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뉴스-“교육부, 2022학년도 대입전형 기본방향 발표”   2017-09-06 (수) 15:08
이찬승  
   가상 뉴스-“교육부, 2022학년도 대입전형 기본방향 발표” (이찬승).pdf (93.1K) [16] DATE : 2017-09-06 16:16:31

가상 뉴스-“교육부, 2022학년도 대입전형 기본방향 발표”

 
이찬승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이번 칼럼에서는 2018년 8월 말 교육부가 발표할 대입전형 종합안의 기본방향을 먼저 상상해 보기로 한다. 중간발표의 성격이며 가상 뉴스의 형식을 취했다. 최종안은 중간발표 내용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의견 수렴 후 다듬어 최종안을 8월 말에 발표하는 것을 상정한 것이다. 두 가지 버전을 제시했으나 이는 전적으로 필자 개인적인 상상과 바람이 반영된 것임을 밝혀둔다. 
  아래 ‘가상 뉴스1’은 기존의 낡은 패러다임을 고수할 경우 입시경쟁을 완화해 아동들을 입시지옥에서 구출할 뾰족한 대안이 없을 것이란 예상을 반영한 것이다. 교육부가 과거와 같은 접근을 한다면 ‘가상 뉴스1’과 같은 비참한 결론에 도달할 것이 분명하다. 한편 ‘가상 뉴스2’는 기존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통해 실질적인 입시경쟁 완화는 물론 고교 수업 내실화를 추구할 경우에는 접근 방법이 완전히 달라야 함을 반영한 것이다. 이 두 가지 가상 뉴스는 실제 내년 8월 말 발표할 대입전형 종합플랜의 시나리오인 셈이다. 우선 가상 뉴스를 먼저 읽어보자. 
 
 
대입전형 기본방향 가상 뉴스1 - “현재의 기본 골격 당분간 유지”
  “국민 여러분, 2022학년도부터 적용될 대입전형 종합안의 핵심을 발표하겠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선거 공약에서 수험생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입전형 단순화와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에서 수능최저학력 기준을 완화하거나 폐지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이를 위해 전형자료를 학생부와 수능 두 가지로 단순화하고 예체능 이외의 특기자 전형과 논술 전형은 축소, 폐지하기로 했었습니다. 아울러 고교 학점제 도입도 약속했었습니다. 개인의 소질, 흥미, 장래 전공에 따라 배우고 싶은 내용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늘리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런 학점제 도입을 위해서는 고교에서의 학생 평가 방식을 절대평가로 바꾸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고교 간의 학력 차이가 크고, 내신평가의 공정성, 객관성이 담보되지 않아 내신평가를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것은 여건 마련을 위해 당분간 유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입시경쟁을 줄이고 고교 수업 내실화를 기하기 위해서 수능까지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것을 약속했었습니다. 그러나 수능의 전과목 절대평가 전환, 수능의 최저학력기준 폐지 등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좀 더 신중한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지난 1년간 대입전형, 수능, 내신평가, 학점제 도입, 고교체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본 결과 서로 충돌하는 것이 많아 추가 연구와 국민들과의 소통을 위해 기존 제도의 골격을 일정 기간 더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정리해 말씀드리면 문재인 정부의 교육 공약은 그 취지나 방향은 바람직하지만 종합적인 검토와 준비 기간이 필요해서 신중하고 단계적인 접근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급한 일정 속에서 충분히 검토도 하지 않은 채 공약을 발표해 수많은 혼란을 드린 점, 국민 여러분들에게 깊이 사과드리며 해량이 있기를 부탁드립니다.”
 
 
대입전형 기본방향 가상 뉴스2 - “학생들의 삶과 배움의 질 개선을 최우선”
  “국민 여러분, 2022학년도부터 적용될 대입전형 종합안을 발표하겠습니다. 지난 1년 동안 희망이 있는 미래교육을 이 땅에 실현하고자 대입전형 종합안을 원점에서 다시 마련해 보았습니다. ‘수능과 내신을 절대평가로 할 것인가, 상대평가로 할 것인가, 성적 부풀리기와 변별력 약화로 본격적인 절대평가 도입이 가능할 것인가?’ 등과 같은 논쟁은 끝이 없고 답도 없습니다. 그리고 대입전형의 이해당사자들 간에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서 기존의 논의나 문제해결의 틀로는 더 나은 어떠한 안도 찾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접근 방법을 완전히 바꾸었습니다. 가장 먼저 ‘대입전형을 왜 바꾸려 하는가?’란 질문을 먼저 던져 최종 목표 지향적 접근을 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모두가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가치와 의미(shared values and meaning)를 먼저 도출한 후 이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한 후 이어지는 실무적 논의의 상위기준으로 삼기로 하였습니다. 마침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8월 30일 대통령 업무보고 자리에서 이 부분을 정확하게 제시해 주셨습니다. ‘과도한 입시경쟁 완화, 심화되는 교육격차 해소, 정의롭고 공정한 교육 실현’이란 3개의 내용이 대입전형을 왜 바꾸려 하는가?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3가지 목표에 대해서 공감하지 않을 사람이나 교육의 주체는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교육부는 ‘로봇과의 공존 시대에 모든 학생들의 생존을 담보하는 사고력 중심의 교육’이란 목표를 하나 더 추가해서 이 4가지 가치를 아래와 같이 4가지 질문으로 바꾸었습니다.
 
1. ‘과도한 입시경쟁을 완화하려면 어떤 대입전형 제도를 만들어야 하는가?’
2. ‘교육격차를 완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3. ‘정의롭고 공정한 교육과 대입전형이란 어떤 것을 의미하며 이를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는가?’
4. ‘로봇이 인간의 많을 직업을 대체할 미래사회를 살아갈 수 있도록 지금의 아동·청소년들에게 어떤 교육을 해야 하는가?’
 
