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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4차 산업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대입전형 모색

#231 이찬승,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2016.09.21

‘학교교육을 정상화하려면 대입전형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한다. 그러나 대입전형의 새로운 대안을 명확히 제시하는 사람은 드물다. 현재의 대입전형은 이해당사자들의 첨예한 이해관계의 대립 속에서 나름 균형을 추구하면서 진화해온 결과다. 그렇다보니 다소 문제가 있더라도 섣불리 손대기도 어려워 땜질식 수선만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알파고의 바둑 대국과 다보스 포럼의 주제였던 제4차 산업혁명의 진행이 미래교육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교육 생태계 자체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대입전형에도 적잖은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앞으로의 대입전형의 변화는 인간의 의지나 정책의 변화보다는 기술의 발전이 추동하는 사회변화로 인해 이루어질 가능성이 더 크다. 지금이 대입전형을 근본적으로 바꿀 적기다. 사회가 4차 산업혁명의 진행 속에서 큰 변곡점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로운 대입전형 제도의 탐색은 미래사회, 미래의 학교교육, 미래 대학의 변화 추세를 제대로 조망하면서 추진되어야 한다. 미래사회 변화가 가져올 영향을 고려하지 않는 대입전형 논의는 자칫 시대착오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래 대입전형을 논하기 위해서는 대입전형에 영향을 줄 주요 동인(動因)부터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대입전형 제도가 나아갈 미래 방향을 제안해보고자 한다.

 

 

1. 새로운 대입전형 모색

 

새로운 대입전형을 모색할 때 던져야 할 첫 질문은 “10년 후 바람직한 대입전형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일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는 10년 후의 미래사회의 조망과 함께 질 높은 연구와 토론이 필요하다.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서 대입전형의 미래 모형을 상상해보고자 한다.

 

1) 2025 미래교육을 염두에 둔 대입전형의 설계 필요성

 

다가올 10년은 기술의 발전과 사회 변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따라서 대입전형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대입전형은 크게 두 가지 힘에 의해 변할 것이다. 하나는 사회변화로 인한 외적 힘에 의한 것이며 또 다른 하나는 인간의 의지와 노력에 의한 것일 것이다. 그렇다면 대입전형에 영향을 미칠 주요 요소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2) 대입 전형의 변화 동인(動因)

 

대입전형을 바꾸는 주요 힘은 무엇일까? 아마도 아래와 같은 요인들이 대입전형을 변화시키는 주요 동인이 될 것이다.

 

• 공교육 정상화를 견인할 대입전형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압력
• 아동의 건강,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사회적 압력
• 사회통합에 기여하는 대입전형 실시에 대한 사회적 압력
• 대학졸업장에 대한 투자가치의 하락
• 4차 산업혁명의 빠른 진행과 일자리 부족
• 대학졸업장과 민간기업의 자격증 경쟁 시대 도래
• 개방형 온라인 강좌(MOOCs)의 활성화
• 대학 존재방식의 변화
•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
• 학벌주의 완화와 실력주의 강화
• 고교 졸업생 수의 감소(고교 졸업생 수가 대학입학정원에 미달)
• 수능과 내신의 질적 변화
• 학교수업을 거부하는 아동의 증가
• 평생교육의 발전 정도
• 선취업-후진학 제도의 발전 정도
• 대학의 사회적 책임 강화
• 대학교육의 성격, 기능, 질의 변화
• 고졸-대졸 간의 임금격차 완화
• 공정성에 대한 인식 변화
• 교육이외의 계층 사다리 마련 정도
• 사회 안전망의 확충 정도

 

3) 대입전형 시나리오

 

앞으로의 대입전형은 어떻게 변해갈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위 2)에서 살펴본 대입전형의 변화 동인과 깊은 관련이 있다. 여기에는 정책의 힘으로 통제할 수 없는 것들과 있는 것들이 섞여 있다. 미래의 대입전형은 위 동인들에 대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대응하고 적응하는가에 달린 문제다. 대입전형의 미래방향을 더 잘 탐색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시나리오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 ‘개선(유지) vs. 혁신(파괴)’에 따른 시나리오

 

• 시나리오1-1: 현 제도의 큰 틀을 이대로 유지시키면서 단점을 조금씩 보완해 가는 경우
이 경우는 대입전형이 학교교육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에 변함이 없을 것이다. 즉, 교육의 본질은 사라지고 오직 고등교육 기회배분에만 매몰되어 승자와 패자를 가리는 학교교육의 현 기능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이는 자라는 아동들에게 죄를 짓는 일일 뿐만 아니라 한국을 교육혁신과 인재양성 측면에서 세계에서 가장 뒤떨어진 나라로 전락시킬 가능성도 있다. 이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그런데 현재 중앙정부의 대응방식이나 대중의 생각은 이 ‘시나리오 1-1’에 가깝다.

