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권 회복 투쟁의 불편한 진실
| “서이초 교사의 죽음 이후에 교원단체의 요구와 정부의 대응, 법제화의 내용을 살펴봄으로써 교육권 회복을 요구하는 교사나 교사단체의 요구가 타당했는지, 정부는 실효적으로 대응했는지를 돌아본다.” (본문 발췌) |
2023년 7월 18일 서이초 교사가 자살을 했다. 죽음의 원인은 아직도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 이후에 교육권 침해를 당했다는 교원들의 고백이 이어지면서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은 교육권 회복의 열기로 뜨거웠다. 고인이 숨진 서이초만 보더라도 죽음이 하루도 지나지 않았는데 수천 개의 조화가 걸렸으며, 수를 셀 수 없는 조문객이 서이초를 다녀갔으며, 시·도 교육청 중심으로 조문소가 설치되었으며, 교사단체나 성명 미상의 교사 모임이 주도하는 집회들이 일주일 간격으로 열렸다. 그리고 “교육권 회복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달라”는 교원들의 외침은 지난 9.21. 국회 본회의에서 교권 4법이 통과되도록 했다.
이 칼럼은 지금까지 벌어진 일련의 과정에 대해 되돌아보는 성찰의 글이다. 서이초 교사의 죽음 이후에 교원단체의 요구와 정부의 대응, 법제화의 내용을 살펴봄으로써 교육권 회복을 요구하는 교사나 교사단체의 요구가 타당했는지, 정부는 실효적으로 대응했는지를 돌아본다. 이는 앞으로 죽음이라는 극한 상황이 교육계에서 더 이상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교육부와 교원단체들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서이초 교사의 죽음 후에 교육부의 대응은 7.21. 한국교총과의 간담회에서 처음 나왔다. 그러나 그 수준은 미흡함을 넘어 “대한민국이 국민의 삶을 보호하는 국가인가?”를 묻고 싶을 만큼 참담했다.
| “특히 학생의 인권이 지나치게 강조되고 우선시되면서 교실 현장이 붕괴되고 있다”며 “학생인권조례의 차별금지 조항 때문에 정당한 칭찬과 격려가 다른 학생에 대한 차별로 인식되고 다양한 수업이 어려워지고 있다. 사생활 자유를 지나치게 주장하니 적극적 생활지도가 어려워지고 교사 폭행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2023. 7. 21 |
서이초 교사의 죽음을 학생인권조례 탓으로 돌리면서 그렇지 않더라도 정치 등 사회 전반적으로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로 갈라져서 다투는 현실을 더욱 갈라쳤다. 교육부의 대응은 사안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매우 무책임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원들의 불안과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고, 거리로 나서는 장외투쟁은 어쩌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한국교총,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노조연맹, 실천교육교사모임, 좋은교사운동 등 교원단체들도 여러 해법을 제시했다. 특히 교육부와 국회는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생활지도)을 보호하는 면책 법안 마련”을 중점 과제로 두라고 못을 박았다.
| ◾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정당한 생활지도를 보호하는 법안을 마련하라(한국교총) ◾ 정당한 교육활동을 아동학대에서 면책해달라(전국교직원노동조합) ◾ 정당한 생활지도가 아동학대 혐의로 몰려 정상적 교육활동이 침해되지 않도록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하라(교사노조연맹) ◾ 정당한 생활지도에 대해 교육부와 교육청은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라(좋은교사운동) ◾ 무리한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아동학대처벌법, 유아교육법,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하라(실천교육교사모임) |
그러나 이 요구는 지난 9.21. 국회에서 교권 4법이 통과될 때 반영되지 못하였다. 아니, 처음부터 수용되기 어려운 요구였고, 오히려 아동의 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농후한 무리한 요구였다. 무엇보다 교육권 침해의 원인이 근본적으로 ‘아동복지법’이나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 탓이라고 볼 수도 없었다.
다수 교사는 교권이 무엇인지조차 알지 못했다
그 이유를 말하기 전에 먼저 밝혀둘 점이 있다. 서이초 교사의 죽음 이후에 많은 교사는 분노했지만, 대다수는 ‘교육권이 무엇인가?’조차 명확하게 알지 못하였다. 교사의 교육권을 교육 권리로 착각하면서 학생인권조례 등으로 교사, 학생, 학부모 간에 동등해야 할 교육 권리가 침해되었다고 주장한 교사들이 한두 명이 아니었다. 교사단체 또한 이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듯(?) 보였다. 아니 알았지만, 교사들의 분노를 증폭하려고 의도적으로 감췄을 수도 있다. 어찌 되었든, 교원의 교육권과 학생의 학습권은 수평적이지 않다. 즉 교원은 교육 권한을 갖고 있을 뿐이며, 이 권한은 학생의 학습권리를 위해 직무상 부여된 자격이나 역할로서 학생의 교육받을 권리와 동등하지 않고, 심지어 학습권을 위해 제한되기까지 한다.
