협력하기란 공통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함께 일하는 것을 의미한다. 협력하는 아이들은 다른 사람들이 요청해 올 때 예의 바르게 대응한다. 좋은 협력 기술은 공동체 내에서 원활하게 지내기 위해 필수적이다. 아이들은 운동장에서 놀 때는 물론이고 교실에서도 동료들과 협력해야 한다. 약 3세 반쯤이 되면 어린이들은 동료들과 공통의 목표를 위해 협력할 줄 안다. 아이들에게 협력은 함께 장난감 탑을 쌓는 것부터 모두가 참여해야 하는 게임을 하는 것 등 다양한 활동이 포함될 수 있다. 어떤 방법으로든, 협력은 아이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협력하는 스킬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팀워크의 중요성과 모두가 함께 참여할 때 일이 더 잘 풀리는 점에 대해 이야기해 줄 필요가 있다. 또한 학교나 가정에서 모두가 협력해야 하는 기회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서로 역할을 분담하여 청소와 정돈 등을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어린이들은 자연스럽게 협동하는 방법을 배우고, 책임을 질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3) 경청하기(Listening)

 

경청은 단순히 조용히 듣고 있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이 말하는 내용을 깊이 이해하는 것을 포함한다. 듣기는 건강한 의사소통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이다. 학교에서의 학습도 아이가 선생님의 설명을 얼마나 집중해 듣고 잘 이해하는가에 달려 있다. 아이가 학업적으로 성장할수록 교사의 설명 내용을 깊이 이해하고 요점을 필기하며 생각해 보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다. 또한 아이에게 일찍부터 타인의 말을 경청하는 법을 배울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디지털 기기의 시대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대화 중에도 스마트폰을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듣기 기술이 부족할 수 있다. 듣기 기술을 연습시키는 방법으로는 학생들(자녀들)에게 책을 읽어줄 때, 주기적으로 멈추고 “지금까지의 이야기에서 무엇이 가장 기억나는지 말해봐.”라고 말해보게 할 수 있다. 아울러 다른 사람들이 말할 때, 방해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서로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것은 좋은 대화를 위한 필수적인 요소이다.

 

4) 지시 따르기(Following directions)

 

지시를 따르는 데 어려움이 있게 되면 많은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지시를 잘못 이해하거나 잘못 해석하면 원하는 대로 작업을 수행하지 못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숙제 내용을 잘못 알아들어서 다시 해야 하거나 작업 환경이 위험할 경우 지시를 잘 따르지 않으면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아이들이 지시를 잘 이해하고 따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지시를 내리는 방법’이 좋아야 한다. 다음은 지시를 할 때 피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이다.

 

• 어린 아이에게 한 번에 두 개 이상의 지시를 하지 않는다. 예로 작업기억 용량이 작은 아이들의 경우는 “책을 정리하고, 신발을 치운 다음 손을 씻으세요.”와 같이 한꺼번에 여러 가지를 지시하지 말고, 책 정리를 마쳤을 때 신발을 치우라는 다음 지시를 내리는 것이 좋다.
• 지시를 질문 형태로 주지 않는다. “지금 장난감을 치워 주겠니?”와 같이 묻는 것은 아이들에게 거절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는 느낌을 주게 된다. 자녀들에게 지시를 한 이후에는 그들에게 그 지시를 복창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지금 뭐 해야 하는 거예요?”라고 물어보고, 그들이 들은 대로 말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것이 좋다.
• 실수하는 것이 정상이라는 것을 잊지 않는다. 어린 아이들이 집중력이 흐트러지거나 충동적으로 행동하거나 무엇을 해야 할지 잊는 것은 정상적인 현상이다. 실수가 일어나면 이를 그들이 사회적 기술을 개선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기회로 활용한다.

 

지시 따르기 스킬의 강화는 아이가 지시를 잘 따랐을 때 “선생님이(엄마가) 한 번 말했는데 바로 어지럽힌 것을 깨끗이 정리해 줘 고마워.”와 같이 칭찬해 주는 방식이 좋다. 아이들이 지시를 따르기 어려울 때는 “그 책을 내게 건네주세요.”와 같이 명령형으로 말하고, 지시를 따랐을 때 즉시 칭찬해 주는 것이 좋다. 이러한 방법들을 통해 아이들이 지시를 따르는 능력을 발전시키고, 자신감을 갖게 할 수 있다.

