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을바꾸는사람들

칼럼 검색
칼럼 모아보기
ERICK squareal Research & Innovation Center of Korea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아름다운 실패 – 성공에 집착하는 것이 아이들을 어떻게 해치는가

아름다운 실패 – 성공에 집착하는 것이 아이들을 어떻게 해치는가

저자 루시 클라크(Lucy Clark)
역자교육을바꾸는사람들, 이병렬
발행처 교육을바꾸는책
발행일 2019년 3월 27일
페이지 352 page
정가 16,000원
구매

책 소개

'SKY캐슬'이 된 학교와 억압의 피라미드가 된 교육의 비극적 현실을 공개하다!
학교에 부적응한 딸의 경험을 통해 교육체제 전반에 질문을 던지게 된 한 저널리스트의 진심 어린 보고서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불안해하고 뒤처지는 아이는 그저 부적응아일 뿐일까? 학교는 잘하는 아이는 적응하고 일부 아이는 적응하지 못하는 '원래 그런 곳'인가? 문제는 아이에게 있나? 학교는 아무 문제없을까? 왜 학교는 '모든 아이를 위한 곳'이 되면 안 되나? 아동기와 청소년기는 자아를 찾아야 할 시기이자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시절인데, 왜 우리 아이들은 경쟁사회로 나갈 훈련을 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그 시기를 암울하게 보내야 하나? 직장에서나 사회에서는 협력과 팀워크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왜 학교에서는 경쟁만을 강조하는가? 사회는 급변하고 과학, 산업, 경제와 문화 분야에서는 나날이 혁신이 일어나는데, 왜 현재의 교육은 지금의 학부모가 경험했던 과거의 교육과 크게 달라진 게 없을까?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딸의 경험을 통해 교육체제 전반에 질문을 던지게 된 엄마, 루시 클라크

"일이 잘 흘러갔다면 '학교란 원래 그렇지' 생각하고 일말의 의문도 품지 않았을 것이다."
호주의 유명 저널리스트이자 세 아이의 학부모이기도 한 루시 클라크는 학교 및 학생들의 실제 사례들과 개인적 일화, 호주와 전 세계 교육체제에 관한 방대한 조사, PISA(국제학업성취도평가) 책임자인 안드레아스 슐라이허(Andreas Schleicher)를 비롯해 교육개혁가 알피 콘(Alfie Kohn), 찰스 파델(Charles Fadel), 심리학자 레아 워터스(Lea Waters), 핀란드 교육가 파시 살베리(Pasi Sahlberg) 등 유수의 교육자 및 연구자들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저작을 인용하며 방대한 조사를 거친 내용을 쉬운 언어로 설명한다.

‘아름다운 실패’라는 제목이 역설하는 그 반어적 함의 속에 교육개혁의 방향이 이미 드러난다. 저자는 공교육체제에 적응하지 못한 딸의 학교생활을 통해 성공이라는 미명 하에 성적지상주의의 과도한 경쟁에 내몰리고 스트레스와 부담으로 병들어가는 아이들의 현실을 고발한다. 또한 교육 본래의 목적을 잃어버린 붕괴된 교육시스템을 학부모로서의 생생한 체험을 통해 또 언론인의 예리한 시각에서 신랄하게 비판하며 동시에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지, 진정한 성공은 과연 무엇인지 묻고 있다.

에세이에서 저널리즘까지 장르를 아우르는 깊이 있고도 생생하며 진솔한 글쓰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하되 단순한 책임 소재 찾기에 그치지 않고 유수의 전 세계 교육전문가들을 인용하며 심도 깊은 논의를 풀어가는 책. 2014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2만 6천 번이나 공유되며 시작된 책, 루시 클라크의 <아름다운 실패>는 학부모와 학생 자신, 학교현장의 교사는 물론 교육정책 및 행정을 담당하는 교육계의 오피니언 리더에게 필독서로 권할 만한 책이다.

저자 소개

저자 | 루시 클라크(Lucy Clark)
저널리스트이자 에디터로서 30여 년간 시드니, 런던, 뉴욕의 신문사와 잡지사에서 경력을 쌓았다. 최근까지 〈후플라(The Hoopla)〉라는 뉴스전문 웹사이트에서 에디터로서 문학비평 및 특집기사, 논평을 썼다. 현재 호주판 〈가디언(The Guardian)〉지의 수석에디터로 일하고 있다.

