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교수법으로 만드는 좋은 수업이란 무엇인가?
| “과연, 전체 수업시간의 10%만 교사가 사용하고, 나머지 90%의 시간은 학생주도의 탐구활동으로 채워지는 수업이 ‘좋은’ 수업일까?” /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이다.” (본문 발췌) |
A 선생님: 선생님, 문항 지시문에서 ‘가정법’이라는 표현을 뺐으면 좋겠어요.
나: 음… 아이들이 맥락정보를 활용해서 문제를 풀면 제일 좋겠지만… ‘가정법’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문항 지시문이 조금 모호해지는데요? 몇 가지 다른 해석의 여지가 생기면서 민원이 발생할 수도 있겠어요.
A 선생님: 그래도 문법용어는 빼는게 좋지 않을까요? 저는 학교에서 수업을 할 때도 문법용어는 활용하지 않고 있어요.
나: 네??? 그러면 문장구조에 대한 수업의 효율성이 떨어지지 않나요? 개념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어떤 내용을 지칭하는지가 모호할 수 있을텐데요… 개념어에는 많은 내용이 압축적으로 담겨 있으니 개념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의사소통의 효율성도 떨어질건데요.
위의 대화는 수년 전 필자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주관하는 문항제작 실습형 연수에 참여했을 때 같은 조에 속했던 선생님 A와 나눴던 대화 내용이다. A 선생님은 서울의 한 중학교에 근무하고 계셨는데, 문법을 가르치실 때 다양한 예문 제시를 통해서 학생들이 문장구조의 공통성을 추출해내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계셨으며, 문법용어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그리고 이러한 선생님의 접근방식은 국가수준 교육과정의 철학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학교 현장에서는 오래전부터 외국어도 모국어를 배우듯이 자연스럽게, 명시적이거나 직접적인 교수를 최소화하고, 학생의 삶과 연계된 가공되지 않은 실제 자료(authentic material)의 맥락정보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즉 학생주도의 귀납적인 학습을 통해서 습득되어야 하는 것으로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을 해석해 왔기 때문이다1.
이러한 접근방식은 영어과에서만 발견되는 것이 아니었다. 학생주도의 발견학습, 프로젝트 학습, 문제해결중심 교수법 등이 대세였던 지난 20여 년 동안2 대부분의 교과 수업에서 교사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명시적 설명에 상당 시간을 할애하는 직접적인 교수법을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교수방법으로 치부되었다. 공개수업3을 하는 선생님들은 학생주도의 활동중심 수업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부끄러워하게 되었고, “제가 설명하는 시간은 전체 시간의 10% 정도 밖에 안 되고, 나머지 시간은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활동을 통해서 학습을 하는데 활용됩니다.”라는 이야기는 선진적인 수업을 하고 있다는 표현으로 활용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의 적합성에 대한 보다 냉정한 검토의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과연, 전체 수업시간의 10%만 교사가 사용하고, 나머지 90%의 시간은 학생주도의 탐구활동으로 채워지는 수업이 ‘좋은’ 수업일까?4
1. 생물학적으로 1차적인 지식과 2차적인 지식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이다. ‘학교’라는 교육기관에서 다루는 교과내용의 대부분은 생물학적으로 이차적인 지식(biologically secondary knowledge)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진화인지발달심리학자인 Geary에 의하면, 생물학적으로 일차적인 지식(biologically primary knowledge)은 생존을 위해 습득해야만 하는 지식으로, 인간은 이러한 지식을 무의식적으로, 엄청난 효율성을 가지고 습득하도록 진화되었다.5 예를 들어, 모국어를 듣고 이해하거나 말할 수 있는 것, 타인의 얼굴을 구별하여 알아보는 것, 기본적인 수 개념을 갖는 것 등은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지식이다. 반면에 생물학적으로 이차적인 지식은 생존에 직접적이고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문화적 요구에 의해서 습득해야 하는 지식이다. 생물학적으로 이차적인 지식은 대부분의 경우 의식적으로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습득할 수 있는 지식이고, 학습자는 습득을 위해 외부로부터 제공되는 체계적인 도움을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모국어를 쓰거나 읽는 것, 외국어를 배우는 것, 대수와 기하를 배우는 것 등은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지식으로서, 상당한 의식적 노력과 체계적인 도움에 의해서 습득되는 생물학적으로 이차적인 지식의 예가 된다.
