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lowalk | 2015-05-05 10:35
목차
1. 시작말
2. AERA2015에서 배운 것(1): 사회정의 교육
Q1. 사회정의 교육(Social Justice Education: SJE)이란?
Q2. ‘사회정의 교육’이 왜 강조되는가?
Q3. 사회정의 교육의 핵심요소는 무엇인가?
Q4. 사회정의 교육은 어떤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가?
Q5. 사회정의 교육을 위해 교사가 저항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Q6. 사회정의 교육을 교사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Q7. 사회정의 교육의 강화추세는 한국의 학교교육에 어떤 시사점을 주는가?
Q8. 사회정의 교육을 전통적 교육과정에 통합하여 가르치는 접근방법의 한계와 단점은 무엇인가?
3. 맺음말
1. 시작말
올해의 AERA(American Educational Research Association)학회는 일리노이주 북동부에 위치한 시카고에서 4월 16일부터 20일까지 5일 동안 열렸다. 시카고는 미시간호(湖)로 흘러드는 시카고강(江)의 하구에 자리잡고 있는 호수가 보이는 도시다. 이 강을 타고 시카고의 아름다운 건축들을 구경하는 것은 시카고 관광의 백미다.
이번 학회 참관은 예년보다 가슴이 더 설렜다. 학회의 주제가 ‘사회정의(Toward Justice: Culture, Language, and Heritage in Education Research and Praxis)’였기 때문이다. 사회정의와 공정한 교육은 필자가 운영하는 조직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두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내년의 AERA2016은 “Public Scholarship to Educate Diverse Democracies”란 주제로 Washington, DC에서 4월 8-12일 사이에 열리기로 예정되어 있다. 벌써 내년 학회가 기다려진다.
미국 사회는 여러 인종, 민족, 문화 등이 융합된 대표적인 다문화 사회다. 게다가 흑인과 백인 간의 특수한 역사를 가진 나라다. 아직도 사회 곳곳에 다양한 불평등, 불공정이 자리잡고 있다. 이번 학회는 발전이 지속가능한 미국 사회가 될 수 있기 위해서 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미국의 불평등과 불공정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초점을 둔 것이다. 주제가 그렇다는 것이지 모든 발표가 사회정의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21세기 주요국들의 교육 목표의 새로운 설정, 교육과정의 개선, 대입제도의 개선, 책무성에 관한 것, 핀란드·스웨덴의 교육, 칠레·터키·이스라엘·스위스의 입시제도 등은 물론, 거버넌스, 평가, 교사연수, 온라인 교육, 사회성•감성 교육, 두뇌과학, 지역사회와의 파트너십을 통한 학교개혁 등 교육에 관한 문제 중 다루지 않는 것이 거의 없었다.
발표 세션은 예년처럼 2,600개로 비슷했다. 하지만 참가자 수는 최근 조금 줄어서 14,000명 정도였다. 이 학회는 이름만 미국의 교육연구학회이지 실제로는 세계의 주요국이 다 참가하여 발표하고 연구내용을 공유하는 세계적 행사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번 학회 주제인 ‘사회정의 교육(social justice education)’에 관한 것부터 소개하겠다.
2. AERA에서 배운 것(1): 사회정의 교육
사회정의 교육에 관해 들은 내용 중 주요 내용을 Q&A식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Q1. 사회정의 교육(Social Justice Education: SJE)이란?
사회정의(social justice)란 기본적으로 인간의 권리를 보호하고 책임을 신장시키는 것을 두고 말하지만 특히 사회적 약자 층의 사회경제적 권리 보호에 초점을 둔다. 사회정의에는 3가지 수준이 있다. 기회 균등을 가로막는 법적 장애를 제거하는 접근(formal approaches), 대학입학이나 공무원 채용 시 인종이나 소수계를 우대하도록 한 소수 계층 우대 정책(affirmative action)이나 한국의 고른 기회 전형 등과 같은 보상적 접근(compensatory approaches), 교육기회에 대한 동등한 기회의 제공을 넘어 정책결정과정에 참여하는 접근(participatory approaches)이 있다. 참여적 접근이 가장 높은 수준의 사회정의 실현 수단이라 할 수 있다. 앞의 두 접근은 현재의 제도를 개선하는 선에 그치지만 참여적 접근은 시스템 자체를 재구조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참여적 접근단계에서 학생들이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 이전에 그런 것이 가능하도록 역량을 키우고 자격을 부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전통적인 학교교육의 모델은 특히 저소득층과 소수민족 자녀들에게 억압의 기재로 작동해 온 바가 크다. 관련 많은 연구들은 전통적인 학교 시스템이 침묵(silence)과 순종(compliance)을 가르치고 소수민족 아동들의 낮은 수준의 발달을 방치함으로서 억압의 역학관계의 중심에 서게 되었음을 밝혀낸 바 있다. 사회정의 교육(SJE)은 비교적 최근에 선보인 교육의 한 형태로서 이런 전통적인 학교제도의 문제적 현상에 대한 반응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또 많은 연구들은 학교에서 억압, 차별, 불공평 등 특히 빈곤층 청소년들이 겪는 문제들의 사례들을 다수 밝혀낸 바 있다. SJE는 학생들에게 자신들의 삶과 자신들이 속한 사회를 스스로 변화시킬 수 있는 힘과 권한을 부여함(empowerment)으로써 이런 부당함과 맞서고 이를 개선해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접근이다.
