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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소담소담 No.8] 교육공동체의 온기를 되살리는 ‘회복적 생활교육’, 박숙영 선생님과의 만남

2020.05.28

interviewer. 김명진

 

놀이터에서 다섯 살 정도의 여자아이가 미끄럼틀을 타고 신나게 내려오다가 모서리에 발이 걸린 것인지 모래밭에 털썩 넘어졌습니다. 아이가 큰소리로 울음을 터뜨리자 옆에서 지켜보시던 할머니가 아이를 달래며 한손으로는 미끄럼틀을 때리십니다. “미끄럼틀! 때찌! 때찌해 줄게.”라고 말씀하시면서 말이지요.

 

여러분에게도 낯선 풍경은 아니지요? 잘못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우리 안에 얼마나 깊숙하게 박혀 있는지, 또 어떻게 재생산되는지를 보여 주는 이야기입니다.

 

인과응보에 바탕을 둔 이러한 정의관(正義觀)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를 오랫동안 지탱해 온 사상적 토대입니다. 그러나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처벌을 받는다고 해서 피해자의 상처가 다 아물지는 않습니다. 또 그 잘못이 사회에 미친 피해가 온전히 회복되지도 않지요. 그와 같은 한계를 극복하고자 ‘회복적 정의(Restorative Justice)’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또 회복적 정의를 우리의 교육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박숙영 선생님은 좋은교사 모임에서 ‘회복적 생활교육 연구회’를 만들고 ‘회복적 정의’를 전파 중이신 18년차 도덕 교사이십니다.

 

자, 그럼 박숙영 선생님의 생활교육 이야기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교사는, 자신의 내면에 평화를 채워 아이들에게 옮겨 줄 수 있어야 해요

 

Q) 어떤 계기로 교사의 길을 선택하게 되셨나요?

 

박숙영) 교사에 대한 특별한 꿈을 꾸며 자란 건 아니었어요. 고등학교 윤리 시간에 철학 공부를 재미있어하긴 했죠. 그래서 대학에 진학할 때, 여러 갈래 길에서 고민을 하다가 윤리 교육을 선택하게 되었죠. 물론 당시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바람도 조금은 작용했겠죠? (웃음) 정말 시작은 그렇게 미미했네요.

 

Q) 교사로서 어떤 때에 가장 보람을 느끼시나요?

 

박숙영) 제가 현재 휴직하면서 ‘회복적 생활교육’, ‘평화 감수성 교육’ 등과 관련해 아이들과의 대화 모임을 진행하거든요. 아무래도 갈등 상황에 처한 아이들을 주로 만나게 되는데요, 그래서인지 요즘에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늘었어요.

아이들이 또래와 지내면서 갈등이 생기면 싸우거나 참거나 둘 중 하나인 게 지금 우리 현실이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교사가 의지는 있으나 방법을 몰라서 무기력감을 느끼고 좌절하는 경우도 많죠. 그런데 제가 갈등 당사자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는 모임을 진행하면서, 점차 변해가는 아이들의 표정을 보게 되는데, 그럴 때 정말 좋아요. 대화 모임을 마치고 홀가분하다, 행복하다고 직접 말해 주는 아이들을 볼 때면 행복하고 감사하죠. 교사가 아니었다면, 과연 제가 이런 행복과 보람을 느낄 수 있었을까 싶을 만큼이요.

 

Q) 반대로 가장 안타깝고 힘들다고 느끼신 때는 언제인가요?

 

박숙영) 무기력하다고 느낄 때 가장 힘들죠. 최선을 다해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도 아이들과 소통이 안 되고,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없다고 느껴질 때요.

진영이라는 아이가 생각나네요. 저는 학급을 잘 세우고 싶어서 규칙을 지키라고 요구하는데, 번번이 무시했어요. 반항하는 거죠. 타이르기도 하고, 야단도 치고 어떻게 해도 따라주질 않았어요. 어느 순간 보니 제가 자제력을 잃고 진영이랑 똑같이 싸우고 있는 거예요. 당연히 다른 아이들도 진영이처럼 규칙을 무시하고 저를 우습게 보는 상황이 됐죠. 물론 그 과정에서 저도 마음에 병이 들고 우울증을 겪었어요. 교직 생활하면서 그런 위기들이 약간 악순환처럼 찾아왔던 것 같아요.

 

Q)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좋은 교사란 어떤 사람인가요?

