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을바꾸는사람들

칼럼 검색
칼럼 모아보기
ERICK squareal Research & Innovation Center of Korea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현장 교사의 입장에서 보는 IB 교육이 한국 교육에 던지는 10대 질문

#1567 김진우, 영등포고등학교 교사 2026.08.05
IB(국제 바칼로레아) 교육이 한국 교육에 던지는 핵심 메시지를 ‘학생의 다양하고 중요한 능력에 대한 교사의 정확한 평가 능력 향상’으로 규정하고, 이로부터 10가지 질문을 제시하며 한국 교육의 평가 관행을 성찰합니다.     

 

 

교육감 선거가 끝나고 각 교육청마다 새로운 정책 방향을 수립하기 위해 분주하다. IB(국제 바칼로레아) 교육을 도입하겠다는 공약은 1개 교육청만 제외하고 공통적으로 반영되어 있다. 단순히 IB를 시범운영하자는 차원을 넘어 KB(한국형 바칼로레아)를 만들자는 의욕도 읽힌다. IB 교육을 도입한다거나 KB를 만든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각자의 입장에 따라 IB 교육의 의미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필자는 현장 교사의 입장에서 가장 와닿는 지점을 말하고 싶다. IB 교육이 한국 교육에 던지는 핵심 메시지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학생들의 다양하고도 중요한 능력에 대한 교사들의 정확한 평가 능력 향상’이다. 이 명제로부터 10가지 질문을 도출하고자 한다.

 

첫째, 다양하고도 중요한 능력 개념이다. 다양함이란 교육을 통해 길러야 할 능력의 종류를 말한다.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 질문하기, 논증하기, 계산하기, 만들기 등 다양한 교과목의 본질에 부합하는 다양한 능력이다. 한국 교육의 현실은 이 다양한 능력 중 극히 일부분만을 주된 평가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대표적으로 배제되는 능력이 ‘쓰기’와 ‘말하기’이다. 객관식 시험으로 평가할 수 있는 능력만 평가하고 있다. 중요함이라고 하는 것은 다른 말로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능력이라고 할 수도 있다. 반대말은 지엽적인 능력이다. 예컨대 미적분의 이해에 있어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이해 수준이 있는가 하면 그것을 활용하여 복잡한 계산을 해야 하는 수준이 있다. 고등학생에게 필요한 지식 수준은 전자라고 할 수 있는데 수능 시험은 후자의 수준을 요구한다. 중요한 것보다는 지엽적인 지식에 치중된 것이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에너지가 덜 중요한 지식에 허비되고 학생들이 학습의 흥미를 상실하기 쉽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평가하기 쉬운 능력에 치중된 평가 방식, 즉 객관식 문제에 의한 평가를 주로 하다 보니 중요하고 기본적인 능력으로는 변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지엽적이고 어려운 문제로 변별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물론 객관식 평가가 갖는 장점도 있지만, 그것이 교육과정의 취지에 맞는 평가라고 하기는 어렵다. 한마디로 주객이 바뀐 것이다. 한국 교육이 편리한 평가 방식에 교육 내용을 맞추어 왔다면, IB 교육은 교육 내용에 맞는 평가 방식을 개발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첫째 질문은 이렇게 표현된다. “평가하기 쉬운 능력이나 지엽적인 능력을 평가할 것인가? 다양하고도 중요한 능력을 평가할 것인가?”

 

둘째, 표준화 필요성이다. 다양하고 중요한 능력을 무엇으로 규정하고 어떤 방식으로 평가해야 하는가에 대해 공유된 기준이 있는가의 문제다. 다양한 능력은 대체로 수행평가를 통해 평가될 수 있는데 학교 현장에서 수행평가의 내용과 방법에 대해 교사들 간에 일치된 개념이 있는가? 성취기준이라는 것이 있지만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평가해야 할 것인가는 교사 개인에게 맡겨져 있기 때문에 평가의 편의성에 의해 좌우되는 등 천차만별인 경향을 보인다. IB 교육은 전체 교사들 간에 무엇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공유가 이루어져 있다. 둘째 질문은 이렇게 표현된다. “무엇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에 대해 공유된 개념이 있는가?”