역자 | 교육을바꾸는사람들
‘정의롭고 공정한 교육 실현’이라는 비전 하에 설립된 비영리 공익단체(대표 이찬승)로서 새로운 공교육을 위한 청사진을 만들고, 뇌기반교육을 전파하며, 사회경제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여있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교육프로그램을 연구·개발·보급하고 있다.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은 본질에 충실한 교육, 모두가 성장하는 교육이 이 땅에 실현되도록 학생, 학부모, 교사, 학교, 국가를 돕는다.

역자 | 이병렬
시사영어사 월간지 『시사영어연구』 편집장, 안그라픽스 편집주간, 교육을바꾸는사람들 출판팀장을 거쳐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언론이란 무엇인가』 『위대한 탐험가들』 『투덜이의 심리학』 등이 있다.

목차

감사의 글 -------- 007
프롤로그 -------- 009

1장 학교교육 부적응아 -------- 015
2장 부모는 자녀의 행복만을 바란다 -------- 034
3장 우리 아이는 천재다 -------- 057
4장 어디로 갈 것인가? -------- 081
5장 교실 속 동아시아 코끼리 -------- 112
6장 압박 피라미드 -------- 135
7장 청소년이 죽어가고 있다 -------- 151
8장 세대 간에 박힌 쐐기 -------- 169
9장 교사의 입장을 이해해보자 -------- 199
10장 동심 파괴 -------- 219
11장 자녀의 학교는 부모가 다니던 시절의 학교가 아니다 -------- 237
12장 교육이란 무엇인가? -------- 262
13장 최고의 교육모델 -------- 280
14장 민주적 리더십 -------- 304
15장 내가 원하는 학교 -------- 322

에필로그 -------- 331
본문주석 -------- 334

책 속 한줄

p. 20
학교에서는 열여섯, 열일곱 살 아이들을 감동적인 말로 위로하려고 한다. 어떻게 하면 졸업시험에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지, 어떻게 하면 침착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알려주면서 대학입학 점수가 전부도 아니고 끝도 아니라고 위로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오래전부터 스트레스에 시달려왔다. 스트레스라는 악령은 딱 이 나이 때의 아이들만 짓누르는 게 아니라 아주 오래전부터 아이들 곁에 껌처럼 붙어다닌 것이다.

pp. 26-27
"선생님이 제게 말했어요. NAPLAN에서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하면 좋은 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좋은 학교에 진학하지 못하면 좋은 일자리를 얻지 못할 거라고요." NAPLAN 스트레스로 불면증에 시달렸던 9세 소년의 말이다. 고작 아홉 살 아이가 말이다! 교사들 역시 NAPLAN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다음은 동일한 보고서에 나오는 내용이다. "학생들이 NAPLAN을 치르기 전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교사가 90퍼센트나 되고, 학생들이 아프고, 울고, 밤에 잠을 못 잔다는 교사도 상당히 많다. 교사의 72퍼센트는 NAPLAN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p. 30
"호주에서는 아이들의 정신건강치료에 연간 100억 6천만 달러를 지출합니다. 이렇게나 아이들의 정신건강문제가 만연한 이유는 우리가 그 문제를 아이들 개인의 문제로 보고 아이들을 다그치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이건 네 문제야. 네가 분발해서 해결해야 해.'라고 말하면서요. 하지만 사실 그건 아이들의 문제가 아닙니다."

pp. 58-59
한 십대 아이가 열 살에 영재반에 선발되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누군가 교실 문 앞에서 말했어요. '영재반 어린이 여러분, 이제 밖으로 나오세요.' 그러면 영재반 아이들은 모두 일어나 다른 아이들을 남겨두고 밖으로 나갔어요. 전 그런 게 너무 싫었어요." 반에 남은 나머지 아이들에 대해서는 아무도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 다른 학생들을 제외하고 일부 아이들만을 지칭하는 영재라는 용어가 어떤 함의를 갖는지 전혀 고려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다가 그 다음 해에는 영재프로그램에 들어가지 못했어요. 전 한동안 영재반에 탈락한 것 때문에 너무 기분이 안 좋아서 제 자신을 혐오하게 되었어요. 정말 멍청한 짓이었죠."

pp. 63
조 볼러(Jo Boaler)는 능력별 편성반으로 나누는 것이, 낮은 수준의 흥미 없는 과제로 수많은 학생들의 학습의욕을 잃게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이 아이들 가운데 대부분은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지만, 능력이 없다는 말을 들은 경험은 학습과 학교에 부정적인 태도를 갖게 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 정책이 옳다고 믿습니다. 성취도가 높은 학생들을 성취도가 낮은 학생들과 분리해주기 때문입니다. 아이러니한 점은, 성취도가 높은 아이들이 통합반에 비해 우등반에서 더 좋은 성과를 보이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등반에 있는 것은 일부 학생들에게는 상당한 불안요인이 됩니다."

