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의 수습교사제 도입, 실효성이 있겠는가
| “교육부가 이르면 내년 3월부터 임용시험에 합격했지만 발령이 나지 않은 예비교사들을 대상으로 ‘수습교사제’를 시범 운영한다고 한다. ‘수습교사제’는 임용시험에 합격한 예비교사들이 학교에서 수습 기간을 거치는 걸 말한다.” [본문 중에서] |
1. 들어가며
교육부가 이르면 내년 3월부터 임용 시험에 합격했지만 발령이 나지 않은 예비 교사들을 대상으로 ‘수습교사제’를 시범 운영한다고 한다. 희망하는 시·도교육청의 신청을 받아 시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수습교사제’는 임용 시험에 합격한 예비 교사들이 6개월~1년간 학교에서 수습 기간을 거치는 걸 말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서이초 사태’처럼 초보 교사들에게 학부모 민원이 쏟아지는데 현장 경험이 없다 보니 갈팡질팡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6개월 정도 학교에서 여러 상황을 경험하면 다양한 실무 역량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가 검토 중인 수습교사제는 정식 발령 이전에 사전 현장 실습을 하는 제도로, 이를 위해 정부는 임용 시험에 합격은 했지만 대기 발령 상태로 있는 교사를 ‘기간제 교사’로 채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 방식은 임용 여부와는 상관없이 기간제 교사로서 수습 기간을 거치는 것이라 당사자에게 큰 부담이 없는 방식이라고 한다.1 수습교사에 대해 전교조는 반대 의견을 피력하였고, 교총은 원칙적으로 도입 필요성은 인정했다. 교사노조는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교권 침해 등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은 아니라고 밝혔다.2
2. 수습교사제의 도입 시도와 평가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교사를 비롯한 공무원들이 수습 기간을 가진다. 우리 나라의 경우 군인과 교사를 제외한 모든 공무원들이 수습 기간(시보)을 거친다. 일반직 공무원도 5급 이상은 1년, 6급 이하는 6개월의 시보 기간을 운영한다. 다만, 수습 기간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군인은 수습 기간은 없지만, 훈련소 기간이 있기에 수습 기간을 거쳤다고 본다.
교사가 수습 기간이 없는 이유는 우리나라 역사와 연관이 있다. 과거 양성소를 운영하여 ‘준교사’ 교사 자격증 제도를 운영한 사례가 있는 것만 봐도, 그만큼 중앙정부 차원에서 급박하게 교원을 양성하여 학생 교육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렇게 생겨난 임용과 함께 발령이라는 공식은 해방 후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이미 수습교사제 관련 연구는 수십 년 넘게 여러 기관에서 진행되었다. 국책연구기관, 교육부, 학계를 포함해서 많은 곳에서 교사의 수습 기간을 두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었다. 교육부 차원에서도 검토는 수없이 많이 진행되었고, 대표적으로는 김영삼, 노무현 정부 때를 들 수 있다. 특히, 1999년 이해찬 장관 때는 수습교사제를 강행하려 했었으나, 교대·사대생들의 동맹휴업 등 강한 반발로 무산된 사례가 있다. 역대 장·차관들이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서 말하긴 했지만 실제 도입되지는 않았다.
