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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대입상담 시스템과 AI 활용 서·논술형 평가 보조도구

#1569 김경범, 전 서울대학교 교수 2026.08.05
대입상담 시스템은 교육청이 서둘러 AI 기반으로 구축해 학생을 지원해야 하지만, AI 활용 서·논술형 평가도구는 국가가 나서되 서두르지 말고 교사 전문성과 양질의 데이터를 먼저 갖춘 뒤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올해 말 시행 업체가 선정되어 국가 주권 차원의 소버린 AI가 만들어진다면, AI는 우리 사회와 개인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교사의 역할에도, 학교 교육과 평가에도, 내신과 수능에도, 국가 차원의 교수·학습 플랫폼에도 큰 변화가 생길 것이다. 이 글은 어느 교육청이든 먼저 나서서 AI 기반 대입상담 시스템을 서둘러 만들고, AI 활용 서·논술형 평가도구는 교육청이 아니라 국가가 나서되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완벽하게 만들 것을 제안한다. AI 활용 서·논술형 평가도구를 만드는 일보다 더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 먼저 교사가 전문성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교사의 전문성이 없다면 질 좋은 데이터가 만들어지지 않고, 선별된 양질의 데이터가 없다면 AI 활용 서·논술형 평가도구는 단지 겉모양에 그치고 만다. 이제 교사의 전문성, 데이터, AI는 우리 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설계하는 모퉁이 돌이다.

 

 

AI 기반 대입상담 시스템

 

지금 한창 2027학년도 수시모집 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교육청이 시행하는 대학입시 상담을 위한 온라인 신청은 공개 후 몇 초 내 마감된다. 여러 기초지자체도 대입 상담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그래서 같은 목적의 행사가 반복되고 있지만, 다수의 학생에게 학교, 교육청, 지자체의 대입상담 서비스는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여전히 부족하다. 더구나 올해부터는 「초·중등교육법」 제25조의2에 따라 학교생활기록을 취득하여 영업 목적으로 거래하거나 이용하는 행위가 제한되고 있다. 그래서 학생부를 취득한 후 AI를 활용하거나 개인이 가공하여 상담하는 입시 컨설팅 업체가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고, 사교육의 상담 서비스도 일시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AI를 활용하지 못하면 입시 컨설팅의 전문성과 수익이 떨어지고, 입시 컨설턴트 개인이나 업체 간 차별화가 노출된다. 결과적으로 과거처럼 질 낮은 서비스를 제공하고도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학부모가 입시 상담을 전적으로 학교 담임교사에게 의존할 가능성은 없다. 사교육 입시 컨설팅만큼이나 교사의 전문성도 천차만별이다.

 

대개 학생과 학부모는 인생이 결정될 수도 있는 선택지를 교사에게 맡기지 않고 스스로 결정한다. 학교 담임교사의 대학입시 전문성을 신뢰하지 않는다면, 그동안 담임교사가 아이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여주지 않았다면, 담임교사의 대입 조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학생의 대학입시를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대입상담에 나서는 교사도 많지 않다. 우리 현실은 아무도 아무에게 책임 지우지 못하고 책임지려고도 하지 않는다. 담임교사는 단지 과거 자료로 본다면 이러저러하다, 혹은 올해 나온 자료와 가이드에 따르면 이 점수로는 이런 대학과 학과에 지원할 수 있다는 정도로 얘기한다. 학교에서 이루어진 대입상담 외에도, 학부모는 가능한 한 다양한 조언을 얻으려고 돈을 쓴다. 학교 교사를 신뢰해도 사교육 업체를 찾아가고, 신뢰하지 않아도 찾아간다. 비록 학교 안팎 그 어디에도 대학입시를 둘러싼 모든 질문에 바로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없고, 내 아이의 합격 여부를 말해줄 사람도 없지만, 학부모는 마치 무당을 찾아가는 심정으로 사교육 컨설팅에 돈을 쓴다.

