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교육 혁신(7) – 2030년 학교교육은 어떤 모습일까?(1) : 설문기반예측

by slowalk | 2016-02-03 16:30

목차

1. 시작말
2. 미래학교 디자인에는 무엇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가?
3. 세계 사람들이 상상하는 미래학교의 모습은 어떤 것인가?
4. 맺음말
[부록]

 

 

1. 시작말

 

“2030년 학교교육은 어떤 모습일까?” 이는 “2030년 학교교육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와 함께 매우 흥미로운 질문이다. 첫 질문은 학교교육 혁신에 대한 의식적인  노력의 유무와 상관없이 한국이 갖게 될 학교의 모습을, 두 번째 질문은 우리가 가장 바라는 미래학교의 모습을 떠올린다.

 

이런 질문이 지금 시점 더욱 중요한 것은 지금 4차 산업혁명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은 변화의 속도, 규모, 영향력 측면에서 이전 혁명과 분명히 달라 생산, 분배, 소비는 물론 인간의 정체성까지 바꾸어 놓을 만큼 그 위력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 로봇과 공존의 시대도 멀지 않았다. 이런 변화는 인간의 삶의 방식과 인간이 살고 있는 경제적, 사회적, 생태적, 문화적 환경을 총체적으로 바꾸어 놓을 것이다(Klaus Schwab, 2016).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교육은 산업시대의 학교 체제로 2030년을 맞을 것 같다. 여전히 지금의 학교제도와 중앙집권적 거버넌스 체제를 기반으로 2021년도 교육과 대입시 제도를 논의하는 정부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양극화로 날로 증가하는 불평등을 완화하고, 민주적 삶을 실천적으로 배우며, 공동선을 추구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근본적인 개혁은 없고 민원처리 수준의 미시적, 미봉책 수선만 계속 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무제한 지원을 하지 않았으면 벌써 부도가 나고 파산했을 공교육 제도가 다가오는 15년 혹은 20년 후에도 유지될 수 있을까? 기존의 학교교육에 의미를 느끼지 못해 학교를 거부하는 아동이 늘어나는 현상을 지금의 교육체제로 감당할 수 있을까? 정부를 비롯한 우리 사회는 학교가 재생산 하는 이런 불평등을 줄일 근본적인 대안을 고민하고 있지 않다. 이게 오늘의 한국 학교 현실이다. 이번 다보스 포럼에서 드루 길핀 파우스트(Drew Gilpin Faust) 하버드 대학 총장이 자신의 연설에서 “(공정한 )기회의 제공 및 모두가 함께 번영하는 것이 진정 정의로운 사회임을 나타내는 특징이다(Opportunity and shared prosperity are the hallmarks of any truly just society)”란 말을 했다. 명언이다. 그녀의 말을 기준으로 삼으면 한국의 학교는 정의롭지 못한 대표적인 사회다. 이런 학교체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보면 가슴이 답답하고 미어진다. 정부의 근시안적이고 안일한 대응과 기득권을 지키기에 급급한 정부, 다수 교원, 다수 정치인들의 때문에 우리 아이들의 현재와 미래의 삶이 희생되고 있지 않은가?

 

오늘날의 교육 문제는 아이들의 현재와 미래를 희생하는 대가로 어른들이 기득권을 지키고자 하는 것과 관련이 깊다. 그래서 우리 사회는 “2030년 학교교육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런 질문에 대해서 깊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이는 한국의 학교교육의 비전을 만드는 과정이기도 하고 만들어 가는 미래학교의 모습이기도 하다.

 

영국 캠브리지 대학의 명예교수인 John MacBeath가 쓴 Learning In and Out of School(2012)에는 다음과 같은 말들이 나온다. 많은 사람들이 아래와 같은 예측에 대해 공감할 것이다.

 

“OECD의 미래학교 시나리오가 발표된 이후, 많은 나라에서는 학교 붕괴의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더해가는 듯하다. 교사는 지도에 통제력을 갖지 못하고, 학생은 자신들의 배움을 원하는 대로 선택하지 못하며, 학교장은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다.”

 

“교육과 학교는 이제 동의어가 되지 않는 세상이 될 것이다. 학교가 미래에도 존재한다면 지금과는 매우 다른 목적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미래학교의 모습에 대한 연구는 21세기 초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다. OECD 교육연구혁신센터(CERI: Centre for Educational Research and Innovation)에서 연구하여 2001년 발표한 6가지 시나리오(☞부록 참조), 영국 교육부 산하 미래연구소 Future Lab이 주요 사회과학자들을 동원해서 2025년 이후 영국의 학교 교육을 상상해 보고자 2007년 연구를 시작해서 2009년에 완료한 6가지 시나리오(☞부록 참조) 등이 대표적인 예다. 한국에도 ‘선진형 미래학교 모형에 관한 연구’(강영혜 외, 2009) 등이 있었다.

 

미래학교의 모습을 예측할 때 그 근거는 무엇일까? 아마 기술의 발전과 이것이 사회와 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바탕으로 할 수도 있고, 학습의 당사자인 학생들을 인터뷰 하거나 교육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통해 예측할 수도 있을 것이다.

 

 

2. 미래학교 디자인에는 무엇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가?

 

최근 핀란드의 조사에 의하면 학생의 1/2이 학교교육에 대해 냉소적이란 것이 밝혀졌다. 그 이유는 학교교육에 의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또 핀란드는 교육의 주요 정책을 다루는 국가교육위원회에 학생 대표를 1년 단위로 파견하기로  하였다. 일본은 조건은 달고 있지만 학생이 집단적으로 정치적 발언을 할 수 있는 법을 46년 만에 부활시키기로 최근 결의했다. 교육과정을 개정할 때 학생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나라도 매우 많다. 이런 것들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제 공급자적 방식으로는 전통적인 학교 제도의 유지가 한계에 달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동, 청소년들의 문제 있는 언행이 과거보다 심해졌다. 또,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잠을 자거나 수업을 거부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이제 너무 흔한 광경이 되었다. 교사들은 이런 벅찬 현실을 매일 마주해야 하는 것에 너무 힘들어 한다. 이런 현상은 권력의 이동과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된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학생이 불만스러운 일에 대해 당당히 교장, 교사에게 말하는 시대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맘에 들지 않는 교사의 행위를 휴대폰으로 찍어 고발하는 일도 종종 일어난다.

