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기반교육에서 길을 찾다!(4) -작업기억편-
학습부진 아동 지도에 관한 연수를 하다보면, 선생님들로부터 가끔씩 “오늘은 문제를 잘 풀던 아이가 그 다음날 풀라면 까맣게 잊어버립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란 질문을 받는다. 이때 필자는 “기억과 가장 관련이 깊은 요소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라고 반문을 한다. “기억력?” 틀린 답은 아니지만 필자가 기대하는 대답은 아니다. 뇌과학적 정답은 “배경지식”이다. 왜 그런가?
작업기억 – 문장의 이해, 문제풀이 작업이 이루어지는 곳
정보처리 이론에 의하면 인간의 뇌는 외부 정보를 아래 [도표1]처럼 처리한다. 교실 수업을 예로 들어보자. 먼저, 교사의 구두 설명, 교재의 글씨, 도표 등의 외부 자극(정보)이 학습자의 귀와 눈이라는 감각기관으로 들어와 등록된다. 이 외부 자극을 신정보(new information)라 부른다. 이 신정보 중에 학습자의 주의(attention)를 받는 것은 작업기억(working memory)으로 들어오고 주의를 받지 못하는 것은 사라진다. 즉, 주의를 기울이는 동안만 정보는 작업기억(단기기억)에 머물 수 있다. 이 작업기억에서 문장의 이해, 문제풀이 등의 제반 인지적 작업이 일어난다.
가령 If the learner attends to the fleeting sounds in sensory memory..란 영어 문장을 보거나 들었다고 가정하자. 뇌는 이를 어떤 절차를 통해 이해하게 될까? 정보처리 이론에 의하면 아래 [도표1]과 같은 처리과정을 거쳐서 이해하고 기억하게 된다.
[도표1] 뇌의 정보처리 개념도[정보처리이론]

출처: http://www.edpsycinteractive.org/topics/cognition/infoproc.html
위 도표의 원 안의 ‘반응’은 작업기억 시스템의 가동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대화를 주고받으며, 각종 의사결정의 결과로 어떤 행동을 표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도표를 아래와 같이 약간 변형하여 표현할 수도 있다. 멀티미디어 수업 환경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가장 먼저 외부자극으로서 언어정보와 그림정보가 감각기억으로 등록된다. 그 다음은 학습자의 주의에 의해 선택된 언어정보와 그림정보만 작업기억 시스템으로 들어가게 되고 이것이 각각 언어와 이미지로 구조화된 다음, 관련 사전지식을 불러와 이해에 이르게 된다(초록색 작은 동그라미).
[도표2] 멀티미디어 수업 환경에서 뇌의 정보처리 개념도[정보처리이론]

출처: Applying the Science of Learning by Richard E. Mayer 2011 34쪽
정보의 이해와 기억이 이루어지는 과정
작업기억에서는 어떤 과정을 통해 문장의 이해와 기억, 그리고 문제 풀이 같은 작업이 이루어질까? 작업기억으로 들어온 정보의 이해가 일어나고 이것이 장기기억에 저장되기 위해서는 아래 도표처럼 ABC의 과정이 필요하다.
[도표3] 작업기억에서의 활발한 처리(active processing)

출처: http://www.articulate.com/rapid-elearning/how-to-get-your-learners-to-remember-more/
영어 문장 If the learner attends to the fleeting sounds in sensory memory..를 예로 들면 이 문장에 주의를 기울여 일단 작업기억으로 들어오게 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긴 문장 전체를 유지할 용량이 부족한 경우에는 이해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 정보에 계속 주의를 집중해야 한다. 그러는 동안만 이 정보는 작업기억에 유지된다. 잠시라도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면 작업기억에 머물던 정보는 사라진다. 다시 회상이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이는 장기기억에 심적 모형으로 저장되어 있는 관련정보 -이를 구정보(old information)라 부른다-와 연결을 시켰을 때만 가능하다.