 

5) 사적 공간 존중하기(Respecting personal space)

 

아이들에게 타인의 개인 공간을 존중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 내에서도 다른 사람들의 사적 공간을 존중하도록 규칙을 만들 필요가 있다. “닫힌 방에 들어가기 전에 문에 노크하기”나 “함부로 다른 사람의 신체에 손을 대지 않기”와 같은 것이 예가 될 수 있다. 만약 아이가 다른 사람이 가진 물건을 빼앗거나 참을성 없이 밀어붙인다면, 그에 따른 벌칙을 정해둘 필요도 있다. 사적 공간 존중하기의 실천 방법으로는 상대방에게 말을 할 때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팔 길이 정도의 거리를 두고, 떨어져서 하고, 줄을 설 때도 앞 사람과 얼마의 거리를 두고 서야 하는지 알려주며, 손은 함부로 타인에 대지 않도록 일러두는 것이 좋다. 역할극을 통해 이런 사회적 스킬을 연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규칙과 실천 방법을 통해 아이들이 타인의 사적 공간을 존중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다.

 

6) 눈 마주치기(Making eye contact)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는 것은 의사소통의 중요한 부분이다. 일부 아이들은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수줍거나 다른 활동에 몰두하느라 눈을 들지 않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상대방과 대화할 때 시선을 어디에 두는 것이 좋은지 알려주는 것이 좋다. 아이가 눈을 맞추는데 어려움이 있다면 “누구랑 말을 할 때 눈은 어디를 바라봐야 하죠?”라고 물어 수줍은 아이에게 불안을 더하지 않도록 도와줄 수 있다. 또한 아이가 사람들과 대화할 때 상대방의 눈을 바라본다면 이를 칭찬해 주는 것이 좋다. 대화할 때 상대방의 눈 바라보기 연습은 다음과 같이 할 수 있다.

 

• 아이에게 이야기를 하도록 요청하고, 동시에 당신은 바닥을 응시하거나 상대방의 눈을 제외한 다른 곳을 바라본다.
• 그 다음에는 그들에게 다른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요청하고, 말하는 동안 적절한 눈 마주치기를 한다.
• 그 후에 각각의 경우에 대해 느낀 점을 이야기한다.

 

이러한 연습을 통해 아이들은 눈 마주치기 스킬을 발전시키고 상대방과 더 자연스럽게 의사소통할 수 있게 된다.

 

7) 예의 갖추기(Using manners)

 

아이가 “미안하지만(please)~”, “고맙습니다”와 같이 말하는 등 식탁에서의 예의가 바르면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중과 호감을 받게 된다. 물론, 때때로 예의를 가르치는 것은 힘든 일일 수도 있다. 아이가 식사 중에 큰 소리로 트림을 하거나 선물을 받고도 고마움을 표현하지 않는 등 예의에 어긋나게 행동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아이들은 학교나 남의 집에 있을 때 예의 바르고 타인을 존중하는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


예의 바른 행동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좋은 롤 모델이 되어줄 필요가 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아이에게 “미안하지만~.”, “고마워.”라고 말하는 것을 몸소 실천하라. 또 타인과 상호작용할 때 어른부터 예의를 지키고 아이들이 잊고 예의를 지키지 않을 때는 일깨워 주고, 예의 바른 행동을 했을 때 칭찬해 주도록 한다. 예의 바른 행동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과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소중한 가치를 배울 수 있다.