 

그러나 오늘날의 학교교실이 무너진 데는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다른 큰 이유가 있다. 우선, 국가가 학생들에게 배우기를 원하는 내용과 학생들이 배우고 싶은 내용 간의 불일치, 학교의 관성적 수업방식과 학생들이 참여하고 싶고 몰입할 수 있는 배움방식 간의 불일치를 들 수 있다. 이것이 청소년들이 학교교육에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수업을 외면하게 하는 핵심적인 이유의 하나다. 이런 불일치는 전 세계적 현상이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배우는 내용과 배우는 방법에 대한 선택권과 통제권(student agency)을 학생들에게 최대한 보장해 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학교수업이 학생중심(student-centered), 학생주도(student-directed)로 바뀌어야 한다. 또한, 지금처럼 진도 나가기에 급급한 피상적 학습으로 학생들을 수업에 몰입시키는 일은 불가능하다. 이제 학생 개개인에게 의미 있고 깊이 있는 학습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의 역할 변경도 수반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변화를 위한 체계적인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 암담하다. 특히 정책결정자들의 책임 있는 역할이 절실히 요구된다. 현재의 학교교육을 이대로 유지시킨다면 이는 기득권을 지기키 위해 학생들의 현재 및 미래의 삶을 희생시키는 일이란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 오늘날 학생이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충동적인 것은 21세기 뉴미디어 세대들의 사고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란 관점에서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뇌 자체가 다르다. 이들의 뇌는 과거 세대들의 뇌와 매우 달라 ‘신인류’라고 부르기도 한다. 21세기 뉴미디어 세대들은 충동성이 높고, 집중할 수 있는 기간(attention span)이 매우 짧다. 변화와 자극이 산업시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해진 환경에 적응한 결과다. 이런 환경 속에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런 진화는 자연스럽고 불가피하다.

 

이상의 청소년 특성을 고려할 때 미래학교의 디자인이나 미래의 모든 교육 정책의 결정은 “학생을 위해, 학생과 함께”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침 “학생들이 자신들의 학교를 스스로 디자인한다면(If students designed their own schools)”이란 영상이 있어 이의 자막 내용을 소개하겠다. 이는 Monument Mountain Regional High School(Great Barington, Ma.)에 관한 이야기로, 한국의 문화와 매우 다른 미국 학생들의 이야기 이지만 한국의 미래학교 상상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부록 참조). 이는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시작된다.

 

“학생들을 가르치고 도와줘야 되는 교육시스템에서 오히려 학생들의 목소리가 없다는 것은 미친 짓이에요.”

 

“만약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학교를 디자인한다면 과연 학교는 어떤 모습일까?”

 

“아마 이런 형태일 것이다. 시험도 없고, 성적도 없고, 심지어 수업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시간 동안 선생님들이나 어른들이 교실에 없을 것이다.”

 

이상의 자막 내용이 한국의 학교교육에도 적용이 될 수 있을까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이상의 내용을 두고 전통적인 교육방식과 학생이 학습의 주체가 되어 프로젝트 수업 중심으로 하는 것에 대해 교육적으로 어떤 것이 더 타당하고 가치 있는가란 논쟁은 하고 싶지 않다. 이런 논의도 필요하지만 더 다급한 것은 21세기 뉴미디어 시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아동, 청소년들이 현재와 같은 학교교육에서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개선하는 일이다. 연령별로 학생을 교실에 가두고 무엇을 어떤 수준으로 배우는 것을 강제할 수 있는 시대는 막을 내리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중학교 수준까지는 몰라도 고교 수준에서는 개인의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이 불가피하다. 4년제 대학도 초기 2년은 교양과정인데 하물며 고교 과정은 교양과정의 성격이 강해서 공통필수로 배우는 부분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적다. 이제 표준화된 교육과정은 한계에 이르렀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오랜 전통과 관습으로 만들어진 지금의 학교체제를 지금처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배우는 과목의 선택 여부도 중요하지만 어떤 지식을 어떻게 배울 것인가의 문제도 근본적으로 재검토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수많은 학생들이 생애 매우 중요한 시기를 낭비하게 될 것이다. 이는 국가나 개인에게 매우 큰 손실이다. 관련 영상에 나오는 학생들이 바라는 고교의 모습은 아래와 같은 것들이다.

(출처: Kelly, F. S., McCain, T. &Jukes, I. (2009). Teaching the digital generation; No more Cookie-cutter High Schools. California: Corwin Press, p237.)

 

이 지점에 이르면 “이런 변화들이 미국이나 가능하지 한국도 가능할까?”란 의문이 들 수 있다. 한국의 경우도 위와 같은 학교들의 실험은 쉽지 않지만 계속되어야 한다. 아울러 학생들의 개인적 욕구에 맞는 개별화된 교육과정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도 좀 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이런 준비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이제 졸업장의 가치나 의미가 그리 크지 않는 시대가 오고 있다. 졸업장을 주는 조건으로 학습에 전혀 관심이 없는 데도 불구하고 학생들을 학교 교실에 2-3년간을 가두어 놓는 제도는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3.  세계 사람들이 상상하는 미래학교의 모습은 어떤 것인가?

