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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교육과정 통합의 가능성’ 보기

#707 정가희, 인천서흥초등학교 교사 2021.12.15

교육과정 개정 시기에 ‘통합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주제는 반복되어 왔다. 2008 특수교육 교육과정 개발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일반교육과 특수교육의 연계점을 찾아야 한다는 노력이 있어 왔다(전병운, 2014).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의 주요 사항도 ‘모두를 위한 교육과정 강화’, ‘통합교육 강화’를 담고 있다. 이번 교육과정 개정에서도 ‘통합교육’에 대한 주제가 반복되는 것이다. 이전보다 나아진 점은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에 특수교육 대상 학생에 대한 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평가에 대한 맞춤형 지원’ 내용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일반교육과정과 특수교육과정이 분리되어, 특수교육 대상 학생의 지원에 대한 내용이 특수교육과정에 집중되어 있는 현실보다는 나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실질적인 통합교육 강화가 실현될 수 있을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통합교육의 어려움

 

많은 현장 교사 및 학부모들은 ‘일반학교 내의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업 시간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라고 말한다. 초등 1, 2학년에는 통합교과를 통해 다양한 신체, 놀이활동들로 구성되는 반면에 3학년 이후부터는 정보에 대해 알고, 적용하는 활동들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과학, 사회, 영어교과와 같이 점점 지식수준이 높은 내용들이 등장하고, 이럴 때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은 대부분 수업 시간에 ‘앉아만’ 있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결국 ‘교실 안에 함께 있는 상태’인 물리적 통합을 넘어 ‘교육적 요구를 충족하는’ 교육과정적인 통합수준까지 지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교육과정적 통합을 위해서는 교육과정의 난이도를 수정하거나, 전달방법, 교수방법 등을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보편적 학습 설계나 교수 적합화, 차별화 교수 등의 여러 방법이 제안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특수교사와 협력하여 한 과목 정도를 교수 적합화하는 ‘특별한 사례’ 외에는 다른 경우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교사 개인이 전 과목에 대해서 학생별로 내용의 난이도를 조절하거나, 적절한 전달 방법 및 수행 방법을 모두 고려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2022 교육과정 개정 중점 사항

 

통합교육에 대한 현장의 어려움을 반영하여 2022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에서는 아래와 같은 중점 사항을 발표하였다.

 

과제 5. 특수교육 교육과정 개선 방안
나. 통합교육 강화 및 특수교육 대상 학생 맞춤형 교육 지원
◦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에 특수교육 대상 학생에 대한 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평가 등에 대한 학생 맞춤형 교육 지원 사항 제시
– 특수교육 대상 학생의 배치환경(일반 학교의 통합학급 및 특수학급)에 따른 교육과정 편성 운영 지침 마련
◦ 통합교육 지원에 관한 기준과 학교급별 통합교육 지원 방향, 일반-특수교사 간 협력적 교육과정 운영 방안 등을 초 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에 제시
◦ 일반학급 특수교육 대상 학생이 장애 유형, 장애 정도에 따라 차별받지 않고, 개인의 교육적 요구에 적합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침 마련
– 초 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에 장애 특성을 고려한 성취기준 재구조화와 교수·학습 및 평가 방법 등에 대한 지원 근거 마련
※ 보편적 학습 설계, 수업 자료 지원 등을 포함한 교수·학습 방법과 특수교육 대상 학생에 대한 평가 조정 방안 등

 

중점 사항을 살펴보면 ‘특수교육 대상 학생의 배치환경별로 교육과정 운영 지침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이 있다. 특수학급 배치 학생은 국어, 수학 등의 일부 시간에는 특수학급에서 개별적 수업을 받고, 일반학급 배치 학생은 일반학급 내에서만 수업을 받는다. 통합교육이 잘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일반학급 배치 학생은 적절한 지원을 받기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배치환경별로 별도의 지원 지침을 만드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통합교육을 해야 한다’라는 것이 아닌 ‘통합교육의 기준을 세우고, 세부적으로 특수교사와 어떻게 협력할지를 제시하는 것’도 필요한 부분이다. 현장에서는 이러한 협력의 근거가 부족하여 통합교육을 위해 특수교사 홀로 고군분투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특수교육 대상 학생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성취기준 재구조화 및 다양한 교수학습 및 평가 방법을 제공하도록 한 것도 중요하다. 이는 앞서 말한 교육과정적 통합을 위해 학생의 다양한 수준, 상황에 따라 교육과정을 수정 및 조절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지침만 마련한다고 통합교육이 교육과정적 통합까지 원활하게 실현되긴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하여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 제안 1. 교육과정 설계부터 보편적으로 (국가 단위)

 

보편적 학습 설계는 통합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제안되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보편적 학습 설계’는 건축학에서 시작된 ‘보편적 설계’를 교육에 적용한 용어이다. 보편적 설계는 모두에게 적합하며 차별받지 않고 사용 가능하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보편적 설계의 원칙은 ‘장애를 없애는 무장애 설계’, ‘설계 단계부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사용하도록 하는 설계’, ‘장애유무, 연령, 문화 등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의 이용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보편적 학습 설계는 보편적 설계에서 ‘이용자의 다양성을 고려하여 설계’한다는 측면을 교육에 적용한 것이다. 보통 교사가 수업을 계획할 때 보편적 학습 설계를 활용하지만 국가수준 교육과정에서부터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보편적 학습 설계(UDL)를 광의의 개념으로 볼 경우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이 존재하는 국내에서도 목표설정, 목표에 따른 활동 분석, 보편적 교육과정 설계에 따른 교육과정의 위계 및 계열 설정, 보편적 교육과정 설계에 따른 단원 설계 및 지도의 단계를 따를 경우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 (김남진, 우정한, 2016)

 

국가수준의 교육과정부터 보편적 학습 설계를 적용한다면, 교사들에게 제공되는 교과서, 지도서 등에서도 다양한 학습자에 대한 고민을 녹일 수 있다. 결국 교사들이 더 다양한 입장에서 수업을 설계해 나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다.

