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자격체제 다양화 필요성 제안 – 선임교사 제도 도입을 중심으로 –

by gyobasaNPO | 2021-06-16 15:23

본 글은 ‘미래교육을 펼쳐가는 교원 자격체제 다양화 방안 연구(경기도교육청, 2020)’의 내용을 발췌 수정한 내용임.

 

 

들어가며

 

우리나라에서 교사들의 성장은 국가주도형이지만, 그 형식과 내용은 현장 중심이 아니고 교원 자격체계 또한 체계적이지 않다. 미래사회의 변화를 주도적으로 반영하고 교육혁신의 성과를 계승·발전하기 위하여 그 핵심 동력이자 주축이라고 할 수 있는 교사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체제에 대하여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초·중등을 막론하고 치열한 입시와 임용고시 경쟁을 뚫고 교직에 들어온 교사들은 3~4년차 정도까지는 교직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보이다가 이상과는 다른 현실의 장벽에 부딪혀 소진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공통적으로 지적되고 있는 현실이다. 아쉽게도 현장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전문성을 입증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교육과 사회의 변화가 워낙 빠르다 보니, 교실에만 있다고 교육 전문가로 불리는 시절은 이미 지났다. 임용고사를 통과했다고 몇십 년의 교직생활 내내 전문가로 불릴 수 있지 않다.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얼마 전 토론회에서 한 참석자가 교사들은 변화를 두려워하고, 좋은 연수가 많은데 찾아서 하지 않는다는 말이 마음에 걸렸다. 수치 상으로는 이것이 사실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현재 제도 내에서 교사들이 성장할 기회가 없다는 것도 다수의 구성원은 공허한 외침에 불과하다고 인정한다.

 

사회의 변화와 교직사회에 대한 다양한 요구로 교사들은 여러 상황 속에서 소진 현상을 겪는다. 입직 초기에 학생들을 사랑하고 좋은 교사가 되고자 했던 소망은 사라지고 학교폭력, 교권침해, 행정업무 과중 등으로 교직효능감이 낮아지며 회의주의에 빠져들고 있다. 보통 교직 경력 3∼5년 정도가 되면 자격연수 후에 1급 정교사 자격을 취득하게 된다. 하지만 이 변화만으로 젊은 교사들의 소진과 무력감을 해소하기는 역부족이며, 이후 거의 20년 이상을 내적으로 직무 동력을 상실한 채로 학교 안에서 어떤 의미 있는 역할도 담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러한데 교사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스스로 역량을 강화하도록 해야 하는 자격체제는 여전히 구시대에 머물러 있다. 교원양성대학을 졸업하면서 받게 되는 2급 정교사 자격, 그리고 평균 3~5년의 경력 교사들이 취득하는 1급 정교사 자격을 제외하면 교감, 교장으로 승진하지 않는 교사들은 거의 30년 이상을 자격의 변동은 물론 자격갱신도 없이 퇴임하는 상황이다. 다른 주요 선진국들의 상황을 비교해보면 우리나라와 같이 단선적으로 승진과 연계된 자격체제만을 유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교수 트랙과 행정가 트랙을 분리하고 전문가(specialist) 트랙을 분리하는 경우(싱가포르), 교사 자격을 3단계로 유지하고 별도의 교장 자격을 두는 경우(캐나다), 정교사(qualified teacher status) 자격 외에 숙련교사제(advanced skills teachers scheme)와 우수교사제(advanced skills teachers scheme)를 두는 경우(영국) 등 다양하다. 중요한 것은 교장 자격을 일반 교사에서 승진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오히려 교사의 직과는 전혀 다른 ‘행정직’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더 많다. 또한 가르치는 일이 주된 업무인 교사의 자격은 좀 더 세분되어 단계마다 주어지는 직무에 차별을 두고 각 단계마다 일정한 조건에 따른 인증 혹은 갱신을 통하여 급여 등과 연계시키기도 한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실시한 ‘교사 생애주기별 성장체제 연구(2019)’에서 교사들은 고경력 교사들이 학교 현장에서 온전하게 자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하며, 고경력 교사가 저경력 교사의 멘토 역할을 할 수 있는 ‘교사의 교사 되기’를 위한 별도의 전문성 지원체제가 필요함을 제안하고 있다. 또한 단순히 승진을 매개로 교사의 전문성과 자발성을 견인하기에는 어렵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고경력 교사들을 대상으로 배움과 성장,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체제의 구축이 필요함을 지적하고 있다. 교사와 유사한 직종인 대학의 교수는 조교수, 부교수, 정교수 등의 직급이 있으며 교수가 교사보다 10년 정도 입직이 늦는다고 보아도 재직기간 동안 3~4차례의 ‘승진’ 기회가 있음을 감안하면, 2급과 1급만 존재하는 교사들의 현 직급 체제는 보완이 필요하다. 일반직 공무원과 같이 세분화된 직급 체계는 아니더라도 2급 정교사와 1급 정교사 외에 교감, 교장으로 승진할 때까지 어떤 동기유발 체제도 없는 현재 상황은 개선이 필요하다. 급변하는 교직환경의 변화에 걸맞은 성장지원 체제가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새로운 자격체제로의 개편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변화하는 사회에서 교사들이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면서 자신의 역량을 쌓아가고 동료들과의 협업·소통을 통해 동반 성장하는 교직 문화를 만들 수 있는 자격체제로의 개편이 필요하다는 데 많은 이들이 문제의식을 함께 하고 있다.

