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부진 예방을 위한 첫 번째 핵심 과제, 뺄셈

by gyobasaNPO | 2023-12-20 10:51

“수학은 위계성이 강해 저학년 때 수학 성취가 낮은 학생은 이후에도 수학을 어려워할 확률이 매우 높을 것이다. 뺄셈의 첫 단추를 잘 끼워주는 것은 수학 부진을 예방하고 향후 수학 학습이 더욱 잘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본문 발췌)

 

 

뺄셈은 어려워요!

 

수학의 여러 가지 영역 중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영역은 무엇일까? 경험을 통해 보았을 때 학생들은 ‘연산’ 영역을 가장 어려워하는 것 같다. 한 사교육 연구소에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1에서도 수학에서 연산이 가장 어렵다는 응답이 있었다.

 

그럼 연산의 4개 영역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 중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영역은 무엇일까? 아마도 학생들은 덧셈보다는 뺄셈을, 곱셈보다는 나눗셈을 좀 더 어려워할 것이다. 2022 인천 연산 유창성 프로젝트 보고서에 따르면, 기초연산 뺄셈보다 기초연산 덧셈의 유창성이 훨씬 더 높았다. 또한 수학 학습장애 학생들의 연산 영역 오류율 및 오류 유형을 분석한 우정환, 김영걸, 신재훈(2007)의 연구에 따르면, 곱셈보다 나눗셈에서 덧셈보다 뺄셈에서 오류율이 더 높았다고 하였다. 나눗셈의 경우 덧셈보다는 뺄셈과 더욱 연관되어 있다. 나눗셈은 동수누감을 기본으로 한다. 20÷7을 계산 할 때에도 7에서 2를 곱한 14를 20에서 빼준 후 몫과 나머지를 구하게 된다.

 

이를 통해 보았을 때 수학 학습의 어려움은 뺄셈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아이들은 왜 뺄셈을 어려워할까?

 

학생들이 뺄셈을 어려워하는 명확한 이유를 찾는 것은 어렵다. 다만 몇 가지 사례를 통해 뺄셈이 어려운 이유를 설명해 볼 수 있다. 먼저 뺄셈은 덧셈보다 더 많은 절차를 거친다. 예를 들어 ‘4+3=7’을 손가락으로 계산하는 아이는 ① 손가락으로 4와 3을 편다. ② 펴진 손가락 7개를 보고 답을 찾아낸다. 반대로 ‘7-4=3’을 손가락으로 계산할 경우, ① 손가락으로 7을 펴고 ② 손가락 4개를 접는다 ③ 그리고 남은 손가락 개수 3개를 보고 답을 찾아낸다. 단순히 보더라도 뺄셈은 덧셈보다 절차를 더 거쳐 답을 찾아낸다.

 

다음으로 학생들은 거꾸로 세기를 더 어려워한다. 김수미(2010)는 학생들은 앞으로 세기보다 거꾸로 세기에서 정확도와 속도가 모두 낮다고 하였다. 특히 수학부진 학생들은 학년이 올라감에도 거꾸로 세기의 정확도가 개선되는 정도가 낮았다. 연산이 수세기로부터 발전되는 개념인 점을 고려할 때 거꾸로 세기의 어려움은 뺄셈의 어려움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 뇌는 빼는 상황보다 더하는 상황을 더욱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버지니아대학 한 연구팀에서 1,585명의 참가자에게 아래 그림2과 같은 레고 구조물을 주고 더 많은 무게를 쌓도록 요청을 했다. 이 연구에서 약 60%의 참가자가 블록을 하나 빼는 것보다 하나 더 추가하는 방법을 선호하였다. 이 실험을 통해서 연구진들은 사람의 뇌는 빼는 것보다 더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하였다.

