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gyobasaNPO | 2022-08-24 09:57
| 본 내용은 교육자치 시대의 인사제도 혁신(테크빌, 2021) 내용을 수정한 것임. |
시·도교육청에서 근무하는 인력의 두 축으로는 교육전문직과 교육행정직이 있다. 시·도교육청 내 교육행정직은 지방직 공무원으로 9급에서 시작한다. 이곳에서 5급 이상의 사무관은 고위직으로 인식되어 상당한 권한을 지닌다. 중앙부처의 4급이나 5급이 실무자로 인식되는 것과 차이가 있다.
지방공무원 승진제도는 종래 시험에 의한 방식으로 운영되었으나 1996년부터 시험에 의한 승진방식과 함께 심사에 의한 승진도 가능하도록 제도가 바뀌었다. 교육자치 이전에는 시험제도로만 사무관을 선발하는 시·도교육청이 많았는데, 현재는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시험제도로 선발하는 방식을 거의 배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승진시험에서 심사승진제도라 불리는 방식으로 전환된 것이다. 이는 공공기관의 효율적인 인사관리를 위한 것으로, 공무원의 역량을 공정하게 평가하기 위해 필기시험에 의한 공무원 승진을 지양하고, 시뮬레이션 중심의 역량평가를 적극 활용하게 되었다(진종순, 2008). 심사승진제를 도입하는 주목적은 지방자치단체 인사운영 자율성 제고, 승진시험준비에 소요되는 경제적·정신적 부담 해소, 실적 중시 공직 풍토 조성, 행정공백 최소화로 행정서비스의 질 향상이었다(나민주 외, 2017). 사무관 승진제도의 기본적인 시스템을 살펴보면, 시·도교육청 교육감은 5급 공무원(사무관)의 심사승진제도 승진계획을 공고하고 근무성적·경력·가점 등을 고려하여 승진후보자서열 명부를 작성한다. 이어서 다면평가위원회, 심사승진위원회, 인사위원회를 거쳐 최종 승진자를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식이다(홍수영, 2014). 심사승진을 할 때는 역량평가를 통해 대상자의 역량을 검증하고 있다. 역량평가에 ‘역량’은 “조직의 목표 달성과 연계하여 뛰어난 직무수행을 보이고 있는 고성과자의 차별화된 행동특성과 태도를 의미”하며, 능력의 개념이 조직의 측면에서 그 성과를 창출해내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인사혁신처, 2015). 교육행정직의 역량평가는 일반행정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시·도교육청의 기능상 교육과정 영역에 초점을 맞춘 행정기능이라는 정도이다. 우리나라도 60-70년대까지는 일반자치-교육자치가 통합된 형태여서 교육행정직과 일반행정직의 구분이 없었던 시절도 있었다. 사무관 시험에서 역량평가의 특징은 현실적 직무상황에 근거한 행동을 평가하고, 과거의 성과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잠재력에 초점을 두며, 다양한 실행과제를 활용하여 역량을 측정하고, 다수 평가자가 참여하여 합의에 의한 결과를 도출하는 체계이다(인사혁신처, 2015).
