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문] 교육감이 바뀐 후 우리 교육은 달라질까?

by gyobasaNPO | 2026-06-04 11:40

Views: 519

개표 전에 교육감 당선자를 맞추기는 어렵지만, 선거 후에도 교육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으리라고는 장담할 수 있다. 당선자는 ‘진보’ 아니면 ‘보수’, 정치적으로 ‘선명한’ 후보일 것이다.1 당적 없이 출마하도록 만든 ‘탈정치’ 선거라지만 후보들의 ‘당색(黨色)’은 완연했다. 후보들은 교육을 이야기하기보다는 자신의 ‘당성(黨性)을 내보이는 데 주력했다. 당파별로 ‘후보 단일화’에 실패해서였겠는데, 이른바 선명성 경쟁으로 일관했다. 앞으로 4년, 우리는 정치색이 선명한 교육감들의 활약을 보게 될 것이다.

 

정치색을 보이는 데 주력했다는 점에서 당선자들이 동색(同色)이긴 했지만, 앞으로 정책까지 똑같지는 않을 것이다. 선명성이 당선 자산이었으니 임기 중에도 정치성을 선명히 드러내려 할 것이다. 흔한 구분대로, 진보와 보수는 으레 대립한다. ‘공공성 강화’와 ‘선택권 강화’로 부딪치고, 정치·이념 교육의 내용을 두고 다투며, 특목·자사고 처리 문제로 싸운다. 이런 반목의 연장에서, 당선자 색깔에 따라 시도마다 정책 차이가 제법 있긴 할 것이다.

 

당선자 각자 ‘색깔’이 선명한데도 불구하고, 그만큼 시도 교육이 다양해지리라 기대한다면 오산일 것이다. 교육감마다 시도 교육 흐름의 길을 달리 낼 수 있다고 하더라도, ‘가 보지 못했던’ 길을 낼 전망은 없다. 색은 달라도 교육관에서는 그들이 서로 구분되지 않는다. 시도별로 교육 차이가 생긴대도 겉보기에 그칠 것이다. 이런 한계는 중앙의 교육부가 여전히 제도 칼자루를 쥐고 있어서 지방자치가 지지부진한 탓이 물론 크다. 그러나 교육감들이 파벌로 서로 싸울 뿐 사실은 교육관에서 한통속인 점도 작지 않은 원인이다.

 

선거 중에 뿌려진 공약들이 잡다하고 이질적인 듯하지만, 면밀히 살피면, 보수/진보 구분 없이 암암리에 함께 외치고 있는 구호가 보인다. “부담은 줄이고 ‘점수’는 올리겠다.”이다. 학생은 힘 덜 들이고 학부모도 신경과 돈을 덜 쓰도록 하면서 ‘우리’ 학생의 점수는 올리겠다는 포부이다. 무슨 색깔의 유니폼을 걸쳤었건, 후보들이 한결같이 표방했다. 여기에서 교육이란, 주민이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의 이익을 얻게 하는 사업이며, 그렇게 얻은 이익으로 각자도생할 수 있게 하는 과업이다. 우리 교육이 꽤 오래 보여 온 기조 아닌가? 교육감들이 바뀌었다고 해서, 앞으로 4년, 우리 교육 기조에 변화가 올까?

 

각주

  1. 이 ‘천자문’은 이번 선거가 끝나기 전에 쓰였다.

Source URL: https://21erick.org/column/178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