 

박숙영) 무엇보다 교사 자신의 내면에 안정과 평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 안에 평화가 없는데, 아이들에게 사랑과 평화를 주고 또 그걸 가르치는 건 ‘진심’이 아니죠. 그런 교육은 아이들에게 통하지도 않고요. 요즘 ‘힐링’이나 ‘돌봄’, ‘회복 탄력성’ 등에 대한 논의가 많은데 그 흐름에 대해서도 긍정적이에요. 내가 ‘나’를 사랑하고 ‘나’를 돌보고 그 안에 채워진 사랑과 평화를 아이들과 공유하는 사람이어야 진실하게 아이들을 만날 수 있어요. 이건 이전까지 교사의 내면과 교육 내용이 분리되는 데에서 제가 느꼈던 자괴감, 그에 대한 반성과 성찰의 결과라고 볼 수 있겠네요.

 

 

‘회복적 정의’ & ‘회복적 생활교육’

 

Q) ‘회복적 생활교육’이 ‘회복적 정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들었어요. 좀 생소한 개념인데, ‘회복적 정의’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박숙영) 우리가 그동안 익숙하게 받아들여 온 것은 ‘응보적 정의’라고 할 수 있어요.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게 규칙을 깨뜨린 죄를 물어 그에 마땅한 고통을 부여해야 한다는 거죠. ‘인과응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거예요. 이렇게 처벌에 중점을 둔 정의관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한 게 ‘회복적 정의’예요.

‘회복적 정의’에서 ‘잘못’이란 규칙을 어긴 것이 아니라 관계를 훼손한 데에 있다고 봐요. 그래서 규칙을 어긴 아이가 있을 때, 그것을 처벌하는 데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관련 당사자들의 피해 회복, 관계의 회복, 공동체의 회복에 초점을 두죠. 당사자들과 공동체가 함께 모여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강조하는 것도 그래서고요. ‘회복적 정의’는 단순히 갈등 상황을 해결하는 간단한 방법이나 기술이 아니라 일종의 패러다임처럼 인식의 전환을 요구하는 것일 수 있어요.

 

Q) 그런데 선생님은 어떻게 ‘회복적 정의’와 ‘회복적 생활교육’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박숙영) 제가 도덕 교사니까 학교에서 애들에게 늘 ‘도덕적 가치’ 가르치잖아요. 그런데 학교라는 생활공간은 이미 지나치게 폭력적이에요. 교육 내용과 현실의 괴리가 너무 큰 거죠. 어떤 게 옳다, 어떤 게 바람직하다… 이런 걸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그게 늘 불편했어요.

존중과 배려가 중요하다고 강조하지만, 애들은 ‘선생님 이거 시험에 나와요?’ 하고 묻는 게 현실이죠. 삶 자체가 교육적이지 못하고 본질에서 떠나 있는 게 괴로웠어요. 그리고 갈수록 폭력도 심해지고, 애들끼리 욕하는 건 일상이었고요.

그래서 평화에 관심을 갖게 됐고, ‘비폭력 대화’에 대해 알게 됐죠. 거기에서 ‘회복적 정의’에 오래 전부터 관심을 갖고 계셨던 이재영 선생님을 만나게 됐어요. 그렇게 한국 평화교육 훈련원(KOPI)과 인연을 맺게 됐고, ‘회복적 정의 시민사회 네트워크’라는 단체로도 인연이 이어졌어요.

이후에 제가 좋은교사 모임에서 교육 운동으로 ‘회복적 생활교육’을 제안하게 된 거죠.

 

Q) 그럼 좋은교사 모임의 ‘회복적 생활교육 연구회’를 선생님께서 직접 만드신 거군요?

 

박숙영) 그렇죠. 관련된 연구도 함께하고 싶었고, 또 마침 관심 있는 분도 계셨거든요. 교사 대상 워크숍은 2011년이 시작이었는데, 본격적으로는 2012년에 휴직하고 상근하게 됐어요. 그래서 2012년에 덕양중학교에서 ‘회복적 서클’도 진행할 수 있었던 거고요.

 

Q) 그럼 ‘회복적 생활교육 연구회’에서는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나요?

 

박숙영) 초창기에는 20명에 이를 정도로 인원이 많았었는데, 현재는 7명이에요. 처음 시작할 때는 워크숍에 참여한 선생님들과 함께 활동을 했었는데, 지금은 좀 더 깊이 있는 연구를 위해 소규모로 운영 중이에요.

