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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사회정서 발달, 인성교육의 첫 걸음

#989 최서윤, 숙명여자대학교 교수 2023.12.05
“사회정서 발달이 올바른 인성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해 나가는 데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금 깨달으며, 앞으로의 일 년도 부모님들과 선생님들, 그리고 우리 아이들과 함께 같은 마음으로 손잡고 걸어가고자 한다.” (본문 발췌)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여러 교육기관에서 부모교육 관련 특강이 한창 열리고 있다. 필자도 부모교육 강의를 하며 부모님들과 함께 자녀 양육에 대한 어려움을 나누고 있다. 부모교육의 주제는 다양하지만 사회성과 정서발달은 자녀를 둔 모든 부모들이 큰 관심을 갖는 내용이다. 올해는 공격성 지도하기와 인성교육을 제안받아 부모님들과 함께 이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 중에서도 인성교육은 아이들이 가정에서 상호작용하며 자연스럽게 배우고 교육기관과도 연계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부모들의 관심이 크다.

 

경기도북부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는 영유아를 위한 ‘찾아가는 인성예절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버스 내부를 AR 체험 공간으로 구성하여 유아들이 재미있게 인성 덕목을 배우며 활동할 수 있다. 유아들을 위한 교육과정인 누리과정에 포함된 영유아 인성 덕목으로는 나눔, 배려, 협동, 효, 예절 등이 있다. 인성예절 교사가 버스를 타고 신청한 어린이집으로 방문하여 인성교육을 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버스를 타고 찾아다니며 교육을 하는 이유는 “인성”이 태어날 때부터 저절로 갖추어지는 것이 아니라, 영유아 시기부터 체험하며 습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인성교육진흥법이 개정되면서 교육 현장에서 더욱 주목하고 있는 덕목은 ‘협력’과 ‘소통’이다. 무엇 때문에 인성교육을 강조하고 있는 것일까? 넓은 의미에서는 이것이 개인이 행복하고 안정된 삶을 영위하고 타인과 어울리며 살아가기 위한 기본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좁은 의미에서는 개인이 소속된 사회에서 잘 적응하도록 돕기 위함일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거창한 의미를 두지 않더라도 ‘인성’이라는 말에서 느껴지는 ‘사람됨’이 떠오른다. 어떠한 사람됨인가 하는 것은 부모의 양육관에 따라 다양한 가치관으로 아이에게 영향을 준다. 아마도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됨됨이를 갖추는 것이 진정한 ‘인성’을 갖춘 모습일 것이다.

 

발달학적 관점에서 보면, 영유아 시기의 인성교육 목표는 ‘친구와 사이좋게 놀기, 웃어른에게 인사 잘하기, 부모님 일을 도와드리며 책임감 기르기’이다. 친구와 사이좋게 놀면서 배려와 나눔, 소통과 협력의 인성 덕목을 배우게 된다. 웃어른에게 인사를 하며 예절과 효에 대한 의미를 알아가고, 가정에서 장난감 정리하기와 간단한 청소를 도우면서 주도성과 책임감을 기르게 된다. 영유아 시기에는 가정에서 부모와 상호작용을 하고, 친구와 재미있게 놀이하면서 인성교육을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된다. 이 정도만 해도 영유아 시기의 사람됨을 충분히 갖추게 된다. 친구들과 잘 노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것이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더 의젓한 행동을 하기 위해 인성교육을 배우게 된다. 학교 규칙을 지키고, 선생님들께 예의 바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효와 예절을 배우게 되며, 수업 시간의 모둠활동에 참여하고, 어려운 친구를 도와주면서 배려와 협력을 배우고, 자연스러운 소통을 통해 사회정서 발달을 이루게 된다. 가정에서는 스스로 숙제를 챙기고, 집안일을 도우면서 책임감 있는 자기주도적 행동을 통해 ‘내가 누구인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하는 정체성 발달을 해 나간다. 이러한 인성교육의 주제들은 아이들이 중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었을 때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하고,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며, 앞으로 자신이 살아갈 진로와 삶의 방향을 찾아가는 데 도움을 주게 된다.

 

사회정서 교육과 인성교육을 통합한 접근은 발달 영역(인지, 정서, 사회성, 행동, 대인관계 등) 전반에 걸쳐 긍정적인 도움을 준다. 또한 나와 타인을 이해하기, 나의 감정을 인식하고 잘 표현하기,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기,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문제해결 전략 세우기, 의사소통을 통한 대인관계 형성하기 등 사회적 기술(social skills)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인성 덕목이라는 양분의 밑거름이 필요하다. 이러한 기술들은 어느 한순간에 교육이나 학습을 통해 습득되는 것이 아닌, 영아기부터 부모와의 안정 애착과 상호작용을 하며 자연스럽게 체험하고 이후 교육기관과 연계되어 사회 적응을 위한 “인성”을 형성하게 된다.

