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이 어려운 학생을 위한 집중적인 개별화 교수체계 – 데이터 기반 개별화를 중심으로 –

by gyobasaNPO | 2022-10-0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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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마다 반복되는 실망

 

매년 3월에는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확인하기 위해 진단평가가 진행된다. 현행 기초학력 진단-보정시스템에 따라 3월에 이전 학년의 성취 정도를 진단하여 학습지원 대상학생을 선정한다. 선정된 학생에게는 틀린 문항별로 보정자료가 제공되고, 3개월에 한 번씩 향상도 검사를 실시한다. 하지만 진단-보정시스템을 운영함에도 불구하고 학습지원 대상학생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고 있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한 교육부 발표 자료에 의하면 2017년 이후 2021년까지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 모두 국어, 수학, 영어 교과에서 기초학력 부진학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많게는 2배 이상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OECD가 주관하는 PISA평가 결과 6수준 중 하위 성취수준에 해당하는 1수준 이하 학생은 2000년대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특히 2018년 평가 결과 국어의 경우 15.1%, 수학의 경우 15.0%의 학생들이 1수준 이하의 성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3월마다 치러지는 국내 진단평가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작년에 기초학력 부진이었던 학생은 이번 해에도 동일하게 기초학력 부진이 되었다. 그런데 진단-보정시스템은 매해 초기화되어 학습지원 대상학생의 이전 학년도 자료를 연계할 수 없어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교과 부진이 아닌 기초학습능력(3R’s)이 어려운 학생에게 기초학습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문항(탄탄, 쑥쑥 등)을 제공하고는 있지만, 개별적 교수학습을 위한 세부적인 향상도 검사는 별도로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렇게 어려움이 큰 학생일지라도 어쩔 수 없이 해당 학년에서 제공하는 일괄적인 향상도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가장 어려운 학생에게는? 집중교수!

 

기초학력 지원을 위해 중재반응모델(RTI)이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왔다. 중재반응모델(RTI)은 효과적인 중재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에 따라 Tier1,2,3으로 나누어 점차 더 집중적이고, 개별화된 지원을 하는 것이다. 교사들이 학급에서 교육과정에 따라 중재하는 것이 Tier1이라면 이에 반응하지 않는 15~20% 학생을 Tier2로서 이들에겐 소그룹 형태로 근거기반의 중재를 지원한다. 이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Tier3로서의 개별화된 지원이 필요한지 판단하게 되며, 이들 소수의 학생들에겐 집중적인 교수를 하게 된다. 이는 교육부에서 제공하는 3단계 안전망 체계와 닮아있다. 하지만 3단계 안전망 체계는 교실 내 지원, 학교 내 지원, 학교 밖 지원으로 장소 개념으로 나타내었으므로 중재반응모델과 일치한다고 보긴 어렵다. 특히 가장 큰 어려움이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 밖 지원은 학습종합클리닉센터에서 담당하는데, 직접적인 학습지원이 아니라 상담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임종헌, 유경훈, 2017). Tier3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가장 집중적이고, 개별화된 교수가 필요하며 학생에게 적절하고 체계적인 교수 수정이 필요하다(Fuchs, Fuchs, & Vaughn, 2014). 가장 어려운 학생에게는 집중교수가 필요한 것이다. 신재현(2019)은 집중교수(intensive intervention)를 증거기반 개별화교수라고 정의하였으며, 특정한 교수방법이라기보다는 교수방법을 선정-투입-평가-수정-재평가하는 체계라고 하였다.

 

 

체계적인 진단과 맞춤형 교수 체계: 데이터 기반 개별화(DBI)

 

데이터 기반 개별화(Data-Based Individualization: DBI)는 Tier3 학생에게 집중교수를 실현하기 위한 검증된 개별화 교수 방법이다((Fuchs, Fuchs & Waughn, 2014). 미네소타대학교와 미주리대학교의 연구진들은 DBI와 관련된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그림 1>과 같은 체계적인 8가지 절차를 만들었다(정평강, 신재현, McMaster, 2016).

