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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산만한 아이를 위한 사회성·감성 양육 – 부모가 힘이다!

#835 최서윤, 숙명여자대학교 교수 2022.11.30

필자는 상담심리 전문가로서 22년째 상담 현장에서 아이들과 부모들을 만나고 있다. 얼마 전 서울시아동복지센터에서 ‘산만한 아이가 ADHD1인가요?’의 주제로 부모교육 강의를 진행하였다. 강의를 의뢰한 담당자는 부모들이 코로나 때문에 아이들이 산만해져서 걱정이 크다고 하였다. 필자는 강의 주제를 듣자마자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목소리가 생생하게 담긴 광고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나도 모르게 빠져들어 광고를 보다가 문득 ‘그래, 조용한 아이들은 없지. 저렇게 놀아야 아이들이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소리를 지르며 신나게 놀이하고, 정신없이 움직이고, 친구와 함께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수퍼 힘(super power)을 발휘하기도 한다.

 

 

산만한 아이의 특성

 

부모교육을 강의하기 전 담당자에게 부모님들이 궁금해하시는 질문 내용을 미리 받아 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부모 마음이 다 그렇듯이 내 아이가 문제가 있는 것인지 아닌지 불안한 마음이 질문 내용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대체로 아래와 같은 질문들이 있었다.

 

“아이가 가만히 앉아 있지 않아서 담임 선생님이 수업하시기 힘들다고 하시는데, 우리 아이가 ADHD인가요?”
“갑자기 화를 내고, 충동 조절이 안 되는데 문제가 심각한 건가요?”
“너무 산만해요. 티비를 볼 때도 계속 움직이고, 친구하고 놀이할 때도 이것저것 놀고요. ADHD 증상이 맞나요?”
“친구들하고 못 노는 것 같아요”

 

아이를 키워본 부모라면 내 아이의 모든 행동 하나하나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되고, 혹여 선생님 눈에 안 좋게 보일까, 우리 아이에게 미운털이 박히는 것은 아닐까, 친구들 사이에 끼지 못하는 것일까 노심초사하며 걱정스러운 눈으로 아이를 바라보게 된다.

 

필자는 강의를 시작하면서 “아이들은 모두 다 산만합니다”로 첫 운을 떼었다. 그리고는 아이들의 산만한 행동의 구체적인 예를 들며 강의를 시작하였다. “특히나 연령이 어릴수록 집중력이 매우 짧지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몰입하다가도 새로운 자극이 등장하면 바로 관심을 보이면서 ‘어 뭐야?’ 하고요, 호기심이 충만하여 한 가지 놀이만 하기보다는 이것저것 어지르면서 놀이합니다. 티비에서 좋아하는 주인공이 나오면 어떻게 하나요? 아이들은 주인공의 행동을 따라 하느라 오버하며 과한 행동을 하지요. 게다가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참지 못하고 화를 내거나 뒤집어지는 행동을 보입니다. 길을 가다가 또는 놀이터에서 좋아하는 친구들을 만나면 어떤가요? 친구 만나서 반갑다고 자신이 개그맨이 된 것처럼 웃긴 행동을 하거나 함께 놀면서 수퍼 파워를 발휘하면서 친구따라 강남도 다녀오지요. 흥분상태가 되면 엄마가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하고 놀이에 빠져들게 됩니다.” 여기까지 얘기를 하자 부모님들의 얼굴에서 안도감이 보이면서 “맞아 맞아” 하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시고, 우리 아들 얘기하시는 줄 알았다며 웃음을 보이는 분도 보였다.