현재는 ‘서클 프로세스’에 대해 주로 연구하고 독서 토론도 활발히 진행 중이에요. ‘서클 프로세스’라는 건 구성원들 간의 상호 지원과 신뢰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위한 대화의 방식을 말하는 건데요, 이 프로세스를 수업이나 회의 모형들에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어요. 그런데 모형만 따라한다고 제대로 작동하는 게 아니라 실제 진행자에게 내면화가 되어야 하는 부분이라 내실 있는 연구가 필요해요.

 

Q) 현재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생활지도’와는 좀 다른 시각에서 공동체 문화에 대해 접근하는 거군요?

 

박숙영) 맞아요. 기존 학교에서의 ‘생활지도’는 학생들을 질서 있게 통제하는 것이 목적이었죠. 그런데 회복적 생활은 통제보다는 개인의 자발성과 독립성,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공동체 구성원 간의 상호 존중과 협력을 이끌어 내고자 합니다.

저는 ‘서클 프로세스’나 ‘회복적 서클’ 등을 통해 바람직한 공동체 문화가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Q) 그럼 ‘회복적 생활교육’이란 무엇인지 간단히 설명해 주세요.

 

박숙영) 짐작하시겠지만 회복적 정의가 교육에 영향을 준 형태라고 보시면 돼요. 같은 정의관에서 시작된 거지만 사회에서는 ‘회복적 실천(RP)’이고 학교에서는 ‘회복적 생활교육’인 거죠.

간단히 말하면, 구성원 사이의 관계성을 향상시켜서 공동체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거예요.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이나 교사가 느끼는 고통은 ‘단절’에서 시작돼요. ‘나’ 자신과의 단절, 친구와의 단절, 교사와의 단절… 그만큼 관계성이 약한 거예요. 다른 사람과 소통이 되지 않는 단절뿐 아니라 자기 자신의 내면과도 단절된 경우가 많아요. ‘나’로서 사는 게 아니라 사회적 기대나 주변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려고 ‘~한 척’ 사는 거죠. 저도 ‘나’와 단절되어 ‘능력 있는 교사인 척’하면서 살았었고, 그래서 교사로서 제 삶이 공허하고 괴로웠죠. 아이들도 마찬가지예요. 어른들의 기대 때문에 굉장히 억압받으며 살고 있죠. 그래서 ‘센 척’, ‘예쁜 척’, ‘잘난 척’ 살면서 자신을 억압해요.

‘회복적 생활교육’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자기 본성을 존중받을 수 있게 하고, 그 본성을 따라 자신을 표현하면서 확장되도록 돕는 거라고 할 수 있어요.

 

Q) ‘회복적 생활교육’을 실천하는 여러 방법들이 있을 것 같은데요?

 

박숙영) 앞서 제가 배웠다고 말씀드린 ‘비폭력 대화’나 ‘회복적 서클’ 등이 그 방법이 될 수 있어요. 서클 프로세스나 관계 회복 강화 놀이들-누군가 탈락, 배제, 단절시키는 게임이 아니라 협동하면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에도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고요.

그중 ‘비폭력 대화’는 사실 ‘회복적 정의’에 뿌리를 둔 것은 아니에요. 비폭력 대화 나름의 역사와 철학이 있죠. 그런데 평화와 비폭력, 정의라는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에 비폭력 대화 센터도 회복적 정의에 관심이 많아요.

 

 

‘회복적 서클’의 운영

 

Q) ‘회복적 서클’에 대해서도 설명 부탁드려요.

 

박숙영) 회복적 서클이란 갈등 당사자들에 대한 중재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데, 현재 다양한 모델이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사법처리 과정 중에 이루어지는 피해자-가해자 대화모임이 가장 오래된 회복적 서클의 예에요. 그런데 그와 다르게 도미니크 바터(Dominic Barter)가 1990년대 중반 인디언의 서클 운영 방식을 재도입하여 만든 국제 모델이 있는데, 우리 연구회에서는 그것을 기본으로 삼고 있어요.

도미니크 바터의 모델은 사소한 갈등까지 포함해서 이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공동체의 자기 돌봄 프로세스’거든요. 특히 외부 전문가가 아니라 공동체 구성원이 내부에서 누구나 진행할 수 있고 간단하다는 특징이 있죠. 아이들도 진행할 수 있어요.

당연히 회복적 서클도 회복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일종의 도구라서, 사안별로 다른 모델이 더 적합할 수 있어요. 각 모델별로 진행 과정에 약간씩 차이가 있고, 진행자가 고도의 훈련을 거쳐야 하는 전문적인 프로그램도 있죠.

 

Q) 그럼, 도미니크 바터의 모델에서 ‘회복적 서클’은 어떤 절차로 진행되나요?