 

• 시나리오1-2: 현 제도를 창조적으로 파괴하여 완전히 재디자인하는 경우
현 대입전형 제도를 창조적으로 파괴하는 대표적인 예로 내신과 수능 모두 3~5단계 절대평가를 한 후 상위 등급별로 원하는 대학을 선지원하고 추첨으로 배치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는 학교교육에서 경쟁을 완화하고 교육다운 교육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수능의 객관식 5지 선다형 문제가 가장 ‘객관적’이고, 1점차로 줄 세우는 현재의 방식이 가장 ‘공정하다’는 인식이 존재하는 한 이런 등급별 추첨 배정 같은 혁신은 일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기득권층 학생·학부모들의 저항이 매우 클 것이기 때문이다. 이때 정부는 최소한 10~15년 후에 실행하는 것을 전제로 대입제도를 설계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

 

▶ ‘내신 신뢰도의 변화’에 따른 시나리오

 

• 시나리오 2-1: 내신에 대한 신뢰도가 계속 낮은 경우
정부가 획기적인 조치를 하지 않는 한, 또 채점자들의 도덕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지지 않는 한 학교 내신성적에 대한 신뢰도는 지금처럼 계속 낮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경우 대입전형에서 수능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수능시험에 논·서술형 문제 비중을 점진적으로 높여 고등사고력을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때 ‘사교육비’ 증가를 너무 걱정하지 말아야 한다. 경쟁이 존재하고 괜찮은 직업의 수가 제한적인 한 사교육비는 줄어들기 어렵다. 이제 사교육비 증가의 우려 때문에 교육을 망치고 아동의 미래, 나아가 국가의 미래를 망쳐서는 안 된다. 정답이 하나뿐인 수능문제를 몇 년씩이나 훈련시키면서 이들이 마주할 미래사회의 수많은 도전적 과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할 수 있을까? 간편하고 말썽이 적다는 이유로 수능시험을 현재와 같이 유지하는 시나리오는 끔찍하다. 이런 수능이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지고 교육과정을 대체하는 현실을 묵인해서는 안 된다. 내신에 대한 신뢰도 및 수능의 타당도를 함께 높일 지혜가 필요하다.

 

• 시나리오 2-2: 내신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는 경우
2015개정 교육과정부터 역량이 강조되고 역량을 함양하기 위해 프로젝트 수업이나 체험수업 등이 강화될 전망이다. 이런 수업의 경우 흔히 관찰평가, 자기평가, 동료평가 등이 동원된다. 이런 평가는 객관식 위주의 평가에 비해 평가의 객관성이 높을 수가 없으므로, 그동안 객관식 문제에 익숙해진 학부모의 불안과 저항이 매우 클 것이다. 하나의 해결책으로 입시와 비교적 거리가 먼 초등학교 수준에서부터 주관식 평가, 절대평가의 장점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이런 평가에 대한 저항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

 

▶ ‘대학졸업장과 민간 자격증의 경쟁’에 따른 시나리오

 