각 시·도교육청의 경우 지역적 특색이 반영되어서 선발 방식에 변화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수행하는 업무의 차별성은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특히 교육자치 이후 혁신학교와 혁신교육이라는 공통의 키워드를 통해 정책적으로는 유사하게 운영되고 있다. 즉, 17개 시·도교육청의 정책적 변화에 속도의 차이는 있지만 내용의 차이는 없다. 이혜숙(2014)은 지방교육행정 사무관의 역할 수행에 필요한 역량을 의사소통, 윤리의식, 고객지향, 기획력, 전문가의식, 조정통합력, 조직관리, 팀워크, 인적자원개발, 창의성, 변화관리, 문제해결 등 12가지로 규명한 바 있다. 경기도교육청에서는 시험 방식으로 사무관을 임용하는 방식의 문제점이 적지 않은 바, 5급 사무관 시험을 폐지하고, 단위학교 근무(행정실) 경력점수를 부여하여 현장성 있는 인사들이 승진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겠다고 밝히고 2015년부터 시험을 통한 승진제도를 폐지하였다(제16대 경기도교육감직 인수위백서, 2014). 이외에도 17개 시·도교육청의 5급 지방사무관 승진은 승진후보자 명부, 역량평가 또는 기획력평가(또는 보고서 작성), 업무실적 평가, 인터뷰, 기타 평가(다면평가, 청렴도 평가, 소양평가, 자기기술서 등)로 다양하게 실시되고 있다. 대부분 승진심사 점수를 모두 합산하여 종합서열명부를 작성하고 있으며, 인사위원회는 이에 근거하여 승진을 의결하고 있다. 승진후보자 명부를 유일한 기준으로 사용하는 충북과 제주교육청은 인사위원회에서 승진을 결정하였고, 대구와 충남의 경우 승진후보자 명부가 원칙이지만 기획력평가·역량평가·다면평가 등의 결과를 참고하여 결정하고 있다(나민주 외, 2017).
승진제도에 대한 인식
사무관 승진제도는 바꾸기 힘든 영역 중 하나고 특히나 보수적인 교육청에서는 더욱 그렇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고 민감한 영역이기 때문에 제도 개선에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에 대해 관련 대상자들의 인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홍수영(2014)은 5개 시도교육청(인천, 경기, 경북, 광주, 강원)의 4급 이하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5급 지방공무원 승진제도에 대한 인식 차이를 비교 및 분석하였다. 그 결과, 5급 지방공무원의 현 승진임용방법이 합리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37.1%에 불과했으며, 그 합리적으로 운영되지 않는 원인에 대해서는 ‘승진임용방법 변경’, ‘자체 승진 위원회 관여’, ‘기타’, ‘승진 규정위반’ 순으로 답하였다. 끝으로 5급으로의 승진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점에 대해서는 ‘승진적체’, ‘승진의 불공정성’, ‘승진임용방법’, ‘승진의 한계’ 순으로 답하였다. 나민주 외(2017)가 실시한 ‘5급 지방공무원 승진제도에 대한 인식’ 관련 설문 조사의 주요 결과를 살펴보면, 제도의 합리성에 관한 질문에 2.72점으로 평균 이하의 인식을 보였으며, 문제점에 관하여 역량 평가의 개념과 기준의 모호성(3.54점), 직무 외 별도의 추가적인 교육과 준비 필요(3.44점)가 지적되었다. 승진심사를 위해 고려해야 할 항목의 중요도에 있어서는 하위 직급에서부터 승진 및 역량개발에 필요한 교육훈련 체계 개발(3.99점), 역량 진단 평가 환류체제 구축(3.98점), 타당한 역량 평가 방법 개발(3.94점), 법령에 세부 평가 규정 마련 필요(3.85점) 순으로 나타났다. 정옥진(2018)은 서울시교육청 6급 이하 지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지방공무원 역량평가의 효과성에 관한 인식을 연구하였다. 그 결과, 조직구성원들은 역량평가의 자질검증 효과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었으며, 교육훈련과 개인학습에 참여한 사람들은 평가역량이 잘 개발되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역량평가 시행에 따른 인식은 역량평가가 선발도구로써 타당하며, 대체로 역량 있는 5급 사무관이 선발되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분석하였다. 박주민(2019)은 서울시교육청의 역량평가에 대한 인식조사를 통해, 역량평가의 평가기법 중에서 ‘서류함 기법’이 역량평가 준비과정에서 개인의 역량개발에 가장 높게 기여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밝혔다. 