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을바꾸는사람들

칼럼 검색
칼럼 모아보기
ERICK squareal Research & Innovation Center of Korea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대선을 앞두고] 교육 담론 실종과 암울한 미래 교육

#734 김학윤, 교육을바꾸는사람들 정책위원 2022.03.03

1. 교육 재편의 기회

 

대선은 사회 각 부문의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 사회를 재편할 수 있게 해주는 계기가 된다. 교육 부문에서도 마찬가지다. 각 후보들은 우리 교육을 진단하면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를 제시하고,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시민들은 그것을 평가하고 선택하는 과정에서 교육 개혁에 대한 열망과 의지를 반영하면서 미래 교육에 대한 비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거 과정에서 어떤 교육 문제들이, 어떤 방식으로 다루어지느냐에 따라 향후 교육을 조망해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번 대선에서는 각 당이 생각하는 교육 문제들이 이슈화되지 않는 조용한 선거가 되고 있다. 각 당에서 제시한 교육 공약들을 구체적으로 분석해 보면, 중요하게 다뤄야 할 교육 문제도 거론되지 않고 있고, 우리 교육 문제를 해결하려는 눈에 띄는 공약도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여야 간에 내건 공약들 간에도 큰 차이가 발견되지 않는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우리 교육이 직면한 문제에 대한 해결 전망도 보이지 않고 미래 교육의 모습도 밝게 보이지 않는다.

 

 

2. 다뤄야 할 교육 문제와 실종된 교육 담론

 

교육은 인간 삶의 한 부분이며 미래 사회와 세대의 삶과 직결되기 때문에 그 어떤 부문 못지않게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더욱이 절대 빈곤의 시대를 지나 소위 선진국에 진입하는 상황에서 그 중요성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역할을 떠맡은 공교육이 입시 교육으로 전락하여 본래의 기능을 제대로 못한다는 지적을 부정할 사람도 별로 없다. 따라서 우리 사회를 재편하고 책임지겠다는 대선 후보들은 무엇보다도 먼저 입시 교육과 관련하여 공교육 정상화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1) 근본적인 입시 문제 개혁 외면

 

입시 제도는 단순히 수능이나 내신 또는 학종과 같은 분야에서의 평가 방법을 개선하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되며, 치열한 입시 경쟁의 해소 방안을 담고 있어야 할 것이다. 입시 경쟁의 원인은 단순히 수능이나 내신 및 학종 등의 개선이나 입시 과정에서의 공정성으로만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원인이 대학 서열이나 학벌 및 노동 시장과도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각 정당들이나 후보자들이 내건 입시 관련 공약들을 보면 빈약하기 이를 데 없다. 경쟁 완화, 사교육 축소, 공교육 정상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지만, 치열한 입시 경쟁의 원인인 대학 체제나 대학 서열 문제 등에 대한 해결 방안이 담겨 있지 않다. 예컨대 차별 철폐법이나 공정한 입시 관리 등을 거론하고는 있는데, 교육 차별이나 대학 입시를 통해 이루어지는 학벌이나 학력 차별은 그대로 둔 채, 단편적으로 차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너무 기대가 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또 어떤 후보는 부과 권력이 아닌 능력주의에 바탕을 둔 교육 개혁을 주장하는데, 공정의 개념을 협소하게 해석하여 편협한 능력주의로 귀결하여 결과적으로 차별과 불평등 및 계급 재생산을 합리화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게다가 대부분의 후보들이 정시 확대나 학종 축소를 주장하는데, 수능은 학종 못지않게 사교육의 영향에 취약하고, 또 좋던 싫던 입시도 결국 학교 교육의 성과를 바탕으로 공교육을 정상화하자는 사회적 합의라고 할 수 있는데, 내신이나 학종을 도외시하고 수능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공교육 정상화의 방향인가라는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앞으로의 입시 교육 문제 해결과 공교육 정상화에 대한 희망은 그다지 높지 않다고 할 수 있다.