각 유형의 지식을 습득, 즉 학습하는데 요구되는 의식적 노력의 정도 차이만 생각해 보아도 생물학적으로 1차적인 지식과 2차적인 지식을 학습하는데 관여되는 정보처리 과정이 상당히 다를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에 인지부화이론(cognitive load theory)의 대표적인 학자인 Sweller 등은 생물학적으로 2차적인 지식 습득에 관련된 인간의 인지적 정보처리 과정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에 적합한 교수학습방식을 설계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한다. 정보처리의 속성과 부합하는 교수학습방법이 도입될 때 학습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 인간의 정보처리에 대한 지식을 고려하지 않을 때, 교수설계는 맹목적인 것이 되기 쉽다.6 |
<그림 1> 생물학적으로 1차적인 지식과 2차적인 지식의 차이7

Sweller 등은 생물학적으로 1차적인 지식습득과 2차적인 지식습득에 있어서 가장 결정적인 차이를 이들 지식습득과정에 필요한 작업기억 용량으로 보았다. 외부로부터 선택적으로 유입된 정보와 장기기억으로부터 인출된 정보가 결합됨으로서 의미를 형성하는, 즉 사고가 발생되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 작업기억(working memory)이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정보량은 극히 제한적이며8, 정보를 보유할 수 있는 시간도 매우 짧다. 생물학적으로 1차적인 지식과 달리 2차적인 지식은 습득 과정 중에 매우 많은 작업기억 용량을 요구하므로, 교과수업 중 학생들의 작업기억은 과부화가 되기 쉽다.
2. 작업기억 한계에 대한 이해와 극복을 위한 수업설계의 방향
| A. 교과지식은 생물학적으로 이차적인 지식이다. B. 생물학적으로 이차적인 지식은 학습 시 많은 작업기억 용량을 요구한다. C. 작업기억 용량은 매우 한정적이다 : 동시에 4단위 정도의 정보만 보유할 수 있다. D. 작업기억 용량에 과부화가 걸리면 학습이 일어나지 않는다. • 과부화 원인 1: 동시에 다루어야 하는 정보단위의 수가 너무 많다. E. 작업기억 과부화를 피하기 위한 수업설계 방향 • 매우 촘촘한 비계를 설정한다. a. 동시에 다루어야 하는 정보단위 수를 줄인다. b. 정보 간 상호작용 정도를 낮춘다. c. 비계활동/질문을 통해 학습의 적절성을 파악한다. d. 즉각적 피드백을 제공한다. • 장기기억에 인출이 용이한 형태로 유관 정보를 저장할 것을 유도하는 활동을 설계한다. a. 정보 압축 – 청킹(개념적 학습, 유관정보 네트워크/스키마 형성, 귀납적 추상화) b. 정보 자동화(automatization) – 반복학습기회 제공 |
작업기억에 과부화가 걸린다는 것은 사고를 위하여 작업기억이 감당하기 어려운 양의 정보를 동원해야 하거나, 동시간대에 발생하는 정보 간 상호작용9이 너무나 많은 작업기억 용량을 차지하는 경우, 혹은 사고를 위해 동시에 동원하는 정보량과 정보 간 상호작용이 두 가지 모두가 너무 많은 과도한 작업기억 용량을 요구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010을 제외한 전화번호가 7자리 이상이 되면 기억하기 어려운 이유는 처리해야 하는 정보의 개수 문제이다. 작업기억에서 동시에 처리하는 정보의 개수가 작업기억이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많은 것이다. 반면 24 × 46을 ‘암산’으로 계산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처리해야 하는 정보의 개수 문제라기보다는 정보 간 상호작용이 많은 작업기억 용량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장기기억 내에서 동시에 머물러 처리되어야 하는 정보의 개수는 최대 5개(2, 4, ×, 4, 6)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에 의해서 2,4,4,6 간 여러 가지 상호작용이 발생하므로 처리해야 하는 정보의 단위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종이와 연필에 의해서 작업기억의 외주(outsourcing)화를 이루지 않는 이상 계산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학습 시 작업기억의 과부화를 해소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사고의 발생장소인 작업기억의 한계를 고려하지 못한 채 학습이 진행될 경우, 사고과정에 활용해야 하는 정보 중 일부가 작업기억에 진입하지 못하거나 사고과정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소실될 수 있고, 사고과정에 활용해야 하는 정보 모두가 작업기억에 진입하여 유지된다고 할지라도 그들 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정보처리가 적절한 형태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사는 학생의 작업기억이 소화해 낼 수 있을 정도의 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이러한 노력은 ‘비계활동(scaffolding)10 설계’로 구현되어야 한다. 즉 처리해야 하는 정보단위의 수를 줄이거나, 정보 간 상호작용의 정도(element interactivity)를 줄이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것이다.11
작업기억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꼭 알아두어야 하는 또 하나의 사실은 유의미한 학습은 반드시 새로운 정보와 장기기억에 저장되어 있는 기존 정보 간의 결합을 통해서 발생하는데, 장기기억에서 작업기억으로 인출되어 새로운 정보와 결합되는 정보(배경지식)는 작업기억의 용량을 거의 차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12 따라서 더 많은 유관정보가 인출이 용이한 형태로 구조화되어 장기기억에 저장되어 있을수록 더 많은 작업기억 용량이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는데 활용될 수 있고, 보다 효율적인 학습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정리한 아래 도표처럼, 의식과 사고의 발생장소인 작업기억은 감각기억을 통해 선택적으로 들어오는 외부로부터의 새로운 정보와 장기기억에서 작업기억으로 인출된 유관 정보를 결합시킴으로서 유의미한 형태의 정보처리를 하며, 학습을 이루어낸다. 이때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새로운 정보는 많은 작업기억 용량을 차지하지만 장기기억으로부터 유입되는 유관 정보는 작업기억 용량을 거의 차지하지 않는다.

