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공약칼럼7] 2021년 이후의 대입전형과 수능 개편방향을 제안한다! (Revised)

by slowalk | 2017-03-08 15:40

1. 시작말

 

교육부는 오는 5월 중으로 2021학년도 수능체제 초안을 발표하고 공청회를 거쳐 7월 중에 확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래서 수능개편위원회를 구성하여 2021학년도부터 시행될 새로운 수능체제를 고안하고 있다. 이번에 개발 중인 새로운 수능체제는 2015개정 교육과정과 연계시켜 교육과정의 개정 취지를 잘 살리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새로운 수능체제와 2015개정 교육과정의 단순한 연계는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연계를 통해 얻는 것과 잃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연계를 통해 잃는 것이 크다면 연계를 하지 말아야 한다.

 

연계의 실익에 대한 의구심은 새로운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교육부는 ‘누구의 무엇을 위해’ 개정 교육과정에 맞추어 수능체제 개편을 추진하려는가? 먼저 교육부가 2021학년도 수능에 반영하고자 하는 2015개정 교육과정의 내용을 예상해 보자. 개정 교육과정 중 고교 과정의 주요 내용은 ‘문·이과 공통과목 신설(국어, 수학, 영어, 통합사회, 통합과학, 과학탐구실험), 선택과목의 다양화(진로심화과목), 국·영·수 비중 적정화’ 등이다. 따라서 2021학년도부터 실시될 수능시험은 이들 공통과목을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연구하여 언론에 공개한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이 이를 확인시켜주고 있다.

 

그런데, 2021학년도부터 시행할 새로운 수능은 단순하게 2015개정 교육과정을 반영하는 것 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수능이 학교교육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기회에 수능이 중·장기적으로(2025~2030년)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모습, 즉 수능의 미래비전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지금 가동 중인 수능체제개편위원회는 2015개정 교육과정을 연계시키는 데만 급급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동안 끊임없이 기존의 수능체제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는 점에 비추어 장기적 발전 방향 즉, 2025~2030년에 필요한 수능과 대입전형방식을 개발하는 일은 새로운 교육과정과의 연계보다 더 시급하고 중요하다. 그런데도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연구하여 최근 언론에 공개한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은 장기적 발전방향을 생략한 채 단순한 연계만을 고려한 형국이다. 크게 우려스럽다.

 

이런 배경에서 준비된 이번 발제문의 주된 목적은 수능과 대입전형이 지향해야 할 중장기적 방향을 먼저 모색하고 이를 바탕으로 2021학년도부터 사용될 수능과 대입전형 모형을 제안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공개한(중앙일보, 2017, 2월 13일)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부터 비판적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2. 한국교육개발원이 제안한 2021학년도 수능 모형의 비판적 검토

 

한국교육개발원이 연구한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은 다음과 같은 3가지 안을 담고 있다.

 

<표1> 2015 개정교육과정에 따른 대학수학능력시험 개선방향


위에 제시된 3가지 안의 주요 내용과 그들 간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1안은 수학에서 문·이과 구분을 없애고 현행 제도 유지, 2안은 1학년 때 배우는 6과목만 출제하는 공통수능 실시, 3안은 2안의 공통수능 외에 희망하는 학생에 한해 추가로 2차 시험을 보도록 하고 있다(수능I, 수능II 체제). KEDI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2안과 3안에 무게를 싣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 기사의 내용에 의하면 “입시가 수시 위주로 변해가는 상황에서 수능의 영향력까지 커져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아 그런 방향으로 가야할 것(서유미, 교육부 대학정책관)”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인 듯하다. 물론 이 기사는 교육부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KEDI의 연구 결과를 한 일간지가 보도하고 그 내용에 대해 교육부의 한 관계자가 개인적 의견을 밝힌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러한 발언은 수능개편위원회의 고민을 반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채택 가능성이 높다는 2, 3안은 장점도 있지만 결정적인 단점을 지닌다. 2, 3안은 공히 공통수능을 기본 전제로 하고 있는데 이 중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의 반영에 따른 문제가 자못 심각하다. 2015개정 교육과정의 큰 특징은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문·이과 칸막이를 없애고 편식을 해소한다는 취지로 통합사회와 통합과학1을 모든 고교생이 1학년 때 배우도록 한 점이다. 2, 3안은 이런 통합사회, 통합과학을 포함하여 국어, 영어, 수학, 한국사 등 6과목으로 구성되는 ‘공통수능’을 고교 2학년 말이나 3학년 1학기에 시험을 보는 것을 제안하고 있는데, 바로 이 지점이 문제다. 만일 공통수능을 고2 말에 본다면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은 1학년 때 배운 것을, 타 과목은 2학년 때까지 배운 것을 범위로 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사회와 과학의 경우 2학년 때 배운 것은 제외하고 1학년 때 배운 내용만을 출제 범위로  하여 2학년 말이나 3학년 초에 수능시험을 보는 방식이 된다. 이렇게 될 때 2학년 과정의 일반 선택 시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런 옹색하고 구차하기 짝이 없는 상상을 왜 하게 되었을까? 이에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하나는 공통과목(국·영·수+통합사회+통합과학+한국사)과 이를 평가하려는 공통수능의 정합 관계를 충분히 고민하지 않은 채 성급하게 새로운 교육과정을 개발한 탓이 크다. 다른 하나는 융·복합 인재양성이란 구호에 홀려 사회와 과학을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의 형태로 개발하고 이를 고교 1학년에 배우도록 한 탓이다. 이 두 가지 요인이 새로운 수능체제 개발에 해결하기 어려운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3. 2015개정 교육과정에 내재된 가설의 검토

 

한국에서 교사가 학교교육에 관한 정책 변화를 주도한 적은 비교적 드물다. 주로 교육부 관료들이나 정치가들이 이를 주도했다. 물론 그 뒤에는 이들을 돕는 학자들이 있었다. 이는 새로운 정책의 도입이 현장의 필요에서 시작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우리에게 맞는 옷인지 확인 과정도 없이 외국의 유행을 쫓거나 학부모들의 불만에 대해 민원을 처리하듯 정책을 바꾸었다고 할 수 있다. 영어로 하는 영어수업(Teaching English in English: TEE)이 그랬고 2015개정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융·복합형 인재양성론’도 그렇다.

