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 사회정서교육, 교사의 마음건강도 중요하다!
| 사회정서교육의 성공적 실천과 안착을 위해서는 교사부터 마음건강 리터러시 역량을 갖춰야 합니다. 따라서 지속 가능한 사회정서교육을 위해 교사를 위한 마음건강 지원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
마음건강의 중요성이 사회 전반에서 강조되면서 교육부 또한 ‘보편적 마음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2025년도에 6차시로 운영된 사회정서교육은 2026년부터 15차시로 늘어나고, 모든 학년이 필수로 참여하게 된다. 이는 학생들이 사회정서적으로 안정되게 성장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일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물음이 남는다. 그 마음을 돌보는 교육을 맡은 교사들은 자신의 마음을 돌볼 여유가 있을까?
사회정서교육 도입과 교육환경의 변화
사회정서교육(SEL: Social Emotional Learning)은 학생의 정서조절, 대인관계 능력, 자기인식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교육적 접근이다. 최근 이를 의무교육 체계에 편입한 것은 학생의 전인적 발달이 학업 성취만큼 중요한 가치라는 사회적 합의의 결과로 생각할 수 있어 반가운 소식이다. 사회정서교육의 전면 도입 방안은 단순히 새로운 교수학습 프로그램을 추가하는 문제가 아니라, 학교가 학생의 정서적 발달을 위한 중요한 환경으로 기능해야 함을 전제하고 있어 교육 환경의 변화를 기대하게 한다.
사회정서교육의 질적 수준은 교사의 사회정서역량을 핵심 기반으로 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새로운 정책이 교육현장에 성공적으로 안착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이나 활동 운영 이전에 충분한 이해가 기반이 된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교육 환경의 변화를 수용하기 위해 학교와 교사 개인의 준비도를 점검해 보는 과정이다. 사회정서교육을 기반으로 한 교육 환경을 위해 학교와 교사의 마음은 준비가 잘 되고 있는가?
사회정서교육 준비와 교사의 마음건강
2026년부터 새롭게 시작되는 법안과 정책 준비로 교육현장은 여전히 혼란을 겪고 있다. 모두의 마음이 편해지자고 시행하는 사회정서교육을 위한 준비까지 더해져 교사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교권 약화와 학부모 민원 증가, 학생 자살률 상승 등으로 교사들의 정서적 소진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서울시교육청이 교사들의 정신건강 보호를 위한 전면적인 대응에 나섰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원의 마음건강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선생님 동행 50인의 마음닥터’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이 사업은 정신건강 전문의가 소속된 49개 의료기관과 협력해, 교사들이 심리적 부담 없이 상담과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서울시교육청은 국립정신건강센터 및 한국학교정신건강의학회와 업무협약을 확대하여, △교원 상담·진료 의료 지원 △교원·교직원 보호를 위한 자문 △학교교육력 회복을 위한 예방·치유 프로그램 운영 지원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정신건강 전문성 향상 지원 등 교원과 교직원의 마음건강 증진을 위해 협력할 예정이다.
(에듀프레스. 25. 4. 18.1)
지난 기사를 보면 교사의 마음건강 지원을 위한 고민과 노력이 시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위 지원과 관련하여 교사들이 어느 정도 이용하고 있는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현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2026년도 새 학기부터 실시해야 할 사회정서교육의 방향을 잡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교사는 학급 조직의 운영, 학습 지원, 학생 생활지도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타인의 감정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조정한다. 감정 노동은 교직의 본질적 특성 중 하나이며, 최근 학생 정신건강 문제의 증가, 학부모 요구의 복잡화, 학교 내 갈등의 다양화 등으로 그 강도는 한층 강화되고 있다. 그동안의 사회정서교육 연구를 보면, 교사의 감정 노동으로 인한 피로가 누적될 경우 학생과의 상호작용에서 공감 능력 감소, 교육적 의사결정 회피, 공격적 대응, 전문적 효능감 및 정체성 저하, 회복탄력성 약화 등의 심리적 소진을 경험한다. 이러한 현상은 위의 기사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교사 개인의 취약성 문제보다, 학교 조직 환경 구조가 심리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로 이해해 볼 수 있다. 즉, 교사의 안정적 정서 상태는 학생의 사회정서 발달 지원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며, 이를 방치할 경우 사회정서교육 정책 자체가 원만하게 이루어지기 어려울 수 있다.
학생들의 마음건강을 돌보는 교육이 중요해진 시대임은 이제 전 국민이 다 알고 있을 정도로 인식이 확대되었다. 그러나 교사의 마음건강에 대해서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주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교육은 교사-학생-학부모 세 주체의 안정된 관계에서 이루어지고, 이 관계는 서로의 안정된 마음 상태에서 시작되어 지속된다. 교사가 학생의 마음건강을 잘 끌어가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건강도 안전하게 돌보는 것이 필요하다.
교사의 하루는 감정으로 가득 차 있다. 하루 일과가 시작됨과 동시에 기뻐하는 아이의 마음을 함께 느끼고, 서운한 아이의 마음을 위로하고, 갈등하는 아이들을 중재하며 마음을 달래준다. 학부모 상담이 이어지는 날에는 부모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응대하고, 불만 사항을 접수하고, 오해가 생길까 노심초사 조바심 내며 이해시켜야 한다.
