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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쉽게 읽는 교육정책 돋보기 – 교육정책과 학교현장의 연결고리를 찾아서 –

#531 김요섭,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정책위원장 2020.04.14

평범한 교사, 교육정책에 눈 뜨다

 

필자는 일선 학교에서 10여 년째 학생들과 함께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 교사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가끔 인터넷에 올라오는 교육정책 기사를 보며 ‘이런 것은 누가 만들까?, 어떻게 만들어질까?’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 정도였다. 하지만 교직생활에서 일어난 몇 가지 사건은 단순한 물음을 넘어 삶으로 교육정책을 만나는 계기가 되었다.

 

# 혁신교육과의 만남

 

필자는 평소 학교생활에 상당한 답답함을 가지며 지냈다. 무엇보다 비민주적인 학교 문화에 고통을 받았다. 학교장 한 마디에 학교의 모든 것이 결정되고, 학교의 의사결정이 학생이 아닌 특정인을 위해서 이루어지는 상황을 수없이 접했다. 또한 교사의 자율성과 전문성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학교에 근무하며 좋은 동료교사들을 많이 만났다. 학생들을 생각하고 교육에 헌신하는 많은 선생님들은 어두운 현실에서 희망과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승진점수 모으는 데만 큰 에너지를 쏟거나 직업의 안정성만을 추구하면서 자기계발 없이 적당히 교직생활 하는 웰빙-레저형 교사, 때때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지만 철밥통 교사직을 유지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이 또한 제도의 문제와도 깊이 연관되어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학교에서 교사들끼리 수업을 자발적으로 공유하거나 책 한 권 읽고 토론하는 것이 보통의 학교에서는 참 어려운 일이었다. 무언가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해도 눈치가 보였고, 조직의 평화를 깨지 않는 선에서 매번 낮은 수준의 시도만을 조심스럽게 시도하곤 했다. 그러던 차에 2009년 경기도의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에서 시작하여 지금은 전국으로 확산된 혁신교육은 우리 교육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혁신교육정책의 대표적인 결과물인 혁신학교1, 혁신교육지구, 마을교육공동체 등은 현재 교육부와 전국 시・도교육청의 핵심 정책으로 추진되고 있다. 필자도 2014년부터 혁신학교 운영, 학생회, 학부모회, 마을교육공동체, 교육청 학교혁신 TF 등에 몸담으며 교육정책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었다.

 

# 교육청과의 불편한 소통

 

필자는 초임 교사 시절부터 교육청에 여러 차례 정책 건의를 해보았다. 학교 현장의 구조를 바꿀 수 있는 권한을 교육청이 상당 부분 가지고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벌써 10년 전 일이지만, 당시 한 장학사는 교육청 홈페이지 ‘교육감에게 바란다’에 글을 쓴 신규교사에게 “이런 글은 교육감이 보지도 않는다, 내 업무가 늘어나는 것이니 앞으로는 쓰지 마라.”며 핀잔을 주기도 하였다. 관행적이고 부조리한 제도 개선을 위해 교육청 여러 실무자들에게 수차례 건의했으나 바뀌지 않는 답답한 일들도 많았다. 한 번은 실무자 선에서 해결이 되지 않는 문제를 부교육감에게 온라인 토론을 신청하여 토론 끝에 현장에 내려오는 정책을 바꾸었던 경험도 있었다. 이런 실패와 성공의 경험들은 교육정책과 학교가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 교육정책 연구모임

 

교육계에서 쏟아지는 정책들은 항상 현장과 괴리되어 있다는 비판에 직면한다. 탁상행정, 교사 패싱이라는 지적은 교육현장에서 항상 터져 나오고, 정치권이나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 교육은 늘 답이 없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교육정책은 교수 등 소위 말하는 전문가 그룹이 주도하였고, 교사들은 교육정책의 실행 대상으로만 여겨졌다. 이는 교사들을 수동적인 존재로 만들었고, 교사들은 현실을 일방적으로 수용하거나 푸념만 늘어놓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교사는 아이들만 잘 가르치면 된다거나 교사 주제에 무슨 정책을 논하느냐는 인식도 팽배하였다. 정책을 학습하지 않고, 조직화 되어있지 않은 교사는 단순히 ‘교사 업무 경감을 해야 새로운 시도가 가능하다.’거나 ‘모든 책임을 교사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정도의 불평만 할 뿐이었다.2