 

다음은 ‘WISE(World Innovation Summit for Education)’ 비영리 재단이 “School in 2030”이란 이름으로 실시한 설문의 결과다. 이 기관은 2014년 세계 여러 나라의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 645명으로부터 설문의 응답을 받아 주제별로 분석해 보았다. 9가지 영역에서 미래 학교와 미래 교육에 대한 변화를 예측해본 것이다. 참고로 설문에 참가한 사람들이 활동하는 지역과 소속은 다음과 같다.

 

▷ 지역
아랍연맹 25%, 아시아/오세아니아 20%, 유럽 19%, 북미 17%, 아프리카 10%, 라틴 아메리카 및 캐리비안 9%
▷ 소속
교육계 38%, 비영리 분야 32%, 공공분야 17%, 기업분야 13%

 

[표 1] School in 2030 – 지식공급원과 중요시하는 역량

☞ [표 1]에 의하면 2030년이 되면 지식의 제1공급원이 온라인 교육이 된다는 예측을 하고 있다. 이는 온라인 과정에 대한 학점 인정과 관련이 깊다. 이는 영어 사용권, 대학 수준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한국의 경우는 국가가 학력 인정 기관을 매우 제약하고 있어서 고교 수준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다. 고교 수준의 온라인 학교도 열어야 한다. 학습을 위한 콘텐츠를 전통적인 학교 교실을 통해서만 제공하겠다는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면 한국은 세계에서 후진 교육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평가 결과를 줄세우기에만 쓰지 않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한편 ‘개인적 역량(personal skills)’이 교과지식(academic knowledge)보다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란 예측은 어떤가? 개인이나 조직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 또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업이 매우 중요한 시대임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현실성이 있는 시나리오다. 이것이 교육적으로 바람직한가 아닌가의 문제를 떠나 2030년에 한국의 학교교육의 실제 모습일 수 있다는 뜻이다.

 

[표 2] School in 2030 – 졸업장의 미래 경쟁력과 평생학습

☞ [표 2]에 의하면 2030년이 되면 특히 대학 졸업장은 기업이 훈련하고 인증하는 자격증과 경쟁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미 미국에서는 이런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의 경우 대학과 기업이 같이 협력해서 졸업장을 주는 방향으로 변화해 갈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평생학습이 일반화될 것이란 예상은 실제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지만 한국의 경우 상당기간은 생애 초기, 현재처럼 6-3-3과 같이 장기간의 초기학업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제도는 파괴적 혁신을 해야 한다. 입시중심의 경쟁 교육을 하는 학교교육을 오래 지속시키기보다는 실제 개인의 성공과 국가발전을 위해서도 지금보다 더 일찍 사회로 내보내는 것이 필요하다. 직장과 사회가 더 진정한 배움이 일어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표 3] School in 2030 – 교사의 역할 변화와 교육과정의 유연성

☞ [표 3]에 의하면 2030년이 되면 교사는 지금처럼 교단 위 현자(賢者)의 자리를 내려와 학습자 곁으로 가서 학습을 안내하고 멘토링하며 함께 배우는 학습자의 성격을 가지는 쪽으로 변하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당연한 것이고 오래전부터 주장되어 왔지만 그런 변화는 매우 느리다. 입시중심의 교육 영향도 있지만 현직 교사들의 저항과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된다. 이는 교사의 권위를 내려놓는 일이고 한국과 같은 권위주의 학교 문화에서 교사는 더 힘들어지는 변화라고 받아들일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표준화된 교육과정을 경직적으로 운영하는 관행을 버리고 점점 더 각 지역과 학교에 적합한, 더 나아가 개별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쪽으로 변해갈 것이다. 이 역시 당연한 것이나 이는 개별화 수업에 대한 교사의 전문성과 여건 마련이 필요하다.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는 교사들의 저항 역시 예상된다. 그러나 이 길이 가야할 새로운 길임은 분명하다.

 

[표 4] School in 2030 – 교육의 도구언어와 빅 데이터의 활용

☞ [표 4]에 의하면 2030년이 되면 교육의 도구언어는 영어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지금도 이미 그런 편이다. 세상의 주요 콘텐츠는 영어로 된 것이 많다. 유행하는 온라인 무료 강좌도 대부분이 영어로 되어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한국의 대학생들도 영어로 된 강의를 자유롭게 수강하고 소통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 영어가 지구촌 공용어로 자리 잡아 가면 English Divide, 즉 영어가 자유로운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 간에 불평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한편, 빅 데이터는 교육 커뮤니티를 구축할 때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도 있지만 이것이 선발 등에 사용될 경우, 인간의 유형과 가능성을 결정론적으로 바라볼 우려가 있다는 소수 의견도 있다.

 

[표 5] School in 2030 – 교육비 부담자

☞ [표 5]에 의하면 2030년이 되면 교육비의 주 부담자가 누가 될 것이냐는 질문에 부모 43%, 국가 30%, 회사 27%라는 응답 비율을 보이고 있다. 이런 비율은 어떤 학교급이냐에 따라 매우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이런 수치가 중등교육에 대한 것이라면 심각한 문제다. 교육비의 주 부담자가 부모가 될 것이란 응답이 43%나 된다는 것은 교육이 공공재에서 점점 더 민간재로 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국가별로도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한국의 경우, 사교육비 부담까지 고려할 경우, 부모부담은 세계서 가장 높은 나라가 될 것이다. 그래서 교육의 공공성을 높이려는 노력, 사교육을 근본적으로 줄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WISE 재단은 이상의 설문 결과에 대해 Noam Chomsky, Ms Julia Gillard, Professor Sugata Mitra, Mr. John B. Mahaffie, and Dr. Yasar Jarrar 등의 석학들이 코멘트를 부탁했고 아래의 내용이 바로 그 내용이다. 미래학교를 상상하는 데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오는 2015년은 새천년 교육개발 목표(Millennium Development Goals: MDGs) 마무리에 대한 평가의 적기가 될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의 MDG 연구로부터 나온 성과와 배운 핵심 내용을 기반으로 2030년에 대한 개정된 목표를 설정하는 일이 될 것이다. 우리는 ‘지혜로운 공동체(WISE Community)’ 구성원들을 참여시켜 2030년 학교는 어떤 모습일까에 대한 관점을 연구, 조사했다. 그들의 생각은 다음과 같이 놀라왔다: 교육시스템은 주요 변화를 겪게 될 것이고 이미 일부 그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다른 변화들은 수평선 위로 곧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모두가 확실히 공감하는 바는 모든 수준에서 기존의 혁신을 적극 수용하는 것이 될 것이다.

