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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고 살리기 해법

#88 김정빈, 서울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연구원 2014.08.06

1. 일반고 살리기 해법1의 방향

 

첫째, ‘권역’ 차원의 체계적이고 유기적인 ‘진로과정’을 기획해야 한다.

 

일반고 살리기 논의의 출발점이 ‘진로’라고 할 때, 과연 개별 일반고 차원에서 다양한 ‘진로과정’을 다 감당할 수 있는가의 문제가 있다.

 

진로과정에는 크게 진학과정과 직업과정이 있다. 그리고 진학과정에는 다시 인문계, 자연계, 예체능계 등 3개 과정이 있고, 직업과정에는 여러 다양한 과정이 속해 있다. 현재 인문계와 자연계 과정은 개별 일반고가 감당하고 있다. 그러나 예체능계는 일반고 전체적으로 특별한 교육과정도 없고, 위탁교육도 시키지 않고 있다. 직업계의 경우엔, 개별 일반고 안에 직업반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위탁교육을 시키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개별 일반고에 예체능계 진학과정과 직업과정을 모두 개설하면 해결되는 것 아닌가 하는 입장이 있을 수 있다. 이는 일종의 ‘종합고’ 구상이다. 즉, 하나의 일반고에 인문·자연계 진학과정 외에 예체능계 진학과정도 개설하고, 직업계 과정도 하나쯤 개설하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하나의 학교에 이러저러한 진로진학과정을 모두 개설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개별 학교는 단지 일부 과정만을 감당할 수 있을 뿐이다. 예체능계 진학과정만 해도 음악전공, 무용전공, 미술전공, 연극영화전공, 체육전공 등 다양한 과정이 있고, 직업계 과정에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다양한 과정이 있다. 개별 일반고 차원에서는 처음부터 ‘종합’적인 대응이 어렵다고 봐야 한다. 하나의 일반고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은 인문·자연계 진학과정 외에 한두 개 정도의 진로과정이라 할 때, 필요한 모든 진로과정을 다 감당하기 위해서는 다른 일반고들을 비롯한 다른 교육기관들과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목고나 자사고, 특성화고는 각각 그 진로과정이 단순하다. 과학고는 자연계 진학, 외고는 인문계 진학, 예체고는 예체능계 진학,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는 선취업후진학, 자사고는 인문자연계 진학 등 각각 개별 학교 차원의 진로과정이 단순하다. 일반고도 개별 학교 차원에서는 그 진로과정이 단순해야 한다. 일반고의 경우엔 개별 학교 차원에서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인문·자연계 진학과정을 기본과정으로 하면서, 그 외의 예체능계 진학과정이나 직업계 과정 중 하나 정도만 감당하면 되도록 해야 한다. 기존의 자공고와 과학중점고는 이러한 기획 안에서 그 역할이 재구성돼야 할 것이다.

 

일반고 살리기를 ‘종합고’ 차원에서 풀어나가는 것은 해법이 아니다. 결론적으로 일정한 ‘권역’ 안에 있는 일반고들과 관련 교육기관들이 하나의 ‘학교군’을 이뤄서 상호 유기적으로 체계적인 역할 분담을 하는 것이 최선의 해법이다.

 

둘째, 특목고, 자사고를 넘어서는 고품질 교육과정을 기획해야 한다.

 

우선, 모든 일반고를 ‘자율학교’로 지정해야 한다. 즉, 다른 자사고처럼 교육과정 운용의 자율성을 갖도록 해서 자사고와 격을 맞추도록 해야 한다. 물론 개별 학교 여건과 요구에 따라서 순차적으로 ‘자율학교’ 전환을 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학급당 학생 수를 특목고와 자사고처럼 25명으로 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예산상의 제약으로 쉽지 않다고 하더라도, 일단 25명을 선언하고 학교별 로드맵을 마련해서 앞으로 4년 내에 모든 일반고의 학급당 학생 수가 25명이 되도록 기획해야 한다. 그리고 교사들이 교과수업과 학생지도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원행정업무를 획기적으로 경감해야 한다. 수업이 혁신되기 위해서는 교사들이 교과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한편, 권장사항으로서는 수업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수업시간도 기본 100분수업/30분휴식 체제 도입을 고려해 볼만하고, 학기제도 중간고사 후에 짧은 방학을 주는 4학기제도 고려해 볼만하다. 학습과 휴식의 선순환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권역’ 차원에서는 개별 학교가 실행하기 어려운 과정을 개설해야 한다. 우선 교과별 ‘고급과정’을 생각할 수 있다. 수학교과나 영어교과의 경우엔, 필요는 하지만 개별 학교에서는 운영하기 어려운 수준 높은 강좌가 있을 수 있다. 이 경우에 각 학교에 흩어져 있는 소수의 성적우수자들을 모아 따로 심도 있는 수업을 할 수 있는 과정을 개설해야 한다. 특히 주로 외고 학생들의 전유물처럼 된 이른바 ‘글로벌 전형’에 대비하는 과정도 개설할 필요가 있다. 또 제2외국어 특기자과정도 생각할 수 있다. 더 나아가서 유학과정도 생각할 수 있다. 한편 논술과정의 경우도 일단 개별 학교 차원에서 감당할 수 있으면 감당하되, 그렇지 못한 학교 학생들의 경우엔 ‘권역’ 차원에서 이들을 위한 과정을 개설해야 한다. 이 논술과정에는 인문·사회논술뿐만 아니라 수리·과학논술도 물론 포함된다.