p. 122
한국 아이들에게 닥친 심리적 비용은 자살률 증가로 측정되고 있다. 한국 이외의 선진국에서는 자살률이 하락세 내지 안정세이지만 한국 십대들의 자살률은 지난 몇 년 동안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의 조사에서 한국 학생들의 반 이상은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고 세 명 중 한 명은 우울감을 느끼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0퍼센트 이상이 학업압박과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걱정이 많다고 대답했다.

pp. 156-157
"학교에 다시 가면 도대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어. 나는 M의 말이 맞다고 생각해. 우리 중 한 사람은 올해 무너질 거야. M은 괜찮을 거야. M은 정신과의사와 상담하고 있고 똑똑하니까. 나는 아무래도 올해를 견뎌내지 못할 것 같아... (중략) 고등학교에서 낙제했다고 자살한다는 건 정말로 어리석은 짓이라는 건 알아. 하지만 인생에서 실패할 게 확실하고 제발 살려달라고 외치고 싶은 마음만 굴뚝같은 채 하루하루를 보내게 될 게 불 보듯 뻔하니까. 죽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면 세상사가 아무 의미도 없게 돼.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 상담을 요청하면 정말 도움이 될까? 괜히 부모님의 돈만 날리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요는, 나는 도움을 요청할 수 없다는 거야. 내게 사회공포증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걸, 그리고 자살을 생각하고 있다는 걸 무슨 수로 설명할 수 있을까? 너무 무서워."

p. 168
나는 대만의 소피아가 했던 말을 떠올린다. 그녀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자신이 누구인지, 자기 생각이 무엇인지를 찾을 시간이 전혀 없다고 했다. 나는 클레어의 고통의 시간과 그녀의 그림 속 얼굴 없는 여인을 떠올린다. 나는 불안이 앗아가버린 내 딸의 십대시절과 탄탄한 자아관 없이 세상을 살아가게 될 수많은 십대들이 표현한 공허함을 떠올린다. 그 아이들은 그런 자기 정체성이 없이 어떻게 인생을 헤쳐나가게 될까?

pp. 196-197
그렇지만 내가 대화를 나눠본 한 교사는 '심리상담사 역할까지도 해야 되는' 현실에 화를 냈다. 학교의 정신건강프로그램 개발 논의에 달린 댓글에서도 이런 정서를 찾아볼 수 있었다. '호주 교사의 절반은 학생의 정신건강을 다룰 시간이 없다고 생각한다'는 설문결과를 보도한 기사에 달린 댓글도 마찬가지였다. "교장과 교사 6백 명을 대상으로 한 정신건강단체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조사대상자의 거의 100퍼센트가 정신건강을 학업성취도만큼 중요하다고 보고 있었다. 그러나 22퍼센트는 학생의 정신건강을 다루는 것이 자신의 책임이라고 여기지 않았으며 47퍼센트는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정도로 전념할 시간이 없다고 보고했다."

p. 214-215
"교사교육은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정상적인'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지, 대다수 아이들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것입니다. 통합교육이나 학습요구가 다른 '특수' 아이들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은 거의 없습니다. 처음 교직을 시작하면 교사는 어려움을 겪게 되고 특수교육 대상자는 말할 것도 없고, 학습부진아가 섞여있는 일반교실에서도 고전합니다. 교사들은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처할 시간이 없습니다." 교사들은 통합수업에 잘 따라오지 못하는 아이들을 다룰 수 있는 적절한 대응기술을 갖추지 못했다. 그로 인해 학습부진아들은 더 뒤처지게 되고 학습격차는 점점 더 벌어진다.

pp. 226-227
레아 워터스(Lea Waters) 교수는 일부 아이들을 망치는 학교가 '어른이 된 뒤의 삶에 대비할 수 있게 해주니 좋다.'라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데 동의한다. "아동과 청소년의 심리에 대해서 우리가 아는 바는 이것입니다. 이 시기는 아주 상처받기 쉬운 삶의 단계로, 인생을 사는 데 필요한 씁쓸한 교훈을 가르치기 위해서 아이들이 망가지도록 방치해도 되는 시기는 아니라는 겁니다. 아직 삶의 복잡성을 다룰 수 있는 지적인 힘이나 정서적 안정을 갖추지 못한 시기에 자칫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략) 아이들이 아직 내성을 갖추지 못한 시기에 부담을 주면 만성 스트레스만 일으킬 뿐입니다. 스트레스를 이길 수 있는 내성을 어떻게 키우는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씁쓸한 인생교훈을 주는 셈이죠."