다만, 시·도교육청 차원에서 실시된 사례는 일부 있다. 대표적으로 2014년 모 시·도에서 도입을 한 사례가 있다.3 해당 시·도에서는 인턴 기간을 거쳐 신규 임용하는 방식으로 수습교사제를 운영하였다.4 신규교사 선발 인원을 정원의 2배로 늘리고, 최소 1년간 인턴과정에 참여하도록 한 뒤, 실적에 따라 임용에 반영하기로 한 것이다. 인턴과정에서는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면서 수업 및 자료 제작, 학생 지도 등 교육봉사활동에 참여하도록 하였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여러 부작용을 낳았다. 무리하게 정원의 2배를 선발하였기에, 차년도 정원을 가져다 쓴 것이라 정작 차년도에는 해당 시·도 교사 임용 인원이 줄어 예비 교사들이 피해를 호소하였다. 임용 후 2년 내 발령이 나지 않으면, 임용되지 않는 점도 이 제도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어려운 측면이었다. 정원의 2배를 뽑았지만, 교육부 차원의 추진이 아니었기에 발령이 2년 내로 나지 않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예비 교사들에게 생기기도 하였다. 선발된 인원들도 2년 내 발령이 나지 않을 상황이 되자, 일부 시·도교육청과 교육부에 협조를 요청하기도 하였다.5 선한 의도와 좋은 취지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으나, 현장의 평가는 긍정적이지 않았다. 예비 교사들은 강제로 시행된 제도에, 다른 기간제 교사보다 더 많은 행정업무를 떠맡아야 했었다. 국가직 공무원임에도 일부 시·도에서만 의무적으로 시행하고, 타 시·도에서는 도입하지 않은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과연 이 인턴(수습) 기간 동안 예비 교사들의 성장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학교 차원의 배려가 있었냐는 것이다. 과연 누가 이들을 가르치고 배려(학년, 업무 등)해 줄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제도적인 뒷받침이 되지 않은 채, 수습 기간을 두는 것에 문제가 많다는 것은 이미 학교 현장에서 검증되었다.
2023년 서이초 사건에서 저 경력 교사6의 학교 현장 적응 문제가 대두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정작 서이초 사건의 핵심 문제는 과도한 민원이지, 단순히 수습 기간이나 기간제 경험이 없어서, 또는 교사의 전문성 부족 탓이 아니다. 일부 언론 기사에서는 서이초 사건의 해당 교사가 민원이 많은 1학년 담임을 2년 연속 맡아서 문제가 되었다며, 수습 교사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 내 학년·업무 배정 문제는 학교의 고유 권한이지, 수습 교사 유·무와는 무관하다. 그리고 학교에서의 학년·업무 배정이 오로지 관리자의 권한에만 있다고 볼 수도 없다. 최근 공정성의 문제로 철저하게 점수제의 형태로 학년·업무를 배정하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7
3. 교육부의 수습교사제 도입으로 예상되는 문제점
교육부의 수습교사제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았다. 기간제 교사 형태로 운영할 가능성에 대해서만 언론에 알려진 상태다. 그렇기에 구체적인 문제점을 거론하기는 어려우나, 현재까지 나온 정보만으로 아래 내용들을 추측해 볼 수 있다.
2024년 현재, 예비 교사들도 워낙에 임용 인원이 줄어들어 1999년의 국면처럼 강한 반발을 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교대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몇몇 교대는 15% 넘는 이탈률을 보이고 있어, 조직적으로 움직이기 어렵다. 예비 교사들은 당장 교원 임용고사를 대비하기 위해 도서관에서 한 글자라도 더 공부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기에 그렇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육부는 야심차게, 그리고 큰 저항 없이 수습교사제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교원단체들도 현직 교사 중심의 단체이기에,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얽혀있지 않은 수습교사제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기 어렵다.
우선 교육부는 몇 년 전부터 교육전문대학원을 신설하여 교원의 전문성을 높이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구체적인 도입계획과 내용이 없는 것이 도입은 사실상 철회한 듯하다. 그 뒤를 이어 대두된 것이 선임 교사 제도였다. 이 역시도 내용 없이 슬그머니 후퇴되어 도입 계획은 오리무중이다. 서이초 사태 이후, 교육부 차원에서 가장 쉽게 도입할 수 있는 것이 수습교사제였으리라 판단된다. 기존의 연구물도 많고, 기간제 교사 형태로 도입하면 큰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대중들은 수습교사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며 큰 관심도 없다. 교육부가 수습교사제를 도입하려는 이유는 이해되나, 이 제도는 몇 가지 심각한 오류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첫째, 현재 신규 임용되는 교사들의 상황을 분석했을 때, 기간제 교사로 수습 기간을 두는 것이 맞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이다. 중등의 경우 5-10년가량, 많게는 20년 가까이 기간제 교사를 한 이들이 임용고사를 통과하고 있다. 기간제 교사를 거치지 않은 이들을 찾기 어렵다. 초등의 경우에도 임용 인원이 줄어들어 재수, 삼수가 흔한 상황이다. 그 기간 동안 기간제 교사를 최소 1-2년은 거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간제 교사로 수습을 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심지어 지역에서 정규교사로 근무하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이나 광역시로 임용고사에 재응시하는 경우도 있다. 오랜 기간 정규교사를 경험한 이들에게 기간제 수습 기간을 의무적으로 거치게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상황과 맞지도 않다. 의무적 수습 기간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가이드라인을 두어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교육부의 수습교사제는 시작부터 모순에 빠지게 되어 그 목적이 불분명해진다.
