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gyobasaNPO | 2024-06-19 16:17
| “본 글에서는 정보처리모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정보처리모델의 주요 구성 요소, 주요 과정, 교육적 시사점’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또 이를 바탕으로 한 교실 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 도구인 ‘6단계 학습모형’도 소개한다.” (본문 발췌) |
1) 정보처리모델의 주요 구성 요소
2) 정보처리모델의 주요 과정
3) 정보처리모델의 교육적 시사점
2. 정보처리모델의 교실 수업 적용: ‘6단계 학습모형’
3. 마무리하며
교수·학습을 돕기 위한 학습과학의 관심은 다음 두 가지이다.
• 뇌에서 학습이 어떻게 일어나는가?
• ‘뇌에서 학습이 어떻게 일어나는가?’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어떻게 효과적으로 수업을 설계하고 가르칠 것인가?
학습과학의 기반이 되는 인지심리학의 정보처리모델(Information Processing Model)은 1950~1960년대를 거치면서 심리학자들에 의해 구체화되었다. 이 모델의 장점은 컴퓨터를 비유로 삼아 인간의 뇌가 정보를 처리하고 학습하는 과정을 체계적이고 단계적으로 설명하는 데 있다. 이 모델은 감각 등록기(sensory register), 단기 기억(short-term memory), 장기 기억(long-term memory)의 세 가지 주요 구성 요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단계에서 정보가 어떻게 인코딩(encoding)되고, 저장되며, 인출되는지를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이를 통해 학습과 기억의 메커니즘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며, 교육 현장에서 효과적인 학습 전략을 개발하는 데도 큰 기여를 한다.
<도표 1> 정보처리모델 (Sousa, 2022)

위 <도표 1>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정보처리이론에서는 감각 등록기가 외부 자극을 매우 짧은 순간 동안 저장하며, 이 중 중요하거나 주의가 집중된 정보는 순간기억으로 전달된다. 순간기억에서는 목표와 관련이 깊고 중요한 정보가 선별되어 작업기억으로 이어진다. 작업기억은 정보를 조작하고 처리하는 데 사용되며, 이 과정을 통해 충분히 처리된 정보는 장기기억으로 저장된다.
정보처리모델은 인간의 인지 과정을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한 중요한 이론적 틀이다. 이 모델은 학습자들이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저장하고, 인출하는지를 설명하며, 교육 현장에서 학습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한다. 본 글에서는 정보처리모델의 이해를 돕기 위해 1) 정보처리모델의 주요 구성 요소, 2) 정보처리모델의 주요 과정, 3) 정보처리모델의 교육적 시사점으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1) 정보처리모델의 주요 구성 요소
(1) 감각 등록기(sensory register)
이는 외부 환경에서 들어오는 감각 정보를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저장하는 기억 체계의 초기 단계로,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 등의 감각 입력을 받아들이고, 이 정보를 잠시 동안 유지하여 후속 처리(주로 패턴 인식과 주의 집중을 통해 중요한 정보를 선별)가 가능하도록 한다. 시각 정보는 약 0.5초, 청각 정보는 약 2-4초 동안 저장된다. 또한 감각 등록기의 정보 처리는 의식적인 노력 없이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이를 감각기억(sensory memory)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2) 순간기억(immediate memory)
정보가 처음 뇌에 입력된 후 약 30초 동안 유지되는 단기기억이다. 이 짧은 순간 감각 등록기로부터 들어오는 정보 중 주의를 기울일 가치가 있는 정보의 선택이 이루어진다. 주의를 받은 정보는 작업기억으로 넘어가며, 나머지 정보는 빠르게 소멸한다. 이렇게 순간기억은 작업기억으로 정보를 이동시키기 위한 임시 저장소의 역할을 한다. 순간기억 단계에서 정보는 작업기억에 더 쉽게 받아들여지도록 처음으로 부호화(encodig)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밀러에 의하면 순간기억 속에는 약 7개의 정보가 동시에 유지될 수 있다고 했으나 최근에 밝혀진 바로는 그 수가 4~5개 정도라고 한다. 예를 들면, 교사나 친구들의 말을 들을 때, 방금 한 말을 기억하면서 어떻게 대답할지 머릿속으로 생각할 때 사용하는 기억, 또 책을 읽을 때 문장의 의미를 파악하려면, 방금 읽은 단어들을 머릿속에 즉시 떠올려야 하는데 이때 사용하는 기억 등이 순간기억이다.
