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공약칼럼2] ‘고2에 대입전형’을 ‘고3에 자율학년(gap year)’을 제안한다!
1. 시작말
대선 스케줄이 앞당겨지자 각 정당은 공약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진보나 보수 가릴 것 없이 현재의 입시중심 주입식 틀에 갇힌 학교교육을 구출하고자 안간 힘을 쓰고 있다. 현재의 대입전형을 이대로 두고는 본질에 충실한 교육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데 이견이 없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더 나은 대안은 보이지 않는다.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만한 안은 실현가능성이 낮고, 반대로 실현가능성이 높은 안은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다. 4차 산업혁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이 시점에 더 이상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 이제 우리 사회는 아래 3 가지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해 큰 선택을 해야 할 때다.
“기존 시스템의 최적화(optimizing)란 낡은길을 걷느냐 아니면 근본적인 개혁(redesigning)을 통해 새 길을 걸을 것인가?”
“표준화(standardizing)의 길을 걸을 것인가 아니면 개별화(differentiating/personalizing)의 길을 걸을 것인가?”
“입시준비에 매달리는 고교 3년을 ‘입시준비 교육 2년 + 입시에서 벗어난 진정한 교육 1년’으로 운영하는 길은 없을까?”
이상의 세 질문에 대해 지금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한국 미래교육의 질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이제 더 나은 새 길을 가야 한다. 새 길을 가려면 단기적으로는 고통과 갈등이 불가피하다. 이런 난관은 극복의 대상이다. 이때문에 새 길로 나아가는 것을 미물 수는 없다. 이런 관점에서 새로운 수능의 길부터 살펴보고자 한다.
2. 새로운 수능과 공통논술
현재의 입시중심 주입식 틀에 갇힌 학교교육을 구출하려면 가장 먼저 수능의 개선이 시급하다. 수능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객관식 지필고사 형태여서 21세기 사회가 요구하는 고등사고능력을 평가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또한 수능은 고부담 시험이다. 이로 인해 현재 고교 교육은 배우는 내용, 배우는 방식, 평가 방식 등이 수능 준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수능이 고교에서 본질에 충실한 교육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수능의 개선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수능을 개선하는 방안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수능의 교육과정 지배력을 줄이는 방안이고 다른 하나는 지배력을 줄이기보다는 수능 문제의 질을 개선하여 학교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긍정적이게 바꾸는 방안이다. 전자 즉 수능의 영향력을 줄이는 방안의 대표적인 예는 수능을 자격고사로 바꾸는 방안, 수능을 지금보다 훨씬 더 쉽게 출제하고 대학별 고사를 허용하는 방안, 또는 현재의 9등급 상대평가를 가령 5등급 절대평가로 바꾸는 방안 등이다. 그러나 자격고사는 대학의 평준화를 전제로 한다. 하지만 한국의 대학은 심하게 서열화 되어 있어서 수능을 자격고사로 바꾸는 방안은 당장은 불가능하다. 쉬운 수능과 대학별 고사 허용도 당장은 실시하기 어렵다. 그래서 수능의 영향력을 줄이는 현실적인 방법으로 자격고사 대신에 현재의 9등급 상대평가를 5등급 절대평가로 바꾸는 방식을 택하고, 한편 학교교육에 대한 수능의 영향을 긍정적이게 바꾸는 방안으로는 수능시험을 교육적으로 더 가치 있는 시험(예: 논서술형 도입)으로 바꾸는 것을 적극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수능을 5단계 절대평가로 바꾸는 것을 검토해보자. 수능을 5등급 절대평가로 하면 현재의 9등급 상대평가보다 경쟁이 크게 약화된다. 가령 1등급이 전체의 20% 정도의 비율을 갖도록 출제한다면 수능 지원자가 약 60만 명일 경우 1등급이 12만 명이 된다. 이들을 상위권 대학에 ‘배치(추첨과 면접을 통해)’를 할 경우 대학 서열이 무너지고 경쟁이 획기적으로 완화될 수 있다. 다만 이런 방법에 대해서 대학과 기득권층은 변별력이 약하다고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반발을 해결하는 한 방법으로 5-10년 후 실행하는 것으로 사회적 합의를 하면 어떨까 한다. 수능이 지금처럼 1점 단위로 줄 세워 변별력을 갖춘 고부담 시험으로 유지되는 한은 고교 교육은 수능의 지배로부터 벗어나기 어렵다. 그렇게 된다면 학교교육은 희망이 없다. 기득권층도 학교교육의 질을 높이고 살인적 경쟁교육을 완화하며 사회통합을 추구하는 입장에서 5등급 절대평가 도입에 협력해야 한다.