 

과거처럼 대학과 학과가 서열화된 상황에서 치러진 교과 전형이나 수능 전형이라면 정량적 수치로 합격선이 만들어진다. 교사들은 전년도 합/불 자료를 모아서 해당 연도에 적용하면 학생 상담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의 대학입시는 다르다. 학생부종합전형처럼 정성적인 평가에서는 수치 외에도 다른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학생부종합전형의 과거 합/불 자료를 확인하고 올해 학생부를 살펴보아도 어느 요소가 합격에 더 큰 영향을 주었고 또 주게 될지 알기 어렵다. 단지 경험에 근거한 개인적인 감이나 일정 확률로 추정할 뿐이다. 지원자 집단 전체의 학생부를 모르기 때문이다. 더구나 고교학점제가 실행되는 현 교육과정 체제에서 교과 전형은 조금씩 정성 평가로 변하고 있고, 정시 모집에서도 학생부가 정성 혹은 정량 방식으로 반영된다. 더구나 학생부종합전형도 계속 변한다. 학생의 내신 점수만이 아니라, 학교의 창의적 체험활동과 교육과정 편성, 선택과목 조합,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의 연계, 학교와 교육청의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방식, 공동교육과정, 온라인학교, 고교-대학 연계 프로그램도 영향을 준다. 기존의 방대한 자료를 재해석하여 새로운 원리를 도출하는 객관적인 작업이 필요하다. AI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이다.

 

현재 상황에서 담임교사는 모든 대학과 학과 그리고 모든 전형을 준비하여 상담하기 어렵다. 하지만 교육청은 최고 수준의 대학입시 전문가, 학생부 데이터, 예산만 있으면 AI 기반 대입상담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어떻게 학생부 자료를 모으고 활용할지는 기술적으로 처리할 부분이다. 개인정보를 가려도 데이터 구성에는 문제가 없게 만들 수 있다. 고등학교 2학년 이후 언제라도 학생부를 해석하여 현재 어떤 상태인지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 학생과 교사에게 조언하는 리포트를 생성할 수도 있다. 모든 전형 방식을 대학과 학과 단위로 구분하여 정보를 제공할 수 있으며, 만약 대학이 합/불 데이터를 제공한다면 AI 기반 대입상담 시스템은 더 완벽해진다. 대신 정보를 제공하는 대학은 학생을 모집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교육청의 예산과 노력으로 학생, 학부모, 교사는 모든 대입 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다. 교사는 대입 합/불 여부가 아니라 학생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를 상담할 수 있게 된다. 어느 교육청이든 한 곳에서 AI 기반 대입상담 시스템을 만든다면, 모든 교육청이 공유하는 시스템으로 확장할 수 있다. 「초·중등교육법」 제25조의2의 긍정적 효과는 교육청의 결정에 따라 만들어질 수도 있고, 사교육 컨설팅 비용만 올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사람을 도와줄 AI가 필요하다. AI는 교사 간 차이를 극복하게 하여 균질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해준다. AI는 교사가 알 수 없고 기억할 수 없는 정보까지 분석하여 학생 맞춤형으로 조언할 수 있다. 그리고 최고의 대입상담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된다는 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AI 활용 서·논술형 평가도구

 

이미 여러 번(내신 서·논술형 평가는 가능한가?(2026년 5월) ; 내신 절대평가는 가능한가?(2025년 7월))에 걸쳐 서·논술형 평가와 대학입시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밝혔으므로 이를 반복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서·논술형 평가는 이미 기정사실화되고 있으며, 현실적인 문제점도 잘 알려져 있다. 필자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안을 아래 도식으로 제안하고 있다.

교사의 출제, 평가, 피드백을 돕는 AI 활용 서·논술형 평가도구는 이미 경기교육청과 서울교육청이 개발하였고, 부산교육청과 인천교육청 등은 서울교육청과 협력하여 출제 및 채점 시범사업을 한다고 한다. 내신 절대평가를 관리하고 수능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도 서·논술형 평가를 지원하는 전담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위 도표가 보여주듯이, 서·논술형 평가를 실행하려면 교사 전문성, 채점 지원 체제, 데이터, AI 평가 보조도구가 필요하며, 이는 최종적으로 언젠가 AI 기반 교수·학습 플랫폼으로 통합되어야 한다.