소수자들이 겪는 이러한 구조적 억압은 통치자를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거나 새로운 법을 제정해서는 해결 가능하지 않다. 억압은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제도 속에서 조직적으로 재생산되기 때문이다. SJE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이런 부당함과 맞설 수 있도록 억압이 끼치는 영향을 더 잘 이해하고 이를 완화할 수 있는 힘과 자격을 청소년들에게 부여하는데 있다.
SJE에 대한 정의는 다양한 것이 있겠지만 이번 학회서 소개된 것 하나를 공유하겠다.
• 억압에 맞서고 사회정의 실현에 필요한 역량을 키우는 도구다
• 사회경제적 평등의 가치를 가르치는 교육의 한 형태다.
• 사회적 비판의식을 발달시키기 위해 교수학습의 과정에 나타나는 문제를 제기하는 방법을 배운다.
• 사회 변화를 촉진시키고 실천적 행동을 통해 억압적 구조를 해체한다.
• 집단적 연대의 힘을 증진시킨다.
Q2. ‘사회정의 교육’이 왜 강조되는가?
지금 학교교육에서의 ‘사회정의 교육’이 강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회정의(social justice)’를 학교에서 가르쳐야 하는 배경은 나라마다 대동소이 할 것이다. 미국의 경우, 우선 다문화 사회이다 보니 백인 주류의 문화와 가치관으로 보면 다른 소수 민족의 문화와 가치는 모두 이상하게 보이게 된다. 즉 인종이 다르고 출신 문화가 다르면 다양한 편견과 차별이 있게 마련이다. 이것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낳게 된다. 그래서 학생 개인은 다문화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초 교양(multicultural literacy)이나 삶의 기술(life skills)이 필요하게 된다. 한 단계 더 나아가면 소수인종이나 빈곤소외계층 아동의 인권과 학습권 측면에서 현재의 제도는 심각한 차별이 존재하기 때문에 사회정의 교육의 강화가 더욱 시급할 거란 짐작을 할 수 있다. 이들은 온갖 부당한 편견 속에서 살아야 하고, 배움에서 배제되는 경우도 많다. 미국의 경우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어떤 나라들보다 더 절실히 필요했을 것이다. 이 점에 있어서는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도 다문화 가정 자녀수가 늘면서 그 필요성은 점점 높아져 가고 있다.
21세기 들어 국제간 이동이 자유롭고 늘어나면서 많은 나라들이 다문화 사회로 변해 가고 있다. 이런 교육환경 속에서는 문화적으로 반응하고 수용하는 교수지도(culturally responsive teaching)를 할 필요성이 더 커졌다. 이런 환경의 변화는 배울 내용, 가르치는 방법, 평가방법 모두에 있어 재검토가 필요하도록 만들었다.
‘사회정의 교육’이 강조되는 또 다른 배경으로는 교육기회의 불평등, 자원 제공의 불평등, 특정문화에 더 유리한 교수법 등이 있다. 이런 부당한 제도를 지속시키는 일은 모두 무언의 억압(oppression)이다. 이런 억압을 문제 삼고 이런 억압을 해소하기 위해 사회정의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그림1] 교육을 둘러싼 억압의 역학관계

출처: Anita R. Thawani, AERA 2015. ppt
http://via.library.depaul.edu/cgi/viewcontent.cgi?article=1071&context=soe_etd
하지만 불공정 중에는 우리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들도 있다. 허버트 콜(Herbert Kohl)의 주장에 따르면 교사들은 양심에 거리끼면서도 이를 교육하는 경우도 있고, 훌륭한 시민을 양성하는 것보다 훌륭한 교사가 되는데 더 관심을 기울이는 경우도 있다고 비판한다.
미국에는 아주 사소하게는 백인 교사 중에 수업중 화장실을 가겠다고 손을 들을 경우 백인 아동과 아시아계 및 멕시코계 아동을 차별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한국의 교실도 크게 다르지 않다. 똑같은 잘못을 한 경우라도 공부 잘하는 아동, 부자집 아동의 경우와 가난하고 공부 못하는 아동에 대해 차별한다는 얘기는 꾸준히 있어왔다. 교육의 표준화만 보더라도 지금의 표준화된 교육과정은 출발선이 불균등했던 빈곤소외계층이나 다문화 사회 출신 아동들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억압과 함께 배제(exclusion) 역시 사회정의에 심각히 반하는 일이다.