그 다음 영어 문장 If the learner attends to the fleeting sounds in sensory memory..를 해독하기 위해서는 이 문장 패턴과 이 문장을 구성하는 밑줄친 핵심 어휘 5개에 관한 사전지식을 장기기억 속에서 찾아 작업기억으로 불러와야 한다. 이해는 신정보와 구정보의 대조를 통해 일어나기 때문이다. 만약 조건문에 대한 문법지식과 밑줄친 5개의 어휘에 관한 지식이 부족하면 이 정보의 해독에 실패한다. 비록 이런 지식이 장기기억 속에 들어있더라고 희미한 기억으로 저장되어 있거나 찾기 어렵게 저장되어 있다면 찾아서 불러오는 데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도표3]의 A, B의 과정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면 C의 과정(신정보와 구정보의 통합)을 통해 드디어 이해가 일어나게 된다. 기억이란 이렇게 학습자의 작업기억 시스템 속에서 정보처리가 활발하게 일어남으로써 가능하다. [도표3]의 A, B, C 어느 한 과정도 온전하지 못하면 이해, 기억 그리고 학습은 일어나지 못한다.
앞에서 “기억에 가장 관련이 깊은 요소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을 던졌고 이에 대한 뇌과학적 답이 “배경지식”이라고 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배경지식이 풍부하면 이해도 빠르고 기억 효율도 높다. 반대로 배경지식이 부족하면 이해가 일어나기 어렵고 기억의 효율도 떨어진다. 물론 배경지식이 없어도 기억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 구구단 암기 같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기억의 두 가지 방법
교사의 수업내용을 기억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구구단이나 전화번호처럼 반복암기에 의해 기억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신정보를 장기기억 속에 사전지식(혹은 배경지식)과 연결시켜 기억하는 방법이다. 대부분의 학습은 후자의 기억방식에 의존한다. 그래서 모든 학습에서는 가장 기초적인 (배경)지식을 우선적으로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기초가 없는 사람에게 학습을 강제로 시키면 구구단 암기하듯이 단순 암기에 의존하게 되고 그런 식으로 학습한 것은 금방 잊게 된다. 우리나라의 현재의 기초학습부진 정책이 문제인 것은 관련 기초지식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는데 구구단처럼 단순 반복에 의존해서 문제풀이를 시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렇게 학습을 시키면 학습의 효율도 낮지만 학습자는 학습을 싫어하게 된다. 국가나 학교는 선의에서 학습부진 아동을 방과후에 남게 해서 공부를 시키지만 그런 식의 공부는 학생에게는 독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기초학습 부진아 지도는 신정보와 구정보를 연결시키는 방식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정보와 신정보의 연결의 예를 하나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예를 들어 아래와 같은 산수 문제를 푸는 상황을 생각해 보자. 아직 4칙 연산이 잘 안 되는 학습자에게 아래 문제를 풀게 하면 십중팔구는 장기기억의 사전지식과 연결시키지 않고 구구단 외우듯이 암기에 의존에 풀게 된다.
15 ÷ 1/4 = 60
그럼 이런 산수 문제를 장기기억에 연결시키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아래와 같이 이미 학습자가 잘 알고 있는 과거 경험 즉 사전지식과 연결시키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15개의 피자가 있는 데 각 피자를 4쪽으로 나누면 몇 명의 사람들에게 한 쪽씩 나눠줄 수 있을까?”와 같은 질문과 연결시키는 방식이다.
[그림1] 위 산수 연산을 과거 사전 경험/지식과 연결시키기

작업기억이 IQ보다 인지적 학습에 영향이 더 큰 이유
작업기억에서는 여러 가지 작업들이 이루어진다. 인지적 학습이 일어나는 핵심 시스템이다.작업기억 시스템은 새로운 정보를 담는 그릇이기도 하지만 장기기억 속에 저장된 지식을 다시 불러와 신정보와 비교하고 통합하고 변형하는 작업대이다. 작업기억은 인지적 학습을 예측한다. 이런 기능 면에서 작업기억은 전통적인 IQ보다 앞선다. 작업기억 시스템에 이상이 있으면 특수교육 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앨로웨이(Alloway)의 연구에 의하면 어린이 10명 중 1명은 작업기억에 문제가 있다. 학습장애 아동의 50%는 작업기억에 큰 결함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교사와 학부모는 특히 아동의 작업기억 용량(여기에는 주의집중도 관여됨)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작업기억 용량은 수업 중에 교사가 설명하는 지식이나 정보를 순간적으로 몇 개나 작업기억 시스템에 담을 수 있는지를 말한다. 그 수는 아래와 같이 매우 제한적이다.