 

그러나 뺄셈은 중요하다

 

위에서 살펴봤듯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뺄셈은 어렵다. 이 때문에 뺄셈에서 학습 결손이 많이 발생하고 수학 학습 성취에 큰 영향을 준다. 김애화, 정현승, 김병룡(2016)은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의 경우 기초 뺄셈 유창성이 학생의 수학 성취도를 가장 잘 예측한다고 하였다. 기초 뺄셈의 수준만 보더라도 학생이 수학을 잘할지 어려워할지 추측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수학은 위계성이 강한 교과인데 저학년 때 수학 성취가 낮은 학생은 이후에도 수학을 어려워할 확률이 매우 높을 것이다. 그러므로 뺄셈의 첫 단추를 잘 끼워주는 것은 수학 부진을 예방하고 향후 수학 학습이 더욱 잘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뺄셈은 덧셈을 이용해야 쉬워진다

 

그렇다면 뺄셈을 어떻게 지도하는 것이 좋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뺄셈을 할 때 덧셈을 이용하는 것이다. 앞서 버지니아대학 연구팀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 뇌는 빼는 것보다 더하는 상황을 더욱 자연스럽고 편하게 학습으로 연결한다.

받아내림이 있는 두 자리 수 뺄셈을 지도할 때 위와 같이 무조건 큰 수에서 작은 수를 빼는 모습은 꽤 많은 아이들에게서 볼 수 있는 오류이다. 이 중 일부는 알고리즘을 다시 상기시켜줌으로써 오류를 스스로 해결하지만 수학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은 그렇지 못하다.

 

필자의 경우 두 자리 뺄셈을 지도할 때 세로 셈으로 빼는 방법 외에도 차이를 구하는 방법 즉, 덧셈을 생각하는 방법을 함께 지도한다. 아래 장면은 빈 수직선과 덧셈을 이용하여 두 자리 뺄셈을 해결하는 모습이다.

이렇게 학습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두 자리 뺄셈의 각 방법별 풀이 과정과 여러 방법 중 어떤 것을 선호하는지 설문조사를 하였다. 특히 수학을 어려워하는 학생일수록 빼는 방법보다 덧셈으로 푸는 방법을 더 오랫동안 정확하게 기억하였으며3 그 방법을 더 선호하였다.

뺄셈 구구가 숙달되는 단계를 살펴보면 ‘① 제거하기(없애고 남은 것 세기) → ② 거꾸로 이어 세기 ③ ~까지 늘여 세기 → ④ ~부터 줄여 세기 → ⑤ 갈라서 빼기 → ⑥ 덧셈 구구 이용 → ⑦ 쉬운 뺄셈 만들기 → ⑧ 수 세기와 추론의 혼합 → ⑨ 기억에서 바로 인출’ 순서를 거친다고 한다. 즉 정리하자면 처음에는 비효율적인 수 세기 전략에 의존하다 점점 아는 사실을 뺄셈에 이용하고 이것이 누적되면서 자동화되는 수준에 올라가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알고 있는 지식을 활용하는 추론 전략을 사용할수록 학습자는 작업기억의 부담이 줄어들어 더 정확하고 빠르게 연산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뺄셈에서 추론 전략으로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덧셈 구구다. ‘8-1’은 수학을 잘하는 집단이나 어려워하는 집단 모두 2초 이내 7이라고 응답한다. 하지만 ‘8-7’의 경우 두 집단의 모습이 조금 달라진다. 잘하는 집단은 8이 7보다 1이 더 많다는 사실을 이용해 역시 2초 이내 응답을 한다. 어려워하는 집단은 일단 손가락으로 8을 펴고 7을 차곡 차곡 접어 손가락 한 개가 남음을 확인한 후 1이라고 대답한다. 이 경우 대략 10초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이처럼 덧셈은 뺄셈을 더욱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뺄셈에 덧셈의 사실을 이용하게 하는 두 가지 방법

 

그럼 뺄셈을 배우는 아이들에게 “뺄셈은 덧셈을 떠올려라!” 라고 말한다고 해서 아이들이 뺄셈에서 덧셈을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될까? 이런 아이들은 수감이 매우 좋은 소수의 아이들에게 해당할 것이다. 아이들이 뺄셈에 덧셈을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다음 두 가지 학습이 필요하다.

 

첫째, 덧셈을 충분히 잘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Constance Kamii 등(2001)은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 38명을 대상으로 덧셈과 뺄셈 유창성 반응을 살펴보았다. [그림 6]에서처럼 ‘8-5’, ‘11-5’ 뺄셈의 답을 3초 안에 바르게 응답한 학생 중 ‘5+3’, ‘5+6’ 덧셈을 틀린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 덧셈을 충분히 잘하는 학생은 뺄셈의 답을 즉시 떠올렸다. 하지만 덧셈이 불안정한 학생은 뺄셈 과제에서 수 세기를 하는 등 생각하는 시간이 많이 걸려 부정확한 답을 말하거나 시간 안에 응답하지 못하였다.