 

 

새로운 교원자격 제도 도입 필요성

 

그동안 교원 자격체제는 오랜 기간 유지되어 오면서 교직문화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교원 자격체제 안에는 교원양성, 교원임용, 교원승진, 교원연수 등이 포함되어 있다.

 

1급 정교사 자격연수(이하 1정 연수) 대상은 교육경력 3년차 이상(경기도는 대략 4.5년)이며, 시·도별로 일부 차이가 있다. 현행 제도는 1정 연수 점수가 승진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어, 2020년 상반기부터 1정 연수는 절대평가로 바뀌었다. 그래서 그동안 정량적인 평가 내에서는 시도하지 못했던 혁신적인 시도가 시·도마다 진행되고 있다. 내용뿐 아니라 교원자격체제의 관점에서 볼 때 1정 연수는 시기가 더 큰 문제이다. 20대 중반에 교직에 입문하게 되면 대략 20대 후반에 1정 교사 자격연수를 받게 된다. 즉, 승진을 하는 대략 3%의 인원(교감 승진 기준)을 제외한 90% 이상의 교원들이 1정 연수 이후 체계적인 자격연수의 기회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물론, 자율연수와 직무연수가 존재하긴 하나 교원 개인의 선택에 맡겨져 있어 국가 차원의 권한, 의무, 책무가 정해져 있지 않은 상황이다. 20대 입문을 기준으로 국가직 공무원인 교원에게 대략 30대에서부터 50대까지의 긴 공백이 생기게 된다. 물론 현재 생애주기별 국가자격체제 기준이 없기도 하지만 그만큼 전문성 강화의 혜택과 권한이 고경력자들에게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하여 우려되는 여러 문화적인 요인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고경력자들의 소진 현상은 교직 사회의 경직성을 유발하였고, 이는 교직 전체의 큰 손실이라 볼 수 있다. 고경력 교사들이 40대 후반부터 50대 초반 사이의 시점에 명예퇴직을 하는 것도 외면할 수 없는 현상이다. 이에 기존 교육부, 중앙정부, 한국교육개발원 등 국책기관에서는 교원들의 소진현상과 교원자격체제 변화에 대해 여러 연구를 진행하였고, 2017년 이후 국가교육회의와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도 새로운 자격체제가 필요하다는 동일한 결론을 내렸다. 더욱이 2025년 고교학점제 도입이 예정되어 있어, 학생 중심의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교원들에게 체계적인 재교육의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1

 