다음으로 수능에 논·서술형을 도입하는 것을 생각해보자. 논·서술형을 도입하는 방법에도 두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 하나는 기존의 수능시험에 객관식 비중을 줄이고 논·서술형을 늘리는 방안이고 다른 하나는 별도의 논술시험을 보는 방안이다. 2015개정 교육과정의 특성을 고려하면 별도의 논술시험을 도입하는 것이 묘안이 될 수 있다. 2015개정 교육과정은 문·이과 구분이 없는 공통수능을 지향하고 있고, 그 중에 융복합 인재 양성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이 도입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 과목은 고1-2에 걸쳐서 배우도록 편성될 성질의 것이다. 그런데 이들 과목을 기존의 수능과 비슷하게 객관식 문제로 평가한다면 이는 암기과목으로 변질된다. 그렇다면 통합교과의 도입취지를 살릴 수 없다. 그래서 필자는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바탕으로 한 공통논술시험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논술은 2015개정 교육과정이 강조하고 있는 역량(예: 비판적 사고력,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을 함양하는 대표적인 수단이다. 교육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주제로 한 논술시험 문제는 한 문제를 출제할 수도 있고 변별력을 고려해 약간 어려운 문제와 쉬운 문제 두 개를 제시하고 선택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공통논술을 도입할 경우 학교가 이를 준비시킬 수 있는가, 그리고 채점은 누가 하는가 등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가 된다.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공통논술의 채점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satisfied/unsatisfied 정도로만 1차 평가(기계 채점을 동원할 수 있음)를 한 후 이를 학생들이 지원하는 각 대학에 넘기면 대학이 교사들을 중심으로 한 채점단을 구성해서 채점할 수도 있고, 제3의 기관에 의뢰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공통논술의 준비는 원칙적으로 학교에서 담당해야 한다. 교사의 전문성이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3년 예고제와 2년 시범 운영을 포함 총 5년 정도의 준비 기간을 갖도록 한다. 그리고 일본처럼 사탐과 과탐 과목의 내신에 ‘쓰기’를 필수로 넣는 방안을 제안하고 싶다. 논술도 그 유형이 에세이 형, 질문에 답하는 형, 두 가지 상반된 주장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형 등이 있다. 학교 교사들의 논술지도 전문성이 향상되는 것에 비례해서 공통논술의 유형이나 수준을 고도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공통논술의 도입으로 인한 사교육 증가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이러한 우려는 원칙적으로 감수해야 한다. 사교육비는 학생들이 방과후 사교육에 참여하는 시간 수에 비례하기 때문에 사교육 불변의 법칙이 작용할 수 있고 5등급 절대평가의 경우 9단계 상대평가에 비해 경쟁이 심하지 않아 사교육비 증가가 미미할 수도 있다. 암튼 공통논술이 2015개정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융복합 사고력을 키우고 핵심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면 이를 수용하고 학교교육을 통해 논술지도를 잘 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초기의 준비과정과 반발을 고려할 때, 공통논술을 선택과목으로 도입하여 시작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차제에 고교 3년 교육과정에 대한 질문, “입시준비에 매달리는 고교 3년을 입시준비 교육 2년 + 입시에서 벗어난 진정한 교육 1년으로 운영하는 길은 없을까?”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하자.