교사라면, 교사니까 학생과 부모 앞에서 언제나 친절해야 하고, 흔들리지 않는 마음으로 공정과 정대함을 보여야 하며, 더 높은 윤리적 책임감을 스스로 떠안아야 한다. 이 모든 감정을 정신없이 받아내다 내 마음을 찾기 위해 멈춰 서게 되는 그때, 교사 자신은 번아웃이 왔음을 느끼게 된다. 교사의 번아웃은 개인의 약함이 아니라 교실이라는 사회를 떠받치고 있는 사람인 ‘교사’에게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심리정서적 부담의 결과인 것이다. 교사는 학생과 부모의 감정에는 극도로 민감해져 있지만, 정작 자신의 감정에는 둔감해지게 된다.
교사에게 더 필요한 마음건강 리터러시
사회정서교육은 학생만을 위한 교육이 아니다. 학교 현장에서 사회정서교육의 성공적 실천과 안착을 위해 요구되는 교사의 사회정서역량은 단순한 감정 친화적 태도가 아닌 교사의 ‘마음건강 리터러시(mental health literacy)’ 역량이라 할 수 있다. 교사의 마음건강 리터리시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능력이 필요하다.
첫째, 교사 자신의 정서인식 능력이다. 자신의 감정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원인을 분석하는 능력은 정서적 반응을 조절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교사의 정서인식 능력이 낮을 경우 감정 상황을 학생 문제 행동으로 오인하거나, 문제를 회피하는 대응을 보일 수 있다. 때문에 교사의 소진을 예방하고 마음건강을 지키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정서인식이다.
둘째, 교사의 정서조절 능력이다. 교사 자신의 감정을 너무 억압하거나 참다가 결국 충동적으로 표출할 경우 학생과의 관계 안정성은 바로 훼손된다. 반면, 정서조절 전략을 잘 활용하면 갈등 상황에서도 교육적 상호작용의 질을 유지하면서 학생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학교 내 여러 구성원과도 원만하게 지내며 소진을 예방할 수 있다.
셋째, 교사의 정서 회복 및 지원 접근 능력이다. 누구나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스트레스나 번아웃을 경험하게 된다. 이를 잘 이겨내는 사람들은 초기 신호를 인지하고, 도움이 되는 내적 자원과 외적 자원을 활용한다. 교사 또한 자신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번아웃을 경험하기 전에 지원 자원을 활용하는 역량 또한 교직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될 수 있다. 즉, 교사 자신의 마음을 지키는 것 또한 전문적 수행 역량으로 볼 수 있다.
지속 가능한 사회정서교육과 교사의 마음건강
우리는 교사의 사회정서역량이 지속적인 사회정서교육에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됨을 이제 알 수 있을 것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개인의 노력과 제도적 노력이 병행되어야만 한다. 따라서 사회정서교육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교육적 성과를 위해서는 교사의 마음건강 리터러시를 지켜줄 수 있는 사회적 관심과 정책적 협력이 필요하다.
우선, 교사들을 위한 마음건강 지원 제도를 대대적으로 홍보하여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곧 교육의 높은 질을 만들어가는 것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이 마련되었을 때 교사들이 보다 편안하게 정기적인 심리 검진과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필요할 때 언제든 전문기관과 연계할 수도 있다. 교사인데 마음이 힘들면 안 되고, 힘든 마음을 털어놓았던 상황을 후회하면서 동료 교사들의 선입견에 상처받을 것이 아니라, 서로를 북돋우면서 건강한 마음을 돌보기 위해 협력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사회정서교육 연수의 내용과 방향성이다. 사회정서교육은 한 번의 수업, 일 년의 과정으로 학생들의 사회정서발달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우리의 속담처럼 장기적으로 나아가야 하는 인성발달의 핵심으로, 한 개인을 성장시키는 일인 것이다. 따라서 지속 가능한 교육을 위한 사회정서교육의 연수는 이론과 실제, 그리고 교사 자신에게 적용하는 성찰 과정이 통합되어 이루어지는 것이 필요하다. 즉, 상호작용 상황을 기반으로 한 사례 중심 연수, 동료 간 슈퍼비전 체계 구축, 자신의 마음을 돌보는 성찰과 적용 등은 사회정서역량 향상을 위한 실천적 문제해결 능력을 높일 수 있다.
사회정서교육의 선행조건, 교사를 위한 마음건강 지원
사회정서교육은 앞으로의 교육 방향성을 반영하는 것임은 분명하지만, 그 성공적 실행은 학생의 변화보다 교사의 변화가 선행될 때 가능하다. 교사의 사회정서적 안정을 위한 마음건강 정책은 단순히 교원복지 차원이 아니라, 사회정서교육과정 운영의 필요 조건이며, 결국 교사와 학생, 그리고 마음 놓고 학교에 자녀들을 맡길 학부모들을 위한 것이다. 교사가 사회정서적으로 안전하게 서 있을 때, 교육은 관계 중심의 학습으로 온전히 구현될 수 있다. 교사라면, 교사니까 괜찮은 것이 결코 아니다. 이제는 교사이기 때문에 교사 자신의 마음건강을 돌보는 것, 이것이 사회정서교육을 준비하는 교사의 전문성이다.
| “2026년에는 교육현장이 따뜻한 마음으로 가득하고, 교육의 가치가 더욱 크게 빛나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걸어갈 그 여정을 새해에도 응원합니다!” |
|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 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 견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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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상담교육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며, 사회정서교육의 현장 적용을 위한 연구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예비교원, 현직교사, 학부모 교육을 통해 학교 현장의 한국형 사회정서교육의 안착을 위해 힘쓰고 있다.
- 이메일 : wejoy@hanmail.net

저도 이 부분에 적극 찬성합니다. 집에서 양육자의 정서상태가 아이의 정서를 좌우하듯이 학교에서 선생님들의 정서가 아이들의 학습과 정서에 미치는 영향도 못지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