실제 현장에서는 부장교사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학교가 많다. 도심 지역의 교감·교장은 학년 말이 되면 차년도 부장을 구하느라 애를 쓴다. 이러한 일들로 학교운영에 많은 차질을 빚게 된다. 만연된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교원정책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고경력 교사들이 명예롭게 부장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경기도교육청에서도 미래형 교원 자격체제를 위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2020년 연구 진행 중에 교원 1만 명 이상에게 설문을 진행한 결과, 대부분 교원들이 새로운 자격체제와 1정 교사 이후의 자격 도입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미 대부분의 연구기관은 부연구위원-연구위원-선임연구위원이라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에 착안하여, 현행 교원자격체제인 ‘2급-1급’ 이후 새로운 ‘선임교사’라는 명칭의 새로운 자격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 ‘선임교사’ 명칭은 기존의 유사한 정책연구에서도 동일한 명칭으로 제안하고 있다. ‘전문교사’의 명칭은 해당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교수요원을 칭하는 말이라, 교원들에게 거부감이 없을 듯하다. 물론 일각에서는 계층화에 대한 비판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와 여러 현상에 대한 부작용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제도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20~30년 동안 유지되어왔던 ‘2급-1급’의 투트랙 자격체제가 이제 분화돼야 할 시점이다. 시대환경이 변화하면, 제도도 그에 맞게 변해야 한다. 특히 미래사회 준비와, 학령인구 급감이라는 화두 속에서 교원에게 재교육의 기회는 매우 필요하며, 고경력자들의 소진 현상을 막고 그들에게 책임감과 권한과 의무를 동시에 줄 수 있는 새로운 제도를 준비해야 할 때이다.

 

 

‘선임교사’ 제도에 대한 세부 논의

 

선임교사는 수석교사, 공모제 교장과 같은 형태로 4년 임기제로 임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1정 자격연수와 같이 전체를 대상으로 영구 자격을 도입하는 것은 초기 정책적으로 의미가 있을 수 있으나, 일정 시기가 지난 후 효과성에 있어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교직문화와 교원사회의 계층화 우려가 있을 수 있어, 수석교사와 같이 임기제 연장 방식이 적합하다고 판단된다. 임기제를 유지하다가 9년 이상을 재직하게 되면 영구자격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도입하였으면 한다. 이 영구자격의 명칭을 선임교사로 할지, 다른 명칭 (예)전문교사로 할 것인지는 추후 논의가 필요하다. 일부에서 특정인들만 선임교사로 선발하자는 주장도 있을 수 있으나 교육전문직원·수석교사·교감과 같은 방식으로 선발하게 된다면 소수의 사람들만이 혜택을 받는다는 시각과 이렇게 될 경우 또 하나의 승진 단계라는 우려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선발보다는 일정 자격요건을 갖추면 누구나 가능하도록 상을 설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만약 이러한 방식으로 선임교사 제도를 만든다면 교사 개인의 자율적인 판단에 의해 신청 가능하며, 누구나 지원하고 싶은 매력적인 제도로 만들어야 한다. 또한, 고경력자들이 소진되지 않고 연구·수업에 매진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만드는 데에도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경기도교육청에서는 선임교사제도의 세부 사항에 대하여 아래 〈표1>과 같이 고민하여 보았다.

 

〈표1> 새로운 교사자격의 권한과 역할

자격 상(像) 역할 자격취득
2급

정교사

• 기본적인 교육학·교육과정 소양을 획득한 교사

• 경기도교육청 내 한 학급 또는 한 교과 담임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교사

• 학급(교과) 수준의 전문가

• 경기도교육청 공립학교 임용고사 응시 자격

• 사립학교 임용고사 응시 자격

• 기간제 교사 임용 자격

• 학급 담임 또는 교과 담임 자격

• 교육대학교·사범대학교 4년 졸업 또는 교육대학원 졸업
1급

정교사

• 일정 기간 실근무를 통해 학급을 원만하게 경영할 수 있고 수업의 전문성을 갖춘 교사

• 한 학교의 업무부장으로 동료 교사들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춘 교사

• 학교 수준의 전문가

• 보직교사 시 승진점수 획득

• 임상 장학 면제

• 1호봉 승급

• 만 3년 실경력: 자격연수 기회 부여

• 90시간 이상의 자격연수 이수 or 석사학위 취득

선임

교사

• 경기도교육청에서 추구하는 가치와 비전은 끊임없이 발전하는데 비해, 학교 현장으로의 공유는 잘 되고 있지 않음. 이러한 것을 지역(학교)에 공유하는(전수하는) 교사