 

박숙영) 일단 크게 ‘사전 서클-본 서클-사후 서클’ 이 세 단계로 나눌 수 있어요. 물론 그 시작은 갈등 당사자 A가 ‘회복적 서클’로 문제를 풀고 싶다고 진행자를 찾아오는 거죠. 이때부터 사전 서클이 시작돼요. 진행자는 A의 사연을 듣고 대화 모임에 초대할 사람이 또 누가 있는지를 물어요. 그리고 그 사람을 찾아 대화 모임에 대해 설명해 주고, 그 아이의 입장에서 또 사연을 듣고요. 그런 뒤에 또 그 아이가 초대하고픈 다른 아이를 물어 찾아나가며 서클을 확대시켜요. 모든 관련인이 본 서클에서 모일 수 있도록 하려는 거죠. 모든 회복적 서클은 갈등 관계자를 ‘소환’하는 게 아니라 ‘초대’하는 방식으로 참여에 있어서 자발성을 존중해요.

 

Q) 그럼 가해 학생이나 피해 학생 중 누군가 ‘본 서클’에 오지 않을 수도 있겠군요?

 

박숙영) 사실은 대부분이 처음에는 안 오고 싶어 해요. 사람은 누구나 갈등 상황에 직면하기 싫어하니까요. 그래서 사전 서클이 중요해요. 진행자가 사전 서클 때 충분히 당사자의 이야기를 들어주면, 아이들은 스스로 ‘다른 아이들에게 내가 할 말이 있구나!’라는 것을 깨닫곤 하죠.

당사자가 못하겠다고 말하더라도 무엇이 걱정되는지 물어보고, ‘내가 무엇을 도와줄 수 있을까?’라고 대화의 물꼬를 틀 필요가 있죠. 그런 것이 진행자의 숙달된 기술이 되겠지요. 하지만 그래도 설득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면, 그 역할을 대신해 줄 ‘대역’을 세워 회복적 서클을 진행할 수 있기는 해요. 그런데 그동안 제가 진행하면서 당사자가 오지 않았던 건 단 한 번뿐이었어요.

 

Q) 가해 학생의 경우, 비난받는 곳이라 생각해서 더 오기 힘들 거 같은데 어떤가요?

 

박숙영) 맞아요. 어떤 가해 학생은 사람들이 내 말은 듣지도 않고 다짜고짜 몰아세우는 것에 화를 내더라고요. 자기는 피해 학생을 진짜 친구로 생각했는데, 상대방은 이 아이를 무서워했던 거죠. 또 선생님들이나 부모들도 마찬가지로 선입견을 가지고 얘를 보고요. 그런 경우 사전 서클 때 “그래서 참 억울했구나.”, “있는 그대로 봐 주는 게 너한테는 정말 중요하구나.”라고 말해 줘요. 그럼 대부분 아이들이 마음을 풀면서 “그렇죠!”라고, 바로 목소리가 커져요.

만약에 그 상황에서 제가 “그런데 네가 그렇게 행동했을 때 피해 학생의 느낌은 어땠겠어?”라고 따져 물으면 아이는 대화 모임에 나오기 두렵겠죠. 그만큼 선입견이나 판단, 평가 없이 당사자들을 만나는 게 중요해요.

 

Q) 그럼 ‘본 서클’에서는 어떤 절차가 이어지나요?

 

박숙영) 정확하게 사실 중심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 일로 인해 자신이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자신에게는 뭐가 중요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등을 일정한 순서를 정해 말하는 거예요.

이때 진행자는 스스로의 판단을 개입시키지 않고 진행만 하고요. 또 A가 이야기를 하면, B가 다시 그 이야기를 반복하는 과정으로 진행이 돼요. 상대방의 말을 ‘반복(재진술)’하면서, 공감해 보고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과정을 거치는 절차죠. 그렇게 서로의 생각과 느낌을 재진술하며 소통한 뒤에는 앞으로의 약속을 정해요. 욕을 하지 말자든가, 일주일에 세 번은 점심을 같이 먹자든가 이런 구체적인 내용으로요. 물론 모든 참가자의 동의를 받아요. 그게 본 서클의 마지막 순서예요.

 

Q) 그럼 ‘사후 서클’은 그 약속을 잘 진행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군요?

 

박숙영) 그렇죠. 본 서클 이후에 당사자들 관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생활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도 듣고요.

