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량의 바른 이해와 역량교육의 바른 접근(Revised)   2018-02-08 (목) 10:45
이찬승  
   역량의 바른 이해와 역량교육의 바른 접근(Revised) (이찬승).pdf (190.7K) [50] DATE : 2018-02-20 11:51:15

역량의 바른 이해와 역량교육의 바른 접근(Revised)
 
이찬승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2015개정 교육과정은 6가지 핵심역량을 총론에 명시하고 교과 교육과정에 연계시켜 가르치도록 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21세기 초부터 시작된 미국의 역량연구 연합체(P21: Partnership for the 21st Century Skills, 2002 설립)의 역량교육 운동과 OECD의 핵심역량의 정의와 선정에 관한 DeSeCo 연구(1997~2003) 및 세계적 역량교육 붐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아직 세계적으로도 초중등 교육에서의 역량교육에 대한 연구와 실천은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역량에 대한 정의도 직업 세계에서 필요로하는 훈련된 수행능력과 기능(perofrmance and skills)이라는 좁은 의미부터 지식, 이해, 기능, 능력과 태도까지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것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 2015개정 교육과정이 강조하는 역량의 함양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역량에 대한 정의의 "모호함(fuzziness)" 극복이 우선적인 과제이다. 역량의 정의가 모호하게 되면 이로부터 핵심 성취목표를 도출하고 이에 연계해 평가와 수행 과제를 설계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핵심역량을 제대로 정의 및 도출하는 것이 역량교육의 첫단추를 제대로 꿰는 일이다. 아울러 역량교육에 관한 현장의 이해나 공감대를 넓히는 일도 급선무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역량교육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역량 및 역량교육의 정의와 특성 등을 살펴보고 역량교육이 나아갈 뱡향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1. 역량에 대한 정의
 
  역량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역량에 관한 정의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학교교육을 위한 정의, 직업세계를 위한 정의, 평생학습 관점에서의 정의 등 다양하다.
 
“특정 영역의 복합적인 문제를 지식, 인지적·실용적 스킬, 태도·정서·가치·동기 등의 요소들을 동원해서 성공적으로 해결하는 능력”(OECD DeSeCo 정의)(Rychen & Salganik, 2003).
 
역량이란 “다양한 현상이나 문제를 효율적으로 혹은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학습자(혹은 사회인)에게 요구되는 지식, 기능, 태도의 총체” (이광우 외, 2009)
 
역랑이란 “성공적인 학습과 삶을 위해 특정 맥락에 적용하거나 활용되는 지식, 스킬, 태도의 상호 연관된 집합" (앨버타주)
 
역량이란 “학습자가 교과목 내의 혹은 교과목 간의 내용과 스킬(content and skills)을 새로운 상황에도 적용하거나 활용할 수 있는 능력” (Competency-Based Education, Rose L. Colby. 2017)
 
⑤ 역량이란 "지식을 일련의 과제에 적용할 때 이를 통제하고 관리하는 과정"(HETAC, 2006)
 
역량이란 “산업현장에서 자신의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직무능력” (한국직무능력표준)
 
  역량의 정의에 관한 위 예를 보면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역량이 발휘될 때 지식, 스킬, 태도, 가치 등이 총체적으로 발휘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역량에 대한 정의는 지역에 따라 뚜렷한 차이가 있다. 대체로 영국은 기능주의 역량관을 기본으로 삼기 때문에 역량은 특정 직업을 위한 수행기준(performance standards)을 충족시키는 능력을 말한다. 한편 미국은 역량의 정의에 다양한 버전이 존재하지만 21세기 역량운동의 본산 역할을 해온 P21(역량연구 연합체)은 역량을 지식, 스킬, 개인적 속성(특질, 동기, 자의식, 태도 등)을 포괄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또 한편 독일은 역량을 통합적 행동 프로그램(integrated action programs)으로 본다. 
  역량의 정의를 중요하게 다루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역량은 아무리 잘 정의해도 '역량(competence, competency)'이란 용어 자체가 '분명하지 않은(fuzzy, ill-defined)'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량이 무엇인지, 어떻게 발휘되고 평가할 수 있는지 알기 어렵다. 이는 역량교육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역량의 이런 속성 때문에 역량의 정의는 매우 명료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자기관리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정의적 사고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이란 6가지 핵심역량을 교육과정 총론에 명시하고 있다. 이중에 '지식정보처리 역량'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정보의 처리'는 범위가 너무 좁고 기능(skill)에 가까우며 '지식의 처리'는 무슨 말인지 알기 어렵다. 이는 '정보와 정보기술을 문제의 발견과 해결에 활용하기 위한 역량'이란 뜻의 '정보 활용 역량' 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지식정보의 처리', '심미적 역량' 등은 '다양한 상황에 공통으로 요구되고 측정가능해야 한다'는 역량 선정의 기본 원칙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역량이란 용어의 과용(過用)도 문제이다. '공동체 역량'이 대표적인 예다. 이는 매우 모호하고 한국어에 없는 표현이라고 생각된다. 앨버타주의 경우 ‘공동체주의적 사고와 대화하기’처럼 직관적으로도 이해할 수 있도록 매우 명료하다. 핀란드, 일본 등 세계 주요국들의 역량의 정의는 매우 구체적이고 명료하다. 그래서 실제 교육내용에 연계와 통합 등이 용이하다. 이는 역량교육의 핵심성공요인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2. 역량의 구성요소와 분류
 