 

현재와 같이 사전에 교육과정 내용을 자세히 표준화해서 이를 현장에 내려 보내고 이를 충실히 전달하는 교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전통적인 학교는 더 이상 이론적 지식을 가르치고 이를 수동적으로 배우는 장소가 되지 않을 것이다. 대신 미래 학교는 학생들은 지침만 받고, 동료들과 다양한 도구를 활용하여 상호작용을 하면서 자신들이 필요한 전문가적 미래 역량을 키워가는 ‘사회적 학습 환경(social environment)’이 될 것이다. 혁신은 기술적인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적, 교육적 측면에서도 활발히 일어나 전통적인 교실의 모습을 완전히 바꾸어 협동학습이 일어나고 미래 직업세계를 준비하는 ‘만남의 장소(meeting rooms)’가 될 것이다.”
https://www.wise-qatar.org/sites/default/files/wise-survey-school-in-2030.pdf

 

 

4. 맺음말

 

“2030년 학교교육은 어떤 모습일까?”

 

이 질문을 흥미롭게만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 2030년 학교교육의 바람직한 모습을 어떻게 상상하고 “이를 이루기 위해 지금 어떤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하는가?”란 질문으로 이어져야 정상이다. 현 정부는 이런 큰 그림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 ‘2015개정 교육과정’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면서 정작 중요한 이런 질문에 대한 고민의 기회는 놓치고 말았다. 5년 임기 정권들은 대부분 그랬다. 모두 근시안적이고 무책임하다. 차기 집권을 위해 학생들의 미래, 국가의 미래는 안중에도 없다. 정부의 탓으로만 돌려서도 안 된다. 학교가 나서야 한다. 지금까지 걸어왔던 낡은 길을 청산하고 새로운 길을 가야한다. 그 새로운 길의 내용은 앤디 하그리브즈와 데니스 셜리가 쓴 『학교교육 제4의 길』①②에 잘 나와 있다.

 

아울러 다음 인용문의 함의를 다시 한 번 깊이 새겨 볼 필요가 있다.

 

“교육과 학교는 이제 동의어가 되지 않는 세상이 될 것이다. 학교가 미래에도 존재한다면 지금과는 매우 다른 목적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이제 학교의 역할, 학교의 정의, 교사의 정의 등을 총체적으로 재점검할 때가 되었다. 지금과 같은 학교교육을 유지시킨다면 이는 무지, 무책임, 무비전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2030년 학교교육은 지금 우리가 어떤 선택과 결정을 하는가에 달려있다. 2017년 대선을 한국의 미래학교의 상을 새롭게 그리는 기점으로 잡아야 할 것이다.

 

 

[부록]

 

[부록1] OECD의 미래학교(Schooling for Tomorrow) 연구 프로젝트:

 

OECD의 교육연구혁신센터(CERI)가 2020년경의 미래 교육의 모습을 상상해보기 위해 ‘미래 학교(Schooling for Tomorrow)’란 연구 프로젝트를 1997년 시작해서 2001년 발표한 것으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표 1> OECD의 미래 학교 교육에 대한 시나리오(The OECD Schooling Scenarios in Brief 기준)

시나리오 6개 모두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한국의 학교 모습과 관련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필자는 시나리오 1, 4, 6이 한국의 학교교육의 미래모습과 가장 관련이 깊을 것으로 예상하고 이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 시나리오 1: 관료주의적 학교 체제 계속
이 시나리오 하에서는 균질성, 공공성에 대한 높은 압력, 급진적 변화에 대한 저항을 바탕으로 강력한 관료주의가 지속된다. 많은 사람들은 급진적 변화의 결과로 인지적 학습지식과 학력인정, 교육기회의 불균등, 교육의 사회화, 보육기능 등과 같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을까봐 두려워한다.

▶ 시나리오 4: 집중 학습조직으로서의 학교
실험, 다양성, 혁신을 추구하는 문화 속에서 학교는 사회적 의제들보다는 막강한  지식을 중심으로 활력을 되찾는다. 역량평가를 비롯하여 새로운 방식의 평과 기준들이 나타난다. 전통적인 그리고 새로운 방식의 학습 미디어와 함께 ICT의 활용이 늘어난다. 지식경영이 중요시되고 대다수의 학교가 평등한 교육기회 제공을 주요 목표로 ‘학습조직’의 자격을 갖춘다. 또, 대학교육 및 다른 다양한 기관과의 연계가 확대된다.

▶ 시사점
한국의 경우 학교가 시나리오 4와 같은 기능을 갖는 것은 가까운 미래에는 상상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학교의 기능을 장기적으로 이렇게 변화시키려 해도 시설에 대한 대규모 투자 재원이 없고, 학교 및 학부모 모두 상급학교 입시 준비에만 관심이 집중되어 있으며, 복잡성의 증가 등을 고려할 때 학교가 핵심적 사회 센터가 되어 공동체 속에서 주요 역할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특정 지역 단위로 제한적인 시도(예: 학부모 교육; 학교지역사회발전 협의회)는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학교는 너무나 오랫동안 대입시 준비기관 역할을 해왔으며 진정한 학습이 일어나고 지식이 축적, 공유되는 곳이 아니다. 하지만 학교 내 계열이나 프로그램의 다양화의 방편으로 ‘집중학습 조직으로서의 학교’로 진화시킬 필요성은 매우 큰 모델이다. 학교 외부에서 집중학습조직이 먼저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다.