 

일반고에 다니더라도 실력에 따라서는 명문대에도 진학할 수 있다는 신뢰를 줘야 한다. 오히려 다른 특목고나 자사고에 다니는 것보다 유리하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 이는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기 위한 대안으로서도 필요하다. 특목고나 자사고가 계속 유지되든 아니면 해소되든, 일반고가 이들 학교에 뒤지지 않는 프로그램을 갖고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한편, 개별 학교 차원에서는 대응할 수 없는 ‘창의과정’을 운영해야 한다. 그것이 발명일 수도 있고, 마술일 수도 있다. 또 예를 들어 오케스트라와 같이 여러 학교 학생들이 모이는 동아리 활동도 ‘권역’ 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

 

또한 한 명의 학생이라도 들러리 서는 학생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일반고엔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이 다수 있다. 이들의 경우엔 그 진로가 어떻든 별도의 ‘기초과정’을 개설해서 제 수업을 따라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기초과정은 개별 학교에서 기본적으로 감당하되, 이것이 어려운 학교의 경우엔 ‘권역’ 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 또 일반고엔 진학도 취업도 포기한 학생들이 적지 않게 있다. 이들을 개별 학교에서 감당하기엔 힘들다. 따라서 ‘권역’ 차원에서 ‘자유과정’을 개설해서 이러한 학생들에 대한 교육도 보다 전문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선발권이 아닌 교육력으로 인정받는 평등한 고교체제를 기획해야 한다.

 

현행 고교체제는 학생선발권이 있는 전기모집 고교와 학생선발권이 없는 후기모집 고교로 구성돼 있다. 직업계 과정인 특성화고가 선발권을 갖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 특성화고의 취지에도 맞고, 또 특성화고들 간에 특별한 불평등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기의 특목고와 자사고가 문제이다. 특목고나 자사고는 마이스터고를 제외하고는 모두 대학진학을 위한 과정이다. 일반고와 다를 바 없다. 그런데 특목고와 자사고에게는 우선선발권을 부여하고, 일반고에게는 전기에서 떨어진 학생들을 받아야 하는 의무만을 부여하고 있다. 이것은 원천적인 불평등구조이다.

 

불평등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합리적 이유’가 있어야 하고, 그 정책으로 말미암아 ‘사회적 약자’가 또 다른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 그런데 특목고와 자사고 정책은 정책 자체의 ‘합리성’이야 말하기 나름이라고 하더라도, 그 정책으로 말미암은 약자 차별 효과가 너무 크다. 우선선발권을 부여한 순서대로 특목고는 일류, 자사고는 2류, 그리고 일반고는 3류가 되는 형국이다. 일반고가 특성화고를 제외하고 고교 전체의 80~90%를 점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 모든 일반고가 우선선발권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3류 딱지를 달고 있는 것은 ‘불합리한 차별’이다. 이러한 형국에서 일반고 학생들은 자부심은 고사하고 영문도 모르는 열등감을 갖고서 학교에 다니게 된다. 이래서야 학생들의 학습의욕이 제대로 살아나기 어렵고, 교사들의 사기도 기대하기 어렵다.

 

이제 평등한 고교체제를 기획해야 한다. 선발권이 아닌 교육력으로 인정받는 고교체제를 기획해야 한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원칙을 명확히 하고 로드맵을 정해서, 사회적 공론도 일으키고 당사자들도 설득해야 한다. ‘특수목적’이라는 명분도 부여하고 ‘자율’이라는 명분도 부여했지만, 결국 ‘입시명문고’ 욕구를 충족시키는 결과만을 낳았다. 이것은 ‘정상’이 아니다. 바뀌어야 한다.