 

2) 정확한 현실 진단 및 평가 없이 단편적인 해법 제시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는 입시제도 개혁뿐만 아니라, 교육과정에 대한 진단, 수업과 평가 방법의 개선 및 학교 체제의 문제, 대학 입시나 공교육 이후 노동 시장과의 관련 문제, 학부모 및 교사들의 상황과 역할, 그리고 공교육에 영향을 미치는 제반 사회 여건과 체제의 문제 및 그와의 관련성 등도 짚으면서,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총체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그런데 각 당이 내건 교육공약들을 보면, 다른 부문의 정책들과 일관성이 있는지 의심스럽고, 한 문제를 해결할 경우 다른 부분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언급도 없다. 이는 교육 현실과 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 및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밖에 평가할 수 없다.

 

예컨대, 규제 철폐와 자율성 및 학교 자치나 교육 자치를 강조하면서 국가 주도의 공교육 개혁과 강화를 공약한다거나, 세금 감면과 규제 완화를 주장하면서 무상교육이나 교육 복지를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병열 시킨다거나, 교육 차별이나 불평등 및 교육 부문의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면서 개인과 학교 및 지역 간의 불평등 심화가 예상되는 학교 선택권이나 교육과정 선택권을 강조하는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아무리 탈이념 시대로 실용주의를 강조한다 하더라도, 또 교육의 자주성과 독립성을 외친다 하더라도 교육 문제가 사회에서 홀로 다룰 수 있는 독립된 섬도 아니고, 다른 정책들과 함께 다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정당의 이념이나 다른 부분의 정책 및 공약과의 일관성이나 조화 문제가 중시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당이 추구하는 이념과 교육 정책에 일관성이 있을 때, 그리고 교육 정책이 다른 부분의 정책과 정합성을 가졌을 때 비로소 현실성과 신뢰성을 가질 수 있다.

 

교육 부문에 한정하더라도 어떤 정책이든, 교육과정, 교육 체제, 입시를 포함한 교육 시스템 전체에 대한 종합적인 진단과 검토 및 평가를 바탕으로 다른 부분에 미치는 영향력과 부작용을 감안한 후 마련한 대안일 때 진정한 힘을 가질 수 있다.

 

교육 개혁은 백지 상태에서 우리 교육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현재의 우리 교육을 바탕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따라서 당연히 현재의 교육 방향이나 원리 및 시스템에 대한 진단과 평가가 있어야 하고, 그 바탕에서 미래 교육에 대한 비전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최소한 현 정부가 추진하는 주요 정책이나 교육 운영의 원리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 예컨대 올해 구성될 예정인 국가교육위원회, 고교학점제에 바탕을 둔 2024 교육과정, 2025년부터 실시한다고 하는 일반고 중심의 고교 체제 개편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

 

그런데 각 당이 내건 교육공약을 보면 그런 정책에 대한 입장이 명확하지 않거나, 현 정부의 정책을 수용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런 점에서 여·야의 교육 정책이 그렇게 차이가 있는 것 같지 않다. 교육 문제는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아서일까, 여나 야가 모두 교육 부문에 쟁점이 될 만한 산뜻한 교육 공약이 없다는 것은 모두 현상 유지를 바라기 때문으로 보인다.

 

3) 교육 불평등 문제 해소 방안에 ‘공백’

 

우리나라의 불평등 문제가 세계 1, 2위를 다투는 것처럼, 교육 부문에 있어서도 불평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대학 입시가 교육 불평등을 상징하고, 성적이나 대학에 따른 불평등 문제도 있지만, 지역적으로도 도시와 농촌, 서울과 지방 및 서울에서의 강남과 강북, 학교 간에도 일반고와 특목고, 학교 규모나 도시화와 관련해서는 큰 학교와 작은 학교, 그리고 교육계 내에서는 정규 교사와 기간제 교사 및 강사 간의 불평등 문제나 차별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코로나19 상황에서 이런 교육 격차나 불평등 문제는 더 심화되고 있다.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특히 원격 수업 확대로 인해 같은 학교 내에서도, 또는 수업이나 학습 과정에서도 교육 불평등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최신 정보 기자재를 확대 보급하거나 수업 방법만 개선한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최신 정보 매체의 보급과 활용은 물론, 교육 환경과 여건의 개선 및 시대의 변화에 따른 수업 및 평가 방법의 개선도 함께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각 후보자들이 내건 공약을 보면 최신 정보 매체의 보급을 확대하겠다고 하고, 디지털 교육을 강조하겠다는 내용은 있는데, 몇 후보를 제외하고는 교육 격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학급당 학생 수를 감축하여 대면 수업을 확대하거나 개별화 수업이 가능할 수 있도록 교육 여건이나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내용을 공약으로 내건 후보는 거의 없다.