[도표4] 연령별 작업기억 용량과 기억유지 시간(David Sousa, 2009)
| 나이 | 평균적 기억가능 정보 수 | 평균적 기억유지 시간 |
| 5세 이하
5-14세 14세 이상 |
2±1
5±2 7±2(최신 연구: 4-5개) |
데이터 부재(단위: 분)
5-10분 10-20분 |
작업기억의 용량은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다. 성인들의 작업기억 용량은 평균적으로 7±2개 정도다. 즉 작업기억에 동시에 담아둘 수 있는 정보의 개수가 5~9개란 뜻이다. 최근에는 4~5개 정도밖에 안 된다는 연구도 있다. 미국의 전화번호 숫자가 7개인 것도 작업기억의 용량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위 [표2]처럼 어린이는 동시에 작업기억에 담아둘 수 있는 정보의 개수가 어른들보다 작다. 노년기가 되어 고령이 될수록 작업기억 용량이 줄어든다. 그리고 ADHD 등 심리장애를 가진 아동들의 작업기억 용량도 보통의 아이들보다 작다.
[그림2] 장애아동들의 공통점 – 작업기억 용량 부족

이런 작업기억의 용량이 작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If the learner attends to the fleeting sounds in sensory memory..란 영어문장을 다시 보자. 이 문장을 해독할 수 있기 위한 조건은 다음과 같다.
• 조건1: 학습자의 작업기억 용량이 ‘5개(=위 문장의 어휘 수)’ 이상이어야 한다. 그래야 위 문장이 포함하고 있는 주요 정보(어휘 수)를 동시에 작업대에 놓고 작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조건2: 학습자가 작업이 끝날 때까지 작업기억에 들어온 정보에 주의를 계속 기우려야 한다(잠시라도 딴 생각을 하면 위 영어문장은 작업기억에서 사라진다).
• 조건3: 신정보의 이해에 필요한 사전지식(혹은 배경지식)에 해당되는 위 영어문장의 구조에 대한 문법지식과 이 문장을 구성하는 핵심 어휘 5개가 장기기억에 들어 있어야 한다. 이해는 신정보와 구정보의 연결(connection)과 통합을 통해 일어나기 때문이다.
• 조건4: 신정보가 작업기억에 머무는 동안 이의 이해에 필요한 관련 배경지식을 장기기억에서 작업기억으로 불러올 수 있어야 한다. 비록 장기기억에 들어있는 정보라도 불러오는데 실패할 수 있다. ‘생각이 날 듯 말 듯 하며 입안에 뱅뱅 돈다’는 현상이 바로 그런 상황을 말하는 것이다.
• 조건5: 신정보가 유입되는 속도보다 신정보와 구정보를 연결시켜 이해하는 속도가 더 빨라야 한다. 학습자의 읽기속도(=정보처리 속도)는 분당 100단어 인데 정보가 유입되는 속도는 분당 130단어라면 과부하가 일어나서 이해에 실패하게 된다.
작업기억 용량이 작은 학습자들을 위한 수업전략
작업기억 용량은 유전적인 요인이 크지만 훈련에 의해 확장할 수 있다. 미미 국내에서도 기억력이 낮은 노인들의 작업기억 용량을 늘리기 위한 앱도 개발되고 있다. 작업기억 용량이 작으면 학습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따라서 교사는 작업기억 용량이 작은 학습자를 위해서 아래와 같은 수업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① “잠깐 멈춤” 기법. 내용을 받아들이도록 몇 분간 멈춘다.
② 이해를 돕기 위해 기억 단위를 짧게, 그 다음 다시 반복한다(예: 전화번호를 010-6218-3442처럼 세 개의 덩어리로 묶으면 작업기억 용량을 3개만 차지한다).
③ 내용에 관심을 집중시킬 사전 활동을 실시한다.