 

Q) 갈등 상황에 있는 아이들 사이에서 진행을 하다 보면, 서로 감정이 격해질 수도 있어서 진행자의 역할이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박숙영) 여러 가지 주의할 점이 있죠. 사전 서클에서 1:1로 만났을 때, 진행자의 공감을 받으면 아이들은 바로 얼굴이 밝아져요. 갈등이나 문제에 대해 자신이 어떤 말을 할 수 있는지, 그 일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정리가 일단 되니까요.

하지만 막상 본 서클에 올 때는 싸울 준비를 하고 오죠. 그런데 제대로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자신의 내면에 있는 감정을 솔직하게 말해야 되거든요. 때문에 모든 참가자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공간을 진행자가 만들어야 해요. 여기에서 있었던 일은 모두 비밀이며, 누구나 동등하게 말할 기회가 있고, 무슨 말을 해도 모두가 귀 기울여 준다는 확신을 주는 거죠. 그것만으로도 애들한테 큰 힘이 돼요.

또 하나는 당사자의 진심이 상대방에게 잘 전달되도록 도와주는 것도 진행자예요. 한 아이가 “재수가 없잖아요!”라고 말할 때, 상대 아이가 “저보고 재수 없대요!”라고 재진술하면 감정이 격해지고 더 세게 받아칠 준비를 하게 되잖아요? 그럴 때, 진행자가 “당신도 배려 받고 싶었다는 건가요?”라거나 “당신이 어떠신지 말해주세요.”라고 새로운 의미로 표현하게 유도하는 거죠. 그러면 ‘당연히 배려 받고 싶었죠!’라거나 ‘저는 상처를 받았다고요!’ 이런 방식으로 ‘나’에 집중해서 내면을 드러낼 수 있게 되는 거죠.

 

Q) 그런데 회복적 서클이 한 번으로 안 끝나는 경우도 있나요?

 

박숙영) 회복적 서클 이후에 문제가 일부 남는 경우도 있고, 또 다른 아이들과 얽혀서 새로운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없지 않아요. 결국 사후 서클을 끝으로 하나의 서클은 끝나지만, 새로운 서클이 또 열릴 수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언제든지, 누구든지 회복적 서클을 시작할 수 있다는 믿음을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게 중요해요. 학교 단위에서 제도적으로 추진할 때 효과가 큰 것도 그 때문이고요. 실제로 제 경험에 따르면 대부분 서클 이후에 아이들의 삶의 질은 달라져요.

 

 

‘회복적 서클’의 놀라운 힘

 

Q) 요즘 학생들, 어른들 못지않게 위계질서가 확실하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기존에 있던 아이들끼리의 권력 관계가 회복적 서클에 악영향을 미치진 않나요?

 

박숙영) 실제로 애들 사이에 커다란 힘의 불균형이 존재해요. 그런데 회복적 서클에서는 모두에게 동등하게 말할 기회를 주죠. 어른들 사회에서도 그렇지만 아이들 사회에서는 특히 힘 있는 애들만 주로 발언을 하고, 아닌 아이들은 그저 순종하거나 입을 다물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말할 기회를 준다는 것, 그리고 안전한 공간에서 모두가 경청해 준다는 것 자체가 힘의 불균형을 무너뜨리는 역할을 해요. 일상에서의 힘든 상황을 ‘절차’로 만들어 놓은 거죠. 고등학교 사례에서도 서클을 마치고 힘의 균형을 이루는 것을 제가 경험했어요. 그전까지 저도 학생들 간 권력의 불균형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답답하고 슬프기도 했는데, 직접 보니 감동적이었죠.

 

Q) 만약 갈등이 심각한 경우라면, ‘학교폭력위원회’와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요.

 

박숙영) 현재의 학교폭력위원회와 회복적 서클은 서로 완전히 다른 철학을 바탕으로 해요. 그래서 현행법상 회복적 서클을 운영하는 것이 굉장히 제한적이고 어렵죠. 현재 관련법을 개정하고 있는 걸로 알아요. 그런 흐름에서, 교우관계 회복을 위한 제도 마련의 지점에서 서클을 보다 활발하게 운영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길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어요. 회복적 서클은 가해 학생을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보다 아이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약속하는 걸 중요시하고 결국 아이들 공동체의 회복과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중요시 여기는 것이기 때문에 중요하죠. 앞으로는 실질적인 학교폭력을 다루는 데에 있어서 힘을 합쳐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대안적 접근법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Q) ‘비밀유지’를 전제로 하는 모임이라 좀 조심스럽지만, 혹시 인상 깊은 사례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박숙영) 2012년에 덕양중학교에서 회복적 서클을 진행했는데, 지원이가 그 주인공이에요. 학교폭력위원회와도 얽혀 있던 문제였는데, 가해 학생에 해당했던 지원이가 참석을 안 했어요. 피해자, 피해자 부모, 가해자 부모만 참석했죠. 당시 지원이는 학교에서 문제아로 찍힌 아이였다고나 할까요? 수업 중에도 감정조절을 못하고 화를 내거나 위협적인 행동을 하고, 자기표현도 잘 하지 않는 학생이었죠. 다행인 것은 지원이가 안 왔는데도 부모님들끼리는 잘 화해가 되었어요. 그리고 본 서클에서의 최종 약속이 애들끼리의 대화모임을 시도해 보자는 것이었죠.