 

2015개정 교육과정은 왜 개정하게 되었는가? 2015개정 교육과정의 개정 취지 중 하나는 문·이과 칸막이를 없애고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를 위해 고교 1학년 교육과정에 문·이과 공통과목을 신설했다. 즉,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공통사회, 공통과학, 과학탐구실습 등 7개 과목을 모든 고등학생들이 공통으로 이수하게 했다. 이런 개정 취지를 살리기 위해 위 6가지 과목(과학탐구실습은 수능 평가서 제외)을 반영하는 문·이과 공통수능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2015개정 교육과정 때 제기되었던 다음 질문들을 다시 던져볼 필요가 있다.

 


• 질문1: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모든 고교생들에게 공통으로 배우게 하면 창의력을 갖춘 융·복합 인재가 길러지는가?
• 질문2: “한국의 교육계는 역량교육을 강조하기 위해 역량중심교육과정이란 표현을 함부로 사용하고 지식기반교육을 폄하하는 경향이 강했다. 2015개정 교육과정은 탄탄한 기반지식의 습득 없이 역량교육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는가?”
• 질문3: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의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이들 두 과목을 수능에서 지필고사로 평가해야 하는가, 평가하지 말아야 하는가? 지필고사로 평가하지 말아야 한다면 다른 대안은 무엇인가?”


 

위의 질문1, 2는 2015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성찰적 질문이고 질문3은 2021학년부터 사용할 수능체제에 관한 질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필자는 두 가지 오류 가능성을 지적하고자 한다.

 

1) 가설의 오류1

 

교육부의 2015개정 교육과정이나 KEDI가 발표한 수능 안이나 모두 “과학, 사회를 문·이과 구분 없이 학습하게 하면 창의·융합 인재가 양성될 것이다.”란 가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2015개정 교육과정 개발 당시에도 많은 논란이 있었다. 창의·융합적 사고는 한 교과 내에 여러 내용을 포함시켜 가르친다고 개발되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창의·융합적 사고는 학습자의 호기심을 바탕으로 사고력을 키우는 수업 방식이 중요하다. 아울러 잊지 말아야 할 점은 고등사고능력은 이와 관련된 기반지식이 탄탄할 때만 가능하다는 점이다.

 

창의·융합적 인재란 어떤 사람을 말하는가? 기본적으로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을 갖춘 인재를 말할 것이다.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은 가장 높은 수준의 고등사고능력이다. 고등사고능력은 어떻게 발휘되는가? 이를 뇌과학의 연구 결과를 가지고 설명해보고자 한다. 뇌과학에 의하면 학습은 ‘연결(connection)’과 ‘통합(integration)’을 통해서 일어난다. 신정보와 구정보의 연결을 말한다. 교실 수업 상황에서 보면, 학습은 교사의 설명이나 읽고 있는 책의 내용과 관련된 배경지식(background knowledge)과 사전지식(prior knowledge)이 있을 때 효과적으로 일어난다. 그래서 “아는 것만큼 들을 수 있다; 아는 것만큼 이해할 수 있다.”라는 명제가 성립된다.

 

창의력이 발휘되는 원리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 창의적 문제해결능력과 같은 역량은 사전에 학습된 지식망을 바탕으로 발휘된다. 창의력은 여러 교과를 두루 배우기만 한다고 개발되는 것이 아니다. 창의력이 발휘되는 데는 매우 복잡한 뇌의 기능이 관여한다. 암묵적 기억, 확산적 사고와 수렴적 사고, 몰입(flow), 호기심과 질문, 문제제기, 동기 등이 핵심이다. 이런 것들은 모두 기존의 지식, 아이디어, 개념, 오랜 세월 동안 있었던 지각들의 새로운 연결이나 조합(new combinations)을 통해서 나타난다. 스티브 잡스도 “창의력이란 사물(예: 정보, 기술, 경험)의 연결에서 나온다(Creativity is just connecting things.)”라고 말한 바 있다. 창의적인 연결은 연결할 기초 지식이나 경험이 많을 때 더 잘 일어날 수 있다. 이는 창의력 발휘의 주요 원리다. 따라서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통해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먼저 이와 관련된 기반지식(사전지식)이 튼튼해야 한다. 연결할 기초 요소의 수 자체가 적으면 창의력의 발휘는 큰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고1에서는 기반지식을 충실히 다지며 이를 바탕으로 탐구수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015개정 교육과정은 1학년 때의 통합과학, 통합사회 교과에서 지식 전달 위주의 암기식 교육에서 벗어나 토론 수업, 프로젝트 수업 강화, 과정중심평가 등의 탐구중심 교수학습을 할 것을 강조하고는 있다. 그런데 이런 수업이 잘 이루어지는데 필요한 기반지식을 배우는 과목들은 고2 과정에 편제되어(일반선택) 있다. 만일 중3 과정에서 과학과 사회의 기반지식을 충실히 가르칠 수 있다면 이런 걱정이 필요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비현실적인 기대이다. 고1 과정에 통합사회, 통합과학을 편성한 것은 고1, 2, 3학년 전 과정과의 조화를 이루는 접근이 아니다. 그냥 불쑥 들어온 셈이다. 이는 두고두고 문제가 될 것이다. 교육과정 개발에서 긴밀한 연계와 정합성(coherence)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2) 가설의 오류2

 

2015개정 교육과정과 KEDI가 발표한 수능안은 모두 “수능에 포함시키면 배울 것이다.”란 가설을 세우고 있는 듯하다. 수능 시험과목에 포함시키면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더 많은 부담을 느끼고 이 과목에 주의를 더 기울이려는 경향은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이렇게 마지못해 하는 학습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필요로 하는 고등사고력을 향상시킬 수 없다. 흔히 “수업 파행을 막으려면 수능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이는 매우 문제 있는 생각이다.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의 경우를 생각해보라. 이 두 과목은 기본적으로 탐구 학습을 강조한다. 또한 동료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도록 한 것도 큰 특징이다. 이런 성격의 두 과목을 수능에서 지필고사 형식으로 평가하려 한다면 이는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암기과목으로 전락시키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수능에 포함시키지 않고도 학습자를 수업에 몰입시킬 수 있어야 한다. 수업 내용이 학습자의 삶에 꼭 필요한 것이고, 흥미로우면 학습자는 학습한다. 교실 수업의 파행을 막고 학생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과목을 수능에 포함시키려는 접근은 그만두어야 한다. 이는 가장 낮은 수준의 동기유발 방식이다. 이제 이런 낡은 방식의 접근은 버릴 때가 되었다.