  역량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역량이 어떤 요소들로 구성되고 역량을 세계 주요국들은 어떻게 분류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역량의 3가지 구성요소(Gelman 외, 1992)
1) 개념적 역량(conceptual competence)
규칙기반의 추상적 지식(rule-based, abstract knowledge)
2) 절차적 역량(procedural competence)
개념적 역량을 구체적인 상황에 적용하고자 할 때 필요한 이용 가능한 제반 절차와 기능(availability of procedures and skills)
3) 수행 역량(performance competence)
문제의 특성을 평가하는데 필요한 모든 기능(all those skills required to evaluate the relevant features of a problem). 이런 기능을 보유하고 있을 때 적합한 해결 전략을 선택하고 사용할 수 있어 문제 해결이 가능하게 됨.  

▶ 역량의 범주(Declan Kennedy 외 HETEC 2006)
아일랜드 국가역량표준틀은 역량을 몇 가지 영역으로 나누고 있는데 역량의 이해에 도움을 줄 수 있어 여기에 소개한다.

1) 맥락(context, situation) 대응 역량
역량은 어떤 맥락(예: 교실 수업 상황, 대인관계 상황, 공동체와의 관계 상황) 속에서 발휘되느냐에 따라 동원되는 지식과 기능이 다르다. 복합적이고 불분명하며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고도의 학습이 필요하다.
2) 역할(role) 역량
개인이 단쳬에 소속되거나 모둠의 형태로 역량을 발휘할 때는 적절한 역할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동으로 해결할 과제의 이해를 바탕으로 사회적 스킬의 발휘가 매우 중요하다. 고도의 역량을 요구하는 과제일 때는 다중적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3) 메타인지(learning to learn) 역량
최근 세계적으로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메타인지는 성공적인 과제 수행을 위해 어떤 문제해결방법을 택하고, 자신의 문제 이해를 모니터링하며, 문제해결 과정과 결과를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즉, 새로운 학습 경험에 참여하고 성찰을 통해 의미있는 학습을 하는 과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지식, 기능 역량 등의 한계를 잘 인식하고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추가적 학습을 하는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
4) 통찰력(insight) 역량
역량은 점점 더 복합적인 이해와 인식 및 안목을 요하는 상황에서 경험에 대한 성찰을 통해 과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런 능력은 통찰력을 필요로 하는데 이는 지식, 기능, 역량이라는 요소와 학습자의 태도, 동기, 가치, 신념, 인성 등의 요소와의통합을 통해 발현된다.
 
▶ 글로벌 시티 교육네트워크의 보고서(2013)
1) 인지적 역량
- 교과내용의 확실한 습득(academic mastery)
- 비판적 사고능력
- 창의력
2) 대인 관계 역량
- 의사소통 및 협력/협업
- 리더십
- 글로벌 감각
3) 개인에 속하는 역량
- 성장 마인드
- 상위인지(learning how to learn)
- 내적동기   
- 용기, 근성(grit)
 
▶ 퀘벡주 범교과역량 분류
1) 지적 역량
- 정보활용
- 문제해결
- 비판적 판단력
- 창의성의 활용
2) 방법적 역량
- 효과적인 일하는 방법의 채택
- ICT의 활용
3) 개인적/사회적 역량
- 잠재력의 실현
- 타인과의 협력/협업
4) 의사소통 관련 역량
- 적절한 방법으로 소통하기
 
▶ 앨버타주의 분류 
1) 사고력
- 맥락 속에서 생각하고 배우기
-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배우기
-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배우기
2) 정체성과 상호의존
- 자신을 이해하기, 가치 인정하기, 관리하기(지적, 정서적, 신체적, 정신적)
- 타인을 이해하기, 가치 인정하기, 관심갖기
-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상호의존성과 지속가능성을 이해하기, 가치두기
3) 리터러시
- 다양한 리터러시에 관련된 지식 구축하기
- 다양한 리터러시를 활용해 이해한 것 표현하고 의미를 소통하기
4) 사회적 책임
- 도덕적 추론 프로세스 활용하기
- 공동체주의적 사고와 대화하기
- 사회적 행동하기
 
