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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은 전 능률교육 대표 이찬승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교육개혁 연구와 실천운동을 하는 공익단체(NPO)입니다.

『학교교육 제4의 길(The Fourth Way) ①』을 읽고

#143 이찬승,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2015.05.20

[주요 내용]
• 『학교교육 제4의 길①』은 어떤 책인가?
• 제1·2·3의 길 출현과 시대적 배경
• 제3의 길의 실패
• 방해요인과 교육의 희망 찾기
• 학교교육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길 ‘제4의 길’
•『학교교육 제4의 길①』이 한국의 학교교육에 주는 시사점

 

 

『학교교육 제4의 길 ①』은 어떤 책인가?

 

이 책은 보스턴 칼리지 린치스쿨 사범대학의 교수인 Andy Hargreaves, Dennis Shirley가 2009년도에 쓴 교육개혁과 사회변화를 위한 방법론에 관한 책이다. 원제는 『The Fourth Way: The Inspiring Future for Educational Change』이고 이를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부설 ‘21세기교육연구소’가 번역해서 펴냈다. 한국의 교육개혁 담론이 너무 갇혀 있고, 성글며, 목소리만 높이는 경향이 있어서 늘 안타까웠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는 데 매우 실제적인 아이디어와 개혁의 원칙, 전략, 실행도구까지 소개하는 책이어서 이를 번역출판 하게 되었다. 이 책의 후속편인 『학교교육 제4의 길 ②』는 제4의 길을 향한 세계적 성공사례를 자세히 소개한다. 이 책의 저자는『The Fourth Way: The Inspiring Future for Educational Change』와 동일하며 원제는 『The Global Fourth Way: The Quest for Educational Excellence』다.

 

‘제4의 길’이란 21세기 학교교육이 나아갈 ‘새로운 변화의 길(new way)’을 말하며, 이 책은 아래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20세기 학교교육이 걸어온 ‘낡은 길(old way)’이 남긴 유산과 교훈은 무엇이고, 21세기 학교교육이 나아갈 ‘새로운 변화의 길(new way)’은 무엇인가?

 

아래 내용은 책에 나오는 일부 내용을 인용한 것이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대충 짐작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현재는 향후의 사회를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전환점이다. 제4의 길만이 모두가 참여하는 미래, 지속가능한 미래로 우리사회를 인도해 줄 것이다.”

 

“현대에 우리가 살펴보아야 할 것은 과거의 낡은 구호가 아니라 새롭고도 대담한 해결책이다.”

 

“현대의 교육문제를 해결해 내려면 새로운 길(new way)의 학교교육이 필요하다.”

 

“교육의 표준화는 개별 학교들을 큰 정부와 관료주의의 무게에 허덕이는 신세로 전락시켰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학교교육 제4의 길』은 세계 각국의 우수한 교육 시스템과 성공사례들에 관한 방대한 1차 연구 자료에 기반하고 있음을 밝힌다.”

 

“『학교교육 제4의 길』은 교육개혁과 사회변화를 위한 방법론이며, 건강한 사회와 건강한 교육을 안내하는 혁신과 감동, 지속가능성의 길이다. 또 인간과 사회가 지켜내야 할 고상한 가치를 높이 사는 새로운 시대정신이기도 하다.”

 

또, 저자들은 제1장에서 아래와 같은 말을 한다.

 

“우리가 우리의 경험 내부에 매몰되는 것을 방지해주는 소위 ‘바깥의 경험’에는 해외 사례뿐만 아니라 과거의 경험도 포함된다. 우리는 과거로부터 변화의 씨앗과 상(像), 그리고 구체적인 과제까지 끌어올 수 있어야 한다. 과거는 변화를 향한 열망을 낳았으며 미래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이미 결정지어 두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략) 과거의 경험이란 비판적인 태도, 반성적인 태도로 바라보아야 한다. 과거의 교육적 경험들을 분석적으로 바라보고 그것이 현재에 행사하고 있는 영향력을 비판적으로 통찰함으로써 과거의 경험에서 되살려야 할 요소와 버려야 할 요소를 명확히 분별해야 한다.”

 

이는 “우리가 만들어가고 싶은 미래의 그림을 정하려면 과거를 연구하라(Study the past if you would define the future).”는 공자의 말씀, “현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알아야 한다(You have to know the past to understand the present).”는 칼 사강의 금언, “과거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우리는 과오를 반복할 운명에 처한다(If we do not learn from the past, we are condemned to repeat it).”는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의 경고를 떠올리는 대목이다.

 

이 책은 세계 제2차 대전 이후 교육의 세계적 흐름을 제1‧2‧3의 길로 분류하고 이로부터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학교교육이 나아갈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이 책은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과거 교육개혁의 역사로부터 값진 교훈을 도출해내는 데도 탁월하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장은 아래와 같은 내용을 다룬다.