전국 단위로 분석한 결과도 있는데, 나민주 외(2019)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지방교육행정공무원을 대상으로 5급 사무관 심사승진제도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하여 분석하였다. 그 결과, 지방교육행정공무원 사무관 심사승진 제도에 관한 전반적인 인식은 경력이 많고 연력이 높을수록, 시지역과 각급학교의 근무 응답자의 경우에 더욱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소속 교육청에서 5급 승진제도가 합리적으로 운영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24.1%가 긍정적으로 대답한 반면, 41.2%가 부정적으로 응답하였다. 승진제도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역량평가의 개념과 기준이 모호하다는 답변, 직무 외 별도의 추가적 교육과 준비가 필요하다는 답변, 승진 평가의 방법과 영역, 비율이 타당하지 못하다는 답변, 승진임용 과정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답변 순으로 도출되었다. 끝으로 지방공무원 사무관 승진제도로 적합한 방법에 대한 설문에서 일반승진시험, 심사승진과 일반승진시험의 병행, 심사승진제도만 운영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교육행정직 사무관 시험 개선 방안
모든 정책과 제도에는 명암이 존재한다. 시·도교육청의 사무관 승진제도도 마찬가지이다. 심사승진이냐 일반승진시험이냐의 기준으로 놓고 볼 때 각각 장·단점이 있다. 일반승진시험의 경우 공정해 보이지만 타당성[妥當性]은 떨어진다. 공정성만 기준으로 보다 보니 잡음은 덜 하지만, 시험을 준비하는 6급 대상자의 경우 업무를 놓고 시험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현상이 비일비재하였다. 심사승진의 경우 아무리 공정성을 기한다고 하지만, 결국 소수의 선발인원을 어떻게 선발하는 지에 대한 투명성 담보 문제가 남는다. 김명숙(2012)은 지방교육행정 5급 공무원 심사승진제도 개선을 위해 ①근무성적 평정의 제도적 역할 제고, ②경력 평정 제도의 형성성 제고, ③가점제도의 효용도 저하에 대한 재고, ④승진후보자 명부의 부적절성 재고, ⑤전자 인사관리 시스템 실효성 제고, ⑥위법한 승진행위에 대한 관대화 경향의 재고, ⑦미승진자의 사기 저하와 조직 침체에 대한 재고 등의 방안을 제시하였다. 나민주 외(2017)는 지방사무관의 역량 제고를 위하여, ①생애주기별 역량 모델링 및 교육훈련, ②다양한 업무 경험을 통한 역량 개발, ③내부 강사 활용 시스템 구축, ④근무성적평정의 개선 등의 방안을 제시하였다. 더불어 5급 지방사무관은 중견관리자로서 모든 기관에서 발휘해야 하는 공통 역량이 필요하므로 순환근무를 통해 교육청과 학교에서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고, 그 과정에서 역량이 자연스럽게 개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역량평가는 승진시험에 비해 준비가 어렵고 단기간에 역량을 갖추기가 쉽지 않아, 교육청 내에 역량 고성과자가 강사 혹은 멘토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은 사교육을 막고 교육기회를 넓혀주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하였다. 또한, 박주민(2019)은 서울시교육청이 지역거점을 활용하여 연수기관을 이용해 역량개발 과정을 운영하는 것이 승진 준비과정에서 사교육 시장으로의 진입을 차단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실질적인 역량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마지막으로 김민희(2019)는 2개 교육청의 사례를 분석하고 중간관리자로 지방사무관의 역량을 높일 수 있는 제도 개선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첫째, 무엇보다도 중간관리자로서 5급 사무관에게 요구되는 역량이 무엇인지를 종합적으로 구현하는 모델링 개발이 필요하다. 둘째, 5급 심사승진제도 외에도 전체 지방공무원들의 입직부터 퇴직까지 지속적으로 보직에 따른 역량개발을 할 수 있는 교육훈련 기회가 제공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셋째, 5급 사무관 승진 이후 역량이 제대로 개발되거나 구현되지 못하고 있는 내·외부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넷째, 심사승진제도의 실질적 효과를 위해서는 일상적인 근무평정제도 운영을 내실화해야 한다. 다섯째, 교육청 차원의 역량기반 인적자원 관리시스템이 동시에 구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사무관 제도에 대해 각 교육청별로 변화를 시도하는 과정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외형은 바뀌었지만 내면을 들여다 보면, 여전히 연공서열의 요소가 강하고, 상급자의 근평의 영향력이 큰 편이다. 