 

부모들의 마음은 다 같다. 내 아이라서 더 걱정되고, 내 아이라서 더 어려운 것이다.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진 후, 진지한 분위기에서 정상 발달에서 보이는 아이들의 산만한 행동과 ADHD의 특징을 자세하게 설명하였다. 부모님들 모두 귀를 쫑긋하고 집중하는 표정을 보니 마음 속으로 자신들의 아이와 비교하며 듣고 계시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산만한 아이와 ADHD의 차이

 

ADHD 특성을 보이는 아이들은 주의 집중이 어렵고, 멍하게 있을 때가 많으며,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지도 않는다. 놀이를 할 때도 주의력이 쉽게 흐트러지고, 지시를 따르는 일을 어려워한다. 부주의하여 실수가 많고, 주어진 과제를 끝까지 해내기 어려우며, 자신의 물건을 자주 잃어버린다. 발에 모터가 달린 것처럼 재빠르게 움직이면서 잠시도 가만히 있는 것이 어려워 꼼지락거리고, 차례를 지키기가 어렵고, 성급하며, 다른 친구들의 놀이를 방해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발달과정에서 산만한 행동을 보이는 아이들과 ADHD로 진단받은 아이들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바로 주변의 많은 자극들 중에서 나에게 중요한 정보에만 선택적인 주의를 할 수 있는가 없는가의 차이다. 아이들은 모두 산만해 보이지만 상황에 따라 중요한 지시가 주어졌을 때 자신이 하던 일을 멈추고 중요한 지시에 주의를 기울이며 관심을 가질 수 있다. 특히,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선생님의 지시가 주어졌을 때 잘 듣고, 기억하고 있다가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다. 간섭과제가 중간에 끼어들면 헷갈리다가도 방금 전에 자신이 하고 있던 일에 다시금 집중할 수 있다. 또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나 놀이에 빠져 있다가도 엄마가 밥 먹으라고 부르면 대답도 하고,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밥을 먹고 난 후 돌아와 마치지 못한 일에 집중하여 이어서 할 수 있다.

 

그러나 ADHD 아이들은 너무 많은 주변의 자극에 주의를 두어 정작 나에게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구분하기 어렵고, 지시가 주어졌을 때 기억하지 못하고 수행으로 연결시키기 어려워한다. 자신의 할 일을 멈추고 다른 일을 하게 되면, 조금 전에 했던 일로 되돌아가서 마무리 짓고 끝마치기 어렵다. 내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되돌려 생각해 보고 다시 연결지어 수행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학습과 일상생활에서 매우 중요하다.

 

필자는 ADHD의 인지적, 정서적, 행동적 특징을 차례대로 설명하고 난 후 부모님들께 다시 질문을 하였다. “우리 아이가 산만한 아이라서 ADHD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그저 주의집중이 아직은 어려운 산만해 보이는 아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절반 이상의 부모님들은 고개를 저으며 웃음을 보였고, 몇몇 분들은 그런 것 같다고 하였다. 부모들은 겉으로 드러난 아이들의 행동만 보고 판단하여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특징적인 발달과 개인차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 못한 부분들이 많다. 어른의 기준으로 아이를 보고 있기 때문에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을 잊고 있었다는 한 부모님의 말은 의미가 있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부모님들이 걱정하게 된 근원인 왜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산만하다는 평가를 받게 되었는가에 관한 중요한 질문이 남았다.

 

 

산만한 아이를 위한 사회성·감성 양육 그리고 교육

 

부모님들이 가진 걱정의 공통점은 아이가 산만해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친구를 사귀지 못할까 하는 마음이었다. 부모님들은 코로나를 보내면서 너무 집안에만 있어서 아이들의 사회성이 떨어졌고, 학교에 가지 못하고 실시간 수업만 해서 태도가 좋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부모님들이 이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도 충분히 그럴만하다. 계속되는 코로나의 여파로 학교에 가지 못하고, 밖에 나가 마음껏 뛰어놀지 못하고, 집 안에서 답답한 생활을 하다가 오랜만에 학교에 나가 친구들을 만났으니 그렇지 않아도 시끄럽고, 정신없고, 말 많고, 행동이 큰 아이들인데 오죽 신이 날까! 여기에서 우리는 코로나 시대가 남긴 중요한 문제인 양육의 방향을 다시금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의 힘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부모님의 양육만으로 아이를 잘 키워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아이가 소속된 사회적 장면(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의 교육자(교사)와 지역사회의 현장 전문가들이 부모와 함께 육아 문제에 관한 관심을 두고 한마음으로 협력해야 한다. 특히나 위드 코로나를 보내고 있는 전환점의 현 시점은 양육의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적절한 타이밍이 될 수 있다.