[그림2] 배제의 범주(categories of exclusion)

출처: Shelley Zion, AERA 2015. ppt
한국의 경우 출발선이 불리했던 수많은 아동들이 수업을 따라가지 못해 수업에서 일상적으로 배제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불공정이다.
Q3. 사회정의 교육(Teaching for Social Justice)의 핵심요소는 무엇인가?
사회정의 교육의 핵심은 무엇일까? 대표적인 분류 두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분류1>
① 비판적 사고능력(Critical thinking)
비판적 사고능력은 정의가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학생들에게 가장 기본적으로 키워주어야 할 능력이다. 학생을 주체적 사고를 하는 존재로 인정하는 것은 물론 이들이 사회 현상을 비판적으로 볼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중고교생들이 학교가 역사적으로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며, 프레이리(Freire)의 주장대로 교육이란 정치적 행위이며 중립적인 것은 없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있을까? 국사교과서를 국정으로 하는 것과 검정으로 하는 경우 어떤 장단점이 있고 한국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학생들도 이를 비판적으로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이런 문제에 대해 학생들에게는 ‘침묵’과 ‘순종’을 기대한다.
또, 현 교육제도는 나이를 기준으로 학년을 편성하고 나이가 같으면 같은 내용을 같은 수준으로 배우게 한다. 이런 학교 제도는 매우 부당하며 이를 개선해 달라는 목소리를 내는 학생들이 없다는 것은 매우 특이한 현상이다. 교사도 학부모도 비판적 사고능력이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이런 시민을 키웠을 때 국가가 통치하기에는 매우 편할지는 몰라도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② 열린 마음(Open-mindedness)
정의로운 사회가 되려면 사회 구성원들이 열린 마음을 가지고 열린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나만 혹은 우리만 옳고 나와 혹은 우리와 다른 것은 이상하고 비정상적이란 생각은 닫힌 마음이다. 닫힌 마음으로 건강하고 정의로운 다문화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③ 서로 다른 관점에 대한 많은 경험(Exposure to different perspectives)
다양한 관점에 대한 많은 경험을 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위의 열린 마음과 관련이 깊다. 누구나 사람들마다 계층마다, 인종마다 서로 관점이 다를 수 있다는 경험을 많이 해볼 필요가 있다. 그랬을 때 열린 마음도 자라고 타인과 타국의 문화, 서로 다른 가치도 존중할 줄 알게 되기 때문이다.
<분류2>
다음 사회정의 교육의 <분류2>는 다문화교육 국제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Multicultural)에서 소개하고 있는 내용이다. 핵심요소를 6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① 자신에 대한 사랑과 지식(Self-love and knowledge)
다문화 사회 속에서 조화를 이루며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각자가 ‘나는 누구이고 어디서 왔는가?’에 대한 인식과 지식이 필요하다. 자신의 정체성 및 자신이 속했던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높이고, 종교 및 피부색깔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어 줄 필요가 있다.
② 타인에 대한 존중(Respect for others)
학교의 수업과 생활을 통해 자신이 속했던 문화에 대해 동료들과 공유하고 다양성에 대해 공감하여 존중하는 것을 배울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잘못된 편견을 깰 수 있다.
③ 사회정의 관련 이슈(Issues of social justice)
다양성에 대한 존중을 넘어 학생들이 정의와 공정의 측면에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탐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 인종주의, 성차별, 계층간 갈등, 이종교간의 반목, 억압이 존재하는 현실 등에 대해 살펴보고 토론할 필요가 있다. 다문화 사회에 대한 언론의 접근은 공정한지, 다문화 가정 아동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한 조사와 개선책 등에 대해 토론하는 활동 등을 할 수 있을 것이다.
④ 사회운동과 사회변화(Social movements and social change)
위 ③에서 살펴본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서 겁내거나 방관하지 말고 수업 활동을 통해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이해하고 학생 수준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은 무엇인지 알아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학생들이 만드는 뉴스레터, 블로그 운영, 편지쓰기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할 것이다.
⑤ 인식의 공감대 확산(Awareness raising)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특정 이슈에 대해 혼자만 생각하고 행동해서는 사회를 변화시킬 수 없다. 따라서 정의롭지 못한 것을 고발하고 정의로운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 동료, 교사, 가족, 정치인 등에게 자신의 주장과 생각을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통해 공감대를 넓히는 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
⑥ 사회적 실천행위(Social action)
사회정의 실현을 위한 각종 이슈들에 대해 학생 각자가 관심이 있는 주제를 선정하고 어떻게 목소리를 내고 학생신분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행동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볼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회정의 교육에 관해 이상과 같은 내용은 지극히 정당함에도 불구하고 한국적 문화에서는 정부, 교사, 학부모 대부분이 우려가 앞설지도 모르겠다. 한국사회에서는 중고생을 인격적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일상적으로 수업에서 배제되는 아동 자신들이나 이들의 부모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을 경우, 누가 해결해 줄 것인가? 유명한 해외 사례를 하나 소개하겠다.
