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눈으로 바라본 학생부 종합전형과 교과전형

by slowalk | 2018-04-0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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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학입시제도의 변화 방향에 대한 논의가 사방에서 무성하다. 수시를 줄이고 정시를 늘린다는 것이 현 정부의 교육공약이기도 하였고, 언론에서도 이런 논조의 기사가 많이 쏟아져 나왔다. 수시에서도 학생부 종합전형(학종)의 불공정성이 강조되고 내신성적에 의한 전형이 공정한 방향이라는 논조의 주장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대학 측에서 발표하고 있는 2020년도 입시제도의 방향도 수시축소 및 정시확대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수시에서 수능최저등급제도를 폐지하는 흐름으로 가고 있다. 모두 공정한 대학입시라는 명분 아래 입시제도의 틀이 조금씩이나마 고쳐지고 있는 중이다. 이 글에서는 여러가지 입시제도의 개선 방향에 대한 논의 중에서 학종을 교과전형 방식과 비교하고 학종의 공정함에 대하여 알아보려고 한다.

 

학생부 종합전형 방식은 일명 ‘깜깜이 전형’이라고 비꼬아 부르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전형방식의 실제 내용을 수험생이나 학부모가 알기 어렵다. 성적 이외에도 많은 교내 및 교외 활동을 비교과 활동으로 평가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학생 스스로의 힘으로 많은 내용을 학교생활기록부의 비교과 내용에 기재되도록 하기가 매우 어렵고, 부모나 주위 환경의 도움이 많이 필요한 전형 방식이라는 의견이 많다. 교내 수상기록. 동아리활동, 자율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체험활동, 진로탐색활동, 독서활동, 단체활동, 행사활동 등의 많은 활동이 생활기록부에 기록되고 이 기록들이 입시에 반영되는 전형방식이다. 물론 교과성적도 반영된다. 각 대학의 입학사정관이 학교생활기록부, 추천서,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학생의 수학능력을 평가하여 입학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수능이나 논술평가와 같은 1회성 시험을 통하여 선발하는 것보다 학생의 능력을 성취도 및 활동으로 다양하게 평가하여 선발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발전된 방식이라고 여겨지기도 한다. 이론적으로는 아주 좋은 방식이라는 주장도 많다. 그러나 학종이 비판받는 이유도 바로 이점에 있다. 다양한 요소로 학생을 평가하여 입학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수험생이나 일선학교의 입장에선 각 대학별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이 틈새를 노려 사교육이 번창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러 대학의 다양한 평가요소를 분석하고 이에 맞는 스펙을 만들기 위하여 사설입시기관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사설기관이 각 대학의 입시요소를 분석하여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본질적으로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혜택을 누리려면 상당한 금전적 지출이 필요하고 이를 뒷받침할만한 재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부유층이 재력을 이용하여 이런 정보를 독점하는 현실이 이 제도의 어두운 단면이기도 하다. 학종을 ‘금수저 전형’이라고 부르는 까닭이기도 하다.

 

학생부 종합전형이 도입된 이유는 ‘학교생활에 충실한 학생이 사교육 없이도 원하는 대학 진학을 가능하게 한다.’라는 것이었지만 현실은 그렇게 흘러가지 않았다. 성적에 의한 선발 때보다 오히려 사교육 의존성이 높아진 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상당수의 인기대학에서도 이 방식을 선호하여 15학년도에 16.1%이던 학종의 비중이 18학년도에는 23.7%로 높아졌다. 특히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는 수도권의 선호대학에서 이 경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학생부전형의 성과와 고교 현장의 변화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대학에서 가장 선호하는 입학전형방식은 학생부 종합전형이다. 학종으로 선발한 학생들이 성취도도 높고 중도탈락률이 적다는 통계는 대학이 학종 전형방식을 선호하는 이유를 알게 해준다.

 

수도권의 인기 있는 10개 사립대학에서 제시한 자료를 보면 학종에 의하여 2016년도에 입학한 학생들의 성취도가 다른 전형에 비해 상당히 높다는 결과가 발표되기도 하였다. 10개 대학 중 9개 대학에서 학종에 의하여 입학한 학생들의 성취도가 1위를 기록하였다(‘학생부종합전형 3년의 성과와 고교 교육의 변화’ 심포지엄, 경희대) 이런 분석의 영향을 받아서 학종의 비율이 계속 높아져왔다는 분석에 설득력이 있다. 일반적으로 공정하다는 인식이 강한 정시 수능점수에 의한 입학생은 6개 대학에서 성취도 최저를 기록하였다고 한다. 이들 대학이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일반고 학생의 경우에도 학종을 통하여 입학한 학생의 성취도가 가장 우수한 것으로 분석되었다고 한다.

