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교육감 대거 당선의 의미와 성공을 위한 제안

by slowalk | 2014-06-17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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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6월 4일 치러진 선거에서 진보 교육감이 대거 당선되었다. 혁신학교 확대와 자사고 폐지, 무상 급식 등 교육복지 확대, 고교 평준화 등 평등교육 실현 등을 내걸은 진보 교육감들이 대거 당선되고, 현 정부가 추진한 정책 기조를 옹호하며, 실력 향상이나 행복 교육으로 포장한 보수 교육 정책은 외면을 받은 것이다.

 

비록 교육감 선거가 초기에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만큼 관심을 끌지 못했고, 또 정책 선거라기보다는 선거 과정에서 터진 세월호 참사와 선거 막판에 불거진 서울시 모교육감 후보의 가정사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하나, 어쨌든 국민들이 교육 문제의 중요성을 자각하고 의견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국민들의 뜻은 기존의 교육에 대대적인 혁신을 요구하고, 그 방향이 진보 교육이라는 것을 명확히 제시해 주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번에 당선된 교육감들은 이러한 국민들의 뜻을 제대로 받들어, 진보 교육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또 정부나 일반 국민들도 그러한 교육 개혁이 성공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야 한다.

 

교육감 선거 당선자들은 승리의 감격에서 벗어나 이제부터 자신들이 선거 과정에서 내건 공약과 정책 방향들을 되돌아보고, 그것이 현실화 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그것은 실질적으로 행정 업무를 인수하기 위한 인수위원회 구성이나 활동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이제 자기 사람이나 상대 진영의 구분이 아니라. 진보 교육 실현에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선거 과정에서 관심 대상은 상대 후보나 진영이었겠지만, 이제부터는 관심 대상도 타 후보가 아니라 학생과 교사 및 학부모들이다. 따라서 ‘선거’ 논리보다도 ‘교육’ 논리가 우선되어야 하며, 그것은 인수위원회 구성이나 조직 및 인수위 활동, 더 나아가 취임 이후 교육 행정을 통해 나타나야 할 것이다.

 

또한 이번 선거 과정에서 진보 교육감들이 내건 공약과 정책을 들여다보면, 현 정부의 입장과 다른 것들이 많다. 진보교육감이 등장한 이후 지난 6년 간 정부의 교육 정책과 교육감들의 정책이 달라 학생, 교사, 학부모들은 혼란을 겪었다. 그런데 국민들은 이번에 정부의 정책 기조를 따른 후보보다, 진보교육감 후보들을 선택했다. 이것은 정부에게 기존 정책에 대한 대대적인 성찰과 반성을 요구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현 정부도 이번 선거를 통해 드러난 유권자의 뜻을 존중하는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

 

물론 진보 교육이 모두 옳은 것은 아니다. 그리고 진보교육감을 지지하지 않은 유권자도 많다. 따라서 진보교육감들도 자기를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들 의견도 존중하며 겸허한 자세로 대화하며, 그들의 의견도 수렴하여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어쨌든 현 정부는 선거를 통해 드러난 유권자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과거처럼 진보 교육정책에 제동을 걸거나 진보 교육감과의 갈등을 일으킬 것이 아니라, 기존의 보수적인 경쟁 교육 정책 기조를 반성하면서 진보 교육의 이념을 수용하고, 진보교육감들과 적극적인 대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새로 거론된 교육부 장관 지명자나 새로 임명된 교육 문화 수석을 보면 그런 요구를 수용할 인물이라고 볼 수 없어 실망스럽다

 

진보 교육감의 성공을 위해 마지막으로 하나 더 지적하고 싶은 것은 현실적인 장벽을 돌파할 수 있는 진보 교육감들 간의 협력 체제 구축과 대안 마련에 대한 공동 대책의 필요성이다.

 

이번에 당선된 진보교육감들의 정책을 보면 현장의 변화를 실질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예컨대, 고교평준화 확대와 자율형 사립고 폐지·학벌구조 해소를 통한 입시고통 해소, 학생 안전을 위한 규제 강화와 친환경 무상급식 확대를 통한 학생안전과 건강권 보장, 교원승진제도 개선과 학교자치기구 법제화를 통한 교육비리 척결,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을 통한 선진국 수준의 교육환경 구축, 학교와 학교 밖 교육의 역할 분담과 협력 체제 구축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런 정책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교육감 권한으로 실현될 수 있는 것들도 있지만, 상당수는 실질적으로 법 개정이나 예산 확보가 뒷받침 되어야 하고, 국민 의식이나 문화가 바뀌어야 하는 것, 더 나아가 교육 부문뿐만 아니라 사회 변화와 개혁이 함께 추진되어야 실현될 수 있는 한계를 가진 공약들도 많다.

 

이런 문제들은 한 지역이나 특정 교육감의 능력만 가지고 실현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그렇다고 권한이나 현실적인 여건을 탓하거나, 여건이 조성될 때가지 마냥 기다릴 수도 없다. 따라서 진보 교육감들은 현실적인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방안과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이 특정 지역이 아니라 거의 모든 지역에 진보 교육감을 선택한 것은 진보 교육감들이 서로 힘을 모아 현실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진보교육을 펼치라는 의미라고도 볼 수 있다. 이번에 당선된 교육감들이  비록 제한된 권한과 역할을 할 수 밖에 없지만 학생, 교사, 학부모 및 지역 주민들이 부딪치는 교육 문제들을 직접 느끼고 그들의 요구를 발판으로 삼아, 교육 문제를 이슈화 하면 아래로부터의 교육 개혁 동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이번에 당선된 교육감들은 자기 지역의 교육개혁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의 교육 개혁을 위한 협력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진보 교육감들이 서로 협력하여, 그런 동력을 만들어 낼 때 대학입시 문제나 사교육비 문제와 같은 고질적인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진보 교육감 당선을 축하한다. 그리고 그 당선의 기쁨이 학생, 교사, 학부모, 나아가 전 국민들의 바람을 반영한 교육 개혁으로 연결되기를 기대한다.

Source URL: https://21erick.org/column/2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