 

필자가 영유아기부터 청소년에 걸쳐 이들을 양육하는 부모님들을 만나면서 나누게 된 공통된 고민들이 있었다. 코로나 이후 많은 아이들이 친구를 배려하는 소통을 하기보다는 일방적인 표현을 하고, 타인의 말에 경청하고 공감하기보다는 자신의 입장을 전달하는 것에만 익숙해졌다는 것이다. 바깥 활동을 하며 친구와 놀면서 부딪히며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들을 체험으로 배우지 못하고 머리로만 익히다 보니, 실제로 친구와 만났을 때 회복의 과정을 시도해 보지 못하고 오히려 관계가 단절되는 사례들이 많아지고 있었다.

 

부모님들과 함께 나눈 질문은 ‘내 아이가 어떤 아이로 성장하길 원하시나요?’, ‘부모로서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나요?’ 였다. 필자도 두 아이의 엄마로서 함께 고민하며 마음을 나누면서 진정으로 우리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하고, 또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한가에 대한 성찰을 경험하는 시간이 되었다. 또한 부모의 성찰이 아이의 인성 발달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게 하는 마음의 힘이 되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모든 부모들은 내 아이가 바른 인성을 갖고 성장하기 바라는 마음을 갖고 있다. 때문에 부모들은 가정에서 자녀에게 예절을 가르치고, 몸소 보여주려고 하며, 대화를 통해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다양한 경험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는 아이의 속도를 맞추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

 

인성교육이라고 하면 무언가 대단하고 중요한, 커다란 것을 가르쳐야 할 것 같은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인성교육은 내가 누구인가를 알고, 나를 잘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 다음이 타인을 이해하는 것이다. 나와 타인의 관계가 어떻게 하면 원만하게 유지될 수 있을까 하는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답은 부모와의 관계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사회정서 교육은 인성교육에서 중요한 핵심 영역이다. 교육현장에서 사회정서 교육 활동이 어떤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도 점차 커지고 있다. 내 아이의 행복한 삶이 달린 문제라는 것을 많은 부모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부모들이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인성교육에 큰 관심을 갖고 가정과 연계하여 지도하고 있다는 것은 학교와 가정의 협력으로 볼 수 있는 반가운 일이다.

 

부모교육에서 만난 한 어머님이 “부모로서 나의 인성은 어떤가 돌아보게 되는 시간이 되었다”고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부모도 스스로를 돌아보고 알아가면서 성장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한다. 교육자들도 부모와 같은 이러한 마음을 항상 기억하면서 자신을 돌아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성이 바른 학생을 교육하기 위해 교육자인 내 자신은 얼마나 진정성 있는 노력을 하고 있는지, 협력과 소통을 하기 위해 마음을 열고 학생들의 말을 경청하기 위해 귀를 기울이고 있는지, 동료 교육자들의 의견을 존중하며 함께 동반성장하기 위한 마음을 갖고 있는지 성찰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한 해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마무리를 해야 하는 마지막 달이 되었다. 우리에게 주어졌던 일 년, 열두 달, 삼백육십오일의 여러 날들 동안 아이들의 사회정서 발달을 위한 교육에 온 마음을 다한 정성을 보였는지 돌아보는 시점이 되니, 다시 주어질 앞으로의 일 년이 감사하고, 더 열심히 가르쳐야겠다는 다짐을 저절로 하게 된다. 새롭게 세우지만 사실은 새로운 것이 아닌 ‘그 목표’를 향해 또다시 달려봐야겠다.

 

사회정서 발달이 올바른 인성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해 나가는 데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금 깨달으며, 앞으로의 일 년도 부모님들과 선생님들, 그리고 우리 아이들과 함께 같은 마음으로 손잡고 걸어가고자 한다. 다가오는 새로운 일 년을 기다리며 인성이 바르고 깊은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교육 현장도 기대해 본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 견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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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자대학교 교수 최서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상담교육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며, 사회정서교육의 현장 적용을 위한 연구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예비교원, 현직교사, 학부모 교육을 통해 학교 현장의 한국형 사회정서교육의 안착을 위해 힘쓰고 있다.

  • 이메일 : wejo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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