출처: 대교협 http://www.kcue.or.kr/index.htm ‘학생부전형의 성과와 고교 현장의 변화 심포지엄’

 

고교 유형에 따른 분석도 제시되었는데 자율고와 특목고는 학종으로 입학했을 때, 일반고와 특성화고는 교과전형으로 입학했을 때 가장 높은 성적을 보였다. 일반고는 교과전형 다음으로 학종에 의한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성취도가 높게 나타났다. 모든 유형의 고등학교에서 특기자 및 수능에 의한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성취도가 가장 나쁘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되었다.

특기할만한 점은 학종 입학생이 수능전형에 비하여 중도탈락률이 낮고 학업성취도는 높았다는 것이다. 대학에서 가장 선호하는 전형 유형이 학종이 된 이유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수능점수에 의한 전형방식이 가장 공정하다는 인식과 비교해보면 위의 조사보고서는 의외의 결과를 보이고 있다. 대학의 입장에서 볼 때 가능한 한 우수하면서도 중도탈락률이 적은 경우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단순하게 위의 보고서로 판단해보면 자사고나 특성화고 졸업생과 일반고 졸업생을 구분하여 선발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 특히 수도권과 비수도권학생들의 성취도 차이도 거의 없다.

 

일반적으로 학종은 일부 부유층 학생들을 위한 ‘금수저 전형’이라고 비판하고 학종을 폐지하거나 축소하여야 한다는 의견이 언론을 통하여 일선학교의 주된 의견인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 그러나 일선 현장에서 경험한 바에 의하면 일반고에서는 교과전형과 학종을 모두 선호하며 두 가지 모두 장단점이 있다. 지역적 편차가 있을 수 있지만 수능에서 높은 등급을 받기 어려운 일반고 재학생일수록 교과전형과 학종에 의한 대학진학이 수능전형에 비하여 더 수월하다는 인식이 많다. 수능점수를 잘 받을 수 있는 소수의 학생들은 수능점수에 의한 정시전형을 선호하겠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렇지 않다. 수능에 대비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기는 하지만 상당수의 일반고 학생은 교과나 학종에 의하여 대학에 진학한다. 즉 단순한 반복학습을 통하여 수능등급을 높게 받는다고 해서 대학에서의 성취도가 좋은 것은 아니라는 위의 보고서와도 일치하는 면이다. 각 대학에서 여러 연구를 통하여 학종의 좋은 점을 발표하고 있고 학종의 비율이 점점 증가하였다는 사실은 학종이 대학에게 매우 유리한 전형방식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위 조사결과에서도 의도적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간과된 것이 있다. 바로 교과성적 전형에 대한 내용이다. 대부분의 대학에서 교과전형에 의하여 선발된 학생이 성취도 및 중도탈락률에서 아주 우수하다. 자사고, 특목고의 그늘에 가려 명맥을 겨우 유지하고 있는 일반고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전형이 바로 교과성적에 의한 전형이고 실제로 교과전형을 통하여 대학에 많이 입학하고 있다. 좋은 내신성적을 받기가 더 수월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같은 내신성적이라도 일반고 학생이 자사고나 특목고 학생에 비하여 성적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위의 조사결과를 보면 교과성적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성취도가 학종과 비교하여 전혀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우수한 면도 많다는 것이 나타나 있다. 이러한 분석으로 보면 학교 전체의 성적과 무관하게 일선 학교에서 상위권 내신을 얻은 학생이 대학에 입학한 후에도 비슷한 등급의 성취도를 얻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상대평가로 이루어지고 있는 고등학교 내신성적이 실제로는 상당히 공정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점이기도 하다. 여기서 공정함이란 학생의 발전가능성을 가정하였을 때의 공정함이다. 개별적인 환경에서 어느 한순간의 평가에 의한 현재의 성적이 아니라 현재의 성적이 나쁘더라도 발전가능성을 염두에 둔 평가를 통하여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오히려 더 공정할 수 있다.

 

학종을 폐지하거나 축소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많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일선학교에서 진학지도를 해온 필자의 경험에서 보면 학종, 교과전형이 다른 전형에 비하여 오히려 학생의 능력을 적절하게 평가하는 방식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되었다. 반복학습을 통하여 한 번의 시험으로 단순하게 수능성적을 잘 받았다고 해서 그 학생의 대학수학능력이 우수하다는 것이 증명되는 것은 아니다. 고등학교 전과정에 걸친 교과성적과 비교과 활동은 각각 그 학생의 능력과 발전가능성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이므로 이를 적절하게 배분하여 평가하고 대입전형에 활용하여야 한다. 더불어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학교에서 학생 스스로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노력을 더 하여야 한다. 다양한 비교과활동 체험은 학생이 대학졸업 후 사회에 진출하였을 때 부딪힐 수 있는 여러 상황에 쉽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간접 체험이기도 하므로 더욱 권장하여야 한다. 학종에 의한 전형은 이러한 비교과 활동을 권장하는 순작용을 가지고 있으므로 무조건 배척해야 할 대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대학이 이를 악용하여 부유층이나 기득권층의 자제를 선발하는 목적으로 악용되어서는 안되겠다. 이를 방지할 수 있도록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는 내용이나 분량을 잘 조정하여 대입전형에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견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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