• 지역(마을) 수준의 전문가

• 1, 2급 정교사 및 신규교사들의 멘토 교사

• 학교 내에서 리더 그룹으로 수업·행정·생활지도·상담 등의 영역에서 중추적인 역할

• (학교 내 선택에 따라) 부장 자격

• 교직수당 부여(선임(100,000)2)

• 한 달에 일정 연구 시간 보장

• 3년 미만 신규교사 멘토교사

• 교육(지원)청 및 교사연구회, 각종 TF 인력풀

• (학교·지역 선택에 따라) 근무지 이동 시 가산점 또는 초빙교사 기회 부여

• (학교 내 선택에 따라) 연구·회의 공간 등 마련

• 1호봉 승급

• 교육 실경력 12년

• 필수-부장경력 1(또는 2)년

• 선택 예시

– 석사학위 소지자

– 5년간 300시간 이상 직무연수

– 예비교사 실습지도 경력(실습학교 근무, 실습지도 경력 등)

– 온라인 동료평가에서 일정기준 이상을 획득한 교사(예-80점 이상)

실경력 및 필수, 선택 조건을 만족시 선임교사 자격연수 기회 부여

(임기제) 120시간 이상의 자격연수 이수 시 4년간 선임교사 자격 취득

선임교사 총 8년의 재직기간 후 9년차부터 영구자격 취득(3번 이상의 선임교사 임용)

영구

자격

선임

교사

(1,2안)

또는

전문

교사

(3,4안)

• 시·도교육청에서의 최고 전문가 그룹 • 각종 장학 면제

• 수업시수 혜택

• 1급, 선임교사의 멘토

• 근무지 선택에서의 우대

• 선임교사 3회 선정부터 영구자격 부여(총 선임교사 9년차)

• 신규교사, 2급, 1급 정교사 멘토 및 컨설팅 경력

• 온라인 동료평가에서 일정기준 이상을 획득한 교사(예-80점 이상)

출처: 경기도교육청(2021)

 

<표2> 교직 생애별 선임교사와 전문교사 자격취득 과정(안)

자격

(기간)

1급

정교사

선임교사 선임교사

갱신

전문교사

(영구선임교사)

전문교사 갱신

(영구선임교사)

영구 전문교사

(영구선임교사)

누적

교육경력

3-5년 15년 19년 23년 27년 31년
자격취득

예상나이

(24세 교직시작)

27~29세 39~41세 43~45세 47~49세 51~53세 55~57세

 

앞서 언급한 대로 1급 정교사 자격 취득 후 약 10년 이후를 선임교사 지원기준으로 한다면 이는 시·도교육청 별 교육전문직원(장학사) 시험 응시 기준과 유사하다. 교육경력을 기준으로 하게 되면 대략 위와 같은 형태의 생애 주기별 자격연수 체제가 나올 것이라 예상된다. 향후 인구구조의 영향으로 인해 교원 정년이 현행 만 62세보다 상향될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한 단계의 자격체제 신설도 명분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나가며

 

미래사회와 미래교육의 담론은 교원인사 정책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민감한 주제라고 피하면 좋은 정책이 나오기 어렵다. 해외의 사례를 보더라도 국가적인 기준을 만들어 체계적인 자격 기준을 만드는 것은 꼭 필요하다. ‘교원양성-임용-연수-자격-승진’은 일관된 철학과 관점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각 정책 영역별로 분절적 속성을 지니고 있으며 여러 이해관계와 맞물려 큰 틀의 변화 없이 부분적 개선만 반복해온 실정이다.

 