2000-2004년 사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일어난 일이다. 교육불평등에 대해 주지사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해서 주민과 학생 측이 이긴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겠다.
“불평등 해소를 골자로 하여 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였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주 정부는 교육 예산에서 수십 억 달러를 감축하였다. 이에 캘리포니아 주州 교사노조는 슈워제너거Schwarzenegger 주지사가 캘리포니아 주에서 학업성취도가 가장 낮은 학교 학생들에게 학습 기회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어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에서 이긴 교사노조는 새로이 제정된 「질적 교육투자법Quality Investment in Education Act」을 기반으로 7년 동안 이 학교들의 성취도 향상을 돕는 일의 책임을 맡았다. 주 정부의 광범위한 ‘학업성취 척도 Academic Performance Index’ 기준에 따르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488개의 학교들이 이 법에 의해 29억 달러의 지원금을 받는다.”
(출처: ‘학교교육 제4의 길’<교바사 부설 21세기교육연구소 발행> 72-73쪽)
이상의 내용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이 분야 한 학자의 말을 인용하겠다.
“사회정의 교육이 효과적으로 실행되려면 우선적으로 모든 학생들에게 공정한 학습기회를 제공해야 하고, 개인들 간에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나아가 개인들에게 사회 곳곳의 불평등과 불의에 주목하고 이를 문제 삼으며 해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자격과 힘을 부여해야 한다(Levinson, 2009).”
우리는 이제 학생들에게 스스로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선택하고 스스로 통제할 수 있으며 그래서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학생들을 교육 변화의 주체로 참여시키고 대우해야 한다.
교육은 두 가지의 얼굴을 가진 야누스와 같다. 교육은 정의롭지 못한 사회 현상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교육은 사회적 불평등, 격차 등을 심화시키고 극대화 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학회의 한 발제자는 자신들의 연구 경험을 통해 사회정의를 잘 실현하는 고등학교(social justice highschool)의 특징을 아래와 같이 정의했다.
• 가족같은 학교 구조
• 불평등/불공정한 일에 대한 항의와 활동
• 의미있는 관계 맺음
• 빈곤, 주거환경개선, 갱단의 폭력, 인종차별주의 등에 관한 연구
• 대학진학준비와 직업세계로 나갈 자격 준비
• 지역사회와의 파트너십
이런 학교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학교교육의 주체인 학생과 교사들에게 관련 역량을 키우고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역량과 권한의 부여는 어떤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는지 보자.
[그림3] 청소년 역량과 권한 부여(empowerment)의 5가지 차원

출처: Anita R. Thawani, AERA 2015. ppt
http://via.library.depaul.edu/cgi/viewcontent.cgi?article=1071&context=soe_etd
위 [그림3]의 요소들 외에도 청소년들에게 사회를 바꿀 힘과 권한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요소들이 매우 중요해진다.
• 안전하고 배려하는 학교환경 마련
• 의미있는 참여와 공감
• 청소년과 어른들 간의 힘의 평등한 공유
• 변화를 만들기 위한 사회정치적 과정에 참여
• 개인수준과 지역사회 수준의 임파워먼트의 통합
• 현실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키우고 목소리를 낼 공간의 확보
https://www.academia.edu/544098/Toward_a_critical_social_theory_of_youth_empowerment
http://deepblue.lib.umich.edu/bitstream/handle/2027.42/60732/wongn_1.pdf
Q4. 사회정의 교육은 어떤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가?
사회정의 교육은 대체로 아래와 같은 단계와 내용을 밟게 된다. 이 도표는 사회정의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는지를 간명히 보여준다.
[그림4] 사회정의 교육의 프로세스

출처: Shelley Zion, AERA 2015. ppt
Q5. 사회정의 교육을 위해 교사가 저항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교육에 있어서 사회정의 실현을 위해 교사는 공정하지 못하거나 정의롭지 못한 교육제도나 교육과정에 대해 ‘저항(resistance)’ 해야 한다. 한국의 경우라면 교사의 전문성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지나치게 학교교육을 통제하는 일, EBS 연계와 같이 학교교육을 대입시 위주로 몰고 가는 일, 돌봄·가치·정서·인성·행복·건강·안전 등은 등한시하고 지식 습득 위주의 교육을 강화하는 일, 아동에 대한 각종 차별 등이 저항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사회정의 교육에 대한 한 발표자는 ‘저항(resistance)’이란 말은 부정적 의미와 긍정적 의미가 있다고 설명하면서 ‘교사의 저항’이란 표현의 저항은 ‘긍정적 의미의 저항(resistance in a positive sense)’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는데 매우 인상적이었다. 긍정적 의미의 저항을 그는 ‘합리적(reasonable), 협력적(cooperative), 수용적(accommodating)’인 저항이라고 정의한다. 다시 말해 학생들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이고, 시간과 재정의 현실적 한계까지 감안한 저항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는 마이클 애플의 ‘배려(caring)·사랑(love)·연대(solidarity)’를 통한 저항을 떠올린다. 상대(예: 정부)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나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강요하며, 상대의 일방적 굴복을 요구하는 그런 저항을 말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성숙되고 합리적 저항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에서의 저항 문화는 이 발표자의 정의에 의하면 합리적이지 않거나 성숙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새로운 교육체제를 고민하고 있는 지금, 한국의 교사들은 무엇에 대해 저항해야 할까?