 

• 제1장 –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학교교육 부문에 나타난 3가지 변화의 길을 ‘제1·2·3의 길’이라 명명하고, 이로부터 교훈과 유산을 분석한다.
• 제2장 – 제3의 길의 실패요인으로 작용한 3가지 방해요인(distracters)을 도출한다.
• 제3장 – 제3의 길의 실패요인을 극복할 희망의 근거로 4가지 변혁의 지평선을 도출한다. 이는 학교교육이 새로운 길을 걸을 때 필요한 이정표로, 모두 세계의 대표적인 학교교육의 성공사례들에서 추출된 것들이다.
• 제4장 – 제3의 길의 실패요인과 이를 극복할 희망의 4가지 지평선으로부터 새로운 학교변화의 원칙을 도출하고, 새롭고 대담한 해결책인 제4의 길로 안내한다.

 

이 책은 학교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저자의 주관적 견해를 바탕으로 제시하지 않는다. 이 책의 장점이자 차별성은 수많은 성공사례의 분석을 통해 나아갈 새로운 길을 실증적으로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제4의 길의 성공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과 실행도구까지 제시하는 점이다.

 

이 책은 학교교육 개혁에 대한 과거 역사를 뒤돌아보고 매우 소중한 교훈을 얻는다. 바로 제1·2·3의 길에 대한 분석이 이 과정이다. 교육개혁의 실패의 원인분석도 탁월하다. 한국의 현 학교교육의 실패의 원인도 저자들이 분석한 외국의 실패의 원인과 일치한다. 이제까지의 많은 책들은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나면 그 실패의 원인 제거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연구에 대한 최근의 추세처럼 연구의 초점을 병리적 현상과 그것의 제거에 맞추지 않고, 대신 잘 작동되고 있는 것들에 대한 강점 기반 연구(appreciative inquiry)란 접근을 취했다. 저자들은 세계에서 학교교육을 가장 모범적으로 변화시킨 성공사례 4곳을 찾은 다음 성공의 요인분석을 통해 학교교육 성공을 위한 원칙까지 도출한다.

 

현재 한국의 학교교육 문제는 아무도 해결하고 있지 못하다. 다만 현장의 혁신 사례가 희망을 주기는 하지만 여전히 한계가 많다. 하지만 이 책은 한국의 학교교육을 살리기 위해서는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소중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제1·2·3의 길 출현과 시대적 배경

 

제1의 길(The First Way), 제2의 길(The Second Way), 제3의 길이란 도대체 어떤 길을 말하는 것일까? 이 용어는 영국의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가 쓴 제3의 길(The Third Way)에 나오는 것을 차용한 것이다. 사회의 변화의 길과 교육의 변화의 길이 똑같을 수는 없다. 큰 개념의 틀은 같지만 저자들은 제1‧2‧3의 길을 순전히 교육의 측면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 책의 서문에 나오는 설명을 그대로 인용하면 그 의미는 다음과 같다.

 

• 제1의 길(First Way)은 국가의 지원이 풍부하고 교사의 자율성이 넘치며 혁신이 일어나긴 하지만 교육의 내용, 방법, 질 등이 지역마다 들쭉날쭉 편차가 커서 균질성, 통일성이 부족했던 길이다.
• 제2의 길(Second Way)은 시장주의 경쟁이 강하게 도입되고 교육의 표준화를 추구하면서 교사가 자율성을 상실하게 된 길이다.
• 제3의 길(Third Way)은 시장주의의 장점과 국가의 풍부한 지원을 결합하고, 교사의 자율성과 책무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 했던 길이다.

 

한국의 학교교육은 현재 제2의 길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시장주의를 통한 교육개혁, 그리고 교육의 표준화의 폐해는 경쟁교육, 중앙정부의 과도한 통제, 교사의 자율성과 전문성 훼손, 교육의 본질 상실 등 광범위하다. 세계 주요국의 학교교육이 제1의 길에서 제2의 길을 거쳐 제3의 길을 시도하게 된 시대적 배경을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이 시대적 배경은 한국의 학교교육의 변화 방향 탐색에 큰 시사점을 준다.