pp. 325-326
어떤 학교는 돈이 너무 많아서 고민이고, 불과 몇백 미터 떨어진 학교는 색연필을 제공하거나 배관공사를 할 돈이 없어 허덕일 정도로 학교 간에 격차가 심하다면 이 격차는 사회에 반영되고 불평등을 더욱 고착시킬 것이다. 특권층 배경의 어린이들이 특권층 출신들만 다니는 학교에 들어간다면, 비슷한 배경의 사람들만 고용하거나 그 계층 사람들과만 함께 일하는 데 무엇이 잘못된 건지도 전혀 모르게 될 것이다. 남자아이가 남자아이들하고만, 그것도 5세에서 18세까지 특권층 사립학교에서만 교육을 받는다면 어떻게 될까? 그들이 재계를 장악하고, 자기들이 타고났다고 생각하는 권력을 추구하게 된다면, 이들이 무의식적으로 편하게 느끼는 사람들인 다른 특권층 남성들로만 사무실과 중역실을 채운다 해도 전혀 놀라울 게 없다.

편집자 리뷰

지금 교실 안의 모두는 불행하다!
실패하는 아이는 낙오하고, 성공하는 아이는 삶을 잃는 교육

『아름다운 실패(Beautiful Failures)』의 저자 루시 클라크는 '학교에서 실패하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성공하는 아이들조차도 불행하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저자가 만난 국립대만사범대학 학장 슈티안밍 교수의 딸 소피는 이렇게 말한다.

p.134
"선생님들은 자아 탐구나 관심사 탐색이나 자기 재능을 어떻게 찾는지에 대해선 절대로 가르쳐주지 않아요." 소피는 망설이며 말했다. "자기 삶에 어떻게 착륙해야 되는지도요.” 소피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아주 시적으로 표현했다. 공장을 닮은 교육체제에서 아이들은 자기를 부정하고, 자기 자신이 되거나 자신을 찾도록 장려받지 않는다. 그보다는 최고가 되기 위한 경주에 충분한 준비가 되었는지 점검을 거듭할 뿐이다. 그리고 정형화된 기대에 도달하기 위한 체크리스트를 채워야 한다는 압박감에 짓눌릴 것이다.

그러나 저자도 이어 지적했듯, 이는 단지 아시아계 사람들의 문제만은 아니다. 호주 역시 근래에 들어 사교육 시장이 연간 60억 달러(한화 약 5조 원) 규모로 커졌고, 미국 샌프란시스코 외곽 부촌의 엘리트고등학교들에서도 학생들의 연쇄 자살사건이 벌어지며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최근에는 스탠퍼드, 예일 등 미국 명문대에 자녀를 입학시키기 위해 미국 유명인사들이 입시 브로커들에게 청탁한 것이 들통난 대형 입시부정 스캔들이 터져 미국사회에 교육과 실력주의(meritocracy) 신화에 대한 논쟁을 일으키기도 했다. 몇 해 전 국내에 번역출간된 책 『번아웃 키즈(Burnout Kids)』(미하엘 슐테-마르크보르트, 문학동네, 2016)는 학업부담 때문에 '탈진 우울증'에 걸린 현대 독일의 아이들을 다뤘다. 실로 전 세계적인 문제인 셈이다.

한 사람의 재능과 성취가 단지 몇 개 주요과목의 시험점수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 알고 있지만 ‘학교는 원래 그런 곳’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놓이지 못해

호주판 「가디언(The Guardian)」에 기고하는 저널리스트이자 세 아이의 학부모이기도 한 저자 루시 클라크는 딸이 학업을 따라가지 못하고 불안을 호소하며 나중에는 등교거부 증상까지 보이자 그제야 학교교육의 체제를 제대로 들여다보게 된다.