3. ‘고2에 대입전형’을 ‘고3에 자율학년(gap year)’을 도입
현재 고교 교육과정은 매우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부분의 인문계 고등학교는 3년간 배울 내용을 2년에 걸쳐 진도를 다 나가고 고3 교실은 EBS 문제 풀이기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주요국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고교 과정은 입시 준비, 취업 준비 기간이란 성격이 짙다. 한국은 그 정도가 타국보다 훨씬 더 심하다. 외국의 경우는 대입시 과목이 아닌 것도 배우는 문화가 있다. 한국은 대입에 관련된 것 아니면 일절 배우려고 하지 않는다. 수강하는 과목도 필요해서가 아니라 점수 따기에 유리해서 선택한다. 심지어 물리학과에 진학하려는 학생이 물리가 점수 따기에 어렵다고 해서 물리를 선택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웃지 못할 일이다. 이는 점수로 줄 세워 뽑는 총점제 대입전형 때문이다. 이런 한국의 비극적 현실을 가만히 두면 앞으로 이 비극은 상당 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인정한다면 일반 고교의 경우 입시준비 기간을 3년에서 2년으로 줄이고 나머지 1년은 입시준비 부담에서 벗어나 미래 자신의 생애를 기획하고 준비하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간으로 삼아 보자는 것이다. 이런 취지의 기간을 갭이어(gap year), 갭시메스터(gap symester) 등으로 부른다. 고교를 졸업하고 “고교 과정 이후에 나는 무엇을 하면서 살아갈까?”란 질문에 답을 찾아보는 기간이다. 이 기간 동안 학생들은 국내외 인턴, 봉사활동, 여행, 외국어 학습, 모의 창업, (대학 전공 관련) 심화된 학습 등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등 교육적으로 가치 있게 보낼 수 있도록 특화된 교육과정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 기업, 지역사회, 시민단체가 모두 협력해서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오늘의 꿈나무들의 멘토가 되어줄 필요가 있다. 고등교육 기회배분을 위한 자료 생산에 3년을 쓰는 것은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너무나 큰 낭비며 안타깝기 짝이 없다.
갭이어는 1960년대 영국에서 시작되었는데 해외봉사, 인턴, 여행, 워킹홀리데이 등의 프로그램들이 제공되었다. 이 제도가 영국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하자 아일랜드에서 이를 전환학년제라는 이름으로 도입하였고 학생들의 참여율, 만족도가 높아 유럽 국가들에서도 도입하기 시작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우수한 학생들의 대학 중도 포기에 대한 대책으로 도입되었으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의 중도 포기율이 급격히 저하되자 대학입학 전에 갭이어 제도를 권장하거나 조건부 입학제도로 운용하고 있다. 아일랜드, 영국 등의 유럽 국가들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가 갭이어를 시행하고 있으며, 일본도 2011년 JGAP 이라는 이름으로 갭이어 제도를 도입했다.
대입준비로 3년을 고생시키는 것을 2년으로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입시부담을 대폭 줄일 때 본질에 충실한 진정한 교육이 가능한지에 대한 실험은 한국의 입시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런 접근의 긍정성이 크다면 장기적으로는 내신중심의 대학전형으로 가는 길을 열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4. 새로운 대입전형, 새로운 수능, 새로운 내신
고2 말에 보는 새로운 대입전형과 고3의 갭이어는 아래와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다.