장기기억으로부터 유입된 정보가 작업기억의 용량을 거의 차지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유관정보를 하나의 정보로 구조화하는 과정을 통해서 정보압축이 발생했기 때문이다13. 적절하게 압축된 정보는 개념(concept/schema)의 형태로 저장되며, 작업기억 활용의 효율성을 높여 또 다른 학습을 촉진한다. 이는 2015 개정교육과정과 2022 개정교육과정에서 ‘개념적 학습’을 강조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14.
장기기억으로부터 유입된 정보가 작업기억의 용량을 거의 차지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해당 정보에 대한 인지적 처리가 반복적 처리를 통하여 상당 정도 자동화(automatization)되었기 때문이다. 정보처리의 자동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운전을 하고 있는 자신을 떠올려 보자. 운전경력이 1년 이상 되었다면, 당신은 운전을 하면서 옆자리에 앉은 사람과 즐겁게 담소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운전을 시작한 지 며칠 되지 않았던 당신을 생각해 보라. 운전을 하면서 옆에 앉아 있는 사람과 거리낌 없이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는가?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당신은 안전하게 운전하기 위해 신경이 곤두서 있었을 것이고, 감히 옆의 사람과 대화를 나눌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일 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인가? 바로 운전을 하기 위한 정보처리의 자동화가 발생한 것이다. 매일 매일 몇 번씩 일 년 이상 운전을 하면서 당신의 뇌는 운전과 관련된 정보를 반복적으로 처리하였고, 이러한 반복적 처리 과정을 통해서 해당 정보의 처리과정을 자동화한 것이다.
자동화된 정보는 해당 정보가 장기기억에서 인출되어 활용되는 동안에도 작업기억의 용량을 거의 차지하지 않기 때문에 당신은 남아도는 작업기업 용량을 옆에 앉아 있는 사람과 담소를 나누는데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사실이 수업설계에 갖는 함의는 분명하다. 충분한 연습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사는 학생이 학습한 내용을 반복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연습의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여 새로운 정보에 대한 학습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15.
3. 직접교수법의 필요성
지금까지 ‘2. 작업기억 한계에 대한 이해와 극복을 위한 수업설계의 방향’에서 기술한 내용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 교과지식은 습득을 위해 많은 작업기억 용량을 요구하는 생물학적으로 이차적인 지식이다. 매우 한정된 인지적 자원인 작업기억에 과부화가 걸리면 학습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작업기억의 용량제한에 적합한 형태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교사는 이를 위해 새로운 정보를 작은 단위로 쪼개어 단계적으로 제공하고 정보 간 상호작용의 정도(element interactivity)를 낮추는 방향으로 수업을 설계해야 하며, 단계별 정보 제공 후 학생의 이해 정도를 다양한 방식을 통해서 확인하고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각 단계에서 제공한 내용이 장기기억에 유의미한 구조로 확고히 저장될 수 있도록 반복학습의 기회를 제공해야 하며, 이를 통하여 학생이 정보압축과 정보 자동화를 이루어 가용한 장기기억 정보를 늘리고 이를 통해 새로운 학습을 위한 작업기억 용량의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
그리고 이러한 기술은 직접교수법의 특성을 요약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생물학적으로 2차적인 지식을 다루는 교과수업은 교사주도의 정교한 비계와 피드백이 제공되는 직접교수법을 요구하고 있고, 그러한 의미에서 “전체 수업시간의 10%만 교사가 사용하고, 나머지 90%의 시간은 학생주도의 탐구활동으로 채워지는 수업이 ‘좋은’ 수업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아니오’가 되는 것이다16.17
4. 지식의 저주 (curse of knowledge)
<그림 2> Rosenshine(1986)이 제시18한 직접교수법의 특성을 기반으로 확장, 정리

<그림 2>는 직접교수법의 대표적인 학자인 Barak Rosenshine이 정리한 직접교수법의 특성을 기반으로 약간의 부가적 설명을 덧붙인 요약표이다. 이 표의 내용을 읽은 많은 선생님들께서는 ‘그렇지, 뭐. 상식적인 이야기인데?’라고 생각하실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위 표의 내용은 많은 선생님들께서 상식으로서 보유하고 계신 내용이다.
