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정서교육을 위해 마음건강과 정신건강 바로잡기
| 사회정서교육의 의무화로 그 안에 담긴 마음건강과 정신건강의 구분이 필요해졌습니다. 두 개념의 차이를 살펴보고, 교육 현장에서의 효과적인 적용 방안을 제안합니다. |
2025년 3월부터 한국형 사회정서교육이 의무화되었다. 교육부가 개발한 사회정서교육 프로그램을 사용해도 되고, 준비가 되지 않은 학교는 학교폭력예방교육이나 어울림 프로그램 등으로 갈음할 수도 있다. 어찌 되었든 사회정서교육이 의무화되어 모든 학생이 교육을 받게 되었다는 점은 반가운 일이다.
한국형 사회정서교육의 영역은 모두 4가지로 자기이해, 대인관계, 공동체, 마음건강이며, 이 중 마음건강 영역의 하위 영역 내에 정신건강 인식 및 관리가 포함된다. 현재 사회정서교육을 시행하기 위해 구성된 많은 전문가들은 교육, 상담, 의료, 행정 등 다양한 영역에 있으며, 이들은 마음건강과 정신건강의 용어를 혼용하고 있다. 마음교육 시행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마음건강과 정신건강에 대한 용어의 정리부터 이루어져야 명확한 교육의 방향이 정립될 것이다.
사회정서교육과 마음건강
한국형 사회정서교육의 의무화로 학생들의 정서적 성장과 사회적 관계 형성을 지원하는 교육이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마음건강 영역이 주요한 교육 내용으로 포함되었으며, 그 하위 개념으로 정신건강이 배치되었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자면 마음건강과 정신건강은 개념적으로 차이가 있다. 마음의 영역과 정신의 영역이 주는 개념적 이해와 어감의 차이, 개인적으로 지각하는 관점의 차이 등 여러 가지 면에서 구분이 필요할 것이며, 이를 명확히 구분하지 않을 경우 교육적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에 두 개념의 차이를 살펴보고, 교육 현장에서의 효과적인 적용 방안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마음건강과 정신건강, 유사해 보이지만 다른 두 개념
우리는 보통 마음을 이야기할 때 ‘마음이 편하다’ 혹은 ‘마음이 불편하다’로 표현한다. 정신을 이야기할 때는 ‘정신이 이상하다’, ‘정신이 나갔다’, ‘정신을 차리자’ 등으로 표현한다. 마음과 정신의 상태나 기능이 다르다는 것은 뒤에 붙는 동사만 봐도 알 수 있다. 마음은 개인의 정서적 안녕감과 가깝다. 스스로 내 마음이 편안한지, 불편한지를 인식할 수 있다면, 편안함을 더 유지하기 위해 자신을 돌볼 수 있고, 반면에 불편한 마음을 편안하게 하려는 활동을 할 수도 있다.
마음은 감정인식, 감정표현, 감정조절, 자아존중감 등을 포함하며, 대인관계 측면에서의 마음은 긍정적인 인간관계 형성에 필요한 개념이기도 하다. 즉, 마음은 학생들이 스스로 감정을 이해하고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적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사회정서교육(SEL)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마음건강은 학생들이 스트레스 관리, 공감 능력, 자기 인식 등의 역량을 키우는 데 초점을 둔다. 단순히 정신질환을 예방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관리하고 돌보면서 일상에 적응하며 살아가도록 하는 주체적인 삶을 목적으로 한다.
정신건강은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단순히 정신질환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개인이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적절히 관리하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기도 한다. 어찌 보면 정신건강은 마음건강의 넓은 범주 내의 한 부분으로, 정신질환의 예방과 치료를 포함하는 보다 전문적인 영역으로 볼 수 있다.