 

셋째, 교사들의 정확한 평가 개념이다. 정확하다는 것은 학생들의 능력을 얼마나 세밀하고 일관되게 평가하는가의 문제다. 세밀하다는 것은 변별력과 연결되고 일관되다는 것은 신뢰성과 연결된다. 현재 학교 현장의 주된 평가가 객관식 문제에 의존하는 것은 바로 이 변별력과 신뢰성을 담보한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변별력이라는 것이 정말 중요한 능력을 변별하기보다는 지엽적인 능력에 치중하고 있어 타당한 변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신뢰성을 담보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왜냐하면 같은 학생에 대해 여러 번의 시험을 실시했을 때 비슷한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객관식 문제는 표현을 조금만 바꾸어도 점수가 크게 변동되는 경우가 많다. 한 교사가 동일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도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학교 내 다른 교사와 시험 문제 및 난이도를 맞추는 것은 더욱 어렵다. 이처럼 변별력과 신뢰도의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은 객관식 시험 문제 출제에 엄청난 공을 들이고 채점은 기계에 맡겨버린다. IB는 거꾸로다. 예컨대 논술의 경우 문제는 단조로워도 학생들의 답변은 천차만별이고 수준의 차이가 있다. 변별력과 신뢰도는 시험 문제에 달린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답변과 그것에 대한 교사들의 정확한 평가 능력에 달린 것이다. 학생들의 논술을 여러 차례 채점한 결과의 편차는 객관식 문제로 학생들을 여러 차례 평가한 점수의 편차보다 적을 것이다. 즉 신뢰도가 더 높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절대평가가 가능할 수 있다. 셋째 질문은 이렇게 표현된다. “학생들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객관식 시험에 의존할 것인가? 교사들의 채점 전문성에 의존할 것인가?”

 

넷째, 탁월성 문제다. 교사가 정확한 평가 능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문제는 현실적으로 수행평가에 있어서 점수 변별이 거의 없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사실 대부분의 수행평가 점수가 만점에 가깝거나 점수 편차가 크지 않다. 편차가 큰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대개 점수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학생들이 아예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만약 수행평가가 중요한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이를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은 학생들의 학습의 질을 높이는 것에 필수적이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수행평가에서 세밀한 질적 평가를 하지 않고 대충의 형식적 조건을 충족하는 수준에서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 입장에서도 탁월성을 향한 노력을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넷째 질문은 이렇게 표현된다. “수행평가에서 학생들의 탁월성을 견인할 수 있는 정확한 평가가 가능한가?”

 

다섯째, 평가의 신뢰도에 대한 시스템의 뒷받침 문제다. 앞서 말한 정확한 평가 능력이 교사 개인의 능력에 맡겨져 있는가, 시스템의 뒷받침이 있는가의 문제다. 오늘날 학교에서 평가의 신뢰성 문제는 오롯이 교사 개인이 책임지는 구조다. 객관식 문제로 이를 담보해야 하기 때문에 시험 출제 시기가 되면 교사들은 문제 오류가 있는지 전전긍긍한다. 민원이 발생하면 교사 개인이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철저한 객관성을 추구하게 되고 이는 주관식 문제라 하더라도 답이 딱 떨어지는 문제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귀결된다. 이런 상황에서도 논서술 평가를 하는 교사들이 있지만 상당한 위험 부담을 각오해야 한다. 교사의 전문적 평가를 보호해 주는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IB 학교는 구조적으로 교사의 평가 신뢰성을 담보하는 장치가 있다. 이와 같은 장치가 있기 때문에 교사들은 더 많은 자율성을 누린다. 다섯째 질문은 이렇게 표현된다. “교사의 평가에 대한 책임을 교사 개인에게만 맡길 것인가? 시스템으로 뒷받침할 것인가?”