 

오히려 후보들은 개인 및 학교, 지역 불평등 심화 문제를 도외시한 채, 맹목적인 학교 자치, 교육 자치만을 주장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4) 미래 사회에 대한 피상적 대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관심사가 된 정보 기술의 발전과 활용 문제, 심각한 기후 위기와 환경 문제, 인구 감소 및 노령화에 따른 문제 등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문제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후보들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 경제 성장이나 산업 발달에 따른 대응 차원에 머물러 있고, 미래 사회의 주체적인 삶을 개선하는 것까지는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기후 변화나 환경 문제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경제 발전의 걸림돌 정도로만 여기는 듯하고, 새로운 생활 방식의 변화까지 연결시키는 교육적 대안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인구 문제나 노령화 대책도 지역 불균형 해소나 평생 교육을 강조한 정도로만 넘어가고 있는 것 같다.

 

5) 개혁 추진 주체의 문제

 

대선 과정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점으로는 정책이나 공약 분석 못지않게 정책을 추진하는 사람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있다. 같은 주장과 같은 일을 하더라고 누가 하느냐, 어떤 집단이 주도하여 하느냐에 따라 그 신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대선 후보 주변에서 교육 공약을 생산하고 옹호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다.

 

아무래도 교육 전문가와 과거 교육 부문에서 활동한 사람들이 각 후보의 교육 정책과 공약을 생산하고 공약을 대변하게 되는데, 지금까지 관료중심의 교육을 담당했거나 추진해 온 사람이 교육 자치나 학교 자치를 주장하고, 관료 중심의 획일적인 우리 교육의 개혁을 외친다면 신뢰성을 가질 수 없다. 또한 시장 중심주의 교육 개혁을 주장하고 과거 일을 추진했던 사람들이 교육 개혁을 외치고 교육 공공성 확대나 교육 복지 확대를 주장한다거나, 또 오랫동안 교육의 공공성과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외친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입장이나 철학이 다른 유력한 대선 후보의 정책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다면, 그들이 내세우는 공약이나 정책이 제대로 실현될 것인가에 대한 회의를 가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대선 후보를 도와 주요 교육 정책을 마련하거나 선대본에 들어가 주요 지위를 맡고 있다면, 시민들은 그들이 자신의 정책적 신념과 교육 철학을 명확히 하고 있는지, 선거 과정에서 표리부동하지 않는 일관성을 지킨 사람들인지 살필 필요도 있다.

 

물론 각 후보의 선대본 내부 사정이나 교육 정책 생산의 핵심이 누구인지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소위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오랫동안 교육 시민운동을 해 온 사람들이나,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내세우면서 과거 및 차후 교육감 선거에 관심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소위 유력한 대선 후보들의 교육 정책이나 공약을 책임지거나 선대본 주요 직책을 맡아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이런 활동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지만, 활동의 일관성을 유지하려면 최소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교육 공약의 후퇴에 대해서는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껴야 하고, 최소한 교육 자치 확대를 위한 제도 개혁 부문의 공약도 개발해야 한다. 또 차후 정당과의 거리를 두고 벌어질 교육 자치 선거에 있어서, 정당 관련 활동 전력을 자신의 영달을 위한 명분으로만 삼지 않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선대본에 참여한 시민운동가 출신들 중 그런 고백을 한 사람이 별로 없다.

 

 

3. 각 후보들의 구체적인 공약 분석

 

1)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1) 이재명 후보는 교육목표로 ‘① 전환시대를 선도할 인재 양성으로 과학 기술 5대 강국 실현, ② 미래 인재 양성과 공교육 내실화를 위한 교육대전환’을 내걸고 있다.

 

그는 경제 부문 공약으로 5-5-5 정책(5대 강국, 5만 불, 주가 5천 시대 등)을 내세우는 것처럼, 교육 공약으로도 5대 강국 실현을 먼저 내세우고 있는데, 이것은 교육을 국가 발전을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과거 국가 주도 개발시대의 교육관에 바탕을 둔 것이란 생각이다. 더 심하게 말하면 과거 교육부가 아닌 교육인적자원부를 모델로 하는 교육관에 바탕을 두고 교육 정책이나 공약을 마련한 것으로도 보인다.