 

▶ 제1의 길 (1945-1970대 중반)

• 국가의 풍부한 지원
• 교사의 자율성과 혁신
• 균질성 부족

 

저자들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지속되었던 기간의 교육을 제1의 길(The First Way)이라고 명명한다. 이 시기는 호주, 캐나다, 영국, 미국 등지에서 복지국가형 사회안전망이 구축되기 시작한 때다. 전쟁을 겪으면서 막대한 희생을 치른 만큼 이젠 자유와 기회를 누리고 싶었던 시기다. 미국에서는 린든 존슨 대통령의 ‘위대한 사회 정책’과 유아교육 분야의 헤드스타트 프로그램이 진행되던 시기이며 영국, 캐나다에서도 복지시스템 구축에 힘쓰던 시기다. 이 시대의 반항적이고 창조적인 정신이 공교육으로 유입되면서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시도들이 자유학교, 탈학교 운동, 학생 중심의 초등교육 등으로 나타난다. 이 시기 학교교육의 특징은 교사의 자율성(간섭부재)과 권위가 살아 있고, 교사의 재량도 컸던 점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여기저기 혁신도 활발히 일어났지만 이런 시도들이 교사 개인의 직관과 이념에 근거함으로써 교육의 내용, 수준, 방법이 들쭉날쭉할 수밖에 없었다. 즉 개혁의 일관성, 통일성, 균질성이 부족했다. 1973년 시작된 석유파동으로 전 세계가 경기침체에 빠지자 1970년대 중반에 이르러 제1의 길은 한계에 달한다. 급기야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 후반 사이에 사회적 흐름에 과도기가 찾아온다.

 

한국은 불행하게도 제1의 길의 시기를 겪지 못했다. 내용적으로는 일부 대안학교들이 제1의 길 상황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 과도기의 길 (1970대 중반-1980년대 후반)

 

미국의 로날드 레건 대통령과 마가렛 대처 수상은 복지국가에 투입되는 재원을 줄이고 시장원리를 도입하게 되며, 공공서비스의 민영화를 추진, 공급자간의 경쟁을 도입한다. 이런 시장주의적 압력은 교육에도 전해지게 되는데 미국에는 챠터스쿨, 마그넷스쿨 등의 운동이 시작되고, 개별화 학습, 맨토링 등이 등장한 것이 대표적인 예들이다. 이런 시장주의적 원리는 초기에는 국가 시스템에 새로운 에너지와 진취적 분위기를 불어넣을 수 있었다. 미국은 1981년 레건 정권 당시 백악관에서 위기의 국가(Nation at Risk)란 보고서를 발행하는데 이 보고서를 통해 공통 성취기준(standards)을 개발하고 큰 지지를 획득하게 된다.

 

공통 성취기준(standards)의 개발은 교육의 표준화(standardization)의 태동이다.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교육의 표준화가 학교교육을 지금처럼 시험중심 교육으로 몰고 갈지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교육의 표준화는 재앙의 길이기도 한 제2의 길의 잉태를 예고한다.

 

▶ 제2의 길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

• 시장주의 경쟁
• 교육의 표준화
• 교사의 자율성 상실

 

제1의 길의 교육이 상호연계성, 균질성 부족으로 인해 사회적 불안감이 커지고, 한정된 공공지출로 전 영역에서 재정 긴축을 요하는 경제상황이 도래하자 정치계, 학부모 층은 권위적 전통과 확실성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된다. 이런 상황은 세계 여러 나라들을 시장주의와 표준화의 길로 이끌게 된다.

 

교육영역에서 제2의 거센 물결은 1980년대 후반 영국의 잉글랜드, 북아일랜드, 웨일즈에서 가장 먼저 나타났으며 상세하게 규정된 국가교육과정의 출범이 그 신호탄이 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1990년대 초반 오세아니아 국가들에서도 이런 흐름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전 지구적 제2의 길 물결 속에서 세계 교육은 중앙집권화와 교육목표의 표준화로 뒤덮히게 되고 중앙정부의 성과표준화를 통한 목표달성의 강조는 각종 공공부문에서 발행한 결과들을 수치화하기 시작한다. 수치화는 필연적으로 중앙정부의 통제를 수반하게 되는데 그 당시 호주, 캐나다, 영국, 미국 등이 대표적인 국가들이었다. 이때 책무성 개념이 본격적으로 도입된다.

 

한편 시민은 소비자, 고객으로 불리기 시작하고 학부모들은 학교선택권을 얻게 되어 자유화 힘을 가지게 되지만 교사들은 사회의 심한 감시와 정부의 사전 규제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학부모들의 선택권이 늘어났지만 이를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은 부유층 학부모에 한정되었다.

 

초기 개혁 에너지와 진취적 기세가 꺾이자 시장의 다양성은 표준화와 획일화의 물살에 순식간에 압도당하고 만다. 미국에서는 주 차원의 고부담 학력평가가 매우 빠른 속도로 전파된다. 표준화된 성취기준은 제정하기도 쉽고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표준화의 흐름은 매우 빠른 속도로 타국에까지 전파되기 시작한다. 표준화된 성취기준의 도입은 행정 및 정책 분야에서는 탁월한 인정을 받았지만 교실 현장에서는 표준화된 성취기준은 분노와 저항의 대상이 되었다.