한국의 교사들이 저항해야 할 것은 수없이 많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네 가지를 살펴보겠다. 첫 번째의 저항은 교육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입시중심의 교육(teaching to the test)에 대한 저항이다. 두 번째의 저항은 지식전달식 수업방법(pedagogy)에 대한 저항이다. 세 번째 저항은 표준화된 교육(standardized education)에 대한 저항이다. 네 번째 저항은 교사를 국가교육과정의 내용 전달자(transmitter of knowledge)에 머물게 하는 제도와 현실적 여건에 대한 저항이다. 왜 그런가?
우선 입시중심 교육에 대해 교사들이 저항하지 않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다. EBS 70% 연계를 수용하는 것은 어떤 말로도 변명하기 어렵다. 이에 저항하지 않는다면 이는 교사의 자존심을 훼손하고 진정한 교육자이기를 스스로 포기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변명이 앞서서는 안 된다. 그 다음 지식전달식 수업방법에 대한 저항도 필수적이다. 지금처럼 학생들의 실제적 삶과 유리된 수업방식은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 지금의 디지털 세대들은 맥락이 부족하고 삶과 유리된 내용에 집중할 수 없는 뇌를 가지게 되었음을 알아야 한다. 지식전달식 수업 문화가 깊이 뿌리 내리게 된 이유는 표준화 시험이 고부담이고 시험범위가 넓다는 점과 관련이 깊다. 이 시험에 불리하지 않기 위해 교사는 80:20의 법칙에 따라 80%의 교육효과를 낼 수 있는 핵심 20% 내용을 집중 교육해야 한다. 그래야 삶과 연결된 수업을 할 수 있는 시간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다음으로 교육의 표준화에 대한 저항 또한 매우 필요하다.
교육의 표준화는 산업화 시대의 패러다임에 가깝다. 교육의 지나친 표준화는 표준화된 시험에 의한 교육의 성과측정과 그 결과를 통한 책무성 관리를 낳게 되고 이는 교육을 망치게 하는 제1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그리고 교육의 표준화는 각 지역이나 학교 실정에 맞는 교육과정 운영을 방해한다. 또, 표준화 시험은 저소득층 아동과 다문화 가정의 아동들에게 중산층 이상의 아동들에 비해 더 큰 피해를 준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한 연구에 의하면 개인적인 삶의 스킬과 사회적 삶의 스킬(personal and social skills)을 가정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한 아동들은 그렇지 않은 아동들에 비해 미래 성공적인 삶을 살 가능성(life chance)이 33배나 낮다고 한다(Margo and Dixon, 2006 p. vii). 마지막으로 교사가 교과서의 지식 전달자로 머문다는 것은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이는 심하게 얘기하면 학생들로부터 진정한 학습의 기회를 빼앗는 일이다. 학습은 스스로 하는 것이다. 학생은 자신의 흥미, 욕구, 삶의 맥락 등을 반영해 스스로 지식을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즉, 구성주의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 구성주의 교육은 개별화(differentiated), 개인화(personalized) 교육의 강화를 전제로 한다. 교육의 표준화와 이를 바탕으로 한 지식 전달식 교육 방식을 고수하는 한 학습자는 학습의 주인이 될 수 없다. 그래서 학생은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없게 된다. 한국의 교사들에게는 이 네 가지에 대한 깊은 성찰과 지속적이고 조직적인 저항이 필요하다. 불의에 대해 저항하지 않으면 이는 방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불의에 방조하는 일이다.
Q6. 사회정의 교육을 교사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사회정의 교육의 목표는 학교와 사회에 존재하는 불평등, 불공정, 부당함에 대한 인식의 제고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목소리 내기, 실천적 행동이다. 즉, 사회정의 교육의 목표는 학교 안팎의 불공정함을 줄이기 위한 교육이다. 이를 위해서 교사는 사회정의 교수법(social justice pedagogy)을 개발해야 한다. 한 발표에서는 청중 한 사람이 “교생실습을 하는 교사나 신임교사에게 교실에서 사회정의 교육을 잘하게 하는 방법은 무엇인가?”란 질문을 했다. 그러자 발표자는 우선 학교교육에 존재하는 각종 불평등의 종류와 패턴을 파악하는 일이 우선이고 이를 어떻게 해결하는가는 기존에 이미 검증된 방법들을 참고하여 학교와 학습 실정에 맞도록 사회정의 교육을 기존의 교육과정에 반영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의 경우 교육관련 어떤 불평등, 불공정이 존재하는가?