| 교사의 교육권(수업권)은, 이것이 헌법상 권리인지 여부는 다툼이 있으나, 법적으로 보장되어야 할 권리임에는 틀림이 없으며, 오늘날 각국의 교육법제는 교사의 학교운영, 교육과정 결정에 대한 참여를 확대하는 경향이 있다. (헌법재판소 2001. 11. 29. 선고 2000헌마278) |
| 학교교육에 있어서 교원의 가르치는 권리를 수업권이라고 한다면, 이것은 교원의 지위에서 생기는 학생에 대한 일차적인 교육상의 직무권한이지만 어디까지나 학생의 학습권 실현을 위하여 인정되는 것이므로, 학생의 학습권은 교원의 수업권에 대하여 우월한 지위에 있다. 따라서 학생의 학습권이 왜곡되지 않고 올바로 행사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면 교원의 수업권은 일정한 범위 내에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고, 학생의 학습권은 개개 교원들의 정상을 벗어난 행동으로부터 보호되어야 한다. 특히, 교원의 수업거부행위는 학생의 학습권과 정면으로 상충하는 것인바, 교육의 계속성 유지의 중요성과 교육의 공공성에 비추어 보거나 학생·학부모 등 다른 교육당사자들의 이익과 교량해 볼 때 교원이 고의로 수업을 거부할 자유는 어떠한 경우에도 인정되지 아니하며, 교원은 계획된 수업을 지속적으로 성실히 이행할 의무가 있다. (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5다25298 판결) |
| 학교교육에서 있어서 학생의 학습권은 어디까지나 학생 개개인의 개인적 기본권이지 특정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전체의 집단적인 기본권이 아니다. 그러므로 학습권의 주체인 학생들이 스스로 수업에 참석하지 아니하는 바람에 교원이 계획된 수업을 이행하지 못한 때는 원칙적으로 교원에게 그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을 것이나, 학생자치단체의 결의에 따라 일부 학생들이 수업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나머지 학생들에 대한 교원의 수업거부행위가 정당화된다고 할 수는 없다. (대법원 19893.7.27. 선고 93눈 8139 판결) |
교원단체는 교권의 의미를 정말 몰랐을까?
그런데도 교원단체는 고의인지, 착각인지는 몰라도 그 차이점을 외부로 드러내는 것에 대해 침묵했다. 어떤 점에서는 요즘 소위 Mz세대라고 불리는 젊은 교사들을 의식하고 자극하려는 듯이, ‘교사들이 교육에서 교육 권리를 갖는다는 주장’이 거짓인데도 진실인 듯이 횡횡하는 현실을 그대로 방치했다. 내 기억으로는 어떤 단체도 이 거짓이 진실이 아닌 미신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단체는 없었다. 오히려 폐북 등 SNS를 보면 일부 단체의 조직원임을 자청하는 교사들은 “교사의 교육 권리가 학부모나 학생에 의해 침해되었다.”라고 공공연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교원의 교육권 회복을 꿈꾸겠다고 선두에서 외치는 교원단체들이 이런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이는 모습은 그 조직이나 재정 규모를 볼 때 참 이해할 수 없는 일이기도 했다. 역사의 진보나 인권의 확장을 위해 분투하는 조직이고 그들이 주체적으로 나서서 사회 문제를 해결하겠다면 어젠다(Agenda)나 쟁점에서 쓰는 용어는 분명해야 하는 데도 교육권 개념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거나 이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교원단체들이 이에 대해 침묵했다는 것은 그 진정성을 충분히 의심할 수밖에 없다. 그 여파인지 몰라도 교육권 회복을 위해 거리로 나선 수십만 교사 중에 상당수는 교육 권리와 교육 권한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있는데도 알지 못하였으므로 교사로서 권한이 아닌 권리가 침해되었다고 외치면서 거리로 나섰다. 그러므로 교원단체들이 교원의 이익만이 아니라 사회적 공공성을 추구하는 조직으로서 이 진실을 밝히려고 하지 않았던 일에 대한 책임은 무거우며 작다고 할 수 없다. 다시 말하지만, 교사들의 교육권은 학생의 학습권을 뒷받침하기 위해 인정되는 하위 권한이고 학습권의 주체는 아동과 청소년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이 점을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한 축으로 삼아야 한다.
누가 거짓말을 하나, 교권 침해가 아동복지법, 아동학대처벌법 탓이라고?
나는 영국의 철학자였던 프란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이 삶에서 동굴이나 시장이나 극장의 우상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듯이 교육권 회복 투쟁에서 나온 여러 미신을 고발하고자 한다. 즉 교육권이 교육 권리가 아닌 교육 권한이듯이 교육권 침해나 교사들의 무고성 피해가 ‘아동복지법’이나 ‘아동학대처벌 등에 대한 특례법’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밝히고자 한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이 법들을 탓하면서 몇몇 교사의 안타까운 죽음이나 교사들이 겪었던 악성 민원의 주범으로 몰아갔던 교원단체의 무책임한 태도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자 한다. 아니, 이번 교육권 회복 투쟁이 국민에게 녹아 들어가지 못하였고, 광범위한 지지를 받지 못하였으며, 실효적인 결과물도 얻지 못하였고, 오히려 깨어있는 국민들은 교원들의 이기적인 모습을 확연히 알게 되었으며, 아동이나 청소년 단체 등이 밝히듯이 아동과 청소년 인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사회적 우려만 높였을 뿐이라는 점을 명백하게 논증하고자 한다.