덧셈을 충분히 잘한다라는 것은 ‘4+3=□’의 답을 바로 떠올리는 이상의 것을 요구한다. ‘□+4=7’, ‘3+□=7’처럼 처음과 중간에 빠진 수를 바로 알아낼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전체는 부분과 부분의 합이라는 경험을 충분히 제공해 줘야 하며 처음 미지항, 중간 미지항과 같은 덧셈 문항도 자주 제시해 주는 것이 좋다.

 

둘째, 뺄셈은 ‘차’를 구하는 것임을 강조해야 한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을 지도했을 때 일이다. 아래와 같이 뺄셈 상황을 불러주고 식으로 써보게 하였다.

 

A : “영수가 사탕이 5개 있었는데 3개를 먹었어요. 영수에게 남은 사탕은 몇 개 일까요?”

 

B : “영수는 사탕이 5개 있고 영희는 사탕이 2개가 있어요. 영수는 영희보다 사탕이 몇 개 더 많나요?

 

A 상황에서 대부분의 아이들은 ‘5-3=2’라고 식을 썼다. 하지만 B 상황에서는 약 20% 정도의 학생들만 정확하게 뺄셈식을 썼다. 왜 그런지 물어봤을 때 한 아이가 “-는 빼기라고 말하잖아요. 그래서 빼기 장면이 나와야 뺄셈식을 쓸 수 있어요.”라고 말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빼기라는 기호의 이름이 무척이나 명시적이여서 ‘차’를 떠올리지 못하게 생각을 방해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꽤 많은 아이들이 구잔(빼는, 덜어내는)의 상황은 뺄셈으로 곧잘 연결하지만 구차(비교하는)의 상황은 뺄셈으로 잘 연결하지 못한다. 그러나 뺄셈 문제를 덧셈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구차 상황에 익숙해져야 한다. 아이들에게 ‘8-5=3’을 읽을 때 “8빼기 5는 3”이라고 하는 동시에 “8은 5보다 3이 많다.”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뺄셈이 차이를 나타내는 것임을 익숙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 견해가 아닙니다.

 

 

[참고문헌]

 

• 2022 인천시 연산유창성 프로젝트 운영 결과 보고서(2022).
• 김수미(2010). 초등학교 저학년 수학부진아의 수세기 능력 연구. 대한수학교육학회지 <학교수학>, 제12권 제2호, 137-150.
• 김애화, 정현승, 김병룡(2016). 초등학생의 단순 연산 정확도 및 유창성에 관한 연구. 학습장애연구, 제13권 제3호, 49-65.
• 박상선, 김민경, 방정숙, 권점례 역(2017). 초등교사를 위한 수학과 교수법. 경문사.
• 우정환, 김영걸, 신재훈(2007). 초등학교 수학학습장애 학생의 연산 오류 특성. 특수교육저널 : 이론과 실천, 제8권 3호, 575-596.
• 정재석, 이희천, 정가희(2020). 계산자신감 2권. 북랩.
• Constance Kamii, Barbara A. Lewis, Lynn D. Kirkland(2001). Fluency in subtraction compared with addition. Mathematical Behavior, 20, 33 – 42.
• Reece Goodall(2021). Why our brains prefer addition to subtraction. 자료 출처 : https://theboar.org/2021/05/why-our-brains-prefer-addition-to-subtraction.

 

각주

  1. 아이스크림초등학습 연구소에서 초등학생 22,088명을 대상으로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과 영역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함.
  2. 그림 출처 : https://theboar.org/2021/05/why-our-brains-prefer-addition-to-subtraction/.
  3. 두 자리 수 뺄셈 3가지 방법별로 1주씩 수직선(덧셈 이용하기) → 묶음 풀기 → 세로 셈 순서로 지도한 후 해당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세로 셈이 가장 최근에 배운 내용이였음에도 풀이를 기억하지 못하였으나 수직선(덧셈 이용하기) 방법은 가장 오래 전에 배운 내용이였음에도 정확하게 해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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