둘째, 위에서 언급했던 모 시·도교육청에서 발생한 문제와 마찬가지로 형평성의 문제이다. 최근 젊은 MZ 세대 사이에서는 공정성이 가장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이다. 누구는 수습 교사를 하면서 기간제로 발령 나고, 누구는 정규 교사로 발령 나면 그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결과적으로 임용 성적이 좋으면 수습 교사를 하지 않아도 되고 임용 성적이 나쁘면 수습 교사를 꼭 해야 하는 방식이 된다. 이것이 예비 교사나 교육계에 가져오는 상징성은 의외로 클 수 있다. 수습 교사를 거치지 않은 교사들은 오히려 우수한 교사로 인식하게 되고, 예비 교사나 신규교사들 사이에서도 수습 기간을 거친 이들은 무능한 이들로 낙인찍혀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8 정식 발령이 아니므로 누군가는 수습 교사를 거부하거나 피하는 이들도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임용 전 민간인 신분(임용 대기 상태)이기에 무엇을 강요하긴 어렵다. 이들은 학원이나 과외, 다른 아르바이트를 선호할 수도 있다. 임용 대기 상태에서 다른 직종 취업을 준비할 수도 있다.9 이들에게 수습 교사를 강제할 수 있는 규정을 만들기도 어렵고, 만들더라도 법적 다툼의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다.10 시·도마다, 개인마다 다르게 접근한다면 국가직 공무원의 취지와도 맞지 않다.
셋째, 수습 기간이 과연 학교나 예비 교사에게 좋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다. 과거 많은 시·도교육청에서 인턴 장학사 제도를 운영한 사례가 있다. 발령 전 교사 신분인 예비 장학사를 교육청에 파견 형태로 배치하는 것이다. 취지는 수습교사제와 마찬가지로 예비 장학사들의 실무능력 향상과, 선배 장학사들의 컨설팅(멘토-멘티)이 핵심이었다. 더불어, 예비 장학사들의 적응 능력이 올라갈 수 있다고 하여 많은 시·도교육청에서 앞다투어 도입하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상당히 축소-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언급한 인턴교사 제도와 비슷하게, 시행해 본 후 목적 달성은커녕 부작용이 더 많다는 인식이 커서 그렇다. 대표적으로, 말은 인턴이지만 사실상 기존 장학사들과 동일하게 업무분장이 이루어지고, 민원도 처리해야 한다. 이들을 가르쳐 줄 별도의 인력도 없고, 선배 장학사들의 과부하로 컨설팅은커녕, 잉여 인력으로 치부되어 더 많은 업무를 부여받기도 하였다. 정작, 인턴 장학사를 경험한 이들은 오히려 더 많은 교육청 관행에 익숙해졌고, 후에 정식 발령을 받았을 때 인턴 기간을 장학사 경력으로 인정받지도 못하고, 특별한 인센티브도 없다. 수습교사제가 도입되더라도 상황은 다르지 않을 것이라 본다.
학교에는 이들을 가르칠 여유가 있는 인력이 없다. 학교 내 문제 학생의 분리 지도를 할 인력도 없어 수업을 안 하는 관리자(교장, 교감)가 맡아야 하는 상황에서, 인턴교사가 기간제 교사로 배치되었다고 여기에 추가 인력이 제공될 여지는 없을 것이다. 즉, 수습 교사를 가르칠 인력 자체가 학교 현장에는 없다. 기존 인력을 재배치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학교에서는 기간제 교사가 수습으로 오든 정원 외 인력으로 오든 그냥 기간제 교사의 역할에 그칠 뿐이다. 학교 상황에 따라서는 담임교사나 힘든 업무(학교폭력 등)에 배치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교육부나 시·도교육청 문건에는 이러한 업무 배정을 지양하라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학교에 배치된 인력들은 학교장의 판단하에 학교 상황에 맞게 배치될 뿐이다. 예산과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간제 교사를 배치했으니 학교나 기존 교사가 수습 기간제 교사들을 위해 희생하길 바라는 것은 교육 당국의 오판이다. 학교 현장은 각자도생의 상태가 된 지 오래이며, 교육부의 정책에는 무관심하다. 그렇기에 20년 전과 달리 수습교사제 도입에 대해서도 아무 관심을 가지지 않고 적극적인 반대도 하지 않는 것이다. 즉, 수습교사제는 교육부의 문건 안에서만 존재하는 기형적인 제도가 될 수밖에 없다.