 

보편적 학습 설계를 국가수준 교육과정에서 실현하려면, 각론 개발부터 각 교과에 대한 전문가들 뿐 아니라 특수교육 및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참여가 필요하다. 결국 협력적 접근을 통해서 교육과정이 모든 학생, 그 중에서도 가장 어려움이 큰 특수교육 대상 학생을 품을 수 있을 것이다.

 

∎ 제안 2. 통합교육을 위한 다양한 자료 DB 구축 (교육청 단위)

 

하나의 교육과정은 모든 학생에게 적합한 수준의 자료를 제공할 수 없다. 다만 최대한 다양한 학생들을 품을 뿐이다. 따라서 학생 연령, 수준, 문화에 적합한 자료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쌓아가야 한다.

 

현재까지 통합교육을 위한 자료들은 국립특수교육원과 같은 중앙기관에서 pdf나 도서 형태로 제공되곤 했지만, 그마저도 일반교사들은 개발 여부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교육청 단위로 통합교육자료를 개발, 탑재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때 자료의 형태를 교사들이 수업에 바로 쓸 수 있도록 제공해야 한다. 이미 사교육에서는 각 학년, 학기, 교과, 차시별로 활용할 수 있는 PPT, 영상, 학습지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교사들은 수업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자료를 선호한다. 이러한 현장의 요구에 따라 통합교육을 위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각 차시별 자료들을 다양한 난이도, 다양한 장애 유형에 따라 다양하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 교사들에게 다양한 자료를 제공할수록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통합교육의 질도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육청 단위로 통합교육자료를 개발한다는 지침만 마련될 경우 이러한 업무는 교육청 내 특수교육팀에게만 배분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일반교육과의 연계성을 높이고, 수업에서 바로 쓸 수 있을 만한 자료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일반교사, 특수교사가 함께 구성된 통합교육자료 개발팀이 구성되어야 한다. 결국 이때에도 협력적 접근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 제안 3. 통합교육지원? 통합교육지원교사! (학교 단위)

 

학교 단위에서 일반교사와 협력하여 교육과정을 운영하려면 이를 전담하는 특수교사가 필요하다. 안타깝게도 현재 배치된 특수교사들은 특수학급 배치 학생에 대한 1:1 혹은 소그룹 형태의 개별화 교수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경우가 많다. 현재 진행되는 특수교육법 개정에서도 주요 사항이 특수학급 학급당 특수교육 대상자 수를 줄이는 것이니 말이다. 결국 현재의 구조에서는 특수교사가 특수학급 배치 학생의 개별화 교수 외의 통합교육을 위한 지원까지 제공하기란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부는 2020년부터 통합교육지원교사라는 역할로 교사들을 배치하고 있지만, 각 지역별로 30-40명 정도이며, 이마저도 각급 학교가 아닌 특수교육지원센터로 배치되고 있어서 직접적인 통합교육 지원이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협력적인 교육과정 운영 현실화를 위해서는 현장에 배치되는 통합교육지원교사 인원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각적인 확대가 어렵다면 일반학급 배치 학생에 대한 지원을 통합교육지원교사가 감당할 수 있도록 거점학교별로 1명씩이라도 배치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서 교육과정 안에서 통합교육을 강화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기뻤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들이 실현되려면 ‘협력적인 접근’이 가장 중요하다. 국가 교육과정 개발 단계, 교육청 단위의 지원, 학교 내에서의 지원에서 모두 일반교육과 특수교육이 함께 발 맞추어 나가며, 각자의 전문성에 대해 교류하며 학생에게 적절한 교육적 지원을 찾아가려는 노력이 시작되길 바란다. 이러한 지원을 통해 교육과정적 통합이 가능할 것이라 기대한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견해가 아닙니다.

 

 

<참고문헌>

 

• 김남진, & 우정한. (2016). 보편적 학습설계의 개념 확장 및 실행 과정에 관한 이론적 고찰. 특수교육재활과학연구, 55(3), 205-224.
• 전병운. (2014). 한국 특수교육의 새로운 방향 탐색을 위한 교육과정 개정의 과제. 한국특수교육학회 학술대회, 1-16.
• 조윤정, 변영임, 오재길, 이수현 (2021). 학습격차 해소를 위한 새로운 도전 보편적 학습 설계 수업. 살림터.
• 한숙희, 박재국, & 김혜리. (2013). 초등학교 통합학급에서의 장애학생을 위한 교수적합화 실태. 특수아동교육연구, 15(1), 453-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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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서흥초등학교 교사 정가희

인천서흥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며, 좋은교사 ‘배움 찬찬이’ 연구회를 시작하면서 ‘모든 아이들에게 공정한 교육적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고민해왔고 학습부진 및 학습장애 아이들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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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1. 이찬승 수정 삭제

    정선생님~
    진정한 통합교육이 이뤄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짚어주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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