  그러고 나서 다양한 사회단체들, 개인들과 함께 이 4개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았습니다. 첫 번째 질문의 핵심인 과도한 입시경쟁을 완화하려면 수능이든, 내신이든 5등급 정도로 줄이지 않고 현재의 9등급제로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했습니다. 두 번째 질문인 교육격차 완화를 위해서는 학교 수업에 개별화 수업을 도입하고 대입전형에서는 인지적 학습 능력 외에 다양한 다른 능력과 잠재력을 함께 고려하는 질적 전형과 유자격자 중에서의 추첨전형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세 번째 질문인 정의롭고 공정한 교육을 위해서는 부모 효과, 사교육 효과, 교사 효과 등을 최소화하고 사회통합을 고려해 수능·내신의 5등급 절대평가와 추첨제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끝으로 직업의 자동화가 지금보다 심화될 미래사회를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아동·청소년들에게 전통적인 지식 습득을 중심으로 한 인지적 학습 외에 창의성, 정의적 역량, 민주시민 역량 등을 고르게 발달시키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고려한 대입전형으로 현재처럼 객관식 문제 중심의 수능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차세대 대입전형은 총체적 전형(holistic admission)의 방향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총체적 전형이란 수능이나 내신 하나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자료를 동시에 참고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수시전형이 아직 개선될 점이 많기 때문에 당분간은 수능시험을 독립적 전형요소로 유지시키되 고등사고력 개발을 견인할 논술형 문항의 출제나 별도의 논술 시험 도입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고교 교육과정 운영은 학생 수준과 진로의 다양성을 고려해 전면 선택 중심으로 가고, 융복합적 사고력 함양은 세계의 주요국들처럼 교과서의 통합을 통해서가 아니라 범교과 프로젝트 수업의 활성화를 통해서 해결하기로 하겠습니다. 
  이상과 같은 변화를 통해 학습이 고문이자 아동학대 수준인 작금의 시대를 종식하고 학생들의 삶, 배움이 즐겁고 신체와 정신 모두가 건강한 학교 시대를 열어가겠습니다. 이런 큰 방향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보아야 하며 이런 문제점들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교육개혁의 최고 상위목표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국민 여러분들의 적극적 이해와 협조를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향후 1년간 교육부와 교육주체들이 명심해야 할 사항들 
  졸속 수능안을 폐기하고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기로 한 것은 일단 불행 중 다행이다. 향후 1년 동안은 매우 중요한 시기다. 우리 사회가 ‘대입전형, 수능체제, 내신체제, 고교 학점제 도입, 고교 체제, 교과목 편제’ 등에 대해 어떤 결정을 하는가가 학교교육의 미래와 아동청소년들의 삶과 배움의 질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너무 잔인하다. 중고등 6년을 지옥과 같은 삶을 살게 하는 어른들은 깊이 성찰해야 한다. 입시로 인한 지금의 질곡은 상위권 대학, 상위권 학생들의 문제인 면이 크다. 이로 인해 중하위권 학생들이 겪는 손해와 불공정함은 이루 상상할 수 없이 크다. 우리는 이런 불공정에 대해 얼마나 마음 아파했는가? 이런 학교제도와 입시제도를 더 이상 유지시켜서는 안 된다. 아이들을 살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입전형과 관련된 모든 요소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더 이상 첨예하게 충돌하는 이해당사들의 이해를 공학적으로 절충하려는 접근 방식을 취해서는 안 된다. ‘수능 절대평가 → 변별력 약화 → 대학별 고사 강화 혹은 수시 비중 증가 → 내신 경쟁 치열 → 성적 부풀리기 등 도덕적 해이 증가 → 상대평가 회귀 요구 증가’와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과도한 입시경쟁 완화, 심화되는 교육격차 해소, 정의롭고 공정한 교육 실현, 미래 생존을 담보하는 교육’이란 이 4가지 목표를 모든 의사결정에서 최우선 가치로 삼기로 사회적 합의부터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해당사자들이 각자의 이해관계에 유리한 전형 방식을 고수하려는 태도를 버리고 먼저 큰 가치와 원칙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추구해야 한다. 아울러 이웃 나라 일본이나 미국, 이스라엘 등이 대입시를 어떻게 혁신하고 있는지 살펴봄으로써 ‘가상 뉴스1’과 같은 상황을 피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청와대가 교육문제에 지나치게 개입하지 않았으면 한다. 교육 비전문가들이 끼어들면 교육의 배가 산으로 올라갈 수 있다. 이번 수능체제 개편 1년 유예를 환영하지만, 그 주된 이유가 다가오는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것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대입정책포럼의 구성 방식도 전면적으로 다시 생각해보기 바란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고교, 대학, 학부모, 정부’로 구성할 예정이라는데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충돌하는 교육의 주체들끼리 모여 무엇을 생산적으로 논의하고 안을 만들 수 있겠는가?! 초안은 사회의 다양한 집단으로부터 문서로 의견을 받아 전문가 집단이 만들고 이 초안을 가지고 다시 다양한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반영하는 방식이어야 현실적이다. 이것이 사회적 합의를 중시하는 핀란드나 캐나다 주요 주들이 하고 있는 방식이다. 이번 계기가 한국 학교교육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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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람 17-09-07 22:22
답변 삭제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항상 한국 교육시스템이 모든 학생과 사회를 위해 개선되도록 연구하시는 모습이 참된 교육자 다우십니다.

교육을 넘보는 어제의 촛불, 오늘의 적폐님 전상서 
모든 학생을 위한 새로운 과학고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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