넷째, 수습 기간 동안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질지에 대한 의문이다. 현재, 예비 교사의 교생실습을 운영하는 학교에서도 학교 차원에서 예비 교사를 평가한다. 절대평가로 이루어지는데, 학교나 학교장이 소송을 불사하고 예비 교사에게 학점을 나쁘게 주는 경우는 없다. 극히 소수긴 하지만, 예비 교사가 태만하거나 심지어 음주를 하고 수업에 들어오거나 현장의 교사나 학생에게 폭언을 해도 학교에서는 냉정히 평가하지 못하고 가급적 모두에게 최고점을 준다. 낮은 학점을 주어 임용고사에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그 화살이 실습교나 담당교사를 향할 것이라는 부담감과 일부 교사들의 온정주의 때문이다. 이것이 학교 현장의 현실이다. 교육부의 발표대로라면 수습교사는 정식 발령이 예정되어 있고, 기간제 형태로 학교에 배치된다. 현행 제도 상 기간제 교사는 어떤 식으로 운영해도 정식 발령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학교에서, 또는 담당 교사(연구, 교무, 수석교사 등)가 아무리 객관적으로 평가해도 이들에게 배울 의지가 없으면 아무런 실효성 있는 영향력이 없다. 물론 다수의 예비 교사들은 열심히 하겠지만, 극단적으로 아무 의지가 없는 이들에게 이 제도는 무의미하다. 평가권과 권한이 학교에 없는데 어떻게 수습 과정이 의미 있게 이루어질 수 있는지 모르겠다. 참고로, 일반 공무원의 시보 기간에는 명확한 평가가 이루어지며, 문제를 일으킬 시 임용되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다. 수습과정이 꼭 평가를 해서 낙마시켜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현재 교육부가 검토하는 안대로 도입된다면 형식적으로 운영될 여지가 다분하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시·도교육청마다 경쟁적이고 전시적인 형태로 이루어질 수 있다. 시·도교육청에서 교육부 특교금으로 예산을 받아, 전시적으로 무엇인가를 하고 홍보를 하는 방식이다. 교사 승진 점수에 연동되는 연구학교를 운영하기도 할 것이다. 연구점수가 필요한 교사나 실적이 필요한 학교장의 요구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최악의 상황이다. 정작 예비 교사에게 가르치는 것 없이 이들은 행사에만 동원되고, 학교 차원에서는 의전·홍보에만 혈안이 될 것이다. 수습교사를 경험한 이들은 오히려 이상한 관행만 배우고, 제대로 된 교육적 효과는 거의 미미할 것이다. 안타깝게도 교육부에서는 이 방식을 가장 선호하지 않을까 싶다. 무언가 실적이 남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연구학교 1,000개를 지정하고, 100억 원을 쓴다고 하더라도, 예비 교사에게 남는 것이 없다면 수습교사 제도를 도입할 이유는 없다.
4. 나가며
수습교사제는 이미 여러 선진국에서 도입하여 검증이 된 좋은 제도이다. 역사적, 문화적 맥락이 다른 측면은 있지만 언젠가는 우리나라 교육현장에도 상황에 맞는 도입이 필요해 보인다. 교육부는 서이초 사태 이후에 무엇인가를 도입해서, 현장의 변화를 이끌어내려 하는 듯하다. 그 취지는 이해하고, 동의하는 바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했듯 서이초 사태는 수습기간이 없어서, 즉 신규교사의 역량이 부족해서 생긴 일이 아니다. 악성민원으로 인해 발생한 사건이다. 또한, 신규교사들은 무조건 배워야 하는 대상이 아니며, 어떤 측면에서는 경력자보다 더 우수한 측면(미디어, 에듀테크 등)도 있다. 그리고 신규교사들 중 이미 기간제를 다년간 경험한 경력자도 다수 있다.