• 시나리오 3-1: 대학졸업장에 대한 가치가 여전히 유지되는 경우
상위권 대학의 졸업장에 대한 가치는 예전만은 못하지만 앞으로도 상당한 기간 동안 유지될 것이다. 학벌주의가 여전히 팽배하기 때문이다. 한편 대학은 대학졸업장의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대학을 특화시키고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도록 민간자격증과 대학졸업장의 경쟁이 빨리 시작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 시나리오 3-2: 대학졸업장에 대한 가치가 점차 하락하고 대신 민간 자격증으로 대체되는 경우
대학졸업장이 좋은 일자리와 사회적 지위 향상을 보장하는 시대는 지났다. 향후 5~10년 내에 대학졸업장에 대한 가치가 더욱 하락하고 대신 민간 자격증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공교육에 맞지 않는 아이들을 졸업장을 미끼로 학교교실에 강제적으로 가둬두지 말아야 한다. 이제 정의롭고 공정한 교육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상위권 대학 입학을 위한 경쟁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에 대해서는 별도의 교육과정이 운영되어야 한다. 이런 학생들을 위해 민간자격증 시대를 조기에 여는 것을 적극 검토해보면 좋을 것이다. 일터에서 더 잘 배울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는 기존의 표준화된 교육과정 운영을 대폭 유연화하는 것을 넘어 학교교육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할 것을 요구한다. 이제 대학진학을 통해서만 계층 사다리를 오를 수 있는 시대를 마감하고 다양한 경로를 마련해야 한다. 학교 내 작은 학교인 학습공동체를 운영하는 것, 학교 밖에 다양한 대안적 고교과정을 만드는 것, 평생학습시대를 정착시키는 것 등을 병행해야 한다.

 

민간 자격증 시대가 열리면 대학 교육의 질도 향상될 수 있다. 대학은 민간 자격증과의 질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학교교육도 입시중심 교육에서 실용적인 지식, 기능, 역량, 태도, 심성을 함양하는 쪽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21세기 학습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평생학습과 개인주도 맞춤학습(personalized learning)이다. 21세기 평생학습 시대는 생애의 특정 시점에서 어떤 능력을 키우고 어떤 자격을 갖출지를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시대다.

 

▶ 대학의 존재방식의 변화에 따른 시나리오

 

• 시나리오 4: 개방형 온라인 강좌(MOOCs)가 활성화되고, 국내외 대학 간의 학점 교류가 활성화되면 특정 대학에 소속된다는 것의 의미가 희석될 것이다. 이런 대학교육의 생태계 변화로 인해 대학 졸업장의 의미는 지속적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대학의 존재방식이 지금과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이런 시대는 미국을 필두로 10년 내에 도래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이는 졸업장 시대가 저물고 자격증 시대, 실력주의 시대가 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변화는 진화라는 과정을 통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4) 대입전형의 미래 모형을 고안할 때 적용해야 할 원칙

 

학교교육 정상화를 견인할 대입전형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원칙을 먼저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원칙은 사회적 합의 과정을 통해 대입전형을 모색할 때 가장 기본적인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 원칙1: 신입생을 변환점수 0.1점 단위로 줄 세워 선발하지 않는다.
• 원칙2: 수능을 논·서술형 위주로 점진적으로 바꾸어 고등사고력을 측정하게 한다.
• 원칙3: 수능이 내신에 끼치는 영향이 긍정적이며 상호보완적이어야 한다.
• 원칙4: 경쟁의 강도, 수험준비 부담, 사교육비 부담을 완화하는 것이어야 한다.
• 원칙5: 부모 경제력의 반영을 최소화하고 사회통합에 기여하는 것이어야 한다.
• 원칙6: 대학서열의 완화에 기여하는 것이어야 한다.


 

5) 대입전형의 모형 제안

 

이상의 원칙들을 반영해 미래형 대입전형 모형으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고안해 본다.

 

• 모형1: 논·서술형 중심의 새로운 수능(예: 바칼로레아) + 내신 + (대학별고사)
• 모형2: 적성검사수능(능력시험) 및 선택수능(선택과목) + 내신 + (대학별고사)
• 모형3: 공통수능(학업성취도 평가) 및 선택수능 + 내신 + (대학별고사)

 

위 모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하단의 부록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2. 학생부종합전형의 새로운 방향

 

학생부종합전형이란 학생부에 기록된 교과성적과 동아리활동·교내수상실적·독서활동·인증 자격시험 등 비교과 활동을 자기소개서 등과 함께 대학이 종합평가해서 선발하는 전형이다. 이는 교과성적 외에 학생의 소질과 적성, 그리고 앞으로 발전 가능성을 평가하여 학생을 선발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되었다. 다양한 잣대로 자기 대학에 맞는 학생을 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상위권 대학들이 선호하는 제도이다. 수시에서 학생을 먼저 선점하면 정시와 달리 합격 후 다른 학교 등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학들은 수시전형의 학생부종합전형을 선호한다.