 

▶ 시나리오 6: 시장 모델의 심화

정부가 시장주의적인 변화를 통해 다양성을 장려함에 따라, 교육에서 기존의 시장주의적 특징들이 강화된다. 이런 현상은 학교 교육이 공공재(public good)임과 동시에 민간재(private good)로 인식되고 있는 사회분위기 속에서 전략적 교육 수요자들의 불만족에 의해 증폭된다. 정부의 재정지원, 장려책(incentives) 및 규제에 대한 전면적 개혁에 힘입어 새로운 학습 공급자들의 시장진입이 늘어나게 된다. 풍부해지는 각종 지표, 측정방법, 인증제도 등이 기존의 직접 방식의 모니터링과 교육과정에 의한 규제를 대체할 것이다. 고통스런 변화와 불평등이 늘어나면서 혁신 또한 늘어날 것이다.

▶ 시사점
시나리오 6의 현실화는 세계 최초로 지금 영국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판단된다. 벌써 현 정권 기간 중에 영국의 공교육의 약 60%가 민간이 운영하는 아카데미(Academy)로 전환되었다. 한국의 경우 공교육에 대한 불만은 고조되고 있지만 아직 영국, 미국, 스웨덴 등과 달리 민간에게 다양한 공교육서비스 공급을 본격적으로 허용하고 있지는 않다. 이미 한국의 교육 불평등은 매우 심각한 수준인데 공교육의 민간 위탁을 통해 불평등이 더 심화시키는 것은 막아야 한다. 기존의 붕어빵식 교육에 만족하지 못하는 욕구를 국가 주도의 획일성이 높은 제도를 통해 해결하기는 어렵다. 공교육이 지금처럼 계속 경쟁적 입시 준비 교육에 머물면, 많은 사람들은 그런 공교육에 자녀를 보내지 않으려 할 것이다. 따라서 국가는 평생학습 체제 진화를 통한 공교육 개혁 즉, 비공식 교육과 공식교육의 통합 관리를 통한 공교육 개혁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부록2]  영국 교육부 Futurelab의 Beyond Current Horizons 연구 프로젝트

 

영국 교육부 산하 미래연구소 Future Lab이 2007년 전문성이 뛰어난 사회과학자들을 동원해서 2025년 이후 영국은 어떤 교육 제도(공교육 외 대학교육을 비롯한 모든 사회교육을 포함)를 가지게 될지, 그래서 앞으로는 어떻게 교육 정책을 수립해야 할지 참고하기 위해 영국의 미래 교육의 모습에 대해 연구하였고, 2009년 6가지 시나리오로의 형식으로 연구 결과를 아래와 같이 내놓았다.

개인, 조직, 사회의 관점에서 또, 이들 각자의 지속가능성과 발전에 초점을 맞추어 미래 교육을 연구한 점이 큰 특징으로 보인다. 개인 입장에서의 교육의 목표, 기업 입장에서의 교육의 목표, 국가 입장에서의 교육의 목표와 추구하는 가치가 서로 다르고 때로는 경쟁과 긴장관계에 놓이기도 한다. OECD의 미래 학교 시나리오는 공교육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면, 영국의 FutureLab의 연구는 개인, 가정, 기업, 사회 전반에 걸쳐 평생교육 관점에서 바라본 미래 교육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미래 교육 시나리오에 대한 OECD의 연구와 영국의 연구를 동시에 살펴보는 것은 상호 보완적이어서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1) <세상 1> 개인/가정이 책임지는 사회(Trust yourself)

 

개인의 가치가 크게 강조되는 사회이며,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며, 국가는 최소한의 책임만 진다. 교육은 생존부터 자기실현까지 자립을 통한 개인의 안전을 확보하는 과정이다. 다양한 교육공급자와 시장주의 경쟁도 존재한다.

 

① 현명한 개인적 선택 시나리오(The informed choice scenario)
개인의 다양한 욕구를 수용할 수 있는 다양한 공급자가 존재한다. 학습의 방향 선택은 개인이 하며 학력의 인증 과정이 필요하다. 학습과정에서 멘토의 도움을 받는다. 국가는 교육을 포함하여 공공 영역에서의 역할이 줄어든다. 일종의 시장주의라고 할 수 있다.

 

② 독립적 소비자 시나리오(The independent consumer scenario)
학습은 개인의 책임 영역이다. 개인화된 교육과 넓은 선택을 특징으로 한다. 교육적 의사결정도 개인이 하고 커리큘럼도 개인이 짠다. 교육과정, 평가, 장학 모두에서 국가는 손을 떼고 높은 수준의 교육자치가 실시된다.

 

▶ 시사점
의무교육뿐만 아니라 고교, 대학을 졸업한 경우라도 평생학습 시대를 생각하면 교육에서 ‘개인의 책임’을 강조하는 것은 불가피한 면이 있다. 여기서 ‘개인의 책임’이란 표현은 주체성을 말하는 것이지 교육의 공공성을 부정하는 뜻으로 쓰인 것이 아닌 것으로 이해된다. 교육 수요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많은 나라들이 이런 시장주의를 통해 개인이 바라는 다양한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 한다. 미국의 경우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협약학교(charter school)도 허용하고 있고, 비슷한 것으로 스웨덴과 영국의 자유학교(free school)가 있다. 문제는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해 시장주의를 도입하고, 교육이 민간재적 성격을 더 띠게 될수록 교육의 공공성이 훼손되고 교육 불평등이 증가한다는 점이다. 한국도 언젠가는 개인의 다양한 욕구를 만족시키고 잠재력을 실현시킬 수 있기 위해 지금과 같은 붕어빵 교육의 시대의 막을 내리고, 다양한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어떤 방법으로 실현할 것인가는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2) <세상 2> 개인/조직 간 협약을 통한 충성도 중시사회(Loyalty points)

 

<세상1>에서는 개인의 생존과 자기실현 그리고 교육에 있어서 자기 책임이 강조되었다면, <세상2>에서는 개인과 그 개인이 평생에 걸쳐서 소속될 수 있는 다양한 조직 속에서 조직의 지속가능성과 개인의 자아실현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강조된다.