사무관 승진을 위하여 별도로 준비하는 과정에서 심지어 사교육 요소가 작동하기도 한다. 제도 변화의 핵심은 단순하다. 사무관 승진 대상자가 머물러 있는 공간에서 어떤 성과를 냈고, 주변 사람들은 어떤 지원을 받았는가를 확인해야 한다. 예컨대, 행정실장이라면 적어도 학교 구성원들은 행정실장의 리더십과 지원 역량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최소한 그의 현장 지원 마인드와 혁신 마인드를 알 수 있다. 평판검사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학교나 교육청에서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지원했고 성과를 입증했는가를 발표하는 방식의 도입과 함께 그 진실성과 진정성을 그가 근무했던 기관의 주변 사람들에게 확인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사무관 시험이라고 해도 교육행정직 간의 평가만으로 진행하는 것은 연공서열 중심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 일정 비율은 교육전문직원이나 학교현장의 평가를 통해 건강한 구조로 바꿀 것을 제안해 본다. 최근 17개 시·도교육청에서 교육전문직원들의 온라인 평가가 강화되고 있고, 경기도교육청은 일반행정직들에게도 온라인 다면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점을 참고해 볼 필요가 있다. 공정성은 내부의 논리에만 갇혀서는 절대 만들어질 수 없다. 외부의 견제장치가 적당하게 작동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의 개선을 도입해야 평범한 다수의 사기가 진작되지 않을까 싶다. 교육기관이 해소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칸막이 시스템이다. 말로만으로는 해소되지 않는다. 상호 평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예컨대, 교육전문직원, 교장, 교감, 사무관 연수 및 승진의 과정에서 일반직에 대해서 교육전문직원이나 교원들이, 교육전문직원이나 교원에 대해서는 일반직들도 잘 아는 영역을 중심으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구조가 형성되면, 일하는 문법에 변화가 온다.
과정에 대한 평가가 중요하다. 현장에서 무엇을 시도했고, 어떤 성과를 냈는지,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가를 지필과 면접을 통해서 일관되게 확인해야 한다. 실천의 경험이 없으면 대답하기 힘든 내용으로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승진제도를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다.
향후 시·도교육청마다 많은 고민들을 하겠지만, 지속적으로 관련 정책연구를 실시하고 6급 이하 대상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필요가 있다. 더군다나 교육전문직과는 태생이 다르지만, 한 공간에서 상생해야 하는 존재이기에 그들과 적당한 견제와 균형을 가져야만 교학상장(敎學相長)할 수 있다.
사무관 승진제도, 교육전문직원의 선발과 연수, 평가 등은 더 이상 정책의 블랙박스(black box)로 취급되어서는 안된다. 기득권을 먼저 내려 놓아야 한다. 존 롤스의 ‘무지의 베일’의 원칙을 인사정책에 적용할 수 있는가? 이러한 정책을 시행할 때 ‘나에게 이익이 될 것인가, 손해가 될 것인가’를 따지기 시작하면, 정책의 변화는 오기 어렵다. 현재의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 현장의 비판 목소리, 시대의 변화와 미래 교육의 방향을 종합하여 용기를 내어 결단해야 한다. 인사정책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때로는 내게 손해가 될 수도 있다는 각오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또한, 인사정책은 현장에서 크고 작은 변화의 경험을 축적하기 위해 노력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시그널이다. 지금의 인사정책이 그동안 어떤 시그널을 보여왔는가에 대해서 냉정히 따져보고, 비판의 목소리를 들어보면서, 용기를 내어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견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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