 

그리고 거창하게 교육대전환을 내세우고 있으나, 그 전환이 어디에서 어디로의 전환인지, 즉 현재 우리 교육의 어떤 문제를 개혁하고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갈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물론 교육대전환 방법의 첫 번째로 ‘디지털 인재 양성과 직업 평생 교육 체제 전환’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것에서도 구시대적 교육관의 모습이 드러난다. 디지털 시대에 맞는 인재 양성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교육은 특정 시대에 맞는 인재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들이 행복하고, 더불어 올바른 관계를 맺기 위해 실시하는 것이다. 그런데 제4차 산업혁명 운운하며 디지털 시대에 맞는 인재 양성을 교육 개혁의 가장 중요한 정책 방향으로 내세우는 것은 성장 발달의 입장에 바탕을 둔 교육관과는 거리가 멀다.

 

또 이런 구시대적 수단적 교육관의 적나라한 모습은 정책 방향인 ‘과학 기술 5대 강국 진입과 기술 주권 확립’에서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교육을 국가 발전의 수단으로 본다는 것이며, 교육의 초점을 그런 과학 기술 인재 양성에 둔다는 것이다.

 

물론 교육을 통해 능력 있는 국민을 양성해야 하고,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려는 것을 비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 교육 문제의 핵심을 국가 발전에 두고, 그런 교육을 위해 교육을 재편하겠다는 것이 이 시대의 교육적 이상이고 비전인가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

 

(2) 공약의 구체적인 내용을 좀 더 들여다보면 유치원과 어린이집 통합, 돌봄 강화, 기초 학력 보장 및 지역학습일 도입 등이 있다. 교육은 진입 단계가 중요한데, 초중등 교육에 비해 아직까지도 공교육화가 미흡한 보육 및 유아 단계에까지 국가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공교육의 파행에 대해서, 즉 공교육이 결국 개인의 영달만을 위한 입시 교육으로 전락한 것에 대한 대안은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에 한계가 있다.

 

(3) 입시 공정성 강화와 대학 체제 전환을 통한 새로운 고등교육 생태계 구축은 주목할 만하지만 그 내용을 보면 빈약하기 이를 데 없다. 치열한 입시 경쟁 속에서 전형 요소를 둘러싼 공정성 시비를 대입 공정성 위원회 설치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 치고는 너무 안일하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대학 체제 개편이라는 내용이 고작 지역과 함께하는 혁신 공유대학 설치 정도이다. 이는 4년 전 같은 당의 문재인 후보가 국공립대 연대체 구성이나 공영형 사립대 정책을 추진하려 한 것과 비교해서도 실망스럽다. 그리고 고등교육 생태계 추진의 핵심으로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는데, 이는 반값등록금이나 고교 무상 교육에서 이어진 대학교육 무상화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나 열망을 담기보다는 오히려 외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4) 또 이재명 후보는 전환 시대를 선도할 과학 기술 인재 양성을 내걸고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재명 후보는 시대 전환의 가장 중요한 요인을 과학 기술의 발달로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과학 기술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이렇게 과학 기술 개발과 그에 맞는 인재 양성을 가장 중요한 교육 부문의 시대정신으로 본다는 것은 그동안 우리가 관성적으로 교육이념으로 외쳐온 홍익인간이나, 민주 시민의 양성, 교육 불평등 해소와 국민 화합, 전 국민의 인권과 자유 행복을 누리며 살기 위한 소양 함양 등의 교육 목표와는 거리가 있다.

 

2) 국민의힘 윤석열

 

(1) 윤석열 후보는 교육목표로 ‘① 자율, 개방, 혁신 중심의 디지털 교육 체제로 대전환, ② 학교 교육 정상화 및 공정한 교육 기회 제공, ③ 자율기반 학습생태계를 조성하고, 교육 경쟁력을 제고하여 국가 발전 견인’을, 이를 실현할 방법으로 아래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

 

① AI 교육 혁명을 위한 첨단 기기 지원 및 관련 전문 과정 신설
② 수시 전형의 공정성 제고, 새로운 대입 제도 마련
③ 대학의 자율성 확대, 새로운 평가 방식 도입, 재정 지원 확대
④ 특성화고 교육과정 개편

 

(2) 윤석열 후보는 보수 정당의 주자답게 자율, 개방 및 교육 경쟁력을 앞세우고 있다. 다른 어떤 가치보다도 자율과 개방이 중심이 되다 보니, 교육 불평등 문제나 교육 격차 해소, 학생들의 인권이나 참여 및 민주 시민으로서의 역량 확대 등은 윤석열 후보의 관심사가 아니다. 교육 문제의 핵심도 대학의 자율성 확대에 두고 있고, 대학 체제 개편이나 대학 서열 해소 및 입시로 인한 초중등 교육의 왜곡이나 황폐화에 대한 문제 의식도 없고, 관심도 없다.