그러나, 우리가 실제로 효과적인 직접교수법을 수업으로 구현하는데 도사리고 있는 큰 복병이 하나 있다. 바로 지식의 저주(curse of knowledge)이다. 지식의 저주는 인지적 오류의 한 유형으로, 타인과 의사소통하는 개인이 자신과 의사소통 중인 타인이 자신과 유사한 배경지식과 이해도룰 갖고 있을 것이라고 섣불리 전제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이러한 지식의 저주는 배경지식이 풍부한 사람이 배경지식이 적은 사람과 의사소통할 때 상대방의 배경지식을 과대평가함으로써 상대방이 이해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정보를 전달하는 경향으로 나타나는데, 교사와 학생 간의 의사소통은 지식의 저주가 발생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되며, 교사들로 하여금 직접교수법을 충분히 구현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한다. 예를 들어 교사는 충분히 촘촘한 비계를 설정했다고 생각하고 학생들이 학습내용을 다 이해하고 숙지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학생입장에서는 비계가 충분히 촘촘하지 못하여, 여전히 자신들의 근접발달영역(zone of proximal development) 밖의 정보가 제공되고 있기 때문에 학습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사는 자신이 갖고 있는 전문적 교과지식이 교수학습설계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수업활동을 설계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견해가 아닙니다.
각주
- 이러한 접근방식은 7차 교육과정과 함께 199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학교 현장에 도입되었다. 영어시간에 영어문법을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여 가르치는 것이나 반복적으로 훈련시키는 것은 말하기, 쓰기역량과는 연결되지 않는 무의미한 암기위주의 수업으로 치부되었고, 지양되어야 하는 교수학습법으로 간주되었다.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에서는 학교급별, 학년별로 배워야 하는 문법을 지칭하는 문법 개념어가 사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분위기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였다. 학교 현장에서는 문법 수업의 중요성을 인정하기 시작하였고, 2022 개정교육과정 행정고시본에는 학교급별로 ‘의사소통에 필요한 언어형식’에 ‘범주’가 다시 추가되었다. 언어형식의 범주란 문법 개념어에 해당되는 것이다. 그동안 문법에 대한 개념어가 교육과정에 명시되지 않았던 것은 영어를 모국어를 학습하듯이 학습하기를 바라는 교수학습법적 접근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 여기서 ‘대세’라는 것은 가장 권장되는 방식이었다는 뜻으로, 이들 교수방법은 수업 및 평가 관련 연수에 참여한 교사들에게 가장 흔하게 안내되는 접근방식이었다.
- 전문성개발 차원에서 교사는 의무적으로 1년에 1-2회 공개수업을 하게 되어 있다. 공개수업은 주로 관리자, 동료교사, 혹은 학부모를 대상으로 이루어진다.
- 여기서 이야기하는 %는 수업 전반에 걸친 시간 소요량을 지칭한다. 예를 들어 1~9차시까지는 교사주도로 수업을 진행하고, 나머지 10차시는 학생주도로 탐구활동을 진행한다면 학생주도 탐구학습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교사 주도로 수업을 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한 합의 역시 필요할 것이다.
- Geary, D. C. (2008). An evolutionarily informed education science. Educational Psychologist, 43, 179–-195.
- Sweller, J., Ayres, P. and Kalyuga, S. (2011). Cognitive load theory. New York, NY: Springer New York.
- Sweller등이 2011년 출간한 Cognitive Load Theory에 소개된 내용을 요약.
- 보통 작업기억은 7+/- 2개 단위(unit)의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고 알려져 왔으나, 최근의 연구결과들은 작업기억이 4단위 정도의 정보만을 처리할 수 있음을 밝히고 있다.