  캐나다 두 개 주의 역량 구조를 소개한 것은 이 두 개 주가 역량교육을 학교교육에 비교적 일찍 도입해서 실천해 왔기 때문이다. 이들의 내용을 보면 역량의 분류가 체계적이고 서술이 비교적 구체적이다. 앨버타주의 경우 ‘공동체주의적 사고와 대화하기’와 한국의 ‘공동체 역량’을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분명하다. 역량의 서술이 적정 수준으로 구체적이어야 이를 적용하고 타 요소와 연계시키기가 효과적이고 용이하다. 위의 캐나다 두 주는 ‘역량 개발 원칙’에 관한 연구 결과를 철저히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3. 역량의 특성
 
  역량을 이해하기 위해 정의에 이어 역량의 특성에 대한 몇 가지 내용을 인용한다. 아래 인용 내용은 역량의 특성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우리는 역량을 (저장했다가 사용할 수 있는) 자산(asset)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사건(event)이라고 본다. 다시 말해 역량은 자동차처럼 어떤 실물로 존재하는 것이 나이라 지식과 스킬이 해결해야 할 특정 과제와 마주할 때만 존재하는 것이다”(Krogh and Roos, 1996).
 
“한 사람의 역량은 기본적으로 그 사람(혹은 단체)에게 주어진 요구사항과 이런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이 사람들의 스킬과 잠재력 간의 관계를 서술하는 것이다. 역량은 특정 행동(들)의 결과로서 지식이 적용되고 측정할 수 있을 때 구체화된다”(North and Reinhardt, 2003).
 
“역량은 자주적으로 조직해서(self-organized) 행동하는 능력이다. 자주적으로 조직한다는 것(self-organization)은 어떤 특정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지식의 기반을 구축하고 이를 평가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능력을 일컫는다”(Hasler Roumois, 2007).

"역량은 수행과 성찰에 의해 습득되는 특성이 있다. 또한 수행의 어떤 측면은 개인의 선천적인 특징에 따라 결정되는 요소가 있어서 이런 수행은 학습을 통한 것이 아니므로 이를 학습의 결과로 보기 여려운 문제가 있다. 역량은 학습자가 자신의 한계를 어느 정도로 생각하는가와 추가적인 학습을 통해 이런 한계를 뛰어넘고자하는 태도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HETAC, 2006)."
 
“역량은 각 개별 스킬(individual skill)이나 개별 학습 결과(individual learning outcome)로서 하나의 코스나 모듈이기보다는 단일 단위(one single unit)이다. 학습의 단위는 이렇게 매우 작게 쪼개진다. 학습자는 한 번에 하나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뿐이며 이는 큰 학습 목표를 구성하는 하나의 작은 구성요소라고 할 수 있다. 학습자는 개별 역량에 대해 평가받으며 이를 마스터했을 때 다른 역량의 습득으로 나아간다. 이런 과정을 거쳐 더 높거나 더 복합적인 역량의 완전한 습득에 이르게 된다.” (Wikipedia, competency-based education, 2018년 1월 검색)

  이상과 같은 역량의 특성은 좁은 의미의 역량에 관계되는 것도 있고 넓은 의미의 역량에 관계되는 것도 있다. 어떤 특성이 어떤 역량에 속하는지의 판단은 독자들에게 맡기기로 한다.
 
 
4. 역량기반교육의 이해
 
  역량 교육에 대해 이해를 돕기 위해 역량기반교육의 정의, 역량기반교육의 4개 축, 양질의 역량기반교육의 5가지 특징, 지식교육과 역량교육의 관계, 역량의 평가 등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1) 역량기반교육의 정의
  역량기반학습이나 역량기반교육을 Wikipedia는 “추상적인 학습보다는 구체적인 스킬을 학습하는데 사용되는 교수학습의 접근 방법”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는 미국식 역량 교육의 대표적인 특성으로 생각하면 되겠다. 역량기반교육(competency-based education)에 대한 명칭이 영어권에서는 통달기반교육(mastery-based education), 능숙기반교육(proficiency-based education), 수행기반교육(performance-based education) 등 다양하다. 
 
2) 역량기반교육의 4개 축
  하버드대학 교육출판부에서 최근 펴낸 Competency-Based Education(2017)에서는 역량기반교육을 4개의 축으로 설명하고 있다. 
 
① 역량(학술적 역량, 개인적 성공스킬 등)(competencies)
② 수행을 통한 평가(performance assessment)
③ 학습경로(learning pathways)
④ 역량기반 채점(competency-based grading)
 
  역량기반교육을 구성하는 핵심요소로 ‘역량의 선택과 정의, 평가 방법, 채점 방법, 학습경로(어떤 코스, 프로그램을 통해 언제 어디서 학습하는가에 관한 것)’처럼 4가지를 들고 있다. 이상과 같은 역량교육의 요소를 갖추었을 때 역량기반교육 혹은 역량중심교육이란 용어를 사용할 수 있다. 한국은 아직 이런 요소들이 지식기반교육 체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럼에서 불구하고 핵심역량 6가지를 총론에 명시했다고 해서 한국의 학교교육을 역량중심교육으로 규정하는 것은 타당성을 결여한다. 역량기반 교육은 기존의 교육시스템과 방식에 무엇 하나를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의 전반적 운영방식을 바꾸는 것에 가깝다.
 