 

한편 영국에서는 1988년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을 도입하며 이로 인해 제2의 길 초반의 혁신적 에너지는 쇠락하기 시작한다. 1995년부터 표준학력평가가 4개의 학년에 순차적으로 도입되고 학교별 성적 순위가 주요 신문과 웹사이트에 공개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교육의 표준화의 폐해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다. 한국은 이 무렵 5.31 교육개혁안을 마련한다.

 

영국에서는 많은 교사들이 실망하여 교단을 떠난다. 교육의 표준화로 인해 상부에서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는데 온통 초점을 맞추어야 하자 교사들은 전문가로서의 판단의 여지와 자율성을 빼앗긴 것을 한탄했다.
제2의 길이 보건과 도시개발 같은 사회영역에서는 긍정적 영향을 끼친 면이 있지만 교육영역에서는 교원의 사기 저하와 수업 관련 교수자와 학습자의 유연성과 창의성의 상실로 큰 위기를 촉발시킨 셈이다. 이런 상황을 맞자 교원의 사기를 회복시키고 더 높은 수준의 창의적 교수학습법 개발을 독려하는 새로운 교육변화, 사회변화의 길이 필요하게 되었다.

 

▶ 제3의 길 (1990년대 초반-21세기 초반)

[그림 해설] 그림을 보면 정부가 여전히 사전에 설정한 교육의 성취목표를 하향식으로 제공은 하나 수평적 에너지의 강화를 큰 목표로 삼고 있다. 아래의 다양한 학습자료의 제공, 교사 전문성 향상을 위한 연구와 교사학습공동체 운영, 정부의 변함없는 지원이 조화를 이루는 것을 이상으로 하였다.

 

• 시장주의 장점
• 국가의 풍부한 지원
• 대중의 활발한 참여
• 교사의 자율성과 책무성의 균형 추구

 

제1의 길은 교사의 무한한 자율성 속에서 혁신은 활발했으나 교육의 내용, 질, 방법 등에 있어서 균질성이 부족했다. 한편 제2의 길은 하향식 규제, 시장주의 경쟁도입, 표준화로 인한 문제점이 심각해지자 이 두 가지 길의 장점을 결합한 제3의 길을 추구하려는 움직임이 1990년대 초반 강하게 나타난다. 이는 기든스가 관료주의의 제1의 길과 경쟁지상주의의 제2의 길을 넘어서 제3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하며 공공부문, 민간부분 및 비영리부분을 창조적으로 새롭게 조합해 사회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구조적 다원주의(structural pluralism)를 주장했던 시기다.

 

이 당시 신공공관리(New Public Management)란 사회정책 노선이 인기를 끄는데 이는 하향식의 장점과 상향식의 장점을 결합한 절충식으로서 개혁의 동력을 일반 대중과 전문가 집단에서 찾는다. 신공공관리는 정부가 구체적으로 목표를 세우고 관리‧감독을 강화한다. 이러한 변화는 나라마다 어떻게 나타났을까?

 

미국의 아동낙제방지법의 ‘연간적정(성적)향상도(Adequate Yearly Progress: AYP)’나 영국과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읽기능력 달성목표 부여 등이 제3의 길을 지향하고자하는 대표적인 변화의 예다.

 

영국에서의 제3의 길은 학업성취도 향상을 강조하는 하향식 시책이 강화되었고, 이로 인해 성적부진학교에 대한 명단 공개 등의 시장주의 요소는 제2의 길보다도 강고했다. 하지만 교사의 행정업무 경감을 위한 노력, ‘미래를 위한 학교 건립’ 계획, 빈곤층 아동 대상 조기개입 프로그램인 ‘Sure Start’는 큰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한편 캐나다의 온타리오 주 정부는 2003년 맥귄티 주지사가 취임하면서 교육개혁분야 세계적 전문가인 마이클 플런을 영입해 새로운 교육정책 노선 도입을 본격화하였다. 그 결과 평가를 통해 교육의 책무성을 강하게 관리하던 기존 노선에 교사의 역량을 강화하고 적극 지원하는 새로운 정책 노선이 결합되었다. 그 결과 학교 네트워크를 타고 성공 사례들이 전파되기 시작했다. 상향식 변화와 하향식 변화, 수평적 변화를 적절하게 조합한 온타리오 주의 학교교육 시스템은 제3의 길 노선으로서 완성도가 매우 높은 본보기로 인정받고 있다.