 

3) 수능 2, 3안의 문제점

 

우선 2안은 문·이과 구분 없이 공통수능을 고2 2학기나 고3 1학기 때 본다는 구상이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현실성이 너무 떨어진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고1에서 배운 것을 고2 말에 시험을 치러야 한다는 점에 대한 의견이다. 이런 방식은 수능의 성격을 이도저도 아닌 매우 모호한 것으로 몰고 가고 있다. 한편 3안에 대해서 학생들은 시험을 두 번 보는 것에 대한 부담, 수능I의 시험을 망친 학생에게 고3 때 수능I을 다시 볼 수 있게 해줄 것인가 등의 문제를 지적한다. 타당한 지적이다. 2학년 때까지 배운 것을 2학년 말이나 3학년 초에 수능으로 평가하고 고3 때 배우는 화학II, 물리II 계열인 진로선택과목은 내신평가로 대신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이처럼 2, 3안 모두 문제가 많다. 이는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1학년 필수로 하고 이를 수능에 무리하게 반영하려는 것에 기인한다. 2021학년도 수능체제를 제대로 고안하려면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수능에서 지필고사로 평가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열린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2015개정 교육과정을 낳은 가설에는 문제점이 있다. 개발 당시에도 끊임없이 논란이 되었던 부분이다. 지금이라도 교육부와 교육계는 위 3가지 질문에 대해 제대로 성찰해야 한다. 이런 과정 없이 KEDI 안처럼 통합과학, 통합사회를 수능에 도식적으로 연결시키려는 시도는 중단되어야 한다. 2015개정 교육과정의 문제점은 다음 개정 때 시정하는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대입전형과 수능의 미래방향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4. 미래지향적인 대입전형과 수능체제 모색

 

2025~2030년의 우리 고등교육과 중등교육은 어떻게 달라질까? 미래교육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학교 졸업장의 가치만으로 학생들을 학교에 다니게 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 또한 학교라는 제도에 맞지 않는 아동들은 일찍이 학교를 떠날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게 되면 학교제도에 맞는 아동들만 다니기 때문에 학교 규모는 지금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예측에 공감이 간다. 미래 사회에서는 검정고시 외에도 학력을 인정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한다. 미래사회의 이런 변화는 학교교육과 대입전형, 수능과 같은 표준화 시험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또한 지식과 정보의 홍수, 지식과 정보의 수명 단축 등도 학교교육 방식에 큰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21세기 들어 핵심개념이나 핵심원리 중심의 학습 트렌드가 형성되는 것도 지식 홍수 시대에 대한 적응이나 진화과정의 하나라고 생각된다.

 

1) 미래 지향적 대입전형/수능/내신 설계의 기본방향

 

‘미래형 대입전형/수능/내신 설계의 방향은 제안자에 따라 내용이 제각각이다. 어떤 관점에서 제안하느냐에 따라 그 내용은 달리질 수밖에 없다. 특정 안을 제안하는 입장에서는 이를 관철하고 싶은 마음에서 흔히 자신의 안이 갖는 장점만 나열한다. 어떤 안이 더 타당한지 판단할 객관적 기준도 없어 혼란스럽기만 하다. 대입전형/수능/내신 제도에 대해서는 어떤 방향으로 바꾸더라도 장단점이 팽팽하고 실제 시행해 보기 전에는 어떤 안이 더 나은지 정확히 예측하기도 어렵다. 이렇다 보니 기존의 수능체제에 2015개정 교육과정을 연계시키는 일에 몰두하고 있는 교육부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려다 보니 수능의 장기적 발전방향은 논할 상황이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를 그대로 둔 채 상황논리에 안주할 수는 없다. 문제의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이번에 KEDI가 공개한 3개 수능 안 중에서 우열을 가리는 프레임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문제 해결을 위한 기본 방향이나 원칙을 먼저 만들고 이를 기준으로 초안을 만들고 검토를 해야 한다. 이런 취지에서 필자는 ‘미래형 대입전형/수능/내신 설계의 기본방향 10’을 아래와 같이 제안한다.

 

▷ 미래형 대입전형/수능/내신 설계의 기본방향 10


[방향1: 학생구성 다양성 추구] 대입전형은 다양한 트랙(수능, 내신, 학생부종합전형, 지역/기회 균형선발 등)을 제공하되 학생 구성이 실제 인구 다양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한다(예: 출신지역, 출신계층, 출신문화, 출신학교별 유연한 할당제를 적용).
[방향2: 고교 과정의 성격 변화] 모든 학생들이 공통으로 의무적으로 배우고 평가받는 내용은 중학교 수준(의무교육 및 민주시민 교양교육의 마무리 시점) 이하로 최소화하고 고교 과정은 각자의 진로(학업진로, 직업진로)에 따라 스스로 선택한 과목으로 채울 수 있도록 한다.
[방향3: 고교교육 정상화 우선] 고교 교육의 질 향상은 곧 대학 지원자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므로 대입전형 요소는 고교교육의 정상화를 이끄는 방향으로 결정한다.
[방향4: 수시·정시의 균형 추구] 수시전형 중 학종의 주요 문제점들(학종 몰아주기, 학교효과, 교사효과 등)이 개선되고 안정화될 때까지는 학종의 비중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한다.
[방향5: 수능 시험시기-고2 말] 수능을 고2 말이나 고3 1학기 때 시행한다. 남은 고3 기간은 대입 준비란 부담에서 벗어나 진정 자신이 학고 싶은 공부와 활동을 하는 기간으로 삼는다.
[방향6: 수능에 논·서술형 포함] 현재의 수능은 대학수학에 필요한 비판적 쓰기 능력을 평가하지 못한다. 이런 약점을 보완하고 고교에서 토론 수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논·서술형을 포함하거나 논술을 별도로 평가한다.
[방향7: 수능의 영향력 축소] 수능이 고교교육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커서 수능의 영향력을 점차적으로 낮추도록 한다(자격고사 지향).
[방향8: 수능 절대평가] 수능은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이수를 통해 형성된 학력을 측정하는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따라서 수능의 점수체제는 도달 수준확인을 위해 절대평가로 전환한다. 5등급 절대평가를 통해 점수경쟁을 완화하고 자격고사의 성격을 강화한다. 대학은 등급 총합을 기준으로 선발한다(예: 등급 총합을 다시 5개 등급 구간으로 나누고 동일 등급구간에 속하는 지원자는 동일한 자격을 가진 것으로 보고 모집 단위별 유자격자 중에서 추첨으로 최종 선발함).
[방향9: 내신 질적 평가 강화] 교육과정의 다양화, 대입전형의 다원화(=다 트랙), 개별화 교육이란 세계적 흐름을 감안하여 교과 성적 위주의 정량적 평가 외에 학생이 가진 태도, 열정, 다양한 잠재력까치 고려하는 질적 평가를 강화한다.
[주] 질적 평가를 뒷받침하는 학종의 문제점 보완이 시급함.
[방향10: 내신 절대평가 지향] 고교 내신은 5등급 절대평가를 지향하되 성적 부풀리기를 예방하기 위한 장치로서의 최소한의 상대적인 정보(예: 학급 및 학교 평균, 표준편차, 성취수준별 학생 비율)를 한시적으로 제공하고 내신 신뢰도 향상을 위한 방안도 마련한다.


