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 제도, 승진제와 공모제의 제도 간 경쟁 도입 시급하다   2017-09-06 (수) 10:20
정병오  
   교장 제도, 승진제와 공모제의 제도간 경쟁 도입 시급하다(정병오).pdf (137.8K) [4] DATE : 2017-09-06 10:27:59

교장 제도, 승진제와 공모제의 제도 간 경쟁 도입 시급하다
 
 
정병오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 서울시교육청 오디세이학교 교사)
 
 
1. 현행 교장승진제의 문제점
 
  조직에 있어서 리더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아무리 강조를 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래서 모든 조직은 리더 선발 방식을 어떻게 해야 그 조직의 변화와 미래를 이끌어내는데 적합한 리더를 선택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조직의 역동성을 이끌어낼 것인지를 늘 고민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해방 이후 우리 교육이 큰 틀에서 변함없이 붙들고 있는 교장승진제는 학교라는 조직을 혁신시키고 구성원들의 자발성을 이끌어내기에 적합하지 못한 제도라는 사실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다.
  현행 교장승진제도가 갖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현행 승진제도가 과연 학교의 변화와 미래 교육을 이끌기에 적합한 사람을 교장으로 뽑고 있는 것인가 하는 것이다. 현행 제도 하에서 교장이 되기 위해서는 교육전문직 시험에 선발되어 교육청에서 오랜 시간 행정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거나 학교 현장에 근무하면서 경력, 부장 근무, 연수, 연구, 근무평정, 벽지 근무 등 다양한 점수를 착실히 쌓아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모든 과정이 학교가 교육의 본질과 시대의 변화에 맞는 교육을 더 잘 해내며 이를 위해 모든 학교의 구성원들의 교육적 열정을 최대한 끌어내는 것과 무관한 일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 과정을 통해서도 좋은 교장이 나오기도 하지만 이는 그야말로 우연적 요소지 현행 승진제도 자체가 적합한 교장의 자질을 가진 사람을 선발하거나 혹 양성하는 것과는 무관하다.
  다음으로 지적되는 것이 현행 승진제도는 학교를 학생과 학부모, 지역사회를 바라보고 그들의 교육적 요구에 응답하기보다는 교육부와 교육청을 바라보고 그들의 지시에 순응하게 만드는 제도라는 것이다. 즉, 교장이 되기 위해서는 수업과 생활지도에 탁월성을 발휘하고, 학부모와 지역사회와 소통하면서 교육력을 극대화하며 학교발전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없다. 이보다는 같은 에너지를 가지고 교육청이 요구하는 사업이나 문서 등을 잘 수행하는 일이 더 중요하고, 교육청의 변화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면 된다. 즉 학교가 구성원들과 지역사회와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기보다는 교육청의 관료시스템의 하부 조직으로서 역할을 하게 하는데 현 교장승진제도가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끝으로 지적할 것은 현 교장승진제로 인한 경쟁이 지극히 비교육적이고 학교의 교육력을 소모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교장이 되고자 하는 과정에 경쟁이 있는 것은 나쁠 것이 없다. 그런데 문제는 그 경쟁의 과정이 교사들로 하여금 교육의 본질이나 학교 교육의 혁신이 아닌 다른 행정적 업무에 에너지를 집중하게 한다는 것이다. 즉, 교사가 본연의 업무인 수업과 생활지도에 충실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교장에 가까이 가는 것이 아니라 본연의 업무 외 교장이 되기 위한 일에 에너지를 분산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교장 승진 과정의 경쟁이 치열할수록 학교의 교육적 에너지가 소모되고 학교 교육은 교육 본질에서 겉돌게 되는 악순환이 거듭된다. 
 