 

제3의 길에 대한 각국의 시도는 어느 정도 성공했을까? 대부분의 나라들은 제3의 길의 이상에 도달하지 못하고 실패한다. 영국과 미국이 대표적인 예다. 하향식 사전규제와 표준화의 단점을 극복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제3의 길’은 학교교육에 있어서 적절한 정부 리더십과 시장주의의 혁신성이란 장점을 잘 살리고자 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제3의 길’ 노선의 정책들은 원래의 이상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다. 학생을 소외시키고, 교실에선 불공정한 일들이 일어나고, 교육자들을 교묘히 조종하고, 대중을 기만하게 된 것이다.

 

한국의 경우는 어떤가? 한국은 하향식 사전규제와 표준화의 단점이 가장 심한 나라에 속한다. 제3의 길 근처도 가지 못한 것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가 지금 얼마나 잘못된 길을 걷고 있으며 새로운 길은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교육부 관료들뿐만이 아니라 모든 교육감, 학교리더들이 함께 읽고 한국의 학교교육을 살리는 새 길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제3의 길의 실패

 

미국과 영국 그리고 그 외의 나라들 누구나 가고 싶은 길의 하나인 제3의 길을 걷기가 왜 그렇게 어려운 것일까? 바로 이 책의 진가의 하나는 저자들이 제3의 길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장애요인을 잘 찾아내고 분석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이 방해요인을 영어로 distracters(집중을 방해하는 것)라고 부른다. 저자들은 대표적인 방해요인으로 다음 3가지를 든다.

 

• 중앙집권적 통제의 길(the Path of Autocracy)
• 데이터와 통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기술주의의 길(the Path of Technocracy)
• 비뚤어진 열정의 길(the Path of Effervescence)

 

제3의 길의 실패는 우선 정부가 제2의 길에서 발휘하던 통제의 고삐를 늦추어야 하나 정부는 한번 갖게 된 통제력을 늦추거나 포기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 최근 한국의 중앙정부와 광역교육지자체장 간의 갈등을 보더라도 이는 분명하다. 정부의 강한 통제 속에서 제3의 길이 지향하려고 했던 꿈은 이루어지지 못한다. 한국이 일제고사를 표집평가에서 전집평가로 바꾼 것도 제2의 길의 장점을 취하고자 한 것이지만 단점이 더 크다는 사실이 각국의 사례에서 속속 증명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한국의 중앙정부는 제2의 길의 패러다임을 고집하고 있다. 바로 정부의 이런 태도가 제3의 길로 나아가는 대표적인 방해요인이고 실패요인으로 보는 것이다.

 

두 번째 방해요인인 기술주의의 단점은 무엇인가? 두 번째 방해요인인 기술주의의 길은 교육의 영역에서 응당 사회적 책임으로 공유되어야 하는 불평등 문제와 사회정의 문제 같은 도덕적 이슈들을 기술적 수치화의 문제로 환원시키는 문제점이 있다. 여기서 데이터란 표준화 시험 점수를 말한다. 정부가 표준화 시험 성적의 결과로 강하게 책무성을 관리하게 되면 학교와 교사들은 모든 교육적 노력을 표준화 시험 성적향상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교육불평등과 성취도 격차의 근본적인 원인은 외면하게 만든다. 이런 과정을 통해 교육의 모든 책임은 학교에 전가되고 학교가 이를 잘 개선하지 못하게 되자 정부는 이를 개입과 통제를 지속시키는 명분으로 삼는다. 데이터를 근거로 교육을 관리하는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데이터는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전문적 토론을 촉진하고, 진전도를 확인시켜주고 책임을 지울 수 있게 하고, 우리의 약점을 직시하게 한다. 그래서 한국의 정부도 일제고사를 전수평가 방식으로 실시하고자 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을 비롯해서 어떤 나라도 데이터에 기반한 기술주의가 의도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미국에서 개최된 세계적 교육학회 AERA에서도 교육의 표준화 이후 불평등과 격차의 증가라는 폐해를 여러 나라가 한 자리서 발표를 했다. 이렇게 기술주의는 실제로는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학교와 지역사회의 실제 삶에서 일어나는 지극히 인간적이고 소소한 딜레마들은 기술관료들의 레이더망에는 전혀 잡히지 않는다. 기술주의의 길에서 데이터라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기보다는 다소 협소하고 단순하게 정의되며 조작이 가능하다는 맹점을 지닌다. 그런데도 데이터는 신뢰받지만 교사의 판단은 신뢰받지 못한다.”