 

하지만 최근에는 교육정책의 각 분야를 전문적으로 공부한 교사들이 늘어나고 있고, 조직을 이루어 정책 대안을 만들고 현장과 교육계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필자가 활동하는 단체도 그러한 곳 중 하나이다. 단순히 교사의 이익과 입장을 대변하는 교원단체가 아니라 학생, 학부모, 교원 등 여러 주체의 입장에서 다양한 집단과 교류하며 균형 잡힌 교육정책의 대안을 고민하고자 분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매년 도서, 이슈리포트, 정책연구물을 생산하고 있으며 학교, 교육행정기관 등에서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교사는 수업만 잘 해도 된다는 논리는 역으로 교사를 수업만 할 수 있는 존재로 만들어버린 것은 아닐까? 교사라는 본업에 기반을 두되, 어떤 교사는 행정을, 어떤 교사는 정책을, 어떤 교사는 실행을 감당하며 더욱 현장에 적합한 교육정책을 주도하여 만들어가야 한다. 위 모임의 구성원들은 교사, 교육전문직, 연구기관 연구원, 교수 등으로 이루어져 수평적으로 소통·학습하며 연구하는 모임을 지향한다. 매월 정기모임과 10여개 이상의 소모임 및 지역모임, 정책아카데미 및 각종 프로젝트를 통해 참여하는 연구공동체를 이루어가고 있다. 나아가 조직을 넘어 운동과 실천, 타 교육 단체들과 연대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교육정책이 학교 현장에 오기까지

 

우리나라만큼 교육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나라도 드물 것이다. 하지만 관심에 비해 교육에 대한 만족도가 높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유아교육에서 고등교육에 이르기까지 교육수요자, 교육관계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교육여론조사에 따르면 초·중·고 교육에 대한 국민 전반의 평가는 보통(C)(53.5%) 수준으로 부정적 평가(D+E)(33.9%)가 긍정적 평가(A+B)(12.7%)보다 더 많았다.3 대중들은 학교를 둘러싼 교육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교육정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우선 교육정책과 관련된 기관을 생각해보면 교육부와 교육청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교육부 장관은 임명직이고, 교육감은 선출직이다. 모든 정책은 근거를 바탕으로 실행되는데, 교육정책의 근거가 되는 것은 크게 법령, 대통령 공약, 교육감 공약 등으로 볼 수 있다.

 

