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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교사가 새 정부, 새 대통령에 바라는 교육

#284 고재덕, 전 수명고등학교 교사 2017.05.18

19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였다. 대선 기간 중 각 후보들이 내세운 교육공약이 많지만 선거를 통하여 대통령에 당선된 문재인 정부에게 그 공약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제시된 공약이 모두 실천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현직에 있는 일반계 고등학교 교사로서 나와 내 주변에서 고민하고 공감할 수 있었던 공약은 다음 세 가지이다.

 

• 고교학점제(DIY형 교육)로 진로맞춤형 교육 추진
• 대입제도의 단순화
• 외고 및 자사고, 국제고의 일반고 전환

 

이밖에도 여러 가지 공약이 있지만 위의 세 가지 공약이 현실적으로 크게 느껴진다. 이 세가지 공약의 실천가능성과 가능한 성과에 대하여 말해보려고 한다.

 

중고등학교 학부모와 교사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공약은 대입제도의 단순화에 대한 것이다. 대입제도를 학생부 교과전형, 학생부 종합전형, 수능전형 세 가지로 단순화한다는 것이며 이와 관련해서 수능의 절대평가, 고등학교 내신의 절대평가제도가 같이 따라와 있다. 이 공약은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단히 어려운 과제들이 뭉뚱그려져서 포함되어 있다.

 

대입제도의 단순화와 절대평가제도가 같이 어우러지면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뽑던 대학들의 심한 반발이 예상된다. 성적과 배경이 우수한 학생은 무조건 자기 대학에 입학해야 한다고 믿는 이 대학들은 학생들을 선별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이러한 정책에 심하게 반대할 것이다. 실제로 이런 이야기가 나왔을 때 대학관계자들이 반대하는 모습을 보기도 하였다. 이 문제는 성적이 좋고 자존감이 강한 소수의 학생과 대학을 위주로 교육정책을 펼칠 것인지, 평범하다고 스스로 느끼는 대다수의 학생과 대학을 위주로 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의 문제라고 본다. 소수의 엘리트가 사회와 국가를 발전시키기 때문에 이들을 육성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제 이러한 정책은 과감하게 포기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개발도상국 단계를 지나 선진국 단계로 접어든 우리나라에서 이제는 국민 다수의 행복을 위한 정책을 펼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우수한 성적의 학생들이 선호하고 이들 학생을 뽑기를 원하는 대학은 절대평가에서 일정수준 이상의 성적을 얻은 학생들 중에서 줄세우기 없이 입학생을 선발하는 방법을 찾아낼 필요가 있다. 적성과 관계없이 무조건 성적순으로 대학 진학을 결정하는 시대는 멀리 보내버려야 한다. 추첨을 하던, 다른 방법을 찾던 이는 각 대학이 스스로 해결하여야 할 문제이다. 다만 논술고사라던가 본고사를 도입할 핑계를 여기에서 찾아서는 안된다. 일부의 대학 및 학생의 이기심으로 인해 과거의 폐해를 다시 반복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일반고 교사의 입장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공약은 외고 및 자사고, 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에 관한 공약이다. 과거 고등학교 평준화를 경험했던 세대로서 평준화된 고등학교의 교육환경과 현재의 줄세우기가 고착된 고등학교의 교육환경을 비교해볼 때 반드시 조기실행되어야 할 공약이다. 현재와 같이 학생들을 성적이나 부모의 능력에 따라 줄세우기하여 나누어 놓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이는 사회적 정의에도 부합되는 일이다. 모든 학생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고교 서열화 정책은 없어져야 할 적폐 중의 적폐라고 생각한다. ‘절대 다수의 절대 행복’이 ‘소수의 절대 행복’에 눌리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법 개정 없이 정부의 소신에 의해 시행령 개정으로 이룰 수 있는 개혁이므로 빠른 시일 내에 시행되었으면 한다. 또 과학고등학교나 영재고등학교도 많은 문제점이 보고되고 있으므로 과학고의 존치 여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현재의 거점학교 개념을 도입하여 과학고 시설을 이공계를 위한 거점학교 교육시설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볼만 하다.

 

가장 마지막에 언급하는 내용이지만 고교 학점제는 아주 관심이 가는 내용이다. 학생의 선택권을 중시하고 원하는 내용을 교육받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학점제는 이론적으로는 아주 이상적인 방법으로 보인다. 다만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에 부딪힐 것이다. 학생의 다양한 선택을 존중하는 교육과정이 편성되려면 학교단위에서 학생을 지도할 수 있는 다양한 교과의 지도교사를 확보해야 하는 문제가 생기는데 이것의 해결이 가장 어려울 것이다. 소수 학생이 선택하는 과목의 교사를 학교의 교사정원으로 배치하는 데는 많은 인력과 예산이 필요하다. 혹시 소수자 선택과목 담당 교사를 기간제나 임시강사로 대체한다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한다는 현 정부의 방침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지역 학교간 학점교환제도를 정착시킨다면 가능하긴 하지만 실행하는 데는 역시 어려움이 있다. 또 교사의 평가권 문제도 걸려있다. 교사 개개인이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을 절대평가할 수 있어야 하는데 대학입시와 관련된 내신을 산출하는 과정에서 교사의 주관이 들어간 평가를 수용할 수 있을까? 이런 난제들을 적절하게 해결하고 고교 평준화 정책과 함께 학점제, 교사별 평가권을 포함한 절대평가를 실시할 수 있을까? 공약을 살펴보다 보면 1수업 2교사 체제를 도입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보조교사를 두어 수업에 도움을 준다는 내용인데 과학이나 영어 등에서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제도이지만 비용과 효과 면에서 볼 때 보조교사보다는 한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내로 줄이는 것이 더 효과가 있다고 생각된다. 40명이 넘는 학생을 상대로 수업하면서 교사별 절대평가로 학생을 수시로 평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본다. 좀 더 검토하여 효율적인 방안을 제시하여 줄 수 있으면 좋겠다.

 

대선 때 제시된 여러 공약 사항을 살펴보면 실현 가능한 공약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좀 더 실용적이고 효과적으로 보완하여 추진력과 의지를 가지고 교육개혁을 실행할 수 있도록 응원한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견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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