교사들은 아동복지법,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의 근거로 무조건적 신고제도와 무차별한 직위해제를 들었다. “정당한 교육활동을 했는데도 아동학대처벌법 탓에 아동학대로 민원을 당하거나 수사기관에 신고되었으며, 교장이나 교사는 어쩔 수 없이 동료 교원을 지자체나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밖에 없었고, 그 즉시 해당 교원은 아동과 분리 조치 되었다.”라고 입을 모았다. 심지어 이 과정에서 교사들은 교육청 등에 항변할 기회조차 제대로 얻지 못하였다고 분노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안은 아동복지법이나 아동학대 처벌법 탓이 아니다. 즉 실제로 아동 관련 2법이 교육권을 침해했다기보다 교육감, 교육장 등 교육 관료나 교장 등이 깊이 사안을 들여다보지 않고 관성적으로 처리한 탓이 더 치명적이었다.
| 아동학대처벌 등에 대한 특례법 |
| 제10조(아동학대범죄 신고의무와 절차) ① “누구든지 아동학대범죄를 알게 된 경우나 그 의심이 있는 경우에는 특별시·광역시·특별자치시·도·특별자치도(이하 “시·도”라 한다), 시·군·구(자치구를 말한다. 이하 같다) 또는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다.”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이 직무를 수행하면서 아동학대범죄를 알게 된 경우나 그 의심이 있는 경우에는 시·도, 시·군·구 또는 수사기관에 즉시 신고하여야 한다.20호 「초·중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학교의 장과 그 종사자
제12조(피해아동 등에 대한 응급조치) ①항 “현장에 출동하거나 아동학대범죄 현장을 발견한 경우 또는 학대 현장 이외의 장소에서 학대피해가 확인되고 재학대의 위험이 급박·현저한 경우에 가해자와 피해 아동을 분리한다.” |
아동학대 처벌법 제 10조 ②에서 보듯이 교장이나 교사는 아동학대범죄를 직접 알았거나 의심이 있는 경우에만 지자체나 수사기관에 신고하면 된다. 따라서 학부모 등에 의해 민원이 제기되었더라도 신빙성 있는 증거를 함께 제시하지 않아, 아동학대범죄를 의심할 여지가 없으면 수사기관이나 지자체에 신고해야 할 의무는 처음부터 성립하지 않는다. 요컨대 학부모의 아동 학대 관련 민원이 있다고 해서 즉시 신고해야 한다고 볼 수 없다는 뜻이다. 제 12조를 보더라도 정당한 교육활동을 했는데도 직위해제 등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 아동학대처벌법 탓이 아니라는 점은 명백하다. ‘아동학대가 지금 일어나고 있거나, 아동학대가 의심할 여지 없이 분명하거나, 아동학대 위험이 급박하고 현저하다고 판단된 경우’에만 법은 교원을 직위해제 등으로 학생과 분리하게 되어 있다. 교육공무원법 제 44조 2를 보더라도 이 점은 더욱 명백하다.
| 교육공무원법 |
| 제44조의2(직위해제) ① 임용권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에게는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할 수 있다. 1. 직무수행 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이 극히 나쁜 자 2. 파면ㆍ해임ㆍ강등 또는 정직에 해당하는 징계의결이 요구 중인 자 3.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약식명령이 청구된 자는 제외한다) 4. 금품비위, 성범죄 등 다음 각 목의 비위행위로 인하여 감사원 및 검찰ㆍ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조사나 수사 중인 자로서 비위의 정도가 중대하고 이로 인하여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기대하기 현저히 어려운 자 가. 「국가공무원법」 제78조의2제1항 각 호의 행위 |
즉 헌법에 명시된 기본권 제한에서 과잉 금지의 원칙은 지켜져야 하고 기본권은 법률로만 제한할 수 있으며(헌법 제 37조), 피의자이더라도 헌법 제 27조 4항에서 정한 무죄추정의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그렇기에 ➀을 보더라도 교육청이 교사에게 직위해제를 하려면 최소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에 한정되어야 한다고 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아동복지법이나 아동학대처벌법 때문이 아니라 교육감이나 교육장 등 교육 관료들이나 교장들이 아동학대 사안이 발생했을 때 꼼꼼하게 검토하지 않고서 성급하게 교사들에게 책임을 지움으로써 교사를 수업에서 제외했고, 학생과 동선을 구분했고, 직위해제를 하는 등 무리하게 관련 법을 적용함으로써 교사의 자존감과 역할에 상처를 주었다는 뜻이다.
또한 교원들이 문제를 제기한 법 조항에는 아동복지법 제 17조 5호가 있다.
| 아동복지법 |
| 제17조 (금지행위) 누구든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5.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가정폭력에 아동을 노출시키는 행위로 인한 경우를 포함한다) |
교원들은 제 17조 5호로 인해 “정당한 교육활동을 했는데도 교육권이 침해되었으므로 이 조항을 개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즉 교사들은 “이 조항 때문에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했는데도 고의로 아동학대를 했다고 신고당하였으므로 교육권의 틀 안에서 이 조항이 적용될 수 있도록 개정해 주거나 심지어 교원의 교육활동에는 적용하지 마라.”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러한 요구는 사실 무의미하고 실제적 사실과 다르다. 그동안 법원은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에 대해 형사나 민사책임을 묻지 않았다. 우리 형법에는 위법성 조각사유가 있다. 위법성은 형법 구성요건에 해당되는 행위가 법질서와 객관적으로 모순, 충돌하는 경우로서 구성요건에 해당되면 원칙적으로 위법성으로 추정된다. 단 어떤 행위에 대하여 일정한 사유가 있다면 그 행위가 구성요건에 해당되더라도 위법성은 없다고 보며, 이를 위법성 조각사유라고 한다. 즉 죄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뜻이다. 형법에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사유로는 정당행위(형법 제 20조), 정당방위(형법 제 24조), 긴급 피난(현덥 제22조), 자구행위(형법 제 23조), 피해자의 승낙(형법 제 24조)이 있으며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활동과 주로 관련된 위법성 조각사유는 ‘정당행위’이다.