(3) 작업기억(working memory)
작업기억은 정보가 일시적으로 저장되고 처리되는 공간이다. 현재 집중하고 있는 작업을 수행하는 데 사용된다. 이는 새로운 정보를 배우거나 문제를 해결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작업기억에서는 정보를 조작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의사결정을 내리는 등의 인지적 활동이 이루어진다. 예를 들면, 전화번호를 되뇌며 전화를 걸거나, 수학 문제를 풀 때 사용하는 기억 시스템이 작업기억이다. 이러한 작업기억 속의 정보를 장기기억으로 효과적으로 이동시키기 위해서는 반복(repetition)과 시연(rehearsal)1, 조직화(organization) 등의 부호화(encoding) 과정이 필요하다.
작업기억에는 두 가지 주요 제약이 있다. 하나는 용량의 제약(capacity limit)이다. 일반적으로 성인은 약 7±2개의 항목을 동시에 유지할 수 있지만(밀러의 법칙) 최근 이론에 따르면 4-5개에 불과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 제한된 용량 때문에 많은 양의 정보를 동시에 처리하기 어렵다. 너무 많은 양의 정보가 일시에 공급되면 작업기억에는 인지과부하가 일어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람들은 정보를 묶어서(chunking) 기억하려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전화번호를 세 자리씩 묶어서 기억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다른 하나는 시간의 제한(duration limit)이다. 작업기억에 저장된 정보는 매우 짧은 시간 동안만 유지된다. 정보가 작업기억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은 보통 수십 초에 불과하지만, 반복과 시연에 의해 5-20분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이 시간이 지나면 정보는 소실된다. 따라서 작업기억의 정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복(rehearsal)이나 암송 같은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
<도표 2> 작업기억에서의 작업: 저글링

작업기억에서의 정보처리는 위 <도표 2>의 저글링과 같다. 좌측 그림의 외계인은 4개의 정보를 동시에 다루기 때문에 부담이 크지 않아 표정이 밝다. 한편 우측 그림의 외계인은 동시에 7개의 정보를 동시에 다루려니 부담이 커서 즉, 인지과부하 때문에 표정이 어둡다.
작업기억에서 인지과부하를 예방하기 위한 전략으로는 ① 정보의 조직화 및 청크화(Chunking), ② 외부 도구 활용, ③ 반복, ④ 시각적 보조물 사용, ⑤ 큰 과제를 작은 과제로 나눠서 수행하기, ⑥ 자동화(automation), ⑦ 복잡한 정보의 단순화, ⑧ 충분한 휴식 등이 있다.
작업기억과 순간기억이 모두 단기기억이라면 이 둘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분명한 차이가 있다. 순간기억은 감각 정보를 초기 단계에서 임시로 저장하고 선택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작업기억은 그 정보를 처리하고 조작하는 역할을 한다. 또, 작업기억에서는 정보를 필요에 따라 반복과 시연을 통해 순간기억보다 긴 시간인 5~20분, 때로는 그 이상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순간기억에는 반복이나 시연이 수반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정보를 30초 정도의 ‘순간’ 동안만 기억할 수 있다. 또 다른 차이점은 작업기억에서는 새로운 정보와 함께 장기기억 속의 이전 기억까지 불러와 정보처리 작업이 이루어지지만, 순간기억에서는 새로운 정보를 순간적으로 떠올릴(기억할) 뿐이며 정보의 가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누군가가 불러주는 전화번호를 잠시 기억하는 것은 순간기억의 역할이며, 되뇌면서 유지하는 기능은 작업기억의 역할이다.