수습교사제라는 좋은 취지가 퇴색되지 않으려면 근본적인 제도 도입과 법적 근거 마련이 우선이다. 또한 양성과정(교대, 사대)의 근본적 개혁과 병행되어야 한다. 현행 제도 내에서라면 기형적이고 일시적인 형태의 도입이 불가피하다. 학교 현장에 오히려 더 많은 파장이 일어날 것이다. 수습교사를 도입했다가 수습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기간제 교사 형태의 도입은 실효성이 전무하다. 더군다나 전부가 아닌 일부만 경험할 것이고, 그 일부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현재 양성과정(교대, 사대)의 문제에서부터 실습 과정의 문제, 신규교사의 연수 문제까지 모든 문제가 심각하다. 근본적인 해결책의 제시가 아닌, 실습학기제의 도입을 이야기하다가 선택적으로 바꾸고, 이제는 수습교사를 도입하여 기간제 수습교사제의 변칙적인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태도도 문제이다. 목적이 불분명하고, 타당성과 실효성이 떨어지는 제도는 행정력과 예산 낭비를 가져온다.
섣불리 시·도교육청 특색사업으로 도입하여 경쟁을 통해 예산으로 해결하려 한다면, 과거 모 시·도교육청에서 추진했었던 인턴교사제와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 자명하다. 아마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적어지고 있어, 수습교사제를 도입하는 시·도에게 예산상 인센티브를 먼저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고등교육과 시·도교육청, 학교, 교원단체 모두는 교육부가 언제까지 이렇게 예산으로 장난칠 것인지 비판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일관한다면 교육부의 정책 신뢰도는 더욱 낮아지고 고립될 수밖에 없다. 이미 교육부나 국가교육위원회 등 교육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앙기관과 학교 현장은 서로 괴리되어가고 있다.
AI 연수나 전시적인 사업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쓸 게 아니라 교사에게 투자하는 것이 교육의 미래를 위한 일이다. 새로운 제도보다 좋은 것은 기존의 기형적인 제도를 없애는 것이고, 현장에 자율권을 주고 교사들에게 여유를 주는 것이다. 학교에 여유가 생기면 저 경력 교사들을 지원하는 문화가 저절로 만들어진다. 그렇지만 현실은 철저하게 그 반대이다. 수습교사제의 도입을 통해 또 한 번 교육부는 현장 검증의 시간을 가지게 될 것이다. 20년간 검토해 왔지만 적극적으로 도입하지 않은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정책에 대한 결과나 평가에 자신이 없다면, 도입하지 않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왜 현장이 교육부 정책에 냉소적인지 분석하는 것이 먼저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 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 견해가 아닙니다.
각주
- 조선일보(2024.10.29.) 기사 내용 중 일부 참고
- 더 에듀(2024.06.26.) 기사
- 경향신문(2014.01.09.) 기사
- 해당 기관에서는 인턴이라는 명칭을 썼지만, 수습교사제와 유사한 형태라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다른 기관에서도 인턴과 수습의 용어를 혼재하여 사용한다.
-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는 되었지만, 제도가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시·도교육청 차원의 지속적인 추진이 어렵다는 교훈을 얻게 되었다.
- 서이초 사건의 경우 2년차 교사로 알려져 있다.
- 점수제·추첨제의 형태는 사실상 관리자의 입김이 들어갈 여지가 없다. 큰 학교나 광역시·서울은 이러한 형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 물론, 제도 변화가 없는 한 나이스(인사기록카드) 상에서는 기간제 교사를 경험한 것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 실제로 예비 교사나 신규교사들 사이에서도 의대, 로스쿨 붐이 일어나고 있다.
- 헌법소원이나 개인적인 소송, 감사원이나 국가인권위원회의 민원 등이다.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연구위원이며, 교육정책 관련 다수의 저서 및 논문이 있다.

잘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