 

이상은 대입전형/수능/내신이 나아갈 가장 기본적인 방향으로 필자가 설정해본 것이다. 이에 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방향2], [방향5]에 대해서는 아래와 같이 설명을 덧붙였다.

 

[방향2]
세계 거의 모든 나라들은 의무교육을 중학교까지로 삼고 있다. 물론 고1까지를 국민공통기본교육 기간으로 잡는 것이 반드시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제7차 교육과정은 고1까지 10년간을 국민공통기본교육 기간으로 잡았었다. 하지만 국가가 배움을 강제할 수 있는 기간에 대해 한국도 글로벌 스탠더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큰 이유는 교육뇌과학 연구에 의하면 인간의 뇌는 타인이 배우도록 강제로 정해준 내용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르치면 배울 것이란 가설은 틀렸다. 인간은 자신에게 의미가 있다고 느끼지 않는 외부 자극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즉, 타인이 만들어 강요하는 그런 교육과정에 대해서는 학습 동기도 생기지 않고 학습도 일어나지 않는다. 한국의 모든 국민이 공통으로 배워야 할 내용은 중3 수준이면 족하다. 세계의 주요국들도 의무교육은 중3까지다. 그래서 고교의 통합사회와 통합과학도 장기적으로는 이전처럼 선택으로 돌릴 필요가 있다.

 

[방향5]
필자는 수능을 고2 말 때 혹은 고3 1학기 때 볼 것을 제안한다. 입시 준비로 3년 동안 스트레스를 받으며 연간 사교육비를 18조 넘게 쓰는 것은 지독히 비합리적이다. 대입준비를 위한 학습은 배움의 즐거움도 느끼지 못한다. 배움의 깊이도 부족하고 의미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냥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싫은 것을 억지로 하는 것에 가깝다. 이는 개인이나 국가로 보더라도 자원과 인력의 낭비다. 수능시험을 고2 때 보고 고3 기간에는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자기 전공이수에 꼭 필요한 과목을 공부하고 직업세계로 나가는 학생들은 기업에서 인턴십을 하든가 모의 창업을 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어떤 학생들은 실용적인 외국어를 배워 개발도상국으로 해외 취업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고교생들 대상 심층인터뷰를 했을 때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런 안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2) 수능의 쟁점 분석

 

수능에 대해서는 아래와 같은 다양한 쟁점들이 있다.

 

(1) ‘수학능력시험 대 학업성취도시험’

 

수능이 처음 도입되었을 때는 대학수학에 필요한 일반적인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에 가까웠으나 최근에는 고교 교육과정의 성취 결과를 측정하는 학업성취도시험에 가깝게 변했다. 한국의 고유한 상황을 고려하면 수능은 앞으로 학업성취도검사와 수학능력시험의 성격을 겸하는 시험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2) ‘자격고사 대 최저학력기준’

 

‘수능의 대학입학자격고사화’란 두 가지 의미로 쓰이고 있는 듯하다. 하나는 수능을 pass/fail로 평정하고 pass한 사람만 대학 진학자격을 부여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수능을 최저학력기준으로 활용하는 경우를 말한다. 어떤 대학의 특정 학과가 수능 1~2등급 이상의 학생들에게만 지원 자격을 부여한다면 이는 수능이 자격고사의 두 번째 의미로 쓰이는 예다. 수시 전형의 비중이 70%를 넘을 만큼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수능은 앞으로 순수한 ‘자격고사’로서의 의미보다는 ‘최저학력기준’으로 사용되는 예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한편 수능의 자격고사는 무학년 학점제 도입과도 연계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3) ‘타당성 부족과 논·서술형 도입’

 

타당성이란 검사도구가 측정하려고 하는 능력이나 특성을 충실하게 재는 정도를 말한다. 현재의 수능은 타당성이 낮은 시험이다. 서술형 문항이 없기 때문에 종합적 사고능력을 제대로 측정할 수 없고 학습능력, 정서지능, 사회적 기술(social skills), 리서치 능력, 협업능력이나 팀워크, 인성도 측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교육비 증가나 채점부담 때문에 이를 계속 미뤄왔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정답만을 찾게 하는 표준화 시험의 존치는 그 피해가 너무 크다. 종합적 사고능력을 측정하는 논·서술형의 도입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4) ‘상대평가 대 절대평가’

 

현재 수능의 부정적 영향과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현재의 상대평가를 절대평가(예: 5등급)로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절대평가를 하면 선택과목 간의 유불리, 난이도 차이 등의 문제가 상대평가 때처럼 민감하지 않다. 기대하는 효과를 내려면 5등급 체제는 되어야 한다. 9등급 체제처럼 등급 수가 많으면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의미가 제한적이 될 것이다.

 

하지만 상위권 대학은 수능, 내신을 모두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것에 변별력 부족을 이유로 부정적이다. 대학의 이런 반응은 두 가지 측면에서 정당성을 결여한다. 첫 번째는 절대평가라도 각 과목의 특성에 따라 성취 영역을 세분화하여 평가를 한다면 상당한 수준의 변별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기본 자격이 되는 학생들(예: 내신, 수능 모두 1등급)에 대해서는 점수로 줄 세우지 말고 추첨으로 뽑아 가르치기 경쟁을 하는 것이 정도이기 때문이다.