 

<그림 1> DBI의 8단계 절차

• 1단계: 학생의 현재 수행수준 확인하기

 

읽기, 쓰기, 셈하기 영역별 검사 도구를 사용하여 학생의 현재 수행수준을 확인한다. 이때, 주로 교육과정중심측정(curriculum-based measures: CBM) 또는 준거참조 교육과정중심측정(criterion-referenced curriculum-based assessment: CR-CBA)이라는 검사 도구를 사용한다. CBM은 읽기, 쓰기, 수학 영역에 대한 학생들의 수준을 쉽고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고, 신뢰롭고 타당한 결과를 나타내므로 널리 사용되는 검사도구이다. CBM을 사용할 경우, 3번 실시한 후 중간값(median)을 선택한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3학년 찬찬이가 쓰기에 대한 집중지도가 필요하다면, 쓰기 CBM 검사를 실시한다. 쓰기 검사를 3번 실시한 결과가 6, 15, 9점 일 경우, 중간값인 9점이 학생의 현재 수행수준이 된다. 학생의 현재 수행수준을 <그림 2>과 같이 그래프에 표시한다.

 

<그림 2> 현행 수준 확인

• 2단계: 학생의 장기목표 정하기

 

학생이 한 학기 또는 일 년 동안 성취하기를 기대하는 장기목표를 정한다. 퍼센타일별 학생들의 평균 성취정도를 나타내는 벤치마크(benchmarks) 정보가 있을 경우 벤치마크 정보를 사용하고, 그렇지 않다면 학생들의 평균성장 속도(rate of improvement) 정보를 사용한다. 두 가지 정보 모두 없다면, 개별 학생의 성취도와 성장속도 정보를 사용한다.

 

1) 벤치마크 정보를 사용하여 장기목표를 정하는 방법
벤치마크는 학생의 수행 수준을 나타내는 정보로, 해당되는 퍼센타일에 위치한 학생들의 평균 수행 수준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아래 그림을 보면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가을, 겨울에 보여주는 평균 수행 수준을 알 수 있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가을-이야기글-가형] 검사결과가 6점이었다면, 학생은 1~10%ile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학생을 가을~겨울까지 중재한 뒤 학생이 10%ile까지 성장할 것을 장기목표로 정한다면, 겨울에는 이야기글 33점을 얻는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2) 학생들의 평균 성장속도 정보를 사용하여 장기목표를 정하는 방법
비슷한 수준인 학생들의 주별 평균 성장속도를 나타내는 임상적 정보가 있다면 해당 정보를 사용하고, 그렇지 않다면 문헌에서 보고하고 있는 평균 성장속도 정보를 사용한다. 이를 공식으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

장기목표 = 현재 수행 수준 + (주별 평균 성장 속도 * 교수를 제공하는 총 주 수)

 

예를 들어, 찬찬이에게 1학기 동안 쓰기 중재를 제공할 계획이고, 1학기가 총 22주이다. 찬찬이의 현재 수행수준은 9점이었고, 평균 성장속도는 0.5, 교수를 제공하는 총 주의 수는 22이다. 따라서 장기목표 = 9 + (0.5 * 22) = 20이 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장기목표를 정했다면, 아래 <그림 3>과 같이 장기목표를 그래프에 그린 후, 현재 수행수준과 장기목표를 연결한다. 이 선을 “목표선(goal line)”이라고 한다.

 

<그림 3> 장기목표 설정

• 3~4단계: 연구기반 교수 중재 및 진전도 측정

 

학생의 현행수준에 적절한 내용을 연구 기반의 교수방법으로 지도한다. 이때 1주에 1회 혹은 2주에 1회 정도 CBM 검사도구를 활용하여 학생의 성장 정도를 점검한다. 이후 4~8번 정도의 진전도 점검을 한 뒤에는 경향선을 그려본다.

 

<그림 4> 중재 및 진전도 점검

• 5단계: 교수적 의사결정

 

이 단계에서는 지금까지 모인 학생의 진전도 점검을 통해 지난 8주 정도의 중재의 효과성과 학생의 성장 정도를 평가하도록 한다. 어쩌면 이 과정이 데이터 기반 개별화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라고 볼 수 있다. 학생의 진전도 결과를 이은 경향성을 확인하여 장기목표보다 아래인 경우, 비슷한 경우, 위인 경우에 따라 다양한 의사결정을 내린다. 장기목표보다 아래인 경우에는 학생에게 제공하는 교수방법에서 문제를 파악하고, 교수적 수정을 시행한다. 장기목표와 비슷한 경우 동일한 교수를 제공한다. 장기목표보다 위인 경우 장기목표를 상향한다. 이처럼 학생의 반응을 면밀히 확인하고 체계적인 교수적 의사결정을 내려서, 학생 맞춤형 중재를 지원하는 것이다.