우선 계층 사회의 반영이기도 한 공부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 간에 존재하는 차별, 소수자들(예: 다문화 가정 자녀, 장애우)에 대한 편견과 차별, 인종 간, 성 간에 존재하는 차별, 청소년과 어른들 간의 힘의 불평등한 공유 등이 가장 대표적인 대상이 된다. 한편, 교육적 불평등을 분석할 때는 교육에 있어서의 투입(educational input)과 산출(educational output) 측면에서 가장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교육의 투입측면에서의 불평등이란 시설과 학교별로 지원하는 재정과 같은 자원, 교육의 실질적 기회 등을 말한다. 한국은 출발선에서의 큰 차이를 줄이기 위한 질높은 예방과 보정교육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개인화(personalized) 교육이 부재하다. 따라서 개인의 흥미, 필요, 수준에 맞는 교육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수업을 따라가기 어려운 학생들은 일상적으로 배제를 겪는다. 이는 교육기회의 불평등을 의미한다. 한편 교육의 산출 측면에서의 불평등이란 교육의 결과의 불평등을 말한다. 이는 학업 성적, 대학진학, 취업 등에 있어서의 불공정, 불평등한 결과를 말한다.
또한 문화적 배경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부당함도 심각하다. 따라서 교사는 개인간에 혹은 인종 간에 존재하는 각종 차이를 가르치고 존중하면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해야 한다. 이런 부당함, 불공정함이 존재하는 것을 인식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실 수업에서는 모둠 활동을 통해 함께 활동하고 서로 다른 관점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우게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서로 다른 가치관, 태도, 사고방식 등을 접하고 존중함으로써 각자가 자란 나라의 문화적 유산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나름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이를 위해 사회정의 교육의 선진국은 어떻게 이를 교육과정에 녹여 가르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사례를 보자.
미국의 경우, 사회정의를 모든 교과에 통합시켜 가르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아래의 책표지처럼 『Teaching Science for Social Justice; Teaching Mathematics for Social Justice』와 같은 제목은 흔히 볼 수 있다.
[그림5] 사회정의 교육을 교과에 통합시키는 것에 관한 책들

그런데 사회정의 교육을 수학교과와 어떻게 연결시키는가? 매우 궁금할 것이다. 크게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사회적, 경제적 정의 관련 이슈들에 대해 이해하고 해결을 할 때 수학을 활용하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적, 경제적 정의 관련 이슈들을 통해서 수학을 배우는 방식이다. 어떤 접근이든 학습자 자신의 이해관계와 맞닿아 있는 문제 해결과 수학교육을 결합시킬 경우 크게 의미를 느낄 것이며, 수업의 집중도도 매우 높아질 것이다. 수학교육을 통해 사회정의를 가르치는 방법의 전문기관의 하나는 www.RadicalMath.org이다. 이 사이트에서는 수학교육과 사회정의의 통합을 위한 주제로 아래와 같은 것을 소개하고 있다.
• Economic and Social Issues
– Prisons, racial profiling, death penalty
– Poverty, minimum/living wage, sweatshops
– Housing, gentrification, homeownership
– War, defense budgets, military recruiting
– Public Health: AIDS, asthma, health insurance, diabetes, smoking
– Educational access, funding, testing, achievement gaps
– Environment: pollution, hunger, food and water resources
– Welfare, TANF
– Immigration
• Financial Education:
– Credit cards, managing debt, paying for college
– Saving/budgeting money, opening bank accounts
– High-cost loans. check cashers, loan sharks
– Filing taxes
(출처: http://www.radicalmath.org/main.php?id=SocialJusticeMath#3)
이 사이트는 아울러 관련 책, 사이트 등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http://www.radicalmath.org/main.php?id=resources
실제 수업활동 사례를 하나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빈곤과 영양부족’이란 주제를 수학교육에서 아래와 같이 다룰 수 있다.
• 1단계: 반 전체를 약 3개의 모둠으로 나누고 가족이라 부른다.
• 2단계: 음식을 살 가짜 돈을 지급한다. 가족 별로 서로 다른 금액을 지불한다(단, 금액은 공개하지 않음).
• 3단계: 각 가족은 식품 구입 계획을 세운 다음 가짜 가게에 가서 식품을 구입한다.
• 4단계: 돈이 부족할 때 어떤 느낌을 받는지, 또 건강식품을 구입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경험을 얘기하고, 식품을 살 돈이 부족한 사람을 돕는 방안에 대해 브레인스토밍하게 한다.