3) 우수한 역량기반교육의 5가지 특징
  하버드대학 교육출판부에서 최근 펴낸 Competency-Based Education(2017)에서는 K-12 온라인학습국제협회가 연구 개발한 양질의 역량교육이 갖는 5가지 특성을 아래와 같이 소개하고 있다.
 
① 학습자는 능숙한 수준에 이른 것을 보여줄 때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Students advance upon demonstrated mastery).
② 역량은 학습자에게 자신의 삶, 학습 등을 스스로 통제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명시적이고 측정가능하고 전이 가능한 학습목표(learning objectives)를 포함한다.
③ 평가는 학습자에게 의미 있고 긍정적인 학습경험이 되어야 한다.
④ 학습자는 개인의 학습 필요성에 따라 적시에 차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⑤ 학습의 최종 결과(learning outcome)는 역량을 강조하며 이는 지식의 적용과 창조를 포함한다. 아울러 기본적인 기능, 가치와 좋은 인성 같은 자질까지 발달시키는 것을 포함한다.
 
  위 ①의 내용처럼 역량교육은 기본적으로 능숙한 단계(proficiency level)에 이르렀음을 실제의 수행을 통해 보여주는 것을 전제로 하며, 통달(mastery)이나 능숙(proficiency)을 목표로 한다. 이는 유럽이나 OECD 모두 공통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엄격한 역량교육은 능숙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학습자가 증명할 때만 학점과 졸업자격이 주어지며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성격의 것으로 본다. 특히 미국이 이런 경향이 강하다. 뿐만 아니라 역량교육은 경험을 통한 학습(learning by doing)과 개인화 학습(personalized learning)을 기반으로 학습자 중심 교육(student-centered education)을 원칙으로 한다. 
  역량교육이 숙달을 강조하는 점은 한국의 학교교육이 특히 주목해야 할 사항이다. 역량교육이 능숙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을 확인한 후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것은 한국의 학교교육에서 반드시 실천해야 할 일이다. 역량교육이 통달 혹은 능숙한 수준에 이르는 것을 중시하는 것은 인간의 뇌가 학습하는 원리를 따르는 일이다. 뇌는 기반지식이 잘 준비되어 있을 때만 새로운 것을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 또 역량교육이 통달 혹은 능숙한 수준에 이르는 것을 중시하는 것은 배운 것을 새로운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전이(transfer) 능력의 개발을 목표로 삼기 때문이다. 또한 자동차 면허나 의사 면허를 주는 것을 생각하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자동차 면허시험의 경우 도로 주행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을 때 최종 평가를 하고 합격증을 주고, 레지던트 기간을 통해 의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인정될 때 정식 의사자격이 있다고 평가하는 것을 당연한 것이다. 
  한국에서의 역량교육은 글로벌 역량교육과 적지 않은 차이가 있어 보인다. 한국 학교교육에서의 역량은 능숙한 수준에 이르는 것을 목표로 하지도 않고 기본적인 것조차 습득하거나 이해하지 못한 학생이 많은데도 진도를 나간다. 특정 주제에 관한 프로젝트 수업을 하는 것을 역량교육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교육목표와 정교히 연계되지 않은 활등은 교사가 저지르지 말아야 할 두 가지 죄악(twin sins)에 속한다.
 