정당행위에 대해 좀 더 살펴보면, 정당행위는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초·중등교육법에 의해 학교에서 교원에 의해 이루어지는 교육활동이 정당성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면 정당하다. 업무에 의한 행위는 직접 법령에 근거가 없어도 사회 통념상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업무이다. 예를 들어 교사가 수업 중인데 수업을 방해한 학생에 대해 학생이 보일 수 있는 교실 밖 어느 장소(복도 등)에 잠시 세워놓는다고 해서 (법령에 명시되지 않더라도) 생활지도 권한을 벗어났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회상규에 위반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대법원 판례를 통해 드러난다.
| 사회 통념상 비난할 수 없는 행위로서 어떤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가는 구체적인 사정 하에서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하며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행위의 수단이나 상당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의 법익 균형성, 긴급성, 그 행위 이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대법원 2002.12.26. 선고 2002호 2077 판결) |
예를 들어 아동이 갑자기 교실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학부모가 갑자기 교실 밖에서 교실 안으로 들어와 정당한 이유 없이 교사의 멱살을 잡거나 고성을 지르면서 욕을 하거나 교장실로 가자고 하거나 교실 밖으로 끌어내려고 할 때 교사가 학부모나 학생의 행위를 제지하기 위하여 학생이나 학부모의 양팔 부분의 옷자락을 잡거나 밀쳤다면 사회상규에 해당되므로 정당행위이다. 즉 교사는 아동학대를 하거나 학부모에게 폭행을 행사했다고 보지 않는다(대법원 1990. 1. 23. 선고 89 도 1328 판결 인용). 그러나 정당한 생활지도와 비슷하게 보이지만 사회상규로 볼 수 없는 경우도 있다. 학생이 학교 규칙에 따라 복장을 단정하게 하지 않았는데 교사가 여러 번 지적했고, 이를 따르지 않자 교사가 욕설이나 체벌을 가하면 폭행을 행사한 것으로 아동학대에 해당되며, 설령 욕설이나 체벌을 하지 않더라도 과거에 교사가 알게 된 학생의 학교생활이나 가정환경 등에 대한 정보를 다른 학생들에게 밝히겠다고 학생에게 말을 했다면 협박죄가 인정되므로 사회상규를 벗어났다고 봄으로써 정당행위로서 인정되지 않는다(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 도 2412 판결 인용).
이처럼 정당한 생활지도처럼 보이지만 -그래서 교사가 착각하지만- 정당행위로서 인정받기 어려운 훈육이 존재한다. 그 이유는 명백하다. 교원은 교육기본법, 초·중등교육법, 교육공무원법, 국가공무원법, 교원지위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수업하고, 학생을 보호, 감독하는 등 교육활동으로 성실하게 직무를 수행하고, 교육활동 중에도 품위를 유지할 의무가 원천적으로 부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아동복지법 제 17조 5호를 교육권 침해의 원인이라고 할 수 없고, 학생의 생활지도 중에 사회상규를 위반하지 않는 방식으로 훈육을 해왔는가를 먼저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학부모가 교원을 정서학대로 고소하거나 고발한다고 해서 교원이 책임을 져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내 말은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에 대해서까지 민원을 걸거나 고소, 고발하는 학부모들은 응당 무고죄로 처벌되어야 하고, 사회적 제재가 뒤따라야 하지만, 아동복지법 제 17조 5호에 대해 교육권을 침해하는 법 조항이라고 비판하기 전에 학생들에게 한 생활지도가 정당하게 이루어졌는가를 돌아봐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검찰의 기소나 법원의 유죄 판단도 그 범주 내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는 뜻이다.
조삼모사(朝三暮四)에 불과한 교권 회복 4법 국회를 통과하다
이런 나의 주장은 지난 9.21.국회에서 통과된 교권 회복 4법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교권 회복 4법은 교육기본법,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원지위법에 새로운 조항을 집어넣거나 교육권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주요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 ◆ 주요 내용
1. 교원 대상의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보호
2. 학부모의 악성 민원으로부터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
3. 보호자의 권리와 책임 간의 균형을 위한 의무 부여
4. 피해 교원의 확실한 보호 및 가해학생 조치 강화(교원지위법)
5. 정부의 책무성 및 행정지원체제 강화(교원지위법)
6. 유아생활지도 권한 명시(유아교육법)
출처 : 교육플러스(http://www.edpl.co.kr).2023.9.15. |
교육부는 이처럼 법안을 신설하거나 개정함으로써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일부 학부모의 악성 민원, 교육활동 침해 조치 및 학생 조치 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여기서 주의 깊게 살필 점이 있다. 국회를 통과한 이번 법률 개정안은 대부분이 새롭거나 특별하지 않고, 기존의 민원처리법 등 이미 존재한 법을 교육 관련 법령에 옮겨놓아 적용했을 뿐이다. 다시 말하면 다수 교사단체가 자신들이 해냈다고 자랑하곤 있지만 교사들의 통념과는 다르게 서이초 교사의 죽음 이전에도 교육권 침해를 막을 수 있는 법이 이미 존재하고 있었고, 그러므로 교육권 침해의 원인이 법적 제도적 미비에 있지 않음을 오히려 방증하고 있다.