 

 

2. 일반고 살리기 방안(예시)

 

일반고를 살리겠다는 것은 우리 학교교육 전체를 혁신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일반고를 살리기 위해서는 학교체제에서부터 학교교육과정, 학급제, 교실수업 방식 등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앞서 논의한 일반고 살리기 해법의 방향을 기초로 해서 구체적인 방안을 예시해 본다.

 

1) 학교 개념의 확장: “하이스쿨캠퍼스”

 

일반고를 살리기 위해서는 우선 학교 개념부터 확장되어야 한다. 그동안에는 ‘학교’ 하면 ‘경기고’, ‘경기여고’처럼 ‘개별 학교’를 지칭하는 개념으로만 사용되었는데, 이제부터는 ‘일정 권역의 학교군’으로까지 확장해서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개별 학교 차원에서는 학생들의 다양한 교육적 요구를 제대로 충족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과거 획일적인 교육만을 강요하던 시절과는 다른 시대가 되었다. 이제 학교는 관료조직의 행정 말단조직이 아니다. ‘개별 학교’ 중심의 학교 개념은 ‘행정’ 중심의 학교 개념인 반면에, ‘일정 권역의 학교군’ 개념은 ‘교육과정’ 중심의 학교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마치 대학교에서 여러 ‘단과대학’을 묶어서 ‘종합대학’을 만들듯이, 고등학교에서도 학교 간 교육과정상의 협력을 위해 일정 권역 내의 학교를 묶어 하나의 ‘캠퍼스’로 생각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발상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미 ‘거점학교’ 개념이 이러한 발상에 근거한 것이고, 경기도교육청에서 실시하고 있는 혁신학교 ‘클러스터’ 개념도 개별 학교를 넘어서는 협력시스템이라는 점에서 비슷한 발상이라 볼 수 있다. 또 실현되지는 못했지만 2010년에 울산시교육청에서 기획됐던 ‘하이스쿨칼리지(안)’과, 세종시교육감이 지난 선거에서 공약으로 내건 ‘캠퍼스형 고등학교(안)’이 이러한 구상이라 볼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일정 권역의 학교군’을 ‘하이스쿨캠퍼스(이하 캠퍼스)’라 부르기로 한다.

 

2) 학교교육과정의 진로별 다양화: 인문계/자연계/예체능계/직업계

 

일반고를 살리기 위해서는 일반고 학교교육과정이 바뀌어야 한다. 그 방향은 진로/진학별 다양화이다. 그동안 일반고는 대학진학을 위한 학교였고, 특히 인문·자연계 대학진학을 위한 학교였다. 따라서 학교교육과정도 인문·자연계 진학을 위한 교육과정으로만 짜여 있었다. 그러나 일반고 학교교육과정을 이대로 그냥 놔둔 상태에서 수업만 잘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진로/진학별로 일반고 학교교육과정을 재구조화해야 한다.

 

그동안 일반고에 예체능계와 직업계 과정이 설정되지 못했던 것은, 인식의 문제도 있었지만 이를 개별 학교 차원에서 감당하기엔 인적·물적 여건이 갖춰져 있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인식’의 문제이다. ‘진로’를 놓고 볼 때, 진로/진학과정은 교육수요만큼 다양화돼야 한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개별 학교가 아니라 이를 넘어선 ‘일정 권역의 학교군’ 차원이어야 한다. 앞서 언급했던 권역별 ‘하이스쿨캠퍼스’가 그것이다.

 

권역별 ‘하이스쿨캠퍼스’ 차원에서는 인문·자연계과정, 예체능계과정, 직업계과정 등 ‘진로/진학별 교육과정’이 유기적으로 운영돼야 한다. 개별 학교 차원에서는 인문·자연계과정을 기본적으로 담당하는 것으로 하고, 권역 차원에서는 대략 5가지 정도의 교육과정을 기획하는 것이 필요하다. 첫째는 예체능계 진학과정, 둘째는 직업계 취업·창업과정, 셋째는 인문·자연계 최상위권 ‘고급과정’, 넷째는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위한 ‘기초과정’과 기존 교육과정으로 담아내기 어려운 ‘창의과정’, 다섯째는 모든 진로/진학과정을 포기하거나 거부하는 학생들을 위한 ‘자유과정’ 등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2학년 이후의 과정으로 해야 할 것이다.