 

입시 문제에 대해서도 조국 사태 이후 우리 사회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공정성을 강조하면서 공정한 교육 기회 제공, 수시 전형의 공정성을 내세우고 있는데, 공정성의 의미와 내용은 전형 과정의 엄격한 관리나 표준화된 시험(수능)에 의한 입시를 확대하는 낮은 차원의 공정성에 머물러 있고, 기울어진 운동장 때문에 소외되거나 차별받는 학생들을 위한 정의 실현으로서의 공정성에 대한 개념과 의식도 없다.

 

(3) 그리고 디지털 교육 강조, 새로운 평가 방식 도입, 국가 발전을 위한 인재 양성 등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런 점은 더불어민주당과 별 차이가 없다. 설령 국민의힘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다른 부문은 몰라도 교육 부문은 현재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 특이한 점은 야당의 대표를 자임함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의 교육 체제나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없다는 점이다. 고교학점제에 바탕을 둔 2024 교육과정과 2028년으로 예정된 입시제도 개혁, 국가교육위원회에 대한 판단, 그리고 2025년부터 통합하기로 된 일반고 중심의 고교 체제 개편에 대해 윤석열 후보의 교육 공약은 침묵하고 있다.

 

물론 모든 사안을 교육공약에 다 담기는 어렵고 주요 사항만 제시하기 때문에 공약만으로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각 시민단체나 언론에서 대선주자의 공약을 점검하기 위해 문답을 참고할 수밖에 없는데, 여기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고교 체제 개선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있지만 세부 설명은 없다. 그리고 여러 시민 단체나 언론사에서 질의한 교육 현안에 대해서도 입장을 수시로 바꾸고, 답변도 교육 문제를 깊게 천착하여 입장을 정한다기보다는 비난받지 않을 정도로 대응한다는 느낌이다. 그만큼 윤석열 후보의 교육 공약은 부실하다고 수 있다.

 

3) 정의당 심상정

 

(1) 심상정 후보는 교육목표로 ‘유아부터 대학까지 미래형 맞춤교육, 직업 교육 강화 및 대학서열 완화로 사교육비 경감’을, 그 실현 방법으로는 아래의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

 

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여는 맞춤 교육
– 한반 20명 미래형 학교(수업과 평가 혁신, 변혁적 역량 중심 교육과정)
– 동그라미 작은 학교 확대
– 서울대 10개 만들기
– 작지만 강한 미래 대학 육성
② 영유아 교육 및 돌봄 교육 강화, 노동 인권 교육 활성화
③ 노동 존중 사회를 위한 직업 교육 대입제도 개편 및 사교육비개혁, 평생교육 강화
– 고졸 첫 임금 250만원, 전문대 재정 지원
– 수능 절대평가 확대 및 자격고사화, 학력 학별 차별 금지법
– 평생교육 강화

 

(2) 전반적으로 공약은 입시 경쟁의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대학 체제 개편, 코로나 시대에 더욱 두드러진 교육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맞춤 교육, 인구와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위기를 맞는 작은 학교 살리기와 서열화된 대학 체제에서 더욱 심하게 타격을 받고 도태의 위기에 처한 대학 문제에 대한 대처(작지만 강한 미래 대학 육성)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다른 어떤 후보보다 교육 부문에의 깊은 고민이 담겨 있다.

 

그리고 입시 교육의 문제, 교육 불평등 문제, 인구 감소에 따른 미래 교육 체제의 개편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도 다른 후보들과 명확한 차이가 있다. 그리고 교육 문제를 직업과 노동 문제와 연결 지어 해법을 제시하고자 하는 것도 진보 정당답게 산뜻한 공약이다.

