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을바꾸는사람들

칼럼 검색
칼럼 모아보기
ERICK squareal Research & Innovation Center of Korea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방과후 돌봄 기관의 올바른 시설 운영 방안

#608 성태숙, 구로파랑새나눔터지역아동센터 시설장 2021.02.18

1. 방과후 활동을 어떻게 보내는 것이 필요한가?

 

현재 우리나라에서 실시되고 있는 초등 공적돌봄은 교육부의 초등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 복지부의 다함께돌봄센터와 지역아동센터 및 여성가족부의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등으로 다양하다. 이 중 초등학생들을 전적으로 돌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은 초등돌봄교실과 다함께돌봄센터가 유일하다, 그 외 지역아동센터는 만18세 미만의 아동을 돌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는 초등 4학년부터 중등 3학년까지를 돌봄대상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학계에서는 이러한 대상의 중복성이나 사업 내용의 유사성 및 부처 간· 시설 간 연계 부족 등을 들어 방과후사업의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한 방과후 돌봄은 제각각 별도의 법령을 근거법으로 하고 있고, 가장 많은 수의 아동들을 돌보고 있는 초등돌봄교실은 심지어 근거 법령도 없이 교육부의 교육과정이라는 고시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법체계가 제각각인 만큼 운영실태도 엇비슷해 보이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운영여건은 제각각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초등학생들의 방과후 돌봄을 국가가 책임져야 할 돌봄서비스라고 말들은 해왔지만, 현실에서는 땜질식 정책으로 일관해온 결과 지금은 쉽게 손댈 수 없는 복잡한 상황이 연출되어 버린 결과에 의한다.

 

그런데 현 정부 들어서는 맞벌이 가정의 방과후 돌봄에 대한 요구들이 높아지는 것을 보고 복지부는 지역아동센터를 보편적 돌봄으로 만드는 대신 다함께돌봄을 별도로 신설하였다. 복지부의 입장에서는 취약계층의 아동들에 대한 그동안의 경험을 포기하기 어렵다고 하지만 계층 분리적인 정책을 시행하는 데 따른 불안감을 토로하는 지역아동센터 현장의 목소리는 무시되고 말았다.

 

그러나 그런 상황은 둘째 치더라도 중요한 것은 이런 방과후 활동을 과연 어떻게 조직하면 좋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놀이와 쉼이 되는 방과후 활동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다른 아이들이 사교육으로 교육 격차를 벌리고 있다면 그런 상황에서 방과후 활동에 참여하는 일은 상당한 갈등과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 될 수도 있다. 부모도 만족하고 아이들도 만족할 수 있는 그러면서도 기초학력도 높일 수 있는 그런 일석이조의 방과후 운영 방안은 과연 없는 것일까?

 

 

2. 지역아동센터의 이상적인 모델은 무엇이 될 수 있을까?

 

지역아동센터 운영은 종합적인 아동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란 말 속에 잘 표현되어 있다. 그러나 말 그대로 종합적으로 모든 것을 다 해야 한다는 것 외에 다른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진 못하다. 2021년도부터 새로운 평가 체제에 돌입하여 3년간 전국의 4,000여 개소의 지역아동센터의 서비스 평가를 실시하려는 복지부의 계획이 있긴 하지만, 이 역시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교육 및 문화 프로그램과 특화 프로그램을 실시해야 한다는 것 이외에 지역아동센터의 운영 방식에 대한 어떤 방향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최근 지역아동센터와 함께 초등학생들을 위한 공적 방과후 돌봄기관으로 복지부에서 설치한 다함께돌봄사업을 서울시에서는 우리동네키움센터란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우리동네키움센터는 현재 PBL(Project Based Learning)을 도입하겠다고 하고 있어 지역아동센터와는 다른 운영 방식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역시 단기적으로 아동들이 제기할 수 있는 주제 중심의 활동 방식으로 방과후 활동을 채우겠다는 것 뿐, 더 많은 방향성을 제시해주고 있지는 못해 안타까운 상황이다.