 

여섯째, 교사의 책무성과 협력 문제다. 교사들에게 요구되는 책무성은 어떤 것이며 교사들 간에 진정한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는가 하는 문제다. 오늘날 교사들 사이에 서로 수업을 공개하고 연구하고 협력하는 문화가 거의 실종된 것 같다.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그나마 형식적으로 존재하던 교원능력개발평가도 폐지되어 동료교사 수업 참관도 없던 일이 되어버렸고, 연구 수업도 흐지부지되었다. 수업 전문성과 책무성은 동료와의 협력을 통해 강화될 수 있는데 오늘날 학교 현장에서 수업을 둘러싼 동료 간 협력은 찾아보기 어렵다. 수업에 대해 공개하자는 것이 교사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수업의 질에 대한 책무성이 작동하지 않는 대신 교사에게 요구되는 책무성은 행정적 책무성이다. 각종 행정 규정은 너무도 촘촘한 반면 정작 중요한 수업 전문성에 대한 책무성은 간과되고 있다. 이것은 개별 교사의 문제이기 이전에 구조적 문제다. 협력하지 않아도 별 문제가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IB 학교는 교사의 평가가 정확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기는 구조다. 그것은 곧 수업의 질을 담보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IB 학교 교사는 협력하는 것이 본인에게 유리한 구조다. 여섯째 질문은 이렇게 표현된다. “교사에 대해 행정적 책무성을 요구할 것인가? 수업 전문성에 대한 책무성을 강조하고 교사 간 협력 구조가 작동하도록 할 것인가?”

 

일곱째, 창의적 체험활동의 질 문제다. 오늘날 학교 현장에서 창의적 체험활동은 유명무실하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창체라고 쓰고 사실상 각종 의무교육시수를 채우기 위해 동영상을 틀어주고 학생들은 딴 짓하는 시간으로 읽는다. 학급활동도 너무 축소되었고, 동아리 시간도 절대 시수가 줄어들었다. 봉사활동도 외부 봉사활동이 생기부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대폭 줄어들었고, 학교 안의 봉사활동은 단지 최소시간을 형식적으로 채우는 활동인 경우가 많다. 창체 활동을 도입한 본질적 취지는 어느덧 사라지고 각종 의무교육시수를 채우는 수단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IB 학교의 카스(CAS) 활동은 그렇지 않다. 동아리 활동, 봉사활동을 실제로 수행하고 주어진 과제를 충실하게 수행해야 한다. 일곱째 질문은 이렇게 표현된다. “창체, 형식적 시수를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내버려 둘 것인가? 실제로 창의적이고 체험적인 배움을 위한 시간으로 만들 것인가?”

 

여덟째, 세특 기록 문제다. 고등학교의 경우 ‘교과세부능력특기사항(세특)’이 중요한 입시 자료가 되면서 세특 기록에 상당한 공을 들인다. 탁월한 학생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지나치게 특별한 활동을 학생들에게 요구하기도 한다. 논문을 읽고 논문에 준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라는 식이다. 그렇지만 결과물의 질에 대한 엄정한 평가보다는 그 활동을 그럴 듯하게 포장하는 데 주력한다. 물론 교사가 학생들의 기록을 허위로 작성한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어느 정도의 거품이 생기기 쉽다는 것이다. 이렇게 인플레이션 된 자료를 분간하기 위해 대학은 대학대로 곤란함을 겪는다. 같은 학생이라도 어떤 교사에 의해 기록되느냐에 따라 편차가 크다. 평가의 공정성 문제도 발생한다. IB 학교는 교과목의 성취를 단순한 점수로 표현한다. 그 점수는 그 교과목이 요구하는 다양하고 중요한 능력에 대한 정확한 표현으로 간주된다. 한국의 경우 교과 성적은 해석을 요구한다. 수행평가 점수가 녹아있지만 성적은 실질적으로 객관식 시험 점수가 좌우한다. 대신 세특 기록은 시험 점수 이외의 정보를 담는 장치로 기능한다. 수행평가는 그러한 질적 정보를 생산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점에서 세특은 다양한 수행평가나 활동을 활성화시키는 장치로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기록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게 만드는 폐단이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개념이 필요하다. ‘교과세부수행능력’이라는 개념을 만들고 이를 정확하게 평가하는 기준을 교사들이 공유한 상태에서 각각의 세부수행능력 수준을 점수나 등급으로 표시하게 하는 방식이 필요하다.(이에 대해서는 김진우(2018), ‘대입제도 딜레마, 대타협은 가능하다’, 좋은교사, 44쪽 참조) 여덟째 질문은 이렇게 표현된다. “세특 기록, 이대로 갈 것인가? 단순하면서도 정확하고 풍부한 정보를 표현하도록 새로운 틀을 만들 것인가?”