 

 

6. 맺음말

 

교육자들은 사회적 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학습자를 학습에 몰입시키고 학습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학습 과정을 좀 더 사회적이도록 설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상호작용이 활발한 협동학습, 팀워크의 발휘, 토론, 동료 간 상호 지도, 생각한 것을 동료와 공유하기(think-pair-share) 등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맥락(social context)은 갓난아기의 학습뿐만 아니라 학령기 아동의 학습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회적 맥락 속에서 상호작용을 통해 지식을 배우게 되면 혼자 학습할 때보다 도파민의 분비가 증가하고 집중력이 높아지며 장기기억으로의 저장이 용이해진다. 맥락이 있고 상호작용이 활발한 활동으로는 토론이나 모둠 학습, 문제 해결을 위한 프로젝트 수업, 주제통합 융합 수업 등이 대표적이다.

 

사회적 뇌를 고려하는 교육 방법은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높이고 지식 습득을 촉진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교육자들은 이러한 사회적 맥락과 상호작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학생들이 더욱 흥미롭고 의미 있는 학습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를 통해 더 많은 학생들이 성공적인 학습을 이루고 미래에 더 높은 성취를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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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습과학 새 연재(20) : 기초학력 향상, 집행기능(EF) 향상이 먼저다!

• 학습과학 새 연재(19) : 기초학력 향상, 동기유발이 먼저다! (Revised)

 

 

[참고 문헌]

• 성진아 (2020). 「(초등학생을 위한 사회성·감성 향상 프로그램) 마음트리」. 교육을바꾸는책.
• 이찬승 (2021). 학습과한 <원리 18> 뇌는 사회적이기 때문에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더 잘 배운다.
http://21erick.org/column/7095/

• Amy Morin (2022). 7 Social Skills You Can Start Teaching Your Child Now.
https://www.verywellfamily.com/seven-social-skills-for-kids-4589865#citation-1
• Angelia (2016). Building character: encouraging problem solving. Extra Special Teaching.
http://www.extraspecialteaching.com/2016/07/building-character-encouraging-problem.html
• Barresi J., Moore C. (1996). Intentional relations and social understanding. Behav. Brain Sci. 1996;19 :107–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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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보상 반응(reward response) – 보상을 받았을 때 뇌에 나타나는 긍정적 감정과 기쁨과 같은 반응을 일컫는다.
  2. 생존 반응 – 위험과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한 인체의 적응적 반응으로 투쟁·도피·경직 반응(fight-flight-freeze response)을 보이는 뇌의 상태를 말한다. 생존 모드(survival mode)라고도 한다.
  3. 기저핵(basal ganglia) – 척추동물 전뇌(forebrain)의 기저에 위치해 있으며 다양한 곳으로부터 기원한 여러 피질하핵(subcortical nuclei)으로 이루어져 있다. 기저핵은 대뇌피질(cerebral cortex), 시상(thalamus), 뇌간(brain stem), 그리고 다른 여러 뇌 부위들과 강하게 상호 연결되어 있다. 기저핵은 수의운동의 조절, 절차적 학습, 눈의 움직임, 인식, 감정을 포함한 많은 기능들과 관련되어 있다. 대뇌기저핵이라고도 부른다.
  4. 교육적 환경(instructional environment) – 학습자들이 학습하고 지식을 습득하는 데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요소들
  5. 투명한 교육적 실천(transparent educational practices) – 교육 환경에서 교사나 교육자가 학습자들에게 관련된 정보, 방법, 목표 등을 명확하게 공개하고 이해하기 쉽도록 제시하는 것
  6. 통제 소재(locus of control) – 사회심리학에서 제시한 개념으로, 살아오면서 자신의 영향력 밖에 있는 외력(external forces)에 대항하여 사건의 결과를 스스로 통제해 왔다고 믿는 정도를 말한다(Wikipedia). 즉, 개인이 주어진 상황을 통제하는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정도를 말한다. ‘통제 위치’라고도 부른다.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이찬승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짧은 직장 생활을 경험한 후 지금의 능률교육(NE능률)을 창립하여 30년을 경영하면서 영어교과서와 참고서 등 다양한 저술활동을 했다. 2009년 회사를 매각하고,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이란 비영리 공익단체를 설립하여, 현재 이 단체 대표직을 맡고 있다. 국가 교육시스템 재 디자인과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동, 청소년들도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개혁에 특히 관심이 많다. 수업혁신과 교육격차 완화를 위해 학습과학의 연구와 전파, 그리고 교원 연수에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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