 

기술주의의 길이 초래하는 문제점은 판단을 호도하는 데이터, 데이터 해석의 오류, 데이터의 오용 등과 관련이 깊다. 한국의 경우만 봐도 그 문제점은 명확하다. 표준화 시험 성적으로 책무성 관리를 강하게 한 결과 어떻게 되었는가? 교육의 본질은 사라졌다. 오직 성적에만 매달리게 했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관계를 적대적으로 만들었다. 기초학습부진률을 낮추기 위해 부정도 서슴치 않게 만든다. 과도한 기술주의는 이렇게 교육자를 부패하게 만들기도 한다. 기술주의 폐해에 대한 한국의 대표적인 예를 또 하나 들면 사교육비 감소에 관한 데이터 지상주의가 될 것이다. 사교육문제를 수치의 증감으로 지나치게 얘기하면 사교육 의존도를 높이는 근본적인 원인에는 눈이 멀어지고 선행학습금지법이나 EBS연계와 같은 대증요법이란 현재주의에 매달리게 만든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세 번째 방해요인인 ‘비뚤어진 열정의 길’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비뚤어진 열정의 길은 학교교육의 주요 목적이 마치 성적향상이기라도 한 듯이 성적향상에 보람을 느끼고, 대학진학이 교육의 주목적인 듯이 대입진학률이 높아졌을 때 잔치를 벌이고 시상을 하는 등의 행위를 두고 하는 말이다. 지구가 생태적 위기에 처해 있고 세상 너무나 많은 곳이 불안전한 이때 교육자들이 아이들의 시험성적이나 올리는데 매달리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상에서 살펴본 개혁의 방해요인은 한국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분석이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방해요인이 이보다 훨씬 더 많다. 대입시, 일제고사, 학부모들의 교육열, 서열화된 대학 등도 대표적인 방해요인이다.

 

저자들이 소개한 세 가지 방해요인들이 초래하는 문제점은 한 가지로 귀착된다. 그것은 ‘중독적일 만큼의 현재 본위의 문화’를 만들어 낸다는 점이다. 현재주의는 사람들이 현재 속에서 또 현재만을 위해 살아가도록 만듦으로써, 세 가지 방해 요인은 사람들이 함께 상상하며 만들어가는 미래를 없애고, 모두가 공유해야 할 중요한 과거 역사를 지워버린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방해요인과 교육의 희망 찾기

 

한국의 경우 학교교육은 수많은 장애요인(distracters)에 둘러싸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학교교육의 희망은 있는 것일까? 바로 이 책이 이 질문에 희망적인 새로운 접근법을 알려준다. 수많은 방해요인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희망의 새 길을 찾고 이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바로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자 차별성이다. 이 책은 새로운 길로 나아가고자 할 때 희망의 이정표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교육개혁에 희망이 될 수 있는 대표적 성공사례를 찾아 나선다. 그 결과 희망의 이정표이자 지평선 4가지를 소개한다. 세계에서 교육개혁의 능력이 탁월한 나라 핀란드의 성공사례, 영국의 ‘성취도 향상, 학습의 변혁(RATL)’이라는 학교개선 네트워크의 성공사례, 미국의 지역사회 조직화 운동(community organizing)의 성공사례, 영국에서 실업률, 빈곤률이 가장 높은 학군의 하나였던 타워 햄릿(Tower Hamlets)을 회생시킨 변화사례를 들고 이들 사례들로부터 교육개혁의 성공의 원칙들을 찾아낸다. 만약 저자들이 전통적인 접근대로 방해요인의 제거에만 매달리려고 한다면 어떤 결과를 맞게 되었을까?

 

한국이라면 교육개혁의 일관성,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 국가교육위원회를 만들자, 경쟁을 줄이기 위해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를 만들자 등이 교육개혁 담론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실현가능성을 떠나 과연 그런 접근이 교육개혁의 최우선순위의 과제일까란 질문을 던져 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은 문제해결의 관점을 180도 달리하고 있다. 방해요인을 직접 제거하는 접근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강점 기반 연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이는 교육문제 해결에 있어서 전 세계적 새로운 추세이기도 하다. 기존의 것과 매우 다른 접근이다. 오히려 성공사례를 발견하고 살펴, 강점을 키우고 확산시키는 방법을 택한다. 그리고 수직적 변화(vertical change)에 매달리기보다는 대중의 참여를 통한 수평적 에너지를 키워 수평적 변화(lateral change)를 추구한다.

 

바로 이 부분이다. 한국의 학교교육의 개혁도 이런 방향에서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정책이란 전문가 집단의 공개적 찬성이나 반대만으로는 거의 변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한다. 교육의 변화는 연대와 여론의 힘을 키울 때만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지역사회가 변화에 개입하고 참여하는 것은 민주주의 실현의 핵심요소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역사회나 공공네트워크 전체가 힘을 합치고 학부모들까지 공공서비스의 수혜자 이상의 존재가 될 수 있을 때 교육개혁의 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넘을 수 있다. 대중들의 공동행동과 적극적 참여를 이끌어 내는 방법으로서 지역사회조직화 운동은 필수적이다. 여기에는 지역사회 구성원들 간의 신뢰를 키우는 일, 학교를 살아있는 민주주의 실천장으로 만드는 일, 기업의 교육에 대한 지원 책임 등도 포함된다.