 

절대평가 도입에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어떤 농촌 고교의 A 비율이 20%이고 어떤 외고 A 비율이 20%라면 이를 어떻게 볼 것인가? 전자의 고교 시험문제가 후자의 고교 시험문제보다 쉽게 출제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현상은 자연스럽고 교육적이다. 이는 성적 부풀리기와는 다르다. 이를 대학에서는 어떻게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가? 상대평가 제도에서 고교 차이를 인정하지 않듯이 절대평가의 경우에도 동일한 A로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생부 기록이 이의 정당성을 확인해주는 기능을 할 수도 있다. 또는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 등을 이용해 각 학교의 평균적 학력에 비추어 과도하게 쉽게 출제했는지(이 경우는 ‘부풀리기’에 해당) 확인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징계할 필요도 있다. 출제 및 채점 실명제를 포함하여 가칭 ‘내신 타당도/신뢰도 높이기 3개년 계획’을 지속 추진할 필요도 있다.

 

또한 영어와 한국사에 이어 수능 전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수능을 현재와 같은 상대평가로 유지하는 한 공교육 정상화는 물론 학교 내신의 절대평가 정착도 요원할 것이다.

 

(5) ‘물수능 대 불수능’ (변별력 문제)

 

수능은 원래 상위 50% 집단에서의 평균이 70~80점 정도가 되도록 그 난이도 수준을 조정하면서 전체 응시자 집단에서의 변별력을 추구해 왔다(김신영 외, 2014). 이렇다 보니 상위권 대학의 선발도구로 쓰기에는 변별력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수능은 타당성이 부족한 시험이면서 학교교육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매우 큰 시험이다. 그러면서도 걸린 효익(stake)이 큰 게 문제이다. 아직도 정시에서 핵심 전형자료로, 수시에서는 최저학력기준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바람직한 변화 방향은 수능의 영향력을 줄이는 것이다.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은 수능을 5등급 절대평가화 혹은 자격고사화 하자고 주장한다. 이런 상황을 감안 않고 선발의 편의만을 위해 수능의 변별력을 높여 불수능으로 운영하자는 주장은 매우 단견적이고 비교육적이다.

 

(6) ‘출제 과목 및 출제 방식’

 

국가 수준의 전국단위 표준화 시험에서 평가하는 교과는 국·영·수·사·과로 제한하는 것이 세계 주요국의 일반적 경향이다. 하지만 어떤 과목을 포함시킬 것인가는 수능시험의 성격, 활용방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한편 수능을 어떤 문제 형식으로 측정할 것인가는 내신평가와의 역할 분담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도 필요하다. 현재로서는 지식의 활용 등을 수능에서 평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들은 내신에서 평가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내신 평가의 질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미국이 최근 개발해 활용하고 있는 시험(예: SBAC)처럼 비판적 사고력, 문제해결능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도 평가할 수 있는 차세대 평가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7) ‘수능시험 고3 1학기 실시와 전형시기’

 

수능시험 및 대입전형 시행 시기를 고3 1학기로 하자는 안이 나온 배경은 두 가지다. 고등학교 3년 중 대입준비에 보내는 시간을 3년에서 2.5년 정도로 줄이고 나머지 기간은 입시지옥에서 벗어나 개인의 생애 진로를 탐색하면서 진정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나 체험활동 등을 할 수 있는 기간(가칭 ‘자율학년’)으로 운영하자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고1에서 배울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공통수능으로 평가하려면 수능을 최소한 고2 말이나 고3 초에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한국교육개발원의 한 연구가 제안한 바 있다.

 

지금의 수시 전형은 고3 2학기 9월부터, 정시전형은 12월 말부터 이듬해 2월 중에 실시한다. 그래서 고3 2학기는 어수선해서 수업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어렵다. 또한 수시의 특정 전형의 비중이 과도하게 높은 문제점도 있다. 이런 문제의 해결책의 하나로 고3 1학기에 수능시험과 대입전형을 실시하자는 것이다. 이럴 경우 고3 1, 2학기를 자율학기에 가깝게 운영함으로써 대학 전공 관련 과목의 심화학습, 정의적 역량 함양, 지역사회 문제해결 프로젝트 진행, 봉사활동, 외국어 학습, 모의 창업, 직업체험 등을 통해 진정한 개인별 교육과정을 운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교사는 개별화 지도(differentiated instruction)의 경험과 전문성을 쌓을 수 있는 좋은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8) ‘2015개정 교육과정 반영’

 

2015개정 교육과정은 고교 과정에 문·이과 구분 없이 공통으로 배우는 소위 ‘공통과목(국어, 영어, 수학, 통합사회, 통합과학, 과학탐구실험, 한국사)’을 설정했고 초중고의 모든 학생들이 공히 갖출 21세기 사회가 요구하는 핵심역량을 총론에 명시했다. 2021학년도부터 사용될 새로운 수능은 2015개정 교육과정의 이런 특성을 반영하고자 한다.

 

여기서 문제되는 것은 통합사회(이하 ‘통사’)와 통합과학(이하 ‘통과’)이다. 이들 과목은 창의·융합형 인재양성이란 명분을 가지고 도입되었으나 2021학년도부터 사용될 새로운 수능체제 개발에 장애가 되고 있다. 아래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장애1> 통합사회, 통합과학을 고1에 편제시키고 공통수능에서 이를 지필고사로 평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암기과목화 될 우려 때문이다.
•<장애2> 고2~3에서 선택과목으로 배울 사탐과 과탐을 수능에서 선택수능으로 평가할 것인가 아니면 내신으로 평가할 것인가의 고민이 남아 있다. 사탐과 과탐의 경우 통합사회, 통합과학 외에 선택 과목까지 수능에서 보게 한다면 준비 부담이 매우 크다는 문제가 있다.

 

이 문제의 해결에는 어떤 방법이 있는가? <장애1>의 경우는 다른 과목들처럼 사회, 과학도 고1에서 배우는 것을 대상으로 지필고사로 평가하되(절대평가) 통합사회, 통합과학의 도입취지를 살리기 위해 이들 과목을 수능에서 별도의 논술로 평가하는 방법이 있다. 한편 <장애2>는 고2~3에서 배우는 선택과목들을 과도기적으로는 내신으로만 평가하는 방법을 적극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차기 교육과정 개선 시에 통합사회, 통합과학을 유지시킬지의 여부는 교육과정에 대한 미래 방향을 정하고 신중히 판단해야 할 것이다. 암튼 융·복합적 사고는 교과통합보다는 범교과 프로젝트 수업의 강화를 통해 함양하려는 접근이 바람직하다.