 

2017년 수시모집의 비중이 73.7%로 높아졌다. 대입에서 수험생 10명 중 7명 이상이 수시로 대학을 가는 셈이다. 수시모집의 비중이 커지는 것은 세계적 현상이기도 하다. 지금은 학습이 학교 내에서만 일어나는 시대가 아니다. 학습은 학교 안팎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21세기는 높은 사회성 지능, 감성지능을 요구한다. 아울러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을 필요로 한다. 이런 교육 생태계의 변화가 학생부종합전형을 강화하고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다면평가라는 매우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많은 비판에 직면해 있다. 학교나 교사, 그리고 사교육의 활용 등의 여건 차이가 크게 반영되기 때문에 불공정한 전형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금수저 전형’이란 별명을 얻기도 하였다. 학생부종합전형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음 3가지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① 학생부종합전형은 도입 시 기대했던 성과를 내고 있는가?
② 학생부종합전형의 장단점에 대한 수험생·학부모의 의견은 어떤가?
③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문제점은 무엇이고 개선책이 있다면 무엇인가?

 

이상과 같은 질문에 대해 현재 나오고 있는 해법은 비교과활동을 없애거나 축소하자는 것과 전형 기준을 공개하라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는 매우 전형적인 대증요법적 이며 비효율적인 접근법이다. 문제 해결의 방향은 ‘어떻게 하면 최초 기대했던 목표를 살릴 수 있을까?’이어야 한다. 현재의 학생부종합전형에 문제점이 있다고 해서 도입 시 기대했던 목표조자 쓰레기통에 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논란이 되고 있는 학생부종합전형의 개선안은 도입목적을 살리면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이 되어야 한다. 그런 방법이 무엇일까?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학교 수업시수는 한정되어 있는데 비교과활동을 확대하면 그만큼 교과교육 시간이 줄어들고 교과교육은 시간에 쫓겨 진도 나가기 식의 피상적 학습을 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한 실(失)이 학생부종합전형 도입을 통한 득(得)보다 클 수 있다.

 

기본으로 돌아가는 일은 교과수업을 질을 높이는 일이다. 2015개정교육과정이 도입되어 이젠 학생의 역량 함양을 위해, 범교과 프로젝트 수업(project-based learning), 탐구중심 수업(inquiry-based learning)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21세기 유행하는 용어를 빌면 기존의 지식 전달식보다 ‘깊은 학습’(deeper learning)을 추구하는 것이다. 현재의 비교과활동에서 추구하는 것을 질 높은 교과수업활동을 통해서 하자는 것이다.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때 단순히 수시 비중을 줄이고 정시를 늘리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단순히 수시와 정시의 비율만 조정하는 것이 왜 문제인가? 정시의 핵심은 수능시험이다. 그런데 현재의 수능시험은 고등사고력이나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평가하는 시험이 아니다. 따라서 정시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는 먼저 수능의 타당성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 수능시험에 논·서술형의 비중을 점차적으로 높여서 고등사고력을 신장시킬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리고 9단계 등급을 5단계 정도로 줄인 후 절대평가를 통해 수능의 교육과정 지배력을 약화시켜야 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의 해법은 근본적이어야 하지 단순히 비교과를 중단하고 수시와 정시의 비율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접근은 삼가야 한다. 수시 비중이 높아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 뿌리를 봐야 한다.

 

아울러 비교과활동도 인성교육, 시민교육 등과 함께 교과활동에 통합시켜야 한다. 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의 절충도 생각해보아야 한다. 문제가 있다고 해서 장점까지 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어떻게 해야 학생부종합전형 도입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 또 한편 기본적으로 내신성적의 대입 실질 반영비율이 너무 높아지는 것은 절대로 피해야 한다. 이를 사교육과 공교육 교사들은 환영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학교교육을 본질에서 더 멀어지게 만든다. 내신 성적의 대입 반영 비율이 높아지면 높아질 수록 학교교육은 점점 더 점수 따기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고 만다. 배움의 진정한 즐거움, 지역사회 문제의 해결을 통한 문제해결능력 함양, 개인의 진정한 발달과 성장, 공동선의 추구, 협력, 민주시민의식의 함양 등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내신의 비중을 지나치게 높이면 학생, 학부모와 교사와의 관계를 더 대립적이게 만들고 나아가 절대평가의 도입과 정착에 가장 큰 장애물이 될 것이다.