교육 관련 법령으로는 대표적으로 교육기본법, 유아교육법, 초·중등교육법, 고등교육법, 각종 시행령 등이 있고, 부차적으로 인성교육진흥법 등과 같은 별도의 법도 있다. 학교 현장에서 보았을 때는 교육부가 교육의 최상위 기관이고, 모든 정책을 시작부터 결정할 것이라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교육부 장관은 대통령이 임명하게 되므로 그 영향 아래 놓일 수밖에 없고, 정부의 수많은 부처 중 한 곳에 불과하다. 이 말은 어떠한 교육정책을 결정하는 데 있어 특히 일상적인 업무가 아닌 새로운 정책이나 사회적 이슈가 되는 부분들은 청와대, 총리실, 타 부처와도 조율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대통령의 5년 임기 내에 실행할 공약 중 교육 부분의 공약을 실행하는 기관이 교육부이기 때문에, 교육부의 정책 방향은 대통령 교육공약과 맥이 닿아 있다. 대통령의 공약은 새로운 정보가 출범하여 국정과제화 되어 실행이 된다. 즉 어떤 대통령을 뽑느냐가 교육부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와 연결되는 것이고, 마찬가지로 어떤 교육감을 뽑는지가 교육청의 하는 일에 맞닿아 있는 것이다. 이러한 대통령과 교육감의 공약집 및 공약이행계획은 심지어 몇 백 페이지에 이르고, 연도별 이행계획, 예산 계획, 이행 실적 관리 등 상당히 촘촘하게 구성되어 있다. 우리는 이 부분에서 교육과 정치가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는 투표를 잘 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요, 시민들이 원하는 교육정책을 대통령, 교육감 후보자가 만들어갈 수 있도록 목소리를 모아야 한다. 또한 교육 현장에 몸담고 있는 교원들은 전문성을 가지고 이 부분에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초중등 교원은 교육 현장에 시행되는 여러 정책의 근간이 되는 대통령과 교육감의 교육 공약 수립에 참여할 수 없다는 점, 하루 일과의 전부를 교육 현장에 몸담는 교사와 교육공무원들이 다 짜여진 교육정책에 투표 1표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크다. 교육정책의 핵심 열쇠를 쥐고 있는 교사들의 정치활동, 정당 참여 등이 법으로 보장되어 있지 않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교사의 정치적 중립은 학생들과의 교육활동에서 필요한 것이지 교사의 개인 삶과는 별개인 것이다. 한 예로 교사들은 자신이 가진 종교를 가지고 교육활동 중 학생들을 포교하지 않는다. 이는 명백한 불법이고 위반 시 징계가 따른다. 그렇다고 교사에게 종교 활동을 할 자유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정책과 현장의 연결고리

 

교육정책은 학교 현장과 무관하지 않다. 사실 학교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학생들의 등하교에서부터 수업, 평가, 학생생활, 급식, 각종 사업, 교사 임용, 복무, 승진 등에 이르기까지)과 연결되어 있다. 현장에 걸맞은 정책은 더 이상 국회의원이나 고위 관료, 교수들만의 몫이 아니다. 이제 교원들도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교육부와 교육청의 연수를 받아야만 하는 존재에서 연구하고 공유하고 주도하는 존재로 거듭나야 한다.

 

좋은 교육정책은 오히려 교육현장의 평범한 이들의 삶을 주목하고 분석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교사들의 실천, 기쁨, 슬픔을 연구에 담고, 학부모의 고통을 헤아리며 배움을 누리지 못하는 학생들을 감싸 안고 가슴 아파하는 그 지점에서 좋은 교육정책이 나올 수 있다. 이를 위해 현장 교원과 연구자들이 실천을 통해 성장하고, 현장의 고통을 외면하는 정책과 연구를 뒤로하고 살아있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 뛰어들어야 한다.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 정책, 제도, 법률을 학습·연구하고 기록하며 개인 단위의 연수와 연구를 넘어 뜻이 맞는 공동체와 함께 해야 한다. 다만, 이것이 교원집단만의 이익으로 귀결되어서는 안 된다. 이론과 경험, 정책과 현장, 교육과 연구, 초등과 중등의 이분법을 극복하고, 교원 뿐 아니라 학부모 등 다양한 교육수요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스스로를 냉철하게 바라보아야 한다. 이제 평범한 일상 속에서 위대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교육정책의 세계로 초대하고 싶다.

 

 

<참고자료>

김성천 외(2018). 교디넷 2018-2호.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홍섭근 외(2019). 교육정책 스포트라이트 vol. 1. 즐거운학교.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견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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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지역마다 이름은 상이함
  2. 거대 교원단체가 오래 전부터 존재하였으나 정치적인 이해관계와 연결되는 경우가 많았고, 회원들의 뜻과 다르게 운영되는 경우가 많았다.
  3. 연합뉴스(2020.1.9.) 기사 / https://news.v.daum.net/20200119070042571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정책위원장 김요섭

학교, 교육청, 교육부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과 정책의 연결고리를 찾고 있는 교사이자 연구자입니다. 평범해 보이는 일상에서 사람을 살리는 위대한 일을 실천하는 교사들, 학교의 주체이자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학생들과 함께하는 것을 즐거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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