 

한국의 경우 당장 이런 접근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수평적 에너지를 키워 수평적 변화를 추구하는 방향은 놓치지 말아야 할 지점이다. 이미 한국에도 유사한 성공사례들이 있을 것이다. 빌게이츠 재단이 그렇게 하듯이 한국의 유수기업들도 기업의 교육적 책임의 수행차원에서 또 진정한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수평적 에너지 강화와 수평적 변화 운동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중앙정부 역시 이런 변혁을 방해하지 말고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이런 환경이 조성될 때 학교교육은 진정한 제4의 길을 향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학교교육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길 ‘제4의 길’

위 그림의 내용과 앞서 저자들이 주목한 새로운 길의 이정표인 4가지 지평선을 통해 제4의 길이 어떤 길일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저자들은 교육개혁의 새로운 길이자 희망인 4가지 성공사례에서 제4의 길의 원칙과 전략을 도출한다. 교육적 사명과 열정으로 무장한 교육자, 참여하는 대중, 큰 방향의 안내는 하지만 통제는 하지 않고 지원 중심의 정부, 이 삼자가 공공선을 함께 추구하기 위해 수평적 파트너십을 통해 활발하게 상호작용할 때 제4의 길은 열릴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교육의 목적에 대해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저자들은 서문에서 “열심히 공부하도록 유도하는 일을 다른 소중한 가치들보다 우위에 놓을 수 있는 것인가?”란 질문을 던진 바 있다. 교육은 우리 안에 있는 최고의 것을 발견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 희생하며, 우리 자신을 넘어선 보다 큰 선을 추구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의 결론 부분의 주요 내용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제4의 길은 더 이상 협소한 학습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도록 학교를 중앙집권적으로 통제하려 하지 않는다. 반대로 개선을 향한 민주적이고 전문적인 길이다. (245쪽)”

 

“제4의 길에서는 탄력 있는 사회 민주주의(social democracy)체제의 장점을 살려 사회 통합을 이끄는 비전을 제시한다. 이 일은 국가 및 지역의 용기 있는 리더십을 통해 이루어지며, 이들은 교직으로 인재를 모으고 교직원에게 공적 지위를 부여한다. 또한 이 일에는 학부모와 시민사회 및 기업이 적극적인 파트너로 참여하며 이들 모두가 다음 세대의 교육에 대해 공동의 책임을 진다. 제4의 길은 교육자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지만, 교육격차 해소와 사회정의 실현에 대한 책임을 교육자에게만 지우지 않는다. 이 사회적 책임은 튼실한 공공 의료 서비스, 주택 제도, 사회복지 부문이 함께 공유한다.(244쪽)”

 

“이 모든 개혁 노력 가운데 학생은 단순히 변화의 대상으로만 머무르지 않는다. 제4의 길에서 학생은 자신의 성장과정에 대해 주체적인 목소리를 내는, 활발하고 적극적인 변화의 동반자이다.(247쪽)”

 

“제4의 길이 추구하는 학교교육의 방법론은 심도 있고 수준 높은 학습, 전문인의 자질 향상과 연대와 참여, 건강한 지역사회 개발, 공공 민주주의 등이다.(248쪽)”

 

“제4의 길에도 목표(standards)가 있고 거기에는 공공적 목표, 인류사회적 목표, 경제목표등이 포함되지만 더 이상 교육목표의 표준화(standardization)는 없을 것이다. 제4의 길에 도달성 목표(targets)가존재할 것이지만 더욱 대담한 목표가 될 것이다. 헌신적인 전문가 교사들이 함께 목표를 세울 것이기 때문이다. 고된 노력과 끈기가 필요할 것이지만 무의미하지 않을 것이다. 교직에 대한 더 큰 지원이 있을 것이지만 그것이 무조건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책임감은 우리의 양심이 될 것이다. 그리고 학교는 미래 번영을 위한 배움과 관대함, 인류애의 보고가 될 것이다.(250쪽)”

 

