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박사의 학습과학 실천 이야기①] 그 신경과학 이론은 어떻게 나의 수업 방식을 바꿨나

by gyobasaNPO | 2024-07-3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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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과학은 뇌가 학습하는 원리에 관한 기존의 인지·신경과학 연구를 교수학습 실천과 연결합니다. [학습과학 실천 이야기]에서는 국내는 물론 해외 교육계에서 학습과학을 실제 수업에 적용한 사례 및 아이디어를 소개합니다. 그 첫 시리즈로 쉽고 재밌는 ‘켈리 박사의 학습과학 실천 이야기’가 연재됩니다.

 

 

나의 수업 방식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신경과학 이론이 하나 있다. 물론, 그것이 내가 배운 가장 중요한 이론은 아니다. 그보다는 ‘학습에서 감정의 역할’, ‘기억의 작동 방식’, ‘인간은 서로 연결되어 있는 사회적 존재’라는 이론이 더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은 40년의 교직 경험을 통해 직관적으로 이미 알고 있었다. 신경과학은 그 직관을 강화해줬을 뿐이다. 그러나 이전에는 해본 적이 거의 없는데 신경과학 때문에 지금은 규칙적으로 하고 있는 한 가지가 있다. 더욱이 내 수업 방식을 완전히 바꿔 놓은, 아주 간단하고도 중요한 것이다. 여러분 중 과연 몇 명이나 이것을 하고 있을까?

 

약 12년 전 유튜브에서 놀라운 인터뷰를 접했는데 내 생각에 변화가 시작된 것은 바로 그때부터였다. 진저 캠벨(Ginger Campbell)의 <뇌과학 팟캐스트(Brain Science Podcast)>에서 하버드대학교 존 레이티(John Ratey) 교수와 진행한 인터뷰였다. 시청자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 두 번이나 업로드 되었다(참고로, 해당 인터뷰는 Brain Science Podcast #33이며 유튜브에서 찾아볼 수 있다).

 

 

레이티 교수 인터뷰를 보고 알게 된 사실

 

그 인터뷰 내용이 궁금하지 않은가? 바로 레이티 교수의 신간 『Spark: The Revolutionary New Science of Exercise and the Brain(스파크: 운동과 뇌에 관한 혁신적 과학)』1에 대한 것이다. 책의 제목만 봐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그거다, 운동! 물론 나는 수업 중에 학생들에게 운동을 시키지는 않는다. 인터뷰에서 내가 얻은 핵심 교훈은 인지 능력 향상을 위해서는 가끔씩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수업 중에 학생들을 몇 번만 일어서게 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차이를 만들 수 있으며 바로 이것이 나의 수업을 완전히 변화시킨 비결이다.

 

레이티 교수와의 인터뷰에는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내용이 있었다.

 

• 부상으로 누워 있는 운동선수들이 우울, 불안, 주의력 결핍 등 예전에는 몰랐던 정신적 문제를 겪는 것을 발견했다.
• 운동을 하면 뇌의 ‘비료’에 해당되는 뇌유래신경영양인자(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BDNF)가 증가한다.
• 학교 교육과정에 운동 시간을 추가하자 학업 성취도에 놀라운 변화가 있었다. 한 고등학교는 주(州)에서 최고의 성적을 냈고, 초등학교에서는 모든 학생의 성적이 올랐는데 특히 여학생들의 수학 성적이 크게 향상되었다.

 

레이티 교수는 수업 관련하여 내가 가장 깊이 고민했던 문제를 다뤘다. 아마 여러분도 이와 비슷한 고민이 있을 것이다. ‘학생들이 연이어 수업을 들은 후 또는 오후 시간에 피곤해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학생들의 뇌 활동이 저하된 것이라면 이때 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레이티 교수는 아주 간단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학생들의 심장을 강하게 펌프질해서 독소를 씻어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학생들을 움직이게 하라는 것이다.

 

글루타메이트(glutamate)는 뇌에서 가장 중요한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로서 신경세포인 뉴런(neuron)이 신호를 전달할 수 있게 해주지만 특정 수준에 이르면 독성을 띤다. 뇌를 많이 사용하고, 신경 회복 시간은 없고, 혈류 속도가 낮을 경우 글루타메이트가 축적된다. 이렇게 축적된 고농도의 글루타메이트는 독성이 있어 세포 손상과 세포 사멸을 일으키고 이로 인해 우리는 정신적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이에 관하여 미국 국립보건원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정신적 피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보를 받아들이고 처리하는 능력이 감소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휴식 없이 장시간 인지 작업을 수행할 때 인지 부하로 인해 정신적 탈진이 두드러진다. 그 결과 의욕 저하, 소음과 빛에 대한 민감성, 조급증, 감정 기복, 스트레스 내성 감소, 두통 등이 발생한다(Rönnbäck & Hansson, 2024).