이후에 제가 계속 지원이를 쫓아다녔는데, 지원이는 1학기가 다 지나도록 침묵하거나, 할 말 없다고만 했어요. 그런데 2학기가 시작되고 제가 덕양중에 처음 간 날, 상담실에 들어갔더니 한참을 기다린 손님이 있다는 거예요. 그게 지원이었어요. 얼마나 반갑던지!

그렇게 지원이의 이야기를 듣게 됐고, 회복적 서클을 새로 열어 해결이 잘 됐죠. 이후에도 몇 번이나 찾아와서 서클을 제안했어요. 나중에는 사소한 일상적 갈등을 가지고 오기도 했죠.

그리고 더 놀라운 건 친구들까지 데리고 왔다는 거예요. “거기 가면, 하고 싶은 얘기 다 해도 돼. 말할 기회도 평등하게 다 줄 거야!” 이러면서 친구들에게 추천한 거죠. 저도 모르게 회복적 서클의 원리와 가치를 체득한 학생이라고 할 수 있죠.

다른 교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지원이가 감정을 통제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고, 예전에는 무시하고 업신여기던 친구를 하나 상담실에 데리고 오더니 그 친구에게 진지하게 의견을 물어보기도 했다고 해요.(웃음)

 

Q) 그런 식으로 ‘회복적 서클’의 긍정적 효과를 경험해 본 아이들이 스스로 변화하기도 하나요?

 

박숙영) 덕양중에서는 지원이 덕분에 같은 반 애들이 많이 찾아왔어요. 직접 해 보니까 좋다고 느껴서 자꾸자꾸 오는 거죠. 그 또래에서 갈등의 전환을 경험한 애들이 얼마나 있겠어요? 나중에 담임선생님의 말을 들어보니, 학급에서 뭔가 다툼이 일어나면 어느 순간 한 아이가 중간에서 중재를 하더래요. 아이들끼리 모여서 “이번엔 네가 말할 차례야, 다음은 네가 말할 차례야,” 하면서요. 그 아이들은 이제 회복적 서클을 만들지 않아도, 생활 속에서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터득한 거죠.

또, 전주 초등학교에서 있었던 일인데 담임교사가 몇 번 회복적 서클을 진행했나 봐요. 그에 익숙해진 아이들이 어느 순간 “우리끼리 할게요.”라고 하더래요. 담임 교사에게 감추고 싶은 일들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래서 도덕 시간에 방법을 가르쳐 줬대요. 그랬더니 아이들이 회의를 해서 진행자 두 명을 뽑고, 그 둘이 돌아가면서 중재를 하더래요. 교실 안에 작은 공간을 만들어 놓고, 학급에서 다툼이 생기면 거기에 우르르 모이는 거죠.(웃음)

 

 

‘회복적 정의’를 실천하고 싶은 선생님이 알아두셔야 할 것들

 

Q) 회복적 서클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진행자로서 어떤 점을 유념해야 할까요?

 

박숙영) 앞서 말씀드렸듯이 ‘회복적 정의’라는 게 삶 자체와 관련된 패러다임이라서, 프로세스나 기술만 익힌다고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신념과 교육철학의 변화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하거든요. 자칫 잘못하면 진행자가 당사자들을 판단하고 평가하게 되거나, 일정한 방향으로 당사자들을 조종하고 통제하는 목적으로도 사용될 수 있거든요. 그런 건 회복적 정의와는 거리가 멀죠.

사람의 신념이 바뀌는 건 아무래도 새로운 질서가 성공하는 걸 직접 경험할 때가 아닐까요? 그러려면 ‘회복적 서클’의 성공 경험을 보고, 듣는 게 좋겠죠. 또 실천하면서 지속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데, 그 때문에 교사 공동체가 필요해요. 어떤 공동체든 찾아가시는 게 좋아요. 연수에 참가하시거나 독서토론도 하고, 생각을 점검하고 바꾸고 그게 오롯이 몸에 배어야 자유로워져요. 그러면 관점이 바뀌기 때문에 모든 걸 ‘회복적 생활교육’으로 바꿀 수 있어요.