공통수능 (5등급 절대평가)(고2 말)
+공통논술 (5등급 절대평가)(고2 말)
+내신1 (고1-2)(5등급 절대평가)
+내신2 (고3 갭이어 기간 중 수강)(satisfied/unsatisfied)
+면접 (대학별 고사)
※ 1) 학교는 논술 준비 기간을 약 5년간 가짐(3년 전 예고 + 2년 시범운영). 도입 시점의 준비상태 및 사회적 반발을 고려하여 논술의 선택과목 여부 결정함. 2) ‘내신2’에 해당되는 전공 관련 심화선택 과목의 내신평가는 이수/미이수(satisfied/unsatisfied)로 실시(일반선택, 진로선택 중 2과목 이내) 3) 공통논술 도입과 함께 대학별 논술 폐지
위의 핵심용어를 자세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공통수능
• 정의 – <국어, 영어, 수학, 통합사회, 통합과학(과학탐구실험 포함), 한국사>를 문이과 구분없이 공통으로 고2 말에 치르는 수능시험으로 이를 통해 문이과 제도 하의 사탐, 과탐의 편식을 해소함. 과도기를 지나면 모든 학생이 공통으로 배워야 할 교육과정의 수준과 분량을 현재의 고2 수준으로 낮춤. 입시준비가 불가피한 고교과정을 3년에서 2년으로 줄이자는 취지임.
• 신입생 선발 방법 – 상위권 소수의 대학을 제외하면 ‘공통수능+내신(고1.2.3)’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하게 될 것으로 예상됨. 한편 상위권 일부 대학은 전공 관련 심화선택 과목(1~2과목) 내신성적을 요구할 것이 예상됨.
• 난이도와 평가방법 – 지금의 수능보다 쉬운 수능이며 5등급 절대평가(원점수 제공 않음)로 운영해 자격고사는 아니지만 자격고사 성격을 갖게 됨(예: ABCDE 5등급 중 ABC만 대학 진학자격을 부여).
• 변별력 – 변별력의 문제는 공통논술(통합사회 3문제 중 1문제 택일+ 통합과학 3문제 중 1문제 선택)과 현재의 구술 면접 정도로 대학은 변별력을 확보하게 함. ABCDE 5등급 절대평가를 할 경우 ABC가 바칼로레아처럼 약 85%가 되도록 난이도를 관리함.
• 국영수 도구과목의 비중 축소 – 늘어나는 사탐, 과탐의 비중과 학습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도구과목인 국영수의 비중을 축소할 필요 있음.
• 출제범위 – 고2까지 배운 것을 바탕으로 수능을 출제하는 것은 현재의 교육과정 운영 원리에 맞지 않음. 과도기적 운영이 끝나면 모두가 공통으로 배워야 할 수준을 현 고2수준으로 낮추자는 것이고 이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함.
• 성적 유효기간 – 2-3년으로 함.
2) 공통논술
• 정의 – 일부 대학에서 시행 중인 현재의 대학별 논술을 폐지하고 글쓰기 능력을 통합사회, 통합과학을 바탕으로 한 통합논술을 통해 모든 고교생들에게 요구함.
• 도입배경 – 사탐과 과탐을 통합과목으로 설정한 취지를 살리고 2015개정 교육과정부터 도입되는 역량교육(비판적 사고능력, 분석력, 창의적 문제해결능력 등의 고등사고력 함양)을 수능에 반영하자는 것임. 또 통합사회, 통합과학을 수능 과목으로 편입할 때 암기과목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자는 것임.
• 시행방법 – 이때의 공통논술은 과탐, 사탐에서 각각 한 편의 논술문을 쓰게 하는 방법, 과탐과 사탐을 통합한 문제를 주고 한 편의 논술문을 쓰게 하는 방법 등이 있을 것임. 논술문의 형식은 에세이 형, 찬반 형, 질문에 답하는 형, 문제 해결형 등의 다양한 형태가 있을 수 있음.
• 난이도와 학습부담 – 논술문제의 성격, 내용을 조절해 난이도와 학습 부담을 적정 수준으로 조절할 수 있을 것임. 이런 논술은 기본적으로 고등사고능력을 측정하는데 초점을 둬야 하며 관련 지식을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의 영향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출제되어야 할 것임.
• 학교에서의 준비 – 통합논술의 도입은 초등, 중학까지 비평적 쓰기 교육을 강화해서 고등사고력 신장에 큰 도움이 될 것임. 학교에서는 특히 통합사회, 통합과학에 대해 토론과 비평적 쓰기가 활성화될 것임. 2000년부터 과학과 사회교과에 쓰기를 도입한 일본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 있음.