 

(3) 하지만 이런 근본적인 대책들은 정의당의 뿌리인 과거 민주노동당 때부터 일관되게 교육 문제를 개별 학교나 대학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로 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체제 개혁을 시도한 바 있는데,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체제 개혁보다는 경쟁력 있는 학교나 대학을 육성하는 제도 개혁에 방점을 둔 것 같아 과거보다도 정책적으로 후퇴했다는 느낌이다.

 

4) 국민의당 안철수

※ 이 글이 작성된 이후인 3월 3일, 윤석열, 안철수 두 후보의 단일화가 이뤄졌습니다. 이에 본 글에는 안철수 후보에 대한 내용도 함께 담기는 하지만, 이준석 국민의 힘 대표가 “윤 후보와 안 후보의 공약이 다른 경우, 인수위 단계에서 공약을 조율하겠다. 그럼에도 우리 후보와 다른 부분은 우리 후보의 생각이 우선이다”라고 언급한 점을 고려하면, 공약을 살핌에 있어서도 단일화 후보인 윤석열 후보의 공약을 중심에 두고 평가해야 할 것입니다.

 

(1) 안철수 후보는 교육목표로 ‘부모찬스의 불공정한 대학 입시, 기득권 대물림 개혁, 학제 개편을 통한 창의적 인재 양성’을 내걸고, 실현 방법으로 ① 수시폐지, 정시 전면화, 수능체개 개혁, ② 로스쿨 사시 제도 부활, ③ 의학 전문대학원 폐지, ④ 입시 비리 채용 비리 엄벌, ⑤ 고용세습 및 채용청탁 금지법 제정, ⑥ 학제 개편과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 교육 콘텐츠 개혁을 담고 있다.

 

(2) 안철수 후보의 공약은 간단히 제시된 것처럼 빈약하기 이를 데 없다. 교육 문제를 전체적, 종합적으로 보지 않고 몇 가지 사안이나 주제에 대해서만 입장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입시 문제에 대해서는 수시 폐지, 정시 전면화 및 수능 체제 개혁을 공약으로 내걸고, 사시 부활, 의학 전문대학원 폐지 등 과거로의 회귀를 현재 교육 정책의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수시에서 학종에 문제가 있고, 로스쿨과 의학 전문 대학원 제도에 문제가 있어 비판이 거센 것이 현실이지만, 그렇다고 과거 제도로의 복귀를 해법으로 제시하는 공약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과거, 수능 중심의 입시, 사시를 통한 법조인 양성, 그리고 과거의 의료인 양성이 지금보다 더 낫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미 기존 제도에 문제가 발생하여 그것이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기에 새로운 제도를 도입한 것인데, 이런 역사나 경험마저 부정하고, 이제 와서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이렇게 과거 구시대적 정책이나 제도를 부활시켜 작금의 교육 문제에 대한 해법이라고 제시하는 것은 수구적이고 퇴행적인 정책 및 공약이라고 할 수 있고, 그만큼 안철수 후보의 교육 문제에 대한 인식과 수준이 낮다고 할 수 있다.

 

(3) 또한 입시 비리, 채용 비리 엄벌 등을 내걸고 있는데, 이것은 공약이라기보다는 정책 집행 의지를 밝힌 것 같고, 대선 공약으로서의 위상에도 맞지 않는 것 같다. 또 고용세습 및 채용청탁 금지법 제정도 있는데, 이것도 부정 비리 엄벌처럼 근본적인 교육 문제에 대한 대책이라기보다는 공정한 정책 마련과 권력 집행 의지를 밝힌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4) 안철수 후보의 공약 중에 그나마 눈에 띄는 굵직한 것은 학제 개편이다. 다른 정당들은 영유아 교육 및 보육 강화와 공공성 확대, 유·초중등 교육의 정상화와 평가제도 개혁, 그리고 고등교육 지원 강화를 내걸고 있는데, 학제 개편은 이런 것을 모두 포함한 거대한 개혁 구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학제 개편은 우리나라 공교육 부문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사안이다.

 

그런데 소위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가 오고 있는 상황에서 학제 개혁과 같은 대대적인 교육 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영유아 교육 시기 및 방법, 공교육의 시기 및 내용, 방법 그리고 대학 교육과의 연계와 대학 입시 문제 해결 그리고 입직 시기 조정 등 사전에 검토하고 조절해야 할 사항들이 너무나 많다. 그런데 안철수 후보에게는 이런 문제에 대한 고려나 고민이 드러나지 않는다. 과연 안철수 후보는 학제 개혁을 실현하기 위한 세부적인 진단과 검토 및 대안 마련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든다.