출처: http://cus.oise.utoronto.ca/Lesson_Plans_Social_Justice_Issues.html#Poverty_and_Malnutrition__Grade_2_
또 수학 내용별로 사회정의 토픽을 연결시켜 놓은 것도 있다. ‘Math Skills & Social Justice Topics Chart’로 Google에서 검색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군사작전에 드는 비용을 명분이 좋은 다른 일에 지원한다면 어떻게 쓸 수 있는지 비교해보기: 예: 폭탄 하나 제조하는데 10억이 소요되고 한 가족 전체의 건강보험료를 대주는 데는 100만원이 든다면 폭탄 하나 제조에 드는 비용으로 몇 가족의 1년간 보험료를 감당할 수 있는가?”
Q7. 사회정의 교육의 강화추세는 한국의 학교교육에 어떤 시사점을 주는가?
한국의 학교교육에 ‘사회정의 교육(social justice education; teaching for social justice)’이란 용어 자체가 등장한 경우가 있는지 모르겠다. 명시적으로 한 적은 없지만 사회교과나 도덕·윤리 교과에서 늘 다루는 내용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번 미국 교육학회 AERA에서의 주제인 사회정의 교육이 새삼 강조되고 있다는 점은 지금까지 사회정의 교육에 소극적이었던 한국에게 깊은 성찰과 인식의 전환이 필요함을 깨닫게 해준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교육의 목적과 사회정의 교육을 심각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세월호 참사도 직·간접적으로 사회정의 교육의 소홀과 관련이 깊다. 세월호 참사가 인간의 탐욕과 정당하지 않은 이익의 추구, 타인의 생명에 대한 존중과 책임감 부족 등과 관련이 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세월호 참사의 치유와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다른 어떤 교육보다도 사회정의 교육이 가장 우선시 되었어야 했다. 하지만 우리 교육계는 ‘어떤 사람을 길러야 하는가?’란 화두를 던지기는 했지만 ‘사회정의 교육’을 본격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다. 세월호 참사는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되는 ‘가르칠 수 있는 적기(teachable moment)’였다. 적어도 모든 학교급에서 공식적으로 이 참사의 원인, 구조과정에서 보여준 총체적 무능, 재발을 위한 방안 마련, 기성세대에 대한 책임 추궁을 하게 했어야 했다. 사회정의 교육이 보편화되어 있는 미국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미국 사회는 ‘사회정의 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교사교육은 물론 많은 교육관련 단체들이 아래 예와 같이 사회정의 교육을 강령 수준으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교사교육
“교사교육에 있어서 사회정의 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표(goal of the social justice agenda in teacher education)는 교사가 잘하는 아동 중심의 교육 관행을 지양하고 모든 학생을 공정하고 평등하게 잘 가르치도록 하는 것이다.”
▷교원단체들
“우리는 모든 아동의 배움을 향상시키고 그들이 살아가면서 삶의 기회들을 놓치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사회정의 교육(teaching for social justice)이 꼭 필요하고 여기에 헌신한다.”
▷NCTM(미국 수학교사협의회; National Council of Teachers Mathematics)
“우리는 오직 일부의 학생들만 수학을 배울 능력이 있다는 통념을 믿지 않으며 수학교육에 있어서의 공정성의 실현을 비전(vision of equity in mathematics education)으로 삼는다.”
▷과학교육 성취목표
“국가 과학교육의 성취목표 8가지는 교육개혁 운동 전 과정에서 구성주의적 접근, 다양성(diversity), 사회정의(social justice)의 추구를 강조하여 반영한다.”
한국도 미국처럼 교육관련 모든 단체, 교원연수의 목적에 사회정의 교육이 명시적으로 강조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교사 양성과 선발을 할 때 교사의 지식과 능력보다는 정의롭고 공정한 교육을 할 수 있는 성향의 보유자인지를 가리는 일도 중요하다. 또 교육과정과 교과서에는 억압, 불공정, 힘과 불평등, 다양한 문화에 대한 수용성, 반응성을 강화하는 내용도 비중있게 다루어야 할 것이다. 한국 사회는 사회정의 교육과 관련해서 아직 피상적인 사고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된다.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던져봐야 할 것이다.
1. 교육은 가치중립적이다? 과연 그런가?
☞ 교육은 정치적, 사회적 과정이며 사회 이데올로기를 반영한다.
2. 모든 아동들을 똑같이 취급하는 것이 평등이라고 잘못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다문화 사회임에도 불구하고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한국의 주류문화에 동화시키기에 급급하지는 않는가?
☞ 평등은 공정한 대우로부터 출발한다. 공정한 대우는 인종, 성, 사회적 계층, 언어와 문화의 차이를 존중하며 불평등과 주변화에 비판적이어야 한다.
3. 주류사회와 다른 문화, 가치를 가진 아동들을 결핍자로 보고 있지는 않은가? 또 이들에게 부당하게 기대를 낮추고 있지는 않은가?
☞ 한국은 소수자와 약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매우 심한 나라다. 또 공부 못하는 아동에 대해서는 목표 수준을 낮추는 것이 타당하다는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
4. 수준별 분반 수업이 정의롭지 못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가?