• 채점 – 채점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pass/unpass의 형태로 1차 분류를 하고, 5등급으로 평가하는 과정은 학생이 지원한 각 대학이 채점을 하든가, 대학으로 하여금 채점을 담당케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면 주요국들처럼 제3의 수능연구관리기구(교사들을 활용할 수 있을 것임)를 만들어 거기서 담당하게 할 수 있을 것임.
• 사교육 증가에 대한 우려 – 학교교육을 통해 논술 지도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함. 합격률은 5등급일 경우 ABC를 합격선으로 하고 이런 자격을 갖춘 학생 비율은 약 85%가 되도록 쉽게 출제함. 사교육이 부분적으로 증가하더라도 수용할 수밖에 없음. 고3과정을 갭이어로 운영할 경우 고3 기간의 사교육이 줄어들어 전체적으로는 사교육이 감소할 가능성이 큼.
3) 내신1
‘내신1’은 현재 교육과정의 고1-2 과정에 대한 내신평가이며 과도기적으로 5단계 성취(절대)평가 형태를 취한다. 3년 예고제를 지키며 2021학년도 대입전형부터 적용함. 9단계 상대평가 자료 산출은 3년 후 중단함. 통합사회, 통합과학을 기반으로 한 공통논술에 대한 교사 전문성 향상을 위한 노력은 내년 공통수능, 공통논술 발표 후 2018년부터 시작함.
4) 내신2
‘내신2’에 대해 5단계 절대평가를 하지 않는 이유는 갭이어의 의미를 살리고 사교육 유발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임. 그리고 실제 전공에 필요한 것(대학이 지정한)을 수강하게 될 가능성이 높음. 고3 때 이수한 과목에 대한 내신 평가 결과는 학생이 합격한 대학에 보내지고 해당 대학의 학과는 전공을 이수하는데 얼마나 잘 준비되었는지 간단히 확인하고 필요할 경우 보정교육 계획을 세우는데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 학교 내신의 절대평가 정착
• 5단계 절대평가(현재 성취평가제의 본격 시행)
• 점수 부풀리기 예방 – 집단의 성취수준별 분포에 대한 정보의 부가적 제공. ※ 고교 간의 학력차가 크게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각 학교의 절대평가 결과가 얼마나 공정하게 진행되었는가를 판단하기 위한 국가가 시행하는 외부 평가를 실시하는 것을 적극 검토함.
• 자기평가, 동료평가, 관찰평가, 포트폴리오 평가 등 다양한 평가방법을 연구하고 이를 실행함. 이를 위해 내신평가연구지원센터(가칭)를 설립 및 운영함.
• 채점 실명제 도입 – 이를 통해 채점자의 책무성을 높이고 개별화 지도 정착을 준비함.
• 고3의 기간 동안(갭이어)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전공 관련 심화선택 과목(대학의 해당학과가 요구하는 과목)을 배우고, 이를 가르친 교과별 교사가 이수과목별로 두 단계로 (satisfied/unsatisfied) 평가함.
5) ‘미래준비 자율학년(일명 갭이어)’ 도입
• 현재의 수능 체제 하에서 고교 3년을 5지선다형 문제 풀이 능력을 키우는 것에 낭비하는 것을 개선하기 위한 의미가 큼. 중학교가 자유학기제를 통해 진로를 탐색하는 기간이라면 고3 전 기간은 대학 진학이나 취업을 준비하는 것을 넘어 각자가 관심 있는 분야에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생애 계획을 세워보는 기간으로 삼자는 것임.
• ‘미래준비 자율학년’은는 3학년 1년 전체를 자율학년으로 운영할 수 있고, 3학년 1년을 2학기로 나누어 학기별 활동을 차별적으로 운영할 수도 있을 것임.
• 고3 1년 동안에 학생들이 생애계획을 세우기 위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기업, 대학, 지역사회 모두가 책무성을 가지고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아동의 성장에 함께 자원과 아이디어를 보태는 방향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음.