교권 회복 4법과 기존 법 비교
| 교권 회복 4법 주요 내용 | 기존 법의 주요 내용 |
|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복지법에 따른 아동학대(신체적 학대·정서적 학대·방임) 금지행위로 보지 않음(초ㆍ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원이 아동학대범죄로 신고된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직위해제 처분 제한(교원지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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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헌법 제27조 4항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
▲형법 제20조(정당행위)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무죄추정의 원칙은 언제나 불리한 처지에 놓여 인권이 유린되기 쉬운 피의자, 피고인의 지위를 옹호하여 형사절차에서 그들의 불이익을 필요한 최소한에 그치게 하자는 것으로서 인간의 존엄성 존중을 궁극의 목표로 하고 있는 헌법이념에서 나온 것이다. 헌법재판소 1992. 1. 28. 선고 91헌마111 전원재판부〔위헌확인 · 위헌〕 |
| ▲학교장에게 민원 처리에 대한 책임 부여(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목적이 정당하지 아니한 민원을 반복적 제기하는 행위, 교원의 법적 의무가 아닌 일을 지속적으로 강요하는 행위는 교육활동 침해로 본다.(교원지위법)
▲학교장의 교육활동 침해 행위 축소·은폐 금지, 위반 시 징계 조치(교원지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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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처리법 제4조 ② 행정기관의 장은 민원인 등의 폭언·폭행, 목적이 정당하지 아니한 반복 민원 등으로부터 민원 처리 담당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민원 처리 담당자의 신체적·정신적 피해의 예방 및 치료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③ 민원 처리 담당자는 행정기관의 장에게 제2항에 따른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④ 행정기관의 장은 제3항에 따른 민원 처리 담당자의 요구를 이유로 해당 민원 처리 담당자에게 불이익을 주어서는 아니 된다.
▲민원처리법 제5조(민원인의 권리와 의무) ② 민원인은 민원을 처리하는 담당자의 적법한 민원처리를 위한 요청에 협조하여야 하고, 행정기관에 부당한 요구를 하거나 다른 민원인에 대한 민원 처리를 지연시키는 등 공무를 방해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민원처리법 제23조(반복 및 중복 민원의 처리) ① 행정기관의 장은 민원인이 동일한 내용의 민원(법정민원을 제외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을 정당한 사유 없이 3회 이상 반복하여 제출한 경우에는 2회 이상 그 처리결과를 통지하고, 그 후에 접수되는 민원에 대하여는 종결처리할 수 있다.
▲민원 처리법 시행령 제4조(민원 처리 담당자의 보호) ① 법 제4조 제2항에서 “민원 처리 담당자의 신체적·정신적 피해의 예방 및 치료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필요한 조치”란 다음 각 호의 조치를 말한다. <개정 2022. 7. 11.> 1. 민원 처리 담당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영상정보처리기기·호출장치·보호조치음성안내 등 안전장비의 설치 및 안전요원 등의 배치 2. 민원인의 폭언·폭행 등이 발생하였거나 발생하려는 때에 증거 수집 등을 위하여 불가피한 조치로서 휴대용 영상음성기록장비, 녹음전화 등의 운영 3. 폭언·폭행 등으로 민원 처리를 지연시키거나 방해하는 민원인에 대한 퇴거 조치 4. 민원인의 폭언·폭행 등이 발생한 경우 민원인으로부터 민원 처리 담당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서 민원 처리 담당자의 분리 또는 업무의 일시적 중단 5. 민원인의 폭언·폭행 등으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피해의 치료 및 상담 지원 6. 민원인의 폭언·폭행 등으로 고소·고발 또는 손해배상 청구 등이 발생한 경우 민원 처리 담당자를 지원하기 위한 조치로서 관할 수사기관 또는 법원에 증거물·증거서류 제출 등 필요한 지원 ② 행정기관의 장은 민원인과 민원 처리 담당자 간에 고소·고발 또는 손해배상 청구 등이 발생한 경우 이에 대응하는 업무를 총괄하는 전담부서를 지정해야 한다.
③ 행정기관의 장은 민원 처리 담당자의 민원 처리 과정에서의 행위와 관련하여 인사상 불이익 조치 등을 하려는 경우에는 그 발생 경위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
| ▲학교의 정당한 교육활동에 협조하고 존중할 의무(교육기본법)
▲교직원 또는 다른 학생의 인권 침해행위 금지, 교원의 정당한 지도에 대한 존중 및 지원, 학생 지도에 대한 보호자의 적극 협력 의무(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
▲교육기본법 제13조(보호자) ① 부모 등 보호자는 보호하는 자녀 또는 아동이 바른 인성을 가지고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교육할 권리와 책임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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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교사나 교원단체가 교육권 회복 투쟁을 악용했다면?