④ 기록한다. 써두면 그 정보가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주의를 계속 기울이지 않아도 된다. 그만큼 작업기억 시스템에는 새로운 정보를 담을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⑤ 반복을 통해 자동화한다. 어떤 정보를 자동으로 불어올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하면 그런 정보는 작업기억의 용량을 잡아먹지 않는다. 예로, If the learner attends to the fleeting sounds in sensory memory..란 영어문장의 주요 어휘 5개의 의미를 완전히 알고 있고 이 문장을 6-7회 반복해서 암기하고 있다면 다음에 이 문장을 봤을 때는 빛의 속도로 이해한다. 작업기억에서 어려운 작업을 할 필요가 없게 된다.
⑥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이 분비되어 전두엽을 자극시키기 위한 신체 움직임을 먼저 한다.
[시사점과 교수전략]
1. 교사는 학습자의 작업기억 용량을 감안하여 수업을 해야 한다. 작업기억 용량이 평균이하인 아동은 정보처리에 과부하가 걸려 수업을 따라갈 수 없게 된다. 설명할 때 문장을 짧게 한 문장씩 또박또박 말해주어야 작업기억 용량이 작은 아동도 수업을 따라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영어나 수학처럼 수업 내용을 구성하는 어휘나 개념의 이해가 많은 작업기억 용량을 차지하기 때문에 각 개인의 배경지식, 정보처리 속도 등을 감안해서 수업을 해야 한다.
2. 교사는 주의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수업을 설계하고 진행해야 한다. 주의를 집중하지 않으면 교사의 설명 정보가 작업기억에서 쉽게 사라지기 때문이다. 학습자의 주의를 집중시키기 위해서 교실을 돌아다니기도 하고 목소리 톤을 바꿔주기도 한다.
3. 교사는 10-20분마다 수업의 모드를 바꾸어주어야 한다. 뇌과학의 연구에 의하면 학생들은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 최대 기간이 10-20분이다. 이 기간이 지나면 뇌에서 학습은 매우 느리게 일어나거나 학습 효율이 뚝 떨어진다. 교사의 설명에 주의를 기울여야 정보가 작업기억으로 들어오는데 주의력이 떨어지면 정보가 작업기억으로 들어오기 전에 사라지기 때문이다.
[도표5] 수업시간 경과와 주의력의 변화

4. 학습은 연결이다. 학습은 새로 배울 내용과 전에 배운 내용을 연결시키는 작업이라고 생각하자. 이런 관점에서 수업을 설계하고 진행할 필요가 있다. 연결의 대표적 예를 보자.
※ 다음 내용을 가르치려고 할 때 이를 사전지식과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을까?
블랙홀은 우주에서 그 주변에 있는 모든 종류의 물질을 계속 빨아들인다. 블랙홀이 강력하게 끌어당기므로 아무것도, 심지어 별빛까지도, 빨아들임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따라서 블랙홀은 화이트홀과 대조를 이룬다. 화이트홀은 모든 물질을 우주로 뱉어낸다.
블랙홀에 대해 사전 지식이 없는 학습자의 경우, 이를 이해하고 기억하는 데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하지만 아래와 같이 누구나 이미 알고 있을 진공청소기의 기능과 연결시키면 어떨까?
초강력 진공청소기를 생각해보자. 진공청소기는 그 주변 공간에 있는 모든 먼지와 쓰레기를 빨아들인다. 진공청소기는 아무 것도 남겨두지 않고 빨아들인다. 반면 고장난 진공청소기는 모든 먼지와 쓰레기를 바깥으로 뱉어낸다.
이상의 두 사실을 아래의 표처럼 연결시킬 경우, 이해와 기억이 훨씬 더 쉽게 일어날 수 있다.
| 새로운 내용(신정보) | 이미 알고 있는 내용(사전지식; 구정보) |
| 블랙홀
별빛, 물질 화이트홀 |
초강력 진공청소기
먼지, 쓰레기 고장난 진공청소기 |
출처: 뇌기반 학습의 원리와 적용 워크숍(한국발달지원학회 자료집, 2013. 김경진)
5. 칠판에 판서해 주거나 프린트를 나눠준다. 학습자가 소리도 듣고 동시에 필기를 하게 하면 주의력이 분산되고 작업기억이 과부하를 일으킨다.