[주] ‘미래준비’라는 용어는 ‘생애준비’란 용어로 대체하는 것도 바람직해 보임.
5. 예상되는 질문과 답변(Q & A)
새로운 대입전형, 새로운 수능, 새로운 내신을 도입할 경우 예상되는 문제점과 해결책에 대해 Q&A 식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Q1. 현재 고3 말에 보는 수능시험을 고2에 볼 때 고3 기간의 교육과정은 어떻게 운영되는가?
고2에 수능을 보고 대입전형을 마무리할 경우,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고3 기간에 학습할 심화 선택과목은 언제 다 공부하고 대학은 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가 궁금할 것이다. 고2 때 대입전형 절차는 지금과 동일하게 밟지만 상위권 대학의 경우 조건부 합격을 시킬 것이다. 가령 물리학과라면 물리II를 필수로 이수할 것을 요구할 것이다. 이런 과목을 고3 때 수강하고 평가는 satisfied/unsatisfied로만 평가해서 이를 수강한 증명서를 대학에 보내자는 것이다. 즉, 대학이 요구한 심화 선택과목을 이수하는 것만으로 대학에의 합격은 보장된다. 고3을 마치고 대학에 실제 입학을 하면 해당 학과는 이를 근거로 보정교육이 필요한지 확인하는 자료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보정교육을 추가로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고3 기간 동안 학생들은 열심히 해당 과목을 학습하려 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이수 조건을 두는 것은 온전히 해당 대학의 자율에 달려 있다. 그 성취 수준을 확인내신을 이렇게 교사별 절대평가로 할 경우 채점 실명제를 도입해 교사가 평가에 대한 진정성을 책임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Q2. 입시부담이 없을 경우 고3 교실이 어떻게 운영될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무질서하고 1년 동안을 허송세월로 보내게 되는 것은 아닌가?
갭이어의 운영에 대해서는 이미 주요국에서 많은 경험이 축적되어 있다. “고교 과정 이후에 나는 무엇을 하면서 살아갈까?”에 대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야 한다. 다만 이런 기획에 학생을 적극 참여시킬 필요가 있다. 이런 활동 결과는 자동적으로 학교가 진학한 대학에 보내주어 학생 지도에 참고하게 한다.
인턴과 같은 기업과 연계된 활동을 할 때에는 열정페이 등 아이들이 역이용 당하지 않도록 예방/방어 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이제는 기업도 인턴십 제공을 시혜적 차원이 아니라 의무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더불어 고2 말에 시행한 공통수능에서 학업성취도가 낮은 경우(예. D, E등급), 이들에게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더불어 일정한 성취수준(예. C등급)에 도달할 수 있도록 기본교과 수업도 함께 병행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같은 맥락으로, 대학 진학반, 취업반 모두가 고3을 어떻게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을지에 대해 매우 정밀한 고민이 필요하다.
Q3. 고2 때 본 시험 성적에 만족하지 못한 학생들은 재수를 하려고 할 텐데 그렇다면 많은 학생들에게 고3 기간은 재수의 기간이 될 수 있지 않은가?