교권 회복 4법과 기존 법령 간의 비교에서 보듯이 새롭게 개정된 주요 조항은 이미 기존 법에 들어 있던 내용에 불과하다. 즉 정당한 생활지도를 했는데도 부당한 민원으로 고소나 고발을 당해 억울하다는 호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제안 등 전국 방방곡곡을 흔들었던 교육권 회복 투쟁이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으며, 음습한(?) 추측을 해보자면 교육권 침해의 원인을 잘 알고서도 누군가나 어떤 집단이 의도적으로 이 사태를 악용했을 수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역사를 상고해 보면 아고라(Agora)에 군중을 모이게 한 어떤 조직이나 집단도 정치적 목적을 배제한 적이 없다. 만약 특정한 교사단체나 일부 세력이 진짜로 음습한 목적을 위해 공포마케팅을 하는 등 인간의 본능을 자극함으로써 대중을 속였다면 이는 정의롭지 못한 일이다. 근대 철학자 임마뉴엘 칸트(Immanuel Kant)에 의하면 그들의 행위는 고의든 과실이든 예컨대 조직의 조직원 수 확장 등 이기적인 목적을 위해 서이초 교사의 죽음 및 교사들의 억눌림을 거짓 정보를 통해 부풀려서 악용했으므로 그 수단이 나쁜 탓에 선한 일을 했다고 볼 수 없다. 더 냉정하게 비판하면 어쩌면 인간의 진화와 생존과 분리 불가능한 뇌의 변연계에 속한 편도체에 기억된 공포를 이용하여 다수 교원을 자신들의 정치적, 사회적 권력을 확장하는 도구로 활용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지난 9.15. 동아일보는 의미 있는 보도를 했다. 물론 이 보도가 그러한 음모나 악용의 증거라고 확증할 수 없다. 다만 내 이야기는 어떤 교사단체나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진실과 다르게 교사들의 분노를 추동했다면 그들은 내부적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 동아일보 보도를 보자. 동아일보는 교사노조의 조합원이 올해 2배 이상으로 급증했다고 하면서 특히 7월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두 달 만에 조합원이 43% 늘었다고 보도했다. 즉 교사노조 가입자는 교사 사망 사건 이후에 월 평균 1만 7400여 명(1900%)로 폭증하여 서이초 사건 당일 8만 1,580명이었던 조합원은 9월 13일 현재 11만 6,493명으로, 3만 4,913명(42.8%)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원인을 ‘2030 젊은 교사들이 정치적 중립성과 실용주의, 교사 권익 신장을 지향하는 신생 노조로 몰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 초교 교사는 인터뷰에서 “두 달간 이어진 교사들의 집회가 국민과 정부의 공감을 받은 것은 정치 구호를 배제하고 법을 엄격하게 지켰기 때문”이라며 “교사들 내부에서도 변질을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난 이 초등 교사의 “정치구호를 배제하고 법을 엄격하게 지켜서 국민과 정부의 공감을 받았다”는 인터뷰에 동의하지 않는다. 국민이 공감했다는 신빙성 있는 증거도 부족하고, 정치 구호를 내세울 사안도 아니었다. 예컨대 ‘대통령의 퇴진’이나 ‘국회 해산’을 요구한 적도 없다. 그런데 무슨 정치 구호인가? 나아가 시민 불복종 투쟁도 아니었다. 그렇기에 더욱 이번 교육권 회복 투쟁에 대해 깊이 분석하여 공적과 과실, 진실과 거짓을 제대로 구분하여 평가해야 한다고 본다.
교육권 회복 요구가 진실이라면 ‘우리’로서의 휴머니즘을 추구해야
이미 살펴본 것처럼 교육권 침해는 법과 제도의 미비 탓이 아니라 법과 제도를 지켜야 할 교육감, 교육장 등 교육 관료나 교장 등이 그들의 직무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거나 직권 남용에서 기인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한 가지 덧붙이면 이미 법에 부여된 자신의 권리를 찾아 행사하지 않았던 교사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그렇다면 교사단체나 기타 특정한 세력이 이러한 사실이나 진실을 이미 알고 있는데도 마치 교육권 침해 원인이 법과 제도의 미비인 것처럼 국민을 현혹했다면, 그리고 그게 정말 사실이라면 오히려 이번 교육권 회복 투쟁은 교육권 회복을 빙자하여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우리 사회를 질 낮은 공동체로 추락시킨 것이다. 나아가 자신들이 속한 교사단체의 조직원 수 증가나, 교육 권력이라는 문화자본에서 조직의 힘을 강화하는 계기로서 악용했다면 그 단체 또한 응당 책임을 져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교사들은 특히 아동복지법 제 17조 5호 등에 대한 위헌소원이 이미 3차례나 합헌이라고 판단되었는데도 아직도 아동복지법 제 17조 5호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단체 등이 있다면 지금 가정하는 음모설의 진원지일 수 있다는 의심을 버리지 않기를 바란다. 아동학대죄를 목적범이나 경향범으로 보도록 법을 개정해달라는 이야기를 일부 교사나 특정 교사단체가 내부적으로 하는 듯한데 그 이야기는 “교원이 아동학대를 해도 처벌하지 말자”는 이야기와 동일하거나 “왜 아동학대법이 만들어졌는가?”에 대한 법리에서 한참 벗어났다고 본다. 다시 말하면 아동복지법 제 17조 5호 정서학대와 관련된 조항이 이미 여러 번 합헌이라고 판결이 났고 그 취지가 분명하며, 대법원 판례도 이와 같다면 그 배경을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 아동복지법 제17조 제5호 등 위헌소원 [전원재판부 2014헌바266, 2015. 10. 21.]