4) 역량기반교육에 대한 비판과 논쟁거리
  지금의 어린 학생들이 마주할 미래사회에 대한 준비를 위해 21세기 사회가 필요로 하는 역량의 함양을 강조하는 것은 꼭 필요하고 시대의 큰 흐름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 역량에 대한 정의는 물론 역량의 특성, 역량의 평가 등에 대한 연구도 미흡하고 현장의 실행 경험의 역사도 비교적 짧다. 그래서 역량기반교육에 대한 비판적 검토가 계속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역량에 대한 사회적 토론이나 이해와 공감대의 형성과정 없이, 역량에 대한 이해가 매우 미흡한 상태에서 역량이 교육과정에 도입되었고 지금 실행을 앞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역량에 관한 바른 이해와 교육이 필요하다. 역량에 관한 다양한 논점들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① 역량이란 용어는 너무 복합적이고 혼란스럽다. 역량이 개인의 속성인지, 행동인지, 행위의 결과인지 모호하다.
② 지식과 역량의 관계도 개념적으로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다.
③ 역량기반교육은 행동주의 학습이론에 기반하고 학습을 너무 사회경제적, 도구주의적 관점에서 접근하며 인간의 이해, 세상의 이해, 공동선의 추구, 윤리성 등에는 소홀한 면이 있다.
④ 역량기반교육은 학습과 발달의 과정보다는 수행이라는 결과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기존의 이해, 지식, 가치 등을 체계적으로 반영하기 어렵다. 
⑤ 역량은 자산(asset)이기보다 이벤트에 가깝다. 자동차는 실존하는 물체이지만 역량은 그런 것이 아니다. 역량은 지식과 기능이 해결할 과제를 마주할 때만 존재한다(Krogh and Roos, 1996).
⑥ 역량은 가르칠 수 있는(teachable) 성격의 것에 가까운가, 아니면 배울 수 있는(learnable) 성격의 것에 가까운가?
⑦ 역량은 행동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사고, 이해, 성찰, 판단 등에 대해서는 소홀한 것은 아닌가? OECD의 역량연구 문서에 보면 “a competency can itself be learned within a favourable learning environment”란 표현이 나온다. 이렇게 역량은 가르칠 수 있는 성격의 것이기보다는 배울 수 있는 것에 좀 더 가깝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역량교육에서는 학습자주학습이 강조된다.
⑧ 역량은 구체적 행동에 너무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다른 상황에 적용이 어려운 즉 전이가 어려운 문제점이 있는데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역량은 domain-specific함!)
⑨ 역량은 수행의 지적 요소와 물리적 요소를 인위적으로 분리하는 경향이 강한데 이것은 문제가 아닌가?
⑩ 정의가 분분한 역량(competency)이라는 용어보다는 지식의 냄새가 흠뻑 젖어있는 전문성(expertise)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더 적절하지 않은가?(미국의 P21은 학교교육의 성취목표로 스킬[skills], 내용지식[content knowledge]과 전문성[expertise]이란 용어를 사용함)
⑪ 역량은 평생에 걸쳐 개발되며 맥락에 따라 역량 발휘에 동원되는 요소가 다르다(표 1). 이는 역량 교육에서의 평가가 지식 교육에서의 평가와 어떻게 다를 것인가에 대한 시사점을  준다. 
 
<표 1> 맥락에 따라 역량 발휘에 동원되는 요소의 차이 
http://www.oecd.org/pisa/35070367.pdf
 
  위 ②⑤와 관련해서 생각해볼 점은 역량이란 지식과 기능을 잘 갖추었을 때 역량이 발휘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 우리가 문제를 해결할 때 문제해결을 위한 훈련을 통해 역량을 갖추었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는 문제해결의 절차를 포함해서 관련 지식을 잘 갖추고 문제해결을 위한 동기가 강할 때 문제를 해결하게 된 경험이 많다. 이는 지식기반교육 찬성론자들의 주장처럼 지식교육을 잘하면 역량까지 발휘된다는 것에 가깝다. 지식을 한국에서는 보통 ‘알다, 이해하다’ 수준의 것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지식은 ‘사실적 지식, 개념적 지식, 절차적 지식, 상위인지적 지식’으로 구성되고 이는 지식의 습득과 활용을 다 포괄한다. 이를 인정한다면 현재 2015개정 교육과정이 지향하는 것이 지식의 활용인가 역량의 함양인가에 대해 학자들 간에 대토론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생각된다. 역량교육을 왜 도입하는가에 대해 사회적 토론이 없었던 것이 아쉽다. 한편 ④에서는 역량의 정의에는 지식이 포함되지만 역량 함양을 위해 수행 중심의 활동을 했을 때 체계적인 지식의 습득이 가능한가란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 이와 관련해 한국은 수행이 얼마나 능숙한 수준에 도달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총괄평가를 경시하는데 이는 역량 교육의 취지와 어울리지 않는다. 이는 교육과정 목표 달성을 소홀히 함으로써 책무성의 약화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또한 위 ⑤⑪의 내용과 관련지워 생각해보면 역량의 평가가 어떻게 가능한지 매우 고민스러워진다.   
 
5) 지식기반교육과 역량기반교육(혹은 역량중심교육)의 관계
  한국의 경우 질 낮은 지식교육에 대해 오랫동안 쌓인 불만으로 인해 역량에 대한 호감이 컸다. 그래서 아무런 거리낌 없이 세계 역량교육운동의 흐름에 동참했고 교육과정에까지 역량은 명시적으로 넣었다. 역량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정의를 하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다. 
 