"학교가 누구에게나 맞진 않지."라고 친구들은 나를 위로했고 나도 처음에는 이 말을 태평하게 받아들였다. 딸은 학교에서 실패한 첫 번째 케이스도, 마지막 케이스도 아닐 것이다. 학교에서 실패했다는 게 딸의 미래를 결정짓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 않은가? 세상에는 학교에는 잘 적응하지 못했지만 자신이 선택한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이들의 성공담이 넘친다.

pp. 10-11
학교가 모두에게 맞는 곳은 아니다. 그래, 어쩔 수 없지 않은가. 그런데…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나는 '어쩔 수 없다'는 이 말이 좀 더 주의 깊게 따져봐야 할 미심쩍은 생각에 대한 섣부른 항복처럼 보였다. 학교는 모두를 위한 곳이어야 하지 않을까? 왜 이렇게 많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소외감을 느끼고 잘못되었다고 느끼나? 압박감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망가지는 아이들이 왜 그렇게 많은가? 왜 어떤 아이들은 지루해하며 그저 기계적으로 학교를 오가는 것일까? 학교는 '모두'가 교육을 받는 곳이자 모든 아이들이 자신의 잠재력에 도달하는 곳이 되어야 하지 않나?

문제의 핵심은 '고부담시험(high-stakes exams)'으로 아이를 성적순으로 줄 세우고 아이의 미래를 재단하는 현실, 즉 '성공'에 대한 협소한 정의, 그리고 경쟁제일주의에 있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경쟁에 대한 치열한 논쟁에서 의견은 대체로 정반대로 갈린다. '필요하다' 또는 '해롭다'로 말이다. 중도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건강한 경쟁'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런 개념조차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p.89
건강하다는 것은 성격이 좋아서 온힘을 다해 상대방을 바닥에 깔아뭉개는 동안에도 웃고 있다는 뜻일까?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일까? 모두가 과정을 즐기기만 한다면 누가 이기든 점수가 어떻게 되든 중요하지 않다는 뜻일까? 그런 경우라면 애초에 경쟁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책을 집필하면서 저자가 깨달은 바는 이렇다. 첫째, 경쟁은 좋은 교육을 위한 필요조건이 아니다. 우리는 서로 경쟁하는 것이야말로 더 발전하는 길이라는 메시지를 이의 없이 받아들여왔다. 교육을 다른 아이를 밟고 올라서야 하는 경주로 본다면 경쟁이 교육의 근본이라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둘째, 나이가 아니라 단계가 기준이어야 한다. 학교는 일생 중 연령대로 묶여 동시에 움직이는 유일한 시기이다. 무작위로 반을 택해도 한 반에서 아이들 간에 최고 6년의 능력 편차가 나는 점을 고려하면, 아이들을 나이가 아닌 능력에 따라 묶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단계별 분류는 학교 내 괴롭힘 역시 줄여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셋째, 점수에 관한 이야기는 삼가라. 우리는 점수라는 숫자에 강박적으로 매여있다. 점수와 등수는 아이들이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체크할 수 있는 손쉬운 기준이다. 하지만 아이의 배움과 삶, 인성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들려주는 기준은 못 된다. 아이들에게 그 애가 A를 받을 것인지 B를 받을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신, 그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그들 각각이 어떤 식의 학습자인지에 관해 이야기하라.

넷째, 아이들이 자기 학습의 주인이 되게 해야 한다. 수업을 주도하는 것은 선생님이 아닌 학습자로서의 아이들 자신이어야 한다. 아이들이 학습을 주도하고 더 많이 참여하게 되면, 과목에 대한 호감도와 집중력 또한 높아진다.

다섯째, '성공'의 개념을 훨씬 포괄적인 무언가로 대체해야 한다. 학업성적은 아이들이 내는 성과 중 아주 작은 요소일 뿐이다. 아이들이 갖고 있는 창의성, 정서지능, 사회적 책임감 같은 비인지적 능력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그들이 스스로 똑똑하다고 느낄 수 있는 다른 방식을 찾아봐야 한다.

독자가 붕괴된 교육체제와 불안해하는 아이들, 번아웃에 처한 교사들의 상황에 절망하고 있을 때, 저자는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하고, 교육이 처한 문제의 현실적인 해법에 대해 아이디어를 내놓기 시작한다. 호주의 템플스토칼리지, 빅픽처프로그램, 핀란드의 교육제도가 우리가 본받을 수 있는 대표적인 역할모델이다. 저자는 자신이 극찬하는 체제와 동경하는 학교의 사례를 들고, 그럼으로써 학생들의 '성공'을 더 잘 측정하려면 어떻게 할 수 있을지, 어떤 식으로 교육을 재고할 수 있을지에 관해 숙고할 자료를 제공한다.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이전글 왜 세계는 IB에 주목하는가 – 국제바칼로레아의 모든 것 다음글 교실현장에서 가져온 개별화 수업 1 – 실천편(번역개정판)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