(4) 장기기억(long-term memory)
장기기억은 정보가 오랜 시간 동안 저장되는 단계로, 이론적으로 작업기억과는 달리 용량에 거의 제한이 없다. 장기기억은 정보가 의미 있게 조직되고 구조화되어 저장된다. 여기에는 명시적 기억(사실과 사건에 대한 기억)과 암묵적 기억(기술과 절차에 대한 기억)이 포함된다. 장기기억에 저장된 정보는 필요할 때 인출(retrieval) 과정을 통해 다시 작업기억으로 불러올 수 있다.
정보는 다양한 방식으로 부호화되어 장기기억에 저장된다. 시각적 부호화, 청각적 부호화, 의미적 부호화 등이 포함되는데 이 중에서 의미적 부호화가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장기기억은 연관된 정보들이 서로 연결된 네트워크 형태로 위계에 따라 저장된다. 하나의 정보가 다른 관련 정보를 활성화시키는 방식으로 기억이 작동한다. 예를 들어, ‘사과’를 떠올리면 ‘과일’, ‘빨간색’, ‘아이폰’ 등의 연관된 정보가 활성화될 수 있다.
또한 장기기억은 고정된 형태로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재구성된다. 기억의 이런 유연성으로 인해 때로는 기억의 왜곡이나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과거의 사건을 회상할 때 새로운 정보나 현재의 감정 상태가 그 기억을 변경할 수 있다.
2) 정보처리모델의 주요 과정
정보처리모델은 우리의 뇌가 어떻게 정보를 받아들이고, 저장하고, 다시 꺼내는지를 설명하는 체계적인 접근 방식이다. 이 모델은 학습과 기억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다음은 이러한 정보처리모델의 네 가지 주요 과정이다.
(1) 주의(Attention)
정보가 감각 등록기에 도달한 후, 특정 정보에 주의를 기울여야만 단기 기억(순간기억, 작업기억)으로 이동할 수 있다.
(2) 부호화(Encoding)
기억은 ‘부호화-저장-인출’로 이루어지는데, 부호화는 정보를 유의미한 형태로 재구성하여 장기기억 속의 기존 정보와 연결하고 기억에 저장하는 과정이다. 우리는 부호화를 통해 새로운 정보를 더 잘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게 된다. 부호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입력된 대부분의 정보는 일시적으로만 기억될 수 있다.
부호화는 전기적 자극이 감각기억(감각 등록기)에서 작업기억으로 이동할 때와 작업기억에서 장기기억으로 이동할 때 일어나는데 이 두 시점에서의 부호화는 각기 특성이 다르다. 감각기억에서 작업기억으로의 부호화는 주로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으로 기초적인 수준에서 처리된다. 예를 들어, 시각적 정보는 형태와 색상, 청각적 정보는 음조와 소리의 패턴으로 부호화된다. 반면 작업기억에서 장기기억으로의 부호화는 의식적이고 능동적인 과정으로, 정보에의 의미 부여와 깊이 있는 처리가 필요하다. 이는 반복과 연습을 통해 강화되며, 정보를 기존 지식과 연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부호화의 효과는 선택된 방법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단순히 정보를 반복해서 기계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장기적인 저장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정보를 다른 정보와 연관시키거나 조직화하는 적극적인 부호화가 훨씬 효과적이다. 적극적 부호화 전략으로는 시연(rehearsal), 심상(시각적으로 떠올리기), 기억법, 조직화 등이 있다.
(3) 저장(Storage)
정보를 장기기억에 유지하는 과정이다. 정보의 저장은 주로 수면 중에 이루어진다. 특히 렘수면(빠른 눈동자운동 수면) 단계에서는 기억의 재구성과 연결이 강화된다.
정보는 주로 네트워크(network)와 위계(hierarchy) 두 가지 형태로 장기기억에 저장된다. 하나의 정보가 활성화되면, 그와 연결된 다른 정보들도 함께 활성화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겨울”이라는 정보를 떠올리면 “눈”, “크리스마스”, “추운 날씨” 등의 연관된 정보가 활성화되는 것처럼, 이 네트워크는 연상작용에 의해 작동한다.