 

최근 방과후 시설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들을 모두 일반화하여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대부분은 급·간식 제공, 학교 숙제 지도와 예·복습 지원 및 독서 지도, 영어 등 외국어 익히기를 포함한 예체능 활동 위주의 특기적성 교육, 나들이 및 캠프 활동 지원과 아동들의 일상적인 놀이와 쉼 지원 등으로 운영의 대략을 나누어 볼 수 있다.

 

여기서 학교 교육과정과 직접적인 관련을 맺고 있는 것은 특히 숙제지도와 예·복습 지도를 꼽을 수 있다. 그 폭을 더 넓히면 영어 등 외국어 익히기와 특기적성 교육 전반까지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역아동센터는 초등학생들만을 돌보는 경우가 많지 않을뿐더러, 설혹 초등학생만 다니는 센터라 하더라도 1학년에서 6학년까지 전 학년 범위를 포괄하고 있으므로 그 수준을 어떻게 정해 지원하는 것이 좋을지 난감할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대부분은 학년별 혹은 최소한 2~3개 학년을 한 군으로 묶어, 상·중·하의 체계를 두고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방향성도 부족하지만 방과후 활동은 그 수행 방법에 있어서도 적지 않은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학교 교육과정과 달리 방과후 활동은 학년 간 내용이 많이 중첩되거나 하는 일들이 종종 발생하면서 한편으로는 어려움이 또 발생하기도 하는데, 하지만 이는 마치 학교 교육과정의 나선형 과정을 상기시키는 면이 있고 나름의 긍정적 측면을 갖기도 한다. 즉, 아동들은 대부분 완전학습을 할 수 없으므로 학년이 올라간 학생들이 예전 학습을 모두 완료하고 있는 상태가 아닌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높은 학년의 학생들은 그렇게 보충성을 이유로, 또 학년이 낮은 학생들은 보다 폭 넓은 배경지식을 쌓는다는 의미로 이런 나선형 방식의 활동 추구가 정당화될 수 있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은 어려움을 타개할 미봉책 중의 하나일 뿐이다.

 