 
2. 교장공모제 시범 실시, 그 과정과 현재 상황
 
  현행 교장승진제도가 갖는 문제점에 대해서 많은 사람이 오랫동안 지적을 해왔지만 그 골격이 변하지 않고 지속이 된 것은 이를 대체할 만한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현행 교장승진제도가 비록 비교육적이고 소모적이긴 하지만 최소한의 기계적 공정성과 예측가능성을 통해 학교 조직의 안정에 기여하고 있는 상황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동안의 교장승진제 개혁 시도는 교장 승진이라는 기본 틀을 유지한 채 미세한 방법의 개선에만 머물러왔다.  
  이러한 견고한 교장승진제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틀의 논의가 시작된 것은 2002년 노무현 후보의 대선공약의 하나로서 ‘학교장 임용제도의 다양화’와 ‘교원직급과 승진제의 합리적 개선’이 제시되면서부터였다. 이러한 대선공약을 2003년 출범한 교육혁신위원회가 의제로 다루었고, 다양한 논의와 우여곡절을 거쳐 2007년 2학기부터 교장공모제가 시범 실시되기 시작했다. 물론 이 시범 실시에는 기존의 초빙교장제를 변형한 교장자격증을 가진 사람만 지원할 수 있는 ‘초빙형’도 한 형태로 들어가 있었지만, 교장자격증을 소지하지 않더라도 일정 교육경력을 가진 교사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내부형’과 교육경력이 없더라도 지원할 수 있는 ‘개방형’이 포함돼 기존 교장승진제 틀을 완전히 벗어난 새로운 실험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위 <표1>에서 보듯이 이 정책을 도입한 참여정부의 영향력 하에 실시된 1차와 2차 실시 때는 교장자격증 미소지자가 응시할 수 있는 내부형과 개방형 중심으로 운영이 되었지만 이명박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한 3차 시범 이후에는 초빙형이 중심이 된다. 그리고 2009년에는 교육부가 당해 퇴직 교장의 15% 이내만 교장공모제를 시행할 수 있는 자율학교로 지정할 수 있도록 교육공무원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여기에 더하여 교육부는 교장공모제 실시 학교 가운데 15% 이내만 교장자격증을 가지지 않은 사람이 응시할 수 있다는 규칙을 만든다. 결국 이 시행령과 규칙을 적용하면 교장공모제 시행 학교 가운데 교장자격증을 가지지 않은 사람이 응시할 수 있는 비율은 당해 퇴직 교장의 2.3%에 불과하게 된다. 그래서 2010년부터는 서울이나 경기도 같이 학교 수가 많은 지역에서만 2~3개 학교 정도가 교장자격증이 없는 교사가 지원할 수 있는 내부형 공모제를 실시할 수 있고, 학교 수가 많지 않은 대부분의 지역은 한 학교 정도를 지정하거나 한 학교도 지정할 수가 없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을 은폐하기 위해 내부형 공모제의 내용을 교장자격증을 가진 사람만 지원할 수 있는 것으로 바꾸어버렸다. 그래서 2010년 이후에는 내부형 공모제라고 발표된 숫자의 대부분은 사실상 초빙형과 차이가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3. 교장 공모제 성과 분석
 
  교장공모제 시범 실시는 그동안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어온 교장승진제의 대안으로서 어느 정도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실시된 것이었다. 그래서 교장공모제 1, 2차 시범 실시 이후 교장공모제의 성과를 측정하는 연구가 일부 실시되었다. 대표적인 연구로서 나민주 외(2008)는 <교장공모제 학교의 효과 분석>에서 공모 교장이 일반 교장에 비해 교장의 직무수행이나 교장의 기본 특성 면에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공모 유형별 분석에서는 내부형 공모 교장이 개방형 교장이나 초빙형 교장에 비해 직무수행 면에서 더 높은 만족도를 보인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김갑성(2010)은 <교장공모제 성과분석 및 세부 시행모형 개선 연구>에서 소신, 솔선수범, 책임감 등 리더십 면이나 학교의 교육력을 높이는 업무수행능력, 그리고 구성원들의 에너지를 끌어내는 신뢰도 면에서 공모교장이 일반 교장에 비해 더 높은 만족도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공모 유형 면에서는 내부형 공모 교장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족도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연구는 교장공모제 실시 학교 수가 많지 않은 상황이고 실시 기간도 길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연구라 교장공모제에 대한 충분한 연구라고 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반대로 이렇게 초기 단계에서 미세하나마 어느 정도의 성과를 보이는 제도라면 조금 더 확대하는 가운데 그 성과를 충분히 검토했으면 좋았을 것인데 오히려 싹을 죽인 것에 대해 교육 당국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4. 교장공모제,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
 
  교장공모제가 완전히 검증된 제도는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현행 교장승진제로 인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상당한 잠재력을 가진 제도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시급한 것은 교장공모제, 특히 교장자격증을 요구하지 않는 내부형이나 개방형 제도를 그 효과성을 제대로 검증할 수 있을 정도로 시범 실시 학교 수를 늘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퇴임 교장의 15% 이내에서 교장공모제를 실시할 수 있도록 규정된 교육공무원법 시행령은 그대로 두더라도, 여기에 더하여 교장공모제 실시 학교 가운데 또 15% 이내에서만 교장자격증을 가지지 않은 사람이 응시할 수 있다는 교육부 규칙을 우선 폐지해야 한다. 그리고 교장공모제 내 초빙형은 사실상 교장승진제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서의 교장공모제 정신과 관계없는 것이기 때문에 교장공모제 유형에서 분리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현 상황에서 향후 몇 년간이라도 퇴임 교장의 15% 범위라도 교장자격증을 요구하지 않는 내부형과 초빙형 교장공모제를 실험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교장자격증을 요구하지 않는 내부형이나 초빙형 교장공모제가 어느 정도 실시가 되면 현재의 교장승진제와 이에 대비되는 교장공모제가 제도로서 비교가 가능할 것이다. 이는 학자들의 연구를 통해서도 가능할 것이고, 학교 구성원들의 입소문을 통해서도 가능할 것이다. 물론 교장공모제 자체로서 갖는 문제점도 드러날 것이고 이에 대한 대안 마련을 통해 개선안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후에는 교장승진제와 교장공모제를 단위 학교가 선택할 수 있게 해주면 제도의 경쟁을 통해 자연스럽게 교장 임용 문제가 개혁 혹은 개선되어갈 수 있을 것이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견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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