한편, 위계적 기억 구조에서는 정보가 상위 개념에서 하위 개념으로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저장된다. 이 방식은 더 일반적이고 포괄적인 상위 개념이 보다 구체적인 하위 개념들을 포함하는 형태로 구성된다. 예를 들어, “동물”이라는 상위 개념 아래에 “포유류”, “조류”, “파충류” 등의 하위 개념이 있고, 다시 “포유류” 아래에 “사자”, “코끼리” 등이 위치하는 식이다. 이런 구조는 정보의 조직화와 인출을 용이하게 만든다.
(4) 인출(Retrieval)
장기기억에 저장된 정보를 필요할 때 다시 작업기억으로 불러오는 과정이다. 회상(recall)도 인출의 한 형태이다. 인출은 단서(cues)를 통해 촉진될 수 있으며, 인출된 정보는 문제 해결이나 의사결정 등에 사용된다.
3) 정보처리모델의 교육적 시사점
정보처리모델은 학습자가 정보를 어떻게 수용하고 처리하며 저장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교수 전략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이 모델이 교수·학습에 주는 주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1) 주의 집중의 중요성
학습자가 새로운 정보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주의 집중이 필요하다. 교사는 수업 시작 시 주의를 집중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전략(예: 흥미로운 질문, 시각 자료 등)을 사용해야 한다.
(2) 작업기억의 한계
작업기억(working memory)이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제한적이다. 따라서 한 번에 너무 많은 정보를 제공할 경우 인지과부하가 일어나 학습에 실패하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 교사는 명확하고 간결한 지시, 복잡한 과제를 작은 단계로 나누어 제시하기, 시각적 보조 자료의 활용, 사전 지식의 활성화, 다양한 학습 양식의 사용, 지식의 구조화, 예제와 실습 제공, 적절한 난이도와 속도 유지, 메타인지 전략 가르치기, 정서적 지원2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3) 사전지식의 중요성
학습자는 기존의 지식 구조(스키마)를 바탕으로 새로운 정보를 이해하고 통합한다. 교사는 효과적인 수업을 위해 학습자의 사전지식(prior knowledge)을 활성화시키고, 새로운 정보를 기존 지식과 연결 지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제1차 세계대전을 학습할 때, 학생들이 이미 알고 있는 제2차 세계대전의 정보와 연결하여 각 전쟁의 원인과 결과를 비교하고 분석할 수 있다.
(4) 부호화 전략
학습자가 정보를 장기기억으로 효과적으로 저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다양한 부호화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개념지도(concept map)를 작성하거나, 조직화(예: 동물학 수업에서 동물을 포유류, 조류, 파충류 등으로 분류)를 하거나, 정보를 의미 있게 연결하거나(예; ‘광합성’과 집에서 키우는 화초가 햇빛을 받고 잘 자라는 모습을 연결), 시각적 이미지를 사용하거나, 스토리텔링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는 방법 등이 있다.
(5) 반복과 연습
장기기억으로의 정보 이동은 반복과 연습을 통해 촉진될 수 있다. 교사는 중요한 개념과 기술을 여러 번 반복하고, 다양한 맥락에서 연습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효과적인 반복 연습의 방법으로는 분산 학습(spaced practice), 교차 학습(interleaved practice), 테스트를 활용한 학습, 자기 설명(self-explanation)3, 심상화와 연상법, 개인적 경험과 연결을 통한 학습 등이 있다.
(6) 피드백 제공
피드백은 학습자가 갖고 있는 잘못된 개념이나 정보에 대해 교정할 기회를 제공한다. 즉, 피드백을 통해 오류를 인식하고 수정함으로써 더 정확한 정보를 장기기억에 저장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교사는 학습자에게 정기적으로 피드백을 제공하여 학습 과정을 지원해야 한다.