역량이란 ‘다양한 현상이나 문제를 효율적으로 혹은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학습자(혹은 사회인)에게 요구되는 지식, 기능, 태도의 총체’ (이광우 외, 2009)
 
역랑이란 ‘성공적인 학습과 삶을 위해 특정 맥락에 적용하거나 활용되는 지식, 스킬, 태도의 상호 연관된 집합' (앨버타주)
 
  하지만 이를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 학교교육의 목표를 무엇으로 해야 하는지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이의 해석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역량교육의 비판론자가 “지식은 역량의 발휘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역량기반교육은 ‘지식의 확실하고 체계적인 습득’을 소홀히 하는 것 아닌가요?”라고 질문을 하면 역량기반교육 찬성론자들은 “역량에는 지식, 기능, 태도, 가치 등이 다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까?”라고 답하는 경향이 있다. 바로 이 지점이 지식교육과 역량교육에 대해 오해하기 쉬운 부분이다. ‘역량에는 지식, 기능, 태도, 가치 등이 다 포함되어 있다’는 뜻은 역량이 발휘될 때 지식, 기능, 태도, 가치 등이 총체적으로 발휘된다는 뜻에 가깝다. 이것이 결코 역량기반교육을 하면 ‘지식, 기능, 태도, 가치 등’이 체계적으로 함양된다는 뜻은 아니다. 지식과 기능은 지식기반교육을 통해, 태도와 가치는 사회성·감성교육이나 인성교육을 통해 함양을 접근하는 것이 더 체계적이고 효과적일 수 있다. 이런 분석에 따르면 한국이 학교교육의 목표를 핵심역량의 함양으로 규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역량의 발휘는 지식의 활용 능력을 실제 확인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미국과 OECD 역량 연구의 중심인물의 한 사람인 찰스 파델은 교육과정재설계센터의 연구물로 내놓은 『4차원교육』(2015)에서 지식과 역량을 아래와 같이 동등한 차원에 두고 시각화 하고 있으며, 일본 역시 지식과 기능을 역량(사고력, 판단력, 표현력 등)과 동등한 학습요소로 표시하고 다루고 있다. 
 
<표 2> 21세기 교육목표 프레임(CCR, 2015)
 
  앞으로 역량교육의 오해와 폐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경우 역량중심교육, 역량기반교육이란 표현 대신에 ‘지식의 활용과 역량 함양을 강조하는 교육’ 정도의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고 타당해 보인다. 역량중심교육이 아닌 것을 역량중심교육으로 규정하고 이런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큰 혼란을 야기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이와 관련해서 역량기반교육을 도입하려면 그런 결정을 하기 전에 3가지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학자의 연구(Tom O'Donoghue 외)가 있어 아래에 소개한다. 

① 역량기반교육의 도입에 대한 주장을 포함해서 모든 교육과정 개혁 아이디어는 이를 채택해 교육과정에 통합시키기 전에 교육과정 연구의 관점에서 광범위한 비판적 검토 과정을 거쳐야 한다. 
② 지난 25년간 교육과정 이론가들이 제시한 광범위한 비판적 의견을 종합해볼 때 역량기반 접근이 갖는 밝혀진 한계와 어려움에 주목해야 한다. 역량기반교육은 삶의 과정에서 경제사회적 관점에서의 요구만큼이나 인간적인 삶, 구속으로부터의 자유 등도 똑 같이 중요하게 다룰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③ 역량기반교육에는 가치있는 면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21세기 (지식기반) 사회를 살아갈 아동청소년들에게는 균형잡힌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6) 역량의 평가
  역량의 지도의 사례를 보면 전통적인 교육과정에 통합시켜 지도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일반적으로 특정 교과 내에서 혹은 복수 교과 간의 통합적 주제를 설정해 지도하거나, 한국의 창의적 체험활동과 같은 특별활동을 통해서 지도하는 경우가 많다.
  역량 평가를 위해서는 역량에 관한 아래의 특성부터 잘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특정 역량은 낮은 단계부터 높은 단계까지 연속체의 상태로 존재하는데 역량의 개발은 반드시 낮은 단계의 스킬을 먼저 능숙한 수준까지 익힌 후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이런 단계를 정하는 일이 성취기준과 성취수준의 설정이다.
 
 전통적인 지식의 평가는 배운 내용을 얼마나 잘 기억하고 있고 기억한 것을 얼마나 잘 회상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두나, 역량은 저장해 둘 수 있는 지식이 아니라 어떤 과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그 맥락에 맞게 지식과 기능 등을 자주적으로 구성해서 지식, 기능, 가치, 태도 등을 총체적으로 동원하고 발휘하는 ‘과정(process)’에 관한 것이다. 그래서 역량의 평가는 전통적인 지식의 평가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역량은 습득된 지식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의 활용을 평가하는 것이고 개인마다 지식의 활용 양태가 다르기 때문에 평가 역시 매우 난해하다. 전통적인 평가처럼 닫힌 질문을 주지 않고 열린 질문을 던져야 한다. 평가 목표도 깔끔히 설정되기 어렵다. 협업능력, 비판적 사고능력, 소통능력이 수행하는 프로젝트의 종류, 함께 하는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학습자의 능력이나 태도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역량평가를 위해서는 하나의 수행을 구성하는 개념이나 구조를 이해가능하고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쪼개서 단순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UNESCO, 2016)
 