 

예체능계와 직업계 과정은 예체고와 특성화고에 준하여 전문교과를 구성해야 한다. 소요 공간은 원칙적으로 캠퍼스 내 학교들 간의 역할분담에 의한다. 예체능계 과정은 중점학교나 거점학교 방식으로 하거나, 예체고 위탁 방식, 새 예체고 설립 방식 등을 생각할 수 있다. 직업계 과정은 산업정보학교나 특성화고, 직업교육센터 등 위탁 또는 신설 방식을 생각할 수 있다. 고급과정과 창의과정은 거점학교 방식이나 관내에 대학교가 있을 경우 해당 대학교와 협의하는 방식 등을 고려할 수 있다. 기초과정은 기본적으로는 개별 학교에서 하되, 여기서 감당 못 할 경우엔 ‘캠퍼스’ 차원에서 지원한다. 자유과정은 ‘캠퍼스’ 차원에서 독립적인 공간이 필요하다.

 

각 ‘캠퍼스’에 속해 있는 개별 학교 차원에서는 기본적으로 인문·자연계 진학과정을 기획하는 외에, 모든 진로/진학과정에 공통된 보통교과과정을 기획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인문·자연계 학생들과 예체능·직업계 학생들 간에는 수업과 내신성적 산출을 따로 해야 한다. 그래야 각자의 진로 선택이 더욱 신중해지고, 수업에 임하는 태도도 달라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수업 분위기도 좋아질 것이고, 예체능·직업계 학생들이 내신성적을 ‘깔아주는’ 일도 없어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일반고 하이스쿨캠퍼스’ 교육과정이 시대를 앞서가는 고품질의 교육을 하는 교육과정임을 표현하기 위한 ‘브랜드 네이밍’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서 직업계 고등학교를 지난 정부에서 ‘마이스터고’라 브랜드 네이밍을 함으로써 이 학교에 진학한 학생들에게 자부심을 갖도록 하는 사회문화적 효과가 있었다. 정부의 정책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표현함으로써 신뢰를 준 면도 있다. 캠퍼스 내의 진로과정을 예시하면, 직업계과정은 ‘마이스터 코스‘, 예술계과정은 ‘마에스트로 코스’, 체육계과정은 ‘스포츠엘리트 코스’, 인문자연계과정은 ‘아카데믹 코스‘라 할 수 있다. 또 고급과정은 ‘아너즈(honors) 코스’라 할 수 있다. 꼭 외래어를 써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하나의 예시로 보면 좋겠다.

 

3) 교실수업과 학생지도 혁신: 25명 학급제/교원업무정상화

 

학교교육과정을 진로/진학별로 재구성하는 것과 함께 ‘일반고 살리기’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교실수업’을 살리고 ‘학생지도’를 더욱 세밀하게 하는 것이다. 살아있는 교실수업과 세밀한 학생지도를 위해서는 2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로 학급당 학생 수를 특목고나 자사고처럼 25명 정도로 해야 한다. 현재의 35명~40명 학급으로는 현실적으로 학생 중심의 창의적인 수업이 어렵다. 학급당 학생 수를 25명으로 한다는 것은, 담임학급을 25명 기준으로 한다는 전제 하에 수업학급을 25명으로 한다는 의미이다. 문제는 교실공간과 교사수급일 것이다. 이는 학교별로 여건이 다를 것이므로 학교별로 계획을 세워 이를 추진하도록 해야 한다. 공간 확보만 된다면 담임학급의 경우엔 18명까지 학생 수를 줄이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현재의 학급당 교사 수가 대략 2명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복수담임제나 부담임제를 하는 것보다 학생 36명 정도의 한 학급을 절반으로 나누어 18명 정도의 독립적인 담임학급을 구성하는 것이 보다 세밀한 학생지도를 위해 필요한 방식이다. 이에 관한 논의는 추후에 다시 하기로 한다.

 

둘째로 교사가 수업과 학생지도에 전념할 수 있도록 공문처리 등 교원행정업무를 획기적으로 경감해야 한다. 행정업무까지 하면서 수업 준비와 학생지도를 제대로 하기는 어렵다. 서울이나 경기도의 사례를 보면, 교사의 행정업무 경감을 위해서는 학교당 행정전담인원이 2명 정도 추가로 필요하다. 이를 위한 예산이 우선적으로 확보돼야 한다.

 

그리고 자율 권장사항으로서 ‘수업/휴식시간’과 관련된 다음 2가지 변화를 제안한다.

