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gyobasaNPO | 2026-03-19 14:23
우리나라에서 교사는 사실상 정치 활동을 할 수 없다. 정당에 가입할 수 없고 선거 운동도 할 수 없다. 이런 제한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위해서라 정당화된다. 헌법(제31조 ④항)은 이렇게 규정하고 있다.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 연계해서, 교육기본법(제6조 ①항)은 “교육은 교육 본래의 목적에 따라 그 기능을 다하도록 운영되어야 하며, 정치적·파당적 또는 개인적 편견을 전파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규율하고 있다. 교사의 정치 참여를 막는 근거들이다.
교사의 ‘정치 기본권’을 보장하라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교육의 중립성 조항을 헌법에 포함한 나라는 드물다. 우리나라 경우는, 교사들의 정치 편향을 경계했다기보다, 전제(專制) 정권이 학교 교육을 왜곡 악용했던 역사를 의식한 점이 크다. ‘국민윤리’ 교과 도입이나 ‘역사 교과서 파동’과 같은 사례에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 점에서 교사들의 항의가 터무니없지는 않다. 민주시민을 양성해야 할 교사가 민주시민답게 살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냐는 외침에도 일리가 있다. 반면, 이에 맞서는 목소리도 거칠다. 교사가 정치하면 학생들에게 특정 이념을 주입하고 교실을 ‘정치화’할 게 뻔하다고 공박한다.
교사를 탓하건 법 조항을 두고 실랑이하건, 정치적 중립성 논란은 과연 교육적인가? 교육기본법이 규정하고 있듯 교육의 목적이 민주시민을 키우는 데 있다면, 교육은 본질상 정치적이지 않은가? 정치는 교육에서 적극 다뤄야 마땅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교육이 정치적으로 중립이어야 한다는 규제는 무엇을 뜻하는가? 더욱이, 당동벌이(黨同伐異) 정치 당략이 교육 문화에도 스며서 교실의 토론은 지양(止揚)을 통해 합의로 가려는 대화가 아니라 이미 ‘배틀’로 변질했는데, 이에 아랑곳없이 ‘중립을 지키는’ 교육으로 과연 민주시민을 기를 수 있는가?
교사에게 정치 참여를 허용하면 수업이 주입과 세뇌로 변질하지 않을지 걱정된다면, 문제는 더 근본적인 것으로, 우리가 교사를 어떻게 키우고 임용하는지 되돌아보아야 하지 않는가? 교사가 정치 도당과 다름없이 될 게 우려된다면, 정치 활동을 가타부타할 게 아니라, 그런 우려를 낳는 이들이 어떻게 교사가 되었는지 먼저 살펴야 하지 않는가? 정치 이념이 아니라 학문 이론이더라도 ‘주입’은 교육에 부당한 만큼, 모든 것에 우선해서, 교사가 교과를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지 살펴야 하고, 더 나아가, ‘주입식 교육’을 일삼게 만드는 교육체제 자체를 짚어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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