  역량에 대한 평가는 형성평가와 총괄평가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루어야 정상인데 최종 수행결과보다는 과정중심평가란 이름으로 과정의 평가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도 문제다. 한국이 총괄평가를 소홀히 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다. 이는 모든 학생들을 최소한 ‘보통학력’에 이르게 할 교육의 책무성 의식을 약화시키고 있다. 상대평가가 이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의 역량교육은 엄청난 변종이다. 학교교육이라는 제약과 교실 수업에서의 평가 맥락을 고려할 때 핵심역량을 그 자체로 가르치는 일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한국의 경우 ‘핵심역량의 평가’는 존재하기 어렵고 ‘핵심역량 신장을 위한 평가’만 존재할 뿐이다(이인화 외, 2017). 이를 진정한 역량교육이라 부를 수 있겠는가. 
 
  다음은 역량평가를 위한 가이드라인이다. 역량에 대한 개념과 특성의 이해도 쉽지 않지만 역량을 어떻게 평가할 것이가는 역량 교육에서 난제의 하나임이 분명하다. Global cities Education Network가 펴낸 “Measuring 21st Century competencies: Guidance for Educators”(RAND Corporation, 2013)란 보고서에서 소개하고 있는 역량 측정을 위한 가이드라인의 주요 내용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① 어떤 평가도구나 방식을 사용할 것인가는 평가의 목적을 고려해 결정한다.
② 고부담 의사결정에 사용될 평가는 저부담 의사결정에 사용될 평가보다 높은 성취기준을 충족하는 것이어야 한다.
③ 평가에 소요될 비용(금전적 비용, 시간)은 평가 결과의 이용 가치를 고려해 결정되어야 한다.
④ 복합적이며 고난도의 역량(more complex competencies)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더 고도화된 평가(more complex assessments)를 해야 한다.
⑤ 혁신적인 평가(예: 시뮬레이션, 원거리 협업)는 상당한 자원(예: 기술 인프라, 훈련)과 시간을 요한다.
⑥ 21세기 역량은 모두 잘 평가하기 어렵다. 개념 정의가 모호하고 복잡한 것은 특히 측정이 어렵다.
⑦ 원하는 측정 도구가 존재하지 않을 때는 학구, 연구자 평가 기관 등과 협력해서 공동으로 개발할 수도 있다.
⑧ 맥락과 문화가 중요하다. 특정 맥락 속에서 효과적인 평가가 다른 맥락에서는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추가로 리서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⑨ 21세기 역량에 대해 학생들의 이해도에 관한 정보를 확보하면 교사와 학생은 더 집중해서 의도한 바대로 역량의 향상을 꾀할 수 있다.
⑩ 교육자나 학습과학 전문가는 21세기 역량의 교수학습에 대해 전통적인 교수학습에 비해 많이 알지 못한다. 그래서 역량 향상에 대한 기대치가 현실적일 필요가 있다.
⑪ 역량 교육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그래서 각 지역 맥락에서 모니터링을 잘 할 필요가 있다.
⑫ 21세기 역량 평가는 균형을 갖춘 평가 전략의 한 부분이 되어야 한다.