☞ 개별화 수업, 개인화 수업의 문화와 전문성의 향상, 여건의 마련을 통해 점진적으로 개선해야 할 과제다.
5. 교사의 지식전달식 수업이 학생의 진정한 배움과 발달을 막는 일인지 아는가?
☞ 지식은 개인의 목표, 수준, 흥미, 학습유형을 반영해 학습자 스스로 의미있게 구성하도록 해야 한다. 구성주의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
6. 국가가 배울 내용을 사전에 규정하는 것이 정의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정부와 교사는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는가?
☞ 국가가 배울 내용을 사전에 자세히 규정하는 것 대신 프레임(framework)과 플랫폼 제공자로 변해야 한다. 국가가 배울 내용을 표준화하여 이를 강제하는 것이 현재 한국 교육을 망치는 제1원인이고 만병의 근원이다. 이는 개인에 대한 억압이며 몰입하지 못하고 학교를 기피하게 만드는 주 원인이다.
7. 표준화 시험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고, 시험의 결과를 공개하고 비교하고 책무성을 관리하는 것이 교육을 얼마나 망치는 일인지 정부는 아는가?
☞ 지금은 탈표준화(de-standardization)를 지향하고 비형식적(in-/non-formal) 교육까지 포함하는 차세대 책무성 관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교육을 망치는 일에 정부가 가장 기여·공헌하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Q8. 사회정의 교육을 전통적 교육과정에 통합하여 가르치는 접근방법의 한계와 단점은 무엇인가?
아직 한국의 경우 이런 교육을 본격 시행해 본 경험이 없다. 매우 기본적인 단계의 사회정의 교육을 시작해 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소재의 선정에 학생들이 참여하게 되면 사회정의 교육의 성공확률이 보다 높아질 것이다. 우려되는 사항으로는 교사들은 정부로부터, 또는 학생, 학부모로부터 이념 교육이라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 때문에 이런 교육을 꺼릴 우려도 있다. 그래서 진정성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균형을 잃지 않고 매우 합리적인 수준의 사회정의 교육을 시작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어떤 경우에도 특정 정치적 이념이나 가치를 주입하려는 불순한 의도를 적극 배제해야 한다. 그리고 교육의 목적이 과도하게 입시준비에 쏠려있는 한국의 경우 학습자 스스로도 사회정의 교육을 기피할 우려가 있다. 이런 경향은 소위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통한 학습(service learning; community-based learning)의 강화로 풀어나가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아울러 대학들이 입학전형에서 이런 사회정의 교육을 높이 평가하는 것도 선행될 필요가 있다.
3. 맺음말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의 경우 삶의 질이 높고, 사회적 갈등이 적다는 연구들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학교교육의 안팎에는 공정하지 못한 요소들이 많다. 사회정의 교육에 대한 인식수준도 매우 낮다. 세계투명성기구가 밝힌 2014년 국가 청념도 순위가 한국은 43위다. 경제적으로는 선진국의 문턱에 섰으면서도 부패지수는 매우 높은 것이다. 양극화의 심화와 각종 격차도 날로 심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사회갈등도 매우 심하다. 다문화 사회로의 이행 속도도 매우 빠르다. 이런 사회변화에 대한 준비로 사회정의 교육은 매우 시의적절한 주제다.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은 물론 교육자, 학부모, 일반 사회인, 언론 모두가 이에 관심을 기울일 때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 학교교육이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기가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교육의 주체인 교사, 학생, 학부모의 정의롭고 합리적인 저항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참고자료]
▶ AERA2015 발표자료
• Social Justice: Giving Students a Voice
• Transformative Teaching for Social Justice. AERA2015
• Platforms of Resistance in the Lives of Teachers Past & Present. AERA2015
• Diversity, Poverty and Inclusion: Meeting the Educational Needs of Students with Disabilities. AERA2015
• Resisting the Standardization of Our Souls: Building Collective Power to Stop Neoliberal Reforms. AERA2015
▶ 기타자료
• On the purpose of Schooling: Inviting in or Locking out?. Shelley Zion. AERA2015
• Social Justice, A Transformative Model – Education for Democracy and Equality. Sheila Landers Macrine, 2010
• Resistance to System Mandates among Early-Career Teachers. Clive Beck et al. AERA2015
• Six elements of social justice curriculum design for the elementary classroom. International Journal of Multicultural Education. Vol. 14(1)
• Teaching for Social Justice.
http://en.wikipedia.org/wiki/Teaching_for_social_justice
• Preparing Teachers of Young Children to be Social Justice-Oriented Educators. Celia Oyler
http://www.academia.edu/1168846/Preparing_teachers_of_young_children_to_be_social_justice-oriented_educators
• Education for Social Justice: Achieving wellbeing for all. Laura Chapman and John West-Burnham. 2010
Source URL: https://21erick.org/column/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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