 

③ 발견 시나리오(Discovery scenario)
발견학습 및 탐구학습이 학습의 토대가 된다. 학습자는 고유한 가치와 우선순위, 욕구, 중점을 가지고 있는 수많은 공동체가 있다는 점을 의식하고 이들 공동체를 활용해서 자신들이 원하는 교육과정을 구성해간다. 특히 지역 사회의 대학은 해당 지역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배출할 수 있어야 한다.

 

④ 진단 시나리오(The diagnosis scenario)
개인은 점점 더 자신의 학습을 특정 조직의 요구와 연관을 짓게 된다. 한편 기업은 기업의 사명이행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개인의 재능과 강점을 발견해서 최대한 키우고, 사회적 협약 이행에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돕는다.

 

▶ 시사점
조직의 대표적인 예인 기업도 세상이란 생태계 속에 존재하는 하나의 유기적 생명체이다. 기업도 개인과 똑같이 추구하는 가치, 사명, 비전, 목표 등이 있고 개인처럼 물리적 수명이 있고 생멸한다. 이 속에서 활동하는 개인들은 타인과 유대를 형성하고, 갈등을 해결하며,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타인과 협력을 통해 만들어내는 스킬과 태도를 갖추기를 요구받는다. 개인의 이익이 우선하면 조직의 이익이 실현되기 어렵다. 반대로 조직의 이익이 우선하면 개인의 이익이 실현되기 어렵다. 따라서 개인과 조직 모두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 이 시나리오는 공동체성을 강조한다. 개인주의가 두드러지고 있는 21세기 사회에서 교육이 공동체성을 강조하고 사회적 협약에 충실할 수 있는 것은 사회의 지속가능성이나 사회적 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된다.

 

3) <세상 3>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사명 우선 사회(Only connect)

 

교육의 일차적 목적은 공공영역(public sphere)을 강화하는 것이라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자신의 이익 극대화를 넘어 타인과 타 조직의 이익까지 관심을 가지고 그것에 맞게 책임 있게 행동하는 것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동체 전체가 가치를 공유하고 서로 협력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해진다. 사람들은 개인이기 이전에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사명을 더 크게 생각하기 때문에, 성공은 개인보다 구성원 모두에게 공유 된다.

 

⑤ 통합적 학습경험 시나리오(The integrated experience scenario)
배움과 다양한 삶이 통합되는 교수법을 사용한다. 여러 교과에 걸친 내용으로 협업과 협동수업이 일반적이다. 한 교육기관에 국한하지 않고 자유롭게 여려 교육기관에서 배울 수 있고 평가는 개인의 성적이 아니라 팀 성과를 바탕으로 한다. 교육을 다양한 맥락 속에서 평생에 걸친 지속적인 열린 과정으로 본다.

 

⑥ 서비스 활동과 시민의식 시나리오(The service & citizenship scenario)
교육의 주 역할은 시민사회를 유지하고 지원하는 데 있다. 교육의 목적은 학습자가 소속된 특정 단체나 특정 분야에서 요구하는 스킬과 자질을 갖추는 것을 돕는 것이다.

 

▶ 시사점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해 각자가 속한 단체(기업, 공공기관, 기타 사회적 조직 등)에 공헌할 수 있는 학습을 강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울러 모든 개인은 자신이 속한 조직이나 사회에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개인은 자신의 의사결정과 행동이 타인과 사회 전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또, 교육이 공공영역 강화에 기본 목적을 두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들 각자가 상호의존성을 존중할 줄 아는 가치관, 자질, 습관을 키우는 것 역시 중요해진다. 한국 공교육에서도 생태계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교육을 강조하고 실천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  한국의 경우 학교교육 혁신을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세상 1>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사회가  지속가능성과 사회통합이란 관점에서 <세상 2>, <세상 3>으로 나아가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 한국 ‘선진형 미래학교 모형에 관한 연구’(강영혜 외, 2009)

 

‘선진형 미래학교 모형에 관한 연구’는 연구자 3명(책임 연구자 강영혜)이 공동으로 연구해서 한국교육개발원에서 2009년 4월에 펴낸 연구 자료이다. 이 연구는 연구 과제 제목처럼 선진형 미래학교에 대해 전반적으로 연구한 것이 아니라 부제(副題) ‘교육복지 강화형 학교를 중심으로’처럼 아동-가족 친화형 교육복지 제공에 초점을 맞춘 학교 모형을 구안하고 그 실행 조건들을 제시한 것이다. 양극화가 심화되고 사교육비의 부담이 큰 한국사회에서 교육복지 강화형 미래학교 모형을 탐색해보는 것은 매우 의미가 깊다고 생각해서 여기에 소개한다. 본 연구는 2가지 안을 제시하고 있다. 하나는 ‘학교중심의 지역사회 자원 활용형’ 미래학교이고, 다른 하나는 ‘학교복합화를 통한 지역사회 교육수요 흡수형’ 미래학교다. 둘 다 초등학교급을 염두에 둔 연구다. 하지만 이는 고교 수준의 미래학교 상상에도 시사점을 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1) ‘학교중심의 지역사회 자원 활용형’ 미래학교