 
6. 맺음말
 
  역량기반교육(Competency-Based Education: CBE)은 기존의 지식기반교육과는 매우 다른 접근이다. 한국이 혹시라도 역량교육을 지식기반 교육의 대안으로 접근한다면 이는 큰 착각이다. 역량교육의 핵심은 역량 발휘의 기반이 되는 기본 지식과 기능을 충실히 학습시키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역량교육은 지식교육의 보완재나 지식 활용교육의 또 다른 이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역량교육은 외형적으로는 도입되었지만 이를 제대로 실천할 여건은 마련되지 않았다. 역량교육이 요구하는 개인화 수업, 핵심개념이나 핵심원리 중심의 깊이 있는 이해(deeper understanding)를 목표로 삼기에는 교육과정의 학습 내용이 너무 많다. 이런 상태에서는 수박겉핥기식, 진도나가기식 수업이 불가피하다. 가장 기본적이고 가르칠 가치가 높은 것만 가르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변화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운영 자율성을 대폭 높여야 한다. 또 교육과정과 교과서의 모든 내용을 다 가르치도록 하는 기제로 작용하는 표준화 시험을 점차적으로 최소화하거나 없애야 한다. 학교에는 오직 학습을 위한 평가(assessment for learning)만 존재하게 해야 한다. 또한 모든 학생의 잠재력을 실현시키기 위해 개별화·개인화 학습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급당 학생 수를 대폭 줄이고 교원 수를 늘려야 한다. 
 이번 역량교육의 도입을 한국 학교교육의 고질적 문제점을 개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역량교육 = 능숙한 단계에 이른 후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학습자 주도 교육’이란 개념의 공감대를 넓히고 이를 통해 매 수업마다 학습은 일부 학생들에게만 일어나고 나머지 학생들은 수업에서 배제되고나 소외되는 불공정한 현실, 지식전달식 수업에 대한 교사들의 확고한 신념, 수업의 결과 학습자의 뇌에 학습이 실제 일어났는지에 대한 확인이 부족한 수업 관행, 보통학력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는데도 출석일수만 채우면 진급을 시키는 무책임한 관행, 과도한 학습량으로 인해 진도 나가기 수업을 불가피하게 만들고 깊이 있는 학습이 불가능한 상황, 국가수준 교육과정의 경직적 운영, 고질적인 교사중심 교육 등의 개선 명령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차기 교육과정 개정을 할 때는 핵심역량을 지금처럼 너무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용어(umbrella term)로 정의하지 말고 해설 없이도 직관적으로 이해가능한 수준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다. 역량의 개념 정의가 불분명할(ill-defined) 때 이로부터 학습 목표를 도출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핀란드, 일본 등의 역량 정의가 매우 구체적이고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명료하다. 이럴 때 이를 실제 교육과정에 연계시키기가 용이하다. 역량이란 용어 자체가 원래 불명료한 개념이다. "역량 개념의 명료성이 떨어지면 역량의 평가가 매우 어려울 수 있다(Declan Kennedy 외)."는 역량교육 전문가들의 얘기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끝으로 역량중심교육이란 용어는 쓰지 말아야  할 것이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한국의 초중등 교육과정은 실제 역량중심교육과정도 아니고, 역량중심교육쪽으로의 전환을 위한 공론화의 과정과 사회적 토론도 없었으며, 실제의 내용은 대부분이 지식기반교육이면서 명칭만 역량중심교육으로 바꾸었을 때 예상되는 부작용 때문이다. 또한 역량중심교육이란 이름을 붙일만한 최소한의 여건도(역량에 대한 바른 이해, 지도와 평가의 가능성 등) 마련되지 않았다, 다른 하나는 역량교육에 대한 한국 사회의 대 오해 때문이다. 역량의 정의에 지식, 기능, 태도를 다 포함시켜 놓았다고 해서 한국의 학교교육 목표를 역량중심교육이라고 규정해도 된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역량에 대한 대 오해다. 역량의 정의에 지식, 기능, 태도가 포함된 것은 역량을 발휘할 때 이런 요소가 총제적으로 발휘된다는  뜻이지, 역량중심교육을 하면 지식, 기능, 태도가 체계적으로 길러진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이다. 역량의 정의에 포함된 지식, 기능, 태도는 역량교육과는 다른 교육을 통해 더 잘 키워질 수 있다. 이런 대오해의 해소는 교육부와 교육과정 학자들의 몫이라고 생각된다.
  
  이번 칼럼이 역량에 대한 막연함과 궁금증을 해소하고 역량교육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조금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필자 역시 역량에 대한 연구가 일천하다. 역량교육에 대한 다른 분들의 활발한 토론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다음은 실제 역량교육을 모범적으로 하고 있는 사례를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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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성 18-02-21 03:48
답변 삭제  
안녕하세요, 한국의 교육 개선을 위해 고민하시고 실천하시는 이찬승 선생님의 글을 고맙습니다. 
그런데 필자의 글을 개략적으로 훑터보고 몇  글자로  저의 견해를 드린다는 것이 좀 그렇습니다.
저는 21세기 지식기반사회를 대비하는 교육 세대이며 현직 교사입니다.
역량기반교육을 다양하게 볼 수 있지만  역량을 기르는 또는 역량을 강화하는 교육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역량은 다른 말로 능력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고 능력은 지식 기능 태도의 총체적 능력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역량강화 교육의 배경은 교육이 사회적 요구에 응답하지 못한다는 비판에서 시작된 것으로 봅니다.
필자의 논쟁은 교육의 내외재적 기능의 논쟁으로 보이며 이것은 교육사의 논쟁이고, 교육과정사의 논쟁, 더  근본적인 교육철학사의 논쟁이라고 봅니다. 쟁점을 제기해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지식기반교육이냐, 역량기반교육이냐의 논쟁은 교육과정사에서 학문중심 교육과정이냐 생활 또는 경험 중심교육과정이냐의 논쟁 맥락과 같이 하고 있다고 봅니다. 시대별로 강조점이 있고 각 교육과정별로 강점과 약점이 있는 것이지 배제는 아닌 듯합니다.  상호 보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2015교육과정은 지향하는 것은 역량기반교육이고 내용적으로는 심층적인 지식기반의 이해중심교육과정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각종 교육정책이나 교육자료 개발을 보면 이 방향에서 검토되나 기획단위에서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문서를 생산하는 것도 있지만요.
역량을 기른다며 교육을 실천하는 제에게 성찰을 하게 해줍니다.

다양한 교원단체 설립의 자유를 가로막는 정부의 직무유기 
청소년참여위원회와 청소년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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