 

3) 수능의 미래모형 탐색

 

2025~2030년도에 사용할 수능의 바람직한 미래모형은 어떤 관점에서 모색해야 하는가? 여러 관점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수능과 고교 교육과정과의 연계(linking)의 관점에서 미래모형을 설계해 보고자 한다. 왜냐하면 수능과 고교 내신 간에는 아래와 같은 함수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를 ‘수능-내신의 상대성 원리’라고 칭하기로 한다.

 

▷ 수능-내신의 상대성 원리 3


• 원리1: 수능이 변별력이 높고 고부담이면 고교 내신평가 및 교육과정에 끼치는 긍정적 혹은 부정적 영향력(수능이 교육과정을 대체함)이 커진다.
• 원리2: 내신(학생부)이 전형자료로서의 신뢰성·타당성이 향상되면 내신의 실질 반영비율은 높아지고 수능은 자격고사화 할 필요성이 커진다. 한편 내신의 신뢰성·타당성이 낮으면 대입전형에서 실질 반영비율은 낮아진다.
• 원리3: 수능이 전형자료로서의 사용 가치가 클 경우(예: 논·서술형 반영; 적정 변별력 갖춤)에는 내신은 객관성·신뢰성이 낮아 대입전형에서 참고자료로 활용되는 경향이 커진다.


 

이상의 ‘수능-내신 상대성 원리 3’은 수능의 미래모형을 고안할 때 상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수능 체제를 고안할 때는 중장기적으로 수능의 부정적 영향을 줄이고 내신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지금까지 수능의 부정적 영향을 줄이는 방안으로는 자격고사화를, 수능의 긍정적 영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논·서술형을 반영하자는 주장이 주를 이루었다. 그런데 현재의 상황은 어떤가? 수능은 객관식 일변도이고, 내신은 성적 부풀리기가 심하다. 그리고 학교 수업의 질과 내신평가 문항의 질 역시 높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이 내신 성적을 높게 반영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수능의 미래모형을 설계할 때는 2021학년도 이후 내신의 질을 지금보다 얼마나 향상시킬 수 있는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

 

아울러, 새로운 수능체제를 설계할 때 이러한 상대성 원리 외에도 아래의 2가지 질문과 같은 근본적인 성찰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인간의 학력/능력을 표준화된 시험으로 측정하는 것은 얼마나 타당한가?”
“온갖 차별, 배제, 소외, 부정이 적지 않은 학교교육의 현실과 소득불평등, 사회양극화를 특징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능력주의를 기조로 하는 대입전형은 얼마나 타당한가?”

 

현재 한국의 대입전형에 적용되고 있는 능력주의(제대로 된 능력주의도 아님!)는 필연코 한국 사회를 지금보다 더 심한 계급사회로 몰아갈 것이다. 한국의 능력주의는 공정하거나 평등하지 않은 경쟁의 판을 만들어 놓고 여기서 탈락하는 사람은 개인의 탓으로 돌린다. 따라서 대입전형/수능의 미래모형을 설계할 때 이상의 두 질문이 시사하는 바를 잘 고려해야 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미래형 대입전형/수능/내신 설계의 기본방향 10’과, ‘수능-내신의 상대성 원리 3’을 두루 고려하면서 아래 표를 참고해 내신-수능의 미래 발전방향을 모색해보기로 한다.

 

<표 2> 수능의 미래 발전 방향(* 고3 1학기 수시-정시 통합전형)

[주] 1) 고3 1학기 수시-정시 통합전형 – 수능을 고2 과정을 충실히 마친 후 고3 1학기에 보고 수시-정시 통합전형을 통해 고3 1학기 내 대입전형을 마침(조건부 합격). 고3 1, 2학기에 배운 것은 내신으로만 평가(등급 수 2~3개)하고 이를 대학에 제출함.
2) 9등급 상대평가1 – 현재의 수능처럼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제공하는 총점제 상대평가 체제; 9등급 상대평가2 – 등급 간에 점수를 제공하지 않고 등급만 표기.
3) 국·영·수·사·과 – 모형 1의 ‘국·영·수’는 고1~2 동안 문·이과 구분 없이 배우는 것을, ‘사·과’는 고1~2에서 배우는 사회와 과학을 출제 범위로 하는 수능을 말함.
4) 사·과 논술(선택) – 통사·통과 과목을 유지할 경우 고1 범위를 바탕으로 한 수능논술과, 통사·통과를 폐기할 경우 고1~2 과정을 범위로 한 수능논술이 있을 수 있음. ‘(선택)’이란 논술평가를 원하는 사람만 응시함을 가리킴.
5) 논·서술형 반영 수능 – 2025학년도 이후 수능시험에서 각 과목에 논·서술형을 가미한 것을 가리킴.

 

수능의 미래모형은 2021학년도부터 실시될 과도기 모형과 2025년경에 사용을 목표로 한 미래 모형 2가지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 수능 과도기 모형: 2021학년도부터 실시할 수능

2015개정 교육과정을 반영하고 뒤에 제시한 수능 미래모형 1과 2로 나아가기 전 과도기 모형이다. 수시와 정시의 기간 통합을 시도한다. 즉, 수시, 정시 전형이란 이름을 없애고 하나의 전형 기간(고2 과정 종료 후 고3 1학기 초 사이) 중에 지금의 교과전형, 학종(즉 기존의 수시) 등 모든 전형을 마친다. 지금의 수시-정시를 통합하여 동일 기간에 전형을 실시하게 되면 수시의 과다한 비중 해소, 수능의 최저학력기준의 적용을 억제하는 긍정적 변화도 나타날 것이다. 한편 고3 1, 2학기는 자율학기의 특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이런 변화에 대해서는 역기능도 있지만 순기능이 클 수 있어 적극 검토해봤으면 한다.

[주] 1) ‘통사·통과 내신논술’ – 고1 과정의 통합사회, 통합과학에서 토론, 탐구적 수업 방식으로 배운 것을 바탕으로 매 학기 논술을 쓰고 평가하는 것을 가리킴(수행평가). 이것의 질과 신뢰도가 높고 내신평가로 안정화 되면 통사·통과 수능논술을 수능에서 제외할 수도 있음.