- 유의미한 정보처리를 위하여 정보 간 상호작용이 발생하는 이유는 상호작용하는 정보들이 유기적으로 혹은 논리적으로 연계된 정보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 정보 간 상호작용의 정도(element interactivity)가 높을수록 많은 작업기억 용량이 요구되며, 결론적으로 학습의 어려움이 증가한다. 학생들은 구성 요소 간 상호작용의 필요성이 낮은 과제(예를 들어 원소기호를 외우는 과제, 단순암기 과제)를 구성 요소 간 상호작용이 높은 과제(예를 들어 영작을 위해 몇몇 단어를 문장구조에 적합한 형태로 배열하는 과제)보다 쉽게 느낀다.
- 비계(飛階, scaffolding): 개념과 기능 습득을 위해 제공되는 체계적인 지원. 습득이 진행됨에 따라 비계는 점진적으로 철회되며 이에 따라 학습에 있어서 학습자의 주도성 역시 점진적으로 확장된다.
- 정보단위수를 줄이는 정도나 정보 간 상호작용의 정도를 줄이는 비계는 학습자의 배경지식과 연동되어 설계되어야 한다. 이미 학습내용을 잘 알고 있는 학생의 경우, 불필요하게 촘촘한 비계는 오히려 학습에 방해를 줄 수 있다. 그러나 학업 역량이 뛰어난 학생일지라도 관련 배경지식이 충분하지 않은 새롭고 복잡한 정보를 학습할 경우에는 촘촘한 비계에 의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촘촘한 비계가 제공되어야 한다. (Kirschner, P.A. et al. (2022). How teaching happens: Seminal works in teaching and teacher effectiveness and what they mean in practice. Abingdon, Oxon: Routledge. 참고)
- Ericsson, K. A., & Kintsch, W. (1995). Long-term working memory. Psychological Review, 102,211–-245.
- 이러한 정보압축은 흔히 청킹(chunking), 귀납적 추상화(abstraction)등의 개념을 통해 설명되기도 한다.
- 귀납적 추상화(abstraction)를 통한 개념형성과 그에 따른 지식의 전이가능성 역시 개념적 학습을 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이다. 이에 대해서는 필자의 이전 기고 글을 참고하기 바란다.(http://21erick.org/column/8669/)
- 이때 학습한 내용을 다양한 맥락에서 반복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맥락에서의 동일개념 활용은 귀납적 추상화를 통한 개념학습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물론, 학생이 학습내용을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교사의 모니터링과 피드백 제공은 필수적이다.
- 위에 기술된 직접교수법의 특성을 수업활동으로 충실하게 구현하여 효과적으로 학생의 학습을 돕는 교사는 그렇지 못한 교사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교사주도의 구조화된 연습(guided practice)에 할애하고 있으며, 더 많은 시간을 형성질문(formative questions)과 오류수정을 위해 사용한다는 연구결과는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실어 준다.
(참고자료: Principles of instruction; educational practices series; vol.:21; 2010 (no date). Available at:
http://www.ibe.unesco.org/fileadmin/user_upload/Publications/Educational_Practices/EdPractices_21.pdf (Accessed: January 27, 2023).) - ‘저는 수업시간 대부분을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탐구활동을 하도록 해요’라고 하는 선생님들 중에는 학생이 유의미한 탐구활동을 통해 실질적인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충분히 촘촘하고 정교한 비계활동을 설정하고, (내신비연동)형성평가와 피드백을 제공하는 분들이 다수 계신다. 이 경우 이분들은 정교하게 설계된 교사주도의 구조화된 학습연속성을 제공하고 있으므로,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탐구활동을 하고 있다고는 보기 힘들다. 또한 ‘수업시간의 대부분을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탐구활동을 하도록 한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 중 많은 분들은 충분한 교사주도의 구조화된 학습단계를 생략한 채 너무 이르게 학생주도의 탐구학습을 도입함으로서 학생들의 작업기억에 과도한 부담을 부과하고, 결과적으로 효과적인 학습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 https://www.formapex.com/telechargementpublic/rosenshine1986c.pdf
이화여자대학교 교육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의 대학원에서 인지심리학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한국리서치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였고 이후 영어 교사로 교직 생활을 시작하였다. EBS의 ‘최고의 영어 수업’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바 있으며, EBSi의 고등학교 심리학 강의를 맡아 하기도 하였다. 현재 김해삼문고등학교에서 수석교사로 근무 중이다.
좋은 칼럼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