(7) 메타인지 전략
학습자가 자신의 학습 과정을 스스로 점검하고 조절할 수 있도록 메타인지 전략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메타인지를 통해 학습자는 어떤 학습 전략이 특정 과제에 적합한지 판단할 수 있다. 또 메타인지는 학습자가 정보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인코딩하고 저장할지에 대한 전략을 제공하므로, 정보가 장기기억에 더 잘 정착된다. 이는 학습자가 새로운 정보를 기존 지식과 연결하여 기억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러한 시사점들은 정보처리모델을 기반으로 하여 교수학습 전략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데 있어 중요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학습자의 인지적 부담을 줄이고, 학습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정보처리모델이 교수학습에 주는 시사점은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다. 이 모델의 이해 자체도 어려운데 이를 교사 스스로 연구하여 교수학습에 적용하기는 더욱 어려울 수 있다. 마침 정보처리모델을 교실 수업에 체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6단계 학습모형’(Goodwin, B., 2018)이 개발된 것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2. 정보처리모델의 교실 수업 적용: ‘6단계 학습모형’
‘6단계 학습모형’에 대한 내용은 Bryan Goodwin의 「기억에 남는 학습(Learning That Sticks)」(2020)이라는 책을 참고해 작성한 것임을 밝혀둔다. 이 책은 다음 3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다.
• 학생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그들에게 더 배우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 학생들이 새로운 콘텐츠와 개념을 더 잘 기억하도록 돕는 방법은 무엇일까?
• 학생들이 배운 것을 이해하고 새로운 맥락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은 무엇일까?
‘6단계 학습모형’은 교실 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도구이다. 이 모델의 각 단계에 붙여진 이름은 학습하는 동안 학습자의 뇌 속에서 일어나는(일어나야 하는) 일들을 나타낸다. 이는 학습이 일어나게 하기 위해 결코 교사가 해야 할 일 6가지가 아니다. 이 여섯 단계는 외적 보상보다는 내재적 동기가 깊은 학습의 진정한 열쇠라는 가정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도표 3> 정보처리모형을 바탕으로 한 ‘6단계 학습모형’

위 <도표 3>의 ‘6단계 학습모형’은 학습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 즉 새로 학습한 내용이 장기기억에 확실히 기억되기 위해 학습자의 뇌 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야 하는지를 6단계로 설명한 것이다. 각 단계에 붙여진 이름은 모두 수업 중 교사가 할 일이 아니라 학습자의 두뇌 속에서 일어나야 하는 과정들이다.
<1, 2단계>는 정보가 입력되고 선별되는 단계이다. 감각 등록기와 순간기억을 통한 정보 입력 단계에서는 단순히 강한 감정을 수반하고, 새로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경험을 통해 학습에 관심을 갖는 것(1단계)을 넘어, 학습의 의미와 목적을 찾는 과정이다. 학생들이 학습에 전념하기 위해서는 “학습할 내용이 흥미롭고 중요하다”(meaning & purpose), “나는 그것을 성공적으로 배울 수 있다”(self-efficacy), “물리적, 정서적으로 위험을 느끼지 않고 내가 소속된 환경에서 존중받고, 인정받으며 배제되는 않는다”(safe & accepted)라는 믿음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동기가 유발되고 학습에 몰입하게 된다(2단계).
<3, 4단계>는 작업기억에서의 정보처리 단계이다. 순간기억에서 선별된 정보가 작업기억 시스템으로 들어오면, 학습자는 새로운 정보에 주의를 기울여 능동적으로 사고하고 학습한다(active thinking & learning). 주의를 기울여 깊이 생각하는(처리하는) 것만 기억된다. 이는 질의응답에 참여하거나, 텍스트를 자세히 읽거나, 시범 과정을 따라 하거나, 배운 내용을 시각화하거나, 강의 중에 노트 필기를 하는 등의 활동을 포함한다(3단계). 아울러 작업기억의 한정된 스페이스(용량)를 고려해 관련된 아이디어를 묶어 조직화하고, 정보를 작은 단위로 나누어(chunking) 단계별로 제공함으로써 작업기억의 부담을 줄인다. 또한 새로운 정보를 기존 지식과 연결함으로써 이해와 기억을 강화한다(4단계).