따라서 방과후 활동에 대한 보다 다른 방식의 고민과 접근 및 이를 제도화하려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즉, 방과후를 어떤 기준으로든 조직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예를 들어 학교 교과목과 관련하여 이런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예를 들어 학교 교과목을 하나의 기준점으로 해서 방과후 활동을 조직화는 과정을 생각해볼 수 있는데, 이때 주로 사회나 과학, 윤리 등과 같은 학과목을 중심으로 방과후 활동을 재편성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장에서 보면 아동들이 이런 학과목의 지식구성과 활동에 많은 어려움을 토로하기에 하는 이야기다. 특히 그런 학과목이 ‘사회’란 점에 놀랄 수도 잇는데, 실제 아동들이 사용하는 교과서를 살펴보면 3~4학년만 되더라도 인문지리, 인문사회에 대한 일반적 내용이 소개되고, 5~6학년에 이르면 정치경제 일반, 역사 등으로 교육의 폭이 넓어져 아동들이 이해하고 다루어야 하는 분야가 매우 광범위해진다. 또 3학년 과정에는 ‘우리 동네 알기’ 내용을 다루게 되는데, 기초자치구 전체를 배우게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숙제 지도도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다문화 가정의 아동이나 가정 내에서 이런 지도를 해줄 마땅한 어른이 없는 경우에는 상당히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래서 아동들이 사회과 숙제를 할 때에 끙끙대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경험이 적거나 독서 경험이 부족한 학생들일수록 이런 경향을 더 많다. 이에 따라 일부 지역아동센터에서는 이런 다양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하여 체험형 역사 교실 등과 같은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이를 해소해주고자 노력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이런 사회과 과목을 중심으로 지역아동센터 운영을 고민해보는 것도 하나의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예 방과후 활동 자체를 지리, 인문사회, 역사, 정치경제 등의 사회과 구성과목에 따라 4~5개년을 하나의 순환 주기로 하여 나들이, 프로그램, 프로젝트 활동 등을 재구성해보는 것으로 고안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속에 조사를 위한 글쓰기, 감상글 쓰기, 관련 문학작품 읽기 등의 국어교과목도 녹여낼 수 있을 것이고, 그래프, 면적 조사, 비율 등의 수학 과목의 주요 내용도 잘 녹여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것을 또한 프로젝트 방식으로도 수행할 수 있을 것인데, 아동들이 큰 주제 안에서 올해 알고 싶은 내용들을 소주제로 선정해서 프로젝트 방식으로 수행하고 나중에 그 결과물을 기록으로 남기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내용으로 아동들의 진로의식을 기르게 하는 데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보자면 올해는 센터에서 ‘정치’와 관련해 배우기로 했다면, 어떤 학년은 ‘구청 알아보기’를 관련 소주제로 설정해 할동을 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내용은 학교에서 좀 더 체계적으로 배우게 되겠지만, 방과후 활동에서는 좀 더 긴 시간을 들여 폭넓고 집중적인 활동을 해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런 활동을 하는 방과후 활동 중에 아동들은 구청을 방문하고, 놀이터에 수영장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넣어보거나, 놀이터의 망가진 곳, 동네 쓰레기가 잘 정돈되지 않은 곳 등에 대해 민원을 넣어보고, 구청장님께 지역아동센터 운영에 대해 요청 편지나 감사 편지를 써보는 등의 활동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활동들은 일상을 좀 더 의미 있게 만들어주기도 하지만 더불어 교과 학습에도 배경지식으로 작용하여 아동들이 학교 학습에 흥미를 느끼고 더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다. 다양한 학년이 각자 자신의 주제에 맞도록 주제를 정하여 관련 시간에 각자의 주제 대로 활동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지역아동센터의 종사자들이 2~3명에 불과하여 이를 실현하는데 조금 어려움은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3. 이를 실천해보려면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이런 내용들은 아직 실천에 따른 검증이 부족하여 한낱 백일몽에 불과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를 좀 더 검증이 가능한 방법으로 실천해보는 과정이 접목되어, 기본 토대를 갖춘 후 이를 확산한다면 좋을 것이다.

 

이를 위해 ‘경험 연구’의 방법론을 채택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전문가들과 함께 과정을 만들어 내고 이를 직접 몇 개의 현장에서 검증을 해보는 과정을 가져보는 것이다. 이 때 과정을 충실히 기록하고 이론적 기반에서 그 타당성을 계속 진단해가는 방식을 도입한다면 이를 현실화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과정은 현장의 의지만으로 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한두 명의 학자들의 힘만으로 될 수 있는 것도 아닐 것이다. 이는 아동들의 권리와 합법적인 제도의 틀을 존중하면서도, 보다 나은 아동들의 미래를 위한 적극적인 상상이 덧붙어 방과후 과정을 재창조하려는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일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일정 기간 동안에는 이 과정을 이끌어갈 현장 실무자들의 적극적인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지역아동센터에서 기초학습 지원하기’의 두 번째 이야기는 3월 칼럼에서 소개될 예정입니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견해가 아닙니다.

🖨️ 인쇄(Print)하기

구로파랑새나눔터지역아동센터 시설장 성태숙

(현) 구로파랑새나눔터지역아동센터 시설장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댓글 1

  1. 김태균 수정 삭제

    코로나19로 인해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그 기대에 맞는 지원을 정부가 혹은 사회가 지역아동센터에 해주고 있는 지를 먼저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전글 학습과학의 이해와 적용(5) – <원리4> 모든 사람의 뇌는 각기 다르기 때문에 차이점(differences)을 고려한 수업이 효과적이다. 다음글 [논평] 고교학점제의 성공을 위해 보완해야 할 점 7가지
칼럼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