 

아홉째, 고교학점제 선택과목 문제다.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서 선택과목의 종류가 급격히 늘어났다. 그런데 과연 이렇게 잘게 쪼개는 것이 좋은가 하는 반성이 필요하다. 예전에 한 과목에서 다루던 내용을 여러 과목으로 쪼개어 학기별로 선택하게 하는 방식이 실제 학생들의 학습의 질 향상이나 흥미도 제고에 긍정적인가 묻는다면 필자의 답변은 부정적이다. 간단히 말해 다과목 체제가 되면서 과목 선택만 복잡해지고 내용은 분절적이라서 교과에 대한 통합적이고 심층적 이해를 저해하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IB 학교의 수학은 모든 영역을 다 배워야 수학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고 생각하여 한 과목을 2년에 걸쳐 깊이 있게 배우도록 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수학의 각 영역을 너무 잘게 쪼개어 선택하도록 하고 있어 통합적 심층적 이해를 저해하는 한편, 좁은 영역을 다루다 보니 지나치게 지엽적인 부분에 치우치는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심층적 이해와 지엽적 이해는 다르다. 심층적 이해는 기본적 개념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인 반면, 지엽적 이해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내용까지 지나치게 많이 다루는 것이다. 선택과목의 복잡성에 따라 학교 운영의 어려움도 그 문제가 심각하지만 여기서는 상술하지 않겠다. 아홉째 질문은 이렇게 표현된다. “다과목 피상 교육으로 갈 것인가? 기본과목 심층 교육으로 갈 것인가?”

 

열째, 학생들의 성취에 대한 책무성 문제다. 고교학점제를 도입하면서 ‘최소성취수준 보장’이라는 개념이 생겼다. 출석 일수와 성취도를 고려하여 이수 여부를 결정하고 미이수를 예방하기 위해 교사들에게 예방지도를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학교 현장에서는 이에 대응하는 편법을 개발하고 있다. 수행평가 비중을 확대하고 기본 점수를 높게 부여하는 식으로 일정 점수를 확보하도록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낮은 학생의 경우 형식적인 보충학습을 수행하게 하여 어떻게든 통과하게 만든다. 실제 학생의 능력은 별로 향상되지 않았는데 최소성취수준을 충족했다고 만들어주는 학교의 행정적 능력만 향상되는 결과가 나타난다. IB 학교는 학교와 교사의 책무성도 요구하지만 동시에 학생 개인의 책무성도 요구한다. 학생의 성취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졸업 자격을 부여하지 않는다. 열째 질문은 이렇게 표현된다. “학생들의 성취에 대해 형식적 책무성을 요구할 것인가? 정확한 평가에 기초한 실질적 책무성을 요구할 것인가?”

 

지금까지의 논의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IB 교육이 우리 교육에 던지는 핵심 메시지는 ‘학생의 다양하고 중요한 능력에 대한 교사의 정확한 평가 능력 향상’에 대한 촉구다. 이 메시지가 겨냥하고 있는 교육 현실은 다음과 같다.