[표 2] 학교중심의 지역사회 자원 활용형(강영혜 외 2009 132쪽)

▶ 특징
• 학교를 중심으로 ‘지역사회 협의체’를 구성
• 학교 기능의 초점은 교수-학습 기능에 두고, 지역사회와 공동으로 돌봄을 담당
• 학교설립은 국가나 지방정부가, 학교운영은 민간단체, 지역사회, 대학 등에 위탁함
• 정규교육과정과 방과 후 교육활동이 통합된 하나의 교육과정으로 운영
• 교원 중심의 인적 자원 배치를 유지하되,
– 공모형 교장 배치, 교원은 학교별 교사공모·초빙제 실시
– 방과 후 시간의 활동을 위해 지역사회와의 연계활동을 담당하는 인력 배치
– 단위학교의 계약제 교직원 채용 범위 확대
• 기존의 학교 건물을 활용
• 방과 후 교육활동을 위한 공간은 학교 밖 지역사회 기관을 활용
• 학교 재정 운영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 지역 사회 기관들에 대한 재정은 지역사회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원을 활용
• 지역사회 교육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는 지역에 설립할 필요가 있음.

 

2) ‘학교복합화를 통한 지역사회 교육수요 흡수형’ 미래학교

[표] 학교 복합화를 통한 지역사회 교육수요 흡수형(강영혜 외 2009 136쪽)

▶ 특징
• 공간적, 개념적 차원 모두에서 학교기능의 확대를 특징으로 한다.
• 학교 자체가 돌봄과 배움의 공동체로서 역할 수행함.
• 학교설립과 운영을 분리함. 즉, 학교설립은 국가나 지방정부가, 학교운영은 민간단체, 지역사회, 대학 등에 위탁함.
• 정규교육과정과 방과후 교육활동이 통합된 하나의 교육과정으로 운영함.
• 교원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다양한 인적자원 활용
– 학교장은 공모형 교장을 배치, 교원은 학교별 교사공모, 초빙제 실시함.
– 단위학교의 계약제 교직원(기간제 교사, 강사, 학습보조교사, 보육교사, 방과후 프로그램 강사, 사회복지사, 청소년지도사)의 채용 범위를 확대함.
– 학교 내 인사관리구조를 정규교육과정 시간과 방과후 시간으로 이원화함.
• 복합적 기능을 수행하는 학교 시설을 구비함.
: 정규 학습공간과 방과후 시간의 공간, 돌봄 공간을 분리하여 구성함.
• 학교 재정지원의 확대 및 운영 자율성 확대가 필요함.
• 학교 시설의 개방화를 통해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교육적 수요를 흡수함.
• 지역사회 교육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지 않는 지역에 설립할 필요가 있음.

 

3) 교육복지 강화형 학교 구현을 위한 과제

 

교육복지 강화형 학교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제가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 요구되는 인식의 변화
• 학교의 개념과 기능에 대한 사고의 유연화가 필요함.
• 교육복지 개념에 대한 질적 차원의 확대가 필요함.
• 학교 구성원들의 범위 확장과 교원 중심의 학교 조직에 대한 인식 탈피가 필요함.

 

▶ 요구되는 제도의 변화
• 교육복지 강화형 학교운영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
-학교설립과 운영 분리, 학년군제 혹은 무학년제, 지역사회협의체 구성
• 교육 및 학교 거버넌스의 재구조화
;지역과 학생 및 학부모의 교육적 수요를 반영할 수 있도록
– 학교단위의 자율적 경영체제 마련
– 국가교육과정 체제의 대강화를 통해 단위학교 중심의 자율적 교육과정 운영 보장
– 학교운영위원회의 권한 강화
• 학교 내 인력배치의 유연화
• 학교 재정 운영의 효율화를 통해 양질의 교수학습활동 보장

 

☞ 도시의 경우는 ‘학교중심의 지역사회 자원 활용형’ 미래학교를, 농산어총의 경우는 ‘학교복합화를 통한 지역사회 교육수요 흡수형’ 미래학교를 지향하는 접근도 적극 연구해볼 가치가 있을 것이다.

 

[부록3] “학생들이 자신들의 학교를 스스로 디자인한다면
(If students designed their own schools)”

 

“학생들을 가르치고 도와줘야 되는 교육시스템에서 오히려 학생들의 목소리가 없다는 것은 미친 짓이에요.”

 

만약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학교를 디자인한다면 과연 학교는 어떤 모습일까?

 

아마 이런 형태일 것이다. 시험도 없고, 성적도 없고, 심지어 수업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시간 동안 선생님들이나 어른들이 교실에 없을 것이다.

 

샌디: 이것은 완전히 대안적인 학습 프로그램이에요. 우리는 현재 이 프로그램에 9명이 참여  하고 있어요. 우리는 4가지의 주된 학습 과목을 다뤄요. 영어, 수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이죠.

 

1. Weekly Questions
이곳은 학생들 스스로가 만든 공교육 고등학교 안에 있는 또 다른 학교이다. ‘독립적인 프로젝트’(The Independent Project)라는 이름의 이 프로그램은 한 학기 동안 이뤄지고, 3개 부분들로 나눠진다. 이 부분들에서 학생들은 모두 스스로의 학습을 만들어가라는 공통의 기본적인 규칙을 따라야 한다. 매 월요일마다 각각의 학생들은 자기가 궁금해 하는 질문을 가지고 온다. 그 질문은 그들이 배우는 과목과 연관이 있어야 한다.

 

2. Individual Endeavor
이런 매주 하는 질문들은 보통 그들의 시간의 반을 차지한다. 그리고 그들 시간의 다른 반은 ‘개인적인 노력’에 쏟아진다. 이것은 전체 학기 동안에 만들어가는 더 야심찬 프로젝트이다.