“제4의 길의 목적은 우리의 가장 소중한 가치들을 강화하고 활성화시킬 학교를 만들어, 이를 통해 사회를 회생시키는 것이다. 이제 때가 됐다. 고삐 풀린 시장과 불합리한 탐욕의 시대는 길 저편으로 사라지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다시 한 번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을 넘어서는 비전을 보기 시작했다. 이제 우리도 여기에 동참할 때다.
역사상 가장 중대한 전환기에 직면하여 우리는 우리가 어떠한 입장에 서 있는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우리의 곁에는 수월한 기회주의의 길이 늘 있다. 정부의 정책을 통제에 따라 고분고분히 전달하고 집행하는 길에는 결코 서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다소 현기증이 나더라도 탁월한 전문성과 공공 민주주의의 고도에 도달하는 길을 택해야 한다. 이 도전의 길이야말로 우리를 산의 정상으로 인도할 것이다. 그곳에서 우리는 학생들의 지적 우수성과 인격 형성, 그 결과인 높은 수준의 진정한 성과를 만나게 될 것이다.(250-251쪽)”

 

 

『학교교육 제4의 길』이 한국 교육에 주는 시사점

 

이제 ‘제4의 길’이 구체적으로 어떤 길인지 궁금증이 조금은 풀렸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제4의 길의 실현이 한국에서 가능할까?’ 가능하다면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일까?’와 같은 의문이 남는다. 이에 대해서는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자세히 설명한다. 제4의 길을 성공시킬 조건과 변화의 원칙, 실행도구들에 대한 설명으로 한국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이는 한국의 학교교육 개혁에 새로운 접근과 상상거리가 될 것이다.

 

‘한국교육이 단계적으로 진화를 한다면 우선 제3의 길을 지향해야 하는 것 아닌가?’와 같은 질문을 던져볼 수도 있겠다. 이는 매우 흥미로운 토론주제다. 이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의 견해를 듣고 함께 생각을 나누는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댓글을 통해서라도 독자 여러분들의 고견을 접하고 싶다. 아래 인용으로 본 『학교교육 제4의 길』 독후감 칼럼을 마무리 짓는다.

 

“우리는 지금 역사의 전환점에 서 있다. 낡은 길은 더 이상 우리에게 쓸모가 없고, 오히려 우리의 여정을 심각하게 방해하는 요인이 되었다. 우리는 전 지구적 상호 연관성이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으로 더욱 증대하는 세계에 살고 있다. 통제되지 않은 시장은 우리를 탐욕과 변덕의 노예로 전락시켰다. 표준화 작업은 우리가 다양성을 이해하고 그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약화시켰다.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혁신성과 창조성의 필요성은 점점 더 증가하며, 결코 감소하지 않는다. 우리는 국내외 이웃과의 상호작용과 상호의존을 더욱 필요로 할 것이며, 홀로 잘살 수 있다고 오만하게 주장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 우리의 세계관을 수정하고 세계 속의 우리 자신을 재발견해야 할 때이다. 이것이 제4의 길의 시대적 요청이다.(248쪽)”

 

“물론 제4의 길이 만병통치약도 아니고 모든 문제의 해결을 약속하는 것도 아니다. 제4의 길에도 많은 갈등이 있을 것이고 이는 간단한 해법이 아닌 치밀한 판단을 필요로 할 것이다. 제4의 길은 교사와 학생, 고위급 정책입안자와 풀뿌리 지역사회 운동가까지,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과제를 지우고 있다.(249쪽)”

 

“세계 역사의 중요한 전환점에서 점진적인 변화가 아닌 대담하고 급진적인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 하지만 과거 역사의 모든 전통과 가치까지 폐기해서는 안 된다.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하는 가운데 우리는 위로부터의 방향 제시를 분명하게 하는 방법, 그리고 알맞은 때에 내려놓는 방법에 대해서도 배워야 할 것이다.”(250쪽)”

 

이 책은 매우 정교한 틀로 써진 것이어서 두세 번 반복해서 읽어야 책의 진가를 음미하고 값진 시사점까지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좀 더 생생하고 구체적인 사례들과 저자들의 이야기는 이 책을 직접 읽으면서 접하시기 바란다. 그리고 학교교육의 세계의 성공사례와 변화의 원리, 그리고 그런 성공적인 변화가 주는 교훈과 시사점을 자세하게 다룬 『학교교육 제4의 길②』도 나왔다. 제1권이 이론편이라면 제3권은 성공사례와 변화 원리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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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이찬승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짧은 직장 생활을 경험한 후 지금의 능률교육(NE능률)을 창립하여 30년을 경영하면서 영어교과서와 참고서 등 다양한 저술활동을 했다. 2009년 회사를 매각하고,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이란 비영리 공익단체를 설립하여, 현재 이 단체 대표직을 맡고 있다. 국가 교육시스템 재 디자인과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동, 청소년들도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개혁에 특히 관심이 많다. 수업혁신과 교육격차 완화를 위해 학습과학의 연구와 전파, 그리고 교원 연수에도 힘쓰고 있다.

  • 이메일 : eduinnovator@21erick.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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