그럴 우려가 예상된다. 하지만 고2 때 대학전형 절차를 마치고 이때 합격을 한다는 것은 현재의 수시전형에 합격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 생각하고 합격을 취소할 수 없다는 조건을 둘 필요가 있다. 이럴 경우 재수를 하려면 일단 대학에 등록한 후 휴학의 절차를 밟아 재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재수를 하기 위해서는 고3 갭이어 1년 간을 제대로 마친 후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 1학년 말이 되어서 수능시험을 볼 수 있는 것으로, 이는 재수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로 인한 학생, 학부모의 불만이 예상되지만 이는 대학 간의 경쟁을 통해 그 서열을 완화하고 대학원 중심의 운영 등을 통해 해소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Q4. 수능, 내신, 공통논술 모두 5등급 절대평가로 채점할 경우 대학이 변별력이 부족하다며 상위권 대학의 경우 본고사를 보려고 할 것이다.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5단계 절대평가를 해도 과목수가 많아서 대학은 학생 선발에 필요한 변별력을 상당한 수준으로 갖출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상위권 대학도 이제는 점수로 줄세워 선발하려는 접근에서 벗어나 내신과 수능 그리고 공통논술에서 1등급을 받은 학생 정도라면 그 학생의 교육 역량을 키우는 방식으로 다른 대학과 교육경쟁을 하는 접근으로 전환하는 것이 타당하다. 학교교육의 살인적 경쟁을 완화하고 사회통합적 전형 요소 강화를 통해 대학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사회적 압력을 통해 이를 설득할 필요가 있다. 학생의 선발/배정은 5-6지망까지 허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향후 5-10년 내에 대학진학 인구의 감소, 대학 졸업장의 가치 하락, 대학의 존재방식의 변화가 예상된다. 약 5년 후라면 대학별고사를 지금보다 조금 더 허용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Q5. 5등급 절대평가로 전화하는 것에 대해 기득권층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셀 것이다.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자신의 자녀가 공부를 잘할 경우 지금처럼 9단계 상대평가를 원하며 5단계 절대평가에 대해 공정하지 않다고 심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공정성’ 측면에서 보면 학부모의 경제력이 크게 포함된 내신과 수능점수로 줄세워 뽑는 방식이 가장 공정하지 못하다. 가난해 사교육을 받을 수 없는 학생들에겐 불리한 경쟁이 아닐 수 없다. 학교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현재의 살인적 경쟁을 줄이자는 설득을 해야 한다. 설득이 안 되면 약 5-10년 후 도입에 합의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다.
Q6. 현장 교사들의 어려움은 학교나 과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학습에 참여하는 학생 수가 점점 더 감소하고 있는데 이런 정도의 입시제도 변경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는가?
전통적인 학교제도에 맞지 않는 학생들이 많다는 점은 세계 공통이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이 국내외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제 학교라는 제도 하나만으로 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해졌다. 그래서 대안적 학교, 학교내 대안적 프로그램들이 실험되고 있도 성공사례도 많다. 이제 학교라는 한 가지 제도로 개인의 잠재력을 실현하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사회가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대안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고3 기간을 갭이어로 전환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보자는 것도 이와 같은 취지이다.
Q7. 모든 대학이 조건부 합격을 시킬 것인가?
그럴 가능성이 높다. 만약 대학에 지원할 때부터 전공과목 이수에 대해 많은 것을 요구하면 지원자가 줄어서 대학이 미달을 걱정해야 할 수도 있고 지원자 비율이 낮아질 수도 있어 이를 지금까지는 꺼려왔다. 하지만 고2 때 합격은 시키되 전공 관련 과목을 이수케 하는 것은 대학에 그런 부담이 없다. 학생도 satisfied/unsatisfied로만 평가하기 때문에 부담이 적다.
Q8. 이런 갭이어를 대학 전공을 정하고 지원하기 전, 즉 고3 이전에 실시하는 것이 더 유익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중고교 시절에 진로 체험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자신이 원하는 직업의 수요와 공급이 불일치하고 직업의 생멸 주기가 빨라져서 이제는 전공이나 전공적합성의 의미가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단기적 관점에서 진학을 위한 전공분야의 탐색은 현재의 자유학기제를 중3으로 이동시켜 이 기간 동안을 활용하고, 대신 고3 1년 동안은 생애 차원에서 입시 준비 때문에 해보지 못했던 것을 해보는 기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Q9. 고3 1년 갭이어 기간은 도입취지에 맞게 보내는 학생들에게는 매우 유익할 수 있다. 하지만 학교교육에 있어 어떤 것에도 관심이 없고 무기력한 학생들은 여전히 갭이어가 도움이 안되지 않겠는가?