 

▶ 수능 미래모형1: ‘학업성취도검사’

수능이 고교 과정의 학업성취도검사 및 대학 선발고사 성격을 동시에 갖는 모형으로 수능과 고교 교육과정의 연계성(linking)을 중시한다. 선택과목의 수능을 통해 전공적합성을, 논·서술형을 도입한 수능을 통해 고등사고력을 측정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논·서술 도입 대신에 별도 논술도 가능). 수능은 고2 과정을 마친 후 고3 1학기 중 보고 대입전형 역시 수시-정시 구분 없이 고3 1학기에 마치도록 한다. 한편 고3 1, 2학기는 자율학기의 특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 수능 미래모형2: 공통기본학력검사

이 모형은 현재의 수능을 폐지하고 대학수학에 필요한 공통기본학력만 측정한다. 수능 준비 부담을 줄이고 수능시험이 고교 교육과정 운영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교사들은 수능시험을 통한 수업 장악력 기대보다는 학생 중심 맞춤 수업으로 전환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이 시험은 형식이나 성격이 미국(SATI), 이스라엘의 대입시험과 유사하다.

2021학년도부터 적용될 수능 체제는 단순히 2015개정 교육과정의 반영이란 차원을 넘어 수능의 중장기적 발전 방향(미래 모형1, 2)과 연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5. 맺음말

 

금년 7월에 확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1학년도 수능 모형은 중장기적(예: 2025~2030) 관점에서 가장 바람직한 대입전형과 수능 안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그 후 2021년도의 수능체제는 중장기적 방향에 연계시켜 개발해야 한다. 사탐과 과탐을 문·이과 구분 없이 고1에서 공통으로 배우게 하는 것도 유연화 할 필요가 있다. 즉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둘 다 이수하든 하나만 이수하든 학생의 선택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의 도입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이를 수능에 반영하지 말고 대신 관련된 논술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또한 2015개정 교육과정의 공통과목 중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은 이를 도입한 취지를 고려할 때 수능에 반영하지 말아야 한다. 이들 과목을 직접 점수화하려는 순간 암기과목으로 변질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입시 준비에 쏟는 기간을 현재의 3년에서 2년으로 줄이기 위해 수능을 고2 말이나 고3 초에 보자는 제안도 우리사회가 적극 검토해 봤으면 한다.

 

아울러 수시전형이 급팽창하는 대입전형의 변화 흐름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특히 학종과 관련된 비윤리적이고 불공정한 행태를 바로잡기 위한 강도 높은 조치와 자정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정시로 입학한 학생들과 수시로 입학한 학생들이 대학에서 어떤 성취도 차이를 보이는지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2021학년도를 위한 대입전형과 수능체제에 대해 이상과 같은 필자의 문제제기와 새로운 대안 제시를 계기로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해지고 대선 후보자들도 이에 주목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대입전형과 수능의 개선은 다른 어떤 교육정책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 김신영 외(2014). 학생의 학업성취도 평가 정책의 현실과 미래. 교육을바꾸는사람들.
• 박경호 외(2016).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대학수학능력시험 개선방향 탐색 연구. IP 2016-02. 한국교육개발원.
• 김순남(2014). 대학입시정책의 국제비교 연구: 고교 내신 산출 및 대입 반영 방법을 중심으로. 한국교육개발원.
• Conall Boyle (2010). Lotteries for Education. Imprint Academic.

 

 

[부록1] 동일 등급 내 유자격자 추첨제란?

 

가령 수능의 주요 과목을 기존의 9단계 상대평가에서 5단계 절대평가로 전환할 경우를 생각해보자. 등급 내 점수 차이를 두지 않기 때문에 동일 등급을 받은 수험생은 동점인 셈이다. 이런 경우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는 방법으로 유자격자 추첨전형을 생각해볼 수 있다. 가령 서울대 물리학과 지원자 중 정원은 40명인데 총 200명이 지원했고(이 200명은 5구간의 최상위 구간 학생에 속함) 이 중 100명은 내부 평가 기준(기준 공개)에 따라 수학능력을 갖춘 지원자라고 하자. 이때 100명을 영역별(출신지역, 출신학교, 출신문화 등) 가중치를 부여해 40명을 추점하는 방식이다. 약간 변형해서 50명을 1차 선발하고 면접을 통해 40명을 최종 선발하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대입전형에 추첨제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가질 것이다. 하지만 추첨제는 도입할 가치가 충분하다. 이론적으로도 탄탄하다. 추첨제로 학생을 선발하는 세계의 사례도 적지 않다. 현재처럼 학업 성적 0.1점 차로 60만 명을 줄 세워 선발하는 것은 얼마나 타당하고 공정할까? 대학의 학생 선발은 올림픽 경기에서 0.1초 차이로 금·은·동을 가리는 것과는 달라야 한다. 수능에서 0.1점 차이로 당락을 가르는 것은 정당성, 타당성이 낮다. 오히려 0.1점 부족으로 떨어진 학생이 0.1점이 앞서서 합격한 학생보다 훨씬 더 잠재력이 우수할 수도 있다. 가령 농산어촌에서 편부모나 조부모와 함께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아동의 B학점과 고등교육을 받은 부유한 양부모 가정에서 자란 아동의 A학점을 같은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는가? 이 경우 B학점의 경우 사회적 배려자 전형을 통해 선발할 수도 있지만 인간을 계층으로 나누는 것에 대해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학업성적이 일정한 자격을 갖춘 경우 출신지역, 출신학교, 출신문화, 인성 등을 고려한 추첨 선발을 하는 것은 적극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대학이 현재처럼 출신지역, 출신학교, 출신문화 등을 고려하지 않고 학업 성적으로만 줄 세워 신입생을 선발하면 우리 사회는 나중에 어떤 모습이 될까? 마이클 영(1958)은 이런 대입전형은 필연코 계급사회를 만들고 2033년경이면 프로레타리아 혁명이 일어날 것을 경고한 바 있다. 자격을 충분히 갖춘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추첨제를 활용하면 좀 더 정의롭고 공정한 선발이 가능하다. 몇 개의 대학이 시범운영을 통해 그 효과를 검증한 후 시행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부록2] 예상되는 질문에 대한 답변

 

Q1. 수능 중심의 정시 전형은 수험생을 20년 이상 총점으로 줄 세워 선발해왔다. 이런 방식이 가장 공정하다고 믿어 온 문화가 뿌리 깊다. 이런 상황에서 2021년도 수능을 총점이 아니라 등급에 기반해 ‘유자격자 5구간별 선지원 후추첨’ 방식을 도입할 경우 최상위권 중에는 반발하는 학생도 많을 것이다. 이를 어떻게 설득하고 수용하게 할 수 있는가?