 

이 가운데 평가도구는 무엇이 준비되고 있고, 앞으로 교육부와 교육청은 어디에 중점을 두고 서·논술형 평가를 준비해야 할까? 현재 실체가 있는 평가도구로는 경기도 교육청이 OCR1 방식으로 개발한 ‘하이러닝’이 있고, 서울교육청은 작년에 CBT2 방식으로 개발했으나 올해에는 OCR 방식을 추가로 개발하는 중이다. 국가와 교육청이 만드는 AI 평가 보조도구는 하나보다 복수로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가는 반드시 나서야 하지만, 모든 교육청이 각기 16개의 평가도구를 만들 필요는 없다. 경기도 교육청의 추진 체계는 교사를 도와주는 AI 평가 보조도구를 먼저 만들어서 연착륙하고, 이어서 시범학교 지정과 교사 연구회 등을 통해 저변을 확산하여 데이터를 만들고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려는 계획으로 보인다. 서울교육청도 올해 초 종합계획은 발표했으나 실행 여부는 불투명하다. 하지만 두 교육청 모두 데이터가 매우 부족한 상태로 보인다. 앞으로 어떻게 데이터를 만들고 정련할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완성도와 실효성을 두고 이견이 있지만, 어쨌든 AI 평가 보조도구는 이미 존재한다. 따라서 교육부와 교육청은 앞으로 교사의 전문성을 키우고 데이터를 생성하는 데 정책을 집중해야 한다. 교사가 전문성을 갖추고 있으면 데이터는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데이터가 준비되어 있으면 AI를 활용한 평가 보조도구는 몇 달 내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서·논술형 평가 대비는 교사의 전문성이 핵심이다. 교사가 학생 주도로 읽고 쓰고 토론하는 수업을 실행하고, AI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서·논술형 문항을 출제, 평가, 피드백할 수 있어야 한다. 교사 전문성 신장이 어렵다고 해서 돌아가려고 한다면 교실 현장에서 실현되는 서·논술형 평가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앞으로 정책 추진 방식은 ‘AI 평가 보조도구 마련 ⇒ 시범 실시 ⇒ 소량의 데이터가 아니라, 전면 실시 ⇒ 다량의 데이터 ⇒ AI 평가 보조도구 고도화’로 이어져야 한다. 소수의 교사만 서·논술형 수업과 평가에 참여할 것인가 아니면 모두가 참여할 것인가. 답은 분명하다. 수행평가는 실행된 지 거의 30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교실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성취평가제 전환은 2011년에 발표되어 2014년에 실시되었어야 했으나 지금도 시범 실시 중이다. 서·논술형 수업과 평가도 앞으로 이삼십 년에 걸쳐 시범학교에 도입하고 점진적으로 확대할 것인가? 그러는 사이 초6과 초3이 밀고 오는 인구 감소의 물결에 휘말려 어떤 학교는 사회적으로 존재 이유를 상실하고 말 것이다. 교사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 월급 받는 노동자 아니면 선생님. 선택은 교사의 몫이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 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 견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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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광학 문자 인식(Optical character recognition, OCR)은 타자, 손글씨 또는 인쇄된 텍스트 이미지를 스캔한 문서, 문서 사진, 장면 사진(예: 풍경 사진의 표지판 및 빌보드 텍스트) 또는 이미지 위에 겹쳐진 자막 텍스트(예: 텔레비전 방송)로부터 기계가 읽을 수 있는 인코딩된 텍스트로 전자적 또는 기계적으로 변환하는 것을 말한다. (출처: 위키백과)
  2. Computer Based Test의 줄임말로, 컴퓨터를 이용해 시험에 응시하고 성적 처리도 컴퓨터를 통해 이루어지는 시험 방식을 의미한다. (출처: 나무위키)
전 서울대학교 교수 김경범

스페인 마드리드 꼼쁠루뗀세 대학 박사 (중세 및 황금세기 문학), 페루카톨릭 대학 석사, 서울대학교 서어서문학과 학사, (전) 서울대학교 서어서문학과 기금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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