 

<그림 5> 데이터 기반 교수적 의사결정 규칙

• 6~8단계: 의사결정 후 채택된 가설에 따라 학생 지도 및 반복적 지원

 

5단계에서 진행된 교수적 의사결정 후 교수적 수정 혹은 교수 유지, 장기목표 상향 3가지 가설을 설정하게 된다. 이에 따라 추후 지도를 진행하면서 4~7단계에 진행했던 학생 진전도 점검, 교수적 의사결정, 가설 채택 및 적용을 지속해 나가는 것이다.

 

 

우리에게 남은 과제

 

지금까지 데이터 기반 개별화 체계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이런 체계적인 지원방법은 학습지원 대상학생을 맞춤형, 집중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학교 내에서 지속적인 지원을 하였음에도 어려움이 있는 Tier3 학생들 중에는 경계선 지능 수준이나 난독증 및 난산증이 있는 경우도 많이 혼재되어 있다. 데이터 기반 개별화 체계에서 1주 1회, 2주 1회 정도의 진전도 점검을 제안하고 있다는 것을 미루어 볼 때 어려운 학생의 경우는 더 자주 성장을 확인하고, 그에 따라 지도의 형태를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처럼 3~12월까지 3달에 1번 향상도를 확인하는 것은 개별화교육이 필요한 Tier3 학생들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또한 현재의 진단-보정시스템에서는 보정 시 틀린 문항을 다시 풀어보는데 그친다. 하지만 데이터 기반 개별화에서는 학생의 진전도에 따라 과제분석 및 교수적 수정을 강조하는 등 ‘교수’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벤치마크에 따라 학생의 진전도를 확인하며 적절한 지원을 모색하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그 차별성이 있다.

 

앞으로 집중적, 개별화된 지원이 실현되려면 몇 가지 준비가 더 필요하다. 먼저 학생들의 현행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교육과정중심측정도구(CBM)가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 읽기 CBM은 낱자 읽기 검사, 단어 읽기 검사, 읽기유창성 검사, 단어 선택 검사, 쓰기 CBM은 단어 받아쓰기 검사, 그림 단어 검사, 이야기 검사, 수학 CBM은 기초연산, 개념 및 적용 문제로 개발되어 있으며 각 소검사를 실행하는데 1~2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 소요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WEB형 진단도구인 한글또박또박(CR-CBA) 및 읽기유창성 검사도구들이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학교 현장을 위해서 상용화된 도구가 더 많이 개발될 필요가 있다. 둘째, 미국에서 지원하는 것과 같이 학생들의 현행 수준을 확인하는 벤치마크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만약 국가적으로 이러한 연구를 진행한다면, 학생의 수준에 따라 추후 성장하는 정도를 파악하고 해당 학생의 성장 정도를 살필 수 있으므로 더 밀착지원이 가능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성장 정도를 확인하기 어려운 특수교육 대상자의 지도 방향을 찾는 데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셋째, 교사들의 집중교수 방법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연수 및 지도 시스템이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 데이터 기반 개별화교수를 교사들에게 전달하기 위하여 National Center on Intensive Intervention(NCII)에서 웹페이지를 운영하며 데이터 기반 개별화교수에 대한 소개 및 교사 연수 시스템, 필요한 여러 가지 도구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교사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정보 제공 및 역량 강화 방법이 고안되어야 한다.

 

코로나19 시기를 지나면서 기초학력의 어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가장 어려운 학생에게 더 집중적인 지원이 잘 되고 있는지는 미지수이다. 데이터 기반 개별화교수는 기초학력에서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Tier3 학생들을 위한 효과적인 지원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견해가 아닙니다.

 

 

<참고 문헌>

 

• 김희삼 (2020). 격차사회 극복을 위한 기초학력보장 정책의 방향. 사회보장연구, 36(2), 93-135.
• 신재현 (2019). 학습장애 및 학습부진 아동을 위한 집중교수 (Intensive Intervention) 의 재 개념화: 교사에 의한 증거기반교수의 선정과 교수 수정을 중심으로. 학습장애연구, 16(3), 93-113.
• 임종헌, & 유경훈 (2017). 초· 중학교의 기초학력 향상방안 연구. 학습자중심교과교육연구, 17, 889-918.
• 정평강, 신재현, Kristen L. McMaster (2016). 데이터기반 교수(Data-Based Instruction)의 쓰기영역 적용 사례. 특수교육, 15(4), 61-80.
• Fuchs, D., Fuchs, L. S., & Vaughn, S. (2014). What is intensive instruction and why is it important? Teaching Exceptional Children, 46,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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