 

A1.
수능 점수로 줄 세워 고등교육기회를 배분하는 것이 매우 불공정한 것임을 사회와 널리 공유한다. 교육의 공공성, 기회균등 등을 고려할 때 각 대학의 계열이나 학과별로 최소 자격기준을 갖춘(qualified) 지원자를 대상으로 추점을 통해 이를테면 1.5배수를 뽑고 면접을 통해 최종 선발하는 것이 공정하고 경쟁을 줄일 수 있는 전형방법의 하나임을 널리 알린다. 기득권층의 반발로 인재 추진이 어려울 경우 약 10년 후부터 실시하는 것으로 사회적 합의를 할 필요가 있다.

 

Q2. 현재 수시전형의 비중이 70%가 넘은 상황이기 때문에 정시의 수능을 자격고사화하고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계기로 삼는 것은 어떤가?

 

A2.
그런 접근은 매우 위험하다. 수시전형의 학생부종합전형은 매우 문제가 많다. 따라서 이를 폐지 내지는 최소화할지 교과전형과 통합할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수능시험의 역할은 수시전형의 평가와 함께 생각해야 할 요소다. 수능의 발전 방향을 기본적으로 졸업자격고사와 입학자격고사의 성격을 강화해가도록 하되 그 속도와 자격고사의 성격은 한국적 상황에 맞게 조정해야 할 것이다.

 

Q3. 2015개정 교육과정에서 탐구과목의 출제 범위를 고1에서 배운 것으로 한다면 이는 타당성이 없다. 최소한 고2에 일반선택으로 배운 것도 출제 범위에 들어가야 한다는 주장도 많을 것이다. 이는 타당한 주장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A3.
다른 과목들과 마찬가지로 고1~고2 때 배운 것 전체가 출제 범위에 들어가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 과학탐구를 예로 보자. 일반선택 과목인 <물리학I , 화학I , 생명과학I ,지구과학I>은 고2에 배우도록 편제되어 있다. 어떤 학생이 자기의 진학이나 관심에 따라 생명과학I과 화학I을 선택했다고 하자. 그렇다면 이 학생은 고2말이나 고3 1학기 때 1~2학년에 걸쳐서 배운 내용을 기반으로 논술시험을 보게 하는 것이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은 토론, 프로젝트 수업 등을 통해 탐구수업을 하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2015개정 교육과정은 역량 개발을 강조하고 있다. 논술 평가를 통해 역량을 개발하고 평가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Q4. 2015개정 교육과정에 의한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토론 및 탐구중심으로 수업을 하고 이를 논술로 평가한다면 사교육이 대폭 증가할 수 있을 텐데 이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가?

 

A4.
사교육 증가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학교에서 논술지도 역량을 충실히 갖추는 일이다. 갖춘 만큼 논술평가도 고도화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하나는 과도기적으로 수능에서는 평가하지 않으며 내신으로만 평가한다. 그리고 평가 등급도 3등급(기대 이상-기대 수준-기대 이하) 절대평가로 함으로써 부담을 줄이도록 한다.

 

Q5. 수능 시험을 고2 말이나 고3 1학기 때 보기로 한다면 다음 해 재도전을 하고자 하는 수요가 많을 것이다. 이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A5.
상위권 학생들 중에는 대학졸업장의 가치가 예전 같지 않더라도 상위권 대학에 입학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많을 수 있다. 대학 지원자 수는 자연인구 감소, 대학진학에 대한 혜택 감소, 대학진학을 원하는 학생 수 감소 등에 따라 지금 우려하는 것보다는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문제은행식 평가를 통해 원하는 사람에 따라 1년에 2회 정도는 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Q6. 수능 시험을 고2 말이나 고3 1학기 때 보기로 한다면 고3 때의 학교 수업이 파행을 겪지 않을지 우려가 된다.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A6.
어떤 제도도 장단점이 있다. 중요한 것은 장점이 큰지 단점이 큰지의 문제이기도 하다. 대입 준비를 정시든 수시든 고2 말이나 고3 1학기 때 하자는 것은 자기가 하고 싶고 좋아하는 공부를 입시 부담에서 벗어나 단 6개월~1년 간 만이라도 해보게 하자는 취지다. 상위권 대학으로 진학할 학생들은 자신의 전공에 필요한 진로선택 과목(물리학II, 화학II, 생명과학II, 지구과학II)을 열심히 공부할 것이다. 대학도 선수 이수해야 할 과목을 사전에 요구해야 한다. 대학은 꼭 필요한 경우는 고3 말 면접 때 구술면접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진로선택 과목을 수강할 필요가 없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학생 맞춤 특별 프로그램(예: 인턴십, 진로체험, 모의창업, 외국어학습 등)을 운영한다. 교사 수급 등의 문제는 인접 학교 간의 공동운영 등으로 해결한다. 중요한 것은 고3 6개월~1년 간 만이라도 입시부담에서 해방되어 하고 싶은 공부나 활동을 하게 해주자는 것이다. 장애요인이 있더라도 이는 해결해야 할 일이지 이것 때문에 이 좋은 취지를 포기하는 것은 너무 아깝다.

 

각주

  1. (1) 통합사회 – 지리, 일반사회(정치, 경제, 법 등), 윤리, 역사 등의 기본 내용을 통합적으로 접근하고 토론, 프로젝트 학습, 탐구학습 등 다양한 활동 중심의 수업으로 구성된다. 삶의 이해와 환경, 인간과 공동체, 사회변화와 공존으로 나누어진다. (2) 통합과학 – 중학교까지 학습한 자연과학의 핵심개념 적용과 미래 사회에 필요한 과학적 기초 소양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학습 내용과 난이도를 재구조화 했다. 물질과 규칙성, 시스템과 상호작용, 변화와 다양성, 환경과 에너지 영역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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