【판시사항】
가.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한 자를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한 아동복지법(2011. 8. 4. 법률 제11002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7조 제5호, 제71조 제1항 제2호 중 제17조 제5호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 아동복지법의 입법목적과 기본이념, 장기간 지속될 경우 아동의 인격 발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서적 학대행위의 특수성, 학대의 유형을 구별하되 신체적·정서적 학대행위와 유기 및 방임행위를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한 아동복지법의 입법체계, 관련 판례 및 학계의 논의 등을 종합할 때, 이 사건 법률조항이 규정하는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란, ‘아동이 사물을 느끼고 생각하여 판단하는 마음의 자세나 태도가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성장하는 것을 저해하거나 이에 대하여 현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행위로서,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유기 또는 방임하는 것과 같은 정도의 행위’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해석은 다소 추상적이고 광범위하게 보일 수 있으나, 이는 다양한 형태의 정서적 학대행위로부터 아동을 보호함으로써 아동의 건강과 행복, 안전과 복지를 보장하고자 하는 아동복지법 전체의 입법취지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으로서, 어떠한 행위가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는 아동에게 가해진 유형력의 정도, 행위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 피해아동의 연령 및 건강 상태, 가해자의 평소 성향이나 행위 당시의 태도, 행위의 반복성이나 기간 등에 비추어 법관의 해석과 조리에 의하여 구체화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나. 정서적 학대행위가 오랫동안 지속될 경우, 그로 인한 피해는 신체 손상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치유가 어렵고 원상회복이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아, 아동에 대해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신체적·성적 학대행위 못지않게 심각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아동 학대행위가 가정 내부의 문제 또는 아동훈육의 문제로 취급되면서 국가의 개입이 소극적으로 이루어졌고, 학대행위자가 대부분 부모나 보호자라는 이유로 ‘원가정보호’라는 목적 하에 비교적 경미하게 처벌됨에 따라 아동학대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 가해자에 대한 제재를 과태료 부과나 심리치료 등으로 대체하고 형사처벌을 아예 포기해 버린다면, 아동학대의 예방과 근절이라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은 달성될 수 없을 것이다. 나아가 이 사건 법률조항은 징역형을 규정하면서 벌금형도 선택형으로 규정하고 있고, 법정형의 하한에 제한을 두지 않아 학대의 경위나 피해 정도 등을 고려하여 집행유예나 선고유예를 선고할 수 있으므로, 지나치게 과중한 형벌을 규정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범죄의 죄질과 행위자의 책임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
| 대법원 2020. 3. 12. 선고 2017도5769 판결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공2020상,794]
판시사항
[1] 아동복지법상 금지되는 ‘정서적 학대행위’의 의미 및 이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2] 어린이집 보육교사인 피고인이, 아동 갑(4세)이 창틀에 매달리는 등 위험한 행동을 한다는 이유로 갑을 안아 바닥에서 약 78cm 높이의 교구장 위에 올려둔 후 교구장을 1회 흔들고, 갑의 몸을 잡고는 교구장 뒤 창 쪽으로 흔들어 보이는 등 약 40분 동안 앉혀둠으로써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를 하였다고 하여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이 갑을 정서적으로 학대하였다고 보아 유죄를 인정한 원심 판단을 수긍한 사례
판결요지
[1] 아동복지법의 입법 목적(제1조), 기본이념(제2조 제3항) 및 같은 법 제3조 제7호, 제17조 제5호의 내용 등을 종합하면, 아동복지법상 금지되는 정서적 학대 행위란 정신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로서 아동의 정신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신건강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정도 혹은 그러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을 발생시킬 정도에 이르는 것을 말하고, 어떠한 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자와 피해 아동의 관계, 행위 당시 행위자가 피해 아동에게 보인 태도, 피해 아동의 연령, 성별, 성향, 정신적 발달상태 및 건강 상태, 행위에 대한 피해 아동의 반응 및 행위를 전후로 한 피해 아동의 상태 변화, 행위가 발생한 장소와 시기, 행위의 정도와 태양,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행위의 반복성이나 기간, 행위가 피해 아동 정신건강의 정상적 발달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어린이집 보육교사인 피고인이, 아동 갑(4세)이 창틀에 매달리는 등 위험한 행동을 한다는 이유로 갑을 안아 바닥에서 약 78cm 높이의 교구장(110cm×29cm×63cm) 위에 올려둔 후 교구장을 1회 흔들고, 갑의 몸을 잡고는 교구장 뒤 창 쪽으로 흔들어 보이는 등 약 40분 동안 앉혀둠으로써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를 하였다고 하여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이 강압적이고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며 4세인 갑을 높이 78cm에 이르는 교구장 위에 약 40분 동안 앉혀놓은 것은 그 자체로 위험한 행위일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갑은 공포감 내지 소외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갑이 정신적 고통 등을 호소하며 일주일이 넘도록 어린이집에 등원하지 못한 점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이 갑을 정서적으로 학대하였다고 보아 유죄를 인정한 원심 판단을 수긍한 사례. |
그런데도 아동복지법이나 아동 학대법 등을 핑계로 들면서 교사들에게 끊임없이 불안감을 심어주는 그 누군가나 조직이 있다면, 그리고 그들이 근대 이후에는 마키아벨리적으로 권력을 잡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으므로 인간의 이기심이나 공포에 호소할 수 있다고 우리 교사들에게 은밀하게 속삭이더라도 사실과 허구, 진실과 거짓을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우리는 지식인이고, 교육전문가이자, 민주시민이자, 응당 그런 존재이어야 하므로 어떤 사안이든지 거짓 선전 선동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문제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깊게 생각해 봐야 한다. 특히 “왜 교사가 되려고 했는가?”에 대한 초심을 돌이켜 보며 사안마다 개방적이고 객관적이며 비판적으로 이해하려고 성찰해야 한다. 인간의 역사는 인권 확장의 과정이며 그 주체를 보더라도 ‘사실’, ‘진실’, ‘우리로서의 휴머니즘’을 추구하는 선한 인간들이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 견해가 아닙니다.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전북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일반사회교육을 전공하여 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국 예탁결제원에서 10년 동안 근무한 뒤 전주 완산고등학교에서 사회 교사로 재직 중이다. 전북 교육청 사회문화 집필 위원, KDI 경제교육교재 집필 위원, 중앙일보 공교육 논술자문단, 충남 지방공무원 임용시험 출제위원, 전북 및 전남 교육연수원 강사, 전북대학교 교사 연수 강사, <새전북신문>, <열린 전북>, <전북교육신문>, 인문 웹진 <아홉시>, 네이버 비즈니즈 블로그 <인터비즈>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지금은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의 교육저널인 「교육 제4의 길 」에 칼럼을 쓰고 있다. 저서로 <미래 교육의 불편한 진실, EBS, 2021>, <학교 속 문해력 수업, EBS, 2022>을 출간했다.