<5, 6단계>는 기억의 응고화 단계이다. 3, 4단계에서 부호화된 정보가 망각되지 않고 장기기억에 안정적으로 저장되도록 하는 과정이다. 학습한 내용을 장기기억에 저장하려면 반복적인 연습(분산 연습, 인출 연습)이 필요하다. 또한, 제대로 학습했는지 되돌아보는 활동을 통해 더 확실히 기억할 수 있다(5단계). 필요할 때 언제든지 기억을 불러올 수 있기 위해서는 반복적 연습만으로는 부족하다. 지식을 더 쉽게 인출할 수 있기 위해서는 지식을 여러 다른 정보와 연결시키거나 실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활용함으로써 다중의 연결고리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6단계).
인간은 생존과 적응을 위해 환경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처리하며, 이를 기억하여 행동에 반영한다. 이상의 6단계 학습모델은 인간의 정보처리 과정에 부합하는 자연적 학습법에 가깝다.
<도표 4> ‘6단계 학습모형’과 정보처리 특성

위 <도표 4>는 3개 기억 저장고의 대표적인 특성을 살펴본 것이다. 이 특성을 깊이 이해하고 이에 맞추어 교수학습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도표 5> ‘6단계 학습모형’의 핵심 질문

위 <도표 5>는 3개의 기억 저장고에서 효과적인 처리가 일어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핵심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우수할수록 효과적인 수업이 될 수 있다.
<도표 6> ‘6단계 학습모형’의 수업설계 원리

위 <도표 6>은 ‘6단계 학습모형’의 수업설계 원리이다. 이는 <도표 5> ‘6단계 학습모형’의 핵심 질문에 대한 모범 답안이라 할 수 있다.
<도표 7> ‘6단계 학습모형’의 수업지도 원리

위 <도표 7>은 ‘6단계 학습모형’의 수업지도 원리로서 <도표 6>의 수업설계 원리와 함께 <도표 5>의 ‘6단계 학습모형’의 핵심 질문에 대한 답이라 할 수 있다.
위에서 소개한 정보처리모델과 이를 교수·학습에 적용하는 ‘6단계 학습모형’은 뇌에서 학습이 어떻게 일어나는지와 같은 복잡한 시스템을 다루기 때문에 단번에 깊이 이해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이 이론은 학습과학의 큰 그림과 개요라 할 수 있다. 이 칼럼에서는 정보처리모델과 그 적용 방법에 대해 개괄적으로 설명하였으니, 이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은 앞으로 차근차근 학습해 나가기를 바란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마음·뇌·교육 융합과학(MBE science)으로 대표되는 학습과학은 놀라운 발전을 이루어, 이제 우리는 학습자의 뇌에서 학습이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 많은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이론과 실제의 교육 현장 간에는 커다란 간극이 존재한다. 정보처리이론은 20세기 중반에 구체화되었지만, 이를 교실 수업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연구는 분산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이로 인해 교사들이 이 이론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수업에 적용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다행히도 유네스코의 관련 연구를 통해 학습과정의 3가지 범주(Paul Howard Jones 외, 2018)가 발표되고, 정보처리이론을 현장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6단계 학습모형’이 개발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이제는 “학습과학이 무엇이며, 교사와 학생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가?”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 ‘6단계 학습모형’은 정보처리이론을 교육 현장에 실천적으로 적용한 하나의 대표적인 예에 불과하다. 앞으로 이 모델을 보완하거나, 더 편리하고 효과적인 새로운 학습모델이 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학습과학의 지속적인 발전을 통해 이론과 실제 교육 현장 사이의 간극을 줄이고, 학습 부진의 완화는 물론 모든 학생들의 학습 효과가 극대화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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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 이찬승 (2020). 학습이 어떻게 일어나는가?(정보처리모델의 이해와 수업 적용).
http://21erick.org/column/9146/
• Goodwin, B. (2018, 2020). Learning That Sticks: A Brain-Based Model for K-12 Instructional Design and Delivery. ASCD/McREL.
• Paul Howard Jones & Yau, S. (2018). Applying the science of learning in the classroom. Impact(Journal of the Chartered College of Teaching).
https://impact.chartered.college/article/howard-jones-applying-science-learning-classroom/
• Sousa (2022). How the Brain Learns. Corwin.
Source URL: https://21erick.org/column/12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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