어떤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1년 전이나 지금이나 아이들도 어려워하고, 상황도 비슷하고, 주변은 변한 게 없는데 자기 내면에서 아이들을 통제와 억압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그게 스스로 느껴지니까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고요.

 

Q) 아무리 신념의 문제라지만, 진행자가 자기 판단을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 아이들을 보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박숙영) 당연한 거죠. 저 같은 경우 보호 관찰 중에 있던 아이가 가장 심각했던 사례인데, 저도 굉장히 혼란스럽더라고요. 그런데 경험을 쌓다 보니 제 판단이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겠더라고요.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내면의 지혜가 있다는 사실을 믿는 게 큰 도움이 됐어요.

서클을 진행할 때, 아이를 만나보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저런 나쁜 정보들을 자꾸 듣게 돼요. 그래서 나도 모르게 안 좋은 이미지를 만들게 되는데, 이때 그 이미지를 내려놓는 데에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또 내 감정이나 내 평가에 휘둘리다 보면, 사람이 실수를 하기 쉬워요. 분노를 느낄 때는 바른 선택을 하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평가를 멈추는 것은 어찌 보면 ‘나’를 보호하려는 노력이기도 해요.

특히 ‘회복적 정의’와 관련해서는 이런 말을 들려주고 싶어요. 조안나 메이시가 한 말이에요. “옛것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지만, 새것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옛것에 대해서는 ‘호스피스’ 역할을, 새것에 대해서는 ‘산파’의 역할을 해라.”

무엇이든 과도기에는 실천하는 사람이 호스피스와 산파의 역할을 감내하면서 거기서 오는 긴장을 끌어안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Q) ‘회복적 정의’에 대해 알고 싶거나 ‘회복적 서클’에 대해 배우고자 할 때, 추천할 수 있는 모임이나 연수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박숙영) 한국 평화교육 훈련원이나 비폭력 평화물결,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의 갈등해결센터, 그리고 제가 속한 좋은교사 등에서 회복적 서클에 대한 연수나 교육을 진행해요. 좋은교사의 경우 현재 잠깐 멈춤 상태지만요. 지방에 계신 교사들에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 단체가 힘을 모아 만든 원격연수도 하고 있고요.

 

Q) 가정에서 부모가 ‘회복적 생활교육’을 실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박숙영) 집이든 학교든 모든 원리는 ‘회복적 정의’에 있어요. 제 경우를 든다면, 특히 익숙해져 있는 통제와 억압을 걷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어찌되었든 아이들과 부모의 관계는 부모가 억압하기 쉬운 구조잖아요. 엄마가 아이에게 ‘하라면 해!’라고 명령하기 십상이죠. 자꾸 힘의 논리로 말하게 되는 게 현실이지만, 안 하려고 노력해요. 물론 실패도 많이 하죠.

얼마 전에는 스스로 제가 많이 변했다고 느낀 순간이 있었어요. 고등학교 2학년인 딸과 대화를 하는데, 제가 아이 앞에서 펑펑 울게 된 일이 있었죠.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어요. 엄마로서 아이 앞에서 내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고,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벌써 큰 변화죠. 아직도 딸에게 부족한 엄마지만 점차 통제가 아니라 소통의 방향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회복적 생활교육’이 실천되고 있는 교육현장의 민낯

 

Q) ‘회복적 생활교육’을 교사 개인이 학급 경영 시 적용하시기도 하나요?

 

박숙영) 학교 차원에서 실시하기에는 아직 지지기반이 약해서, 연수를 마치신 분들이 학급에 적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안양에서는 한 교사가 실천했는데, 여러 선생님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경우가 있었어요. 그래서 너도나도 배워 보자는 분위기가 생기기도 했다고 해요. 그렇지만 교무부장이나 학교 측 동의를 구하기는 아직 어려운 경우도 많아요.

 

Q) 덕양중학교에서는 2012년에 ‘회복적 생활교육’을 실시했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학교 단위에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었나요?

 

박숙영) 덕양중학교는 굉장히 특별한 사례라고 할 수 있어요. 좋은교사 모임에 속한 여러 선생님들이 주축이 되어 혁신학교로 개척한 학교라서, 전교생이 150명 정도인 작은 학교죠. 학부모님들도 교육적인 열의가 높은 분들이 많고요. 그래서 학생-교사-학부모가 서로 소통도 잘 되는 곳이에요. 덕분에 회복적 생활교육도 적용하게 된 거죠.