문제는 아동학대 처벌법 제 10조 ②의 조항에서 문제는 ‘의심’이라는 표현 같습니다. 해당 법 조문에서 등장하는 ‘의심’이라는 표현은 필자께서 주장하신 것처럼 ‘신빙성 있는’ 증거를 반드시 전제하는 표현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습니다. 해당 법 조문에서의 ‘의심’을 어떤 성질의 것으로 볼 것인지(필자께서 주장하는 신빙성 있는 증거를 전제한다고 보는 것과 사람들이 흔히 아는 의미 등) 법조계에서도 논란이 많더군요. 여튼 교육관료 및 관리자들이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해서 사태가 이렇게 커진 것이라는 점은 동의합니다. 다만 교육 관료 및 관리자들이 아동학대법이라는 처벌이 강력한(강력하다고 오해받는) 법 조항 앞에서 보신주의, 면피성 대처가 일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사후약방문이기는 합니다만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해당 조문 자체를 해석 논란이 없는 방향으로 수정을 하거나(신고의무를 부여하는 조항이므로 여지를 조금은 닫아놓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네요) 하위법 제정을 통해 ‘의심’이 되는 경우에 대한 상세한 규정이 교육부 차원에서 있어야 했으나 지금까지 없었다는 점이 아쉬운 것 같습니다.
직접 현장교사(조합원)의 민원을 받아보신적이 있나요…? 현실은 전혀 이론적이지 않습니다. 공포마케팅, 음모, 악용이라기엔 많은 선생님들이 실제로 힘드신 상황에 놓였습니다. 저 또한 그랬구요. 특히나 7월 서이초 선생님의 일로는 더욱 노조 홍보나 가입에 대한 이야기를 철저히 꺼내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이 글은 자칫 오해를 많이 불러일으킬까 염려되고, 실제로 아픔을 겪으신 많은 분들을 마치 소수이고 몇 안되는 일인양 느끼실까봐 걱정됩니다..
박제원 선생님의 글을 좋아하는 팬입니다만 이 글은 좀 문제가 많군요ㅎㅎ
아동복지법 개정 관련 논의가 교사노조의 선동이라는 메세지는 근거가 부족한 음모론이구요..
화용론적인 교권의 의미와 대법판결에 따른 교권의 의미는 사실상
교원단체 등에서 교권업무 하는 사람아니면 뚜렷하게 구분하여 사용할 이유가 없는건데
교사들이 교권의 의미를 법적 의미로 사용하지 않는다면서 첫 단추가 잘못 꿰었다느니 하는 말은 궤변아닌가요?
여성징병제 논의에 대해서 여성도 국방의 의무를 진다며 오해라고 변명하는 국회의원식 화법이랑 다를게 없죠
교권의 의미를 교사들이 잘못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하셨는데
사회복지사들이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근무하면서 한국 복지학계의 학술적 의미나 아동 보호관점에서
아동학대 의견을 경찰수사 참고의견으로 제공하면서 아동보호전문기관의 학대의견으로 인해 검찰송치가 되었다는 걸 아십니까?
기존의 법제도를 잘 이용해서 교사를 보호하는 것도 중요한 방법 중의 하나지만 사회복지계에서 말하는 아동보호 관점의 아동학대를 수사과정에 그대로 인용하게 되면서 많은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초등과 중등 교사의 인식 차이가 큰 것 같습니다. 중고등학교는 기분중심 교육과정, 민원중심 교육과정 안 짜잖아요.
정말 그 많은 교사들이 무지해서, 아무것도 몰라서, 이용당했다고 생각하시나요???? 묘하게 논지가 이상하네요
‘처음부터 수용되기 어려운 요구였고, 오히려 아동의 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농후한 무리한 요구였다.’????? 지금 교사들이 몇이나 죽어나갔는데 교사로서 이런 소리를 하다니 소름끼칩니다. 정말 교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