현재처럼 교육과정이 경직적이어서 학교제도에 맞지 않는 학생도 강제로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알아듣지 못해도 앉아 있어야 졸업장을 주지만 이제 이런 갭이어가 도입되면 이런 학생들이 가장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런 학생들에게는 민관학이 협력해서 이런 학생들에게도 작동하는 특별한 대안적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현재의 대안교실, 위탁형 대안학교 등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Q10. 대입전형에 공통논술을 도입하면 공부 습관이 안 되어 있거나 사교육을 받을 수 없는 빈곤층 학생들에게는 지금보다 더 불리해지는 것 아닌가?
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길게 보면 그렇지 않다. 공통논술의 도입은 지금의 대학별 논술과 달리 모든 학생들에게 고등사고능력을 키워주자는 취지를 가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성숙해질수록 고등사고능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의 직업부터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공통논술은 학업 성적이 낮거나 빈곤층 학생들을 위해 더욱 필요하다. 처음 도입될 때의 반발을 고려하여, 공통논술을 선택과목으로 두고 시작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Q11. 갭이어 기간에 국내외 여행이나 봉사활동 등을 했을 때 이런 활동은 평가를 어떻게 하나요?
이 부분은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하지만 가령 대학진학을 할 경우, 자신은 갭이어를 어떻게 보낼지 대강의 계획서를 제출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시범운영을 통해 정교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Q12. 교육부나 많은 대학이 현재의 수능시험은 안정되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큰 변화를 교육부가 하려고 할 것인가?
현재의 수능시험을 안정되었다고 보고 근본적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다면 학교교육이 객관식 시험문제 풀이기관이 되고 ‘학력 = 정답찾기 능력’을 인정하는 일이 된다. 모든 문제에는 정답이 하나뿐이란 인식, 절대지식이 존재하는 듯한 인식을 강화하는 것은 반교육적이고 창의력을 죽이는 교육이며 한국의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교육이다. 이런 교육을 지속시켜서는 안 된다. 교육부도 교육백년지대계의 차원에서 이런 접근을 전향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6. 맺음말
기존 학교 시스템을 이대로 두고 최적화의 길만 찾는 것은 옳은 접근이 아니다. 기존 제도의 최적화로는 한국의 학교교육 특히 고교교육을 정상화할 수 없다. 어떤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학교교육은 시급히 정상화되어야 한다. 정상화의 핵심은 우선 미래사회에서의 생존에 대한 불안감을 더는 일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로봇에 의해 자신의 직업이 대체되지 않기 위해서는 고등사고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수능에 공통논술을 도입하고 학교수업에서 논·서술 관련 수업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지금이 학교교육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청사진을 마련할 적기다. 새로운 수능체제를 내년 발표하기로 되어 있는 교육부도 고민이 많을 것이다. 특히 공통수능의 성격, 실시시기, 활용 등의 결정은 쉽지 않은 문제다.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기반으로 공통논술을 도입하는 안은 많은 사람들에게 지지를 얻고 있다. 공통논술의 도입이 역량교육을 실천하고 비판적 사고력, 창의적 문제해결능력 등의 고등사고능력을 함양할 수 있는 적절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2021학년도 수능이 여전히 5지선다형 정답찾기 시험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회적 설득이 버겁고 근본적 변화가 몰고 올 혼란을 두려워하여 창의력을 말살하고 살인적 경쟁을 부추기는 현재의 수능을 이대로 유지한다면 이는 한국의 미래 교육을 망치는 일이다. 교육부와 각 정당의 대선 공약 개발팀들이 지금의 기회를 잘 활용해 학교교육에 희망을 만들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짧은 직장 생활을 경험한 후 지금의 능률교육(NE능률)을 창립하여 30년을 경영하면서 영어교과서와 참고서 등 다양한 저술활동을 했다. 2009년 회사를 매각하고,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이란 비영리 공익단체를 설립하여, 현재 이 단체 대표직을 맡고 있다. 국가 교육시스템 재 디자인과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동, 청소년들도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개혁에 특히 관심이 많다. 수업혁신과 교육격차 완화를 위해 학습과학의 연구와 전파, 그리고 교원 연수에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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