 

학생의 입장에서 보면 학생들의 다양하고 중요한 능력이 아니라 극히 지엽적 능력 즉 평가해야 하는 능력이 아니라 덜 중요하지만 평가하기 쉬운 능력만 평가함으로 인해 학생들의 에너지가 덜 중요한 부분에 허비되고 학습 흥미는 떨어지는 폐단이 있다. 별 의미 없는 창체 활동도 그중 하나다. 교사들의 입장에서 보면 교사의 평가 전문성을 뒷받침하는 시스템이 없는 관계로 교사의 자율성이 온전히 발휘되지 못하고 있고, 교사의 전문성이 객관식 문제 출제에 국한되어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를 쏟는 한편, 수업 전문성에 대한 책무성은 낮고 교사 개인이 고립되어 있는 현실이다. 또한 수행평가에 대한 공유된 기준이 없어 천차만별인 한편, 이를 세특으로 기록하는 데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 학교 운영 측면에서는 다과목 피상 교육으로 인해 학생들의 배움의 질이 저하되고 선택과목 체제의 복잡성으로 인해 학교 운영의 어려움이 증대하고 있는 동시에 학생들의 성취에 대한 교사들의 형식적 업무 부담만 증대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와 같은 여러 문제와 관련하여 IB 학교는 우리에게 아래와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① 평가하기 쉬운 능력이나 지엽적인 능력을 평가할 것인가? 다양하고도 중요한 능력을 평가할 것인가?
② 무엇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에 대해 공유된 개념이 있는가?
③ 학생들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객관식 시험에 의존할 것인가? 교사들의 채점 전문성에 의존할 것인가?
④ 수행평가에서 학생들의 탁월성을 견인할 수 있는 정확한 평가가 가능한가?
⑤ 교사의 평가에 대한 책임을 교사 개인에게만 맡길 것인가? 시스템으로 뒷받침할 것인가?
⑥ 교사에 대해 행정적 책무성을 요구할 것인가? 수업 전문성에 대한 책무성을 강조하고 교사 간 협력 구조가 작동하도록 할 것인가?
⑦ 창체, 형식적 시수를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내버려 둘 것인가? 실제로 창의적이고 체험적인 배움을 위한 시간으로 만들 것인가?ry
⑧ 세특 기록, 이대로 갈 것인가? 단순하면서도 정확하고 풍부한 정보를 표현하도록 새로운 틀을 만들 것인가?
⑨ 다과목 피상 교육으로 갈 것인가? 기본과목 심층 교육으로 갈 것인가?
⑩ 학생들의 성취에 대해 형식적 책무성을 요구할 것인가? 정확한 평가에 기초한 실질적 책무성을 요구할 것인가?

 

IB 교육을 생각하는 이유는 이 질문들에 대해 소중한 힌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KB는 이 질문들에 대한 우리들의 응답으로 만들어질 것이다. 물론 현실의 IB 학교들도 불완전한 부분이 많을 것이지만 정답으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가능한 대답으로서 참고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 이 글의 한계는 주로 고등학교 교사로서의 관점과 IB DP에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한편 교사로서의 경험을 말하지만 이는 구조 속에 있는 교사의 경험으로써 교사 개인을 대상으로 삼는 것은 아니다. 이 글은 개별 교사의 노력을 문제 삼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 개인의 선의와 헌신에 과도하게 의존해 온 제도 구조를 성찰해 보자는 제안이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 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 견해가 아닙니다.

 

※ 필자의 저작권 보호를 위해, 기존의 PDF 파일을 제공하던 서비스를 중단합니다. 대신 아래의 ‘인쇄(Print)하기’ 클릭한 후, ‘Ctrl + P’를 누르시면 칼럼 내용을 인쇄할 수 있습니다.

🖨️ 인쇄(Print)하기

영등포고등학교 교사 김진우

현재 영등포고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며, 서울대 윤리교육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참여정부 대통령 자문 교육혁신위원회 전문위원, ‘좋은교사운동’ 공동 대표, 국가교육회의 전문위원, ‘쉼이 있는 교육 시민 포럼’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했다. 모든 학생이 배움의 기쁨을 누리는 학교를 꿈꾸고 있으며, 저서로 『나와라! 교육대통령』 『대입제도 딜레마, 대타협은 가능하다』 『IB를 말한다』(공저) 등이 있다.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이전글 교육의 문제를 푸는 책들(19) – “혁신적 교수법, 그 실체는 무엇인가” 다음글 서·논술형 평가, 비율보다 전문성이 먼저다 – 교사 연수를 인지과제분석(cognitive task analysis)에서 시작해야 하는 이유
칼럼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