 

첫째로 기본적인 수업시간을 현재의 50분에서 100분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때 휴식시간은 30분으로 하고, 점심식사 시간은 70분 정도로 한다. 오전시간은 반드시 이렇게 하고, 50분 수업이 필요한 과목은 오후시간에 주로 배치하거나 특정 요일에 집중 배치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겠다. 50분 수업일 때엔 휴식시간은 20분으로 한다. 기본적인 수업시간이 100분 정도 되면 교사의 일방적인 강의로만 수업을 진행할 수 없게 되고, 따라서 수업 때 학생 주도의 활동 시간이 늘어날 수 있도록 하는 조건이 된다. 또한 휴식시간과 식사시간을 10~20분 늘리게 되면,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좀 더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조건이 되고, 수업이동시 충분한 이동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하루 일과시간이 전체적으로 30분 정도 늘어나지만 학생들이 숨을 돌려가면서 수업에 몰입할 수 있는 조건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고 본다.

 

둘째로 학기는 4학기제(4계절학기제) 또는 방학 분산제로 바꾸는 것이다. 일부 학교의 경우엔 4학기제를 이미 적용한 사례가 있다. 중간시험 후 애매한 시기에 단기방학을 함으로써 재충전의 기회도 되고, 전체적으로 학습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리고 한 학기 단위의 수업 외에 반 학기 단위의 수업도 가능하게 된다. 또 5월초와 10월말에 중간시험 후 5일~10일 정도의 단기방학을 갖게 되면 이때를 이용하여 봄가을 가족여행도 가능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겨울방학이 좀 줄어들게 된다.

 

4) 고교체제 개선방안에 대해서는 다른 기회에 논의하기로 한다.

 

 

3. 결 어

 

일반고를 살린다는 것은 우리 교육 자체를 살린다는 얘기와 같다.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좋은 아이디어 몇 개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방향이 중요하다. 평등이념을 반복하여 확인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설득력 있는 제안 속에 이념은 녹아 있으면 된다. 이념이 설득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이념의 강조는 강변일 뿐이며, 갈등만을 유발할 뿐이다. 자사고 문제는 당장의 문제라 대책이 바로 제시돼야 하지만, 일반고 살리기 문제는 좀 더 논의를 거쳐 내년 예산에 반영되는 시한까지 결론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러고 나서 구체적인 디자인은 올해 말까지 집중 논의해서 잠정 결론이 나왔으면 좋겠다.

 

일반고를 살리기 위한 방안이 나오기 위해서는 자공고 및 혁신고, 거점학교, 중점학교, 산업정보학교 등의 성과와 한계를 평가하는 것도 병행돼야 한다. 특성화고의 직업교육과 진학반 실태도 파악해야 한다. 이 전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종합적으로 방안이 나와야 한다.

 

 

< 참 고 문 헌 >

 

교육부(2013).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교육 실현을 위한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 교육부.
교육을바꾸는사람들(2014). 2012 대선 및 2014 교육감 당선자 교육공약집. 교육을바꾸는사람들.
김정빈(2013). 2013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방안(시안)의 정책균형점 탐색, 한국교육정책포럼 교육정책간담회. 한국교육정책포럼.
박부권(2010). 특수목적 고등학교 제도개선 연구. 한국과학창의재단.
(2010). 후기일반계고 학교선택권 확대정책 발전 방안 연구. 서울특별시교육청.
(2010). 울산광역시 교육경쟁력 제고를 위한 교육프로그램 다양화 방안 연구. 울산광역시교육청.
(2010). 교과교실제 운영실태 조사 연구-교육과정혁신학교(A형)중심으로. 한국교육개발원.
서울특별시교육청(2013). 「일반고등학교 Jump Up」 추진 계획(안). 서울특별시교육청.
서울특별시교육청(2014). 2014 주요업무계획-꿈과 끼를 키우는 서울행복교육. 서울특별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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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지난 뉴스레터에 실었던 칼럼 ‘일반고 살리기 논의의 출발점’이 서론이라면, 이번 호의 본 칼럼은 본론과 결론에 해당한다.
서울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연구원 김정빈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회운동을 했다. 30대 중반부터 대안학교에 관심을 가지면서 선생님이 되기위해 서울대 사범대에 다시 들어갔다. (사)한국교육연구소와 인연이 되어 최근까지 15년간 연구위원, 부소장으로 활동했다. 이 과정에서 관심 방향을 교육정책으로 돌리게 됐고, 제대로 공부해보자는 생각으로 동국대 석박사과정에서 교육정책, 교육사회학을 전공했다. 그 후 대학강의와 교육정책 연구활동을 하던 중에 이찬승 선생님을 만나, 지금은 교육을바꾸는사람들 21세기교육연구소 부소장으로 활동하였다. 박사학위 논문은 <한국과 프랑스의 대입논술시험제도 비교 연구>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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