 

[주] 이 글은 한국교육행정학회 제2차 정책포럼 토론문을 활용해 재작성한 것임을 밝힌다.

 

 

[부록]

 

▶ 모형1: 논·서술형 중심의 새로운 수능(예: 바칼로레아) + 내신 + (대학별고사)
• 기존의 수능에 논·서술형을 단계적으로 점진적으로 강화해서 2025년에는 국영수사과 각각에 대해 3수준(초급, 중급, 고급)의 문제를 각 1문제씩 총 3문항 출제하는 논술 시험을 도입한다.
이는 수능을 바칼로레아 형으로 일종의 자격고사화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의 자격고사란 최소 지원 자격을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논·서술형 중심의 수능이 도입되면 기존의 객관식 문제풀이 중심의 학교교육을 고등사고력을 신장하는 쪽으로 견인하며, 대학의 입장에서는 선발을 위한 변별력을 갖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출제, 시험 시행, 채점은 한국교육평가원이 맡되 학교/대학과 협력한다. 혹은 이를 담당할 제3의 입시관리기관을 설립하는 것을 검토한다.

 

<표 1> 논·서술형 수능기반 대입전형(모형1: 일명 한국적 바칼로레아)


▶ 모형2: 적성검사수능(능력시험) 및 선택수능(선택과목) + 내신 + (대학별고사)

• 미국의 SAT 능력시험은 언어(비판적 글 읽기), 수리, 작문으로 구성되며 학습 잠재력을 평가하는 능력시험이다. 현재 한국의 수능은 학업성취도를 측정하나 이를 적성평가 시험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소수과목으로 실력보다는 잠재능력을 평가하고 부모경제력과 사교육 영향을 최소화하는 평가가 되어야 한다. 난이도는 <쉬운 문항, 중급 문항, 고급 문항>처럼 3수준으로 구성된다. 언어의 소재는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실용문 등 다양한 자료를 사용함으로써 학교의 사탐, 과탐 교육을 충실히 받는 것이 수험 준비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한다. 수리 영역은 선다형 외에 단답형, 풀이형이 포함된다.
• 영어는 현재의 절대평가를 5등급으로 전환한다.
• 한편 선택수능은 미국처럼 사탐과 과탐 중에서 대학이 요구하는 2~3개 과목의 지식과 응용력을 평가한다.
• 5~7단계로 절대평가를 할 경우 상위권 대학은 상위권 지원자들의 변별력 부족을 문제 삼을 수 있다. 이는 전공 관련 선택수능과 내신 성적 그리고 면접을 통해 보완한다.

 

<표 2> 적성검사형 수능기반 대입전형(모형2)

▶ 모형3: 공통수능(학업성취도 평가) 및 선택수능 + 내신 + (대학별고사)
• 학업성취도를 검사하는 현 수능이 학교교육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은 매우 크다. 그래서 수능에 논·서술형을 강화하고 객관식에 감점제를 도입함으로써 학교교육에서 깊이 있는 학습이 이루어지도록 견인하고자 한다.
• 이는 현재의 수능에 단계적으로 단답형, 논·서술형 비중을 높인 것이라 할 수 있다.
• 5단계 절대평가가 신뢰를 얻을 때까지 과도기적으로 내신의 일부 평가는 상대평가로 할 수 있다.

 

<표 3> 학업성취도 검사 성격의 공통수능 기반 대입전형(모형3)

 

[관련된 지난 칼럼]

• 학교교육 정상화를 견인할 대입전형 모형 3가지 (2016년 8월 3일)
• 미래사회 전망과 교육의 변화 방향 (2016년 8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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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이찬승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짧은 직장 생활을 경험한 후 지금의 능률교육(NE능률)을 창립하여 30년을 경영하면서 영어교과서와 참고서 등 다양한 저술활동을 했다. 2009년 회사를 매각하고,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이란 비영리 공익단체를 설립하여, 현재 이 단체 대표직을 맡고 있다. 국가 교육시스템 재 디자인과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동, 청소년들도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개혁에 특히 관심이 많다. 수업혁신과 교육격차 완화를 위해 학습과학의 연구와 전파, 그리고 교원 연수에도 힘쓰고 있다.

  • 이메일 : eduinnovator@21erick.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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