 

Q) 구체적으로 덕양중학교에서는 어떤 식으로 회복적 생활교육이 진행되었나요?

 

박숙영) 학생들 대상으로 비폭력 대화 훈련을 진행하거나 교사들이 비폭력 대화 훈련을 지속해 오고 있어요. 2012년 제가 회복적 서클 진행을 마치고 2013년에 자체적으로 교사들이 서클을 진행했는데, 교사 업무량도 많고 아이들과 시간을 내는 게 어려워 좀 약화됐나 봐요. 그래서 지금은 회복적 서클 진행자 훈련을 누가 받고 계신 줄 아세요? 바로 학부모님들이 받고 계세요. 학부모와 학교와의 관계가 깊지 않고서는 사실 실현되기 어려운 일인데요, 대단한 학교예요.

 

Q) 덕양중 외에 다른 학교에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박숙영) 작년에 일반적인 중학교인 인천 신흥중학교에서 회복적 서클을 진행했는데, 과도기라서 혼란이 좀 있었다고 들었어요. 존중과 배려의 문화가 새로 정착되려면 구성원의 책임이 반드시 필요한데, 아이들이 자율성을 넘어 예의에 어긋난 행동을 하거나 하는 경우죠. 또 전체 교사가 동의했던 게 아니라서 좀 힘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인천 석남중학교에서 올해 덕양중학교와 신흥중학교 모델을 참고해서 해보고 싶다고 하셔서 제가 회복적 서클 진행자를 소개해 드린 경우도 있었어요.

또 한국 평화교육 훈련원에서 남양주 쪽 학교들 대상으로 실천하고 계시다고 들었고요.

 

Q) 잘못을 처벌하기보다 관계를 회복하는 데 중점을 둔다는 점에서, ‘회복적 정의’는 여러모로 장점이 많다고 생각돼요. 앞으로 이 분야에서 선생님 활동 계획이 궁금해요.

 

박숙영) 한국 문화 속에서 학교에 ‘회복적 생활교육’이 정착하기까지 10년은 걸릴 거라고 생각해요. 조급해하지 않고 차근차근 꾸준히 노력하고 싶어요. 내년에는 학교에 복귀하는데, 나 혼자 외로운 싸움이 되더라도 학급 안에서 직접 실천해 보려고 해요. 또 이걸 확산하는 다양한 방법 – 원격 연수, 워크숍, 인터뷰, 책 집필, 티비 출연 등도 고민하고 있어요.

4년 동안의 경험을 모은 ‘회복적 생활교육’에 대한 책을 한창 준비 중이에요. 감동적인 경험도 있고, 제 안에 깨달음도 있는데 필력이 모자라서 그걸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지 걱정이네요.

 

‘회복적 생활교육’을 궁금해하시는 선생님들께 드리는 박숙영 선생님의 편지

 

선생님, 그동안 우리의 생활지도는 학생들을 어떻게 하면 교사의 말을 잘 따르게 할 것인지,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에 초점이 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학생들은 권위적인 리더십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세대이지요.

자율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교사와 학생이 함께 교실 안에서 존중과 책임, 협력을 어떻게 경험할 수 있는지,

깨어진 관계와 공동체성을 학급 안에서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에 대해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생활지도의 새로운 패러다임, ‘회복적 생활교육’으로 오세요!


 

 

다툼이 생겼을 때, 폭력으로 이를 해결하려 들거나 마음속에 분노를 한가득 품은 채 참는 것이 어디 아이들만의 일일까요? 또 갈등과 직면하기 싫어서 이를 회피하고자 하는 것도 아이들만의 일이 아니지요. 그래서 친구와 갈등이 생겼을 때 이를 해결하지 않고, 손쉽게 ‘안 만나면 그만’이라며 등 돌릴 때도 많습니다. 더 심각한 경우 ‘갈등’을 만들지 않으려고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과는 아예 가까이하지 않는 경우도 흔히 봅니다.

 

드라마에서도 범죄 피해자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말하지요. “그저 진심이 담긴 한마디 사과가 필요했다.”라고요.

 

‘넌 내게 잘못을 했으니 벌을 받아야지’라고 비난하기 전에 ‘훼손된 우리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진심이 담긴 대화가 필요해’라고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박숙영 선생님의 이야기를 통해 ‘회복적 정의’가 우리에게 던지는 묵직한 메시지를 다시 생각해 보는 하루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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