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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교육 네비게이터 101 – “대한민국, 교육으로 다시 일어서라!”

#257 이재경, 뉴욕주립대 버팔로 교육대학 석좌교수 2017.01.18

2017년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정유년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문득 떠오르는 것은 “정유재란”이었다. 420년 전에 일본이 조선을 임진왜란에 이어 재침략한 역사적 사건이 새삼 경각심을 일으키는 것은 현재 대한민국이 처한 국정의 위기와 외세의 위협 상황과 맞물리기 때문이다. 당시 무능과 무책임으로 백성들을 도탄에 빠뜨린 조선의 임금과 조정의 모습은 오늘날 대한민국에서도 재현되고 있는 것 같아 재외동포의 한 사람으로서 참담함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 한편 이순신 장군 같은 불세출의 영웅이 풍전등화의 나라를 구했던 역사적 사실은 리더십의 중요성을 한층 더 일깨운다. 오늘날 대한민국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국난을 슬기롭게 극복하려면 사회 지도층의 분골쇄신과 동시에 국가 시스템의 환골탈태가 필요하다. 분노하고 좌절하는 학생들과 청년들에게 기성세대가 사죄하고, 훗날 다시는 이 같은 역사적 과오를 범하지 않도록, 아니 과오를 교훈삼아 오히려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도록 교육이 나서야 한다. 미래의 희망은 오늘의 교육에서 시작된다.

 

교육의 힘으로 경제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선 자랑스런 오늘의 대한민국에서 벌어졌다고는 믿기 힘든 국정사기극을 보면서 안데르센 동화집에 나오는 “벌거벗은 임금님” 이야기가 떠올랐다. 임금을 비롯한 신하들이 모두 사기꾼들에게 속은 것은 그들이 정말로 무지해서가 아니라 부정직과 사리사욕 때문이었다. 바보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투명한 옷을 만들었다고 속인 사기꾼들은 잘못과 결함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인간들의 위선을 악용하였다. 오로지 순수하고 정직한 어린이의 눈에만 어른의 거짓이 보이고, 거짓을 고발할 용기가 있었다. 과거 한국의 교육이 높은 교육열을 이용하여 자기 머리만 똑똑한 학생을 만들려고 했다면, 이제는 마음과 행동이 올바른 사회적 인격체를 만드는 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 학생들이 사회의 문제를 자유롭게 비판하며 토론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잘못이 있을 때 원인을 분석하여 함께 책임을 지며 개선할 수 있는 집단지성과 시민역량을 길러야 진정한 열린 사회, 선진사회가 열릴 것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사람들이 가장 많이 검색하거나 그 검색율이 전년도에 비해 가장 많이 증가한 단어가 “올해의 단어”로 선정되는데, 2016년도 세계적 사전 출판사인 메리암 웹스터가 선정한 올해의 단어는 “surreal”,  즉 “초(超) 현실적”이었다. 이는 실제 현실이 아니라 비합리적인 상상으로 펼쳐지는 꿈과 같은 환상을 말한다. 그리고 옥스포드 사전이 선정했던 올해의 단어는 “post-truth”, 즉 “탈(脫) 진실”이었다. 즉 입증된 사실이나 진리가 아니라 사람들의 감정과 믿음에 호소하는 주장을 뜻한다. 아마도 작년에는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브렉시트(Brexit)와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 등과 같은 일련의 뉴스에서 보듯이, 합리적 이성보다는 즉흥적 감성에 호소하는 정치적 선동이 대중의 선택에 더 크게 작용했었다고 본다. 특히 입증된 사실보다는 포장된 허위가 종종 판치는 소셜 미디어 SNS의 증가추세 속에서, 진실을 가려내고 소통하는 법을 가르치는 교육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정치인의 거짓말의 정도를 평가하는 “피노키오 시험”(Pinocchio Test)이란 것이 있다. 동화 속에 나오는 목각인형 피노키오는 거짓말을 할 때마다 코가 점점 길어진다. 작년 미국 대통령 선거 유세 중 트럼프가 상대 후보인 클린턴보다 훨씬 더 피노키오 평점이 높았지만 당선되었다. 심지어 트럼프는 지구온난화와 같이 전 인류에게 책임이 있다고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 조차도 부인함으로써, 유엔을 통해 국제적으로 탄산가스 배출 감소를 합의한 파리협약을 이행하지 않을지 모른다는 우려를 낳았다. 전 미국 부통령 고어가 오래전 제작한 “불편한 진실”(Inconvenient Truth) 다큐멘터리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인류전체의 위기와 책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었다. 인간은 불편한 진실과 마주할 때 이를 외면하거나 책임을 회피하는 이기적 선택을 할지, 아니면 책임을 다하고 개인적 희생을 감수해서라도 사회 전체에 이득을 줄지에 대한 딜레마에 빠진다. 과거 조선의 임금과 조정은 이율곡의 십만양병론을 외면하다가 일본의 침략으로 재난을 초래했다. 오늘날 한국 대통령과 지도층이 국정위기의 진실을 외면하고 사회개혁의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면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다. 지도층의 거짓과 무책임이 만연한 사회에서 신뢰는 무너지고, 결국 늑대의 습격에 진짜로 당한 거짓말쟁이 양치기 소년처럼 사회 전체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2017년은 전세계적으로 “초불확실성”의 해라고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예상을 뒤엎는 미국 차기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해 “(그래도) 아침에 해가 뜬다.”고 말했다. 불확실성 속에서도 역사는 결코 중단되지 않고 계속된다. 그리고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사태와 같은 국가적 위기는 도전과 동시에 기회를 준다. 경영학의 대가 에드워즈 데밍(Edwards Deming)은 조직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우선적 원인이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에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잘못에 대해서 문제의 당사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하고 일벌백계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그 잘못과 실패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시스템을 동시에 고치지 않으면 문제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미래를 이끌 시스템과 인재는 모두 교육의 힘에서 나온다. 자라나는 세대가 어른들이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고 난제를 해결하는지 지켜보고 있다. 미국 땅에서 맞는 2017년 새해 아침에 소망한다. “대한민국, 교육으로 다시 일어서라!”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견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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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주립대 버팔로 교육대학 석좌교수 이재경

연세대 졸업(교육학 학사와 석사) 후 한국고등교육재단 장학생으로 미국 시카고 대학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뉴욕주립대 버팔로(University at Buffalo, SUNY) 교육대학 석좌교수(UB Distinguished Professor)로 재직 중이며, 또한 미국 교육학회 펠로우, 스탠포드대 행동과학연구센터 펠로우, 콜로라도대 교육정책센터 펠로우이다. 주요 저서인 "학력격차의 해부"(The Anatomy of Achievement Gaps)를 통해 미국 교육의 수월성, 형평성, 그리고 책무성 문제를 심층적으로 분석하였고, 한국과의 국제비교를 통해 새로운 교육개혁 방안을 제시하였다(옥스포드 대학 출판사 발간). 특히 미국의 낙제학생방지법의 효과에 관한 실증적인 연구 등을 통해 모든 인종 및 사회집단 간의 학력격차를 해소하는 정책의 평가와 논의에 기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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