평생학습의 관점에서 교사 역시 끊임없이 배우고 익혀야 하며, 학교 안팎 학습공동체 참여라든지 체계적인 연수 이수, 대학원 학습 등 다양한 방식의 자기주도적 학습이 필요한 시점이다. 공무원 타 직종들을 살펴보면, 생애주기별 단계마다 나름의 책임과 권한, 역할을 규정해 놓고 있다. 일반 행정직 공무원은 직급이 세분화됨에 따라 역할이 규정되며, 이외 교육분야를 제외한 특정직인 경찰, 소방, 군인 등에서도 이러한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공무원 체계가 직급을 바탕으로 위계 질서를 부여하고 있으나, 교원은 상대적으로 수평적인 직종으로 촘촘한 직급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교직 특수성을 고려할 필요는 있다. 하지만, 관료체계가 아닌 여타의 연구직이나 교수직에서도 나름의 책무성과 책임성을 확인하는 최소한의 장치가 있다. 최소한의 직무 성취를 확인할 수 있는 기준점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러한 체제를 교원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이견과 쟁점이 있다. 교사는 수평적 직급 체계를 바탕으로 상호 협력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단계를 나누게 되면 자칫 계층화를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직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을 필요가 있고, 최소한의 직무 책임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동시에 고경력 교사들의 소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본격화해야 한다. 승진하지 않은 고경력자들 다수가 40대 후반이나 50대 초반, 늦어도 50대 중반 즈음에 명예퇴직을 하는 현상은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며, 개인뿐 아니라 조직 차원에서도 큰 손해이다. 고경력자 교사들은 보통 20~30년 가량 현장에서 근무하면서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교실현장에서 축적된 경험적 지식을 우리 교육의 자산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현행 교원자격체제로는 이러한 문제들에 답하기 어렵다. 40~50대 평교사들이 이러한 제도적 한계 속에서 겪는 소진 현상 내지는 주변부로 밀려나는 현상을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의 논의가 21대 국회에서 법안에 반영되기를 기대해 본다. 그동안 누적된 교원자격체제의 여러가지 문제가 해결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동시에 경로의존성과 관행의 이름으로 현실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간과해서도 안된다. 어떤 제도도 완벽할 수는 없고 제도 변경에 따른 이익이나 손해, 일부 부작용도 있을 수 있지만 분명한 것은 현행을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자격체제의 개선으로 언젠가 교직도 교수 직렬처럼 관료적 위계 구조(계층, 승진)에서 탈피하여 보직제의 개념을 적용하여 조직의 혁신성과 역동성을 담보할 수 있는 문화와 시스템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선임교사제의 법제화가 필요하며 그 과정에서 교원단체나 교육계 관계자들은 합의점을 도출해 나가야 한다.

 

핵심은 소진된 고경력 교사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새로운 자격체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쉽게도 일부 교원단체는 새로운 변화에 대해 거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하였다. 현행 체제가 가장 좋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익숙한 것이 정답일 수는 없는데 그렇다면 현재 고경력 교사들의 소진 현상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답을 제시하는 것이 우선이다. 노력하지 않으면 변화도 없다. 선임교사 제도가 완벽하지 않고, 구체적인 상과 제도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선임교사의 명칭에 대한 거부감으로 새로운 명칭이 제시되거나, 새로운 방안이 제시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교원 다수가 현재 제도가 포화 상태이므로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는 공통적인 인식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점을 이끌어내는 자세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선임교사나 전문교사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중·장기적인 계획이 국가 차원 및 시·도 차원에서 필요하다. 가령, 현재 국가교육회의에서 논의 중인 예비교사를 위한 ‘실습학기제’와 관련된 역할을 선임교사들에게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교사들에게 새로운 자격체제가 필요한 이유를 묻는다면, 교사들의 전문성이 곧 교육의 수준이고 교육에 대한 신뢰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교육개혁과 더불어 교사개혁이 화두이다. 전 세계를 살펴봐도 교사를 위축시키면서 성공한 교육개혁은 존재하지 않는다. 교사, 교원정책에 대한 투자를 통해 학교를 바꾸어 가기를 바란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견해가 아닙니다.

 

 

참고문헌

 

• 경기도교육청(2021). 미래교육을 펼쳐가는 교원 자격체제 다양화 방안 연구.
• 홍섭근·김민규·신범철·오수정·우영진(2020). 미래교육역량 강화를 위한 교원연수 및 자격제도 개선방안 연구. 경기도교육연구원.

 

각주

  1. 교육부가 2월 발표한 고교학점제 종합계획에 따르면, 단일표시과목 중심의 교원 양성 및 자격 체제를 유연화해 모든 학생의 성장을 돕는 포용적 고교교육을 실현하고자 함.
  2. 현재 경력 5년 이상 교사는 55,000~60,000원의 연구수당을 받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40,000~45,000원의 추가 수당 획득.

Source URL: https://21erick.org/column/64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