 

산만한 아이를 키우는 부모일수록 아이에 대한 걱정과 염려로 부모 자신감과 효능감이 낮을 수 있다. 산만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 아이 또한 자존감이 낮고, 소극적인 학교 생활을 하거나 오히려 공격적인 행동을 보일 수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부모가 아이의 산만한 행동과 발달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양육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나서 부모가 아이의 산만한 행동을 다룰 수 있도록 부모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공감과 문제 행동에 대처할 수 있는 긍정적 행동지원 기술을 교육하는 것이다.

 

 

부모를 위한 사회성·감성 교육의 방향

 

끝으로 부모를 위한 사회성·감성 교육의 방향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부모는 내 아이의 맞춤형 사회성·감성 양육 전문가가 될 수 있다. 이를 돕기 위해서는 교육 현장의 전문가들이 부모교육에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이미 많은 양육 관련 기관에서 부모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필자 또한 경기도 내 여러 지역의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부모교육을 강의하며 많은 부모님들과 마음을 나누고 있다. 부모교육 주제는 영유아 기질, 애착, 발달지연, 양육태도, 양육기술, 장애위험 및 경계선의 특성, 산만한 행동 등 다양하지만, 필자는 부모가 가정에서 아이와 나눌 수 있는 사회성·감성의 내용을 반드시 포함시켜 전달하고 있다.

 

부모의 공감 능력은 아이의 공감 능력을 좌우한다. 공감이라고 하여 단순하게 타인의 감정을 감정 단어로 말해주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진심으로 상대방의 감정을 느끼고 있음을 내 마음의 감정 단어로 다시 표현해 주는 것이다. 때문에 부모 자신의 마음 상태를 아이와 자연스럽게 나누는 상호작용이 필요하다. 자연스러운 대화가 이루어지는 분위기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잘 알아차리고 타인 앞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있게 표현할 수 있게 된다.

 

부모는 아이의 지지자이면서 한 팀이다. 부모와의 팀웍이 아이의 협력 능력과 타인을 배려하는 행동을 익히게 할 수 있다. 부모 둘의 뜻이 맞지 않는 때에 서로가 의견을 나누고 조율하는 과정을 보며 아이는 친구와의 갈등에서 문제해결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고, 부모가 함께 집안일을 하고 양육하는 모습을 보며 아이는 사회적 장면에서 리더가 되기도 하고, 협조자가 되기도 하며 타인과 도움을 주고받는 자연스러운 협동 능력을 키울 수 있게 된다.

 

부모가 가정에서 아이의 사회성·감성 역량을 키워줄 수 있는 양육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부모로서의 자신감과 효능감을 가질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부모들에게 아이의 발달 단계에 맞추어 가정에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양육 팁을 나누는 기회를 다양하게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교육 전문가들의 노력들이 쌓이게 된다면 위드 코로나 시기를 겪고 있는 모든 부모와 아이들이 어려움을 보다 잘 이겨나갈 수 있을 것이라 본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견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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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ADHD(Attention-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아동기에 많이 나타나는 장애로, 지속적으로 주의력이 부족하여 산만하고 과다활동, 충동성을 보임.
숙명여자대학교 교수 최서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상담교육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며, 사회정서교육의 현장 적용을 위한 연구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예비교원, 현직교사, 학부모 교육을 통해 학교 현장의 한국형 사회정서교육의 안착을 위해 힘쓰고 있다.

  • 이메일 : wejo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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