6. 정보를 논리적 순서나 구조로 제시한다. 그렇게 했을 때 저장이 효율적이고 나중에 작업기억으로 다시 불러오기가 쉽다.
[그림3] 초보자와 전문가의 지식의 구조(스키마: 지식의 추상적 구조) 차이

7. 정보를 몇 개의 작은 단위로 나누거나(chunking) 위계화하여 제시한다. 이것이 작업기억 사용을 최적화하는 방법의 하나이다. 천킹에는 전화번호 01062183441을 010-6218-3441처럼 3개로 묶어주는(grouping) 방법, <소, 테이블, 사과, 소파, 체리, 사자, 말, 컴퓨터, 복숭아>라는 단어를 외울 때 <동물, 물건, 과일>로 범주를 나누어 아래와 같이 위계화 혹은 구조화하는 방법 등이 있다.
• 동물 – 소, 사자, 말
• 물건 – 테이블, 소파, 컴퓨터
• 과일 – 사과, 체리, 복숭아
한편 주어진 정보 속에서 패턴을 파악하는 것도 천킹의 주요 전략이다. <소, 사자, 말>이란 정보에서는 동물이란 패턴을 읽을 수 있다. 바둑을 잘 두는 사람들은 흔히 나타나는 바둑의 패턴을 잘 기억하고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학습도 역시 패턴을 읽는 작업이다. 학습이 빠르다는 말은 정보의 패턴을 빨리 그리고 정확히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뜻이다. If the learner attends to the fleeting sounds in sensory memory..라는 영어문장을 금방 이해하는 사람은 이 문장의 패턴과 이 문장을 구성하고 있는 주요 어휘의 패턴(어떤 맥락에 쓰이면 어떤 뜻이라는)에 매우 익숙해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인드맵 등을 이용해서 작업기억의 부담을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8. 개념들 간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분석하게 한다. 이런 수업방식이 기억 효율이 높다. 뇌는 유사한 특성을 기준으로 저장하고 상이한 특성을 기준으로 인출(output)하기 때문이다.
9. 정보를 다양한 방식으로 반복해서 제공한다. 이렇게 수업을 할 경우, 다양한 경로에 다중적으로 기억되기 때문에 나중에 회상이 쉽다.
10. 학습한 지식은 반복을 통해 자동화 한다. 자동화 한다는 것은 배운 지식을 자주 활용하거나 응용해서 내재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어떤 과제를 힘들이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상태가 자동화가 된 상태다. 학습자는 어려운 과제에 접할 때 작업기억의 주의 자원을 많이 소비하게 된다. 따라서 자동화는 작업기억에 과부하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11. 학교는 개별화 수업을 해야 한다. 모든 아동은 매시간 서로 다른 배경지식을 가지고 수업에 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교장은 개별화 수업을 원칙으로 삼는 학교 수업문화를 만들어 가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12. 국가는 교육과정 운영에서 학습량을 줄이고 개별화 수업을 법제화해야 한다. 지금처럼 학습량이 많고, 시험범위가 넓어 교사가 진도빼기식 수업을 하면 배경지식이 풍부하고 작업기억 용량이 큰 아동들만 따라갈 수 있다. 나머지 아동들은 자신감과 자존감을 잃고 무기력에 빠지게 된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이것이 차별로 이어지고 급기야는 문제행동의 길로 접어들 위함도 있다. 이런 진도빼기식 수업을 방치하는 것은 매우 공정하지 못한 일이다. 이는 학교가 계층격차를 고착시키고 확대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무너진 교실을 정상화하려면 정책결정자, 교육자 모두 학습자의 뇌 속에서 학습이 일어나는 원리에 맞도록 모든 시스템과 운영을 바꾸는 데 힘써야 한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짧은 직장 생활을 경험한 후 지금의 능률교육(NE능률)을 창립하여 30년을 경영하면서 영어교과서와 참고서 등 다양한 저술활동을 했다. 2009년 회사를 매각하고,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이란 비영리 공익단체를 설립하여, 현재 이 단체 대표직을 맡고 있다. 국가 교육시스템 재 디자인과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동, 청소년들도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개혁에 특히 관심이 많다. 수업혁신과 교육격차 완화를 위해 학습과학의 연구와 전파, 그리고 교원 연수에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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