최근 들어 아동·청소년의 정신건강 문제가 사회적으로 심각해지면서 더욱 중요하게 언급되고 있다. 학교 교육에서 정신건강 영역까지 포함하려는 움직임은 ‘모든 아이는 우리의 아이’라는 마음으로 한 아이도 빠짐없이 교육적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이며, 이러한 점에서는 동의한다. 그러나 정신건강 영역에는 우울증, 불안장애, 조현병 등 다양한 정신질환이 포함되며, 이러한 문제를 가진 학생들은 단순히 마음이 불편한 문제를 넘어서 전문적인 치료 영역에서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마음교육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마음건강과 정신건강에는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까? 마음이 건강해야 정신이 건강한 것인지, 정신건강을 돌보는 것이 마음건강인 것인지, 마음건강과 정신건강 중 한 용어로만 사용하면 안 되는 것인지, 두 가지를 다 사용해도 되는 것인지 여전히 헷갈린다.
마음건강은 정서적 안정감을 돕는 역할이 주된 목적이며, 예방적이고 보편적인 교육의 개념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개인이 주체적으로 자신의 마음건강을 위해 마음돌봄을 한다는 보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반면에 정신건강은 특정한 어려움을 보이는 학생들에 대한 필요한 개입을 의미하며, 임상적 접근이 필요한 영역이라 할 수 있다. 마음건강은 상담과 교육, 복지에서, 정신건강은 의학과 보건에서 주로 다루고 있어 실행의 주체가 되는 전문가의 영역도 다르다. 따라서 마음건강과 정신건강을 구분하지 않고 동일하게 다룰 경우, 모든 학생이 정신건강 치료의 대상으로 인식되는 혼란이 발생할 수 있으며, 또는 심각한 위기의 경우임에도 정신건강이 단순한 정서교육의 일부로 축소될 위험도 있다. 그러므로 마음건강과 정신건강은 구분해서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음건강과 정신건강, 용어 구분의 필요성
현재 사회정서교육에서 마음건강의 하위 개념으로 정신건강이 배치된 것은 개념적 혼동을 초래할 수 있다. 만약 정신건강이 마음건강의 한 부분으로만 간주된다면, 정신질환을 가진 학생들이 적절한 전문적 지원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학교에서 교육을 실시하기에 앞서 교육 정책에서 두 개념을 명확히 구분하여 마음교육을 진행하여 학생들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음건강 교육은 모든 학생이 참여할 수 있도록 보편적 예방 교육의 형태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것이 교육부의 입장이다. 이는 학생들이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조절하며, 타인과 협력하여 긍정적인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데에 목표를 두어야 한다. 반면 정신건강 문제를 가진 학생들의 경우에는 이들을 조기에 선별하여 정신건강 전문가와의 연계를 제공하는 방식이 적절하다. 그 후 전문적인 치료와 심리적 접근으로 이어져야 한다. 교육적 접근과 의료적 접근이 모호하게 중첩되는 부분도 있지만, 개념적 차별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정신건강 문제를 가진 학생들이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하고 방치될 위험이 있다.
교육 현장에서 마음교육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첫째, 마음건강 교육과 정신건강 지원을 별도의 체계로 운영하되, 필요시 상호 연계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 교사와 상담사가 정신건강 문제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수를 제공하여, 마음교육을 위한 전문성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셋째, 정신건강 전문가와 협력하여 학생들이 적절한 상담 및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망을 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마음건강과 정신건강의 차이를 명확히 인식하고, 각각의 역할에 맞는 교육적·의료적 지원을 신속하게 제공해야만 지속가능한 마음건강이 가능해진다.
한국형 사회정서교육의 안착을 위한 방향성
마음건강과 정신건강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개념적으로 구분되어야 하는 영역이다. 사회정서교육이 효과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마음건강 교육을 보편적 예방 교육으로 강화하는 동시에, 정신건강 문제를 가진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전문 지원이 필요하다. 정책적으로는 두 개념의 차이를 명확히 인식하고, 이를 반영한 교육과 지원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결국, 마음건강과 정신건강을 균형 있게 다루는 것이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 길이 될 것이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 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 견해가 아닙니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상담교육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며, 사회정서교육의 현장 적용을 위한 연구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예비교원, 현직교사, 학부모 교육을 통해 학교 현장의 한국형 사회정서교육의 안착을 위해 힘쓰고 있다.
- 이메일 : wejoy@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