 

또 설령 학제 개혁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이번 대선 과정에서 이슈화 시키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고 거대 공약만 내거는 것에서 얼마나 진정성과 현실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우리나라의 교육 문제에 대한 전체적인 조망과 진단도 않고 무책임하게 거대한 교육 개혁 담론인 학제 개혁을 불쑥 교육공약으로 내건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든다.

 

 

4. 마무리 하며

 

이번 선거는 미래를 위한 선거라기보다는 과거에 대한 심판에 치우쳐 있고, 정책이나 미래 비전을 놓고 다투기보다는 후보자나 가족들의 인성이나 사생활이 관심사가 되어, 결과적으로 사상 초유의 정책이 실종된 대선이라는 비판이 많다. 그런데 다른 어떤 부문보다도 담론과 정책의 실종으로 인한 문제점이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난 것이 교육 관련 부문이 아닌가 한다.

 

이것은 교육과 교육 이외의 다른 부문을 비교해 보면, 코로나19의 상황에서도 이를 이유로 정치적 공백이 생기거나 경제적 운용이 멈추지는 않았고, 이번 대선에서 각 당 및 후보자들은 정치 개혁이나 경제 부문에 대한 대책과 비전을 활발히 피력하고 있다. 예컨대 경제 부문에 있어서는 지금은 방역 강화로 인해 타격이 심한 자영업이나 소상공인 대책으로 각 당이 모두 100% 보상까지도 거론하고 있고, 또 향후 우리 경제를 어떻게 정상화시키고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교육 문제를 그만큼 절실하게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 교육 담론이 실종된 상황에서 각 후보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교육 공백과 불평등 및 교육 격차 해소 방안에 대해서도 산뜻한 대책이 없다. 게다가, 공교육 정상화 방안에 있어서도 과거보다 더 후퇴한 공약들을 내걸고 있어, 어느 후보를 선택하든 공교육 정상화에 대한 기대를 걸기도 쉽지 않다. 산적한 우리 교육 문제의 해결은커녕 학생, 학부모들의 고통이 지속될 것 같다.

 

그렇다고 이런 모든 문제나 책임을 후보나 정당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그런 한심한 공약이라 하더라도 현재 우리들의 삶이나 미래 사회나 세대의 삶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궁극적으로는 시민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구태의연한 말이지만, 어떤 나라든 국민 수준에 맞는 사람을 지도자로 선택한다고 한다. 따라서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절망만 할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그나마 더 현명한 판단을 하고 대응을 했으면 한다. 교육 개혁의 역사는 대선 한 번으로만 끝나지 않고 계속되기 때문이다.

🖨️ 인쇄(Print)하기

교육을바꾸는사람들 정책위원 김학윤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및 경기여자고등학교 교사로도 활동 중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과도 초창기부터 인연을 맺고 함께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댓글 2

  1. 박경현 수정 삭제

    너무 잘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비판 내용도 모두 제가 하던 생각과 같아서 ‘아, 내가 틀리게 생각하지 않았구나’ 하고 안심이 됩니다. 그러나 그 안심은 곧 교육개혁에 대한 불안이고 불만입니다. 교육개혁은 대통령의 정치 공약으로는 기대할 수 없나봅니다.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모두 참여해서 낸 정책일 텐데요. 이미 목소리 내는 전문가들이 보수적인 기득권층을 형성하고 있다는 반증일까요?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모두를 담으려다 보니 말이 안 되는 말들이 가득한 것일까요?

  2. 김태균 수정 삭제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를 하였습니다. 이로써 윤석열 후보가 보수를 대표하는 단일 후보가 되었는데… 이 두 후보의 단일화로 인한 시너지가 교육 분야에서는 전혀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 정말 아쉬운 부분인 것 같습니다. 이번 단일화로 선거 양상이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하고 걱정되기도 합니다. 지지하는 후보는 마땅찮은데 투표는 해야 할 것 같은 그런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는 형편입니다.

이전글 [대선을 앞두고] 교육에 희망을 갖게 하는 지도자를 보고 싶다. 다음글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교육] 수석교사제 선발·운영에서의 부실을 더 이상 방치하지 마라
칼럼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