 

하루 종일 컨퍼런스 혹은 연수에 참석한 후의 느낌이 그렇지 않은가? 어쩌면 우리도 이와 똑같은 상황을 만들고 있을지 모른다. 학생들은 수업시간 내내 주로 듣기만 하고(이 자체로도 고도의 인지 작업인데) 또 다음 수업에서도 계속 듣기만 한다. 정신적으로 피로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자, 2시간짜리 교무회의가 막 끝났을 때의 정신 상태를 생각해 보자. 머릿속에 짙은 안개가 낀 듯, 생각하는 것도 말하는 것도 힘들어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는 상태이지 않은가? 마치 숙취처럼? (실은, 그래서 1시간짜리였던 회의가 2시간으로 늘어진 것이다.)

 

휴식을 취할 때도 우리는 피곤하다는 이유로 그냥 앉아서 멍하니 있곤 한다. 하지만 이것이 얼마나 잘못된 행동인지 이제는 알게 되었다. 일어나서 움직여야 한다. 인간의 뇌는 하루에 10킬로미터 이상을 걷거나 달리던 생물에서 진화했기 때문에 지속적인 혈류가 있을 때 가장 잘 작동한다.

 

신체 움직임의 놀라운 효과에 관한 레이티 교수의 위 인터뷰를 들은 후 나는 JALT 컨퍼런스에서 몸소 실험해 보았다. 발표 사이에 친구와 함께 5층 계단을 심장이 뛸 정도로 빨리 오르내렸다. 놀랍게도, 컨퍼런스가 끝날 무렵까지도 전혀 지치지 않고 아침처럼 상쾌하고 컨디션이 좋았다. 참고로 그 친구(Steve Jugovic)는 나중에 ‘운동과 뇌’에 대한 전문가가 되었다.

 

 

수업에 신체 움직임 추가하기

 

그렇다면 학생들은 매일같이 다섯 번의 교무회의에 참석하는 것과도 같은 피로감을 느끼지 않을까? 학생들의 뇌에 그만큼의 독소가 쌓이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렵지 않다. 단지 서 있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20분 동안 앉아 있으면 다리와 엉덩이에 혈액이 모이게 되는데 이때 단 1분만 서 있어도 뇌에 산소가 풍부한 혈액이 15퍼센트(%)나 증가한다고 한다(Sousa, 2011). 얼마나 간단한가! 그냥 일어서게 하고 이따금 움직이게 하면 된다.

 

♣ 수업 시간에 활용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 몇 가지를 소개한다.

 

• 시험지를 직접 나눠주거나 걷지 말고 학생들에게 시켜라. 학생들이 앞에 나와서 시험지를 가져가고 제출하게 하라. 과제물과 유인물도 마찬가지다.
• ‘일어서기-앉기’ 질문을 사용하라. “모두 일어나세요. 정답이 6개 미만인 사람은 앉으세요.” 뇌는 예측하고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속성이 있어 언제든 일어서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만으로도 뇌의 혈류가 증가한다.
• 짝 활동을 할 때 일어서서 하게 한다. 포스터 세션도 효과적이다.
• 안쪽 원과 바깥쪽 원으로 된 이중 원 또는 두 줄 기법을 사용하라. 자주 사용되지는 않지만 효과적인 방법이다. 두 줄 기법을 예로 들면, 학생들이 복도에 두 줄로 서서 서로 마주 보게 한다. 짧은 상호작용을 한 후 교사가 신호를 주면 각 줄의 모든 학생이 오른쪽으로 이동하여 새로운 짝과 다시 상호작용을 한다.

 

이렇게 간단한 몇 가지 변화만으로도 수업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학생들의 뇌 상태를 관리하는 것은 좋은 교사가 되는 데 핵심 요소이다. 레이티 교수가 나의 수업 방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듯 여러분의 수업 방식도 효과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수업 시간에 신체 활동을 추가하라. 학습과학을 적용한 뇌 친화적(brain-friendly) 수업으로 ‘교실에서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라. 레이티 교수의 인터뷰는 내 수업을 변화시켰고 더 나아가 내 삶을 바꾸었다. 바라건대, 여러분에게도 똑같은 변화가 일어나기를!

 

이 칼럼은 코리아테솔(Korea TESOL)의 ELT 잡지 <The English Connection>(Spring 2022, Volume 26, Issue 1)에 영문으로 실린 커티스 켈리(Curtis Kelly) 박사의 글을 약간 수정한 것입니다. 원본은 https://koreatesol.org/content/english-connection-tec에서, 더 긴 버전은 <MindBrainEd Think Tanks>(mindbrained.org)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 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 견해가 아닙니다.

 

 

<References>

 

• Rönnbäck, L., & Hansson, E. (2004). On the potential role of glutamate transport in mental fatigue. Journal of Neuroinflammation, 1(1), 1–9.
• Sousa, D. A. (2011). How the brain learns (4th ed.). Corwin Press.

 

각주

  1. 이 책의 한국어판 번역서 제목은 『운동화 신은 뇌』이다.

Source URL: https://21erick.org/column/13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