 

피터: 올 해의 제 ‘개인적인 노력’은 대단했어요. 저는 저희 학교의 학생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어요. 즉흥적인 요소가 많은 체계적인 과정이에요. 대본도 없고요. 제가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어요. (It’s been an organic process, a lot of improv. There’s no script. I’ve been making it up as I go.) 오히려 결말이 없으니까 더 나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아요. 친구들이 갑자기 뭔가를 떠올리면 저는 그 것을 발전시키고 또 친구들이 더 발전시키면 제가 애초부터 생각했던 것보다 20배 더 재미있는 결과물이 나올 수 있어요.

 

3. Collective Endeavor
매주 하는 질문들과 ‘개인적인 노력’ 외에도 학생들은 마지막 3주 동안 ‘공동의 노력’이라는 그룹 프로젝트를 만들어 간다.

 

지금은, 그들이 해야만 하는 것들에 대해 토론을 나누고 있다. ‘공동의 노력’의 목표는 사회적인 충격을 생성하고 세상을 바꾸는 것이다.

 

‘독립적인 프로젝트’가 처음 제안되었을 때 많은 대답 없는 질문들을 가지고 있는 선생님들로부터 거센 반발이 있었다.

 

마리안네 영: “선생님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어떤 것이 좋은 작업인지 누가 결정하나요?”, “성적은 누가 결정하나요?”, “이런 고등학교로부터 누가 졸업장을 주죠?”

 

조: 지난 3년의 고등학교 생활보다도 이번 학기에 더 많이 밤늦게까지 공부를 한 것 같아요.

 

샌디: 모든 사람들은 무언가 배우기를 원한다고 저는 생각해요. 수업에 거의 가지 않는 학생들조차도 기계에 대한 것이든, 스케이트보드의 물리적인 원리든, 아이스크림을 어떻게 만드는 것이든, 그들도 무언가를 배우고 싶어 해요. 모든 사람들은 어떤 것에 흥미를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이 프로젝트는 당신이 어떤 것을 원하든 배울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하죠.

 

다른 중요한 장점은 학습이 공동의 활동이 된다는 것이다. 아침에 교실로 들어가는 것부터 시작해서 모든 단계에 상호적인 지지가 존재한다.

 

마이크 포웰(학습지도교사-Guidance Counselor): 물론 ‘독립적인 프로젝트’라고 불리지만 많은 부분에서 상당히 의존적이라고 생각해요. 이 프로그램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끼리 매우 의존적이에요. 서로 북돋아주고 건설적인 비판을 해주고, 지지를 해주고, 칭찬을 해주는 사람들끼리 의존적이에요. 정보를 사용하고 찾는 사람들끼리 의존적이에요. 창의적으로 되게끔 하는 것에 대해 서로 의존적이고, 질문을 할 때 어떻게 물어보는지 배우는 것에 대해 의존적이죠.

 

친구들끼리의 지지는 올바른 길로 가게끔 안내해주고 자기 스스로의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해주는 동료와의 경잼심을 뜻하기도 한다.

 

안나레나: 만약 네가 ‘독립적인 프로젝트’를 망친다면 다른 8명의 친구들을 실망시킬 것이고, 오히려 그 친구들이 시험 때 D 성적을 받을 때보다 더 기분을 안 좋게 만들 거예요. 보통의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보다 더 잘해야 된다는 부담감도 있어요. 왜냐하면 보통의 학교에서는 한 사람만 실망시키지만 여기서는 전체 집단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죠. (“너희들끼리 서로 비판도 하니?”란 질문에) 당연하죠. 그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에요.

 

피터: 우리가 지금 들어가고 있는 세상에는 저희밖에 없어요. 저희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시키는 어른들에게 의지할 수 없어요. 저희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시키는 사람은 저희 자신일 것이고, 다음 세대를 도와야 하는 책임도 있어요. 저희가 배우고 독립적이고 자율적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저희 스스로 하는 거예요.

 

‘학생들이 스스로를 가르치는 것이 가능한가?’ 그리고 ‘선생님들이 멘토나 조언자가 되기에 충분한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학교들 안에서 답변하고 증명하려고 하는 어려운 질문들이다.

 

마이크 포웰(학습지도교사): 젊은이들의 힘은 정말 인상적이에요. 첫 번째, 그들은 정말 강해요. 두 번째, 그들은 매우 창의적이고 세 번째, 그들은 겁이 없어요. 그들은 무엇이든 시도할거예요. 그래서 많은 청소년들이 가지고 있는 이런 자질들이 이 프로그램과 잘 맞아 떨어져요. 청소년이 발전시켰기 때문이 사실 말이 되는 것이죠.

 

‘독립적인 프로젝트’ 스스로가 진화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세계의 수많은 학교에서 벌써 그들을 모델로 관심을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학생들은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한다. 또한 곧 그들의 프로그램이 다른 곳에서도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학교에 기둥에 쓰여진 글귀를 찍은 영상 화면: The biggest question I had as a child was, “How would  I leave my mark on the world?”, 내가 어릴 적에 가졌던 가장 큰 질문은 “어떻게 세상에 내 흔적을 남길까?”였다.)

 

샌디: 만약 어떤 한 학교가 이 영상을 보고 “독립적인 프로젝트‘를 시작하자”라고 말한다면, 세상을 다 가진듯한 기분이 들 거예요. 그것만이 제가 바라는 거예요.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면 더 많은 학생들이 21세기 교육을 바꾸는 데에 그들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을 것이다.
(영상에 써지는 글귀: Education is not the filling of a pail but the lighting of a fire.)
-교육은 들통을 채우는 일이 아니라 불을 지펴주는 일이다.-

Source URL: http://21erick.org/column/3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